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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05

       

        

        

        

        

        

        

        

        

       “꽤 기분이 좋아보이네요.”

        

       “교전 효율이 35%, 투사 가능한 화력량이 기존에 비해 75% 이상 상승하였습니다. 이 모든 결과에 대해 논리 회로의 방향은 ‘좋음’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인간들은 이러한…느낌을 무어라 표현합니까?”

        

       “마음에 든다, 혹은 만족스럽다…고 하죠.”

        

       “그렇다면 본 기체는 현 상황에 대단히 만족합니다.”

        

        

        

       -무슨 인공지능이 감정 배우는 거 같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팩트)다

       -ㅈㄴ 순수하게 말해서 커엽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메카유진출시할때까지숨참는다흡!!!!!!

       -이사람죽었대….

        

        

        

        짐을 한가득 든 채 비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시설을 빠져나간다.

        

        오랫동안 가동되지 않았는지 외관은 멀쩡했지만 바닥은 먼지가 소복했다. 비단 엘리베이터 내부 뿐만이 아니라 가는 길까지도 그러했다. 아마 다시 내려가서 나와 메카 유진이 걸어온 바닥을 본다면 군홧발자국이 나란히 새겨져있는 걸 볼 수 있겠지.

        

        아무튼 그것과는 별개로, 다른 곳도 아닌 비밀 엘리베이터에 탑승한 이유는 혹시나 모를 불상사의 예방 때문이었다. 쉽게 생각해보면 알 수 있었다. 그냥 아무거나 잡아타고 올라갔다가 1층에 대기하고 있던 적군이 엘리베이터 강철 케이블을 끊거나 문이 열리기도 전 화력을 투사할 수 있었기에.

        

        진이 70kg 가량 되는 탄도 방패를 가지고 있긴 했지만, 솔직히 말해서 무슨 일이 발생할지도 몰랐으니 혹시나 모르는 운에 앞날을 맡기는 것은 지양해야 했다 – 교전 뿐만이 아니라 인생 전반에 걸쳐서 적용되는 말이었다.

        

        

        

       “이렇게 많이 실었는데도 엘리베이터가 버텨줘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알림. 현재 짐을 든 아키타입의 토탈은 350kg에 육박. 본 기체는 현재 670kg이라고 알림. 현재 저희 둘은 화물승강기에 탑승해있으니 큰 문제는 없을 겁니다.”

        

       “그렇겠죠, 뭐.”

        

        

        

        내 몸무게가 대략적으로 230kg 가량이니 – 집에서 풍족하게 먹으면서 좀 쪘다 – 현재 들고 있는 짐의 무게는 120kg 가량. 진은 애초에 몸이 통짜 금속이니 당연하게도 더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사실 부피에 비해서 과하게 무겁긴 하지만 특수 금속이라서 어쩔 수 없다나 뭐라나.

        

        아무튼 그렇게 몇 분이나 지났을까, 엘리베이터가 멈춰서며 조심스럽게 문이 열렸다. 문 앞은 암흑천지였지만 총구 앞에 달린 전술 플래시를 작동시키자 상당한 광량과 함께 시설 내부가 보였다. 버려진 창고의 숨겨진 안쪽에 출구를 만들어놓은 듯했다.

        

        GPS를 가동하고 현 위치를 확인했다. 우리가 타고 왔던 트럭으로부터 대략 백수십 미터 가량 떨어진 위치에 있었다. 연구 시설 자체가 꽤 큰 편이었기에 이리 떨어진 곳에 나타난 모양이었다.

        

        발끝을 타고 전달되는 진동도 없었기에 입을 열었다.

        

        

        

       “근방에 인기척은 없네요. 진동 감지로도 딱히 잡히는 게 없는 걸 보니 열고 나가면 되겠어요.”

        

       “…아키타입은 펄스 기술이 내장되어 있습니까?”

        

       “다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죠.”

        

        

        

        뱀은 진동을 통해 주변을 파악하는 법이었으니.

        

        사실 적외선 시야도 있기 때문에 어둠을 보는 것도 문제는 없었지만 거기까지 말할 필요는 없었다. 시청자들이 또 한바탕 난리를 부릴 것이 자명했기 때문이었다 – 그리하여 자물쇠로 굳게 닫힌 문 앞으로 갔다. 잠시간의 시선 교환이 있었다. 총을 쏴서 부술까 했지만 소리가 크겠지.

        

        문을 잠궈놓은 U자 자물쇠를 확인했다. 꽤 녹슨 상태였지만 이리저리 건드려보니 자물쇠의 기능은 여전히 잘 하고 있는 듯했다. 그리하여 나는 마치 기도하는 것처럼 양쪽 손뼉을 붙였으며, 손 안에는 자물쇠 프레임을 끼웠다.

        

        그 상태에서 깍지를 끼고, 자물쇠 프레임을 그대로 말아쥐면 – 으직.

        

        

        

       “됐네요.”

        

       “…자물쇠가 받은 압력 감지, 최소 872kg으로 예상. 파스칼로 환산 중….”

        

       “헛소리 말고 빨리 나갑시다.”

        

        

        

       -아닛ㅆㅆ발 악력이 872kg요? 미치셨어요????????????

       -팩트)하마가 800kg로 문다

       -고릴라를 170kg 가량의 차이로 줘패버리는wwwwwwww

       -와 머리 잡히면 두개골을 으깨버릴 수도 있단 거 아니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나발현자인거온세상사람들이아니까이제그만겁줘도되니까제발그만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파스슥.

        

        손 안에서 반쯤 뒤틀린 자물쇠 프레임이 드러났다. 안쪽으로 처참히 구겨진 모습. 이제 이걸 반대로 펼 차례였고, 각각 한쪽씩 잡은 후 반대 방향으로 잡아당기는 순간 으지직 하고 처참한 소리를 내며 부서진다. 그리하여 바닥에 떨어지는 파편까지 잡아낸 뒤 문을 조심스레 열었다.

        

        버려진 창고가 맞다는 듯 어둑한 내부 전경이 보였다. 잡동사니 투성이였다. 잡히는 진동은 쥐를 빼면 없었고, 때마침 운전수가 보내준 여러 메시지 역시도 확인되었기에 발걸음은 조금씩 빨라졌다 – 그렇게 수 분 가량을 걸어 배터리가 대략 10분쯤 남은 트럭 근방에 짐을 내려놓았다.

        

        이제부터는 빠르게 움직여야만 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 : 외부로 나가는 주차장 문을 닫아놓았소. 차단기에도 손을 대긴 했지만 저쪽의 인원수가 얼마나 되는지 모르니 열리기까지는 시간 문제일 거요. 빨리 지원을 와주시오.]

        

        

        

        대략 30초 전 긴급하게 온 음성 메시지가 모든 걸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운전수의 GPS 위치는 금방 확인할 수 있었고, 나와 진은 총을 고쳐잡은 채 황급히 지면을 박차 이동을 시작했다. 시야가 늘어지며 시속 수십 킬로미터 이상으로 가속한 몸뚱이가 대략 200m 가량 떨어진 지점에 도착하기까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도 이미 꽤 한계였는지 – 아마도 시설 내부에서 나와 진의 위치가 더 이상 파악되지 않자 즉각 주차장을 빠져나가기로 마음을 먹은 듯했지만, 운전수가 외부로 나가는 통로를 막아버린 탓에 시간이 지체된 것으로 보였다 – 통로를 막는 프레임이 빠르게 부서지고 있었다.

        

        조악한 권총 한 자루만을 든 채 근방에서 안절부절못하던 운전수가 보였다.

        

        이제부터는 우리의 시간이었다.

        

        

        

       “와, 왔소? 보다시피 문이 부서지기 직전이오. 빨리 막지 않으면 저들이 탈출하게 될 거요.”

        

       “그건 걱정하지 마시죠. 저 친구가 시설 안에서 꽤 재미있는 걸 가져왔거든요. 가서 시동이나 걸고 계시길.”

        

       “그, 그대들만 믿겠소.”

        

        

        

        그리하여 호다닥 사라지는 운전수를 뒤로 한 채 진을 출구 앞으로 보내었다.

        

        그로부터 얼마나 지났을까, 콰직 하는 소리와 함께 주차장과 입구를 분단하는 두꺼운 프레임에 구멍이 송송 나더니 – 이윽고 대형 트레일러를 실은 트럭 한 대가 이를 들이받으며 나타났다.

        

        진과의 거리는 불과 50m 가량. 시설 외부로 통하는 깔끔한 2차선 아스팔트 도로를 오로지 진이 가로막고 있는 것이었다. 과연 어떻게 나올 것인가. 그렇게 몇 초나 기다렸을까, 잠시 멈춰선 트럭이 그 상태에서 빠르게 가속하기 시작했다.

        

        대놓고 들이받을 것인지 혹은 지나칠 것인지. 진을 포획하는 건 완전히 포기해버린 건가 싶었기에 그 광경을 적당히 바라보고 있자, 진은 무심한 표정으로 눈 앞에 시선을 던졌다.

        

        그리고-

        

         

        

       ───기이잉!

        

        

        

        플라즈마 충전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 규모부터가 달랐다. 꼬리가 전방을 향하더니 집광기 부분이 완전히 노출되고, 아까 내게 보여준 것보다도 두 배는 거대한 크기의 레일이 놓여졌다. 그리하여 꼬리 안에서 형성되기 시작한 포탄만한 크기의 플라즈마탄이 달려오는 트럭을 겨누었다.

        

        

        그로부터 몇 초나 지났을까, 섬광이 허공을 가로질렀다.

        

        트럭의 앞부분이 그대로 증발했다.

        

        

        

       “와우.”

        

       “…세상에나.”

        

        

        

       -와

       -이게…내가하는게임이랑똑같은게임읾…?

       -얘네가 왜 PVP를 안 돌리는지 절실하게 깨닫고 갑니다 ㅋㅋㅋㅋㅋ

       -메카유진 포획 준비중이던 유저들 호다닥 정신차리는중wwww

       -진짜 준내갖고싶은데 그림의떡이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첫 번째는 내가, 두 번째는 호다닥 도망가던 운전수가 내뱉은 중얼거림이었다.

        

        그 다음으로 발생한 일은 다음과 같았다 – 앞으로 달려오던 트럭 앞부분이 통째로 녹아 사라짐에 따라 관성의 법칙에 의해 지휘통제를 담당하는 대형 컨테이너가 앞으로 쏠린다. 그 다음은 간단했다. 카가각 하는 소리와 함께 수직으로 잠시 세워진 컨테이너가 콰앙 하고 뒤집어진 것이었다.

        

        저래서야 안에 있는 사람들이 사방팔방에 부딪혀 다치지나 않을까 싶긴 했지만, 니 캐핑 같은 걸로 팔다리 한짝 정도를 못쓰게 만드는 행위를 통해 안전을 확보하는 우악스러운 방법보다는 훨씬 낫겠지.

        

        갈린 아스팔트와 흙먼지가 점차 잦아들 무렵, 나는 뿌듯한 표정으로 해냈다고 덧붙이는 진에게 칭찬을 해준 뒤 굳게 닫힌 문을 열었다. 전자 키패드 같은 게 달려있긴 했지만 해머로 몇 대 치니까 그대로 부서지더라.

        

        문이 열리고 안쪽이 보였다.

        

        당연하겠지만 내부는 엉망진창 그 자체였다.

        

        

        

       “아주 그냥 아수라장이 따로 없네요.”

        

       “어윽, 으으….”

        

       “살려만, 살려만 주십쇼….”

        

        

        

        뼈가 부러진 것처럼 보이는 이들이 꽤 대다수였으며, 개중 일부는 패널에 머리가 찍히기라도 했는지 피를 줄줄 흘려댔다. 인게임이기에 피가 금색이었고, 다친 부위가 자세히 표기되지 않는다는 점은 실로 다행이었다.

        

        그러나 이들이 다쳤는지 안 다쳤는지는 솔직히 그다지 관심은 없었고, 나는 트레일러 벽면에 휴대용 GPS를 부착한 뒤 묠니르에서 소음기를 분리했다.

        

        트리거에 손가락을 집어넣고 벽면을 향해 발포하자마자 들려오는 폭음. 당연하겠지만 참모진들로 보이는 내부 인력들이 사시나무 떨듯 몸을 벌벌 떨기 시작했고, 내가 총구를 들이대자 다들 자진하여 홀스터에 있는 권총을 바깥으로 버려대었다.

        

        고개를 끄덕이며 덧붙였다.

        

        

        

       “이게 협상이죠.”

        

       “…협상 맞습니까?”

        

       “거기서 되물으면 멋이 없잖아요, 진.”

        

        

        

       -뭐라는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윾진선생님 언제 로렌티나눈나랑 몸이 바뀌셨습니까??????????

       -근묵자흑이지 이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협상특)총을 들이대면 더욱 협상을 잘 할 수 있다

       -무친련…무친련…무친련…무친련…무친련….

        

        

        

        끼기긱.

        

        그 와중 광학미채를 해제하고 트럭을 컨테이너 인근까지 몰고 온 운전수가 유리 창문을 열고는 한 마디 덧붙였다.

        

        

        

       “퇴출 시간이 얼마 안 남았소! 해결해야만 하는 일이 있으면 빨리빨리 하시오!”

        

       “좋아요.”

        

        

        

        퍽!

        

        그와 동시에 나는 가장 가까이 있는 적군의 대가리를 개머리판으로 후렸다. 물론 꽤나 살살 후렸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도 해당 적은 기절해버렸고, 나는 별로 신경조차 쓰지 않은 채 옷의 목덜미 부분을 잡아 우리가 타고 왔던 트럭의 짐칸에 올렸다.

        

        곧 자신들이 다음 차례가 될 거라는 사실을 알게 된 나머지 인력들이 사색이 되었지만, 나는 진을 바라보면서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그렇게 2분도 지나지 않아 모두가 꿈나라로 잠시 여행을 떠나게 되었고, 운전수는 실로 형용 불가능한 표정을 지으며 덧붙였다.

        

        

        

       “…짐칸이 좁겠군. 앞좌석에 타시오. 기지로 돌아가겠소.”

        

       “고생했어요.”

        

       “그쪽만 하겠소.”

        

        

        

        그도 그런가?

        

        하지만 오늘의 마지막 교전에서 운전수 역시도 나름 지대한 역할을 했으니 앞좌석에 타있는 전부가 수고했다고 말할 수 있겠다.

        

        힘차게 액셀을 밟자마자 회전하며 지면을 밀어내는 타이어, 그리하여 트럭은 앞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짐칸 깊숙한 곳에 놔둔 오늘의 수확 – 각종 무기와 엑소스켈레톤 등 – , 그리고 열 명 가량의 현장지휘인력들까지.

        

        크리스마스도 아닌데 선물이 실로 두둑한 날이었다.

        

        알찼다.

        

        

        

        

        

        

        

        

        

       -[Laurentina in New York : 위치 특정 완료.]

        

       -[Laurentina in New York : 근시일 안에 찾아가도록 하죠, 막내.]

        

        

        

       “…어?”

        

        

        

        물론 아직 모든 일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사신들이 찾아오고 있었다.

       

        

        

        

        

        

        

        

        

        

        

        

        

        

        

        

        

        

        

        

       “아르테미스, 아르테미스…이 빌어먹을 놈들과 관련된 이야기를 듣는 건 지난 번 입자가속기가 마지막일 줄로만 알았더니, 세상이 그리 쉽게 풀리길 기대하는 건 역시나 어불성설이었군. 이번에도 대거를 불러야 하겠어.”

        

       “진즉 대기 중이고, 언제든지 출격 가능합니다. 헌데 이번에 입자가속센터에서 새로이 생산하게 된 프로토타입 반물질 무기를 들고 갈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도 같이 상신받았습니다만, 어찌 하면 좋겠습니까?”

        

       “흐음.”

        

        

        

        한편, 다른 세계의 뉴욕.

        

        전쟁의 기운이 완전히 걷히게 된 이후로 예전의 모습을 아주 느리게나마 되찾아가고 있는 빅 애플이었지만, 다크 윈터 사태는 뉴욕에 지울 수 없는 거대한 상흔을 남겼다 – 그것의 가장 큰 결과는 그 무엇도 아닌 센트럴 파크를 전부 차지한 초대형 HQ였다.

        

        그리고 그 사이, 어느덧 제법 그럴듯한 모습을 하고 있는 뉴욕의 백악관 한가운데. 그 누구의 반대조차 없이 재선에 성공한 미국의 제 48-49대 대통령 헨리 미카엘 브레이튼 – 그는 보좌관이 가져온 브리핑 파일을 읽자마자 현기증이 나는 듯한 감각을 맛보아야만 했다.

        

        아르테미스 테크놀로지. 미 동부 뿐만이 아니라 서부에 있는 연합군까지 전부 으깨버리고, 남은 잔해는 전부 고국으로 반송해버린 현 시점에서조차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미국의 유일한 암덩어리.

        

        머리를 감싸쥔 헨리가 푸념하듯 덧붙였다.

        

        

        

       “외부의 적보다 내부의 적이 몇 배나 더 골치가 아프다더니, 지금 상황이 딱 그 모양이로군. 그것도 모자라 조국에 헌신하는 군인의 전투 데이터를 가져다가 자국군을 공격하는 병기로 만들다니. 눈 앞에 그 자들이 있다면 한 번 물어보고 싶어지기까지 하는구만.”

        

       “그리 머지 않아 가능할 거라고 사료됩니다. 그 대거 팀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다고 하였으니 길어도 두 달 안에는 아르테미스 테크놀로지의 완전한 종말을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리 된다면 좋겠군.”

        

        

        

        그와 동시에 헨리의 앞으로 떠오르는 한 가지의 전자 문서.

        

        내용은 간단했다. 방금 보좌관이 말한 것과 동일하기도 했다 – 교전 중 반물질 무기를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 주요 요지였다. 위아래로 문서를 한 번 훑은 그는 망설임없이 엄지를 가져다 대었고, 몇 초도 지나지 않아 공중에 뜬 문서 아래에 대통령의 지문이 새겨졌다.

        

        그리하여 대거 팀은 e=mc^2의 권능을 손에 거머쥐었고, 이들은 몇 시간 이내로 캐나다의 한적한 곳을 향해 스텔스 블랙호크를 타고 날아갈 예정이었다.

        

        그와 동시에 헨리는 태블릿을 잡고 이런저런 내용을 확인했고,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이름을 확인하였다.

        

        

        

       “해당 섹터 관리자가…아론 델라소비치 준장. 어떤 자인가?”

        

       “무난하다면 무난한 자입니다. 좋게 말하면 다크 윈터 사태 동안 큰 변고 없이 해당 구역 전체를 무난하게 관리했다고 할 수 있고, 냉소적으로 말하면 그 정도의 인물입니다.”

        

       “아르테미스가 이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뒷배를 봐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나?”

        

       “아예 가능성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설령 그렇다고 한들 큰 문제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왜지?”

        

       “대거 팀이 갔지 않습니까.”

        

        

        

        잠시간의 정적.

        

        그러나 몇 초 후, 헨리는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실로 그 말대로였다. 설령 단장이 아르테미스와 붙어먹었다고 한들, 대거 팀이 해당 구역을 관리하는 기지에 상륙하여 무언가 심상찮은 증거를 찾아내는 순간 모든 걸 평탄화시켜버릴 터였으니까.

        

        불과 몇 개월 전이었더라면 비유적 표현이라고도 할 수 있었겠지만, 현 시점에서 대거 팀은 하나의 작전팀에게 주어지기에는 너무나도 거대한 폭발의 권능을 거머쥐고 있었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실로 간단했기에, 마침 헨리는 바깥에서 들려오는 헬리콥터 소리에 방탄유리로 된 창문을 열고 바깥을 바라보았다.

        

        한 대의 헬리콥터가 허공으로 날아오르고 있었다.

        

        그걸 본 그가 덧붙였다.

        

        

        

       “전말을 파악하기도 전에 기지가 평지로 변해버리는 일은 없으면 좋겠군.”

        

       “동감입니다.”

        

        

        

        헨리와 보좌관은 실로 자조적으로 웃었다.

        

        캐나다의 비밀 연구 구역, 그리고 이를 총괄하는 기지에 도착했다는 보고를 받기까지 4시간 전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기?습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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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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