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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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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6화. 사막과 모래, 그리고… (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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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샤의 인생은 17년의 삶이다. 

        고작, 1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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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는 인생을 알기에 너무 짧은 나이라 말할 것이고, 또 누군가는 한창 인생을 준비할 시기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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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샤에게 인생은 외로움과 고독과의 싸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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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작 7살.

        에샤가 마을에 홀로 남았을 때의 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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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살의 에샤가 10년 동안 어떤 마음가짐으로 마을을 지키고, 텅 빈 집을 관리하고, 다른 이들의 빈 자리를 지키며 살아왔는지. 

        아마 다른 이는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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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의 온기가 그리운 밤이면 남모르게 눈물 훔치며 잠들었다.

        어미가 해준 밥이 그리울 때면 검댕을 묻히며 고사리 같은 손으로 요리를 해보았다.

        누군가의 말소리가 그리워 메아리를 상대로 대화를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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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롭고 고독했다.

        에샤의 지난 10년이 그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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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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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기에 지난 몇 달간, 아이야테르 산에 자리 잡은 암살단이 내심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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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의 온기가, 대화가, 정이 그리웠다.

        에샤에게는 가족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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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나와의 동행 또한 에샤에게 따스한 온기를 주는 여정의 연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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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어나서 처음 친해진 또래 여자… 사실 또래는 아니었지만.

        아무튼 감히 이름 붙이자면, 루나는 에샤의 첫사랑이라고 불러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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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히 그녀와 함께하는 미래를 그리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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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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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나의 언니가… 우리 마을 사람들을, 부모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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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것이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형태로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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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나! 어, 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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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샤가 힘이 들어가지 않는 몸을 부여잡고 억지로 일으켰다. 상처를 따라 끔찍한 격통이 느껴졌지만, 그보다 마음이, 더 깊은 곳에 있는 무언가가 아파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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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 에샤…! 에샤. 자, 잠깐만. 전부, 전부 설명할 수 있어…! 시간을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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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나가 다급히 달려와 에샤를 부축했다. 에샤의 상처가 벌어지며 피가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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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답…해! 루나, 도대체, 어떻…게! 언제부터…?”

        “나도, 나도 몰랐어! 정말이야…! 정말로, 몰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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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나가 다급히 에샤의 얼굴을 쓸어내렸다. 식은땀을 흘리는 에샤의 얼굴이 창백했다. 

        허나 에샤는 또렷하게 루나의 눈동자를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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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로, 정말로 몰랐어… 미안해, 미안해… 내가, 내가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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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나는 자신이 왜 사과하는지 몰랐다. 하지만 하염없이 에샤에게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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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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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샤는 신경이 불타오르는 고통을 애써 억누르며 루나의 눈동자를 가만히 들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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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나, 그 이름처럼 달을 닮은 눈동자에 처연하게 차오르는 눈물이 뚝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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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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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샤의 의식이 탁 끊어졌다. 푹 쉬어야 할 환자가 억지로 몸을 움직인 것에 대한 반동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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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샤! 에샤!”

        “쉿. 단순히 기절한 것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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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래 마녀와 로드가 에샤에게 달려드는 루나를 붙잡았다. 지금 에샤에게 필요한 것은 충분한 휴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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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래 마녀가 박수를 치자 사내들이 들어와 조심스럽게 에샤를 옮겼다.

        ​

        “흑, 흐흑… 흐으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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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 남은 루나가 뚝뚝 눈물을 흘렸다.

        모래 마녀가 그 모습을 보며 새삼, 괴물처럼 굴던 여자도 인간이구나 실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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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나야. 너무 상심하지 말거라. 마지막에 그 단명… 에샤의 눈을 보지 않았느냐. 깨어나서 충분히 이야기하면 될 일이다.”

        “…흑, 으응, 네, 네에…”

        “가자꾸나. 에샤는 당분간 안정이 필요할 것 같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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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던 루나가 비척비척 자리에서 일어나 로드와 함께 그림자 속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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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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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제야 홀로 남은 모래 마녀가 작게 한숨을 쉬었다.

        샌드 웜 한 마리 쉽게 처리하려다가 팔자에도 없는 신파극을 눈앞에서 볼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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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하하. 인간은 역시 재미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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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꿀렁, 옆구리에서 튀어나온 점액질이 경박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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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나저나 이렇게 되면 한동안 여기에서 머무르려나…?”

        《키하! 일의 마무리가 가까운데 말이지. 끄륵, 상처 입은 인간 때문이라도 오랫동안 머무르게 생겼네! 끼하하하하!》

        “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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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속 지하를 파헤치던 샌드 웜이 사라지면서 작업의 진척이 급속도로 올라간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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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속도를 유지한다면 한 달 안에 대업을 마무리 지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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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됐네. 손님들한테 우리가 뭘 하고 있었는지 보여주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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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래 마녀가 의욕을 팍팍 끌어올렸다.

        악마와 한 몸이 됐다고 무시무시하게 째려보던 루나에게 큰 거 하나 보여줄 차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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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읏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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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털썩 주저앉은 모래 마녀의 의식이 깊게 가라앉았다. 

        아래로, 더 깊은 아래로. 

        ​

        쿠그그그그그ㅡ

        ​

        모래 마녀의 의지를 따라 흐르는 무수한 모래가 강처럼 지하를 범람했다.

        .

        .

        .

         * * * * *

        .

        .

        .

        “아이고 머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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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샤와 루나의 대화를 엿듣던 나는 저도 모르게 이마를 짚었다. 

        ​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에샤의 몸은 걸레짝에 가까웠지만, 어떻게든 숨은 붙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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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샤는 일단 살아있으니까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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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피에 가까운 체력이지만 이 무슨 괴물에 가까운 몸뚱아리인지, 실시간으로 체력이 차오르는 게 보일 지경이었다.

        저 속도면 금방 일어날 것이다.

        ​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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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씨. 또 너야, 과거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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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또, 또!

        이번에도 역시나, 젠장 과거의 내가 싼 차원 부수기의 여파가 나를 덮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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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젠장, 이번에도 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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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이 분명, 프리키라고 했지. 5호…가 아니라 루나의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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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연에서 본 기억이 있다. 발가르의 곁에 남은 유일한 사천왕, 항상 그림자로 몸을 꽁꽁 싸맨 특이한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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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된 사천왕이 전부 다섯 종족의 일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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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 나온 건 오크, 엘프, 밤의 일족. 남은 건… 수인이랑 인어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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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인은 아마 펜리르일 거고, 인어의 자리가 비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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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중에 심연의 어딘가에서 나오는 걸까.

        아니면 아예 없을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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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튼,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과거의 내가 싸지른 똥이 억겁의 시간을 건너와 나에게 튀었다는 게 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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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키, 프리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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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연으로 화면을 옮겼다. 

        우중충한 심연의 보라색 하늘과 검붉은 황야가 화면 가득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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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뚝 솟은 발가르의 성으로 향했는데 한참을 찾아도 발가르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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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였으면 어디서 후다닥 뛰어와서 오셨습니까, 어버이시여! 이랬을 놈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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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 여기 없으면 탄탈로스에서 심판자 이시디움이랑 투닥거리고 있더라.

        이번에 발가르에게 용건이 있는 것이 아니었으니 따로 찾아가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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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키… 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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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가르의 성에서 가장 높고 어두운 방에 웅크리고 있는 프리키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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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몸에 그림자를 꽁꽁 두르고, 구석에 앉아있는 모습이라니.

        찬찬히 살펴볼수록 하는 행동이 밤의 일족과 비슷하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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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음… 응, 흠냐…》

        “…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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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지어 꾸벅꾸벅 고개를 떨구며 자고 있었다. 

        아마 가장 대악마답지 않은 녀석을 고르라고 한다면 프리키를 고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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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녀석이 루나의 언니이자, 과거의 내가 자행했던 <차원 부수기>의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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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해 규모가 차원 단위에 달하니까 무슨 피해자가 계속 나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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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은 쇠약과 피의 대악마.

        척 들어도 제법 있어 보이는 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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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얘는 종일 여기서 잠만 자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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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탐 혹은 관찰 느낌으로 보러 왔는데, 프리키는 온종일 방의 구석에 웅크려서 꾸벅꾸벅 졸기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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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리 봐도 평범한 밤의 일족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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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 관찰한 것만 본다면 영락없는 아싸찐따히키코모리 밤의 일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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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녀석이 10년 전 아이야테르 산에서 에샤의 부모와 마을 사람들을 전부 죽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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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으으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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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뭔가 이상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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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화면을 다시 사막으로 돌렸다. 가능성은 항상 열어두되, 섣부른 추측은 금물이었다.

        ​

        – 콰가가가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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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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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사막에서는 그야말로 한바탕 난리가 일어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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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 *

        ​

        ​

        ​

        “……끄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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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샤가 눈을 뜬 것은 나흘의 시간이 지난 이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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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래 마녀는 반죽음에 가까운 상처를 입고도 어떻게 나흘 만에 눈을 뜬 것인지 기겁했지만, 루나는 그저 안도의 한숨만을 내쉬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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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하여 지금에 이른다.

        천막에 마주 앉은 에샤와 루나, 둘은 지금 말없이 침묵하며 서로의 시선을 피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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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괜히 손가락만 꼼지락거리기를 수십 분.

        루나가 먼저 용기를 내 입을 열었다.

        ​

        “저기, 그……”

        “……”

        “나, 나는 정말로, 정말로 몰랐어… 정말이야… 그, 나한테 언니가 있었다는 것도, 그 언니가 그런… 일을 했다는 것도.”

        ​

        에샤는 루나의 말을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

        저 침묵은 긍정의 의미일까, 혹은 부정의 의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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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일단은 알겠다. 네가 너의 언니를 몰랐다는 것도, 그 언니가 우리 마을 사람들을 죽였다는 걸 몰랐다는 것도.”

        “아…!”

        “하지만, 루나. 넌 알고 있었지? 송곳니가 너희 일족의 것이라는 것 정도는.”

        “그, 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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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나가 말을 더듬었다.

        알고 있었다. 허나 에사에게 말하지 않았다.

        ​

        “네, 네가 괜한 오해를 할 것 같아서…! 그래서, 조금 더 확실한 증거가 나오면 말해주려고…”

        “……”

        ​

        에샤가 입을 꾹 다물었다.

        몸에서는 고통이, 마음은 괴로움을 호소했다. 

        ​

        “……잠시 생각할 시간을.”

        “…으응.”

        ​

        루나가 꾸물꾸물 천막에서 나왔다. 축 처진 어깨에는 상실감이 가득했다.

        ​

        로드가 그림자에서 툭 튀어나와 루나에게 속삭였다.

        ​

        “루나야. 너무 상심하지 말거라. 에샤가 무작정 대화를 거부하지는 않았잖니.”

        “…네.”

        “인생에 있어서 후회하고 슬퍼하지 않을 수는 없단다. 하지만 상대와 충분히 대화하고 이야기한다면 후회할 일은 훨씬 줄어들지. 그러니 충분히 이야기하려무나.”

        ​

        로드의 조언에 루나가 꾸벅 고개를 숙였다.

        ​

        “아. 여기 있었나요?”

        ​

        저 멀리서 하늘하늘 옷을 흩날리며 모래 마녀가 걸어왔다. 드물게도 그녀의 표정은 무척 밝았다.

        ​

        악마의 악취가 난다.

        루나가 살짝 얼굴을 구겼다.

        ​

        “에샤라는 분은 아직 움직이기 힘들죠?”

        “…응.”

        “아쉽게 됐네요. 제법 볼만한 구경이 있을 예정인데.”

        ​

        모래 마녀의 들뜬 말투에 루나가 이채를 표했다.

        그간 봐온 모래 마녀는 이렇게 쉽게 기쁨을 드러내는 인간이 아니었다.

        ​

        “구경거리?”

        “그래요. 후후. 무려 200년을 산 아가씨도, 억겁의 세월을 산 밤의 귀족들께서도 어디 가서 이런 건 아마 보지 못했을걸요?”

        “……”

        ​

        쓸데없이 나이를 들먹이는 모래 마녀를 루나가 노려봤다.

        ​

        ‘…죽일까?’

        ​

        가뜩이나 에샤와의 일 때문에 심란해 죽겠는데. 불에 기름을 붓는 모래 마녀.

        ​

        “자아, 자아. 이리로 와요. 어서!”

        ​

        그런 루나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어느새 오아시스까지 달려간 모래 마녀가 루나를 재촉했다.

        ​

        “이건.”

        ​

        가까이에서 바라본 오아시스의 물은 생각보다 탁하고 더러웠다.

        루나가 고개를 갸웃했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오아시스의 물을 마시는 것이 아니었나?

        ​

        ‘이 물을 그대로 마시면… 인간은 죽을 텐데?’

        ​

        모래 마녀가 루나의 의문을 눈치챈 듯 설명했다.

        ​

        “원래 오아시스의 물은 역병의 총체나 다름없어요. 오랫동안 고여있던 물이고, 주변은 건조하고 뜨거운 곳이니 마시면 병에 걸려 죽기 딱 좋죠.”

        “…너희는?”

        “정수해서 쓰고 있었어요. 제가 거르고 걸러낸 모래랑 숯, 말린 동물 똥 같은 거를 써서.”

        ​

        사르르륵.

        ​

        모래 마녀의 발치에서 곱디고운 모래가 일어났다.

        루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

        “그렇기에 우리는 오아시스 주변을 떠날 수 없었죠. 고이고 고인 오아시스 물을 정수하면서 하루하루 버티고, 농사 따위는 엄두도 못 내는 척박한 땅에서 살아가는 일족. 이젠 전부 바꿀 시간이에요.”

        ​

        쿠그그그그ㅡ

        ​

        모래 마녀의 손짓을 따라 땅이 흔들렸다. 번개처럼 전투 자세를 취한 루나가 모래 마녀를 노려봤다. 

        ​

        기습인가?

        ​

        “그런 거 아니니까 한번 봐요.”

        ​

        모래 마녀는 태연하게 어느 한 곳을 가리켰다.

        저도 모르게 손가락을 따라 고개를 움직인 루나의 눈이 점점 커졌다.

        ​

        “어…”

        ​

        사막의 모래가 스스로 움직이며 갈라지고 있었다.

        ​

        황금빛의 파도가 무수하게 부딪히고 갈라지며 거대한 균열을 만들고, 이리저리 갈라지며 땅에 거대한 줄기를 만들었다.

        ​

        사막에 거대한 균열이 무수하게 일어났다.

        ​

        “저건…?”

        ​

        모래 마녀는 루나의 의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뜨거운 열망이 담긴 시선으로 사막의 균열을 바라봤다.

        ​

        “…온다.”

        ​

        콰가가가가광ㅡ!

        ​

        잔뜩 갈라진 균열에서 무언가 폭발하는 소리와 함께 맑은 물이 하늘로 솟구쳤다. 까마득하게 깊은 곳에 흐르던 지하수였다.

        ​

        그러한 물줄기가 하나, 둘, 셋… 도합 다섯 개의 물줄기.

        하늘 높게 솟아오른 지하수가 햇빛을 맑게 반사하며 후드득 비처럼 쏟아진다.

        ​

        사막의 하늘에서 물방울이 떨어진다.

        ​

        부족민들이 밖에 나와 노래하고 춤추며 시끄럽게 환호했다.

        ​

        “하하, 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하! 끄윽, 우웨에에엑! 하하…!”

        ​

        모래 마녀는 하늘에서 쏟아지는 물을 만끽하며 광소를 터뜨리다 왈칵 피를 토했다. 루나가 멍하니 모래 마녀를 바라봤다.

        ​

        “이건, 도대체… 아니, 어떻게?”

        ​

        개인이 일대의 지형을 뒤틀었다.

        ​

        아무리 악마와 한 몸이 되었어도 이 정도 규모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

        ‘수명을 깎아가면서 했다면 몰라도… 아!’

        ​

        그제야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

        수명을 바쳐 가면서, 그야말로 죽을 각오로 오랜 세월을 계획했다면 아주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

        “후, 후후… 아가씨의 표정, 볼 만하네요.”

        ​

        죽은 피를 닦은 모래 마녀가 씩 미소 지었다. 그녀의 시선은 솟구치는 지하수를 향해 환호하는 부족민들을 향했다.

        ​

        “후후후후. 어떤가요? 악마의 힘으로 만든 풍경은?”

        “……”

        ​

        루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

        “왜 이렇게까지…? 이게 네 목숨을 바치면서까지 해야 할 일이야?”

        “…가족이니까요. 저 사람들은 혼자 남은 나를 받아준 유일한 가족이니까. 그 날 죽었을지도 모르는 꼬맹이 나름의 은혜 갚기라고 하죠.”

        ​

        촤아아아아악ㅡ

        ​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구쳤던 지하수의 기세는 점점 줄어들었다. 대신 쩍쩍 갈라진 사막의 균열을 따라 거세게 흐르기 시작했다.

        ​

        모래 마녀가 단단하게 굳혀둔 강줄기를 따라 수맥이 흐른다.

        사막의 건조한 땅이 물기를 머금기 시작했다. 

        ​

        “후, 우윽… 어때요? 볼 만하죠?”

        “……”

        ​

        루나는 멍하니 사막을 바라봤다.

        ​

        사막이 생기를 얻어가는 장면은, 아득할 정도로 초월적이었다.

        ​

        “……”

        “……”

        ​

        루나와 모래 마녀는 한참이나 말없이 사막을 바라봤다.

        사막의 강은 콸콸 거세게도 흘렀다.

        ​

        쿠구구구구궁ㅡ!!

        ​

        “어, 으읏!”

        “이건…?!”

        ​

        돌연, 사방천지에서 굉음이 울렸다.

       

        급히 올려다본 하늘에는 눈부시게 빛나는 일곱 개의 별빛이 눈동자의 형태로ㅡ

        ​

        “아.”

        ​

        파아아아아앗!

        ​

        눈부신 섬광이, 따뜻하고 아늑한 빛이 온 일대를 감싸며 퍼지기 시작했다.

        ​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다 끝난 공사에 숟가락 올리기.

    Ilham Senjaya님, 항상 봐주셔서 정말 엄청나게 무지막지하게 감사합니다…!!!

    – ‘신선우’님, 후원 정말로 감사합니다…!! 항상 봐주시는 마음… 응원… 어흑! 확실히 받았습니다…!! 요즘 많은 소설을 찾아보며 인풋을 생활화하는 중입니다…!!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쓰는 것… 그것만이 살 길이니깐…!! 우선 많이 쓰는 것은 하고 있으니,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려 노력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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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Install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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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형 무기 만들기 게
Status: Ongoing Author:
Out of boredom, I download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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