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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07

       

        

        

        

        

       -[알린다. 알파 팀과 완전히 통신이 두절되었다. 반복한다. 공격조 알파 팀과의 통신이 두절되었다.]

        

       -[서버실에서 격렬한 적의 저항을 마주했다! 오른쪽! 오른쪽! 40mm 저속탄이다! 으아아악-!]

        

       -[행어 격벽 닫아, 닫으라고…이런 미친, 4족보행 탱크다! 음파 병기 식별! 당장 망할 컨트롤 룸에서 나가!]

        

        

        

        긴급하기 이를 데 없는 목소리, 시시각각 급변하는 현장.

        

        마치 화면을 전환하듯 급박하게 변하는 통신 내용과 짧게나마 스쳐지나가는 화면들. 바이탈 사인이 전부 제로로 수렴한 알파 팀의 상태와 벽에 두 번 튕긴 다음 정확히 안쪽으로 파고드는 저속유탄, 그리고 두툼한 행어 격벽을 부수고 등장하는 장갑차만한 4족보행 탱크까지.

        

        긴장감 넘치는 음악이 뚝 끊김과 동시에 정적이 흐르고, 몇 초나 지났을까. 화면은 반쯤 난장판이 되어버린 고가치 연구시설을 조망했다. 천장의 조명은 진즉 반쯤 박살난지 오래였으며, 산산조각난 수많은 무인기 파편 사이에 시체가 널려있었다. 통신의 결과를 역순으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까와는 다르게 마지막 화면은 박살난 알파 팀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 빛이 별로 없는 탓에 검은색에 가까운 붉은 피가 바닥에 웅덩이를 이루는 가운데, 어두컴컴한 시설 내부의 한가운데에서 하나의 인영이 꿈틀댄다.

        

        그리하여 캠은 위로 점차 올라가고, 이어 해당 존재의 정체를 드러내-나 싶더니, 그 상태에서 천장을 통과하여 즉각적으로 지상을 향해 올라갔다.

        

        

        

       -[저항이 너무 거세! 적은 중장비까지 동원해서 우릴 박살내고 있다고!]

        

       -[타격조 감마에게 알린다. 현 시간부로 해당 위치에 대거 팀의 화력지원이 있을 예정이다. 즉시 현 교전 장소로부터 최소 45m 이탈할 것.]

        

       -[대거…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우왁! 후퇴한다! 후퇴해!]

        

        

        

        지상 역시도 난장판이긴 매한가지였다.

        

        그러나 카메라는 지하에 먼저 투입된 이들보다는 나은 결과를 맞이하고 있음을 다양한 형태로 보여주었고, 유저들이 필사적으로 퇴각하며 적정 거리 이상을 벌린다.

        

        그리하여 이들이 살상 구역에서 완전히 발을 뺀 순간,

        

        

        

       ───쿠우웅!

        

        

        

        갑작스럽게 살상 구역의 정가운데에서 어마어마한 후폭풍을 동반한 불꽃이 피어올랐다.

        

        모두가 나자빠질 정도의 강한 열풍이 몰아닥침과 동시에 한순간 마비되는 통신. 그러나 살상 구역에서 간신히 발을 뺀 유저들이 폭심지를 살핀 순간, 이들은 거의 모든 UGV와 장갑차만한 사족보행 탱크가 티타늄 증기와 으스러진 잔해로 바뀌어있는 것을 목도했다.

        

        그 순간 통신이 회복되고, 서포트 오퍼레이터가 입을 열었다.

        

        

        

       -[대거 팀 화력지원 종료. 목표를 이행하라.]

        

       -[…세상에. 이게 도대체 뭔 일이래.]

        

        

        

        화면의 템포가 빨라진다.

        

        대형 연구소의 외곽에서부터 이어졌던 전투는 어느덧 시설 1층으로 바뀌었으며, 그마저도 적재적소에 나타난 대거 팀이 방어군의 옆구리를 말 그대로 갈아엎음으로서 승패의 천칭은 유저들을 향해 기울게 되었다.

        

        그러나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지상을 조명하던 캠은 다시금 어두컴컴한 내부 연구 시설로 되돌아왔고, 이윽고 선제 침투 병력을 말 그대로 갈아마셨던 존재를 다시금 비추기 시작했다.

        

        차르르륵. 그런 불길한 쇳소리와 함께 허공에 뜬 방탄 플레이트가 정면을 겨누었고, 그 사이에서 새파란 눈동자가 비정상적인 광도로 빛났다. 은빛으로 빛나는 강철의 꼬리가 조금씩 변형되며 기이한 색의 플라즈마를 형성하고 있었다.

        

        프로토타입 메카 유진. 그녀가 본격적으로 교전 준비를 마친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을 보면서도 상대는 겁을 먹지 않는다.

        

        

        

       -[재미있는 장난감을 가져왔군.]

        

       -[정면에서 막는다. 전선 유지 시간은 최소 3분. 다른 친구들이 얼마나 잘 해주는지 보자고.]

        

       -[신나는 폭죽놀이 시간이 도래했군요.]

        

        

        

        철컥.

        

        Antimatter Weapon이라고 선명하게 적혀있는 유탄발사기가 들리는 가운데, 캠은 느릿하게 그 광경을 조명했다. 왼손 손목에 착용한 이카루스 기어 – 유저들이 착용하는 다운그레이드 버젼이 아닌 오리지널 그 자체 – 가 선명하게 빛나는 가운데, 이윽고 화면은 해당 인물의 어깨를 보여주었다.

        

        스페이드를 꿰뚫은 단검 패치, 그 밑에 써있는 TASKFORCE DAGGER.

        

        공이가 40mm 반물질 유탄의 뇌관을 때려 점화시킴과 동시에 실린더에서 탄이 튀어나가고, 메카 유진은 그 순간 플라즈마 펄스를 토해내었다.

        

        두 개의 불꽃이 부딪힘과 동시에 터져나온 화염이 화면을 가득히 감싸는 순간 암흑이 일었고, 이내 몇 개의 문장이 허공 위를 수놓았다.

        

        

        

       -[미확인구역 탈출 모드 : 태스크포스 대거 합류.]

        

       -[프로토타입 병기 레이드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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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내가누구? ‘킹갓엠페러대황빛빛다크존EU모드플레이어’

        

         

       <트레일러 영상 캡쳐사진>

        

        

       이궈궈던~~~~~~~~~~~~~~

        

        

        

       [전체 댓글][등록순]

        

       -이카루스!이카루스!이카루스!이카루스!이카루스!이카루스!이카루스!이카루스!이카루스!이카루스!이카루스!이카루스!이카루스!이카루스!이카루스!

        

       -이거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으악컨텐츠의쓰나미!으악컨텐츠의쓰나미!으악컨텐츠의쓰나미!으악컨텐츠의쓰나미!으악컨텐츠의쓰나미!으악컨텐츠의쓰나미!으악컨텐츠의쓰나미!으악컨텐츠의쓰나미!

        

       -우리는 다크존과 동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진짜무친갓겜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시1발진짜 EU 한번도 안해봤는데 할만하냐?

       ㄴ이미 너빼고다함ㅋㅋ

       ㄴ츄라이 ㄱ다

       ㄴ이걸참아? 이걸참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구라안치고 진지하게 할만하긴함 초반 맵외우고 파밍하는 진입장벽이 있어서 그렇지

       ㄴ비얌년은 딱히 파밍 안하고 그냥 총만 쏘든데 이것도 그런게임이야?

       ㄴ아하 그건 유진이에요

       ㄴㅆ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거팀 어디서 본거같은데 왜 나만모르겠냐

       ㄴ시애틀공략전 안함???겜안분임??????????????????????????

       ㄴ시1발그때 이제 막 게임시작했다고!!!!!!!!!!!

       ㄴ엄멈메 이새끼 뉴비한테 꼽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우우 쓰레기~~~

       ㄴㅅㅂ미안해내가잘못했다

        

       -아니 대거팀도 등판해야될 정도임??? 메카비얌년 그냥 후드려패면 아군으로 전향하는 거 아님?

       ㄴ해보든가 그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팩트)유어스페이스에서 비슷한 짓거리하던 애들 전부 싹 쓸려나가거나 메카유진이 선제자폭했다

       ㄴ진짜 찰나의 순간 정확한 지점에 망치로 후리거나 총으로 쏴서 부수는 거 아니면 절대로 못함 ㅋㅋㅋㅋㅋ

       ㄴ리빙포인트)누군가가 어떤 일을 무척 쉽게 한다면 그 사람은 해당 분야의 족고수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미확인구역 탈출 모드 광고.

        

        그 찬란한 퀄리티의 영상이 대한민국의 전광판을 휩쓸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아주 그냥 영혼을 갈아넣었네요.”

        

        

        

        이걸 가관이라고 해야 할지, 장관이라고 해야 할지.

        

        그리고 그 말대로, 내 눈 앞에서는 영상 하나가 재생되는 중이었다 – 대거 팀이 미확인구역에 도착한지도 어언 2일 가량이 지났을 즈음, 토요일이 되자마자 이카루스 다크 존 공식 유어스페이스 채널에 영상 하나가 올라왔다.

        

        당연하겠지만 지난 번의 논의를 통해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었다. 이래저래 많이 설명하긴 했지만 적당히 요약하자면 미확인구역으로 찾아온 대거 팀의 존재를 합당하게 만들기 위한 밑준비라고 할 수 있었지만…뭐어, 유저들이 그걸 신경쓸 이유가 있나.

        

        다들 별로 신경쓰지조차 않은 채 그냥 행복에 겨운 비명을 지를 뿐이었다.

        

        

        

       “그나저나 그건 그렇고, 대거 팀을 기억하는 분들이 여전히 많이 있네요. 이리저리 돌아다녀보니 다들 꽤 반기는 모습이 많았던 것 같은데.”

        

        

        

       -팩트)다

       -반가운건 둘째치고 얘네들 덕분에 공팟이나 레이드운영할때 편해져서 그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거 포인트 10점(일단 공대원으로 넣으면 무조건 손해는 안봄)/대거 포인트 25점(공대 슈퍼스타 캐리어)/3단계 클리어칭호 보유자(최상위권에도 안 보임)

       -이사람은 공대고 나발이고 신경도 안쓰지 ㅋㅋ 어지간한 공대원 20명 모아놓은 것보다 비얌년이 더쎌듯

       -어어 팩트로 패지마셈

        

        

        

        …그래서였구나.

        

        아무튼 그 말대로였다. 굳이 멀리 갈 필요도 없었다. 관련 정보를 더 확인해보고 싶다는 내 은연중의 의사를 읽었는지 시청자들이 개인 사이트에 이런저런 글들을 올려줬기 때문이었다. 

        

        비록 대거 팀과의 합동 작전은 시행한 사람이 거의 없었고 – 나중에 알아보니 나와 하모니 등이 참여했던 정유공장 폭파 작전 이외에도 두 번 가량 더 미션 모집을 했다고 들었다 – , 그렇기에 3단계 클리어 칭호 및 함께 미션을 진행한 사람은 말 그대로 극소수긴 했지만…그 아래는 아니었다.

        

        1단계와 2단계, 그리고 전자보다 그 수는 월등히 적었지만 수백 시간을 투자해 기어코 3단계를 간신히 클리어한 극소수의 유저들까지. 이런 이들은 현재도 여러 레이드 공대에 들어가 압도적인 실력을 보여주는 캐리머신이라나 뭐라나.

        

        

        꽤나 흥미가 생겼기에 바로 게임에 접속하는 대신 좀 더 인터넷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서버가 오픈한 지 꽤 시간이 지났기에 이미 유어스페이스고 다크 존 EU 관련 사이트고 전부 수많은 정보들로 넘쳐나기 시작했다는 점 또한 나름의 도움이 되었다 – 오늘 서버는 아침 8시 즈음에 열렸고, 수많은 사람들이 진즉부터 플레이를 하고 있었겠지만 일단 난 아니었다.

        

        아침에는 헬스를 해야지.

        

        게다가 내 방송 시간은 대략적으로 오후 일곱 시부터 시작되는 편이었으므로, 그 전까지는 커다란 업데이트가 있든 없든 내가 하고 싶은 일, 혹은 해야만 하는 일을 했다.

        

        바로 그러한 연유로 정보의 수집이 좀 늦춰지긴 했지만, 어쨌든 중요한 건 다음과 같았다.

        

        

        

       “본격적으로 전투를 도와주는 것보다는 차라리 새로운 상인이 추가되었다고 하는 편이 맞겠네요. 퀘스트는 하나같이 기괴망측한 것들만 있는 것 같고…그럴 것 같긴 했어요.”

        

        

        

       -구구절절 맞는말만 하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나같이 난이도가 슈본헤 이상인 미친 퀘스트 ㅋㅋ

       -리빙포인트)퀘스트 수락하는 순간 맵 구조도 바뀌고 맵에 등장하는 적들도 바뀌는 바람에 다들 죽어나가고 있다

       -밴딧이 전부 아르테미스 적군으로 바뀌는 건 선넘었지 ㅆ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군 4족보행탱크도 봤다는데 ㅋㅋㅋ

        

        

        

        흐음.

        

        고개를 끄덕이며 좌르륵 올라가고 있는 채팅창 사이에 숨겨진 고급 정보들을 열심히 확인했고, 이내 그 정도가 합당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탈출구가 동일하고 맵이 동일한 이상 사람은 특정한 방법론에 익숙해지게 될 뿐이지만, 만약 그렇지 않게 된다면…유저들은 어쩔 수 없이 강해져야만 했다 – 혹은 그 과정에서 죽기도 하겠지만 그건 난 잘 모르겠고 – .

        

        물론 맵 변형 페널티를 상쇄하기 위해 사전에 변형된 지도 등이 제공된다고는 하는데…그럼에도 곡소리가 나는 걸 보니 무언가 이유가 있을 것 같아 조금 더 확인해보니 지도의 품질 자체가 꽤나 조악하긴 했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독도법은 독도법이지.

        

        그리하여 입을 열었다.

        

        

        

       “…알아볼 수 있는 정도면 끝 아닌지? 완전히 새로운 기물이 추가된 것도 아니고 맵만 좀 섞인 거면 어려울 게 있나요?”

        

        

        

       -선생님 기준을 남한테 적용하면 유저 99%는 쓸려나가요 시잇프알

       -?? : 하아니 왜 안되지? 나는 되는데?

       -오늘부로…다크존은 서비스 종료다….

       -바로 그걸 어렵다고 하는 거예요 싀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들 ㄹㅇㅋㅋ나 치라고 ㅋㅋ 악력만으로 자물쇠 부수는 사람한테 깝치지 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딱히 아무런 말도 안 했는데 다들 알아서 자중하더니 합죽이가 되는 모습은 실로 아이러니하긴 했다.

        

        여기서 더 이것저것 말을 하게 된다면 안 그래도 영 좋지 못한 상황이 괴상한 방향으로 번져나갈 가능성도 있었으니, 나는 구태여 이런저런 말을 덧붙이기보단 목에 초커를 쓰고는 다크 존에 접속하는 것을 선택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직 로렌티나가 집에 도착하지 않았고, 그리하여 큰 문제 없이 기어 박스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었다.

        

        그리고 당연하겠지만-

        

        

        

       “이제야 왔나?”

        

       “해가 다 져서야 왔군요. 이렇게 시간 감각이 없는 막내에겐 무슨 징계를 줘야만 할지.”

        

        

        

       -????????????????

       -즈기요 저희가 아는 대거팀이랑 좀 다른거같은데요??????

       -팩트)비얌년은 시애틀 때 대거팀 칭호를 받았다

       -지혼자 정식 대거팀이었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준내부럽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그럴 줄 알았지.

        

        내가 접속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대거 팀이 이제 막 접속한 나를 열성적으로 갈궈대기 시작했…는데, 나의 시선은 다른 방향을 보고 있었다.

        

        은빛의 동체. 인간이라고 할 수 없는 신체적 외형과 매끈하게 빛나는 금속의 라인까지…가 아니라, 메카 유진은 도대체 대거 팀이랑 언제 친해졌는지 내 기어 박스가 아니라 대거 팀이 머물고 있는 숙소인지 뭔지 하는 곳에서 대기 중이었다.

        

        어처구니없는 듯한 표정으로 이를 쳐다보고 있자, 진이 무미건조한 어조로 황급히 덧붙였다.

        

        

        

       “이 행위는 결코 아키타입을 배신하는 행위임이 아니임을 명백히 밝힙니다. 논리 회로의 분석에 의하면 이 존재들은 상당한 무력을 가지고 있고, 더하여 아키타입에게 굉장히 호의적인…악.”

        

       “조용히 하세요.”

        

       “저런. 말하는 깡통이 말 못하는 깡통이 됐구만.”

        

       “방금 말한 분이 누구죠?”

        

       “사과하지.”

        

        

        

       -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ㅅㅂ나도 대거팀이랑 같이 작전뛰었어야되는데!!!!!!!!

       -준내친근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NPC도 윾진 앞에서는 순한 양이 된다….

        

        

        

        그렇게 잠시간의 헤프닝이 끝났다.

        

        그리하여 컷신은 아니지만 컷신 비슷한 상황이 전개되었고, 대거 팀은 별다른 신경조차 쓰지 않은 채 테이블 위에 몇 가지 물건들을 내려놓았다. 내용은 간단했다. 아니, 사실 알고 있었다. 불과 십수 분 전 트리키 개인 사이트에 올라왔던 것과 동일한…대거 팀 퀘스트였으니까.

        

        일종의 일일 퀘스트도 있었고, 주간 퀘스트도 있었으며, 따로 기간이 정해지지 않은 것도 있었다. 그러나 그다지 신경쓰지 않은 채 전부 다 수락했다. 물론 대거 팀 역시 그닥 신경쓰지 않은 채 덧붙였다.

        

        

        

       “한 2주 정도만 주면 되겠나?”

        

       “일단 몇 번 시도는 해봐야 감을 잡지 않을지.”

        

       “지금 시점에서 겸손은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 덕목이지. 가서 작전 구역이나 열심히 정찰하고 오도록. 비컨을 몇 개 줄 테니 적당히 안 보이는 곳에 붙이고 오면 구역 데이터가 자동으로 업데이트될 거다. 정찰이 완료되면 추후 화력지원을 받을 수 있으니 그 점은 알아두고.”

        

       “그 와중 아르테미스 병력이랑 UGV, 탱크를 지나쳐야 한다는 사실은 쏙 빼놓고 말한 거 아닌가요?”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으면 진즉 객기 부리지 말라는 말부터 했겠지.”

        

        

        

       -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우리가 퀘스트 이만큼 받으면 용기랑 만용 구분하라고 꼽부터 주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팩트)할수있는사람은 해온다

       -꼬우면 대거팀 이벤트 할 때 칭호 따놨어야지 ㅋㅋ(본인도 못땀)

       -아 ㅋㅋㅋㅋㅋㅋ

        

        

        

        서킨스 이 양반이….

        

        그리하여 힐긋 째려보자마자 아주 자연스럽게 분대장의 뒤로 도망쳤다. 물론 시청자들은 별 생각 없이 킥킥댈 뿐이었다 – 실로 다행스럽게도, 로렌티나와 로건은 현재 얼굴 전체를 가리는 복면을 쓰고 있었기에 정체가 들키지는 않았다. 오웬스는 게임 내 필터 등을 통해 얼굴을 바꿨고.

        

        방금 나열한 이들의 공통점을 꼽으라면 현 세계에서 방송에 한 번 이상 출연한 경험이 있다는 것이었다. 요컨대 이러한 조치는 ‘왜 저들이 NPC로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함이란 소리였다.

        

        아무튼 그것과는 별개로 미션 내용을 살폈다. 일간 퀘스트들은 전부 맵 정찰 정도가 끝이었으나, 가장 어려운 건 사족보행 탱크를 파괴하고 내부 부품을 가져오라거나, 고위직을 잡고 소지품을 가져오라거나 하는 그런 것들이었다.

        

        물론 아래를 확인한 결과 대거 팀의 화력지원을 받아서 시행하라는 말이 있긴 했지만…뭐어, 받을 수 있으면 받는 거고, 아니면 아닌 거지. 애초부터 화력지원이라는 건 원할 때 받을 수 있는 경우가 거의 없는 게 당연했으니.

        

        

        그리하여 자리에서 일어섰다.

        

        당연히 진도 불렀다.

        

        

        

       “그럼 슬슬 발이라도 담궈볼 차례로군요. 따라오세요, 진. 할 일이 생겼으니.”

        

       “좋은 결과 기대하지.”

        

       “물론 그렇게 될 겁니다.”

        

        

        

        일할 시간이었다.

        

        프로토타입 메카 유진으로 향하는 길이 어렴풋이 보이고 있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대충 시네마틱 트레일러

    현재 유진티콘 제작 착수 중에 있습니다. 응애유진과 메카유진을 반반씩 섞을 예정입니다
    좋은 의견이 있다면 댓글로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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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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