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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08

    <408 – 휴학생전용구역>

     

    [교수님의 시험 도중에 시험 장소에서 감쪽같이 이탈했습니다.]

    [따돌리기 경험치+30]

    [신속기동 경험치+10]

    [심리예측 경험치+10]

     

    [심해의 대괴수 크라켄의 난동으로부터 교수님의 보호막 없이 무사히 살아남았습니다.]

    [따돌리기 경험치+30]

    [울음소리 경험치+10]

    [행동예측 경험치+10]

     

    [선배들의 습격을 여유롭게 극복하는 것도 모자라 선배들에게 잊을 수 없는 악몽을 심어주었습니다.]

    [따돌리기 경험치+30]

    [공포유발 경험치+10]

    [완벽 경험치+3]

     

    헤헹. 날고 기는 교수님들의 눈을 속이려면 시험 도중에 보호막을 적용받으면 안 되지만 고인물인 내게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교수님의 보호막을 해제하고 내 보호막을 펼치면 그만이잖아?

    살아남기 위한 전제로 교수님의 보호막만큼의 방어력을 얻어야 하지만 마나의 양에서 부족함은 있을지언정 출력에서 뒤처질 내가 아니지롱.

     

    ‘엄마크라켄이 응애크라켄 때문에 화가 잔뜩 난 덕분에 가볍게 따돌렸네!’

     

    히히. 작전은 대성공했다.

    크라켄은 교수와 교관들의 시선과 힘을 모조리 집중시켰고 덕분에 나는 모든 방해를 뚫고 기척을 숨겼다가 단숨에 해안가를 주파했다.

    나중에 걸리더라도 크라켄 때문에 난파당했다가 길을 잃었어요, 라는 형편 좋은 변명거리도 완성!

    어째서인지 근처를 서성거리던 2학년과 3학년, 해안가에서 옹기종기 모여 있던 1학년 친구들까지 휩쓸리기는 했지만 그거야 교수님들이 지켜주겠지!

     

    [휴학생 전용구역]

     

    경계를 지키는 마법들은 크라켄의 심해파장에 모조리 파손된 지 오래였다.

    곳곳에서 결계가 다시 펼쳐지고는 있지만 <마나술>로 감별안 구멍을 <곡예>로 뛰어넘어서 가볍게 통과!

    투명한 막을 넘어서는 순간, 마법으로 보호받고 있던 확장공간의 내부에 도달했다.

     

    ━━━

    꿈을 이루지 못한 자들의 쉼터

    ━━━

     

    흐응.

    이번 회차의 휴학생 전용구역 컨셉은 쉼터인가보다.

    랜덤파파 이벤트가 그렇듯이 랜덤으로 결정되는 요소 중 하나인 휴학생전용구역은 상당히 여러 개의 컨셉이 있다.

    <포인트 난민들의 투기장>

    <고독항아리의 입구>

    <배회자들의 미로>

    각각의 컨셉은 아주 뚜렷하다.

     

    정해진 인수의 생명체를 격퇴하지 않으면 벗어날 수 없는 고독항아리.

    포인트를 건 투기장 대결에서 챔피언이 되면 일확천금을 벌 수 있는 투기장.

    미로 곳곳에 산적한 위험을 피할 지름길을 이용하려면 포인트를 지불해야 하지만 반대로 위험을 돌파하면 포인트가 깃든 보물상자를 얻을 수 있는 미로.

    가장 극악무도한 환경이 펼쳐지지만 포인트가 없으면 안전구역에 머무르지 못하는 쉼터.

    요컨대 난이도가 제일 높은 쉼터가 걸렸다!

     

    “으앙. 이 정도면 벌써 죽을 수도 있겠네.”

     

    2대 모자씨, 앨리스에게는 미안하지만 샤를로테는 시신으로 발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차라리 약자라면 몸을 사리겠지만 샤를로테는 재단에서 작심하고 밀어주던 한 기수의 주력인재.

    그런 인재가 진급에 실패한 시점에서 재단은 샤를로테의 가치를 평가절하하고 슬슬 <지령>을 내리며 본전을 뽑으려 들 것이다.

    여름방학에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한 파파라면 그러고도 남겠지!

    고로 샤를로테는 상당히 위험한 지령수행을 시도하고 호된 꼴을 겪고 있을 확률이 높다.

     

    [그린존]

    [10포인트 – 10일 휴식가능, 설비이용가능]

    [규모 : 100평, 숙소, 화장실, 드링크바 등등 존재]

    [사용가능횟수 100회(13회 남음)]

    [이용가능정원 100명]

    [추가입장조건설정권한 : 현 이용자 중 가장 먼저 입장한 자의 설정에 따라 변화함]

    [추가입장조건 : 기존 이용자의 초대로만 출입가능]

     

    [옐로우존]

    [25포인트 – 25시간 휴식가능, 설비이용별도부담]

    [규모 : 25평, 숙소, 화장실, 마력회복진 등등 존재]

    [사용가능횟수 25회(7회 남음)]

    [추가입장조건설정권한 : 이용자들의 다수결 투표로에 따라 변화함.]

    [추가입장조건 : 기존 입장자에게 추가이용료 지불 및 다수결로 입장찬성을 받아야함. 불가가 선고될 시, 지불한 포인트는 반환되지 않음.]

     

    [레드존]

    [50포인트 – 5분 휴식가능, 설비이용1회가능]

    [규모 : 5평, 긴급회복진 존재]

    [사용가능횟수 5회(4회 남음)]

    [추가입장조건설정권한 : 마지막 사용자]

    [추가입장조건 : 마지막 사용자에게 추가이용료 50000포인트 지불]

     

    입구부근의 숙소를 알리는 휴식존의 마나패널 안내문구도 내용이 아주 사납다.

    휴학생끼리 사이좋게 평화롭게 시설을 이용하는 민주주의적인 합의도출에 실패했는지 정해진 포인트만 지불하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에 까다로운 추가입장조건이 붙어있다.

    가장 저렴한 그린존은 기존 이용자들의 초대로만 입장이 가능하다.

    준수한 조건의 옐로우존은 기존 이용자들의 동의를 받지 못하면 포인트만 잃고 입장도 할 수 없다.

    열악한 조건의 레드존은 유사시의 이용조차도 힘겨워지도록 엄청난 거액의 포인트를 추가로 지불해야만 입장이 가능해진다.

    정치력을 발휘하여 그린존이나 옐로우존에 합류하지 못하면 휴식조차도 마음 편히 할 수 없다는 뜻이다.

     

    “어이 꼬맹이. 여긴 기사학부가 점령한 그린존이다. 검의 표식이 없는 녀석은 썩 꺼져.”

    “옐로우존에 들어오고 싶으면 성의를 표시해봐. 우리 생산학부 휴학생들의 성에 차려면 쉽지는 않겠지만. 호호호.”

     

    떄깔도 고운 휴학생 선배들이 안전구역의 건물 안에서 고개를 내밀며 으름장을 놓거나 새로운 착취의 대상을 찾았다며 탐욕에 젖은 시선을 보낸다.

     

    “앗, 괜찮아요. 오래 머무를 건 아니고 잠깐 사람 하나만 만나러 온 거거든요.”

    “사람을 만나러…? 잠깐. 너 이 녀석, 옷깃에 왜 배지가 없지? 설마… 1학년이냐?!”

    “호호호! 정말 웃기는 일이네. 1학년이 휴학생 전용구역에는 어떻게 들어왔지? 2학년 진급은 포인트대출만 이용해도 웬만하면 다 가능한데. 얘, 언니가 좋은 맘으로 충고 하나 해줄게. 당장 여기서 나가.”

     

    같은 휴학생 상대로는 적대적이거나 탐욕스러운 시선을 보내던 선배들도 1학년 상대로는 꽤 순한 모습을 보여주신다.

    모지?

    자기들도 힘이 약해서 입구 부근에 머무르는 사람인지라 나약한 1학년을 보니 감정이입도 되고 양심도 찔리고 그럴 사람들이 아닌데.

    <근 력올인한방캐릭이조아 해병> 시절에는 진짜 정색하고 칼이나 지팡이 들고 뛰쳐나오지 않았나?

    하여튼 선배들이 친절하다니 나야 좋은 일이다.

     

    “왜요?”

    “하아, 너. 아무것도 모르는 거냐? 오래 전, 휴학생전용구역에 한 선배가 엄청난 비보를 숨겨두었어. 그걸 찾겠다고 사상자가 속출할 정도로 격한 싸움이 일어났고, 그 뒤로 이 구역 전체에 마력재해가 순환하고 있다.”

    “기사학부의 고릴라들과 말을 맞추고 싶진 않지만 전부 사실이야. 안전지대를 이용하지 않으면 재해에 고스란히 노출되고 체력과 마나, 식량과 장비 따위가 빠르게 소모되겠지. 약골들이나 독종들은 숙소이용료도 아껴가면서 재해 속에서 단련을 하거나 잡초를 뜯어먹고 살지만 어린 나이엔 너무 가혹한 생활이란다?”

    “누가 고릴라라는 거냐. 수전노 녀석들이.”

    “호호호. 가진 건 힘밖에 없어서 힘으로 그린존의 출입을 금하는 기사학부가 남의 험담을 하다니, 풋내기 신입이 들어도 코웃음 칠 소리를 하네.”

    “해보자는 거냐!”

    “그런다고 쫄릴 줄 아시나? 호호호.”

     

    기세등등하게 서로에게 날을 세우지만 선빵을 날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역시 이 선배들은 입구에 머무르는 사람들답게 참 온순하다.

    비선공형 초식몬스터에 가깝다고 할까?

    청설모와 고슴도치의 영역다툼을 보는 것처럼 흐뭇한 기분이 든다.

    그래도 너무 놀고 있으면 안 되겠지.

    갈길이 급하니까 얼른 용건부터 해결하자.

     

    “혹시 샤를로테라는 선배님이 어딨는지 아세요?”

     

    별거 아닌 탐문조사였는데 서로 으르렁거리던 신경전도 멈추고 선배들이 정색하며 돌아봤다.

     

    “978기 상급반의 그 샤를로테?”

    “꼬마야. 섬광의 샤를로테와는 무슨 관계니?”

     

    그러게.

    무슨 관계일까?

     

    “같은 보호자를 둔 언니요!”

     

    열심히 고민해서 대답했더니 선배들의 표정이 더 심각하게 굳었다.

     

    “같은 보호자라면… 동문의 후배란 뜻인가?”

    “우와. 엄청나게 위험한 꼬마가 들어왔네.”

    “더는 엮이고 싶지 않군. 네가 상대해라.”

     

    기사학부 남자선배가 험상궂은 얼굴을 찡그리며 창문을 닫았다.

    생산학부의 여자선배는 마지못해 저 멀리 일어나는 거대한 먼지구름을 가리켰다.

     

    “샤를로테는 마력재해의 중심지로 들어갔어. 자기는 무슨 일이 있어도 비보를 찾아내겠다면서. 그래서 쓸모를 다시 증명해낼 거라고.”

    “아항. 비보루트 돌입하셨구나!”

    “같은 보호자를 두었다면 너도 그녀와 같은 이유로 들어온 거니? 비보를 찾으려고?”

    “음, 가지면 좋기야 한데 굳이 필요는 없어요. 포인트가 많아서 보물고를 이용할 수 있거든요!”

    “그럼 다행이지만… 샤를로테를 찾는 건 포기하렴. 결과적으로 위험에 처하는 건 마찬가지일 테니까. 무리해서 들어가봤자 <유실물>만 늘어날 뿐이야. 재해 속에는 비보를 찾으러 떠났다가 죽거나 목숨만 건져서 달아난 학생들이 남긴 유실물이 잔뜩 널려있단다? 나야 그런 바보들에게 물자를 팔아서 먹고 살지만. 호호호.”

    “그래도 전 들어가야 해요. 샤를로테를 만나서 묻고 싶은 말이 잔뜩 있거든요!”

     

    여자선배가 딱한 것을 바라보듯이 동정심을 보였다.

     

    “친한 언니였구나? 바보 같기는. 정에 눈이 멀어서 위험을 자처하다니. 그래도 그런 바보, 싫지는 않아. 자, 이거 가져가렴.”

     

    선배는 나침반과 지도, 식량과 식수가 담긴 보급물자를 내어주었다.

     

    “이거라면 마력재해 속에서도 일주일은 버틸 수 있을 거란다. 재해의 이동경로를 지도로 확인할 수도 있고. 가장 가까운 안전지대는 나침반이 가리켜줄 테니 참고하고. 원래는 돈 주고 파는 건데 우리 새내기가 불쌍해서 특별히 선심 쓰는 거란다.”

    “넹? 그거 필요 없어요. 자 보세요. 준비물은 다 챙겨왔거든요!”

     

    배낭에서 손수 제작한 완전판 지도를 꺼내서 보여주고 마력재해의 농도가 높아지면 오작동을 일으키거나 고장 나는 나침반과 달리, 절대로 고장 나지 않는 마법나침반을 보여주자 선배가 크게 당황했다.

     

    “너, 그건… 새내기가 그런 물건을 대체 어디서 났어…? 아무리 생각해도 고학년들도 미리 알고 준비하지 않으면 챙겨올 수 없는 수준인데.”

    “앗, 그게…”

    “너 설마… 샤를로테를 구하러 온 게 아니라 다른 목적을 지니고 보호자가 파견한 거니?”

     

    [선배는 당신을 ‘조직’의 지령을 받아 파견된 암살자라고 생각합니다.]

    [공포유발 경험치+1]

     

    멋대로 발동한 기능에 선배가 정색하며 뒷걸음질 치더니 창문을 탁 닫았다.

     

    “?”

     

    걱정을 끼치지 않으려는 의도였는데 의도치 않게 두려움만 사버렸다.

    창 너머에서 느껴지는 경계심 가득한 탐지주문은 조금이라도 안전구역에 접근하면 공격을 하려는 의지가 뚜렷이 느껴졌다.

    마치 몬스터의 접근을 두려워하는 농민들처럼.

    …머 그래도 걱정이 덜어졌으면 다행이지!

    풀어놓은 짐을 주섬주섬 배낭에 담고 풀어놓았던 배낭을 등에 짊어졌다.

    꾹 닫힌 창문 속에서 전해지는 차가운 시선을 외면하고 걸음을 옮겼다.

    목표는 재해의 중심부.

    휴학생 전용구역 초입을 지나쳐서 재해의 초입, 자욱한 모래먼지더미를 향해 돌입한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씩씩한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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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아카데미 흑막의 딸이 되었다
Score 4.2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From the side, she looks pitiful and worn out, but in reality, she’s living her joyful survival story in the world of games.

But how can someone’s name be Okno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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