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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09

       

        

        

        

        

        

        

        

        

       “이런 빌어먹을, 주변에 몰려드는 적만 없었어도 어떻게든 되는 거였는데.”

        

       “치료하십시오, 아키타입. 다발성 골절상입니다.”

        

       “후우, 잠시 실례하죠.”

        

        

        

        몸이 지끈지끈하다.

        

        현실에서였다면 나조차 비명을 지를 정도의 고통을 몇 번이고 가할 수 있는 양의 부상을 신체에 입었지만, 다행스럽게도 게임 내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뭐라고 해야 할까, 무릎이나 발가락을 문지방에 약하게 찧은 듯한 느낌이라고 하면 되지 않을까.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좌측 상단에 띄워진 내 몸뚱아리의 상태는…그다지 좋지 못했다. 과다출혈과 골절 등이 난무하는 가운데 네 개의 팔다리 중 두 개는 검은 색이었고, 복부 역시도 마찬가지. 다행히 꼬리는 꽤나 멀쩡하긴 했지만.

        

        빗물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는 벽면에 몸을 기댄 채 신체를 치유하고 있는 동안 진이 내 앞으로 나가 레일건이 달린 동형기를 상대하고 있었다. 실로 다행스럽게도 진의 꼬리에 달린 어드밴스드 플라즈마 캐논은 조준 방해를 넘어 동형기에 심대한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위력이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영역이 있다면 반대로 그렇지 않은 영역도 있는 법.

        

        

        

       ───카아앙!

        

        

        

        섬뜩한 쇳소리와 함께 불꽃이 튀어오르고, 거의 동시에 진이 튕겨져나간다.

        

        레일건의 반동을 기동력으로 삼은 동형기가 그대로 발차기를 날렸고, 진은 그것에 맞아 저 멀리로 날아간 것이었다. 다행히 큰 손상은 없는 듯했지만 마음이 꽤나 급해지는 것도 사실이었다.

        

        신체에 박힌 총알을 빼고 부목을 댄 뒤 붕대를 감는다. 그 후 치료 키트를 꺼내어 손목에 주사하면 순식간에 상처가 낫는다. 게임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물론 그리 생각하는 순간 벽면 뒤쪽에서부터 여러 진동이 느껴졌기에, 거의 다 나은 몸을 이끌고는 총을 들어올린다.

        

        소란으로 인해 적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적 식별-아아악!”

        

       “컥, 끄흑…!”

        

       “아키타입이다! 섣불리 접근하지 마! 고위력 관통탄을 쓴다!”

        

        

        

        물론 그리 말했던 친구는 곧 머리가 통째로 사라졌다.

        

        대충 위치를 어림짐작한 뒤 파우치에서 수류탄 2개를 꺼내 핀을 뽑고 던지는 한편, 얇은 콘크리트 벽에다 총알을 두어 발 정도 박아주니 구멍 사이로 나자빠지는 모습이 실로 잘 보였다. 그리고 그 다음은 당연히 수류탄 연쇄 폭발. 벽 너머로 진동이 전해질 정도의 위력이었다.

        

        그러나 이 맵에 남아있는 병력이 도대체 얼마나인지 짐작이 안 간다. 불과 3분 가량의 교전 동안 동형기 말고도 대략 10명 가량으로 이뤄진 분대를 4개 가량 지웠던 걸로 기억하는데, 적어도 두세 배 정도는 더 많은 것 같기도 했고.

        

        문제는 그것 뿐만이 아니었다.

        

        물류 창고 쪽에서 펑 하는 소리가 들려옴과 동시에 입을 열었다.

        

        

        

       “적 고각 폭격 접근. 해당 위치에서 빨리 빠져나오세요, 도와드릴 테니.”

        

       “명령 이행.”

        

        

        

        카카캉!

        

        위치를 옮김과 동시에 세 발의 탄환을 순식간에 레일건-동형기의 몸통에 꽂아넣었다. 위치는 복부와 다리. 다행히도 조준을 꽤 잘 했는지 탄환은 도탄되거나 빗겨나가지 않고 정확하게 꽂혀 관통되었다. 이렇게 손상을 누적시키게 된다면 나중에는 꽤 효과가 있으리라.

        

        그리하여 자리를 피하자마자 하늘에서부터 떨어지는 수십 개의 자탄. 하나하나가 미터 단위의 킬존을 형성했지만 이미 자탄의 궤도를 보고 안전한 위치가 어딘지는 다 파악해두었다. 그리하여 사방에서 화약 냄새 섞인 폭발이 일고 있음에도 재정비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이번 교전을 통해 알게 된 몇 가지 사실이 있었다.

        

        

        

       “아키타입…!”

        

       “저 친구는 꽤 성질머리가 있는 편이군요.”

        

       “긍정. 본 개체가 더 낫습니다.”

        

        

        

        저 동형기는 꽤 다혈질이었다.

        

        아무튼 여러 발의 총알을 먹여주자 섬광이 일었다. 진이 쏘아낸 것이 아니라 동형기가 자신의 꼬리에 달린 레일건을 반대 방향으로 발사하며 이쪽을 향해 날아든 것이었다 – 순간적인 속도는 대략적으로 시속 500km 가량에 육박할 정도.

        

        하지만 시속 300km에 준하는 셔틀콕을 지근거리에서 따라갈 수 있는 내 동체시력은 그것을 아슬아슬하게 피해내는 데 성공했고, 심상찮은 소리를 내며 내 머리 위를 스쳐지나간 동형기가 4번 창고의 벽면을 와장창 무너뜨리며 안에 꼴아박았다.

        

        그 모습을 어처구니없단 듯 잠깐 바라보긴 했지만, 이내 이쪽을 향해 달려오는 진에게 빠르게 손짓하여 왔던 길을 그대로 되짚어간다. 주유소 다리를 건너 쪽문 방향으로 도망가는 것이었다. 불행히도 유류 창고 쪽 ZB-1012는 적이 너무 많아 갈 수조차 없었고.

        

        

        

       “ZB-103은 안 열려있으니, 루아프로 가도록 합시다. 그닥 멀지 않을 거예요.”

        

       “제가 후방 경계를 맡으면 되겠습니까?”

        

       “아뇨.”

        

        

        

       ───콰아앙!

        

        

       

       “금세 따라잡혔으니 그럴 필요는 없겠네요.”

        

       “이번에는 반드시 잡아주마!”

        

        

        

        도대체 저 성질머리는 누구를 닮아서 저런 건가.

        

        그 와중 기숙사 위쪽에서부터 날아드는 무지막지한 사격. 하지만 다행히도 비가 와서 그다지 시야가 좋지 못하다는 점과 거리가 꽤 있다는 것으로 인해 사실상 정확도는 그닥 좋지 못했고, 이는 아군이기도 한 레일건-동형기에게도 납탄이 쏟아졌다는 소리기도 했다.

        

        물론 아까도 말했듯이 이 친구는 꽤 성질이 사나웠고, 불같이 화를 내더니 들고 있던 총 한 자루를 기숙사 방향으로 마구잡이로 갈겨대었다.

        

        

        

       “방해하지 마, 이 멍청이들아!”

        

        

        

        진이 저런 사춘기가 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그리하여 상황은 일진일퇴를 거듭했으나, 그다지 좋다고는 할 수 없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루아프로 가는 방향 너머에는 물류 창고가 있었고, 이곳에는 아까도 말했듯 무한궤도 대신 네 개의 다리로 움직이는 탱크가 다녔기 때문이었다.

        

        피어오른 물안개와 끔찍한 정도로 굵은 빗줄기 사이, 포탑의 포신이 이쪽을 겨누는 것을 보았다. 그 순간 진과 나는 바닥에 풀썩 엎드렸고, 귀청을 찢는 듯한 폭음과 함께 유산탄이 우리의 머리 위를 말 그대로 갈아엎었다.

        

        과연 동형기를 잡기 전 물류 창고를 깨끗이 갈아버릴 수 있을 것인가. 말 그대로 진퇴양난의 상황. 하지만 확실한 것은 진이 가지고 있는 반물질 유탄을 사용하게 되면 진만이라도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을 것이었다. 나는 어차피 기지에서 리스폰할 수 있었으니까.

        

        확실하진 않지만.

        

        

        하지만, 그 순간 갑작스럽게 통신이 연결되기 시작했다.

        

        

        

       “…도 체크, 감명도 체크. 상당히 감도가 열악하군요. 들리는지?”

        

       “…네?”

        

       “고작해야 비컨을 두 개밖에 설치하지 않았는데도 대대급 병력이 작전구역에 감지된다고 하기에, 필요한 무장만 헐레벌떡 챙겨서 긴급히 파견을 나왔지요.”

        

       “그럼 제가 여기서 개고생하고 있는 건….”

        

       “재수가 없었다고 생각하시길.”

        

        

        

        대거 팀이 왔다.

        

        이런 빌어먹을. 어쩐지 잠입 발각 시의 리스크가 좀 크다 싶었더니 이것까지 상정한 거였나.

        

        물론 그것과는 별개로, 나는 드디어 한숨을 토해내며 안심할 수 있었다 – 저 두 명이 어디에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나타난 것만으로도 최소한 전방위에서 가해지는 압력 중 절반은 사라질 것을 예측할 수 있었기에.

        

        진이 내미는 손을 잡아 일어섬과 동시에, 선명하게 발광하는 동형기의 꼬리를 마주하며 덧붙였다.

        

        

        

       “일단 등 뒤에서 얍삽하게 포격질이나 하는 저 4족보행 탱크를 고철더미로 만들어주면 참 좋겠는데 말이죠.”

        

       “확인. 후폭풍에 주의하길.”

        

       “네?”

        

       “갑니다.”

        

        

        

        그리고 그 순간 세상에서 모든 빛이 사라졌다.

        

        등 뒤에서부터 느껴지는 압도적인 광량과 압력, 그리고 열. 마치 공간 전체를 반구의 형태로 도려낸 것마냥 빗물이 증발했다 – 그러나 그 전, 내 예민한 시각은 물류 창고 쪽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를 생생하게 확인했다.

        

        미묘한 곡선을 그리며 날아든 대형 탄환. 대물저격총의 탄환처럼 보이는 그것이 탱크가 있던 근방의 땅에 떨어지는 순간 해당 영역을 중심으로 거대한 폭발이 터져나온 것이었다.

        

        물론 그게 모든 상황을 전부 설명한 건 아니었다. 진은 꼬리에서 형성한 플라즈마 셀을 직접 들고는 마치 수류탄마냥 동형기를 향해 던져버렸고, 레일건 차징을 준비하던 그녀는 황급히 회피하느라 사격 기회를 또다시 놓쳐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그것이 끝은 아니었다.

        

        

        

       ───콰아앙!

        

        

        

        흙먼지가 피어오른다.

        

        짧은 순간 동형기는 지상에 레일건을 쏴버렸고, 그 반동으로 하늘로 높게 튀어올라 우리를 향해 날아왔다. 그러나 저쪽에게는 아쉽게도 우리는 공중에 뜬 적들을 누구보다도 잘 잡는 사람이었고, 어드밴스드 플라즈마 캐논과 묠니르가 허공을 겨누기까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허공에서 몇 번의 섬광이 터져나왔다. 아쉽게도 회전하며 낙하했기에 내 AP탄은 그리 큰 대미지를 입히지 못했지만 플라즈마는 달랐다. 그리하여 진의 공격을 몇 대 맞아 새빨갛게 달아오른 몸뚱이가 바닥에 착지하자마자 우리에게 총을 쏘아댔다.

        

        비가 펑펑 쏟아지는 바람에 달아오른 동형기의 동체가 금세금세 식는 건 좀 아쉽긴 했다.

        

        

        그렇게 쪼개진 시간을 몇 번이나 채울 수 있는 수많은 상황의 나열이 순식간에 지나간 뒤, 인컴이 다시 덧붙였다.

        

        로건이었다.

        

        

        

       “이제부터는 자율적인 화력지원에 돌입할테니, 저 병기한테 돌연사하지 마라.”

        

       “물론입니다.”

        

        

        

        다행히도 목소리 변조가 들어간 상태였기에 시청자들이 두 명의 정체를 알아보는 일은 없었다.

        

        반격의 서막이 시작되었다.

        

        

        

        

        

        

        

        

        

        

        

        

        

        

        

        

        

        

        

        

        

       “…왜 이 사람은 혼자서 불지옥모드 돌리고 있냐?”

        

       “대거 팀 미션은 난이도 가변 적용이잖아. 쟤네들은 저 정도까지 해야 맞지.”

        

        

        

        한편, 채팅창.

        

        수많은 이들이 난상토론을 펼치고 있었다.

        

        이제는 말할 필요조차 없었지만 언제나 잊어버리는 사람들은 있는 법. 유진이 플레이하는 EU 시나리오는 그 어떤 유저와도 동일하지 않았다 – 그리고 이는 메카 유진을 잡아오고, 대거 팀이 시나리오에 등장하면서 더더욱 심화되었다.

        

        그리고 이에 방점을 찍는 새로운 시스템이 있었으니,

        

        

        

       -[알림 : 현 시점부터 유저의 기어 스코어에 따라 받을 수 있는 미션과 맵의 변형도가 달라집니다.]

        

        

        

        바로 이것이었다.

        

        어떻게 보면 EU 모드를 플레이하는 유저들 간의 격차를 줄이고 게임에 익숙해지기 위한 밑작업 그 자체였다 – 가령 해당 게임을 그리 많이 플레이해보지 않았거나 실력 자체가 조금 부족한 이들은 맵의 변형이 거의 없었으며, 더 나아가 적들도 그다지 많이 존재하지 않았다.

        

        이를 반대로 말하면, 상위 명성으로 갈수록 해당 시스템에 의한 난이도 심화는 가속화되었다는 뜻이었다 – 그리하여 수많은 유저들은 자신이 받을 수 있는 미션의 난이도 혹은 맵을 확인하며 서로 누가 더 잘났니를 겨루었다.

        

        물론,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사람은…코 앞에 있었다.

        

        

        

       -옆구리에서 느껴지던 압력이 한결 완화된 것 같은데, 이왕 이렇게 된 거 저 두 번째 친구도 기지로 데려가볼까요?

        

       -…본 기체로는 모자라십니까?

        

       -농담이에요, 농담. 왜 침울해지고 그래요.

        

       -멋대로 혼자서 이상한 상상하지 마, 이 쓰레기! 아르테미스의 배신자들!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준내 칭얼대는 꼬맹이같아서 귀여운데 나만그러냐??

       -오ㅋㅋ

       -멀쩡한데 얼빵한 1호/성질드러운응애2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 시1발 보육원이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삽시간에 웃음보따리가 펼쳐지나 했지만, 아쉽게도 유진은 여전히 헬게이트 안에 있었다.

        

        일반인이 볼 수조차 없는 스피드로 날아드는 기계-주먹을 능숙하게 피하면서 등에 매어두었던 ASh를 난사하는 순간 동형기는 화들짝 놀라며 뒤로 도망쳤지만, 수많은 전투를 함께 하며 점점 유진에게 익숙해진 진은 이미 해당 간극을 정확히 재고 있었다.

        

        차디찬 비와 서늘한 공기를 한순간이나마 후끈히 덥히는 청색의 열풍이 몇 번이고 몰아치는 가운데, 동형기의 움직임이 점차적으로 굼떠지기 시작했다. 상황이 여의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즉각적으로 눈치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아르테미스의 피해는 시간이 지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만 갔다.

        

        주로 대거 팀 때문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행위는 적을 일방적으로 두들겨 패는 행위지만, 그것보다 더 재미있는 건 옴짝달싹못하는 적들을 일방적으로 두들겨 패는 거죠. 이래도 포기 못하는지?

        

       -아르테미스제 탱크 현재까지 4기 파괴 완료. 교전 내 별다른 특이사항은 없는지?

        

       -간간이 적 분대가 몰려들긴 하는데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네요. 시간이 있으시다면 골조와 변전소 방향을 좀 밀어줬으면 좋겠네요. 이번 교전만으로도 진이 쭈욱 빠질 것 같으니.

        

        

        

        수많은 오버테크놀로지로 동원 가능한 병력과 화력의 격차를 메운다고 한들, 결국 E=mc^2의 권능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당연하겠지만, 로건과 로렌티나는 그 즈음에서 이전에는 결코 느낄 수 없었던 기묘한 전능감을 누리고 있었다. 과거 막내가 가져다주었던 초소형 테르밋 탄환 역시도 성능 하나는 끝내주었지만, 대물저격총을 한 발씩 쏠 때마다 터져나오는 섬광은 맵에 거대한 상흔을 남겼다.

        

        쓰레기처럼 널브러진 잔해, 새카맣게 타버린 시체들. 그러나 그런 당연한 오브젝트에 신경을 쓸 시간은 없었다.

        

        이들의 우측, 기숙사가 있던 방면에서부터 빗소리를 뚫고 굉음이 터져나왔다.

        

        

        

       -흐음. 하필이면 숲에 가려져서 잘 안 보이네. 보아하니 아까 언급했던 골조 방면인 것 같은데…기관총인가.

        

       -제 기억이 맞다면 기관총도 그렇거니와, 40mm 유탄을 연발로 발사할 수 있는 AGS-40 한 대가 설치되어있을 거예요. 진은 몰라도 저는 재수없으면 파편 쪼가리가 될 지도 모르겠네요.

        

       -그렇게 둘 수는 없지.

        

        

        

        찰그랑.

        

        쇳소리와 함께 몇 번의 개조를 거친 듯한 유탄발사기에 두 개의 서로 다른 유탄이 들어간다 – 하나는 상공에서 낙하산을 펼친 후 폭격 지점을 간접적으로 관측 가능한 캠이 들어있는 유탄이었고, 다른 하나는…타입 델타라고 쓰여있는 유탄이었다.

        

        실린더 안으로 밀려들어가는 유탄의 정체를 확인한 로렌티나의 표정이 사색이 되었다. 진짜로 그걸 사용할 거냐는 듯한 표정이었지만, 오히려 로건은 장전을 끝마친 후 수화로 덧붙였다.

        

        지금 아니면 언제 사용해보겠냐는 뜻이었다.

        

        

        

       -20초 정도 걸릴 거다. 북쪽에서 시선 떼고 있도록.

        

       -…인지하겠습니다.

        

        

        

        퉁!

        

        그와 동시에 원격 확인이 가능한 유탄-캠이 허공을 날았다. 송전탑 언덕을 가로질러 기숙사 옆의 숲 위로 떠오른 작은 낙하산 하나. 본래라면 기숙사가 있어야만 하는 곳은 두 개의 골조와 인텔방, 컨테이너 및 저격타워와 공사구역 등이 밀집한 복잡한 곳으로 변모한 상태였다.

        

        그 와중 신골조 언저리에서 보이는 불꽃. 아직 파괴하지 못했던 탱크와 유탄발사기 등이 집하장 근처의 모든 창고를 때려부술 것처럼 화력을 퍼붓고 있는 중이었다.

        

        좌표를 찍은 로건이 히죽 웃으며 다시금 방아쇠를 당겼고, 델타 타입 반물질 유탄이 허공을 날았다.

        

        그녀가 입을 열었다.

        

        

        

       -빛이 있으라.

        

        

        

        그러자 빛이 있었다.

        

        

        

        

        

        

        

        

        

        

        

        

        

        

        

        

       ───쿠우우우우!

        

        

        

       “와악…!”

        

       “초대형 화구 감지. 위험합니다.”

        

       “뭐야, 대체 뭔데!?”

        

        

        

       -이 미친 사람들 도대체 뭘 가져온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이 비얌년은 항상 미친 짓거리를 벌이고 다니는가

       -아니 ㅅㅂ 우리세션에도 저런 지원좀 해줘요

       -그와중 2호기쉑 당황타는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우리는 이런 플레이 못하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미 내가 여태까지 플레이하던 EU와는 몇 광년쯤 멀어지긴 했지만, 뭐어. 알 게 뭔가.

        

        무슨 로스앤젤레스 미션 할 때 보는 것 같네 – 그런 생각을 마지막으로 후폭풍이 덮쳐왔다.

        

        세상이 검어졌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아쉽게도 둘째가 오려면 한참 남았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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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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