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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1

       “저… 수아 씨?”

        “네?”

       

        나는 도무지 내 일에 집중을 할 수 없었다.

        이수아가 턱을 괸 채로 계속해서 내 얼굴만을 바라보고 있었으니까.

       

        누군가가 자기를 계속해서 바라보고 있는데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자신의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게다가 이 사람은 S급 헌터 이수아다.

       

        대한민국에서 이수아를 모를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라고 자부할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한 사람.

        그런 사람이 지금 계속해서 나를 바라보고 있다.

       

        “저기… 일 안하세요?”

        “하고 있잖아요?”

       

        그녀는 자신의 책상 위에 산더미 처럼 쌓여있는 서류는 이미 멀찌감치 밀어버린 상태였다.

        아무리 봐도 해야할 일이 많은 것 같은데?

       

        “무슨 일 하고 계신 건데요?”

        “팀원 관리요.”

       

        ‘하하…’

       

        속으로 헛웃음이 나왔다.

        이게 무슨 팀원 관리?

       

        “원래도 이런 일 하시는 거예요?”

       

        분명 내가 들은 얘기와는 완전히 다르다.

        형석이도 분명 첫날에 그랬으니까

       

        ‘아 형 이수아 헌터랑은 별로 마주칠 일도 없고 관심도 안가지실 거예요. 너무 부담갖지 마시고, 또 너무 김칫국 마시지 않으셔도 돼요. 한 3년 차는 되어야 좀 스쳐볼 수 있을 걸요.’

       

        전혀 아닌데.

       

        지금 이수아는 나를 뚫어지게 관찰하고 있다.

        엄청나게 부담스러운 상황.

       

        “네~ 저 원래 이래요. 신입오면 이러거든요.”

       

        아주 아무렇지도 않게 거짓말을 하는 것이었다.

        분명 다들 이수아 헌터랑 대화를 하려면 좀 짬이 되어야 한다고 했는데.

       

        최소 중소기업 사장 이상은 되는 위치니까.

       

        “팀원 관리는 뭘 하시는 건데요…?”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괜히 기분을 해치는 건 아닐지.

       

        “음~일단 어떻게 생겼는지 좀 봐야죠. 그리고 어떤 능력이 있는 지도 봐야되고~”

       

        ‘그게 무슨 팀원 관리.’

       

        똑똑똑.

       

        “네. 들어오세요.”

       

        갑자기 목소리가 차갑게 바뀌었다.

        분명 방금 전까지만 해도 사근사근한 목소리로 나와 대화하고 있었는데.

       

        마치 우리의 대화를 방해해서 짜증난다는 것 같은 표정.

       

        끼이익.

       

        “하핫… 죄… 죄송합니다. 그… 백지훈 헌터에게 시킬 일이 있어서…”

       

        차과장님이 뒤통수를 긁적이며 들어왔다.

        그리고는 호로록 달려오더니 나에게 준비해야할 것을 전달해주는 것이었다.

       

        “그 백지훈 씨. 던전 갈때 막내가 준비해야하는 것들이 있거든요.”

        “저기. 잠시만요. 과장님?”

        “네넵…?”

       

        차과장이 뭔가를 설명하려는데 이수아가 턱 하고 막았다.

        그 바람에 차과장은 움찔거렸다.

       

        “백지훈 씨 아직 약한데요? 던전을 벌써 보내시겠다고요?”

        “어… 그…렇죠? A팀원이니까요? 헌터 6과이기도 하고요.”

        “지훈 씨 약해요 약해. 위험한 곳에 보낼 수는 없죠.”

        “예? 지금까지 분명 모든 신입…”

        “약.해.요.”

       

        힘을 주어 말하는 것이었다.

       

        “그.. 그럼 어떻게 할까요…?”

       

        차과장은 살짝 덜덜 떨며 이수아의 의견을 물어보는 것이었다.

        분명 우리끼리만 있을 때는 상당히 호쾌한 남자였지만 지금은 벌벌 떠는 생쥐 같았다.

       

        “음. 던전에 갈 때 공략에 투입은 하지 마시고, 언제나 제 곁에 있도록 배치를 짜 주세요.”

       

        헌터의 세계엔 대형이라는 것이 있다.

        마치 군대에 있는 전투 대형과 비슷한 개념이기는 하다.

       

        아마 그 얘기를 하는 것 같았다.

       

        “저. 그 어차피 백지훈 씨는 막내라서 제일 뒤에 배치가…”

        “아. 그러니까~ 그래도 위험하니까 제 곁에 두겠다고요. 너무 위험하다니까요?”

        “앗. 넵.”

       

        이수아가 버럭지르자 차과장님은 아무말도 못하고 입을 꾹 다물었다.

       

        “그럼 막내로서 해야할 일은…”

        “차과장님?”

        “넵?”

       

        나를 바라보며 이어서 뭔가를 설명하려고 했는데 차단당했다.

       

        “하… 차과장님 증말. 눈치가 없으시네?”

       

        그리고는 살짝 노려보는 것이었다.

       

        “어.. 음… 막내니까…”

        “왜 막내는 궂은 일을 도맡아해야하는 거죠”

        “지금까지 그래왔기도 하고… 아무래도 일을 배워나가는…그리고 선임들은 바쁘니까…”

        “하… 우리 A팀 이러실 거예요? 신입이 왔으면 아껴주고 지켜주고 그래야 하는 거 아니예요?”

        “아앗…네…넵…그렇다면…”

       

        영 이해가 되지 않는 다는 표정으로 주춤주춤 뒷걸음을 치더니 그대로 나가버렸다.

       

        “하.. 증말~ 죄송해요. 우리 A팀이 아주 정신이 없네요. 다들 혼쭐이 좀 나야 할 것 같아요.”

       

        배시시 웃는 것이었다.

       

        “어… 그래도… 막내인 제가…”

       

        나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군대에서도 그랬으니까.

       

        “백지훈 씨. 지훈 씨는 쓸데 없는 생각은 하지 않으셔도 돼요. 제가 다 차근차근 알려줄게요.”

       

        생글생글 웃는 표정이 되었다.

       

        ***

       

        “아이 씨.”

       

        차과장은 투덜대며 돌아왔다.

       

        “응? 왜 그러세요? 뭐 금방 돌아오시는 거예요?”

       

        다들 고개를 빼꼼하고는 차과장을 바라봤다.

       

        “아니. 뭐 말만 좀 하려고 하면 다 차단 돼?”

        “넹?”

        “우리 A팀 말이야 완전 달라졌어.”

        “뭐가요?”

       

        이해가 안된다는 표정으로 계속 고개를 까딱였다.

       

        “우리 원래 상명하복, 수직계열화 아냐?”

        “그쵸…?”

       

        아무래도 헌터는 목숨을 걸고 던전 공략을 하는 것이라 군대와 그 성격이 유사할 수 밖에 없었다.

       

        “근데 왜 말이야. 백지훈 씨는 막낸데 보호를 받는 거냐~ 이 소리야!”

       

        그는 서류뭉치를 책상에 척하고 내리쳤다.

        짜증보다는 이해가 되지 않는 다는 느낌.

       

        “엥? 보호요?”

        “응. 백지훈 씨. 막내라서 보호받아야 한대. 그래서 대열에서도 빠지고 이수아 헌터님 근처에 두겠대. 그리고 막내 일도 없어지고.”

        “예??? 그… 그럼 저는요…????”

       

        갑자기 벌떡 일어나는 한 사람이 있었다.

       

        3개월 전에 들어온 헌터.

        그는 막내가 생겼다며 아주 행복한 표정을 하고 있던 사람이었다.

       

        ‘흐흐. 드디어 막내에서 탈출. 좀 빡세게 다녔지만 이젠 좀 숨통 트이겠지’

       

        며칠 전까지만 해도 그가 생각했던 것.

       

        “뭘 어떡해. 그냥 계속 막내일 하셔야지.”

       

        그는 차과장의 말을 듣고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털썩 주저앉았다.

       

        “잉? 대열에서 빠진다고요? 그럼 후방지원을 하는게 아니에요?”

        “응. 하…씨… 전투 대형 표 다시 짜봐.”

        “허얼….”

       

        다들 이게 지금 무슨 난리냐는 듯한 표정이었다.

       

        “어이~ 차과장. 좀 잘 되어가?”

       

        옆에서 헌터 5과 과장이 음흉한 미소를 띄고는 슬쩍 들어오는 것이었다.

       

        “이번에 신입 왔다며?”

        “왜 또 시비야?”

        “시비는 무슨~ 신입이 왔어도 우리 5과에게는 안된다는 걸 말해주려고 왔지.”

        “아오. 저리로 가. 사람 승질나게 하지 말고.”

       

        티격태격하는 것이었다.

       

        겨우 5과장을 멀리 보내버리고는.

       

        “아오. 진짜 신입이 와서 좀 이제 경쟁 제대로 해보려나 했는데. 이게 뭐람? 이러면 사실상 전력에 없는 거랑 마찬가지잖아?”

        “하.. 글쵸… 괜히 과장 회의가셔서 끽소리도 못하시겠네요…”

        “이런…”

       

        차과장은 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백지훈으로 좀 역전을 해보려고 했는데 되려 이상한 상황이 되어서 살짝 난감하다고 생각을 하는 중이었다.

       

        “과장님. 기왕 이렇게 된 거 우리도 그냥 백지훈 씨 이용하는 게 어때요?”

        “응? 무슨 이용.”

        “아니. 제 생각엔 분명 이수아 헌터님도 백지훈 씨 좋아하는 것 같은데요?”

        “아이. 그게 말이 돼? 우리가 좀 농담으로 그런 말을 하기는 했어도 그럴리가 있나.”

       

        다들 이수아 헌터가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물론 그렇게 되기 만을 간절히 바라기는 했지만.

        들어온지 얼마 되지도 않는 사람에게 빠지게 되는 것은 일반적으로 말이 안되는 일이기는 했다.

       

        “하. 차과장님. 있잖아요 프로젝트A. 이거 그냥 단순히 희망이 아니라 필수에요. 필수. 우리가 백지훈 씨를 푸시 해야~ 이수아 헌터님이 우리 쪽에 힘을 실어줄거라니까요?”

       

        다들 조금씩 고개를 끄덕였다.

        차라리 이 위기를 기회로 돌려보자는 얘기.

       

        “아잇. 다들 정신차려. 농담으로 했던 얘기를 무슨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어?”

       

        농담 반 진담 반이었던 프로젝트A에 대해 모두들 너무 진지해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하. 차과장님. 여자를 잘 모르시네. 맨날 여자, 여자 떠들면서. 기다려봐요. 저희가 해볼게요.”

       

        여자 대리들이 모여서 자기들끼리 꺄르르 대는 것이었다.

       

        ***

       

        “저기 수아씨..?”

        “네에?”

        “저희 너무 가까운데요?”

       

        이제는 단순히 바라보는 것을 넘어서 가까이 다가와 내 곁에 앉은 상태였다.

       

        “정말 일하고 계신거 맞아요?”

       

        책상에 쌓인 서류들을 슬쩍 바라보며 눈치를 줬다.

       

        ‘저거나 좀 해… 왜 이렇게 내 곁에 붙어있는 건데?’

       

        말도 안되는 상황에 당황하고 난감하기만 했다.

       

        “왜요? 저 백지훈 씨에 대해서 하나씩 알아가는 중인데? 원래 군대에서도 이런 거 하지 않아요? 주임원사가 새로온 신병을 관찰한다고 하던데~”

       

        그녀는 아무것도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태도로 말했다.

       

        “아니 그건 맞긴 한데…”

       

        ‘그렇게 주임원사가 턱괴고 앉아서 얼굴을 들이밀고는 싱글벙글 웃으면서 바라보지는 않는다고…’

       

        도저히 일을 집중할 수 없는 상황.

       

        띠리리링.

       

        이수아의 스마트폰이 울렸다.

       

        “네네. 무슨일이시죠?”

       

        역시나 이수아는 또 짜증나는 목소리로 바뀌었다.

        왜 자꾸 방해를 하냐는 느낌.

       

        “네? 그게 무슨…? 예에??? 아니 왜요!!!!!”

       

        이수아는 갑자기 나를 힐끗 쳐다보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벌떡 일어났다.

       

        “안돼요. 반대합니다. 백지훈 씨는 제 팀이라고요. 누가 그렇게 마음대로 하래요!!!!!”

       

        ‘뭔데? 왜 그러는데?’

       

        이수아의 반응을 보니 나랑 관련된 일이 뭔가 생긴 것 같았다.

       

        “제가 당.장. 올라가도록 하겠습니다.”

       

        잔뜩 화가난 것같은 표정으로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는 것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헉. 자고 일어났더니 후원이 들어 와있었네요.

    JIN Y님. 후원 감사합니다.

    아직은 미약하고 부족한 점이 많지만, 앞으로 더 나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진행이 조금 느리다는 지적이 많은 것 같아서 열심히 속도를 당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조금 불편하게 느끼게 되신 점 사과드립니다.

    댓글들은 제가 다 꼬박꼬박 읽고 있고, 최대한 고쳐서 반영을 하려고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미 짜여진 구도나 흐름이 있어서 갑자기 확확 바꾸지는 못하지만, 지적해주신 점들을 하나씩 신경은 쓰고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최대한 개선을 해서 앞으로는 불편함을 덜 느끼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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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Was Betrayed But It’s Okay haha

I Was Betrayed But It’s Okay haha

배신당했지만 괜찮습니다ㅎㅎ
Status: Ongoing Author:
"I was the one who boosted your rank. Yet you stabbed me in the back? Fine. Goodbye. I'm taking it back. You're finished now. Thanks to you, I now have an abundance of skill points for a prosperous hunter life. But... after spending some of those points, the S-Ranks are starting to get obsessed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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