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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1

       “진짜 어디 가는 건데요?”

       

       내 뒤를 따라 야산을 오르며 나이틀리가 다소 짜증난 목소리로 물었다.

       

       “가보면 안다니까?”

       “이번에도 또 무슨 이상한 것을 시키려고 하는 거죠?”

       “이상한 거라니. 현장과 유사한 환경에서 가르치려는 거지.”

       

       나이틀리는 더 묻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의심의 빛을 지우지 못했다.

       

       “수석교수님. 이쪽입니다.”

       

       얼마나 더 올라갔을까. 경사면 위쪽에서 웨이버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런데 목소리만 들리고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어디 있어?”

       “여기입니다.”

       

       두리번거리자 저기 그늘진 수풀 속에 잘 위장한 비트 사이에서 웨이버가 얼굴을 내밀었다.

       

       온몸에 진흙을 바르고 나뭇가지와 잎을 잔뜩 끼운 채였다.

       

       “이쪽으로 들어오세요.”

       

       입구를 가린 천을 들추고 안으로 들어가니 전방 계곡으로 향하는 작은 관축구가 뚫려 있었다.

       

       “아직 있냐?”

       “있습니다.”

       

       관측구에 눈을 대고 보자 계곡 깊은 곳에 뭔가 드러누워 있는 게 보인다.

       

       기괴하게 길쭉한 팔다리에 더러운 털이 잔뜩 뒤덥힌 근육덩어리 인간형 마물 트롤이다.

       

       막 사냥감을 잡아 먹었는지 옆에는 살점이 덕지덕지 붙은 뼈가 굴러다니고 놈은 입을 벌린 채 드르렁드르렁 자는 중.

       

       도심지 인근 야산이라 천적이 없어 마음 놓고 살고 있네. 마치 브룬스웰에서 지내던 나를 보는 것 같군.

       

       “어디서 흘러온 놈 같냐?”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이것저것 따져 봤을 때는 아마 호네베에서 왔을 확률이 높습니다.”

       “근거는?”

       “그쪽에 새로운 광맥을 뚫고 있다고 합니다. 듣기로는 마법사까지 고용했다고 하니 상당히 규모가 큰 것 같아요.”

       “그래서 서식지를 잃고 여기로 왔다 이거로군. 하긴,인근에는 트롤이 살 수 있는 적당한 환경을 가진 곳이 여기뿐이니까.”

       

       나와 웨이버가 트롤의 유입경로에 대해 이야기하는 동안 나이틀리는 도통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우리를 번갈아 쳐다봤다.

       

       “말씀중에 죄송한데요, 수석교수님. 저희는 갈 길 가죠? 여기서 시간낭비할 틈이 없는데요.”

       “시간낭비라니?”

       “그렇잖아요. 트롤 사냥은 웨이버 교수님께서 하실 일이고 교수님께서는 제 개인교습을….”

       

       나와 시선을 마주친 나이틀리가 말끝을 흐리다가 입을 다물고는 아직도 퍼질러 자고 있는 트롤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는 또다시 나를 쳐다봤다.

       

       “거짓말.”

       “진짜야.”

       “이러지 말아요.”

       “네가 원한 거잖아.”

       “이런 걸 원한 건 아니었어요. 트롤사냥을 하고 싶었던 건 아니었…!”

       

       막 소리지르려는 나이틀리의 입을 틀어 막고 손가락을 세웠다.

       

       “조용. 저거 깨어나서 튀면 다시 꼬리를 잡기가 힘들다.”

       “트롤사냥이라니 이게 무슨 미친 소리냐고요…!”

       “사냥이 아니라 포획.”

       “그게 그거죠…!”

       

       나이틀리가 낮게 윽박을 지르자 웨이버가 끌끌 웃었다.

       

       “나이틀리 학생. 그럼 뭘 생각한 거야?”

       “효과적인 살인방법이나 납치하고 뭐 그런 것을 배우는 줄 알았죠!”

       “그건 교장님께서 잘 가르치고 계시잖아. 졸업해서 어느 조직으로 갈지는 아무도 모르니 대마물행동도 미리 숙달해 놓는 게 좋아.”

       “하지만 저걸 혼자 어떻게 잡아요. 말도 아니고 마물인데!”

       

       분노하는 동시에 두려워 하는 나이틀리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걱정하지 마. 너 혼자 하는 거 아니야. 나랑 웨이버가 같이 한다. 애초에 트롤은 조를 짜서 잡아야 하는 놈이야.”

       “보나마나 교수님들은 보조역할이고 저더러 앞에 서라고 하시겠죠.”

       “이제 말이 좀 통하네.”

       

       나이틀리는 뭐라고 더 반박하려다 체념한듯 한숨을 쉬었다.

       

       “제가 선택했으니 악으로 깡으로 버텨야죠, 뭐.”

       

       웨이버는 빙긋 웃었고 나는 나이틀리의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이렇게 조금씩 성장하는 거야.”

       “됐고. 이제 뭘하면 되나요?”

       “먼저 위장을 해라. 가까이 접근하려면 냄새를 지워야 해.”

       

       그러자 나이틀리의 시선이 진흙과 나뭇잎 투성이인 웨이버에게로 향했다.

       

       “싫어요.”

       “해.”

       “안 할래요.”

       “그럼 돌아가.”

       

       비트 밖을 가리키자 나이틀리가 입술을 깨물었다.

       

       “그냥저냥한 성적으로 졸업해서 적당한 행정직으로 가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어. 그래도 괜찮으면 가도 좋다.”

       “그래, 나이틀리 학생. 졸업생 전원이 현장요원으로 뛰는 건 아니니까. 현장을 지원하는 것도 상당히 가치 있는 일이야.”

       

       웨이버가 거들자 나이틀리가 화가 잔뜩 난 눈으로 나를 노려봤다.

       

       “할게요. 하지만 확실히 약속하세요.”

       “어떤 약속?”

       “같이 하기로 했으니까 진짜로 같이 하세요. 저번처럼 저 혼자만 등떠밀지 말고.”

       “하하. 내가 적어도 진짜 위험한 건 구분할 정도 판단력은 있거든? 약속할게. 이번에는 정말로 같이 하자.”

       

       그제서야 나이틀리는 웨이버가 따로 모아둔 진흙을 얼굴과 팔에 바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사냥이 아니라 포획이라고요? 어째서죠? 무거운 것을 옮길 때 쓰려는 건가요?”

       “가둬놓고 피를 뽑는다.”

       “네?”

       

       나이틀리가 못 들을 말을 들은 표정으로 나를 돌아봤다.

       

       지저분한 진흙 속에서도 나이틀리의 황금색 눈동자가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피를 뽑아요…?”

       “트롤의 피는 회복물약에 들어가는 아주 귀한 재료야. 그러니 우리에 가두고 피를 조금씩 뽑아서 물약을 만들 거다.”

       “무슨 그런….”

       “원래 다 그렇게 해. 법적으로 문제 없고 트롤 같은 놈들은 지능도 낮고 잔인한 데다 눈에 보이는 건 인간도 가리지 않고 잡아 먹는 아주 악질 마물이야.”

       “그, 그런가요….”

       “놔두면 인명피해가 나기 때문에 어차피 죽일 거, 이왕이면 회복물약을 만들어서 그것으로 여러 사람 목숨 구하는 편이 훨씬 가치 있는 일이다.”

       

       내 말에 딱히 반박할 거리가 없는지 나이틀리는 천천히 고개를 주억거렸다.

       

       “이제부터 어떻게 잡을지 설명한다.”

       

       관측구로 트롤을 살피며 입을 열었다.

       

       “트롤은 덩치가 크지만 그만큼 근력이 강하고 유연해서 굉장히 빨리 뛸 수 있어.”

       “그럼 미리 퇴로를 차단하고 시작해야겠네요.”

       “정확해. 놈이 도망칠 수 있는 곳은 저기 저쪽 계곡의 반대편 출구다. 거기는 내가 맡을게. 너는 정면을 맡아. 이것을 이용하면 돼.”

       

       나이틀리의 손에 사냥돌 몇 개를 쥐어 주었다.

       

       사냥돌은 ‘볼라(Bola)’라고도 불리는, 약 일 미터 남짓한 밧줄의 양쪽 끝에 무게추 역할을 하는 쇠구슬이 달린 무기.

       

       이것은 살상용이 아니라 포획용으로 빙빙 돌리다 던져서 원심력으로 사냥감의 다리를 휘감아 묶는 방식이다.

       

       트롤은 마물답게 근력이 너무도 압도적이라 보통의 인간은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절대 트롤을 제압할 수 없다.

       

       하지만 놈에게는 단점이 하나 있는데 상체에 비해 부실한 하체가 그것.

       

       다리를 걸어 넘어뜨린 후에 급소를 날붙이로 찌르거나 둔기로 후려쳐 죽일 수 있다.

       

       그래서 4년전쟁 때 군단에서는 분대마다 필수로 사냥돌 사수를 편성해 트롤 같은 인간형 마물에 대응하게 했다.

       

       “사용법은 이미 배웠지?”

       “생존수업 때 몇 번 던져 보기는 했어요.”

       “좋아. 그거면 됐다. 이것으로 놈의 정강이 아래를 노려.”

       

       사냥돌의 수를 세어 본 나이틀리가 다소 절망적인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세 개뿐인데요…?”

       “전쟁 때 군단병 휴대 기준에 맞췄어. 세 번 던지면 한 번은 걸리게 되어 있다.”

       “저기요, 교수님. 저 이거 실전에서 써보는 거 처음이거든요?”

       “항상 연습한 상황만 맞이할 수 있는 건 아냐. 자, 이제 가자.”

       “하아, 진짜….”

       

       우리 셋은 비트를 나와 조심스럽게 경사면을 내려갔다.

       

       웨이버는 도중에 관측과 사격이 용이한 적당한 장소에 위치했고 나와 나이틀리는 계속 내려가 평지에 도달했다.

       

       트롤은 대체 뭘 그리 맛있게 처먹었는지 아직까지 사지 뻗고 드르렁드르렁 코를 고는 중. 진짜 시끄럽다.

       

       크기로 봐서는 성체가 되고 몇 년이 지나 가장 힘이 세고 활발할 때. 즉 가장 위험할 시기다.

       

       트롤은 기본적으로 잡식성이며 배가 고플 때는 종을 가리지 않고 다 잡아 먹는다. 거기에는 당연히 인간도 포함.

       

       저놈이 여기 아카데미 인근에 나타난 것만으로도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며 무조건 퇴치를 해야만 하는 상황.

       

       천만다행으로 육포에 만들 고기를 구하러 사냥에 나섰던 웨이버가 흔적을 발견해 추적한 덕에 오늘 저놈을 잡을 수 있게 되었다.

       

       저놈은 가둬놓고 피를 뽑아서 고품질의 힐링포션을 만드는 재료로 쓰도록 한다.

       

       트롤의 피가 함유된 회복물약은 외상에 즉효라 지금보다 더 과감한 실습도 가능할 것이다.

       

       “그럼 시작한다.”

       “후우….”

       

       나이틀리가 긴장하며 사냥돌을 질끈 거머쥐었다.

       

       그사이 나는 자고 있는 트롤의 옆을 크게 돌아 놈이 도망칠 법한 계곡 후면으로 이동.

       

       소로 한 가운데를 막아선 후 손을 들어 신호를 보내자 웨이버가 고개를 끄덕이며 활에 화살을 먹여 시위를 힘껏 당겼다.

       

       “미치겠네….”

       

       트롤을 사이에 둔 반대편에 서서 중얼거리는 나이틀리의 두 다리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사실 지금 나이틀리에게 트롤은 굉장히 벅찬 상대다.

       

       솔직히 트롤 하나 잡겠다고 이러는 것도 괜한 소란. 그냥 꿀밤 한 대 먹여 기절시킨 후 끌고 가면 될 일이다.

       

       현직에서 뛰는 요원들도 어지간하면 마물과 싸우지 않고 대부분은 위치만 파악해 전문사냥꾼이나 부대에 정보를 제공하지.

       

       하지만 항상 최악의 상황, 피치못할 사정이라는 건 예고도 없이 찾아오는 법.

       

       중요문서 탈취 임무를 받고 잠입한 곳의 입구를 길들인 마물이 지키고 있을 때에는 어쩔 수 없이 싸워야만 하고 나이틀리는 그것을 오늘 배우게 될 것이다.

       

       들고 있던 손을 내리자 웨이버가 팽팽하게 당긴 활시위를 튕겼다.

       

       직선으로 날아든 화살이 복부에 박히며 트롤이 눈을 번쩍 떴다.

       

       

       # # # # # 

       

       

       한편 아카데미에서는.

       

       “저기, 있잖아. 물어볼 게 있는데.”

       

       힌드라스타가 졸업반의 하위권 학생들을 하나씩 불러 모으는 중이었다.

       

       졸업1반 양아치들을 패버린 힌드라스타는 그 애들에게 괴롭힘당하던 하위권 학생들에게는 영웅이나 마찬가지.

       

       그런 애가 갑자기 할말이 있다고 하니 하위권 학생들은 잔뜩 들떠서 힌드라스타 주변으로 속속들이 모여 들었다.

       

       “이거 내가 진짜 나쁜 뜻이 아니라 정말 궁금해서 그러는 건데에.”

       

       학생들이 충분히 모이자 힌드라스타가 본격적으로 말을 꺼냈다.

       

       “디안 교수님하고 졸업1반장 말이야. 이거 내가 전학생이라 진짜진짜 잘 몰라서 물어보는 거거든?”

       “뭐가 궁금한 거야?”

       “그냥 궁금한 건데, 그 두 사람 뭐 특별한 뭐 응? 그런 건가?”

       “특별한 게 뭔데? 뭐 본 거 있어?”

       “혹시 나이틀리라는 그 여자애가 디안 교수님의 그거 아냐?”

       “그거라니?”

       “깔.”

       

       그 말에 학생들이 당혹스러운 눈빛으로 서로를 쳐다봤다.

       

       “소피에. 깔이… 뭐야…?”

       “엥? 깔 몰라? 깔?”

       “모르는데.”

       

       이건 뭐야? 아무리 하위권 놈들이라지만 애인을 지칭하는 자기네들 단어조차 모른다는 게 도대체가….

       

       아! 맞다. 그거 나온 책을 본 게 이백 년 전이니까 모를 수도 있겠구나.

       

       ‘시쳇말’*로 바꿔서 다시 말해야겠다.

       

       “여친 말이야, 여친.”

       

       그러자 학생들이 헛웃음을 터뜨렸다.

       

       “그럴 리가. 네가 오해한 거야.”

       “디안 교수님은 학생이랑 그러실 분 전혀 아니야.”

       

       좋아. 일단 디안이라는 놈의 평판이 이렇다는 거지.

       

       “아, 그래? 그럼 내가 아까 본 건 뭐였지….”

       

       힌드라스타가 자못 진지한 표정으로 턱을 매만지며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뭔데? 뭐 본 게 있어?”

       “그런데 내가 잘못 본 것일 수도 있는데…. 말해도 되려나 모르겠네….”

       “뭔데뭔데?!”

       “스으으읍…. 이게 또 괜히 말 꺼냈다가 문제될 수도 있는데….”

       “말해줘, 소피에!”

       

       학생들이 충분히 안달나기를 기다린 힌드라스타가 입을 열었다.

       

       “내가 사실은 아까 아카데미 동문 쪽에서 우연히 뭘 봤거든….”

       

       힌드라스타가 목소리를 낮춰 속닥거리자 학생들이 놀라 소리쳤다.

       

       “단 둘이서 아카데미 동문으로 나갔다고? 서로 허리를 끌어 안고?!”

       “정말 확실하게 본 거 맞아?” 

       “진짜야?!”

       

       아이들이 닦달하자 힌드라스타가 난처한 미소를 지으며 양손을 내저었다.

       

       “아니아니, 확실하다는 건 아니고. 허리를 안았는지 어쨌는지는 너무 멀어서 자세히는….”

       “사실 나도 예전부터 좀 의심스러운 게 있었어.”

       

       그때 누가 슬그머니 손을 들며 말했다.

       

       “나이틀리가 디안 교수님 교수실에 몇 번 들락거리는 것을 봤거든.” 

       

       그러자 마른 갈대밭에 불 번지듯 순식간에 소란이 커졌다.

       

       “말도 안 돼!” “일단은 내가 잘못 본 거일지도 모르니까 다들 진정하고… 호호.” “진짜 그런 관계인가?” “아! 그러고 보니 예전에도 몇 번인가 두 사람이서만 있는 것을 나도 본 기억이 난다.” “아아, 디안 교수님….” “거짓말이지!” “이거 사실이면 진짜 큰 거 아니야?” “너네 무슨 일이야?” “야야, 있잖아! 특기생이 봤다는데 디안 교수님하고 나이틀리가….” “조용히 해! 함부로 말하면 어떡해!” “디안 교수님하고 나이틀리가 어쨌다는 건데?” “조용히 하라니까!” “뭐라고?! 디안 교수님이 나이틀리 치마 아래로 손을 넣어서 엉덩이를 주무르고 있었다고?!” “내가 그런 말은 한 적이 없는데?” “아니라고! 나의 디안 교수님이 그럴 리가 없어!!!!” “애들아! 디안 교수님이 애나 교수님 버리고 나이틀리랑 사귄대!” “여기서 애나 교수님이 갑자기 왜 나와?” “아, 이스메라 교수님이었나? 아니면 교장 선생님? 어쨌든!”

       

       흐흐흐, 난리가 났네. 난리가 났어.

       

       계속 눈덩이처럼 굴러가라, 흐흐흐흐흐흥.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시쳇말(時體말): 그 시대에 유행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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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tired Supporting Character Wants To Live A Quiet Life

The Retired Supporting Character Wants To Live A Quiet Life

The Retired Supporting Character Wants to Live Quietly 은퇴한 조력캐는 조용히 살고 싶다
Score 3.9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nstead of causing chaos with my knowledge of the original work, I assisted the protagonist.

I successfully completed the story and now planned to retire and live peacefully.

However, it seems the protagonist still needs my help.

An academy professor? That’s nothing much.

But why is the state of the academy so str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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