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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14

       

        

        

        

        

       “현 시간부로 작전을 시작합니다. 다들 출발하기 전에 무장 이상 없는지 확실히 확인하시길.”

        

        

        

        비가 그치고 짙은 구름이 걷히며 별빛이 쏟아졌다.

        

        별빛조차 전부 비출 수 없는 벙커의 남동쪽, 깎아지를 듯한 바위 위에서 8명이 조심스럽게 나타나는 순간이었다. 나와 진을 제외한 모든 이들은 전부 야간투시경을 장착 중이었다. 나는 기계보다도 훨씬 정확한 열감지가 가능했고, 진은 기본적으로 열화상 기능을 보유했기 때문이었다.

        

        등 뒤에서 느껴지는 대물저격총의 무게가 상당했다. 이게 무엇인가 하니 대거 팀의 로렌티나가 내게 넘겨준 것이었다. 외관 자체는 바렛과 딱히 다를 것도 없었지만 특기할 만한 점으로는 50구경 반물질 탄환을 발사 가능하다는 점이었다.

        

        오리지널 이카루스 기어가 없는 아바타였기에 별도로 자기장 유지를 위한 배터리를 들고 다녀야만 한다는 단점이 있긴 했지만.

        

        

        

       “임무 분할합니다. 남동쪽 레이더 기지와 통신소를 완전히 청소하고 실드 제네레이터를 부순 뒤, 진과 저는 고지대로 올라가 주변을 감제하며 화력지원을 시행할 예정입니다. 나머지는 남관과 동관, 북관, 관제소를 청소하면 되겠습니다.”

        

       “확인.”

        

       “그린캣을 데려가지요. 북극곰은 주사위 일행과 함께하면 되겠어요.”

        

       “좋아. 페이스를 못 따라올 거라고는 생각 안 할 테니, 최대한 바짝 쫓아와라.”

        

        

        

        살벌한 소리와 함께 조가 빠르게 나뉘었다.

        

        좌우지간, 벙커를 향해 이동하면서 정해진 작전의 세부사항을 자세히 설명하자면 이러했다 – 대거 팀을 잠시 배제하고 말하자면, 기지 청소를 끝내고 나면 현 8명은 직접 침투하는 6명과 외부에서 화력을 지원하는 두 명으로 분할될 예정이었다. 물론 침투조도 둘로 분리될 거였고.

        

        그리하여 저격조 1개, 침투조 알파와 브라보-총 셋으로 나뉘는 것이었다.

        

        이리 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혹시나 모를 레인의 포격에 휩쓸리는 걸 막기 위해서였다. 자칫 전원이 모여있다가 정통으로 레일건을 맞게 되면 최소 3명은 로비로 사출될 것이었다. 심지어 거의 무슨 짓을 하든 피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더더욱 분할이 필수였다.

        

        여태까지는 비교적 정직한 형태로 쓰였지만 – 나와 진 듀오와 교전했을 때를 기준으로 말한 것이었다 – , 이렇게 태양빛 한 점조차 없는 야간에 침투하게 된다면 레일건의 원거리 포격은 재앙적인 결과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었으니.

        

        

        물론, 그 전에 해야 할 일은 많았다.

        

        

        

       ───픽!

        

        

        

       “3개 초소 무력화 완료. 이동합시다.”

        

        

        

        아음속 탄에 소음기까지.

        

        실로 깔끔하게 날아간 탄환이 현 위치에서 식별 가능한 초소에서 주변을 감시 중인 적군의 머리를 시원하게 꿰뚫었다. 소음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실로 다행스럽게도 이 근처에서는 잠입에 상당한 어드밴티지를 주는 요소가 하나 있었다.

        

        끊임없이 울려퍼지는 불쾌한 잡음. 우우웅 하는 나지막한 소음이 근방을 가득 뒤덮고 있었다. 그래서 이게 무엇인가 하니 실드 제네레이터가 작동하며 나는 나지막한 소음이었다 – 이 덕분에 총소리가 비교적 가볍게 묻혔다.

        

        앵커를 걸고 빠르게 로프 하강. 울퉁불퉁한 벽면을 발로 짚으며 조심스럽게 내려왔다. 실로 나이브하게도 주변에는 철조망을 제외한 별도의 방어 체계조차 없었다. 문제가 있다면 정반대에서 실제 잠입 미션을 뛰고 있는 대거 팀과는 달리 마땅히 철망을 끊을 게 없단 점 정도.

        

        물론 그 생각은 곧바로 쓰레기통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비켜 봐.”

        

        

        

        부스럭.

        

        로건이 그 자리에 있는 모두를 비키게 만든 후 가벼운 손짓으로 철망을 움켜쥐었다. 그리하여 마치 프레스기에 들어간 것마냥 이리저리 구부러진 철망 펜스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당연하겠지만 손목을 이리저리 비틀수록 펜스가 뒤틀리기 시작했다.

        

        당연히 자를 때 나는 소리보다는 덜했고, 로건은 20여초도 지나지 않아 사람이 지나다닐 수 있는 크기의 구멍을 만들어버렸다.

        

        

        

       “자, 들어가라.”

        

       “세상에나….”

        

        

        

        실로 깔끔했다.

        

        그리하여 모두가 기지 내부로 살그머니 돌입한 순간, 대거 팀의 통신이 들려왔다.

        

        

        

        -[??? : 기차역 도달. 현 시간부로 헤르메틱 벙커와 K 창고, 앞마당 쪽을 돌면서 폭탄을 설치하겠다.]

       

        

        

        

        그 후 통신은 즉각적으로 끊어졌다. 무선 침묵에 들어간 것이다.

        

        사실상의 통보에 가까웠지만 애초에 대거 팀의 작전은 내가 신경쓸 부분이 아니었다. 전투 경력이 내 5배에 달하는 이들이 떼거지로 모여있는데 관여할 이유가 있기나 할까. 사실상 브리핑 때 짜놓았던 대전제 정도를 제외하곤 따로 작전을 시행한다 해도 무방했다.

        

        아무튼, 아까도 말했지만 대거 팀의 작전 목적은 우리와는 다르게 그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잠입 후 퇴출을 목표로 했다. 이 역시 이유는 간단했다. 대거 팀은 이쪽처럼 죽어도 다시 리스폰할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었고, 레일건 포격은 이카루스 오퍼레이터조차 경시할 수 없었으니.

        

        그러나 그러한 상념은 머잖아 끊어졌다.

        

        이제부터는 우리 역시도 교전에 들어갈 차례였으니.

        

        

        

       “기지 돌입 완료. 교전을 허가합니다. 보이는 모든 걸 잿더미로 만들어버리세요.”

        

        

        

        그리고 총성이 일었다.

        

        애초부터 그리 크지 않았던 구역에 강제로 기지를 세웠기에 상황은 순식간에 개싸움 비스무리한 것으로 변질되었다. 이쪽도, 그리고 적도 숨거나 우회할 곳이 실로 많았기에 발생하는 아이러니였-으나, 안타깝다면 안타깝게도 그럴 때는 숙련도 차이로 결과가 갈리는 법이었다.

        

        서로 분단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실로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작전팀의 일원들은 마치 침몰하는 배에 들이닥치는 물줄기처럼 모든 골목과 통로에 존재하는 적들을 청소기처럼 쓸어버렸다.

        

        그 와중 아예 문제가 없다는 것은 아니었지만, 원래 교전에서 발생하는 실수는 두 종류로 나뉜다 – 커버 가능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 다행스럽게도 오늘 발생한 것은 전부 전자였다.

        

        

        그렇게 몇 분이나 지났을까, 일부 인원들이 경상을 입은 것을 제외한다면 남동쪽 기지 청소는 수월하게 끝을 맺게 되었다.

        

        실드 제네레이터와 연결된 동력원을 부숴버림과 동시에 기분나쁜 소음 역시도 종료되었고, 그 즈음이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두 번째 교전에 돌입할 준비가 되었다.

        

        모두가 탄창 멈치를 눌러 약실을 확인하고, 남은 탄창 및 여러가지 소모품의 잔량을 확인했다. 다행스럽게도 그리 큰 소모는 없었다.

        

        그 와중 다이스에게 덧붙였다.

        

        

        

       “해당 모드에서는 처음 해보는 교전일텐데, 어떤가요. 적응할 만한지?”

        

       “야간투시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장착한 채 교전에 돌입한 건 또 처음이네요. 어지럽긴 한데 적응해야죠.”

        

       “좋은 마음가짐이에요.”

        

        

        

        그리고 더 이상의 대화는 없었다.

        

        나와 진은 대물저격총과 연결되어있는 배터리의 잔량이 전부 소모되기 전에, 그리고 로건과 로렌티나 측은 최대한 빠른 아르테미스의 격멸을 위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배터리와 진의 전력 라인이 호환만 되었더라도 좀 더 여유로울 수 있었겠지만….

        

        뭐어, 신경쓸 건 아니었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닥치는 돔으로 즉각적으로 이동. UI에는 이미 다양한 크기의 붉은 점들이 표기된 상태였다. 당연하겠지만 적이 밀집된 장소 혹은 활강포를 장착한 아르테미스 전차였다 – 그리고 이제부터 우리는 저걸 잡아야만 했고.

        

        

        

       “저격총 세팅할 테니 사주경계 부탁해요.”

        

       “확인.”

        

        

        

        짊어지고 있던 대구경 저격총을 내려놓은 뒤 바이포드를 편다.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총이 바닥에 안정적으로 고정되는 사이, 가방을 벗고는 몸을 기준으로 오른쪽에 내려놓는다. 그와 동시에 지퍼를 열어 특수 탄통에서 얌전히 보관 중이었던 박스형 탄창 하나를 꺼냈다. 실로 기이하게 생긴 탄환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탄창을 삽입한 후 장전손잡이를 잡아당긴다. 관리가 잘 되었는지 실로 부드럽게 왕복하는 감각이 손을 타고 이어졌다. 그리하여 기초적인 세팅이 끝나고 영점 조절이 시작된다. 사실 크게 필요하지도 않았다. 총기 위에는 레이저 거리표시기가 달려있기 때문이었다.

        

        탄도 조준경에 상이 명확하게 맺히는지를 마지막으로 확인한 뒤 표적 우선순위를 매긴다.

        

        

        

       ‘어지간해서는 대거 팀의 작전 구역 인근만 건드리지 않으면 될 테니….’

        

        

        

        반대로 말하자면 로건과 로렌티나가 이끌고 있는 구역 인근을 지나다니는 적만을 집중적으로 사냥하는 것이 비교적 더 바람직하다는 소리.

        

        그리하여 모두가 정해진 위치에 도착했을 때, 화력 지원 준비가 끝났다는 간단한 안내와 함께 방아쇠울에 손가락을 걸었다.

        

        점차 숨소리가 옅어지며 심장 박동이 잦아든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직선에 가까운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 탄환이 아르테미스 전차 및 해당 병기의 인근에서 순찰을 진행 중인 병력의 한가운데에 착탄하였고 – 찰나의 순간 탄환 내부의 전자 부품이 부서지며 자기장이 완전히 소멸했다.

        

        진공 상태에서 보관되어 아주 느린 속도로 증발해가고 있던 초소형 반물질 캐니스터 위로 금이 가는 순간 공기가 유입되었고, 찰나의 순간 쌍소멸이 시작되었다.

        

        빛이 번쩍였다.

        

        질량-에너지 등가 원리가 가장 원시적이면서도 파괴적인 형태로 작동하는 순간이었다.

        

        

        

       ───콰아아앙!

        

        

        

       “어으, 눈부셔라.”

        

       “해당 광원을 정면에서 보지 않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아 예 마음대로 하십쇼 ㅋㅋㅋㅋㅋㅋ

       -우리도 이런 무기나 좀 줘봐라….

       -이쯤되니 슬슬 아르테미스가 불쌍해지기 시작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언제까지 복날 개처럼 얻어맞기만 해야하는데 씪발럼들아!!!!!!!

       -아 꼬우면 진즉 안깝쳤어야지 ㅋㅋ

        

        

        

        한 번 사격한 뒤 착탄 직전 눈을 감아야 하는 기이한 상황이라. 세상이 참 기묘했다.

        

        벙커에 내린 어둠을 몰아내기 위한 교전이 시작되었다.

        

        

        

        

        

        

        

        

        

        

        

        

        

        

        

        

        

       “비상, 비상! 벙커에 적 침입!”

        

       “침입자들 위치 파악해라! 어디서 첫 번째 폭발이 시작된 거야!”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타입 엡실론 호출해! 해당 지역이 완전히 노출되었다! 후퇴해야 한다!”

        

        

        

        작전 구역 전체에 사이렌이 울려퍼진다.

        

        반드시 켜놓아야 하는 조명을 제외한다면 완전히 어둠으로 뒤덮여있던 기지가 순식간에 잠에서 깨어나고,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위치로 이동했다. 그러나 그조차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폭발 위치가 너무나도 명확했기 때문이었다.

        

        본래 헬리콥터가 있었던 남관과 동관, 북관과 관제소, 차고, 앞마당에서부터 계속해서 이어지는 폭격에 가까운 폭발. 한순간 대부분이 토마호크 미사일이라도 날아왔나 하고 착각할 정도의 위력이었고, 그리하여 이들은 급하게 돔의 레이더 기지로 연락했다.

        

        그리고 이들은 불과 2초도 안 되어 돔 인근이 몰살당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뒷걸음치다 쥐 잡은 격이었지만.

        

        

        

       “레이더 기지가 완전히 침묵했다! 해당 위치로 가진 화력 전부 쏟아부어!”

        

       “알겠습니다!”

        

        

        

        그러나 당연하겠지만, 선제 공격을 얻어맞은 상태에서 반격에 나서기란 쉽지 않은 법이었다.

        

        이미 위치가 낱낱이 보고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더더욱.

        

        어느샌가 5개의 박스형 탄창 중 하나를 전부 소모한 유진이 서쪽을 향해 총구를 돌리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그녀는 머지않아 헤르메틱 벙커 및 K 창고 인근을 경유하여 포구를 돔으로 돌리는 몇몇 병기를 식별하고는 방아쇠를 당기기 시작했다.

        

        그 와중 차분하게 입을 열어 덧붙이는 것도 잊지 않았고.

        

        

        

       “여기는 유진. 대거 팀 전원 작전 구역에서 퇴거했는지?”

        

        

        

        답변은 금방 도착했다.

        

        

        

       -[??? : 현재 벙커 외부에서부터 크게 돌아 반대 방향으로 진입 중. 북쪽 벙커와 이어진 길을 통해 재차 작전 구역 내부로 진입할 예정.]

        

       “확인. K3 창고에 설치한 찰리급 유탄 폭파 요청합니다.”

        

       -[??? : 인식하였음.]

        

        

        

        그리하여 벙커의 중앙에서 눈부신 섬광이 일었다.

        

        한순간에 철도가 끊어지고, 폭발과 후폭풍에 휘말려든 적들 및 전차가 잿더미로 변해버리는 사이, 유진은 옆에 있는 진에게 해당 방향을 계속해서 주시하라는 명령을 내린 뒤 다시금 네 채의 건물이 모여있는 방면으로 총구를 돌렸다.

        

        살상 반경은 35m. 건물에 직접적으로 쏘게 되면 아군이 휘말릴 수도 있었기에, 유진은 근래 들어 가장 집중력을 발휘하였고, 솜털 하나하나를 통해 바람을 느낄 정도로 신경을 곤두세운 상태에서의 미세한 조작을 통해 탄환의 착탄 위치를 설정했다.

        

        건물 인근에서 몇 번이나 섬광이 일었고, 휘말려든 적들이 여름날 밖에 내놓은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내리고 있었다.

        

        

        그리하여 유진을 위시한 이들의 교전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남관 언저리를 겨눈 적색의 레이저가 조준경 사이로 보이기 전까지는.

        

        

        

       ‘…?’

        

        

        

       

        저것이 도대체 무엇일까 어림짐작하기도 전 진이 입을 열었다.

        

        물론 유진의 머릿속에서는 이미 위기 경보가 울리고 있었다.

         

        

        

       “아군의 것이 아닌 적외선 레이저 감지.”

        

       “…이런 미친, 레이저가 발신되는 근원지 확인해요! 타격팀은 전원 지하로! 당장!”

        

       “해당 위치에서부터 서쪽으로 최대 140m 떨어진 바위산 위에서 겨냥한 것으로 추정합──”

        

        

        

        그러나 다음 말은 이어지지 못했다.

        

        붉은 레이저 위로 푸른 선이 일제히 수렴하더니, 이윽고 끔찍한 청색의 빛줄기가 되어 허공을 가로질렀다. 날아드는 권총탄도 눈으로 좇을 수 있는 유진이 인식조차 하지 못할 정도의 속도, 그리고 무시무시한 파괴력.

        

        동관 건물을 완전히 관통하고도 모자라 뒤쪽의 남쪽 벙커까지 두들길 정도의 위력. 당연하겠지만 돔에서 저격을 시행하던 두 명은 그 일을 저지른 범인이 누구인지를 알고 있었다.

        

        레인이었다.

        

        

        

       “다들 이상 없는지!”

        

       “…어우, 갑자기 머리 위에서 무지막지한 진동이 생겼길래 뭔가 했네요. 도대체 뭔가요?”

        

       “그건 됐고, 절대로 지하에서 나오지 마세요. 다들 인지했는지!”

        

        

        

        한 차례 폭발이 걷힌 후 이어진 통신.

        

        보아하니 아군은 전부 지하 쪽에서 머물고 있었는지, 다행스럽게도 손실 인원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유진은 두 번째 시나리오를 머릿속에서 조립하고 있었다. 대거 팀은 아예 작전 구역 밖으로 나가버렸고, 아군은 전부 지하에 있다. 그러면 외부에 노출된 사람들은 오직 자신 뿐. 게다가 아까 진이 말한 대로라면 레인은 분명히 불과 140m 가량 서쪽으로 떨어진 곳에-

        

        이런 망할.

        

        

        

       “뛰어내려요, 당장! 우측으로!”

        

        

        

        그러나 뒷말은 이어지지 못했다.

        

        두 명이 허공을 가로질러 전력으로 도약함과 동시에 한 줄기 푸른 섬광이 돔을 완전히 박살내었다 – 그러나 그로부터 얼마나 지났을까, 반쯤 파괴된 돔의 잔해에서부터 거대한 섬광이 일었다.

        

        뛰어내리는 그 순간에도 유진은 약실에 있던 반물질 탄환 한 발을 빼낸 후, 내부를 유지하는 자기장을 없애는 시한신관을 설정해둔 뒤 그것을 뒤쪽으로 던진 것이었다.

        

        한순간 어둠이 밝아질 정도의 섬광이 몰아치고, 유진은 잠시 끊겼던 정신을 되찾았다.

        

        먼저 뛰어내린 진이 그녀를 붙잡아 낙하 대미지를 최소화한 것이었다.

        

        

        

       “괜찮습니까?”

        

       “괜찮긴 하지만…아무래도 이제부터가 본격적일 것 같네요.”

        

        

        

       ───쿠웅!

        

        

        

        밀려드는 대량의 흙먼지, 가라앉은 지반.

        

        그 사이로 청색의 눈동자가 반짝거렸다.

        

        실로 그 말대로였고, 유진을 닮았지만 닮지 않은 목소리가 풍부한 감정과 함께 터져나왔다.

        

        

        

       “…이번에도 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역시나…어디 이번에는 무슨 말을 하려고 온 건지 보자고.”

        

       “그런 것치곤 입을 봉해버리고자 하는 마음이 가득하시군요.”

        

        

        

        철컥.

        

        그와 동시에 유진은 빛살같은 속도로 대물저격총의 장전손잡이를 두 번 잡아당겼고, 약실에서 튀어나온 반물질 탄환 두 개를 손으로 잡아 시한신관을 설정한 뒤 냅다 집어던졌다.

        

        무지막지한 속도로 회피기동을 시전하는 유진 팀과 레인, 허공으로 흩뿌려진 두 개의 탄환. 매끈한 탄환의 표면이 구름을 벗어난 달빛을 받아 반짝거렸다.

        

        그것이 선명한 원자의 권능으로 변환됨과 동시에 돔에서의 교전이 시작되었다.

        

        

        전투의 향방이 미궁으로 빨려들어가는 순간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이번주 일요일에는 연재가 있을 예정입니다

    그리고 지금 작업중인 이모티콘을 첨부합니다

    기엽죠?

    대답!

    다음화 보기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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