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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15

    잠시 후, 대니와 놀아주던 루크는 대니의 휴식을 위해 잠시 쉬기로 했다.

    그런데 루크가 앉은 자리로 뛰어든 대니는 루크의 무릎 위에서 내려오려고 하질 않았다.

    그것은 루아가 아무리 불러보아도 마찬가지였다.

    “대니가 너랑 엄청 재밌게 놀았나 봐, 나한테 오려고 하질 않네.”

    “하하, 괜찮아. 잠시 이대로 두지.”

    “정말 괜찮아? 나중에 다리 아프지 않겠어?”

    “걱정 말거라, 대니가 작아서 별로 무겁지도 않아.”

    루크는 무릎 위에 자리를 잡은 채 헥헥거리는 대니의 등을 쓰다듬으며 웃었다.

    “나중에 내가 곤란하면 내려둘 터이니, 너무 신경쓰진 말게나.”

    “뭐어……. 그래, 그럼-.”

    루아는 고개를 한차례 끄덕이고는 대니의 장난스레 원망하는 듯한 억양으로 대니를 향해 얼굴을 살짝 숙이며 말했다.

    “으이그, 대니 이 녀석. 그동안 먹여주고 재워준 난 이제 싫다 이거지-? 서운하네-, 이 배신자-!”

    “아하하하.”

    그 반응에 루크와 예르나는 한바탕 웃었다.

    하긴, 루크가 좀 예쁘기는 하지.

    동물한테도 그렇게 보이는 지는 모르겠지만.

    ——-

    루아는 오랜만에 만난 인연이니, 근황에 대한 이야기도 빠트릴 수 없는 법.

    그렇게 루크와 루아는 벤치에 앉아 쉬는 동안 서로 어떻게 지냈는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머, 그래-? 조기졸업을 한다구? 그거 대단하네-!”

    뭐, 사실 루크는 워낙에 공부에 대한 집념이 강했기에 짧은 만남으로도 그 열망을 엿볼 수 있을 정도였지.

    하지만 그래도 그렇지, 티그 아카데미를 10살에 졸업한다는 얘기는 평생동안 들어볼 일도 없는 신기한 얘기다.

    거긴 안 그래도 교육수준이 다른 아카데미에 비해서 엄청 높다는 이야기로 유명한 아카데미인데, 전체 8학년 과정을 1년만에 혼자서 주파한다니.

    이는 아마도 루크의 독보적이며 남다른 능력에 대한 증명일 것이다.

    루아는 속으로 ‘대체 이 아이는 커서 어떤 사람이 될까?’ 라며 순수하게 감탄했다.

    루아가 한 손으로 입가를 가리며 정말 놀랐다는 표정을 지어 보임에 따라, 루크는 과하지 않게 감사를 표했다.

    “그래, 축하해 주어서 고맙네.”

    루크의 별 것 아니라는 듯한 무덤덤한 반응에 루아는 오히려 자신이 호들갑을 떤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어 겸연쩍게 웃으며 볼을 긁었다.

    “아하하, 반응이 너무 밋밋한 것 같은데-.”

    10살에 티그 아카데미 졸업이라는 과업을 두고도 저렇게 무덤덤할 수 있는 것은 아마도 루크 뿐이겠지.

    하지만 무엇보다도 루크에겐 그런 반응이 정말 잘 어울린다는 것이 여러모로 신기한 아이였다.

    “아무튼, 내 이야기는 이게 다다. 그러는 루아, 그대야말로 그동안 어떻게 지냈지? 요즘도 아동 심리학을 공부하나?”

    “아아, 맞아-. 이제 곧 정식으로 상담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오호ㅡ, 그거 잘 되었군. 축하하네. 언제쯤 될 수 있을 것 같나?”

    “뭐어, 상담시간만 잘 채우면 이번 년도 안에? 나에게 자격시험은 그다지 어렵지 않으니까!”

    루아는 그동안 정식 상담사가 되기 위해서 공부 뿐만이 아니라, 경험을 위해 보육원 같은 아동 시설에 가서 실제 아동과 직접 상담을 하는 등의 봉사활동까지 해서 이런저런 일들을 하느라 꽤나 바쁘게 산다는 모양이다.

    루아의 말이 이어졌다.

    “……그래서 최근엔 말야, ‘라함의 집’에서 상담을 해 주고 있어!”

    그녀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던 루크는 순간 익숙한 단어에 귀를 쫑긋거리며 물었다.

    “흐음, 그대가 ‘라함의 집’에서도 활동을 한 적이 있었다고?”

    “응-! 혹시 루크도 아는 곳이야-?”

    알다마다.

    바로 자신의 첫번째 사도가 만들어 낸 곳이니 말이다.

    루크는 멋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전에 한번 가본 적이 있었지. 그 라함이라는 자가 나와 아는 사람이라서. 전에 거리공연을 할 때 자주 만났었거든.”

    “그래? 너 거리공연도 했었어? 뭘로 했는데?”

    “예전에 잠깐 용돈이 좀 필요해서 말이야, 첼로를 연주했었지.”

    “그래? 첼로 연주도 잘 하나 보네! 대단해! 그거 나는 언제 들어볼 수 있을까?”

    예전이라면 그때의 10살짜리 여자아이가 거리에서 첼로를 켜는 모습이었으려나?

    굉장히 귀여웠을 것 같다.

    뭐, 지금도 예쁘겠지만.

    그렇게 루아는 루크를 향해 기대에 찬 눈빛을 보냈으나, 아쉽게도 루크는 이제 거리공연을 그만둔 상태였다.

    “뭐, 요즘은 잘 안 하고 있다. 시간도 잘 안 나고, 이사를 가기도 했고. 이제는 용돈도 필요 없어졌으니까. 근 몇 달간은 첼로를 아예 거리에서 꺼내보인 적도 없구나.”

    사실 예전에야 돈을 벌려고 거리에서 첼로를 연주했다고 해도 잘 하지 않고 집 앞이나 가까운 숲 속에서 잠깐 연주하는 정도가 다다.

    요즘은 파이리스도 디아나랑 노는 것에 빠져서 첼로에 그다지 집착하지 않다보니까, 이제는 그저 정령어에 대한 감을 잊지 않기 위해서 혼자 조금 갖고 노는 수준에 불과하지.

    “아아, 그래? 진짜 아쉽다아-. 듣고 싶었는데에.”

    루아의 정말 실망했다는 반응에 루크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너무 실망하지 말거라. 나중에 집에 놀러 온다면 들려주지.”

    “정말? 꼭 놀러가야겠네-. 약속이야?”

    뭐어, 사실은 그 약속도 실제로 지킬 수 있을지 자신은 없다.

    그래도, 자신을 생에 묶어 놓기 위한 족쇄는 많을수록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잠시 고개를 끄덕인 루크는, 다시 주제를 돌리기로 했다.

    “그래서, 그곳은 어떻지? 라함은 잘 지내나?”

    “라함 아저씨? 뭐어, 잘 지내는 것 같아. 시설도 되게 좋고 애들도 많더라구. 게다가 애들의 만족도도 되게 높아서, 거기 원장이 정말로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겠더라-. 그 나이에 천사를 믿는 걸 보면 사람이 되게 순수한 것 같기도 하고-.”

    “다행이군 그래.”

    라함에게 몹쓸 짓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사람이 완전히 망가지지는 않은 것 같아서 다행인 것 같다.

    자신 때문에 신성을 저버리고 타락했음에도 여전히 선하기를 포기하지 않은 것인가?

    ‘조만간에 한번 직접 찾아가서 봐야겠군.’

    최근엔 시간이 없어 방에서 적당히 그의 현 위치와 시설 평가도 정도만 확인하곤 했는데, 한번은 직접 눈으로 보고 뭔가 달라진 부분은 없나 살펴봐야 할 성싶다.

    만남이 있으면 곧 헤어짐도 있는 법.

    이제는 헤어질 시간이 되었다.

    “루크, 안녕-! 만나서 반가웠어-! 다음에 또 봐-! 예르나 언니도, 잘 가요-!”

    “잘 가게, 루아, 대니!”

    “응, 조심히 가.”

    그렇게 루아와 대니의 모습이 적당히 멀어질 때까지 손을 흔들어주고 난 후, 루크는 예르나를 돌아보며 말했다.

    “이제 우리도 돌아가죠.”

    예르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래. 돌아가야지.”

    오늘의 산책은 여러모로 유익했다.

    아무래도 루크를 조금 더 잘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할까?

    ‘발정기라니…….’

    그 전까지는 전혀 상상도 못했던 단어였다.

    뭐어, 사실 발정기가 이상한 건 아니지.

    대다수의 동물이 어느정도는 발정기가 있다.

    그건 동물이 번식하기 위해서 당연히 있는 거니까.

    그러니까 굉장히 자연스러운 거다.

    게다가, 수인에게 발정기라고 해 봤자 그렇게 막 특별하게 성욕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들끓어서 아무에게나 가서 덮친다거나 하는 게 아니고 충분히 제 몸을 스스로 제어할 수가 있다.

    하긴, 그렇지 않으면 수인들은 이미 대다수가 성범죄자, 아니면 성범죄 피해자가 되어 있었겠지.

    뭐, 따로 성교육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나오긴 했지만…….

    “엄마.”

    루크가 예르나를 돌아보며 묻는다.

    그에 예르나는 순간 당황하며 반사적으로 대답한다.

    “으, 응? 왜, 왜?”

    그 반응에 루크는 고개를 갸웃거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아까 보니까 루아하고 꽤나 많은 얘기를 하는 것 같던데, 혹시 저에 대해서 무슨 얘기했어요?”

    “아, 아무것도 아니었어! 그냥, 이런저런 잡담……?”

    “그래요? 그럼 됐구요.”

    예르나의 대답을 들은 루크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먼저 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

    그렇게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는 루크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예르나는 가만히 생각했다.

    ‘응, 이미 그동안 성교육도 많이 했고, 루크의 정조관념도 많이 나아졌으니 괜찮을 거야.’

    사실 루크는 성지식에 대해서는 가르쳐주기 전에도 이미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성교육도 이미 몇 번 실시한 적이 있고, 아카데미 교과서에서 가르치는 내용도 있으니까 문제는 없겠지.

    그러니까 옛날이라면 몰라도, 이제 걱정되는 건 없다.

    그렇게 생각하던 순간.

    예르나의 눈에 무언가가 들어왔다.

    “어머, 루. 잠깐만, 거기 서볼래? 그리고 꼬리 옆으로 살짝만 치워봐.”

    “예? 꼬리요?”

    예르나의 말에 루크는 앞서가던 걸음을 멈추고는 꼬리를 살짝 치웠다.

    그러자, 루크의 흰색 스타킹을 신은 종아리에 난 앙증맞은 살색의 구멍이 드러났다.

    “역시, 스타킹 올이 나갔네. 아까 대니하고 놀다가 구멍이 났나봐.”

    “엇, 진짜요?”

    생각지도 못한 일에 루크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보니, 아까 종아리를 대니가 발톱으로 살짝 긁었다는 느낌이 나더니, 그때 찢어진 걸까?

    “어쩔 수 없지, 그건 버리고, 가는 길에 새로 하나 사야겠다.”

    “그래야겠네요.”

    그렇게 서로 해결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던 순간이었다.

    -스윽-.

    예르나는 루크의 행동에 경악하며 외친다.

    “자, 잠깐만! 루크! 너 지금 뭐하는 거니!?”

    “스타킹 벗는데요? 부끄럽게 구멍 난 스타킹을 신고 돌아다닐 수는 없잖아요.”

    “아니, 잠시만!! 루크, 멈춰! 여기선 벗으면 안 되잖아!”

    이 아이는 대체 뭐가 더 부끄러운지 모르는 걸까?

    아무리 주변에 보는 사람이 없어도 그렇지, 공원에서 이러는 건……!

    “왜요? 속옷을 벗는 것도 아닌데. 스타킹은 그냥 양말 같은 거잖아요?”

    루크의 대답에 예르나는 정신이 아찔해지는 듯했다.

    정말 뭐가 문제인지 하나도 모르겠다는 듯 한 표정이라니.

    예르나는 일단, 그동안의 성교육이 충분했다는 생각은 완전히 취소하기로 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그후 루크는 메차쿠차 성교육당했다.

    ——

    물론, 이런거 쓰면 저를 음습하다고 놀리실 것이 뻔하다는 거 압니다.

    그래서 그동안 쓰고 지우고 수정하고 많이 했는데요, 그냥 썼어요.

    저는 그동안 많이 참았다고 생각합니다!
    내 글이니까 이제는 내 맘대로 할거임!
    전연령이라고? 노피아에 순수한 사람이 어딨어!

    뭐요! 싫으면 보지 마세요! 흥!

    작가도 이런거 있어야 해먹죠!

    농담입니다.
    하차하지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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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rchmage dreams of being an Archmage again

The Archmage dreams of being an Archmage again

다시 대마법사를 꿈꾼다 대마법사였던것은
Score 4.2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5000 Years in the future, the Archmage Luke Irushi opened her eyes again. The world has changes so much.

Horseless carriages, an entertainment box with audio and video, food and spices she has never seen before…

And, a changed magical system!

It wasn’t just the world that chang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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