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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15

       *** ***

         

       “오늘도 소천마는 외출인가?”

         

       “그렇습니다. 지존이시여.”

         

       위지천은 위서련에 대해서 떠올렸다.

         

       천마의 딸로 태어난 위서련은 천마를 목표로 정진했고 긴 천마신교 역사상 처음으로 대를 이어 천마가 되는 전무후무할 성과를 이루어냈다.

         

       위지천은 그런 성과를 이루어 낸 딸이 늘 자랑스러웠지만.

         

       “흐음.”

         

       그렇기에 가끔 걱정이 될 때도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그저 무공 수련에만 매진하다가 빠르게 마교의 지존이 되어버린 위서련.

         

       위서련은 아랫사람을 부리는 법만 익혔을 뿐 자신과 비슷한 이들을 만나고 경험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런 위서련이 매일같이 새벽에 나가 밤 늦게 돌아왔다.

         

       그래도 일이 있을 때는 분별하고 있어 특별히 뭐라 하지는 않았지만…

         

       ‘오늘도 밤늦게 돌아온다면 한마디 해야겠구나.’

         

       아무리 흑묘와 호천안이 있더라도 일주일 내내 그것도 하루종일 야영장에 눌러붙어 있는 것은 어떻게 봐도 실례였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소천마께서 돌아오셨습니다.”

         

       아직 해가 중천인데도 위서련이 귀환했다. 혹시 호천안이나 흑묘가 폭발해서 내쫓았나? 그런 생각이 든 위지천은 위서련을 만나러 위서련의 숙소를 방문했다.

         

       그런데 위서련의 표정이 영 이상했다.

         

       “무슨 일이 있었느냐?”

         

       넋이 나간 것 같은 위서련이 대답했다.

         

       “엄청난 것을 봤습니다.”

         

       “,,,?”

         

       “호천안 그자…정말 대단하더군요.”

         

       위지천의 얼굴이 의문으로 물들었지만 위서련은 여전이 얼이 빠져 있을 뿐 위지천에게 답을 내어 주지 않았다.

         

       “허허.”

         

       혼이 달아단 위서련을 보며 위지천은 그저 헛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 ***

         

       정적 속.

         

       “암룡문의 소문주이자 운남제일화 독고이설이라고 합니다.”

         

       독고이설의 목소리만이 야영지에서 울려펴졌다.

       

       “정철과의 대결에서 승리한 점을 축하드리며 동시에 한때 사도련이란 이름으로 대립했던 해묵은 은원을 넘어 암룡문과의 우애를 청하려 왔습니다만.”

       

        독고이설의 시선을 받은 호천안이 식은땀을 뻘뻘 흘렸다.

         

       “이런 곳에서 용지맹을 만나게 될 줄이야. 아, 뇌검낭인님이었지요.”

         

       “크, 크흠…”

         

       “금명월님도 참으로 오래간만에 뵙습니다. 백방으로 수소문해보았지만 어찌 그리 소식 한 점 듣지 못했는지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혁기린의 얼굴에 식은땀이 주륵 흘렀다.

         

       “일행들 사이에서는 대사형이라는 별명을 얻으신 듯 합니다만 저 역시 그리 불러드릴까요? ‘본명’을 알 수가 없으니 뭐라 불러드러야 할지 참으로 곤란합니다.”

         

       독고이설의 날선 말에 일행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했다. 그중 가장 크게 안도한 이는 당연히 흑묘와 여일예였다.

         

       혁기린을 불러내는 과정에서 이름을 말하지 않은 덕분에 혁기린의 정체가 들키지 않은 것이다.

         

       점창파의 여일예가 자그마한 혁기린을 대사형이라 불렀으니 상식적인 선에서 생각해 보면 별명이라 생각할 일.

         

       혁기린의 정체가 들키지 않았다는 사실에 한숨 돌리던 호천안과 일행들.

         

       독고이설은 그런 일행을 복잡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용지맹이 뇌검낭인이었다?

         

       기껏해야 용지맹이 뇌검낭인의 친우이거나 동료라고 생각했던 독고이설이었으니 지금의 상황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

         

       그러니 일단 문제는 뒤로 미루어 둔 채 이곳까지 오게 된 목적부터 언급했다.

         

       “…암룡문을 대표하여 정철과의 대결에서 승리를 축하드립니다.”

         

       “…고맙소.”

         

       “한 때 암룡문이 사도련에 소속되어 있던 것은 사실이고 직접적인 충돌 한 번 없었으나 적대관계였던 것도 사실이었으니 그 앙금을 청산하고 뇌검낭인과 새로이 교우하고자 이리 발걸음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찌 암룡문과 원한이라는 것이 있을 수 있겠소.”

         

       “예. 그렇겠지요.”

         

       이설의 머리는 최대한 감정을 배제하고 문파의 일부터 처리하고자 했지만 그럼에도 들끓는 혼란함에 절로 말을 내뱉었다.

         

       “서장의 현경 고수가 나타나고, 옥계에서 소란이 일어나고, 황군이 개입하고 정철이 중독을 주장하며 사도련을 해체하는 바람에 저희 암룡문은 딱히 뇌검낭인님을 상대로 어떤 행동도 하지 않은 채 사도련을 탈퇴하게 되었지요. 그 과정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계실 분이 어찌 오해를 하실 수 있겠습니까?”

         

       “….크흠.”

       일행과 독고이설 사이에는 긴 침묵이 흘렀다.

         

       “…실언을 했습니다. 뇌검낭인님께서는 한때 사도련으로 엮였던 암룡문과의 앙금을 털어내실 의향이 있으신지요.”

         

       “물론이요.”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사도련을 둘러싼 정철과 호천안의 다툼. 그 실체를 간파한 두 사람에게는 요식 행위에 불과한 절차가 끝났다.

         

       독고이설은 흔들리는 시선으로 호천안을 바라보았다.

         

       대체 이 마음을 어찌해야 좋을지.

         

       뇌검낭인을 만나 용지맹의 행방을 알아내고 그때부터 다시 시작하면 그만이라 여겼거늘.

         

       그런 용지맹은 뇌검낭인이었고 그 뇌검낭인은 방금 두 사람의 연인이 생긴 자였으니.

         

       머릿속이 헝클어지고 또 헝클어져 독고이설은 대체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원하는지조차 알 수가 없었다.

         

       “한 가지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말씀하시게.”

         

       “그날 저에게 해야 할 일이 있다고 말씀하셨지요.”

         

       독고이설은 호천안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묻고 싶은 말은 그야말로 산더미처럼 있는데 왜 하필 이 질문을 골랐을까.

         

       독고이설은 이내 답을 낼 수 있었다.

         

       용지맹의 정체가 뇌검낭인일지라도 용지맹에게 이 말을 듣기를 간절히 소망하면 이곳에 달려왔기 때문이겠지.

         

       “성취하셨습니까?”

         

       “…성취했소.”

         

       “그렇군요.”

         

       독고이설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감축드립니다.”

         

       호천안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독고이설 역시 대답을 바란 것은 아니었다.

         

       “오늘은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렸기에 혼란스럽거든요.”

         

       독고이설은 포권을 해보이며 말했다.

         

       “근래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 ***

       

       청문회가 열렸다.

         

       “암룡문이랑 속령파를 와해시키겠다고 간 사람이 대체 무슨 짓을 한 걸까요?”

         

       드디어 호천안과 이어졌다는 기쁨에 잠겼다가 순식간에 기분을 잡친 흑묘와 여일예는 서늘한 눈길로 호천안을 바라보았다.

         

       “이를 어찌하실 생각이십니까?”

         

       “자, 잘 설득해서 돌려보낸다면…”

         

       “어떻게 말인가요? 독고이설이 원한이라도 품으면 난리가 날 텐데요.”

         

       흑묘의 힐난에 호천안의 입이 다물어졌다.

         

       암수를 썼다고 명성에 금이 가는 건 지금 사태에서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문제는 암수를 썼다는 게 아니라 그 암수에 동원된 방식이었다.

         

       포달랍궁. 그리고 황군.

         

       변방 세력에 황군까지 동원했으니 이 사실이 공개된다면 호천안의 명성이 나락을 치는 것은 물론이고 정철이 사라지며 간신히 되찾은 사천의 평화가 박살이 날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리 쉽게 증거를 찾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당도연이 위로차 말을 꺼내보았지만 흑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무리 은폐한다고 해도 시간을 끌 수 있을 뿐, 진실은 영원히 감출 수 없는 법이에요. 서장에서 마술공연을 본 수많은 라사 사람들. 비천마차가 이동하는 것을 듣거나 본 행인들. 선배의 얼굴을 본 암룡문도들과 그 외 수많은 목격자들. 암룡문이 힘이 없는 것도 아니고 작정하면 모조리 파헤칠 수 있겠죠.”

         

       “흐음. 그러나 독고이설이 원한을 품는다 한들 속 시원하게 폭로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지 않느냐.”

         

       당소열이 입을 열었다.

         

       “결국 독고이설은 제자놈이 부린 계책으로 인해 소문주 자리에 올랐다. 옥계의 사태와 황군의 등장은 경쟁자들을 모두 쳐낸 그 결정적인 수였지. 그 수가 처음부터 끝까지 사도련의 적이라 할 수 있는 제자놈의 수작에 놀아난 결과라는 것이 밝혀진다면 독고이설의 입지 역시 크게 흔들릴 터.”

         

       흑묘가 당소열의 반박에도 고개를 저었다.

         

       “타격은 있겠지만 치명적인 타격은 아닐 거에요. 암룡문의 후계구도는 이미 종결이 난 것이나 마찬가지니까요. 약점도 찌를 적수가 있을 때나 치명타로 이어지는 법이죠. 반면 사도련을 무너트리기 위해 벌인 일이 모두 폭로되면…”

         

       흑묘는 말꼬리를 흐렸다.

         

       옥계에서 벌였던 잡배 위장 소동이 호천안의 손에 일어났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어떻게 될까.

         

       다른 문파들이야 결국 제 손으로 동맹 문파를 공격한 셈이니 쉬쉬할지 몰라도 엄청난 타격을 입은 속령파와 호천안은 불구대천의 원수가 될 일.

         

       현경의 고수와 거대 세력을 적으로 돌리게 된다.

         

       “결국 주도권은 저쪽에 있다는 것이군요…”

         

       여일예가 입 밖으로 낸 결론에 흑묘가 사나운 눈길로 호천안을 바라보았다.

         

       “선배는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단독행동 금지에요.”

         

       지은 죄가 있는 호천안은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식은땀을 한 사발은 흘리고 있는 호천안을 바라보며 흑묘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당도연의 입을 통해 호천안이 앞만 보고 달려왔다는 사실을 전해듣지 않았더라면 아무 여자나 마구 꼬시고 다닌다고 얼굴이라도 시원하게 긁어 버렸을 텐데.

         

       방금 전에 호천안이 앞만 보고 달려왔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용서해버린 판국이었으니 뭐라고 할 수도 없고.

         

       그저 한숨만 푹푹 쉴 수밖에.

         

       “그렇다면 취할 수 있는 수는 하나군요.”

         

       평소에는 순둥순둥하나 이런 큰일이 터지면 날카로운 결단력을 보이는 혁기린.

         

       그런 혁기린이 입을 열자 모두가 주목했다.

         

       “큰 이득을 안겨주는 거래를 통해서 독고이설의 입을 틀어막는 수밖에요.”

         

       “음.”

         

       “그러고보니 대사형께서는 함께 잠입하셨지요. 그때 뭔가를 느끼셨습니까?”

         

       “독고이설에게는 상화루에서부터 동고동락해왔던 수하들이 있습니다. 허나 소문주의 직속세력이자 거대한 암룡문의 핵심 무인들이 되기에는 무력이 부족합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혁기린의 물음에 호천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소.”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수하들의 힘을 올릴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면 어떻습니까? 호 무사님의 머릿속에 담긴 기연들을 바탕으로 영약이나 무공 등을 통해 거래를 제안하는 겁니다.”

         

       “확실히 가능성이 있겠군요. 이설 입장에서도 결국 문파의 적인 호 무사님과 거래를 통해 본인의 핵심 세력을 불린 셈이니 거래가 성사된 이후에 손바닥을 뒤집는 것도 쉽지 않겠고요.”

         

       모두가 혁기린의 말에 동의했다.

         

       “과연 독고이설이 거래를 받아들일지는 조금 걱정이군요.”

         

       여일예의 중얼거림에 흑묘와 혁기린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용지맹의 정체를 알게 되어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호천안에게 애틋한 눈빛을 보내던 독고이설.

         

       그런 독고이설이 과연 호천안에 대한 마음을 접고 거래에 응할까.

         

       뼈저린 배신을 당했으니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길 바래야지요.”

         

       “하아. 구체적인 안건은 내일 논의하죠…너무 머리가 아프네요.”

         

       흑묘의 호소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하루 몇 번이나 극적인 감정선 변화를 겪을 일행들.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히고 자나 정신적인 피로가 물밀 듯이 몰려왔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간신히 휴식을 취한 일행들은 다음 날 새벽부터 느껴지는 소란에 각자의 천막 밖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런 일행들이 마주한 것은 독고이설이었다.

         

       “이런 죄송합니다. 조금 소란스러웠지요?”

         

       태연하게 사과를 건네는 독고이설.

         

       그런 독고이설의 뒤로는 독고이설의 수행원들이 야영 준비를 하고 있었다.

         

       호천안 일행과 모닥불을 함께 써도 될 정도로 아주 가까운 위치였다.

         

       “금방 끝낼테니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독고이설의 미소에 일행들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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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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