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416

    <416 –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왜 혼자 왔냐고 해도 혼자 들어갔으니까 혼자 나온 건데요?”

     

    띠용띠용 눈이 튀어나올 것처럼 놀란 교수님의 반응이 오히려 이해가 안 간다.

     

    “너 이 자식, 너 하나 구하려고 몇 명이 저 안에 들어갔는지 알기나 해?!”

    “에에엣.”

    “안에서 못 돌아오는 녀석들이 있거든 전부 네놈의 포인트에서 까버릴 줄 알아.”

    “불합리해요! 크라켄이 난동을 부려서 휴학생전용구역까지 날아갔을 뿐인데!”

    “교수가 힘을 써서 결계를 찢어야 열리는 구역에 잘도 그런 편리한 입장이 가능하겠다, 이 망할 것아!”

     

    쳇.

    준비한 변명이 통하지 않다니.

    엘 드라코 교수, 게임에서보다 훨씬 쉽지 않은 상대가 됐다.

     

    “오크노디 없는 오크노디 수색대가 저 안에서 개고생을 할 것을 생각하니 내가 다 짠해지는군. 부관!”

    “부르셨습니까.”

    “멍청한 교관들을 데리고 이 맹랑한 꼬맹이와 함께 안으로 들어가라. 수색하러 간 녀석들을 살려서 데려와. 딴 길로 새지 못하게 감시도 잘하고. 알았나?”

    “알겠습니다.”

     

    대해적 엘 드라코의 부관.

    능히 자신만의 함선을 거느리고도 남을 실력자인 부관은 대단히 탐탁찮은 얼굴로 오크노디를 재촉했다.

     

    “대체 무슨 재주를 부리면 그 많은 수색대를 다 따돌리고 혼자 돌아온 거냐? 마력재해 초입은 사방에 수색대가 깔려있을 텐데.”

    “몰?루”

    “1년생에게 뭘 물어본 내가 멍청했군.”

     

    부관은 안전지대로 향해서는 입구에 틀어박힌 휴학생들에게 의뢰를 넣었다.

     

    “누구쇼? 우리 안전지대에 들어오고 싶으면 성의표현부터 해봐.”

    “엘 드라코 교수의 부관이다. 새내기들 하나 건질 때마다 천 포인트를 지급하지. 물론 털끝 하나 다치지 않았을 때에 한해서.”

    “응? 교수의 부관? 인당 천 포인트? 그딴 걸 누구 코에 붙여?”

     

    탐욕에 눈이 먼 휴학생이 헛소리를 지껄이기 시작하자 부관이 안전지대의 결계표면에 손을 얹었다.

     

    <재구축>

    <술식개변>

    <강제재구성>

     

    마나의 존재가 널리 알려지며 해적들의 함대전도 구시대와는 크게 달라졌다.

    함포를 막을 보호막의 존재가 대두되고 이를 무력화시킬 술식간섭이 개발되었다.

    대해적의 부관이자 함선의 함장으로서 개발시킨 부관의 역량에 비해 고작 안전지대의 겁쟁이들의 쉼터에 간섭하는 것쯤은 아무것도 아닌가보다.

     

    [옐로우존 남은시간]

    [7시간]

    [5시간]

    [3시간]

     

    순식간에 2시간씩 쭉쭉 깎여나가는 시간에 휴학생 선배가 혼비백산하며 외쳤다.

     

    “뭐, 뭐하시는 겁니까! 우리가 얼마나 힘들게 들어온 안전지대인데!”

    “배가 불러서 게으르면 배를 고프게 만들어줘야지.”

     

    [옐로우존 지속시간이 모두 경과했습니다.]

    [옐로우존이 소멸합니다.]

     

    졸지에 숙소 밖으로 내동댕이쳐진 휴학생들이 겨울잠을 강제로 깨게 만든 주인에게 가시를 세우며 화를 내는 고슴도치처럼 뾰족한 무기들을 치켜들었다.

    부관은 귀찮아 죽겠다는 얼굴로 머리를 긁적이더니 손을 뻗었다.

     

    <강탈>

     

    순식간에 부관의 손에 우르르 딸려 들어가는 휴학생들의 무기!

    상대가 급이 다른 거물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휴학생들이 덜덜 떨며 넙죽 엎드렸다.

     

    “인당 천 포인트 명심했습니다! 신입생들은 꼭 찾아드리겠습니다!”

    “그럼 지금 즉시 전원 내 마법시계로 천 포인트를 전송하도록.”

    “예?”

    “두 명만 데려오면 역으로 천 포인트를 번다. 한 명만 데려와도 본전이지. 아니면 뭐냐. 설마 내게 힘을 쓰게 만들고 성의표시도 없이 입으로 때우고 하나도 데려오지 않을 작정이었나?”

    “아닙니다!!”

     

    휴학생 선배들은 정말 불쌍하게 손을 덜덜 떨면서 포인트를 전송했다.

     

    “우왕. 이런 방법으로도 포인트를 벌 수 있구나!”

    “힘만 있으면 방법이야 뭐든지 된다. 네가 그걸 모를 녀석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대신 발품을 팔아 움직일 일꾼들을 확보한 부관은 내 손에 뻗었던 허접교관 둘을 시켜 일꾼들을 인솔 및 연락을 취하게 만들었다.

     

    “가까운 녀석들은 저놈들이 알아서 회수하겠지. 너는 나와 같이 먼 곳까지 가버린 멍청이들을 데리러 간다.”

    “네에.”

    “그 전에 묻겠다만… 진짜로 무슨 수를 쓴 거냐? 어떻게 수색대의 눈을 다 피해서 다녔는지 한번 보여줬으면 좋겠어.”

    “맨입으로요?”

    “3000포인트면 되나?”

    “기술까지 보는데 1만 포인트로 쳐주세요!”

    “3천은 선금이다. 나머지는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면 보내주지.”

     

    히히. 꽁돈 받았다!

     

    “어쩔 수 없네요. 그렇게까지 보고 싶다면 보여드려야죠. 대신 잘 따라오셔야 해요?”

    “1학년이 빨라봤자 뭐 얼마나 빠르다고.”

     

    오만하게 쳐다보던 부관의 시선은 <밀치기> 함정을 통해 공중으로 떠올라 연속재해구간의 재해 두 개를 뛰어넘은 시점부터 당혹스러움으로 물들었다.

     

    “여기서부터는 비행마법을 쓰면 속도가 줄어드니까 마나영역을 날개모양으로 만들어서 부력을 받아서 활강하고 다음 점핑포인트로 이동해요!”

    “다음? 이런 걸 또 이어서 한다고?”

     

    <밀치기>로 붕 떠올라서 활강하다가 <물대포>를 맞고 붕 떠올라서 활강하다가 낙뢰구간에서 번개를 쏘아대는 <뭉게구름>에 전격내성과 자속이동을 걸어서 올라타고 버섯구간에서 독버섯에 낙뢰를 다 퍼부어서 독이 다 빠져나간 <통통버섯>을 딛고 점프하면 연속재해구간 출구에 도착!

     

    “이렇게 하면 돼요. 참 쉽죠?”

     

    짜잔, 하고 두 팔을 벌리며 재해구간 밖에 착지해서 재주를 뽐내보는데 아무도 없다.

     

    “…”

    “…”

    “앗, 보인다.”

     

    투쾅콰광 요란한 소리를 내며 직선으로 길을 달려온 부관이 10분이 지나서야 겨우 도착했다.

     

    “너 솔직히 말해. 1학년 아니지.”

    “맞는데요?”

    “무슨 1학년이 재해구간의 재해를 역이용해서 땅에 발 한번 안 닿고 연속재해구간을 지나가? 한두 개면 몰라, 점핑구간을 서로 연결 짓는 건 사전에 정보가 없으면 불가능한 기교잖아.”

    “고인물은 쌉가능인데요?”

    “칫. 재단은 뭐든지 안다, 이거냐. 거 뒷배 잘 둬서 좋겠다.”

     

    재해구간 너머에서 근방을 둘러보던 부관이 싸움의 흔적을 발견하고 손짓했다.

     

    “따라와라. 네 동기들이 용케도 연속재해구간을 돌파했나보군.”

    “이 정도야 3분 컷인데 누구나 지나가죠!”

    “너처럼 황당한 기교를 벌이면서 통과할 녀석이 몇이나 될 것 같냐! 3분이 아니라 3일이 걸려도 빠른 구간이다 이 재능충아!”

     

    그러는 부관님은 10분 만에 돌파했으면서.

    왜 나한테만 머라 그런담?

     

    “저기다.”

     

    귀청이 울릴 정도로 커다란 폭음이 연달아 터지는 곳에서는 반가운 얼굴들이 휴학생 선배 한 명과 투닥투닥 옥신각신을 하고 있었다.

     

    “하하. 동료를 아끼고 선배를 공경하는 마음이 없구나. 끝까지 아티팩트를 내놓지 않다니!”

     

    상대역의 선배는 비보도전자 중 한 명이자 유실품을 모아 비보로의 길을 개척하려하는 살인마 우르가스.

    우르가스의 유실품들이 빛을 뿜어낼 때마다 지고쿠의 온갖 속성탄이 허공에서 가로막히고 틈을 보아 돌격하던 손오천과 싱, 모브가 꼼짝도 못하고 밀려났다.

    과연 휴학생살인마 겸 플레이어살인마라 불리는 억까캐릭터 우르가스다운 강함이다.

     

    “우왕. 저걸 벌써 꺼내네.”

     

    하지만 강캐는 저쪽에만 있는 게 아니다.

    원래는 지고쿠 전용 호감도이벤트를 개방해야만 리볼버 대신 교체하는 <기관총>이 벌써 나온다.

    하긴 처음부터 가지고 있어야 이벤트를 개방하자마자 불쑥 꺼내들 수 있겠구나.

    단발사격에 불과했던 리볼버 사격과 달리 연사와 화력 면에서 압도적으로 우월한 기관총이 불을 뿜어내자 선배의 유실품들도 빠르게 빛을 잃었다.

     

    ‘아티팩트도 다 같은 아티팩트가 아닌걸. 지고쿠의 기관총은 급이 다르지.’

     

    괜히 용사파티에 꼽사리 낀 신궁의 제자 스콜라가 아니면 사략해적 지고쿠를 원거리사수 포지션으로 파티에 영입하는 루트가 고인물들 사이에서 국룰이 된 것이 아니다.

    동료애가 높은 지고쿠는 호감도를 올리기도 쉽기에 이벤트를 보기도 간단하지.

    그래서 2학년이 되기 전에 개방할 생각이었는데 딱히 개방 안 해도 알아서 기관총 잘 쓰니까 지고쿠 이벤트는 그냥 내버려두어도 되겠다!

     

    “보고만 있을 거냐?”

    “음~ 그래도 다들 기특한걸요. 1학기에 비하면 무럭무럭 성장한 것이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지가 교수라도 되는 것처럼 기분 나쁜 소리를 하는군… 이게 어떻게 1학년이야 진짜.”

     

    선배도 투덜거리느라 눈치가 보이기도 하고, 목적도 달성했는데 휴학생 전용구역에서 시간을 축내는 것도 아깝기도 하고.

    선배 말대로 구경은 이쯤 하긴 해야겠다 싶어서 오가는 길에 주운 유실물을 꺼내들었다.

     

    “얍!”

    “뭐냐 그건. 상자?”

    “성스러운 수류탄이 매달 1개씩 자동으로 리젠되는 수류탄 성물함이요!”

    “아니 미친. 그건 휴학생전용구역에 짱박힌 생산학부 녀석들이 대선배의 유실물이라며 비보만큼이나 찾고 싶어서 안달이 난 녀석 아니냐?”

    “오다 주웠어요!”

     

    쫑알쫑알 선배가 캐묻는 것이 귀찮아서 수류탄을 꺼내 핀을 뽑았다.

     

    “저라면 지금 바로 귀 막고 엎드릴 듯!”

     

    부관선배가 정색하고 마법을 펄쳐서 제 몸을 보호하기 무섭게 성스러운 수류탄이 백 개의 유실물로 보호받는 우르가스를 향해 날아갔다.

     

    핑핑핑!

     

    빗발치는 속성탄도 <종합역장>의 두터운 방어를 뚫지 못하고 가로막히는 와중에 수류탄 하나가 대수냐며 여유를 부리는 우르가스.

    반면에 수류탄을 던진 사람이 나라는 사실을 발견한 손오천, 지고쿠, 모브는 하던 공격도 멈추고 당장 엄폐물 뒤에 몸을 날렸다.

     

    <종합역장>

     

    막으면 어쩔 거냐는 것처럼 제 자리에서 꼼짝도 안 하고 오만하게 서있는 우르가스.

     

    <간섭>

    <술식상쇄>

     

    “뭣!?”

     

    엎드린 채로 고개만 들어 힐끔 쳐다보던 부관님이 기겁을 했다.

     

    “종합역장에 구멍이 뚫리다니, 이런 말도 안 되는 짓을 고작 1학년이? 간섭술식은 상대가 지닌 방어술식의 작동원리를 전부 파악해야 유효할 텐데!”

     

    정말 호들갑이 심한 부관님이다.

    자기는 함선의 폭격방어마법도 간섭할 수 있고 안전지대의 숙소결계도 간섭할 수 있으면서 고작 억까캐릭터의 종합역장을 뚫는 게 뭐가 대수람?

     

    “이자식, 내 유실물들의 종합역장을 어떻게…!”

     

    우르가스가 믿을 수 없다며 헛소리를 하는 와중에 수류탄이 새하얀 빛을 내뿜으며 투쾅콰광 폭발했다.

     

    <봉합>

    <술식재생>

     

    수류탄을 집어넣자마자 뚫었던 구멍을 다시 복구시키자 수류탄의 폭발이 종합역장에 충돌하며 역장 내부로 연속해서 거듭 충돌했다.

    폭발의 충격을 역장 속에서 정통으로 연달아 맞은 우르가스 선배가 너덜너덜한 꼴로 쓰러졌다.

    역장이 견디다 못해 터지고 주변으로 폭발의 여파가 일어나자 줄고 줄은 폭발력에도 땅이 갈아엎어지는 아수라장이 펼쳐졌다.

     

    “젠장… 유가족들이 유실물의 스펙을 알리고 복수대행을 요청한 건가… 1학년의 탈을 쓴 암살자를 보내다니, 비겁하다……”

     

    우르가스의 말대로 돌아오지 않는 휴학생들의 주변인들을 통해 유실물의 스펙을 조사하고 종합역장을 뚫는 방법을 연구하는 연계퀘스트도 있긴 하다.

    회차마다 유실물의 종류나 스펙도 달라지기는 하는데 많은 아티팩트를 한 번에 쓰다보면 사용법이 거기서 거기로 좁혀진다.

    세 개의 패턴 중에 어느 패턴인지는 기관총을 쓰며 유실물을 대량발동 시킨 지고쿠 덕분에 파악까지 끝났으니 사실상 공략완료!

     

    ‘지고쿠 덕분에 날로 먹었당!’

     

    그래도 수류탄공략은 원래는 백 개에 달하는 유실물 중 대부분이 한 방에 고물이 되어버려서 템루팅을 빡세게 하는 루트에서는 불호하는 공략법이다.

     

    ‘아깝긴 해도 어쩔 수 없지. 저런 거 없어도 이미 충분히 성장 잘했으니까.’

     

    혹시나 모를 플레이어블 캐릭터 및 주요NPC의 사망을 억까방지를 하려면 어쩔 수 없는 희생이다.

     

    “다들 주말에 여기서 모하고 계세요? 1학년처럼 연약한 생명체는 휴학생전용구역의 비보도전자에게 걸리면 호된 꼴을 겪는다고요!”

    “1학년이 연약해…?”

    “비보도전가에게 호된 꼴을…?”

     

    지고쿠와 손오천이 치이익 김을 뿜어내며 쓰러져있는 우르가스를 쳐다보았다.

     

    “당연히 저는 빼고요. 전 연약하지 않은 강력한 고인물인걸요!”

    “…그보다 해명부터 해라. 오크노디 네가 왜 우리가 왔던 길에서 튀어나오는 거냐.”

     

    만신창이가 된 손오천과 지고쿠, 여기저기 널브러져있던 2학년들도 굉장히 억울하다는 얼굴로 강력한 항의의 뜻을 담아 시선을 보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크노디 수색구출대를 수색구출하는 오크노디
    다음화 보기


           


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아카데미 흑막의 딸이 되었다
Score 4.2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From the side, she looks pitiful and worn out, but in reality, she’s living her joyful survival story in the world of games.

But how can someone’s name be Oknodie?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