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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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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7화. 신 세계 (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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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상을 누비는 마왕 발가르의 행보는 패도(覇道),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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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앞을 막는 장애물? 베어 가른다.

        넓게 펼쳐진 강물을 얼리고, 산에 구멍을 냈으며, 언덕을 깎으며 결코 돌아가는 법 없이 올곧게 직선을 그리며 쭉쭉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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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짧은 경로인 직선을 그리면서도 걸음은 산보를 나온 것처럼 느릿느릿했으니, 이것이 엘프 전령이 발가르를 추월할 수 있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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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 나약한 것들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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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히 왕의 앞을 가로막은 강을 얼리며 걷고 있자니, 저 멀리서 약한 기척 수십이 부리나케 멀어진다. 발가르가 코웃음을 치며 도망가도록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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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을 하는 지성체의 기척이기 때문이다.

        이는 어버이와의 약조였다. 결코 지성체를 해치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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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 공격당한다면 방어만 해야 한다는 불공정 계약이었지만, 발가르는 이에 아무런 불만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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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깟 것들이 아무리 창칼을 휘둘러도 생채기 하나 나지 않을 것이라는 오만에 가까운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고, 어버이와의 언약이라면 설사 탄탈로스의 불길에 뛰어드는 것이라 해도 기꺼이 맺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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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여 도망치는 것들은 무시하고 쭉쭉 지형을 파괴하며 일직선으로 나아가기를 한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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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가르와 마주친 산과 강이며 몇몇 개의 도시가 무어라 저항할 틈도 없이 직선으로 길이 열리는 것을 몇 번이나 반복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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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침내 발가르는 떠오르는 태양과 함께 순백으로 빛나는 도시를 마주한다. 성도에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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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땡땡땡땡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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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멀리 티끌처럼 보이는 도시에서 요란하게 경종이 울리며 고슴도치처럼 날을 세우기 시작했다. 병졸이며 전사들이 창칼을 세우고 화살 시위가 팽팽하게 당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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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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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굉장히 부산스러운 기척이 느껴지는 하얀 도시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발가르가 이채를 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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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도시에서 날아오르는 태양처럼 솟구친 붉은 별 하나가 구름까지 치솟아 오르더니, 맹렬하도록 내리꽂히면서 이쪽을 향해 떨어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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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콰아아아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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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가 멀어버릴 것 같은 굉음이 터지며 일대의 지형이 푹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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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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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중한 질량이 실린 일격을 두 손으로 굳게 받아낸 발가르가 흥에 겨워 그리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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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끈한 열기가 일대의 공기를 달구며 절로 불을 피우니, 사특한 것을 정화하는 성스러운 불꽃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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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더러운 녀석! 여기가 너의 무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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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에서 깨어난 용의 격노를 대변하는 케니스가 있는 힘껏 검을 휘두르니, 뿔처럼 돋아난 네 개의 톱날에서 두 개의 불꽃이 와락 피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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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공에서 푸르고 붉은 불꽃이 수십 차례 격돌하며 사방천지로 여파를 흩뿌렸다.

        날카로운 발톱에 할퀸 양 대지가 신음하고 찢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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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콰가가강! 꽈릉! 콰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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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하하하하! 그래, 역시 손맛이 좋구나! 좋다,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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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에 발가르가 더욱 크게 웃음을 터뜨리며, 와중에도 어버이와의 약조를 위해 손대중을 잊지 않으며 방어에만 치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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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꽈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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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벼락이 몰아치는 것 같은 일격이 허공을 가르며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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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가르가 검을 휘둘러 이를 막아냈더니 앞뒤 좌우에서 휘둘러지는 대검이 4개, 얕은 눈속임에 크게 웃음 지은 발가르가 오른쪽 옆구리를 향해 발을 후려 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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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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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방에서 몰아치던 대검이 허깨비처럼 사라지며 저 멀리 밀려나서는 손을 터는 케니스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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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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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후 옆구리에서 느껴지는 옅은 통증에 발가르가 이를 살펴보니, 한 뼘 크기의 상처가 옆구리에 그어져 있었다.

        발로 차인 와중에도 케니스의 검이 기어코 일격을 먹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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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가르가 찢어지도록 미소 지었다.

        상처는 전투를 더욱 흥분시키는 조미료. 흥이 더욱 크게 타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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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끄윽, 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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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아팠느냐? 흠. 이러면 안 되는데, 곤란하구나. 이래서야 약조가 깨질 위기가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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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약조를 떠올린 발가르가 난색을 보였다. 그러더니 케니스를 찬 다리를 순식간에 잘라내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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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를 아프게 했으니 내 다리 한쪽을 잘라 이를 반성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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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새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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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니스 입장에서는 도발로밖에 보이지 않아, 눈을 부릅뜨고서는 땅을 꽝 박차고 달려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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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그렇게 나와야지! 하하하하하! 흥에 겹구나! 좋다! 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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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인에게는 허락되지 않은, 평생 무를 갈고 닦은 이들에게도 보이지 않는 격돌은 찰나를 쪼깨며 수십 합을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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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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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니스가 혀를 찼다.

        모르는 이가 보면 가득 찬 물컵처럼 아슬아슬한 공방으로 보일 테지만, 직접 손을 겨루고 있는 케니스는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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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녀석, 일부러 방어만 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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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금의 발길질을 제외하면 단 한 번의 반격조차 없는 것이 그 증거. 발가르는 오로지 방어에만 열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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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것도 외발인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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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가르가 역공을 가할 틈이 없었냐고 하면 글쎄. 몇 번인가 발가르의 검이 움찔거리는 것을 보았기에 그리 생각하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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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얕잡아 보이고 있다는 결론밖에 떠오르지 않은 케니스의 눈동자에 와락 분노가 들이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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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하하하하! 분노하느냐? 무엇에 분노하는 거지? 아니 됐어. 분노하거라! 더 마음껏 분노해라! 그리하여 나를 조금 더 재밌게 할 수 있다면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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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을 하던 발가르가 미간을 찌푸리더니 얼어붙은 탄식으로 몸통을 가렸다.

        직후 한 줄기 검은 광선이 저 멀리서 뻗어지더니 꽝! 발가르와 맞부딪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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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니스! 괜찮아?”

        “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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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름 멋있게 등장한 한스였다.

        오는 길에 매달리는 데이지를 달래고 오느라 조금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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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는 도대체 무엇이냐? 인간 주제에 이 기묘한 격은 무엇이며, 흐음? 몸 안에 다 늙은 도마뱀 한 마리도 같이 키우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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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을 털어낸 발가르의 검은 눈동자가 번들거리며 한스를 바라봤다. 한스의 의수, 그 안에 깃든 용왕의 사념을 가리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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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렴 좋다. 나를 더 즐겁게 해보거라! 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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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후 공기 터지는 소리와 함께 한스의 모습이 사라지더니 발가르의 지척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이글거리는 흑염이 롱소드를 타고 흐른다. 착용한 의수는 어느새 용의 것과 비슷한 형체로 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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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까지 즐거울 수 있는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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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롱소드에 자리 잡은 두 개의 룬 문자가 선연히 빛을 뿌리더니, 이내 검이 한층 더 가속하며 발가르의 목을 향해 수평으로 날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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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가가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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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스듬히 검을 흘려낸 발가르가 손에 걸리는 괴력을 느끼고는, 미소가 더욱 짙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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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과 사를 겨루는 싸움, 아찔함과 짜릿함.

        모든 것을 제패한 심연에서는 느낄 수 없는 자극의 연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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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가르는 이 외유가 점점 더 좋아지려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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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퍼퍼펑! 콰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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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멀리 티끌처럼 작게 보이는 순백의 도시에서 공기주머니 터지는 굉음이 들리더니 하얀 빛줄기 십수 개가 허공으로 직선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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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점에 달하더니 펑 터지며 거대한 반구 형태로 내려앉는다.

        동시에 발가르는 몸이 아주 조금 무거워지는 것을 눈치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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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역 안에 있는 모든 사악한 것을 억누르는 성법진이다.

        본래라면 곧장 신성력에 불타서 사라져야 했을 것인데, 발가르의 몸을 조금 억누른 수준에서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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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하하하하,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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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조차 흥을 북돋아 줄 조미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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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가가강! 콰앙! 카가카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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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니스와 한스의 합격이 사방 좌우를 가리지 않고 쏟아진다. 발가르는 외발로 우뚝 서서 물러섬 없이 이를 전부 막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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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뿌우우우우우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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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은 뿔 나팔 소리가 평원에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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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멀리 도시에서 봇물 터진마냥 무수한 떼의 사람들이 우르르 달려오는데, 저마다 신성함이 가득한 무기를 앞장세우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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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히 헤아릴 수 없는 숫자를 홀로 대적해야 하는데 발가르는 오히려 박장대소를 터뜨리며 더욱 힘차게 검을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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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더! 흐하하하하하! 더 거세게 휘두르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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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방이 이어질수록 케니스와 한스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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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너지지 않는 벽을 두들기는 기분이 이러할까?

        심지어 발가르는 외발로, 오로지 방어에만 전념하고 있음에도 이 정도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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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한번 더 갈게요, 한스.”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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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나 물러설 수는 없으니, 케니스가 다시 한번 전의를 불태우며 자세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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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하하하! 그 눈, 마음에 드는구나. 그래. 그런 눈으로 나를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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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가르는 기꺼운 마음으로, 왕에게 어울리는 관용으로 대적자들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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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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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 으윽……아극, 허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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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물가물 의식이 깨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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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시에 느껴지는 것은 온몸을 내달리는 격렬한 통증.

        벼락에 맞은 것처럼 뇌가 후끈하게 달아오르면서 번쩍 정신이 깨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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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ㅡㅡㅡㅡㅡ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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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너무 아프면 비명도 안 나온다고 하는데, 이런 식으로 진실임을 확인하고 싶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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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붕어처럼 입만 빵긋거리면서 나오지도 않는 비명을 얼마나 내질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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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넬름 님! 케넬름 님! 깨, 깨어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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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제야 내가 일어났음을 눈치챈 리아가 달려와 조물조물 내 팔다리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의도는 좋았지만, 지금 나는 근육이며 인대가 모조리 박살이 났기에 리아의 마사지는 고문이나 다름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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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끅, 끄륵, 꺼흑!”

        “리아! 멈춰요 멈춰!! 그러다가 숨넘어가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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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꼴딱꼴딱 숨이 넘어가면서 탄탈로스에 있을 이시디움이 손짓하는 것이 보일락 말락 할 즈음에 케넬름의 제지로 아슬아슬하게 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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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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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로, 온몸이 아프다.

        탄탈로스 때에도 느꼈지만 새로운 차원을 만든다는 건 정말 쉬이 도전할 일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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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생하셨습니다. 조금 더 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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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에게 허벅지를 빌려준 케넬름이 그리 말했다.

        ​

        ‘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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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밑에서 봐야만 보이는 장관이 있는 법.

        소리 없이 감탄한 다음 삐걱거리는 몸을 애써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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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끄으응. 그래도 계속, 아윽! 누워있을 수는 없으니까… 내가 만든 차원은?”

        “저쪽에요. 잘 자리 잡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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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아의 손가락을 따라가니 영혼의 바다 위에 커다란 균열이 있었고, 그 너머로 온통 순백의 공간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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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를 토하고 창자가 찢어지고 근육이 박살 나는 고통을 견디며 만든 나의 두 번째 차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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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깔끔하네.”

        ​

        순백의 공간. 저 차원은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공간이다.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쓰임새가 달라지겠지.

        ​

        “…휴. 잘 끝났으니 됐어. 조금 쉬자.”

        “그 전에, 저기, 위대하신 분이시여? 이걸 꼭 좀 봐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

        케넬름이 둥둥 떠다니는 거울을 조심스레 내 쪽으로 돌렸다. 거울 너머로 보이는 것은 발가르와… 케니스? 한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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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둥! 둥! 둥! 둥!

        – “진격! 진격하라!! 성법진의 출력을 올려라!!”

        – 와아아아아아아아!!

        ​

        그리고 수많은 기사와 전사들.

        ​

        “……? 도대체 이게 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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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키를 잡아 오랬더니 발가르 얘는 지금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

        내가 본 것이 정녕 현실인가 싶어 머리가 지끈거린다.

        ​

        케넬름이 그간 있었던 일을 미주알고주알 낱낱이 설명하는데, 어쩐지 발가르에 대해 말할 때 분위기가 조금 살벌한 것이 무슨 일이 있었구나 싶다.

        ​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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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듣고 나니 두통이 다시 몰려오는 것 같아 나도 모르게 탄식이 흘러나왔다.

        ​

        지성체를 다치게 하지 말라고 했더니, 정말로 딱 ‘안 다치는 수준’까지만 싸웠다는 둥, 산이며 도시를 모조리 뚫고서 일직선으로 길을 냈다는 둥.

        ​

        “제가 무슨 불도저야?”

        ​

        그간 나한테 어버이, 어버이하면서 순한 모습만 보였던 발가르였기에 너무 방심했다.

        아무리 그래도 녀석은 타고난 만마의 제왕이자 심연의 패왕인데. 

        ​

        “에휴. 저걸 또 언제 말리냐?”

        ​

        준비했던 스킬을 지금 써야 하나?

        ​

        그리 고민하고 있자니 돌연 케넬름이 내 등에 조심스레 제 가슴을 문지르며 귓가에 속삭이는 것이 아닌가.

        ​

        “그, 그, 그으. 위, 위대하신 부, 분이시여? 제, 제제제가 감, 감히 그 일을 마, 맡아도 될, 될는지요…?”

        “허읍.”

        ​

        질량은 곧 무게.

        무게는 힘.

        ​

        케넬름의 폭력적인 힘에 나는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었다. 귓가에 와닿는 케넬름의 숨결은 지나치게 자극적이었다.

        ​

        “제, 제가 지상에 혀, 현신한다면…… 정말 깔끔하게 저 종자를 해결할 수 있는데요……”

        “혀, 현신? 지상에, 꿀꺽. 내려간다고?”

        ​

        손이 덜덜 떨린다. 이렇게나 심장이 쿵쾅거리면 언젠가 터지는 게 아닐까.

        ​

        “하, 할 수 있을…까요? 현신…?”

        ​

        어찌 그 말을 거부할 수 있을까.

        근육통으로 욱신거리는 손이 홀린 듯 움직이며 별빛을 그러모았다.

        ​

        이후 충분히 뭉친 별빛이 케넬름을 휘감으며 순간의 번쩍임으로 화하더니, 이내 케넬름의 신형이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다.

        ​

        “……흐아!”

        ​

        그제야 숨통이 트이며 막혔던 숨을 단번에 뱉어냈다.

        ​

        뭐지?

        뭐였지?

        방금 그건 도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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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넬름이 사실 서큐버스였나?’

        ​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 리아를 바라봤다.

        ​

        “훗.”

        ​

        리아는 아무 말 없이 뿌듯하게 웃으며 엄지를 척 들었다.

        ​

        ​

        ​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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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아아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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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열한 전투였다.

        그러나 죽는 이 하나 없으며, 바닥을 적시는 피도 없는 기묘한 전투였다.

        ​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즐겁구나! 좋다! 즐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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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마득한 병력에 홀로 대적하고 있는 이는 놀랍게도 혈혈단신, 만마의 제왕 발가르.

        ​

        수적 우위가 전투의 유불리함을 가르지 않았다.

        도리어 발가르는 군대와 팽팽하게 맞서며 한없이 전선을 고착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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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끄응. 도대체 어디서 저런 괴물 새끼가 튀어나온 거야?”

        “후욱, 흐읍. 정말이지, 후윽. 미친 괴물 새끼가 따로 없군…!”

        ​

        거대한 도끼를 든 프리가와 방패를 들고 전열에 선 이스칼이 그리 불평했다. 이는 발가르와 대적하는 모든 이들이 공통으로 하고 있는 생각이었다.

        ​

        어찌 단신으로 이 수많은 영웅을 대적할 수 있는가?

        그것이 가능하다면 진정 생물인가? 

        ​

        “헉, 허윽. 지긋지긋한…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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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땀을 흘리는 케니스의 표정이 어두웠다. 체력의 분배마저 포기하고 전력으로 몰아쳤음에도 발가르에게 상처 몇 개 남기는 것이 고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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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장의 분위기가 점자 무거워진다.

        발가르는 이를 예민하게 알아차렸다.

        ​

        동시에 흥이 식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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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쯧. 재미없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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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어붙은 탄식을 납도한 발가르가 그리 말하며 다시 동쪽을 향해 걷기 시작하려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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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딜 도망쳐어어어어어어어어ㅡ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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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꽈아아아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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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에서 우렁찬 외침이 들림과 동시에 거대한 빛의 기둥이 내리꽂히는 것 아닌가!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빛의 기둥은 번개처럼 떨어지며 곧장 발가르의 머리를 내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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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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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투가 시작되고 처음으로, 발가르가 비명을 질렀다.

        ​

        무거운 분위기가 감돌던 성도 측 인원들이 술렁였다. 

        상서로운 기운이 가득한 빛의 기둥이 사라지자, 어렴풋하게 사람의 인영이 보였다.

        ​

        “넌.”

        ​

        한쪽 무릎은 땅에 향했으며 손으로 땅을 짚어 균형을 잡고 있었다.

        ​

        불꽃처럼 휘날리는 장발의 머리카락, 순백의 성복과 별처럼 빛나는 작은 망치.

        오싹한 기세가 사방을 가득 채우며 맹수, 아니 더욱 거대한 무언가의 아가리에 있는 착각마저 들게 하였다.

        ​

        쪼그려 있던 인영이 자리에서 일어나 툭툭 옷을 털더니 저 멀리까지 튕겨 나간 발가르를 보며 선언했다.

        ​

        “딱 죽지 않을 정도로 패주겠어.”

        ​

        신화 학살자, 케넬름.

        지상에 현신하다.

        ​

        ​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항상 봐주셔서 정말 엄청나게 무지막지하게 감사합니다…!!!

    – ‘신선우’님…!! 후원 정말로 감사합니다…!!! 언제라도 생동감 있는 캐릭터를 쓰고 싶다는 것이 저의 욕심이자 바램…!!! 글을 쓰고 또 쓰다보면 언젠가는 닿을 수 있겠지요…!! 더불어 이제 곧 명절이군요…!! 무려 설날…!! 4일의 황금 연휴가 정말 도키도키 기대가 됩니다…!!! 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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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Install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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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형 무기 만들기 게
Status: Ongoing Author:
Out of boredom, I download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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