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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2

       *** ***

         

       “야형 오늘도 잘 부탁하오.”

         

       고민하느라 하루가 꼬박 지났고 나는 결국 뜬눈으로 당도경과 야바위판에서 마주했다.

         

       밤 새 어제 깨달음이 전수되지 않은 가설을 몇 개씩이나 생각해 보았다.

         

       우선 확실히 해야 할 전제는 깨달음은 변화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10년넘게 플레이한 무림천하에서 깨달음이 통하지 않았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깨달음 퀴즈를 하며 쓸만한 캐릭터들의 깨달음을 암기한 이후부터는 동료로 영입하는 캐릭터들은 어지간하면 바로 깨달음을 주입해주었던 바. 깨달음이 변한 캐릭터는 없었다.

         

       첫 번째 가설이라면 현실이 된 무림천하에 변경점이 있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이 부분 역시 설득력이 있어 꽤 오랜 시간 고민해 보았지만 고개를 저을 수 밖에는 없었다.

         

       나는 2년간 이류를 넘어서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다 했다. 영약도 먹고 충기 현상을 만들어 내기 위해 온갖 꼼수도 다 동원해보고…상상할 수 있는 것 중에서 실현 가능한 모든 것들을 싹 다 동원해 이 현실이 된 무림천하에 구멍을 뚫어 보고자 했으나 그 희망조차 본 적이 없었다.

         

       현실이 된 무림천하가 변했다면 나는 그 2년간 그 변화를 느낄 수밖에 없었을 터. 2년간 헛짓거리를 한 이유도 [현실이 되었으니 어딘가 변했고 그 틈을 노릴 수 있겠다]는 생각에 확신을 가지고 투자한 세월이 아니었던가.

         

       무려 2년동안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확인한 결과다. 이 무림천하의 법칙은 10년산 고인물 호천안이 전력을 다해 우회하고자 했음에도 실패할 정도로 견고하다.

         

       이제와서 깨달음이 변경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그렇다면 어째서? 당도경이 어제의 글귀를 보고 깨달음을 얻지 못했는가?

         

       ‘글귀라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두 번째 가설은 어제의 전달 방법이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채팅으로 깨달음을 전해 주는 것은 [히든 피스]다.

         

       무학의 이치, 즉 무리는 그냥 문장만 읽는다고 무리를 이해했다고 볼 수 없다.

         

       그냥 읽는 것만으로도 무조건 무학의 이치를 습득한다면 이 무림천하 최고수는 무림맹 장서각주거나 소림의 장경각주가 될 일이었다.

         

       읽는 것과 이해는 다른 말이었다.

         

       수학의 이론이라고 생각해볼까.

         

       수학 이론을 읽었다고 문제를 풀 수 있던가? 어림없는 소리다. 그냥 문자로는 읽었는데 그 뜻이 전혀 이해가 안 되는게 수학 이론이지. 문제를 풀고 공식을 응용하다보면 언젠가 그 이론을 [이해]할 수도 있겠지.

         

       무학의 이치도 그렇다.

         

       무학의 이치를 보는 순간 이해하는 자는 그 저변에 이 무학의 이치를 이해하기 위한 밑바탕이 쌓여 있었기 때문이다. 그냥 우연히 모든 조각이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듣자마자 이해한 것이다.

         

       캐릭터당 당 하나, [깨달음]에 해당하는 [무학의 이치]를 무조건 습득하게 해 주는 것이 [채팅으로 입력해 전해주는 깨달음]의 정의라고 할 수 있을까.

         

       게임에서 채팅이란 곧 현실의 음성이다.

         

       그러니 입으로 전달해주어야만 당도경이 깨달을 수 있다는 말일까.

         

       “야, 형 피곤해 보이시는구려…오늘의 야바위는 건너뛰는 것이 어떻겠소?”

         

       “아니, 아닐세.”

         

       야바위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었다. 어제까지는 말이다.

         

       음성으로 전해주지 않으면 깨달음을 얻지 못한다는 가설이 유력하기는 하지만 그 역시도 내 예상에 지나지 않는다. 사실 [글귀로 깨달음을 전해준다]라는 행동은 게임 무림천하의 인터페이스로는 지원하지 않는 행동.

         

       무림천하가 아무리 자유도 높은 갓겜이라지만 현실에서 가능한 모든 행동을 게임으로 구현해 놓지는 못했으니까.

         

       게임 내에서 캐릭터가 문장을 직접 지을 필요가 뭐가 있겠는가. 인터페이스에 선택지만 주면 그만인데.

         

       그래서 세 번째 가설도 세워 보았다.

         

       깨달음에 문제가 없었다면 본인에게 문제가 있었겠지.

         

       현재 당도경은 무언가를 받아들일 수 없는 상태가 아닐까. 그러니까 흘려 듣는 상태라고 할까. 무언가에 집중하거나 도무지 다른 것에 집중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옆 사람이 아무리 떠들어도 뭐라 말하는지 알 수가 없다. 딴 생각을 하면 잃는 글은 뇌에 정보로 남는 것이 아니고.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내면의 심적갈등이 엄청나 정보를 수용하지 못하는 상태일 수도 있다. 충분히 그런 상태에 처할 수 있는 환경이기도 하고.

         

       이 야바위판은 그것을 시험해보기에 좋은 기회였다.

         

       당도경이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라면 곧바로 알 수 있는 기회.

         

       “이곳.”

         

       당도경의 지목한 잔에는 주사위가 들어 있었다.

         

       “호, 드디어 승리하시는가?”

         

       당도경의 눈이 흔들렸다. 당도경이 나를 바라보는 눈빛에 살짝 노기가 섞였지만 나는 뻔뻔하게 웃어 보였다.

         

       “야 형, 상호간에 최선을 다 하기로 하지 않았소.”

         

       “물론, 나는 최선을 다했지. 그래서 맞춘 것 아니오?”

         

       “이것은 나의 실력이 아니었소.”

         

       “운도 도박의 일부지.”

         

       “내가 그런 말을 하는 것이 아님을 잘 알고 있지 않소!”

         

       “당 형. 지금 우리가 야바위를 몇 판이나 했다고 생각하시오? 못해도 수백 판을 하지 않았소? 그때마다 네 개 중에 하나만 고르는 판에서 당형이 단 한판도 이기지 못한 이유는 무엇이오?”

         

       당연히 당도경이 끝까지 집중해서 결국에는 나에게 속았기 때문이다. 무지성 찍기를 반복하면 모든 잔에 주사위가 들어 있지 않은, 진짜 사기를 치지 않는다면 이런 결과가 나올 수가 없지.

         

       “그것은…”

         

       “도박판에서 도박의 이치보다는 내 손놀림에 집중한 탓이 아니겠소. 네 판 중 한 판을 따는 것이 정상인 도박에서 지금까지 전패만 했던 당 형이 이제 2할 5푼의 승률을 갖추었으니 도박사로는 진일보한 셈이지.”

         

       당도경의 눈이 흔들렸다. 내가 혈옥비를 내밀었기 때문이었다.

         

       “이것은 정당한 승부가…”

         

       “그것은 자네가 정하는 것인가?”

         

       내 힐난에 당도경이 입을 다물었다.

         

       “우리는 지금 내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나? 첫 날에는 당 형을 꽤 봐 주기도 했지. 그때마다 당형은 귀신같이 눈치를 채고는 화를 내며 잔을 고르지 않았고. 그리하여 다음 날도 또 다음 날도 나는 당형을 봐주지 않은 채 전력으로 승부했고 오늘날 역시 마찬가지일세.”

         

       “나는 당형을 조금도 봐 주지 않았어. 그럼에도 오늘 이겼다는 것은 자네가 실력이 아닌 운으로 승부를 보았기 때문이겠지. 운에 맡긴 승부는 승부가 아닌가? 스스로 잔을 골랐고 이겼는데 어찌 무효를 주장하는가?”

         

       당도경은 승부에 집중하지 못했다. 내 회심의 속임수에 넘어가 빈 잔을 선택한 것이 아니고 그냥 중간에 놓쳐서 주사위에 어디에 들었는지조차 짐작도 못 하고 그냥 찍기를 선택하다가 얻어걸린 것이다.

         

       정신을 다른 곳에 팔고 있다는 증거였다.

         

       그러니 충격 요법을 가해 보기로 했다. 혈옥비를 건네주고 상태를 자각해서 회복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당도경은 고민하다가 말없이 혈옥비를 돌려 받고 다시 판에 올렸다.

         

       “생각해 보니 말이오…야 형도 나를 한 번 봐주었으니 이제부터 진짜 승부를 하는 것이 어떻소?”

         

       나는 잠시 고민했다. 어떤 선택지를 골라야 당도경이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도박이란 의외로 스트레스가 상당하다. 거액이 오가면 오갈수록 짜릿함 만큼이나 부담감도 심해지니까.

         

       “좋네. 그럼 이건 어떨까. 혈옥비와 황금 백 냥. 그걸 걸고 당 형이 원하는 순간에 마지막 승부를 벌이고 이긴 쪽이 가져가는 것으로. 나 역시 초보 도박사를 상대로 진심을 내기에는 멋쩍기도 하고 당 형도 성장할 시간이 필요할 테니까.”

         

       “하하, 스스로의 입으로 확률이 1/4라고 했으면서 이런 도박을 제시하는게요?”

         

       “야바위꾼은 손해보는 짓은 안 하는 것이 철칙일세. 어디 응해 보겠는가?”

         

       “물론이오.”

         

       “그럼 연습을 시작하지.”

         

       한 시간의 연습 시간이 지났다.

         

       당도경은 나에게 몇 번이나 승리했다.

         

       아무래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할 듯 싶었다.

         

       *** ***

         

       사천낭인 호천안이 [기진이보 호천안]과 어떤 식으로든 연결고리가 있다는 추론이 흑묘를 사천낭인으로 만들었다.

         

       그 사실만으로도 흥미진진하기 그지 없었으니까. 그러나 이게 또 조금만 속을 파고 들어가면 깨달음이라는 단어만큼이나 애매모호한 것이 없었다.

         

       남에게 깨달음을 줄 수 있다? 그냥 말만 들어서는 참 구미가 당기는 말이 아닐 수 없었으나 현실에 대입해보면 이게 또 다른 이야기였다.

         

       무인들이 깨달음에 거는 기대치는 한없이 높다. 단 한순간의 번뜩임으로 경지가 상승하고 무공을 대성하고 새로운 무학의 이치를 습득하고…그러나 세상에 그런 깨달음은 얼마 있지도 않다.

         

       ‘어디 깨달음에 특급 깨달음 1급 깨달음…이렇게 급수가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고.’

         

       별 거 아닌, 말 그대로 길 가다가 번뜩 하고 손목 돌리기에 대한 무학의 이치를 깨달아도 그게 또 깨달음이었다.

         

       그런 작은 무학의 이치를 깨우치는 것을 겸손하게 [무학의 이치를 습득했다]고 말하지만 사람들은 ‘오 깨달음을 얻고 무공에 발전을 이룩하셨군요. 축하합니다!’라고 말하기 마련이다.

         

       트럭행을 당한 호천안이야 [깨달음]과 [무학의 이치]가 개념적으로 분리되어 있었지만 이 무림천하의 사람들에게는 아니었다. 그냥 무학의 이치가 깨달음이고 깨달음이 무학의 이치였지.

         

       별거 아닌 깨달음을 볼 수 있다면 그냥 사부와 다를 바가 뭔가? 사부에게 무공을 전수받다보면 당연히 무학의 이치 또한 깨우치게 되는 것을.

         

       이런 애매모호함이야말로 흑묘의 호기심을 자극해 굳이 최고의 사천낭인이 되겠다는 낭인 행세까지 하며 호천안 옆에 붙어 있게 된 이유였다. 정말 호천안이 깨달음을 전해 줄 수 있다면 직속 후배에게 깨달음 하나 정도는 주지 않을까 하는 계산도 있었고.

         

       ‘혹시 태경문의 강준이라는 자에게 깨달음을 주지 않았나 싶었는데…’

         

       여태 알게 모르게 작은 깨달음을 준 건 너무 작아서 티가 안 난게 아닐까 싶었는데. 태경문을 조사해 보니 전혀 아니었다. 강준은 갑작스럽게 상승한 인지도로 문파의 온갖 지원을 다 받고도 성취가 없다고 하니까.

         

       ‘여태동안은 재미있으니 그냥 지켜보았지.’

         

       하루하루가 역동적인 사천낭인으로서의 삶은 흑묘에게도 퍽 즐거운 일이었다. 흑묘에게 호천안은 구르면 구를수록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실타래였다.

         

       호천안이 도박장을 드나든다는 점은 정보로 알고 있었다. 결국 마지막에 다 잃고 빈털터리가 된다는 점 역시. 기술에 실수가 잦거나 판단력이 좋지 않아 크게 걸었다가 다 잃었다고 판단해서 그다지 관심을 두지는 않았다.

         

       ‘영상루에서도 크게 한탕 땡긴 뒤에 유명세를 피해 도망치려고 했다가 실패했다고 여겼는데.’

         

       영상루의 소란을 접했을 때의 흑묘는 그렇게 생각했다. 한바탕 소란이 일었으니 이제 도박으로 한탕 땡겨서 도망쳐야겠다. 그러다가 실패해서 낭인객잔에 발이 묶인 줄 알았다.

       

       한탕 당기려다가 끗발 떨어져서 패배한 도박사. 그냥 그런 줄 알았는데.

         

       흑묘가 직접 본 호천안의 도박 실력은 도박판에서 돈을 잃는 것이 가능한 수준이 아니었다.

         

       사술 공연 때도 뒤에서 가장 가까이 봤음에도 그 수를 쓰는 것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했으며 야바위 판에서는 정말 깨끗하게 속아버렸다.

         

       그 다음에는 또 어떤가? 당도경이 눈에 핏줄이 터지도록 안력을 운용해도 한 시간 내내 농락하지 않았던가.

         

       초절정 고수가 눈을 뜨고 있는데도 코를 베어가는 도박사가 도박판에서 돈을 잃는다고? 잃어준 거겠지.

         

       그런데 어째서?

         

       항상 돈을 잃어준 것은 이해가 갔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재야의 고수로 남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었으니까. 그런데 영상루의 그 판은? 도귀를 도박판의 전설로 만들어 준 그 판은 어째서 패배해 주었을까. 도주자금을 벌기 위한 판이 아니었나?

         

       그렇게까지 판을 벌여놓고 왜 패배해 주었는가. 호천안의 도박 실력을 목격한 뒤에 흑묘는 그 부분이 참을 수 없이 궁금해 추가로 조사를 해 보았다. 그날 그 도박판에 있던 관중들의 속옷 색까지 알아낼 정도로 철저한 조사가 이루어졌다.

         

       ‘결국, 도귀를 살려 준 셈일까나.’

         

       호천안이 도박에 패배한 도귀의 결말을 알 수 있는 단서는 수도 없이 많았다. 수없이 도박판을 드나든 호천안이 문 앞에서 살수를 만나기도 했고 이미 죽은 자의 안색을 하고 있던 도귀도 만났고 살기 어린 눈으로 바라보던 영상루주의 시선도 눈치챘을 일이었다.

         

       무엇보다도 판의 마무리가 너무나 비이성적이었으며 또한 극적이었다.

         

       마음이 약해져서 도귀를 살려 주었다.

         

       흑묘는 그런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문학의 날이라…’

         

       흑묘는 호천안이 적었던 문구를 바라보았다. 저게 당도경에게 전해 줄 깨달음일까? 당도경이 모든 문구를 읽었다는 소리에 하늘이 무너지는 표정을 짓더니 하루 종일 끙끙거리고…

         

       그러더니 또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사술공연을 시작했다.

         

       “자 이럼 퉁소가 딱!”

         

       “아니?”

         

       “어찌 또 퉁소가!”

         

       어떻게든 당도경의 스트레스를 해소해보고자 하는 호천안의 눈물겨운 노력이었다.

         

       “자 정삼 자네에게 내 특별히 기회를 주지! 다른 자들은 보여도 말하지 말게나! 자 잘 보게! 주사위가 어느 손에 있는가 없는가?”

         

       호천안이 주머니를 손에 넣고 교묘한 손동작으로 분리했다.

         

       “이쪽일세.”

         

       “틀렸군. 다시 한번.”

         

       다시 한번 교묘한 손동작으로 분리하고 정삼은 또 못 맞추었다.

         

       “자 이번엔 진짜 진짜 잘 보라고!”

         

       라며 과장된 손동작을하고 그 사이에 정삼의 뒤로 주사위를 던졌다. 사술도우미 흑묘는 조용히 그 주사위를 잡았다.

         

       “이쪽일세!”

         

       “하하 또 틀렸군. 잘 보게나.”

         

       호천안이 양 손을 펴 보이자 당연히 주사위는 없었다.

         

       “아니이잇?!”

         

       펄쩍 뛰며 놀라는 정삼과 달리 웃음을 참기 바쁜 낭인들. 호천안은 슬며시 웃고 있는 당도경을 보며 내심 안심한 뒤에 집요하게 자신의 소매를 뒤지는 정삼을 보며 눈을 부라렸다.

         

       “어허! 참. 내 아예 싹 걷어 주지.”

         

       “이, 이럴 리가 없는데.”

         

       아예 어깨까지 옷을 걷어 팔뚝을 다 드러낸 호천안이 음산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사실 아까의 주사위는 사술을 믿지 못하는 자네가 괘씸하여 자네의 귓구멍으로 집어 넣었네. 어허! 귀에 손 대지 말게! 다칠 수 있다니까!”

         

       “어, 어찌 사람의 귀에 주사위가 들어갈 수 있다는 말인가! 그것도 본인 모르게!”

         

       “허, 참 이 사람이 꺼내야 믿겠군. 움직이지 말게나 주사위를 꺼내다 잘못될 수도 있으니까.”

         

       정삼이 놀라 굳어 있는 사이에 호천안의 손이 귀 뒤로 넘어갔고 흑묘는 조용히 호천안의 손에 주사위를 쥐여 주었다.

         

       “짠! 보게 자네의 귀에서 주사위가 나왔다네.”

         

       “어, 어찌 이런 일이! 숨길 곳도 없었는데 정말로 귀에서 주사위가 나왔단 말인가!”

         

       “푸하하하하하!!!”

         

       “와하하하하하!!”

         

       눈알이 튀어나올 듯 눈을 부릅뜨며 펄쩍 뛰는 정삼의 모습에 낭인들이 참지 못하고 폭소를 터트렸다. 당도경 역시 무릎을 치며 웃고 있기는 마찬가지.

         

       ‘한바탕 웃고 떠들고 즐기고 나면 대부분의 근심걱정은 사라지기 마련이지.’

         

       당도경의 근심걱정을 없애기 위해 사술공연을 기획한 호천안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인간은 단순한 생물이라 아무리 근본적인 원인이 없어져도 현재의 감정이 진정되면 그에 따라 머릿속도 비워지기 마련이었다.

         

       ‘공연 마무리 짓고. 점심밥 맛있는거 딱 먹고 그 다음에 다시 한번 글귀 보라고 유도해 보자고.’

         

       그렇게 생각하며 슬슬 공연 마무리를 지으려 할 때였다.

         

       “오라버니!”

         

       당가의 사람이 낭인객잔에 난입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무척 늦어버리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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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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