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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20

       *** ***

         

       제갈세가.

         

       무림세가이나 무공보다는 지성의 대명사로 통하는 가문.

         

       일반적인 무협지에서 보통 무림맹의 두뇌 역할을 하는 모사 가문으로 나오며 뭔가 확고부동한 2인자의 느낌이 강하지만 이 무림천하에서의 제갈세가는 입지가 좀 다르다.

         

       진법의 전문가들.

         

       진법의 설치, 수정, 유지보수, 문제해결까지.

         

       그렇기에 제갈세가의 정문에는 늘 사람이 북적였다.

         

       진법이라는 것이 어디 보통 복잡한가. 잘 돌아갈 때도 복잡한데 꼬인 진법은 말 엉켜 굴러 뭉친 실타래나 마찬가지였다.

         

       어설픈 이가 함부로 건드리면 매듭이 조여져 손 쓸 여지조차 없애버리기 십상.

         

       그러니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지 말고 처음부터 중원 최고 진법전문가인 제갈세가부터 찾는 이들이 많은 것이다.

         

       또한 진법의 보안 문제도 얽혀 있겠지.

         

       만약 진법에 문제가 발생했고 어떤 진법사를 불러 문제를 해결했다고 치자.

         

       그러나 진법사를 부른 시점에서 한 가지 불안 요소가 생길 수밖에 없으니.

         

       바로 수정한 진법의 구성을 그 진법사가 알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보편적으로 진법을 사용하는 목적은 보안의 강화가 대부분. 그런데 신뢰도에 문제가 있는 진법사를 불러 진법을 수리한다는 것은 본말전도나 마찬가지.

         

       그러니 수임료가 비싸고 호남까지 먼 길을 와야 함에도 업계 1위, 진법의 비밀을 외부에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신용할 수 있는 제갈세가를 찾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가 바로 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와글와글!

       

       북적북적!

         

       제갈세가의 정문 앞에 모여든 수많은 이들!

         

       사람들이 이리 모여드는 것이 하루 이틀이 제갈세가의 정문 앞에는 아예 천막촌이 형성되어 있을 정도였다.

         

       “뭔…”

         

       아니 게임 무림천하에서는 이런 풍경 같은 건 본 적이 없었는데?

         

       내심 당황하고 있는 나와 달리 당도연은 태연하게 입을 열었다.

         

       “제갈세가는 여전하군요.”

         

       “역시 소문대로네요.”

         

       제갈세가라면 당연히 이런 풍경이 펼쳐져 있어야 한다는 듯이 구는 당도연과 지금 상황을 익히 짐작했다는 듯이 말하는 흑묘.

         

       일행들도 지금 상황을 구경거리로만 여길 뿐 누구 하나 당황하는 사람이 없었으니 나 역시 일단은 지금의 상황을 받아들였다.

         

       “제자야 일단은 대기표부터 먼저 뽑도록 해라.”

         

       “알겠습니다.”

         

       나와 혁기린은 대기표를 뽑기로 했고 나머지 일행들은 일단 마차를 탄 채 대기하기로 했다.

         

       “땅콩! 육포! 그늘에서 시원하게 식힌 단물도 팝니다! 팔아요!”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줄 챙 넓은 삿갓! 당신의 피부를 보호해 줄 양산! 쌉니다! 싸요!”

         

       행상인들이 장사를 벌이고 있는 것을 구경하며 정문으로 향했다.

         

       “무슨 볼일이십니까?”

         

       “방진 제작을 의뢰드리고 싶어서 찾아왔습니다만.”

         

       정문 무사의 눈썹이 까닥였다.

         

       뭐 확실히 방진을 제작하겠답시고 찾아오는 사람은 드물긴 하겠지.

         

       “혹시나 몰라 확인하겠습니다. 무인들이 모여 펼치는 합격진을 말씀하시는 것 맡습니까?”

         

       “예. 격체전력의 묘리를 살릴 수 있는 합격방진 말입니다.”

       

        “으음. 실례했습니다. 워낙 특이한 주문이신지라…이쪽에서 대기표를 받으시지요.”

         

       안내소로 들어가자 그곳을 지키고 있던 서생이 지루한 안색으로 나에게 번호표를 내밀었다.

         

       147번이라는 숫자와 기이한 문양이 새겨진 종이였다.

         

       “번호표의 숫자와 그 옆에 그려진 문양을 누구에게도 보이지 말도록 하십시오. 번호표를 분실하거나 추후 검증 시 그 문양이 일치하지 않으면 입장 자격이 박탈됩니다.”

         

       “147번이라면 얼마나 기다려야 합니까?”

         

       “그 번호는 그냥 숫자일 뿐, 대기번호가 아닙니다. 얼마나 기다려야 하느냐를 물으신다면 족히 한달은 기다리셔야 할 겁니다.”

         

       “….예?”

         

       나는 어이가 없어서 되물었다.

         

       한 달?

         

       아니 혈교의 마수가 뻗쳐오고 있을 마당에 한 달을 기다리라고?

         

       “물론 어디까지 최소 기간입니다. 다른 일의 처리 상황에 따라서 대기 기간이 더 길어질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 대기표는 어디까지나 제갈세가 내부에서 상담을 받기 위한 대기표입니다. 상담을 통해 견적을 내고 인원을 배정받기 위해서는 추가로 시간이 소요되니 이 점 참고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러니까 의뢰를 넣기까지 못해도 한 달이고, 의뢰를 넣은 후에 착수까지 얼마나 걸릴지는 의뢰를 넣어 봐야 한다는 말씀입니까?”

         

       “그렇습니다.”

         

       “허허허…”

         

       “이런 말씀을 드려 정말 죄송하지만 사정이 급한데 방법이 없겠습니까? 의뢰금이 몇 배로 들더라도 상관없습니다만.”

         

       서생으로 보이는 이가 별 감흥 없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나처럼 급하다고 말하는 사람을 수도 없이 보아온 눈치였다.

         

       “죄송합니다만, 예외는 없습니다. 설령 제갈무후님이 살아 돌아오시더라도 의뢰를 넣기 위해서는 대기표를 받아 순번을 지켜야 합니다.”

         

       나는 입맛을 다시며 대기표를 받고 나왔다.

         

       조상님도 줄 세우겠다는 불속성 효자 놈들에게 하소연한들 무슨 소용일까.

         

       “후우, 꽤나 오래 기다려야겠군요.”

         

       “그러게나 말입니다.”

         

       한 달이라.

         

       말이 한 달이지 그 뒤로 실제 의뢰가 수락될 때까지를 생각해보면 기약 없는 기다림이었다.

         

       일이 꼬이면 실제로 방진 제작에 들어가기까지 몇 달이 걸릴지 알 수 없는 일.

         

       굳이 그렇게까지 긴 시간을 기다리면서까지 제갈세가에 방진 제작을 의뢰해야 할까.

         

       제갈세가의 진법사들과 맞먹는 실력을 지닌 진법사들은 드물긴 하지만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으니 이렇게 기약없이 기다릴 바에는 그런 이들을 찾아가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었다.

         

       흑묘의 정보력과 비천마차의 기동력을 생각해보면 개인적으로 활동하는 진법가를 찾아가는 편이 훨씬 시간을 단축할 수 있지 않을까.

         

       진법을 손에 넣는 것은 영물을 상대하는 첫 단계에 불과하다.

         

       그 진법을 이해하고 합을 맞추어 제대로 굴리기까지 끊임없는 연습이 필요하고 그런 연습을 통해 진법의 기초를 익혔다면 야성의 영물들을 상대하며 실전경험을 쌓아야 한다.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은데 첫 단계인 합격방진을 만드는 것도 아니고 만드는 의뢰를 넣는 일에만 이렇게 긴 시간을 소비한다는건 결코 좋은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제갈세가의 장사가 이리 성업하고 있다면 진짜 우수한 진법사들에게 의뢰를 주기란 하늘의 별 따기나 마찬가지.

         

       몇 달이나 기다렸는데 그저 그런 진법사를 배정받는다면 시간 낭비도 이런 시간 낭비가 따로 없었다.

         

       “헤헤. 안녕하십니까. 대협.”

         

       슬슬 내 마음이 제갈세가를 떠나고 있을 때 누군가 옆에서 말을 걸어왔다.

         

       “표정에 근심걱정이 가득하신 듯하여 말을 걸었습니다.”

         

       나름 번듯하게 옷을 입었으나 얼핏 봐도 흑도로 살아온 것 같은 기색의 남자였다.

         

       초면에 이렇게까지 말하는 건 어떨까 싶었지만 뒷골목에서 삥을 뜯거나 소매치기를 하면 딱일 것 같은 관상.

         

       “혹시 급히 제갈세가의 힘이 필요하신게 아닐까 싶어…헤헤.”

         

       나는 사내의 교활한 웃음에 무언가 기시감을 느꼈다.

         

       혹시…이거 그건가?

         

       “제가 우연히 순번이 가까운 대기표를 양도받았는데…어쩐지 더 급해 보이시는 분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려.”

         

       “허허허…”

         

       나는 헛웃음을 터트릴 수밖에 없었다.

         

       아니 무슨 암표상도 있어?

         

       주전부리도 팔고 음료수도 팔고 암표상까지 있고 완전 그냥 야구장이네. 야구장이야.

         

       이제 글러브 끼고 기다리다가 담장 넘어오는 공만 주우러 가면 되겠군.

         

       속으로 그렇게 투덜거리는 것과 별개로 나는 입을 열었다.

         

       “순번이 번호를 따라가지 않는다 들었거늘 어찌 순서가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단 말이오?”

         

       지금 상황은 황당하기 그지없었지만 그런 감정과 별개로 사내의 제안은 제법 구미가 당기는 일이었다.

         

       내 질문에 사내가 씨익 웃었다.

         

       “저쪽을 보시지요.”

         

       사내가 가리킨 곳에는 숫자판이 세워져 있었다.

         

       272.

         

       “번호표에는 무작위 숫자가 적혀 있으나 그래도 규칙성이 있습니다. 백 단위와 십 단위는 무작위이나 일 단위는 순번을 따르지요. 오, 마침 순번이 바뀌는군요.”

         

       제갈세가의 인원이 숫자표를 넘겼다.

         

       숫자표가 273이 되었고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던 이가 후다닥 대기표를 품에 꺼내며 달려갔다.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제갈세가가 하루에 받아들이는 의뢰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많아야 두 세 건 정도지요.”

         

       충분히 이해가 가는 일이었다.

         

       무림 전역에서 의뢰가 쏟아지니 아무리 제갈세가라 한들 늘상 인력부족에 시달리겠지.

         

       “제게 278번 대기표가 있습니다.”

         

       278번이라.

         

       이자의 말이 사실이라면 하루나 이틀 정도만 기다리면 제갈세가에 의뢰를 넣을 수 있다.

         

       “얼마요?”

         

       “크흠. 그것이 저 역시 적지 않은 돈을 받고 양도를 받은 터라….”

         

       “그래서 얼마요?”

         

       남자가 마른침을 꿀꺽 삼키더니 말했다.

         

       “금자 열 냥입니다.”

         

       나는 남자를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장냔하냐 진짜?

         

       금화 열 냥이면 지금 제갈세가 앞에서 죽치고 있는 수많은 인원들 전체가 한달동안 객잔에서 먹고 자고 할 수 있는 금액이었다.

         

       “다섯 냥으로 합시다.”

         

       “반값은 너무…”

         

       “다섯 냥. 뭔가 다른 말이 필요하겠소?”

         

       솔직히 금자 한 냥도 비싸다.

         

       그러나 괜한 구설수나 시비 따위에 휘말리느니 그냥 바가지를 쓰는게 낫지. 나에게 금자 열 냥을 불렀지만 본인도 이 가격에 대기표를 살 것이라고 여기지 않는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던 사내가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 아닙니다.”

         

       나는 암표상에게 금자 다섯 개를 건네주고는 대기표를 받았다.

         

       “흠.”

         

       278번이라 적혀 있긴 했지만 어째 내가 받은 것과 필체가 약간 다른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문양의 생김새야 다 각자 다를 테지만 느낌 자체는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그러나 종이의 재질이 같았다.

         

       제갈세가에서 제공한 번호표의 재질은 일반적인 종이와는 좀 달랐다. 명함에 쓰이는 종이 같은 느낌으로 다른 종이들과 구분되는 특색이 있었다.

         

       그 특색들이 일치한 것을 확인한 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지는 않지만 아무튼 거래였소.”

         

       “하, 하하…간신히 번호표를 처분했으니 이제 홀가분하게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겠군요.”

         

       너 여기 토박이잖아.

         

       누가 봐도 이 호북에서 떠나 본 적이 없는 느낌을 풍기는 암표상은 되도않는 연기를 하면서 꽁무니를 뺐다.

         

       “으음. 암표라…괜찮을지 모르겠습니다.”

         

       혁기린이 도망친 암표상의 뒷모습을 보며 중얼거렸다.

         

       “뭐, 돈도 두둑이 안겨주었으니 별일은 없겠지요.”

         

       솔직히 저자도 암표를 금화 다섯 개에 팔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을 거다. 횡재를 했으니 이번 일에 대해서 어디가서 쉽게 떠벌이고 다니지는 않겠지.

         

       한두 푼을 등쳐 먹어야 술집에서 호구 잡았다고 설을 풀지 금화 다섯 개면 입을 함부로 놀리기가 쉽지 않은 거액이다.

         

       한동안은 조심하다가 다 지나간 일이라고 생각되었을 때나 입을 열 수 있을 테니 그때쯤이면 이미 의뢰를 넣은 뒤겠지.

         

       그렇게 다음날이 찾아왔고 절대 날 혼자 두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는 일행의 등쌀에 떠밀려 흑묘와 함께 제갈세가 앞에서 대기했다.

         

       제갈세가 앞에서 죽치고 있는 수많은 의뢰 대기인들을 보고 있자니 암표를 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뒷자리 번호가 일정하게 바뀐다고는 하나 언제 자신의 앞자리 번호가 나타날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니 이 앞을 떠나지 못하고 기다리는 이가 태반일 수밖에.

       

       그렇게 기다리고 사람의 시선은 대부분 흑묘에게 쏠려 있었다.

         

       흑립 대신 평범한 죽립과 무복을 입고 있는 흑묘였지만 그렇다 한들 그 화사한 미모가 다 가려지지는 않았으니까.

         

       단독행동을 금지당했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암표를 산 입장인데 이렇게 주목을 받는게 좋은 일인지 모르겠네.

         

       그런 걱정을 하고 있을 때 흑묘가 내 어깨를 툭 쳤다.

         

       “하여간 선배는 복 받은 줄 알아야 돼요. 이렇게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연인이 있는데? 응? 잘해주지는 못할망정 맨날 속만 썩이고?”

         

       “크흠. 미안하다.”

         

       흑묘가 키득거렸다. 독고이설부터 혈교의 건까지 입이 백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일들의 연속인지라 그저 뒷머리만 벅벅 긁고 있을 때였다.

         

       숫자표의 숫자가 278로 바뀌었다.

         

       “가요. 선배.”

         

       그렇게 문지기들 앞에 섰을 때였다.

         

       “잠깐, 내 차례요.”

         

       다른 이가 우리와 마찬가지로 문지기 앞에 섰다.

         

       나는 그 순간 싸늘함을 느꼈다.

         

       “두분 다 278번이십니까?”

         

       “그렇소.”

         

       “그렇습니다.”

         

       어느 한쪽이 가짜인 상황. 그러나 문지기는 이런 상황이 익숙한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는 표를 지급받았던 작은 초소를 가리켰다.

         

       “저쪽에서 확인 절차를 거칠 것입니다.”

         

       어제와는 다른 서생이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표를 주시오.”

         

       나와 다른 사내가 표를 내밀었다. 솔직히 인상을 찡그린 채 사기꾼을 보는 시선으로 나를 노려보는 옆사람의 표정만 봐도 이미 결과는 나와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나는 어제 만났던 암표상을 떠올렸다.

         

       내가 왜 그 암표상의 대기표를 그리 쉽게 믿었는가.

         

       대기표가 그럴싸했던 것 역시 이유이기는 했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암표상이 암표를 판 것이 제갈세가의 코앞이였기 때문이다.

         

       사실 암표를 사는 것은 대기표를 갈취하여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면 제갈세가에서는 굳이 제지할 필요도 없고 현실적으로 제지하기도 어려웠다.

         

       순번과 사람을 일일이 비교대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

         

       그러나 이렇게 대기표를 위조하는 일은 전혀 다르다.

         

       진법 의뢰를 받는 것은 어디까지나 제갈세가의 행사다.

         

       한 달을 넘는 시간을 의뢰를 넣기 위해 기다린 사람들이 위조 대기표 때문에 마음을 졸이게 된다면? 만약 위조 대기표 때문에 억울하게 순번을 놓치게 된다면?

         

       결국 위조 대기표를 만들어 판매하는 것은 제갈세가의 행사를 방해하는 일이었다.

         

       위조 대기표를 파는걸로 얼마나 벌지는 모르겠지만 제갈세가의 콧털을 뽑는 대가로는 너무 싸다.

         

       그러니 그 암표상놈이 미심쩍은 부분이 많아도 무려 금자를 다섯 냥이나 주면서도 표를 산 것이다.

         

       “자네 표가 진짜로군.”

         

       그런데 세상을 넓고 미친놈들은 많았다.

         

       “참나, 인생 똑바로 사쇼!”

         

       자신이 진짜 표임을 확인받은 남자가 나에게 삿대질을 한 뒤 씩씩거리며 제갈세가로 들어갔다.

         

       “근래 위조 대기표가 극성이라는군. 혹시 대기표를 새로 발급받을 필요가 있는가?”

         

       내 허물에 대해서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는 채 점잖게 나를 대하는 서생의 태도가 날 두 배는 더 수치스럽게 했다.

         

       “괜찮습니다.”

         

       초소를 걸어 나왔다. 주변에서 쑥덕거리는 소리가 내 귀를 찔렀다. 가짜 표를 가지고 들어갔다가 쫓겨난 것을 목격했으니 당연히 흥미를 가질 수밖에.

         

       “하하하….”

         

       나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내가 사기를 당했다고?

         

       이몸.

         

       호천안이 호구라고?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절로 박장대소가 터져나왔다. 페부에서 치솟아 오르는 웃음기를 달래긴 한참.

         

       어느 순간 뚝하고 웃음이 멈추었다.

         

       “흑묘야.”

         

       “네! 선배!”

         

       창백해진 안색의 흑묘가 잽싸게 대답했다.

         

       “일좀 하나 해 줘야겠다.”

         

       넌 뒤졌다. 이 새끼야.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 : 호구 잡힌 놈들은 도무지 깔끔하게 인정할지 모르고 늘 혓바닥이 길단 말이야.

    *매우 늦어서 죄송합니다.

    감기인가 싶어서 타이레놀을 먹었는데.

    감기가 아니라 돋거가 들었습니다.

    저도 시간 호구인 모양입니다.

    내일 강호의 도리로 사죄를 드리겠습니다.

    다음화 보기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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