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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21

       *** ***

         

       월복당.

         

       천하제일의 정보조직인 월복당은 주로 그 정체를 숨긴 채 현지 정보조직들과의 제휴를 통해 그 정보를 손에 넣는 방법을 즐겨 사용한다.

         

       월복당원들 개개인의 정보수집 능력은 뛰어나지만 고작해야 수십 명의 월복당원으로 이 드넓은 무림의 정보를 직접 모으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중요 정보라는 것들은 직접 궁구하고 파해치지 않는 이상 구할 수 없는 것들.

         

       그렇기에 무림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지역에는 월복당원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팽가, 무당파, 그리고 제갈세가가 자리잡은 호북에도 당연히 월복당원이 배치되어 있었다.

       

       “흐으음.”

         

       월복당원 목이(木耳)는 전서구를 받아들고는 가볍게 침음성을 흘렸다.

         

       그 전서구의 발에 묶인 서신에는 당주의 암화가 쓰여 있었으니까. 신강에 있다 들은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호북에 오셨는가.

         

       상식을 초월하는 비천마차의 이동속도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중원이 좁다 활개를 치고 다니시는군요.”

         

       목이는 어설프게나마 월복당원들과 교류하던 흑묘를 떠올리고 슬쩍 미소 지었다.

         

       벌써 몇 해가 지난 이야기였지만 그래도 좋은 추억은 변치 않는 법.

         

       목이는 그런 당주 옆에 있던 사람을 떠올렸다.

         

       흑묘에게 여러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켰던 인물.

         

       이제는 뇌검낭인이라는 이름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호천안.

         

       오직 협명 일색의 명성을 얻어가던 호천안은 비무 이후의 발언과 동시에 정철을 추적했다는 의심정황 때문에 그 평판이 복합적인 색채로 물들어가고 있는 상황.

         

       물론 목이에게 호천안을 둘러싼 평판의 현황 같은 건 별 관심사가 아니었다.

         

       “요새 당주의 요청은 대부분 호천안 그자를 위한 것이니…이제야 좋은 추억을 만들어 준 신세를 갚을 수가 있겠구먼.”

         

       그렇게 중얼거린 목이는 암문을 해석했다.

         

       그리고 그 암문을 모두 해석한 목이가 탄식을 터트렸다.

         

       제갈세가의 번호표를 위조했다.

         

       대번에 목이의 머릿속에는 범인의 이름들이 떠올랐다.

         

       증거는 없지만 그런 정신나간 짓을 저지를 만한 이들이 몇이나 있을까.

         

       “그 녀석들이 기어이 선을 넘었군.”

         

       사파라는 놈들은 어찌 그리 생각이 없는지.

         

       목이는 빠르게 회신을 작성했다.

         

       물증은 없었지만 어차피 일을 마구 벌이는 이들이니 증거야 아주 손쉽게 얻을 수 있을 터.

         

       푸드득!

         

       답신을 담은 전서구가 이내 하늘을 날았다.

         

       *** ***

         

       “합! 찻! 흐아압!”

         

       쉬이잉! 쉬이이이잉!!

         

       아직 해결되지 않은 호천안의 숙제, 이름 지어지지 않은 호천안의 대검이 매섭게 허공을 갈랐다.

         

       눈 앞에 뭐가 있으면 단칼에 베어버릴 기세로 연무를 이어나가는 호천안.

         

       객잔에 도착하자마자 기행을 벌이는 호천안을 바라보던 일행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막 전서구를 보내고 돌아온 흑묘에게 시선을 돌렸다.

         

       “제자가 잡상인에게 썩은 엿이라도 사 먹었느냐?”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에휴.”

         

       흑묘는 한숨을 내쉬며 상황을 설명했다.

         

       흑묘의 설명을 들은 당도연이 실소를 흘렸다.

         

       “원숭이도 나무에 떨어진다더니 별일이로군요.”

         

       “은공께서 다른 이에게 속아 넘어가다니 상상이 안 됩니다.”

         

       다들 대검을 붕붕 휘두르는 호천안을 보며 가볍게 웃었다.

         

       “…과연 그럴까요?”

         

       혁기린의 의미심장한 어투로 말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모두의 시선이 혁기린에게 쏠렸다.

         

       “무슨 뜻인가요?”

         

       “어제 암상인에게 번호표를 구매할 때 저는 그 옆자리에 있었습니다. 사실 그때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지요. 제가 보기에도 너무나 수상쩍은 자였는데 호 무사님은 그냥 표를 덜컥 샀으니까요.”

         

       “그건…”

         

       그냥 선배가 생각이 없었던 것 아닐까.

         

       흑묘는 그렇게 생각했다.

         

       호천안의 머릿속에서 토해지는 귀계야 흑묘도 익히 인정하는 바였지만 호천안은 그런 귀계를 토해내는 자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맹한 구석을 보여줄 때도 있었으니까.

         

       그러나 흑묘는 말을 끝까지 내뱉을 수가 없었다.

         

       갑자기 심각해진 일행의 분위기 때문이었다.

         

       ‘뭐야…분위기 왜 이래.’

       

       “흐음…제자가 또 뭔가 수작을 부리고 있다는건가?”

         

       “저는 그리 생각합니다.”

         

       혁기린의 확신 어린 말에 일행들이 수긍하는 분위기를 보이자 흑묘는 황당해졌다.

         

       “아니…선배는 그렇게까지 계획적인 사람이 아니에요.”

         

       “예. 물론 호 무사님이 의도적으로 그자에게 사기를 당한 것은 아니었겠지요. 하지만 그 상황 자에서 노리는 바가 있었을 겁니다.”

         

       이게 무슨 소리야.

       

        사람이 무슨 계략 짜는 기계도 아니고 어떻게 모든 행동이 포석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혁기린의 말에 흑묘는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그와 별개로 혁기린의 확신 어린 말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사기를 당하거나, 대기표를 구하거나. 양쪽 다 나쁘지 않은 상황입니다.”

         

       “예?”

         

       “한 번도 아니고 몇 번이나 제갈세가를 바탕으로 사기를 친 작자들입니다. 당연히 어느 정도 배후가 있겠지요. 그런 이들을 소탕한다면 제갈세가에서도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일리가 있는 말이로군요. 은공의 명성쯤 되는 자가 제 영역에서 그런 일을 처리해 준다면 최소한 감사 인사 정도는 전해야 할 테니까요.”

         

       “흐음. 제자놈이 그 기회를 잡고자 했다? 뭐 수작질이 도가 튼 녀석이니 기회만 잡으면 된다 이건가.”

         

       혁기린이 자신감을 뿜어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그런 류의 생각을 염두에 두고 행동하신게 아닐까 싶습니다.”

         

       “과연 용지맹다운, 아니 제가 본 뇌검낭인님 다운 행동이로군요.”

         

       흑묘는 고개를 주억거리는 일행들을 바라본 뒤에 마당 쪽을 바라보았다.

         

       “으아아아아!!”

         

       쉬이잉! 쉬이잉!

         

       일반 투숙객들이 미친 듯이 검을 휘두르는 호천안을 보며 쑥덕거리고 있었다. 다른 손님들의 시선조차 신경쓰지 않은 채 씩씩거리는 호천안.

         

       ‘아닌데, 암만 봐도 그냥 호구 잡혀서 머리끝까지 화가 난 건데.’

         

       “흐음. 그렇다면 저렇게 대검을 휘두르며 소란 아닌 소란을 피우는 것도 나름의 명분작업인가?”

         

       “예. 아마 사기를 당해 매우 화가 났다는 것을 다른 이들에게 알리고자 함이 아닐까요?”

         

       꿈보다 해몽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르는 광경을 보고 있던 흑묘.

         

       푸드드득.

         

       그런 흑묘에게 전서구의 날개짓 소리가 들렸다.

         

       벌써 회신이 왔는가.

         

       바깥에 나가 회신을 받아본 흑묘는 정보를 파악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왔냐? 누구냐?”

         

       흑묘는 번들거리는 눈으로 대검을 쥐고 있는 호천안을 보면서 몸서리를 한번 친 뒤에 입을 열었다.

         

       “아직 증거는 없지만 흑산삼흉이라는 자들이 근래 이곳에 들어왔대요. 사천성에서 자리를 잡으려다가 실패하고 다시 낙향하는거 같은데 근래 이 근방에서 머물면서 온갖 패악질을 다 벌인다는군요.”

         

       호천안이 웃음을 터트렸다.

         

       차라리 진짜 대단한 녀석들에게 털렸으면 자존심이라도 덜 당할 텐데 범 무서운지조차 모를 하룻강아지들에게 털렸다니!

         

       절로 헛웃음이 나올 일이었다.

         

       “가자.”

         

       “아니…”

         

       “가자!”

         

       “그래도 물증이 없으니 일단 조사를…”

         

       “가즈아아아아!!”

         

       대화가 통하지 않는 호천안을 흑묘가 난감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을 때였다.

         

       “여일예 소저와 함께 가시지요. 그편이 도움이 더 될겁니다.”

         

       일행 중 가장 인지도가 높은 여일예가 따라붙어 일을 처리하는 편이 호천안이 제갈세가에 왔다는 사실을 퍼트리기에 가장 적합하리라는 판단을 한 혁기린이 말했다.

         

       여일예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 저와 함께 다녀오시지요.”

         

       “좋소! 당장 출발합시다!”

         

       “그럼 시원하게 휘젓고 오시지요. 나머지 일들은 저희가 처리해 놓겠습니다.”

         

       꽤나 의미심장한 혁기린의 말이 이어졌지만 이미 눈이 뒤집힌 호천안은 그대로 출격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혁기린이 입을 열었다.

         

       “그럼 저와 당소열 소저는 증거를 수집하려 가볼까요? 번호표를 위조하기 위해서는 같은 종이가 필요하니 제갈세가에 종이를 납품하는 공방에 어떤 식으로든 단서가 있을 겁니다.”

         

       당도연도 입을 열었다.

         

       “당가와 제갈세가는 막역한 사이. 인근에 왔으니 가벼운 안부 서신 정도는 전해도 이상하지 않지요. 서신을 전해서 이곳에 저희가 왔음을 넌지시 알려보겠습니다.”

         

       “좋아요. 저는 그럼 위조 번호표로 피해를 본 피해자를 한번 찾아볼게요.”

         

       “음.”

         

       흑묘는 빠르게 업무를 분담하는 일행들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호천안은 그냥 사기를 당했고 분노에 휩싸였을 뿐이지만 그 행동조차도 고도의 계산 하에 이루어진것이라 착각하며 일을 벌이고 있는 일행들.

         

       그저 사기꾼들을 때려잡고 속 시원한 얼굴로 돌아올 호천안이 일행들이 모아온 결과를 보고받으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흑묘는 그 광경을 상상하며 피식 웃었다.

         

       일도 해결하고 얼빠진 호천안의 표정도 보고 일석이조의 일이었으니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저도 정보를 모아볼게요.”

         

       호천안의 일행들이 각자 행동을 시작했다.

         

       *** ***

         

       “으핫핫핫!”

         

       “하하하하!”

         

       흑산삼흉 중 두 사람 구인청과 마가림은 박장대소를 터트렸다.

         

       “하하하! 대박! 대박이로군!”

         

       “형님! 제가 뭐라고 했습니까? 분명 쏠쏠한 장사가 될 것이라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으하하하! 아우님의 혜안이 이 정도일줄은 몰랐네!”

         

       구인청과 마가림의 박장대소에 맞추어 웃음을 터트리는 수하들. 그런 수하들 사이에 위치한 암상인의 머릿속에는 근심걱정이 가득했다.

         

       갑자기 어디선가 나타난 구인청과 마가림은 제 힘을 믿고 인근 흑도 세력들을 마구잡이로 규합해서 돈벌이에 나섰다.

         

       그러나 갑자기 흑도들을 쥐어짠다고 없던 수입이 튀어나오겠는가.

         

       구인청과 마가림의 시선은 이내 그들이 건드리지 않던 영역으로 향했다.

         

       바로 제갈세가.

         

       정확히는 제갈세가에 진법 관련 의뢰를 하기 위해 찾아오는 자들에게 손을 대기 시작한 것이다.

         

       진법을 운용할 정도의 세력이라면 본래 쉬이 건드릴 수 없는 이들이지만 결국 제갈세가에 의뢰를 넣으러 오는 자들의 대부분은 그저 심부름꾼에 불과하니 충분히 가능성이 있었다.

         

       소매치기를 동원하여 그런 이들의 호주머니를 노린 구인청과 마가림.

         

       그렇게 돈맛을 본 구인청과 마가림은 심부름꾼이 아닌 진짜 제갈세가의 손님들이 지닌 호주머니가 탐나기 시작했다.

         

       그 결과가 번호표의 위조였다.

         

       암상인은 눈을 질끈 감았다.

         

       근래 제갈세가는 요사이 급증한 진법 의뢰를 소화하기 위해 모든 전력을 총동원하고 있는 상황인지라 사소한 문제에는 눈을 돌리고 있었지만…

         

       번호표의 위조가 계속된다면 결코 제갈세가에서도 좌시하지 않을 일이었다.

         

       암상인은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구인청과 마가림의 명령을 따르지 않거나 도망치면 지금 당장이라도 구인청과 마가림의 손에 죽을지 모를 판국이니까.

         

       “형님! 여기서 단단히 한밑천 잡고 갑시다!”

         

       “그래! 피치못할 사정으로 큰형님과 헤어졌지만 우리 흑산삼흉이 다시 뭉쳐 대업을 벌이기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하지!”

         

       ‘지랄하고 자빠졌네.’

         

       암상인은 속으로 욕설을 내뱉었다. 흑산삼흉의 큰형님이라는 자가 누구인지 전혀 모르는 암상인이었지만 적어도 구인청과 마가림의 멍청함에 질려 떠났다는 사실은 익히 짐작할 수 있었다.

         

       “하하하하!”

         

       “으하하하하!!”

         

       그러나 그런 속내와 다르게 암상인은 연회에 끌려온 다른 흑도들과 마찬가지로 밝은 표정을 연기하며 밝은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사천에서는 없던 운이 이제는 트이는구나!”

         

       “흐흐. 그러게나 말이오.”

         

       마가림이 껄껄 웃으며 암상인이 바친 주머니를 들어올렸다. 구인청과 마가림의 기분이 좋아진 이유이자 지금 연회의 이유이기도 한 금자 다섯 냥이 든 호천안의 돈이었다.

         

       “그깟 암표에 금자 다섯 냥이나 태우는 작자가 있다니!”

         

       “흐하하하하! 그러게나 말이다. 그런 호구 놈은 도박판에 앉혀 놓고 두고두고 돈을 우려내야하는데 참으로 아쉽구나!”

         

       “오!”

         

       마가림이 눈을 빛냈다.

         

       “생각해보니 그놈의 주머니에 돈이 더 있지 않겠소? 게다가 본전 생각도 날 테니 그 호구 놈의 신상을 캐다가 도박판에 앉혀 보는 것은 어떻소?”

         

       마가림의 의견에 구인청이 무릎을 탁 쳤다.

         

       “크으…아우님의 지모는 내 도무지 당해낼 수가 없구만.”

         

       “하하하! 형님도 참 금칠이 심하시오!”

         

       한바탕 웃음을 터트린 구인청과 마가림의 시선이 암상인에게 돌아갔다.

         

       “그래! 그 호구 놈! 그 호구 놈이 어떻게 생겼더냐?”

         

       “그것이…”

         

       암상인이 식은땀을 뻘뻘 흘리고 있을 때였다.

         

       콰아아아앙!!

         

       연회장의 문이 폭발했다.

         

       사방으로 비산하는 문의 파편을 뒤집어 쓴 흑도 잡배들이 쓰러지며 비명을 질렀고 구인청과 마가림은 놀라 일어났다.

         

       츠즈즈즈즈즈!!!

         

       그와 동시에 사방을 압도하는 경의 폭풍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기감이 트이지 않은 흑도 잡배들조차 숨을 쉬기 어려울 정도로 강렬한 기세.

         

       파편을 뒤집어쓰고 몸을 웅크린 채 벌벌 떨고 있는 암상인의 눈에 두 사람이 들어왔다.

         

       전날 보았던 사내와 안대를 한 여성이었다.

         

       “이렇게 생겼다. 이 자식들아.”

         

       호천안과 여일예.

         

       두 사람이 연회장에 난입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착각내조 on

    다음편은 완성되는대로 올리겠습니다.

    다음화 보기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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