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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24

       

        

        

        

        

        

       ───경고, 시설 내 인가되지 않은 인원 침입. 관계자들은 즉각 무장하여 위협에 대비하십시오. 반복합니다. 시설 내 인가되지 않은 인원 침입….

        

        

        

       “저쪽도 뒤가 없군요.”

        

       “와, 진짜 진이랑 레인 없었으면 한 발짝도 앞으로 못 나갔을 거예요. 무슨 복도마다 이렇게 트랩이랑 토치카로…!”

        

        

        

        그 말대로.

        

        세상에서 가장 엿같은 전투는 시가전이었고, 그것보다도 더 엿같은 전투는 이런 복잡한 시설 내부에서 벌이는 CQB였다. 교전을 벌이기에는 쓸데없이 너무나도 협소한 시설 내부에서 수십 명씩 대치하게 되니 없던 짜증도 생겨날 판이었다.

        

        물론 실로 다행스러운 점이 하나 있었다 – 그것이 무엇이냐 하니, 방금 다이스가 말했듯이 진과 레인의 존재였다. 뒤에 달린 꼬리가 뚫기 어려운 복도나 거대한 장애물, 혹은 복도를 헤집고 다니는 추적 지뢰나 간간이 나타나는 드론 스웜 같은 걸 말 그대로 지우개마냥 깔끔하게 지워버린 것이다.

        

        저 둘이 없었으면 아마 벌써 한두 명 정도는 죽었거나 시간이 두 배 이상 지체됐을 확률이 높았다 – 어떻게 보면 치트였지만, 그렇게 따지면 치트 없이는 깨기 힘든 난이도의 레이드를 냅다 내놨는데 이렇게라도 밸런스를 맞춰야 하지 않을까.

        

        

        

       “좀 더 마음 놓고 쏴보시죠. 대부분의 화력은 메카 막내 두 명이서 적당히 맞아주고 있으니.”

        

       “우왁, 네, 알겠습니다!”

        

        

        

        그 와중 적 옆구리를 한바탕 마사지하고 돌아온 로렌티나가 카토의 귓전에 속삭였다.

        

        당연하겠지만 당사자 입장에서는 갑자기 귓전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린 것이나 다를 바 없었고, 카토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이전보다는 비교적 적극적인 형태로 교전에 임하기 시작했다. 그리 효과가 거대하진 않았으나 이런 조그마한 차이가 쌓이면 결과가 달라지는 법이다.

        

        내부는 복잡하게 꼬여있었으나 대거 팀이 이동하면서 남긴 3D 지도에 의해 가는 방향은 그리 어렵지 않게 잡을 수 있었고, 그리하여 얼마나 지났을까. 본격적으로 A 섹터로 향하는 길이 열렸다.

        

        주조소 구역이었다.

        

        때마침 적들도 그다지 없었기에, 사주경계를 이어가며 둘에게 물었다.

        

        

        

       “해당 구역에 대해 아는 바 있나요?”

        

       “일종의…병기창이야. 보다시피. 병기를 만드는 곳이지. 옛날 연구원들은 여기를 가마솥이라고 불렀어. 기억하기로는 여기 말고도 지하 연구 시설과 조립 라인, 생산 공장도 있었을 거야.”

        

       “이런 땅 속에 그토록 거대한 시설을 지을 수 있다니. 그것대로 놀랍군요.”

        

       “원래는 버려진 소금광산이었거든.”

        

        

        

        흐음.

        

        실로 뜬금없이 아르테미스의 연혁이 밝혀지고 있었다. 이들이 대전쟁 당시 어떤 트롤링을 벌였고 어떻게 망해갔는지는 아주 잘 알고 있는 나였지만, 아르테미스가 그 전에 무슨 활동을 벌였는지는 모르고 있었건만, 이런 식으로 알게 될 줄은 몰랐다.

        

        좌우지간 계속해서 레인의 말이 이어졌다. 엄청난 폐열을 방출하는 한편 시설의 수많은 기계들을 냉각시키기 위해 아르테미스는 근방에 있는 호수에서 대량의 물을 끌어오기를 반복하고 있었단다. 그럼에도 제대로 들키지 않은 이유는 간단했다.

        

        캐나다에는 호수가 너무나도 많았으니까.

        

        그렇다면 느닷없이 시설 내에 무슨…제철소 비스무리한 게 있는 것도 나름 이해가 갔다.

        

        물론 지하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규모는 우리가 생각하는 거대한 부지에 지어진 수많은 공장마냥 크지는 않겠지만.

        

        

        

       -[경고 : 고열 감지됨.]

        

        

        

        그리고 제철소라는 이름에 걸맞게, 슬슬 주변이 무지막지하게 더워지기 시작했다.

        

        지면에서부터 350m 가량 떨어진 지하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광활한 지역이 얼마 지나지 않아 모습을 드러내었고, 주변에는 거대한 환기 굴뚝과 수많은 자동화 설비로 이루어진 용도를 알 수 없는 시설이 넘쳐났다. 물론 아직도 가동 중이었고.

        

        물론 그 안에서도 우리를 죽이러 온 적 병력들은 넘쳐났지만, 대부분은 어렵잖게 격퇴가 가능했기도 하거니와 아직 안쪽으로 한참이나 더 들어가야만 했다. 

        

        제대로 된 이카루스 기어를 착용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최대한 안전에 만전을 기한 결과, 3분 가량의 교전을 끝으로 전로들을 가로질러 건너편 섹터로 향했다.

        

        공장 자체는 한쪽으로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었지만, 우리의 목적지는 그곳이 아니었다.

        

        

        

       “…관제실 알파.”

        

       “해당 지역 안에서 동형 기체의 신호가 느껴집니다. 순서 상으로 생각한다면 초기형 플라즈마 캐논을 장착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가서 뭘 해야만 하는지조차 모른 채 들이박는다라, 아주 자살 행위도 이런 자살 행위가 없구만. 내부에 대한 정보는 아예 없는 건가?”

        

       “…나노머신을 관제하는 타워에 대한 정보는 데이터베이스도 없긴 하지만, 다르게 말하면 아마 해당 타워를 컨트롤하는 기체에 대부분의 제어 권한이 몰려있을 확률이 높아. 역으로 말하면 통제권을 탈취하는 방향으로부터 접근하면 생각보다 쉬…울지도.”

        

        

        

       -레인 의외로 브레인인wwwww

       -뭐든지 파괴하고 박살내는 애들 가운데에 서있으니까 혼자 똑똑해보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뭘 똑똑해 ㅋㅋㅋ 자기도 마지막에 자신없어서 말 흐렸잖아 ㅋㅋㅋㅋ

       -요약)잘 모르겠지만 일단 하다 보면 될…지도 모른다

       -으휴 덤앤더머쉑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첫 번째 전투를 이런 식으로 치뤄야만 하다니, 말세도 이런 말세가 없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대거 팀에서 한 명 정도만 차출을 부탁할 걸 그랬나 싶었지만, 이미 상호간의 거리는 1km 이상으로 멀어진 상황. 다행히도 내부 네트워크에 접속 가능한 진과 레인이 있어서 망정이었다. 아마 바로 교전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면 기믹을 파악할 시간은 충분하겠지.

        

        물론 그렇지 않더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지만, 뭐어. 언제는 원하는 대로만 상황이 풀리기나 했을까. 결국 활로를 찾는 건 우리의 몫이었다.

        

        

        

       “진입합니다.”

        

        

        

        그리하여 문을 열었다.

        

        아홉 명이나 되는 인원이 문을 연 순간 보이는 것은…기대와는 다르게 양쪽으로 이어진 또다른 복도가 있을 뿐. 그러나 벽면에 붙어있는 청사진을 본 순간 우리는 내부의 구조가 일종의…사각형 도넛 형태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옆에 나있는 계단은 관제실로 올라가는 길이었고, 눈 앞에 보이는 시큐리티 도어는 내부 시설로 들어가는 격벽이었다. 그리하여 사주경계를 진행한 채 관제실로 올라가자 내부 시설 안쪽이 한 눈에 보였다.

        

        기묘하게 생긴 타워와 그 꼭대기 언저리에 떠있는 베타 타입. 아까 누군가가 말했듯이 저 기체가 바로 나노머신 탑을 통제하는 본체라고 할 수 있겠지.

        

        

        그건 그렇고, 내부가 실로 기괴하게 생겼다.

        

        

        

       “여긴 일종의…교전 실험실로 보이는데.”

        

        

        

        그 말대로.

        

        인위적으로 생성된 듯한 수많은 건축물과 여태까지 보아온 광경과는 하나도 어울리지 않는 목가적인 분위기, 그리고 풀들. 마치 선생님이 친환경적인 미래 도시를 그려보아라- 하는 숙제를 내주었을 때나 볼 수 있을 법한 도시의 한 부분을 케이크처럼 잘라온 것만 같은 모습이었다.

        

        그 사실을 통해 직감했다.

        

        

        

       “최소 일곱 명 가량이 저 안에서 아르테미스랑 신나게 담소를 나눠야만 할 것 같군요.”

        

       “여기서 도대체 뭘 관장할지는 모르겠지만, 막내랑 레인은 여기 남으시길. 진은 우리를 따라오세요. 저 안쪽에서 좀 귀찮은 일이 많이 있을 것 같으니.”

        

       “확인. 로렌티나와 동행합니다…부디 몸조심하십시오, 아키타입.”

        

       “물론이지요.”

        

        

        

        그리하여 일곱 명이 관제실 아래로 내려가 두터운 시큐리티 도어 안쪽으로 향했다.

        

        누가 봐도 이걸 눌러야만 한다는 느낌을 팍팍 주는 거대한 붉은 색 버튼을 바라보며 레인에게 덧붙였다.

        

        

        

       “유사시 아군이 빠져나와야만 할 수도 있으니, 안전문을 언제든지 부술 수 있도록 준비하세요.”

        

       “알겠어.”

        

        

        

        쾅.

        

        붉은 색 버튼을 주먹으로 강하게 내리쳤고, 그 순간 천장에서 사이렌이 울렸다.

        

        모두가 아무런 일 없이 빠져나올 수 있기를 바라며 관제실 내에서 부팅되기 시작한 수많은 홀로그램 패널을 눈으로 훑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몰랐지만, 무언가가 시작되었다.

        

        

        

        

        

        

        

        

        

        

        

        

        한편,

        

        

        

       “기어코 아르테미스 자식들이 재미있는 장난감을 가져왔군.”

        

       “정면에서 막는다. 전선 유지 시간은 최소 15분. 다른 친구들이 얼마나 잘 해주는지 보자고.”

        

       “남은 반물질 유탄 잔량…토탈 25발. 막내 쪽이 얼마나 잘 해주는지 두고 보자구요.”

        

        

        

        대거 팀, 그리고 프로토타입 메카 유진.

        

        물러설 수 없는 교전이 시작되었다.

        

        

        

        

        

        

        

        

        

        

        

        

        

        

        

        

        

        

        

        

       ───퍼엉!

        

        

        

        섬광이 터진다.

        

        그리고 그것이 모든 걸 집어삼켰고, 잿더미만이 남는다. 하지만 끝이 아니었다. 아무 것도 없는 곳에서부터 무언가가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다 녹아버린 바닥에서부터 시간을 역으로 되감듯 형체가 나타나더니, 이윽고 느릿하게 사람의 움직임을 형상화하기 시작했다.

        

        탕 하는 소리와 함께 조금씩 형성되던 머리 부분을 탄환이 으깨어 부쉈다. 그것만으로도 형체를 되찾아가던 존재 – 프로토타입 유진은 그 자리에 털썩 널브러진다. 그러나 이 또한 마찬가지였다. 먼지같은 것이 모여 기틀을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그 광경을 바라보던 오웬스가 입을 열었다.

        

        

        

       “완전한 재수복까지 걸리는 시간은 대략 2분 30초에, 어떻게든 전투 데이터를 갖춰 공격을 가할 수 있을 정도까지 회복하는 건 1분이라.”

        

       “생각보다 시간 자체는 널널하군요. 문제는 반물질 유탄을 전부 써버린 이후를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를 모르겠다는 점인데….”

        

       “이카루스 기어의 EMP 방출로 해결을 봐야겠지.”

        

        

        

        대거 팀과 프로토타입 간의 교전.

        

        어떻게 보면 천국과 지옥을 오간다고 할 수 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아르테미스의 시설 내부에 있는 나노머신 송출 타워가 일종의 데이터베이스이자 허브가 되어 초대형 전투실험실 내부의 프로토타입 메카 유진을 끊임없이 재생성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부서져도 다시 일어난다고 표현하기조차 어려웠다 – 사라져도 다시 생겨났다. 확실한 건 아르테미스의 내부에서는 프로토타입이라는 건 하나의 기체만을 의미하지 않았다. 특정한 스펙을 가진 기체를 즉석에서 생성한다고 해야 맞지 않을까.

        

        이미 물질 창조의 영역이었다. 이카루스건 어디건 진즉 기존의 한계를 돌파해버린 기술력을 가지고 있긴 했지만 아르테미스의 성취는 실로 놀랍다 못해 기괴할 지경이었다.

        

        

        

       “…타이머 세팅하도록. 하나는 프로토타입의 재생성 및 교전 가능 상태까지 수복하는 시간을 표기하고, 다른 하나는 이카루스 기어 내 EMP 충전 시간으로.”

        

       “세팅 끝.”

        

       “펄스 스캔 결과 추가 병력 접근 중. 프로토타입의 수복까지 시간을 벌려고 시도하는 듯한데.”

        

        

        

        오웬스의 고개가 느릿하게 돌아갔다.

        

        서킨스는 진작 초대형 전투실험실과 이어진 병력 투입 통로의 좌표를 마킹해놓았고, 그 순간 너나할 것 없이 바닥에 시커 마인을 던졌다. 그와 동시에 지면을 가로지른 아홉 개의 추적 지뢰가 해당 구역을 향해 굴러갔다. 머잖아 문이 열리는 순간 화염이 몰아칠 예정이었고.

        

        그러나 그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스펙터, 로건. 최대한 빠르게 끝마치고 돌아오도록.”

        

       “궂은 일은 항상 이쪽에만 시키지, 아주.”

        

       “산책 나가있는 동안 죽어 나자빠지지나 마시길.”

        

        

        

        두 명이 잔상이 남을 정도의 빠른 속도로 사라진다.

        

        펄스가 터져나오며 주변을 훑었다. 두 명의 발현자는 이미 상반된 방향으로 이동 중이었고, 전투실험실과 이어진 여러 개의 통로 바로 옆에서 문이 열리길 기다렸다 – 그리고 몇 초나 지났을까, 문의 바로 위에 붙어있는 사이렌이 회전하며 두터운 시큐리티 도어가 양쪽으로 열렸다.

        

        대기 중이던 시커 마인이 안쪽으로 빨려들어감과 동시에 좁은 통로 내부에서 화염이 휘몰아쳤다.

        

        호흡만으로 폐가 노릇하게 익어버릴 정도의 열기가 기계의 센서마저 가렸지만, 불길이 걷히기도 전 총성과 폭발이 이어졌다. 쿠킹 중이었던 수류탄 세 개가 복도를 가로질렀고, 피하기도 전에 UGV와 사람을 가리지 않고 총알이 다리를 꿰뚫은 것이었다.

        

        두 번째 폭발이 터져나온 순간 절반 이상이 섬멸되었고, 10초도 지나지 않아 로건과 로렌티나의 앞에는 부서진 무인기 파편과 얽힌 탄화된 살덩이만이 남아있게 되었다.

        

        

        하지만 통로는 두 명만으로는 결코 커버하지 못할 정도로 많았다.

        

        

        

       ───퓽!

        

        

        

        점착폭탄 발사기에 끼워진 섬광탄이 두 발현자보다도 먼저 허공을 가로질렀다.

        

        눈이 멀 듯한 섬광이 막 통로를 빠져나오던 적군을 강타했으나, 그 순간 무인기의 위에 달린 체인건이 불을 뿜었다. 그러나 두 명의 속도는 줄지 않았고, 시속 70km로 달리고 있는 와중에도 점착폭탄 발사기에 EMP 탄을 끼운 후 UGV의 동체에 정확하게 명중시킨다.

        

        그리하여 반경 3m 크기의 EMP 펄스가 이들을 덮쳤고, 한순간 엑소스켈레톤과 기체의 전력이 꺼진 사이 확장 탄창 하나만큼의 총알 폭풍이 아르테미스 병력들을 이어 휩쓸었다. 물론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고, 근접 무기를 꺼내든 두 발현자가 아직 움직이는 적들을 덮쳤다.

        

        

        그렇게 초대형 전투실험실의 외곽 라인에서부터 피로 피를 씻는 교전이 벌어지는 와중, 남은 일곱 명의 대거 팀은 어느덧 절반 이상의 수복이 완료된 프로토타입을 향해 지속적으로 사격을 가하고 있었다.

        

        당연하겠지만 프로토타입 역시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다. 머리를 공격당한 순간 수복이 늦어진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설령 회복이 느려지더라도 계속해서 후퇴하며 더 괜찮은 자리를 찾는 한편, 탄환에 맞아도 괜찮도록 논리 회로 앞에 두터운 장갑을 둘렀다.

        

        누가 보아도 기괴하다고 말할 수 있는 외형. 머리는 거대했고 몸은 앙상했으나 당사자는 – 정확하게는 이 시설 전체에 저장되어 끊임없이 프로토타입 유진을 형성하는 총괄 AI는 – 신경쓰지 않았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기이잉!

        

        

        

       “이런 미친, 레일건이다!”

        

       “반물질 유탄 발사 준비 완료. 예상보다 탄 소모가 빠른데….”

        

        

        

        벽 뒤편에서부터 들려오는 심상찮은 소음과 강렬한 에너지 반응.

        

        그 순간 키신저가 물흐르듯 파우치에 든 반물질 유탄을 꺼냈고, 하부 레일에 달린 유탄발사기에 집어넣은 후, 아주 짤막한 조준과 함께 찰리급 탄을 발사했다. 퉁 하는 소리와 함께 추진체가 폭발하며 40mm 유탄이 포물선을 그렸다.

        

        대거 팀 전원은 엄폐물에 숨은 지 오래였으나, 엄폐물 사이로 새어나오는 열량과 한순간 해당 지역을 제외한 주변이 어둡게 느껴질 정도의 광량은 몇 번을 보아도 적응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순간, 초대형 전투실험실의 공기 전체가 제멋대로 휘돌고 – 그 자리에 있는 전원의 눈 앞이 파랗게 물들었다.

        

        파괴력이 짐작조차 되지 않는 레일건이 발사된 것이었다.

        

        

        

       ‘…그런데, 도대체 어디로 쏜 거지?’

        

        

       

        자신들이 아직 살아있다는 것에 1차로 놀라고, 고개를 들어 보았을 때 두 번 놀란다.

        

        자동차가 지나다닐 수 있을 정도의 크기를 지닌 구멍이 반대편 벽에 뚫려있었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명백했다.

        

        

        

       “저 미친 새끼, 설마 벽을 싸그리 무시하고 원거리 포격을…!”

        

        

        

        해당 공격 앞에서는 벽이 의미가 없었다.

        

        이미 늦었다는 것을 알았지만, 오웬스는 인상을 찌푸리며 통신 채널을 바꾸었다. 막내가 있는 팀에 해당 사실을 전달하기 위함이었다.

        

        

        

       “…프로토타입 레일건은 벽을 관통하여 포격을 날릴 수 있다. 타이머 데이터를 보낼 예정이니 추후 동일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이쪽에서 신호하겠다. 자동으로 타이머가 작동할 수 있도록 세팅해두도록.”

        

        

        

        그 말만을 남긴 채, 오웬스는 손에 힘을 주고는 다시금 방아쇠를 당겼다.

        

        이 세상에 다시 없을 형태의 교전은 그렇게 이어지고 있었다.

        

        

        

        

        

        

        

        

        

        

        

        

        

        

       ───피이잉!

        

        

        

       “우왁, 이런 세상에!”

        

       “방금 뭐가 날아온거야!?”

        

        

        

       -???????????????

       -아니시발저거레일건임설마????

       -역대급 레이드 참여 라인업을 역대급 공격으로 커버하는 아르테미스wwwwww

       -진짜 이카루스 미쳤냐???

       -이걸ㅋㅋㅋㅋ깨라고ㅋㅋㅋㅋㅋ만들어놓은 ㅋㅋㅋㅋㅋ

        

        

        

        깜짝 놀랐네!

        

        다행히 아무도 맞지 않았지만, 갑자기 벽을 관통하며 날아든 푸른 빛은…설마 프로토타입이 저 멀리서 공격한 건가? 중간중간 빈 공간을 지나쳤다고는 하지만 대거 팀이 있는 곳과 1km가 넘을 텐데? 정말로?

        

        정신이 아찔해지는 듯한 감각을 뒤로 한 채, 뒤이어 이어진 오웬스의 통신을 확인한 후 황급히 덧붙였다.

        

        

        

       “타이머 세팅하세요! 지금부터 신호하면 언제든지 해당 지역에서 이탈할 준비 하고!”

        

        

        

        세상이 참으로 쉽지 않았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벽?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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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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