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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25

       “…인.”

       

       “다인… 일어나.”

       

       

       “으음…”

       

       푹신한 침대 위.

       그곳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에 잠시 침음을 흘리며 잠에서 깬 나는, 이내 흐린 눈을 비비며 눈을 떴다.

       

       그러자 내 눈앞에 보이는, 미소를 짓고있는 푸른 눈의 그녀.

       흘러내린 그녀의 금발의 머리카락이 내 얼굴을 간질이는걸 느끼며, 나는 그녀에게 잠에 덜 깬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하루야. 일어났어?”

       

       “응. 빨리 일어나.”

       

       그 말과 함께, 미소를 지으며 내게 짧게 입을 맞춘 하루.

       내 입술에 닿는 그 느낌에 나는 작게 웃으며,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했다.

       

       “으으으… 그래. 일어나자.”

       

       오늘 하루도 시작이구나.

       

       그렇게 한 침대에서 같이 자고 일어난 우리는, 간단하게 씻고. 한번 더 입을 맞춘 뒤, 방문을 나섰다.

       

       

       그러고 계단을 타고 내려가 거실쪽으로 로 가자 보이는건.

       

       

       “어! 오빠 일어났어요?”

       

       “응 서은아. 잘 잤어?”

       

       소파에 앉아서 리모컨을 돌리고 있다, 나를 보고는 밝은 목소리로 인사하는 서은이였다.

       

       그 말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계단쪽으로 오더니 그대로 내 품에 안기는 서은이.

       

       “헤헤… 오빠.”

       

       “응. 그래 그래.”

       

       내 가슴팍에 얼굴을 부비며 오늘따라 내게 애교를 부리는 서은이를, 나는 작은 미소와 함께 쓰다듬어 주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뒤에 하루가 그저 작은 미소를 지은 채 내 곁에서 보고 있었고.

       

       “히히. 하루 언니도 잘 잤어요?”

       

       “응. 잘 잤지.”

       

       그렇게 이후, 떠들며 거실로 향하는 하루와 서은이를 뒤로 한 채, 잠시 거실로 향해본 나는.

       …그 옆의 주방쪽에서, 세 사람이 함께 모여 앞치마를 맨 채 무언가를 하고 있는게 보였다.

       

       “아니, 셀레스트씨. 그렇게 자르는게 아니예요. 자, 보세요.”

       

       “흐으응… 어렵네요. 그냥 능력을 쓰면 안되는 걸까요?”

       

       “아니죠. 직접 손으로 하는법도 알아야지 정성이 담기는 법이예요. 봐봐요, 헤일로는 잘하잖아요. 그녀처럼 해봐요.”

       

       “…칭찬은 부끄럽습니다.”

       

       수빈씨와 셀레스트, 그리고 헤일로까지.

       세 여자가 오종종 모여, 요리를 하고 있는 듯한 모습.

       

       내가 그런 그녀들을 보고 있을 때.

       …내 시선을 느낀건지, 수빈씨는 칼로 채소를 자르다 말고 고개를 돌려 나를 보더니 환한 미소로 인사했다.

       

       “아 다인씨! 일어나셨어요?”

       

       그런 그녀의 모습에, 다른 이들도 고개를 돌려 내게 미소를 지은 채 인사했고.

       

       “어. 에고스틱, 일어났어요?”

       

       “…주인님, 일어나셨네요.”

       

       “하하, 네. 다들 잘 잤어요?”

       

       그런 내가 인사를 건낸 뒤, 무얼 하는거냐고 묻자.

       

       수빈씨는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부엌칼을 든 채로 말했다.

       

       “다른게 아니라, 셀레스트씨가 요리를 배워보고 싶어하신다고 해세요. 헤일로랑 같이 요리를 가르쳐드리고 있었어요.”

       

       “흐흥. 맞아요. 에고스틱, 기대하세요. 오늘 아침은 제가 차려드릴테니까.”

       

       “…하하. 기대되네요. 제가 도와드릴게 있을까요?”

       

       “아니요. 부엌에 이미 사람 많으니까, 저기서 쉬고 있으세요.”

       

       “알겠습니다.”

       

       

       그녀의 말에 웃으며 대답한 나는, 서은이와 하루가 앉아있는 소파로 향했다.

       그렇게 그쪽으로 가자, 벽면에 있는 티비를 가르키며 소파 옆을 두들기는 서은이.

       

       “오빠! 이것 봐봐요. 때마침 오빠 얘기가 나오고 있어요.”

       

       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말에, 소파에 털썩 앉은 나는.

       뒤에 몸을 기대고, 티비 화면에 나오는 뉴스를 바라보았다.

       

       [다음 소식입니다. 에고스트림의 수장이자 세계적 영웅인 에고스틱이 서울 한복판에서 부활한지도 벌써 몇주가 지났습니다…]

       

       그 말과 함께, 화면에서는 자료 영상으로 내가 부활하던 당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쿠우우우우우우우웅-]

       

       

       서울의 도심 한복판.

       그곳에 생긴 밝은 노란색 빛기둥과 함께, 엄청난 소리와 함께 하늘에서 떨어진 무언가.

       

       …저것이, 내가 이 세계에 부활한 방식이였다.

       

       스타더스의 곁에서, 마치 태양신이 헤일로를 내려보냈을 때처럼 화려하게 강림하는 식으로 내려온 나.

       

       당연하게도 그렇게 난리를 치며 돌아왔으니, 그 광경이 카메라에 잡혀 전세계에 퍼진건 자명한 일이였고.

       …그 결과.

       내가 돌아오고나서 한동안, 방송에서 에고스틱의 부활 소식만을 다룰 정도였다. 

       특히 대한민국에서는 감격해서 우는 사람이 속출했다던가. 참으로 고마우면서도 황당한 일이였다…

       

       하여튼 그렇게 부활한 뒤로, 나는 휴식과 안정을 위해 저택에서 지낸다고 공표한뒤 늘 머물던 이 대저택에서 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당연하다는 듯 나의 동료들이 함께 있었고.

       

       다들, 내가 돌아온 날 참 많이 울었다. 내가 너무 미안할 정도로.

       …그나마, 내가 없는동안 이들이 전부 친해졌다는게 좋은 소식일까.

       

       “…!!”

       

       하여튼 그러는 와중, 내가 티비에 나오는 모습을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집중하며 보고있는 하루를 보며. 나도 모르게 미소짓는 사이.

       

       

       쿵- 콰아아아앙-

       

       

       

       나는 갑자기 창 밖의 푸른 하늘 아래에서 들려오는 굉음들을 들으며, 자연스럽게 서은이에게 물었다.

       

       “서은아. 쟤네 아직도 저러고 있냐?”

       

       “네. 말도 말아요. 능력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뽕을 뽑아야 한다고 어찌나 난리를 치는지…”

       

       고개를 절래절래 저으며 그렇게 말하는 서은이의 말을 듣고, 나는 피식 웃고는 생각했다.

       

       

       태양신이 쓰러진 이후.

       …원작에서 나왔듯이, 초상 능력을 가진 능력자들의 능력은 점차 옅어지기 시작했다. 이대로 시간이 지나면, 제일 강했던 능력자들도 전부 무능력자들이 될 정도로.

       

       그리고 그 결과.

       …이 능력들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까지 최대한 즐기겠다고, 최세희와 서자영은 매일매일 아침마다 나가 자기들끼리 치고박고 싸우고 있었다.

       그런 그들에 휩쓸려서 매번 같이 끌려가는 하율이와 아리엘은 덤.

       

       “…어쨌든, 은월이가 이제 슬슬 밥먹으러 간다고 돌아오라고 말하러 갔으니까. 곧 돌아올거예요.”

       

       하여튼 이어진 서은이의 그 말에.

       나는 창밖으로 나가 고개를 내밀고는, 이들이 돌아오고 있는지 살폈다.

       

       …확실히, 아까 굉음 이후로 더 큰 소리가 안나는거 보면 슬슬 돌아오려나?

       

       

       뭐, 맑게 푸른 하늘 말고는 보이지 않으니 곧 돌아오겠지.

       아 물론, 저택 앞 정원에 있는 이들이 보이기는 했다.

       

       “흐흠….”

       

       정원 앞 선베드에 누운 채, 하얀 소복과 선글라스라는 묘한 조합으로 책을 읽고있는 신령씨와.

       

       [허허험~ 하하! 이게 그리웠다네.]

       

       커다란 가위를 들고 흥얼거리며, 정원 손질을 하고있는 데식이 아재.

       …참고로 스타더스가 저승에서 와이프분과 함께있는 데식이 아재를 봤다는 말에, 돌아오자마자 다시 데식이 아재를 소환한 내가 괜찮냐고 물어보자…

       

       [하하! 당연하지. 애초에 나는 반지 안에 있을때는 저승으로 돌아가있는 상태라네. 그리고, 가끔씩 보는게 더 애틋한 법이지! 하하하!]

       

       …라는 답변이 돌아왔었다.

       참 한결같은 아재라니까.

       

       

       내가 그런 생각을 할때 쯤.

       티비에서는, 귀에 스쳐지나가는 평화로운 일상적인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속보입니다. 국회에서 대한민국 최초로 ‘국가 공훈자 한정 중혼 허용법’이 통과되었습니다. 일명 일부다처제 법이라 불리는 이 법안은…]

       

       …아니 잠깐. 뭔가 이상한 이야기가 들린 것 같은데.

       어이없는 기분에 고개를 든 나는, 티비 화면 속 국회 안에서 의기양양한 얼굴로 미소짓고있는 이설아를 보며 어이없는 기분이 되었다.

       아니. 네가 왜 거기서나와…?

       

       내가 그렇게 뉴스를 다시 보려던 그때.

       딱 그때, 현관쪽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나갔던 이들이 수건을 목에 건 채 거실로 들어왔다.

       

       

       “휴… 다 씼었다. 어 다인 일어났네?”

       

       “아침부터 이게 뭔…  흐아암. 어. 다인이 안녕.”

       

       “다인오빠, 일어나셨어요?

       

       씼고 온듯한 최세희와 서자영과, 그런 그녀들과 함께 온 은월이와 하율이.

       

       내가 그렇게 그들과 인사를 할때 쯤, 거실에서 수빈씨의 큰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들 이제 아침 먹게 일로 오세요~.”

       

       “엉~”

       

       “알았어요 언니.”

       

       그렇게 이들이 삼삼오오 부엌으로 향하고.

       소파에 앉아 그 모습을 흐뭇한 표정으로 보던 나는, 이내 다시 고개를 돌려 시선을 창 밖으로 향했다.

       

       

       오래 걸렸다.

       마침내 원작이 끝나고, 세계는 원작 이후로 돌입하였다.

       비록 수많은 도시들이 파괴되고, 잃은 사람들도 있었지만…  원래와는 다르게. 나는 마침내 세계를 구하는데 성공했다.

       

       물론, 아직도 문제는 남아있었다.

       

       비록 능력자들의 능력이 약해지고는 있다고 했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능력들. 잔존 빌런들이 일으킬 수 있는 테러에 대한 불안감. 초상능력이 완전히 없어진 이후에 새롭게 편성될 사회. 그리고 히어로와 빌런들의 동맹이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여러 불안점이 남아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그것들이 그다지 크게 걱정은 되지 않았다.

       

       왜일까.

       

       

       “다인.”

       

       

       내가 그런 생각을 할때 쯤.

       나는 옆에서 나를 부르는 그 목소리에, 문득 다시 고개를 돌렸고.

       

       

       “…가자.”

       

       

       그곳에는.

       자리에서 일어난 채, 햇살에 금빛 머리를 반짝이며 내게 미소지으며 손을 내밀고 있는 하루가 서 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녀를 보며.

       

       “알겠습니다.”

       

       작게 미소지은 나는, 이내 그녀의 손을 잡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까지 얘기했더라.

       …그래. 어쩐지 이제는, 앞으로가 크게 걱정되지 않았다.

       큰 문제들은 전부 끝나서여도 있지만.

       

       우리 모두가 함께라면, 이 행복이 계속될 수 있다는걸 알아서일까.

       

       

       “갑시다, 하루씨.”

       

       

       나는 미소지으며 그녀에게 말하며.

       모두가 모여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조용히생각했다.

       

       

       

       

       어쩐지.

       

       앞으로도, 이러한 평화가 계속 유지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히어로가 집착하는 악당이 되었다. 完.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다음화에 후기에서 이어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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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Villain The Hero Is Obsessed With

I Became The Villain The Hero Is Obsessed With

IBTVTHIOW, The Hero Became Obsessed With The Villain, ヒーローに執着される悪党になった, 히어로가 집착하는 악당이 되었다
Score 7.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the villain in the story of a hero. So I was about to quit after fighting the main character. But she’s obsessed with me. W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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