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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27

       

        

        

        

        

        

        

       “이거 느낌이 안 좋은데, 망할…!”

        

       “아예 대놓고 기회를 노리고 있었군요. 실드가 전진하는 걸 보아하니 감마랑 델타가 전선에 서서 직접 밀어붙이고 있는 것 같은데.”

        

        

        

        상황이 한순간에 기이하게 돌아간다.

        

        그 말대로였다. 푸르스름한 실드가 앞으로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다. 아예 타워의 모든 전력을 집중했는지 레인과 진이 몇 번씩 공격을 가했음에도 잠시 일렁일 뿐이었다. 반물질탄은 이젠 진짜로 몇 발 남지 않았기에 함부로 사용할 수도 없었고.

        

        주변에서 연신 사각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다시금 복도로 밀려난 뒤 다들 자가치유를 시행하고 있었다. 즉사한 사람이 없다는 게 천만다행이었지만, 저렇게 말 그대로 순수한 전력 차이를 통해 밀고 들어오면…해답을 찾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퇴로가 막혔습니다. 격벽을 파괴할 수는 있지만, 해당 구역 너머에서 쏟아진 물로 인해 최대 20분 안에 전원이 익사할 겁니다.”

        

       “…진, 레인. 두 명이라도 격벽을 파괴하고 나가도록 하세요. 어차피 여기 있는 사람들은 죽더라도 다시 나타날 수 있으니까요.”

        

       “불가능합니다.”

        

        

        

        그와 동시에 띄워지는 지도.

        

        무언가 했더니 이전에 지나쳐왔던 제철소 전체가…말 그대로 난장판이 되었다. 그 규모를 알 수조차 없는 양의 쇳물이 지나왔던 길을 통째로 막아버린 것이었다. 저걸 뚫고 나가는 것은 두 명조차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하거나, 혹은 가능성 자체가 희박할 터였다.

        

        가지고 있는 모든 것들을 전부 털어서 두 기체의 실드를 뚫을 수 있을까.

        

        혹은 아까처럼 프로토타입의 오인사격을 노릴 수 있을까.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IF를 상정하는 것은 말 그대로 하등 쓸모없는 시간 낭비일 뿐이었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남은 선택지가 무엇이 있는지를 따져보는 것이 훨씬 더 나았다.

        

        

        

       “…일단 정면에서 들이박는 건 불허. 가능성이 없습니다.”

        

       “누군가를 미끼로 써서라도 활로를 뚫을 가능성은 없을지…?”

        

       “아마 저쪽도 대비를 하고 있을 거예요.”

        

        

        

        그렇다면 결론은 단 하나밖에 남지 않는다.

        

        다행스럽다면 다행스러운 일이겠지만, 아르테미스 HQ에 설치된 제어탑 같은 경우는…일자형 구조가 아니었다. 아까도 말했듯이 네트워크 조정실, 그리고 4번 제어탑은 말 그대로 외딴 곳에 떨어져있다고 했고, 해당 지역으로 가는 길은 격벽과 물로 봉쇄되어 있는 상태.

        

        하지만 그것이 2번과 3번 제어탑을 넘어가야 도달할 수 있는 곳이라고는 단 한 번도 말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이 중 절반이라도 도착하면 기적이겠네요.”

        

       “진과 레인만 살아있으면 끝이지요.”

        

       “….”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진과 레인의 표정은 그닥 밝아지지 않았다.

        

        뭐어, 그럼에도 아주 큰 걱정은 되지 않았다. 여차하면 내가 죽는 즉시 다크 존에서 로그아웃한 뒤, 세계선을 넘어 이 두 명을 구출하러 가면 그만이었으니 – 물론 그것도 확실하게 가능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었지만, 활로가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짐이 조금은 덜어지는 느낌이었다.

        

        그리하여 해당 지역의 좌표를 찍은 뒤, 아직 얼굴에 수심이 가득한 팀원들을 바라보고는 덧붙였다.

        

        

        

       “이럴 줄 알았으면 교전 연습도 좋지만 수영이나 시킬 걸 그랬어요.”

        

       “이런 상황에서도 농담이 나오냐, 너는….”

        

       “뭐어, 확률이 제로가 아니라는 것에 감사해야죠. 그래서 4번 통로로 가는 길이 어디죠?”

        

       “저길 지나가야 합니다.”

        

        

        

        손가락으로 방금 나왔던 길을 가리켰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우리는 방금 회랑…정도의 크기까지 커진 문을 지나 제2번, 그리고 제3번 구역을 들어갔다 나온 것이었고, 제4번 제어탑으로 가기 위해선 해당 복도를 아예 가로질러야만 했다. 물에 들어가기 전의 준비운동에 가까울 것이었다.

        

        그 다음은 간단했다. 복도 끝에 존재하는 엘리베이터의 문을 연 뒤, 줄을 타고 아래로 내려가면 끝이었다. 물론 바닥층에 있는 엘리베이터 문을 열어젖히는 순간 대량의 물이 쏟아지겠지만 어차피 감내해야만 하는 부분이었고….

        

        게다가 애초에 공기가 있는 곳에 물을 주입한 것이니만큼, 완전히 잠긴 문 내부엔 에어포켓이 있어 호흡도 가능할 것이었다.

        

        

        

       “진과 레인은 산소 공급이 필요하지 않으니, 에어포켓이 있는 지점만 표시한 뒤 격벽을 뚫는 것에만 집중하세요. 나머지는…알아서 살아남으시길.”

        

       “그것 참 아이러니한 말이네요.”

        

       “어차피 죽어도 안 죽잖아요?”

        

        

        

        이걸 드립으로 받아들여야만 하나 하는 표정을 지은 다이스였지만, 뭐어. 별 수 있나.

        

        한순간에 싸늘해진 채팅창을 뒤로 한 채, 다들 남은 연막탄을 꺼냈다. 바닥에 깔고, 터지는 순간 복도를 가로지를 예정이었다. 시간이 생명이었다. 누군가 죽을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감마와 델타는 방어태세로 일관하고 있으니 그걸 전환하는 데 약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었다.

        

        아마도.

        

        애초에 이 시점에서 확실한 건 아무런 것도 없었다.

        

        

        침묵이 흐르고, 손에 쥔 연막탄이 포물선을 그리며 허공을 가로질렀다.

        

        모두가 총알처럼 달리기 시작했다.

        

        

        1초.

        

       2초.

        

       3초.

        

        

        

       ───투두두두두!

        

        

        

        그리고 총알이 쏟아졌다.

        

        실로 긴 시간이었다. 이 정도까지 여유를 준 시점에서 아무리 문의 폭이 넓다고 한들 가로지르지 못할 리가 없었다. 그리하여 모두가 복도를 무사히 가로질렀-지만, 당연하게도 한 박자 늦게 무지막지한 포격이 쏟아졌다.

        

        더욱 좋지 못한 것은 발끝을 통해 전달되는 진동이었다. 우리가 4번 타워를 향한다는 사실을 눈치챘는지 즉각적으로 무인기와 보병을 보내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고, 복도를 전부 가로지른 시점에서 9명이 두 개의 조로 분할되었다.

        

        엘리베이터 문을 찢어버리는 레인과 진, 그리고 복도에 엄폐하며 추격조를 산산조각내는 나머지 7명으로.

        

        

        

       “수류탄 던져요, 수류탄! 반물질탄 빼고 전부! 여기서 다 쓸어버린다는 생각으로!”

        

       “아키타입, 문 열렸어!”

        

       “먼저 들어간 다음 에어포켓 표시하세요! 격벽 부수고! 저흰 여기서 최대한 시간을 끌다 갈 겁니다!”

        

        

        

        과연 그때 두 명이 무슨 표정을 지었을까, 나는 그것을 평생 알지 못할 것이었다.

        

        다음 순간 지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두 명이 사라졌다. 줄을 타고 아래로 내려간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과는 상관없이 복도에서는 피로 피를 씻는 교전이 계속되고 있었다. 진과 레인의 부재는 곧 화력의 부족으로 이어졌고, 열세에 몰리는 건 순식간이었다.

        

        로건이 인상을 써대며 파우치에서 유탄을 꺼냈다.

        

        

        

       “젠장, 타입 브라보 하나 쓴다! 다음부터는 이거 양산해서 보급하라 그래!”

        

       “물론이죠…!”

        

        

        

        섬광이 일었다.

        

        로건이 가진 타입 브라보, 살상범위 50m에 달하는 유탄이 마치 물처럼 쏟아지는 아르테미스 전력 한복판에서 폭발했고, 단번에 십수 기의 무인기와 그와 비슷한 숫자의 적군이 잿더미 혹은 탄화된 시체로 변했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모든 반물질탄 잔량이 여덟에서 일곱이 되었고, 한순간 적들이 주춤한다. 그러나 마구 사용할 수는 없었다. 이유는 굳이 설명할 필요조차 없었다.

        

        

        체감 시간이 제멋대로 늘었다가 줄고 있었다.

        

        먼저 지하로 내려간 레인과 진의 에어포켓 표시 및 격벽 분쇄 진척도는 끔찍할 정도로 느리게 느껴졌지만, 아르테미스는 복도의 열기가 걷히자마자 순식간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리하여 전선은 점점 뒤로 밀렸고, 어느덧 엘리베이터까지 15m 가량밖에 남지 않은 시점.

        

        뒤에서 계속해서 지원사격 중인 하모니와 다이스, 카토와 블루밍에게 덧붙였다.

        

        

        

       “먼저 내려가요! 우리 셋은 에어포켓 같은 건 필요 없으니까!”

        

       “…죽지 말고 내려와요!”

        

        

        

        그리하여 하나씩 사람이 빠지기 시작했다.

        

        카토, 블루밍, 하모니와 다이스까지.

        

        어느덧 복도에는 발현자 세 명밖에 남지 않은 시점. 그러나 우리 역시도 오래 지체할 수는 없었다.

        

        

        

       “…저 새끼들, 이젠 직접 복도로 나왔구만.”

        

        

        

        감마와 델타.

        

        어느샌가 육중한 탄도 방패까지 든 채 전진하는 모습에, 결국 마지막 한 명까지 추락에 가까운 형태로 엘리베이터가 오가는 수직 통로에 몸을 맡길 수밖에 없었다.

        

        

        

       ───풍덩!

        

        

        

        그닥 차갑지는 않은 물이 바닥 가득히 고여있었다.

        

        실로 익숙한 감각. 비록 군장을 차고 있었기에 물살을 가르는 속도는 조금 느렸지만 물로 가득찬 복도 내부로 진입하여 주변을 돌아다니기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 그리하여 가장 먼저 해야만 하는 일은 먼저 안으로 진입한 네 명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다행히 크게 어렵잖게 이들을 찾을 수 있었다. 네 명은 놀랍게도 아직 살아있었다. 문고리를 박살내어 에어포켓 안으로 들어간 뒤 방 안으로 들어차는 물을 힘겹게 막고 있는 것이었다. 본래라면 수압 때문에 불가능했겠지만 다운그레이드 이카루스 기어가 이를 가능케 했다.

        

        당연하겠지만 나와 로건, 로렌티나는 그 문을 열지 않았다. 산소는 오로지 네 명을 위한 것뿐이었으니까. 애초에 날 포함한 발현자 중에서 물 속에서 숨을 15분 이상 참지 못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게다가 그것보다도 더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진동을 통해 로건과 로렌티나를 호출한 후 수화로 내용을 전했다.

        

        

        

       ‘아르테미스 수중 병기가 접근 중입니다.’

        

        

        

        우리 팀이 들어왔던 입구 쪽에서부터 진동이 전해진다.

        

        그와 동시에 들려오는…기묘한 음색. 애초에 수중 병기라는 건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무인 잠수정 비슷한 게 돌아다니며 기뢰를 터뜨리면 그게 수중 병기였다. 물 속은 특히나 충격이 잘 전달되었기에 발현자에게도 유효한 타격을 줄 수 있었다.

        

        전력을 또다시 반으로 나눠야 했다.

        

        각자 대응하라는 명령을 로건과 로렌티나에게 전달한 뒤 빠르게 헤엄쳐 뭉개진 여러 개의 격벽 안쪽으로 들어갔고, 그 안에서 진과 레인을 찾을 수 있었다. 다행히도 이 둘에게도 수화를 가르쳐준 적이 있었기에 내용 전달은 간단했다.

        

        

        

       ‘주변에 냉각재가 많으니 진은 플라즈마로 문 뚫는 것에 집중하고, 레인은 기뢰 요격과 격벽 파괴를 병행하길.’

        

        

        

        그 말에 레인은 삽시간에 뚫린 문을 넘어 다시 바깥쪽으로 빠져나왔다.

        

        레일건은 회전하지 않았기에 물 속에서도 위력이 덜 감쇄되었고, 그리하여 요격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었다. 이미 주변에는 수 대의 소형 잠수정 비스무리한 게 돌아다니고 있었기도 하니 가만히 놀려둘 수도 없었고.

        

        단지 안타까운 것은-

        

        

        

       “…아, 여기는 카토. 먼저 가보겠습니다. 에어포켓 완전 침수까지 얼마 안 남았네요.”

        

       “…그동안 수고 많았어요.”

        

       “방송 보고 있을게요. 도네이션으로 산소 쏘는 기능은 없나?”

        

        

        

        하이구.

        

        그리고 그 말이 마지막이었다. 나를 포함한 세 명의 발현자와 레인이 바쁘게 소형 잠수정을 요격하는 사이 아군 리스트에 존재하던 카토그래퍼의 닉네임이 지워져버린 것이었다.

        

        사람이 한 명씩 줄어갔다. 대략 40초 후에는 블루밍이 있던 방이 완전히 침수되었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하모니와 다이스는 같은 방을 골랐고, 두 명은 힘을 합쳐서 방으로 들어오는 물길을 완전히 차단해버린 덕에 한참은 더 버틸 수 있었다.

        

        그렇게 대략 3분 정도가 더 지났다.

        

        몇 번이고 푸르스름한 빛이 물 속을 가로지르는 가운데, 진은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문 전체를 녹이기보단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정도의 구멍만을 중간에 뚫는 방법을 통해 하나를 제외한 나머지 격벽 전체를 여는 데 성공했다.

        

        시간이었다.

        

        

        

       ───똑똑똑!

        

        

        

        하모니와 다이스가 있는 방을 두들겼고, 두 명은 잠시 멈칫하더니 문을 그대로 열어제꼈다.

        

        무수한 공기방울이 터져나오며 볼을 빵빵하게 부풀린 하모니와 다이스가 나타났다. 로건은 미리 안쪽까지 들어가있는 상태였고, 나와 로렌티나는 각각 다이스와 하모니의 팔을 잡은 채 무시무시한 속도로 수영을 시작하여 격벽을 빠르게 가로질렀다.

        

        뚫린 문의 숫자는 대략 열두 개 정도. 정말 지긋지긋하게도 많은 숫자였다.

        

        마지막까지 잠수정을 부수던 레인까지 안쪽으로 빠르게 돌아왔고, 그리하여 두 명의 메카 유진이 하나 남은 격벽을 조준했다.

        

        불꽃과 섬광이 일었다.

        

        

        

       -촤아악!

        

        

        

       “…커흑!”

        

       “어으윽…!”

        

       “다들 괜찮아요?”

        

       “살다살다 이딴 경험도 다 해보는구만. 일곱 명이나 살았으니 본전 이상이라고 해야만 할지.”

        

        

        

        뚫린 격벽을 통해 끊임없이 분출되는 물.

        

        그러나 그 너머에는 공기가 가득찬 공간이 있었고, 나와 로렌티나는 하모니와 다이스가 물살에 휘말려 어디론가로 쓸려내려가기 전 팔을 잡아 멈추었다. 거칠게 터져나온 물살은 결코 그칠 기색이 없었지만 이 자리에 있는 모두의 표정은 한없이 밝았다.

        

        성공했다. 

        

        이제 남은 것은 네 번째 제어탑이 있는 곳으로 향하는 것뿐이었고, 실로 다행스럽게도 해당 지역에는…본래라면 엡실론이 있어야만 하지만, 아르테미스에게는 아쉽게도 엡실론은 레인으로 개명한 뒤 본사에서 나와버렸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부디 아무런 것도 없으면 좋겠는데.”

        

       “일단 출발해보죠. 4번 제어탑은 물살을 타고 가면 금방이니 떨어지지 마시고.”

        

        

        

        그러나 그 전에 입구를 파악하는 것은 필수였고, 이를 열기 위해서는 약간의 트릭이 필요했다. 요컨대 수류탄을 두어 개 정도 깐 다음 터지는 타이밍을 예측하고, 4번 제어탑으로 향하는 문 앞에서 폭발하도록 세팅하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저 멀리 던져진 수류탄은 우리보다 십수 미터 앞선 위치에 퐁 하고 빠졌으며, 적당한 타이밍이 되었다고 생각했을 즈음 물살을 버티고 있던 일곱 명은 일제히 손을 놓았다.

        

        실로 아크로바틱한 급류에 몸을 맡기자 걷는 것보다도 훨씬 빠른 속도로의 이동이 시작되었다.

        

        

        

       ───콰아앙!

        

        

        

        그러나 복도를 한 번 꺾는 순간, 폭음과 함께 물살이 변했다.

        

        갑작스럽게 변하는 시야. 수류탄이 폭발하며 만든 구멍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거대한 통로가 나타났고, 나를 포함한 일곱 명은 방향을 바꿀 새도 없이 해당 지역으로 빨려들어갔다.

        

        박살난 입구에서부터 물이 폭포처럼 쏟아지며, 나를 포함한 일곱 명의 인원이 마치 토해지듯 또다른 교전 실험실 바닥 위를 나뒹굴었다. 그러나 뿌옇게 변했던 시야가 걷히기도 전 기시감이 등골을 타고 흘렀고, 그제야 방 내부가 확실히 보였다.

        

        또 다른 엡실론은 없었다.

        

        하지만 아까 위층에서 본 것만큼의 적 병력이 실험실 내부를 메우고 있었다.

        

        

        그 꼬라지를 본 내가 어처구니없단 표정으로 덧붙였다.

        

        

        

       “…하, 이럴 줄 알았으면 폭탄 열 개 정도만 더 달라고 하는 거였는데.”

        

        

        

        기이잉!

        

        그 순간 브라보급 반물질 유탄을 그 무엇보다도 빠르게 4족보행탱크의 앞으로 내던졌고, 회피와 동시에 오른손으로 권총을 꺼내 캐니스터에 사격을 가했다.

        

        섬광과 열파가 작열했지만, 그보다 한 발짝 빠르게 날아든 활강포가 내 왼팔을 통째로 날려버렸다. 거대한 망치로 맞은 것마냥 옆으로 나뒹굼과 동시에 교전이 시작되었다.

        

        상황은 절망적이었지만, 이제 진짜로 얼마 남지 않았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간만에 연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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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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