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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29

       (6/17일 해당 회차를 업로드하며 이전화 후반부를 수정했습니다. 그 전에 이전화를 읽으신 분들은 조심스럽게 후반부 재독을 권장드립니다. 혼란을 드려 죄송합니다!)

         

         

       “허어억!!”

         

       …상체를 벌떡 일으켜 세웠다.

         

       익숙한 마당이 눈에 들어왔다.

         

       멍하니 주변을 둘러보던 나는 그제야 상황을 파악하고는 이마를 쓸어올렸다.

         

       “꿈이었냐고…”

         

       지금 생각해보면 개꿈 중의 개꿈이었다. 싸구려 미연시에서도 안 나올 도내 최고 미소녀는 뭐고 안대쓴 여일예에 라이더 당도연과 일진 당소열까지 아주 난장판이었군.

         

       수능에 찌들어서 체육시간에도 자습시키는 대한민국 학교에서 뭔 얼어죽을 부활동이야.

         

       아무리 꿈이라도 이건 너무 현실성이 없잖아.

         

       “후우.”

         

       나는 그리 투덜거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개꿈이었지만 마지막 순간만큼은 결코 꿈이라 무시할 수 없었으니까.

         

       꿈속 체육관에서의 상황은 어제 내가 느낀 당황스러움을 나름 현실적으로 표현한 결과였다.

         

       일성을 통해 혁기린이 품고 있던 마음을 알아버린 나.

         

       그리고 내가 혁기린의 마음을 읽었다는 사실은 오늘 이어질 진법 연습에서 반드시 들통난다.

       

       내가 혁기린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듯 지금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는 이 고민 역시 오성진의 뇌성을 전개하는 순간 단번에 다른 이들에게 알려질 것이다.

         

       그러니 오늘 진법 연습이 시작되기 전에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내려야겠지.

         

       그러기 위해 찾아가야 할 사람은 뻔했다.

         

       이 진법을 만들고 원리를 모두 이해하고 있는 사람.

         

       서문연이었다.

         

       “들어오도록.”

         

       이른 새벽이었음에도 서문연은 깨어 있었다. 아니 눈길도 주지 않은 채 종이에 달필로 무언가를 써 내려가는 서문연의 모습은 잠을 자지 않은 것 같았다.

         

       “몇 가지 묻고 싶은 것이 있어 이리 찾아뵈었습니다.”

         

       “말하도록.”

         

       “오성진을 전개할 때 다른 이들의 마음이 읽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더군요. 앞으로 오성진을 펼칠 때에도 같은 상황이 벌어집니까?”

         

       “심하면 심했지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서문연의 말에 인상을 찌푸렸다.

         

       “그건…문제가 있지 않겠습니까?”

         

       “어떤 가식도 없는 속마음을 알게 되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문제겠지. 참으로 새삼스러운 이야기로군. 마음이 통하기에 오성진이 성립할 수 있다는 것은 그대도 이미 이해하지 않았던가.”

         

       맞는 말이었다.

         

       오성진은 마음이 연결되어 다른 이들의 기운을 다룰 수 있다는 전제하에 짜여진 진법.

         

       나는 그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엄한 소리를 하고 있었다.

         

       “두려운가? 모든 속내가 드러나고 그로 인해 무슨 일이 벌어질지?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포기하거라.”

         

       서문연은 내 속내를 정확히 짚어냈다.

         

       두렵다라.

         

       그럴지도 모른다.

         

       솔직히 말해서 혁기린의 연심은 당혹스럽기 그지 없었다. 아마 이대로 진법 연습에 들어가면 내가 다른 이들에게 전해질 감정은 곤란함 뿐이겠지.

         

       그런 마음을 전해받은 혁기린은 어떻게 생각할까.

         

       그런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결국 오성진은 마음과 마음이 연결되는 진법. 서로의 마음과 마음이 부딪히는 충돌을 감당할 수 없다면 유지할 수 없다.”

         

       …충돌이라.

         

       “감당할 수 없다 여기면 언제든지 포기해도 좋다.”

         

       포기라.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럴 수는 없습니다.”

         

       단순히 혈교의 영물에게 맞설 수단을 포기하기 싫어서가 아니었다.

         

       마음이 연결되었기에 지금 이처럼 곤혹스러운 감정을 전달해 받았고 고민에 빠졌지만…받은 감정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나는 일행들에게 전해받은 감정들을 떠올렸다.

         

       오성진을 성취하고 싶다는 강한 의지들.

         

       일행들은 나 만큼이나 아니…어쩌면 나보다 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오성진에 도전하고 있었다.

         

       그런 의지를 뻔히 알고 있는데 그저 혁기린에게 곤란한 감정을 전달해주기 싫다는 이유로 포기할 수 있을까.

         

       “…그래 그렇겠지.”

         

       내 대답에 서문연은 중얼거리듯 말을 내뱉었다.

         

       결국에는 내가 이런 결론을 내리라는 걸 익히 짐작한 투였다.

         

       “진법 연습은 오후부터 시작할 터이니 마음의 준비를 하도록.”

         

       서문연은 나를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행운을 빌지.”

       

       *** ***

         

       서문연은 제갈성찬과의 첫 만남을 떠올렸다.

         

       둘의 만남은 어느 신흥 문파에서 이루어졌다.

         

       진법의 효능을 위해서라면 어떤 수단이라도 기꺼이 채용하던 서문연.

         

       그리고 만에 하나를 대비하며 안정적인 원칙을 고수하는 제갈성찬.

         

       두 사람은 얼굴을 마주보자마자 다투기 시작했다.

         

       그러나 함께 작업하며 보이는 서로의 실력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으니 자연스럽게 각자의 방식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렇게 한 발자국 두 발자국 거리가 가까워지다 종국에는 연인이 되었다.

         

       두 사람은 만인의 축복을 받으며 혼인했고 서문연은 성찬의 부인이 되어 제갈세가에서 생활했다.

         

       그대로 모든 것이 순탄하게 흘러가며 평생을 백년해로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 터였지만 어디 인생사가 그렇게 쉽게 흘러가겠는가.

         

       우도 중의 우도라 할 수 있는 제갈세가의 진법사들과 좌도를 택하는 서문연 사이에 갈등이 피어나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젊고 열정 넘치는 진법사 부부였던 서문연과 제갈성찬은 그런 갈등을 성과로 해결하고자 했다.

         

       제갈세가의 진법가들도 서문연의 좌도를 인정하지 않고는 못 배길 절진을 만들어내자.

         

       그렇게 두 사람은 의기투합했고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다.

         

       그럴수록 두 사람은 한 가지 사실을 절실하게 깨달았다.

         

       상극이라 할 수 있는 두 사람. 서로 다른 극성이기에 이리 끌리고 연인이 되었지만 아직까지도 두 사람은 서로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다고.

         

       제갈성찬이 서문연의 좌도를 온전히 이해하고 서문연이 제갈성찬의 우도를 온전히 이해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역시 깨달았다.

         

       그렇기에 서문연은 한 가지 술법을 만들어냈다.

         통심술(

       通心術).

         

       서로의 마음을 잇는다는 술법.

         

       고래로부터 서로의 마음을 잇는 술은 금기에 가깝다는 걸 잘 아는 두 사람이었지만 두 사람은 통심술을 다룰 수 있다 자신했다.

         

       서로간의 진법은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 마음만큼은 온전히 이해하고 있다고 여겼으니까.

         

       우도의 진법의 통달한 제갈성찬. 그리고 좌도의 진법에 통달한 서문연.

         

       두 사람의 머리에 깃든 좌도와 우도의 이치를 하나처럼 다룰 수 완전무결한 진법을 그릴 수 있지 않을까.

         

       부부이자 동시에 진법사로서 진법의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길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두 사람은 술법을 시전했다.

         

       ‘그리고…이리 되었지.’

         

       서문연과 제갈성찬은 헤어졌다.

         

       남은 것은 돌이킬 수 없는 상처와…그리고 머릿속에 남은 제갈성찬의 진법지식 뿐이었다.

         

       서문연은 여전히 욱신거리는 가슴을 안고 오성진의 기세를 올리는 호천안 일행을 바라보았다.

         

       ‘과연 저들은 극복할 수 있을까.’

         

       서문연은 자조 어린 미소를 지었다.

         

       무모하게 혈교와 맞서느니 차라리 일행이 분열되길 바라며 진법을 전수한 주제에 무슨 자격으로 그런 기대를 품는단 말인가.

         

       “시작하겠다.”

         

       서문연은 그렇게 마음을 다스리며 각문검을 휘둘렀다. 각문검에서 발해진 기운이 진법에 간섭하며 다섯 기운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뇌기를 중심으로 인도한다.

         

       뇌성.

         

       뇌성이 펼쳐지는 순간 혁기린의 표정이 바뀌었다.

         

       ‘들켰구나.’

         

       혁기린의 마음이 아릿해졌다. 혁기린이 품고 있던 연심을 전달받은 호천안. 그런 호천안이 느낀 곤란함과 당혹스러움이 그대로 전해졌으니까.

         

       혁기린은 전해지는 호천안의 마음을 하나하나 받아들였다.

         

       두 가지 신분을 오가며 유정과 갈등을 빚어내던 혁기린이 정녕 행복해지길 바라던 염원.

         

       적귀대를 데리고 나타났을 때 느꼈던 놀라움.

         

       도박 특훈을 할 때 정수리를 쓰다듬어 주고 싶었다는 충동.

         

       그리고 누구보다 복잡한 개인사를 품고 있음에도 진법 수련에 열심히 임해 주고 있다는 고마움까지.

         

       절절히 전해지는 감정들 속에서 혁기린은 서글픔을 느꼈다.

         

       호천안에게 전달받는 수많은 감정들.

         

       그런 감정들의 대부분은 긍정적이었지만 그 어디에서도 ‘연정’은 없었으니까.

         

       “일성.”

         

       진법의 흐름이 변화했다. 혁기린은 당장이라도 쏘아질 듯이 긴장감을 유지하던 진법 내의 기운이 차분하게 가라앉는 것을 느끼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 어디에도 혁기린을 향한 연정이 없었던 호천안의 마음.

         

       그 마음을 확인한 혁기린은 상처를 받았다.

         

       호천안의 마음속에 혁기린을 향한 연심이 존재하지 않았으니까.

         

       그러나 호천안이 보내온 마음에는 각오가 서려 있었다.

         

       혁기린에게 전해받은 마음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결코 그 마음을 가벼이 대하거나 외면하지 않겠노라는 각오.

         

       ‘그렇다면 기다리겠습니다.’

         

       혁기린은 그렇게 답했다.

         

       “빙성.”

         

       다시 한번 진법이 변화했다.

         

       혁기린은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흑묘를 바라보았다. 호천안의 연인인 흑묘. 그런 흑묘는 혁기린과 호천안의 속내에 어떤 감정을 품을까.

         

       아무리 협력하기로 했다 한들 호천안과 혁기린 사이에 오간 감정의 교류에 화를 내지는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던 혁기린은 흘러들어오는 흑묘의 감정에 웃음을 터트릴 수밖에 없었다.

         

       “풋.”

         

       호천안의 눈치없음에 크게 분노하는 흑묘의 감정이 여과 없이 전달되었으니까.

         

       그 뒤로 이어지는 복잡한 심정들이 전달된다.

         

       혁기린을 염려하는 마음. 그리고 그와 동시에 느껴지는 질투심. 앞으로에 대한 걱정까지.

         

       긍정과 부정이 뒤섞인 뭐라 형용할 수 없는 복잡한 마음.

         

       혁기린은 흑묘의 복합적인 마음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흑성.”

         

       혁기린은 흘러드는 독고이설의 마음에 쓴웃음을 지었다.

         

       독고이설은 자신의 감정을 전혀 숨기려 하지 않았기에 그 누구보다도 강렬한 감정이 혁기린의 가슴을 파고들었기 때문이었다.

         

       호천안을 향한 집착.

         

       자신을 바꾸는 괴로움조차 감내하며 호천안의 마음을 차지하고자 하는 열망을 숨기지 않는 독고이설의 감정을 느끼며 혁기린은 쓴웃음을 지었다.

         

       무슨 수를 쓰더라도 호천안을 쟁취하고자 마음을 불태우고 있는 독고이설.

         

       그러나 그 이면에서는 호천안이 슬퍼할 행동은 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과 동시에 버려지고 싶지 않다는 약한 면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으니.

         

       속 편하게 미워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대성.”

         

       마지막 진법의 변화에 혁기린은 숨을 몰아쉬었다.

         

       호천안의 연인이자 자신의 사제인 여일예.

         

       흑묘. 당도연. 당소열. 독고이설. 그 어느 한 사람 인연이 깊지 않다고 말할 수 없는 이들이었지만 여일예와의 인연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점창에서부터 동문수학하며 때로는 대립하고 때로는 훈계하며 지금 이 자리에까지 왔다.

         

       같은 사람에게 연심을 품은 사제지간.

         

       그런 상황이 혁기린은 든든하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하고 또 미안하기도 했다.

       

       그렇기에 혁기린은 여일예의 속내가 궁금하기 짝이 없었다.

         

       ‘사제는 과연…어떤 속내를 품고 있을까.’

         

       혁기린이 변화하는 진법의 기운을 느끼며 그리 생각을 품고 있을 때였다.

         

       돌연 진법의 흐름이 멎었다.

         

       방금전까지 어느 때보다 원활하게 소통되던 기의 흐름이 대번에 끊겼고 순식간에 진법의 기운이 사방팔방으로 흩어졌다.

         

       절정에 달했던 진법의 기운이 풀려나며 내공풍이 일행 모두를 휘감았다.

         

       그런 내공풍에 흔들리는 옷자락과 머리카락을 가다듬는 일행의 시선은 한 곳에 모여 있었다.

         

       여일예.

         

       여일예가 내공의 흐름을 멈추며 진법을 정지시켰기 때문이었다.

       “아…”

         

       일행의 시선을 받은 여일예는 창백한 얼굴로 뒷걸음쳤다. 그 모습을 보며 일행들은 마음에 이어지지 않았음에도 여일예의 심정을 직감할 수 있었다.

         

       여일예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진법의 흐름을 흩어 버렸다고.

       

       …그리고 그 이유 역시 곧바로 짐작할 수 있었다.

         

       속마음을 들키고 싶지 않았으니까.

         

       “저, 저는…”

         

       여일예가 혼란에 휩싸인 눈으로 일행들을 바라보았다.

         

       혁기린과 시선이 마주친 여일예의 어깨가 부르르 떨렸다.

         

       “미, 미안합니다..”

         

       무엇이 미안하다는 것일까. 아마 여일예 본인조차도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 모를 사과를 남긴 채 여일예는 도망쳤다.

         

       일행들은 모두 당혹스러운과 혼란에 휩싸인 눈으로 여일예가 도망쳐버린 방향을 바라보았고.

         

       서문연은 그런 일행들을 바라보며 몸을 돌리며 생각했다.

         

       언제나 그렇듯.

         

       문제는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터지기 마련이라고.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6/17일 해당 회차를 업로드하며 이전화 후반부를 수정했습니다.

    한번 수정하고 가는 편이 낫다 판단해서 부득이하게 수정을 진행했습니다.

    혼란을 드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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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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