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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3

       “잘 보셨나요? 도적 좋죠?”

        

       『도…적…좋…아… 도…적…좋…아…』

       『도적 좋죠? 도적 좋죠?』

       『티배깅 아니에요~ 티배깅입니다~』

       『뒤 싫 캠 키』

       『캠 언제켜요』

       『게임 진짜 ㅈ같이 잘하네』

        

       음음.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혹시 나만 도적 진짜 좋은 건가 싶음?】

        

       『ㄹㅇ』

       『미친것같은데 진짜 좋아보임』

       『도?적?도 잘?하면 좋?은 거 아?닐?까?』

       『정신차려 미친새끼들아』

       『최고에요 도적도적 최고에요 도적도적』

        

       100%는 아니지만,

        

       제법.

        

       제법, 만족스러운 채팅창이다.

        

       3~4판은 보여줘야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뿌듯한 성과다.

        

       물론-

        

       반대로, 마음에 들지 않는 점도 있다.

        

       아직 깨닫지 못한 사람들이야, 그렇다 치고…….

        

       『캠 켜 캠 켜 캠 켜』

       『캠킬때까지 숨 참습니다 흐읍!』

       『뒤 싫 캠 키』

       『캠 켜주세요 52트』

        

       채팅창의 최대 지분을 차지한 건 도적이었지만, 이를 턱밑까지 쫓아오는 2대 주주가 있었다.

       

       캠.

        

       광전사 얘기가 사라진 건 마음에 들지만, 신성한 도적부흥운동 방송에서 카메라 얘기나 주구장창 하는 건 좀……마음에 들지 않는다.

        

       절대, 지난 번에 카메라를 달고 방송을 했을 때 일어났던 일 때문이 아니다. 채팅창에서 카메라 얘기만 계속 나오면, 사람들이 게임에 어떻게 집중을 하겠어.

        

       마우스를 움직여, 큐를 찾던 클라이언트를 중지시켰다.

        

       “음……캠, 얘기가 많네요.”

        

       『오』

       『드디어』

       『마참내!!』

       『와 채팅 읽고는 있었구나』

       『채팅창을 봐주는데 왜 눈물이 나지 ㅠㅠㅠㅠㅠ』

       『캠 켜주세요 53트』

        

       “그러면, 투표로 조금 정리를 할까요?”

        

       『캬』

       『갓 따 먹』

       『이게 민주주의지』

       『민심을 굽어 살피는 스트리머 갓따먹!』

       『갓 따 먹 갓 따 먹』

       『당장 투표열어!!!』

        

       비송출 화면으로 트위트 스튜디오를 띄워 놓고, 이런 저런 기능들을 찾느라 시간이 조금 걸렸지만- 다행히, 시청자들은 행복해보였다.

        

       시청자로서는 많이 봤던 기능들인데, 스트리머로서 찾으려니까 뭐가 어딘지 모르겠네.

        

       “그러면 우선……이거부터 해보고 갈게요. 내 티어가 다이아 1 이상이라면 1번, 그 미만이라면 2번을 골라주시면 돼요. 자, 투표 시작해볼까요?”

        

       투표 기능. 시청자들이 채팅창에 채팅으로 선택지에 맞는 숫자를 쓰면, 자동으로 투표 결과가 집계되는 기능이다.

       

       투표를 설정하고, 화면에 띄우자마자 채팅창에 숫자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1111111』

       『111』

       『22222』

       『1』

       『22』

       『11』

        

       ……아무리 새벽 5시, ‘진짜’들의 시간이라고 해도…….

        

       겨우 400 여명의 시청자들 중, 이렇게나 다이아 1 이상이 많다는 걸 믿을 수 있을까.

        

       뭐, 아무래도 좋다.

        

       흥겨운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막간을 틈타 냉장고에서 술을 챙겨왔다.

        

       안주가 있는데, 술이 없으면 안 되지.

        

       『?』

       『야 이거 뭔가 이상한데』

       『? 다 다이아1이상이라고?』

       『!금지어』

        

       차츰차츰, 채팅창에 올라오던 채팅이 줄어들고- 대부분의 채팅이 ‘1’만 떠오를 즈음에서야, 시청자들도 무언가 이상을 감지했는지 물음표가 도배되기 시작했다.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미친년아 투표를 시켜 놓고 왜 2를 금지어로 해놔】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차단 풀어】

        

       음음.

        

       -까드득.

        

       슬슬, 설명을 할 분위기가 무르익었네.

        

       “자, 그러면……이제 깔끔하게, 대화가 통하는 분들만 남았겠네요. 죄송하지만 2번을 고르신 노……분들은, 모두 10분 임시차단이니 잠시 기다려주세요.”

        

       『미친년… 미친년… 미친년…』

       『아니 이게 캠 키는 거랑 무슨 상관인데』

       『채팅창을 안 읽던게 낫네』

       『아 ㅋㅋ 다이아 1 밑으론 인권 없지 ㅋㅋ』

        

       “여러분, 보통선거- 라고 들어보셨나요?”

        

       -쪼르륵.

        

       청량한 물소리가, 마치 답변하는 추임새처럼 끼어든다. 참 예쁜 소리야.

        

       “어떠한 자격 요건도 두지 않고, 성인이라면 누구나 투표할 수 있도록 권리를 부여하는 걸, 보통 선거라고 해요.”

        

       -꿀꺽.

        

       “이게, 사실……꽤 신생 제도거든요. 아마……1900년? 정도에야 생겼을 거에요.”

        

       역사 교육 멈춰, 그래서 어쩌라는 거야, 차단이나 풀어라……채팅창이 제법 시끄러웠다. 화력만 보면, 1,000명이 넘던 지난 방송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

        

       당장 차단 풀라고 난리치는 사람들은, 아마 부계정으로 접속한 거겠지.

        

       아-

        

       이거, 생각보다 재밌네.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소소한 취미를 발견한 기분이었다.

        

       나, 이런 반응 좋아하는구나.

        

       “그런데, 제가 좀……보수적이어서요. 이런 신생 제도는 조금, 꺼려지네요.”

        

       『보?수』

       『이게 진보 보수 문제였어?』

       『제발 21세기를 살아주세요』

        

       “아무튼. 그러면 이제 투표권이 있는 분들만 모셨으니, 다시 투표를 열어볼게요.”

        

       트위트 스튜디오를 조작해서, 새로운 투표를 띄웠다.

        

       [캠을 키길 원하시나요?]

       [1 : 네]

       [2 : 아니오]

        

       속을 줄 아냐고 아우성치는 채팅창.

        

       사람들이 신뢰가 없네.

        

       세상이 어찌되려고…….

        

       “금지어는 해제했어요. 자, 여기 창 보여드릴게요. 3분간 자유롭게 투표해주세요.”

        

       텅 비어있는 금지어 설정창을 방송에 띄우고 나서야, 시청자들은 투표를 시작했다.

        

       -쪼르륵.

        

       -꿀꺽.

        

       천천히 석 잔 정도를 비우고 나니, 약 150명 정도가 투표를 한 상태. 손 안에서 빈 잔을 굴리며, 결과창을 확인했다.

        

       “1번이 148명에……2번이 4명. 의견이 좀, 편중되어 있네요?”

        

       『자 이제 캠 킵시다!!』

       『제 발 캠 켜』

       『준엄한 한 표 행사했습니다』

       『만장일치같은 소리 하기만 해봐라』

       『문 열어! 문 열어! 문 열어! 문 열어! 문 열어!』

       『응애 캠 켜줘』

        

       첫 투표에서 빠르게 차단되었던 시청자들은 벌써 10분이 지나 석방되었는지, 더욱 북적이기 시작하는 채팅창.

        

       나는 차분하게, 시청자 선정 룰렛을 화면에 띄웠다.

        

       투표에서 특정 선택지를 고른 시청자들 중에서, 랜덤하게 한 명을 골라주는 기능이다.

        

       ……내가, 도댓 방송에서 부검당하게 만들었던 그 기능이기도 하고.

        

       ……다시 생각해도 또 억울하네.

        

       안 좋은 기억을 털어내며 버튼을 누르자, 룰렛이 돌아가는 경쾌한 소리에 이어서- 한 시청자가 선정되었다. 

        

       “음……아크처녀작돚거한아따먹님. 반가워요.”

        

       『씹ㅋㅋㅋㅋㅋ』

       『닉 어질어질하다 진짜』

       『잘 가라~』

       『저희 악질 닉네임 협회도 저 분은 제명했습니다』

       『잘 가~』

       『넌 나가라』

       『방송 2일찬데 악질 닉이 벌써 몇 개야』

        

       우클릭해서, 채팅 내역 보기……였던가?

       

       “채팅 쳐보실래요?”

        

       [아크처녀작돚거한아따먹(wlgur192): 아]

       [아크처녀작돚거한아따먹(wlgur192): 그런 뜻 진짜 아니에요]

       [아크처녀작돚거한아따먹(wlgur192): 봐주세요]

        

       필사적으로 변명하는 시청자.

        

       그런 뜻이 어떤 뜻이냐고 끝까지 물어보고 싶은 마음도 없는 건 아니지만,

        

       지금은 해야 할 일을 할 때다.

        

       아이디야 뭐,

        

       나쁜 뜻이면 아크가 알아서 어떻게든 하겠지.

        

       “……그래요. 일단, 트위트 귓말 확인해보실래요?”

        

       사용자설정 게임을 만들고, 귓말로 ‘dam12/dam12’를 보내주었다. 답변으로 ‘네?’라는 의문이 돌아왔지만, 곧 알아서 들어올 거라고 믿는다.

        

       아, 맞다.

        

       화면 상단에 공지도 띄워둬야지.

        

       컴퓨터로 방송하니까 포스트잇 안 써도 돼서 편하긴 하다.

        

       [강한 자가 옳다]

        

       음음.

        

       “저는 저보다 약한 사람의 의견은 듣지 않아요.”

        

       역시, 이게 맞지.

        

       “148분 중, 들어볼만한 의견을 가진 분이 있는지 확인해볼까요?”

        

       * * * *

        

       《음……골드네요? 티어 사칭으로, 24시간 밴 드리겠습니다. 다음에 또 봐요.》

        

       《아, 다이아1. 바로 가볼게요.》

        

       《다음 갈게요.》

        

       《다음.》

        

       《다음 갈까요?》

        

       《다음 분이……아, 이 분 도망가셨네.》

        

       《다음 분. 아, 실버시라고요. 자수했으니, 12시간 밴으로 감형하겠습니다.》

        

       《아……사제로, 다이아 1이요. 음……. 아니요, 멋지네요. 가볼까요?》

        

       《팀의승리를돚거질한아따먹님, 반가워요. 아, 빠른 자수. 브론즈시라고요. 음……감형해서 36시간 드릴게요. 아니요, 아이디 때문 아니에요.》

        

       《다음……더 없나요?》

        

       《아, 이 분. 아까 도망가셨던 분 같은데. 바로 들어오시겠어요?》

        

       《그러면, 민주적 절차에 의해……오늘은, 캠을 켜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자, 모두 박수.》

        

       -땅땅땅

        

       뭔가를 직접 세번 두드리는 소리에 이어, 흐흣, 하고 웃는 소리가 들려오고-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요. 저는 저녁 먹고 자러 가볼게요. 다들 안녕히-》

        

       중간에 끊긴 인사와 함께, 방송이 종료됐다.

        

       자야할 시간을 훌쩍 넘긴 아침 7시.

        

       레반, 이시훈은 까맣게 변한 화면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십수번의 지하 1:1 결투를 감상한 소감은 간단했다.

        

       ‘실력은, 진짜네.’

        

       가장 높은 티어의 상대라고 해봐야, 마스터 하위권이었지만.

        

       맵리딩이나 동선, 합류 및 전진, 후퇴, 교전, 회복 타이밍 등등을 모두 배제한 1:1이다.

        

       마스터 하위권은, 아따먹이 어느 정도의 실력을 갖췄는지를 충분히 드러낼 수 있는 샌드백이었다.

        

       압도적인 반응속도와, 매번 두, 세 단계씩은 앞서 나가는 심리전. 그리고 기회가 올 때마다 극한까지 데미지를 넣고 종이 한 장 차이로 빠져나가는 타이밍 감각까지.

        

       부캐로 겪었던 패배가 결코 우연은 아니었음을 보여주는 실력이었다.

        

       다만,

        

       ‘나오나보다, 채팅창에 불을 내는 실력이 더…….’

        

       조금 전의 끔찍한 채팅창을 떠올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은 레반은,

        

       ‘절대 엮이지 말자.’

        

       그렇게 생각하며, 컴퓨터를 종료했다.

        

       

       ‘절대로.’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Acedia님, 20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금지어: 채팅에 치는 것만으로 자동으로 임시차단/영구차단 등 처리가 되도록 미리 설정해두는 단어. 이예나의 경우, ‘2’를 쳐서 투표하는 것만으로 10분 임시차단이 되도록 설정했습니다.

    요즘 AI일러를 만지작거려 보고 있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네요 🤨

    다음화 보기


           


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그런 악질 방송 안ㅣ에요
Score 3.7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am a healthy skill-based broadcaster.

I don’t hate priests.

It’s not that kind of broadcast.

What?

Clarify the controversy that’s been posted on the community?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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