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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3

       점심시간.

        

       여느 때와 같이 우리 세 명이 같은 곳에 모였지만, 평소의 식당과는 분위기가 조금 달랐다.

        

       우리가 무시당하고 있다는 점만 두고 보자면, 다른 아이들의 반응은 크게 다르지 않을지 모른다고 할 수 있겠다.

        

       그래. ‘무시당한다’라는 사실만 두고 보자면.

        

       하지만 그 외에는 모든 것이 달라졌다.

        

       이전에 우리가 식당에 왔을 때는, 다른 아이들이 우리가 없다는 것처럼 굴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우리 주변에 오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

        

       당연하다. 그곳에 ‘사람이 없는데’ 굳이 자리를 피해야 할 이유가 뭐가 있겠는가?

        

       그렇기에, 우리가 앉은 식당의 옆자리가 굳이 비거나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다른 아이들은 그저 우리에게 눈길을 주지 않고 근처에 있는 비어있는 옆자리에 앉았었다. 그렇게 앉는다고 해도 그냥 바로 옆에 있는 우리에게 신경만 쓰지 않으면 되는 일이니까. 교실에서 그렇게 하는 것처럼.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아이들은 애써 우리로부터 시선을 돌리고 있긴 했지만, 그 ‘어떻게든’ 무시하려고 하는 모습이 너무 선명하게 보였다.

        

       당장 우리가 앉아있는 식탁 옆에도 아이들이 전혀 없었다. 한 자리 정도는 비어있고, 나머지 자리에만 아이들이 바글바글했다.

        

       오전 수업 시간 내내 보여준 나의 그 정신 나간 행동들 때문에, 이 옆에 앉으면 휘말려서 피해를 볼 거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저기, 사라야.”

        

       심지어 이수아마저 엄청나게 당황한 표정으로 우리 둘을 바라보았다.

        

       “…….”

        

       그리고, 당황한 것은 이수아뿐만이 아니었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자, 아~”

        

       내 바로 옆에 딱 달라붙어 있는 하늘이,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어 나에게 들이대고 있었다.

        

       참고로 그냥 붙어 앉은 수준이 아니라, 내 왼팔 쪽에 딱 달라붙어 있었다. 심지어 젓가락질을 왼손으로 하고 있네. 원작 유하늘한테 양손잡이 설정이 붙어있었던가?

        

       참고로 오른손으로는 내 왼팔에 팔짱을 끼고 앉아있어서, 내가 옆으로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가 없었다. 힘으로 비교하자면 하늘 쪽이 훨씬 더 강했으니까.

        

       ……아니, 아까 내가 기사 보여줬을 때는 당황했던 거 아니었어? 내가 거리감을 잘못 계산해서 참교육으로 교정하려다가 진상을 알고 엄청나게 쪽팔렸던 것 아니냐고. 얼굴까지 새빨갛게 물들이면서 놀랐으면서.

        

       “아까, 이대로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다고 했잖아.”

        

       당황한 내가 음식을 앞에 두고 망설이고 있으니, 하늘이 얼굴을 내 귀 쪽으로 불쑥 들이밀더니 그렇게 속삭였다. 입에서 나온 바람이 귓불에 닿아 간지러웠다.

        

       “…….”

        

       아, 이거.

        

       혹시 싸움 거는 건가?

        

       아까 1교시 때 내가 무릎에 앉으라고 했을 때도 엄청나게 부끄러워한 주제에 금방 극복하고 나를 반쯤 가지고 놀다시피 했고, 수업이 끝난 뒤에도 기세등등하게 나에게 사람 간의 거리감에 대해서 설명하던 하늘이었다.

        

       혹시 자기 자존심을 건드리면 폭주하는 성격인 걸까?

        

       ……원작을 생각해보면 그럴지도 모른다. 기본적으로 자신에게 틱틱거리는 캐릭터들을 꿋꿋하고 우직하게 공략해나가는 스타일의 캐릭터였으니까.

        

       윤다호 루트도 그랬고.

        

       어떻게 되었더라. 마지막에는 윤다호가 자신의 위치에 신경 쓰지 않고 해방되어 원하는 삶을 살게 된다……는 엔딩이었던 것 같다.

        

       ……아니, 잠깐만.

        

       ……나 지금 공략당하고 있는 건가?

        

       혹시 지금 유하늘은 예사라 루트를 걷고 있는 건가?

        

       순간적으로 진지하게 그런 생각을 했을 정도로.

        

       아무래도 하늘은 내가 입으로 음식을 받아먹기 전까지는 절대 손을 치울 생각이 없는 모양이었다.

        

       결국 포기하고 그냥 입으로 받아먹다가, 문득 우리 정면에 앉아있는 이수아가 눈에 들어왔다.

        

       우리 모습을 보고 동공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럴 만도 하다. 지난주에는 식사 시간에 이렇게 붙어 앉지는 않았으니까. 아니, 사실 식사 시간을 제외하더라도 이렇게 옆에 딱 붙어 앉아 먹지는 않았다.

        

       “……잠깐 옆으로 와줄래?”

        

       이대로 두었다간 이수아마저 주변 아이들과 똑같은 오해를 할 것 같아서, 나는 움직일 수 있는 오른손으로 내 오른쪽을 가리켰다.

        

       이수아는 내 얼굴과, 내 옆에 바싹 달라붙어 있는 하늘과, 내가 가리킨 내 옆의 빈자리를 보더니, 고개를 끄덕이곤 의자를 끌고 내 옆으로 왔다. 그리고 자신의 접시도 내 옆으로 가지고 왔다.

        

       ……아니, 옆으로 오라고 하긴 했지만 이렇게 딱 달라붙어 앉으라고 하려고 한 건 아니었는데.

        

       내 옆으로 온 이수아는 유하늘만큼은 아니지만, 조금만 움직여도 팔과 팔이 닿을 정도로 가까운 곳에 앉았다. ……뭐, 어차피 작은 목소리로 말하려고 했으니 가까워서 나쁠 건 없겠다.

        

       나는 고개를 이수아 쪽으로 살짝 돌리고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오늘 인터넷에 올라온 기사 봤어?”

        

       “응. 봤어.”

        

       그렇다면 이야기가 쉬워진다. 좋아.

        

       “……그 사진에 찍혔던 날이 지난주 토요일이야. 아무래도 사진 찍은 사람이나 신문사나 그쪽…… 그러니까 ‘그쪽’으로 기사를 쓰고 싶었던 모양이야.”

        

       내가 ‘그쪽’을 강조해서 말하자, 이수아는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히 열애설이니 뭐니 하는 단어로 찰떡같이 알아들은 모양이었다.

        

       “그런데, 그, 아니거든? 그냥 친구끼리 만나서 같이 놀았던 거니까.”

        

       “……그냥 친구끼리?”

        

       이수아가 확인하듯 되물었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다시 한번 확인하듯, 이수아는 고개를 살짝 내려서 내 왼쪽에 앉아있는 하늘 쪽을 보았다.

        

       “…….”

        

       순간 이수아의 눈을 피하듯이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던 하늘은, 결국 얼마 뒤에 시인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나.”

        

       이수아는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아무래도 그 기사를 그대로 써먹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안 그래도 내 주변 상황을 조금 바꿔보려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 그래서 지금 상황을 조금 이용해보려고 했어. 그래서 1교시에도 서로…… 좀 많이 붙어있었으니까.”

        

       차마 온갖 각도로 자세를 바꾸어 가면서 하늘이 위에 올라타 있었다는 말은 하지 못했다. 아무리 내가 먼저 시작했고 일부러 한 거라고 해도 너무 쪽팔려.

        

       “아, 그래서…….”

        

       내가 이수아의 반에 갑자기 출몰했던 것을 떠올렸는지, 이수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듣긴 들었어. 나한테 직접 한 말은 아니지만, 1반에 있던 애가 저번 쉬는 시간에 우리 반에 있는 자기 친구한테 얘기하더라. 너희 둘이 수업 시간에…… 그, 그렇고 그런 일을 했다고.”

        

       아니, 그렇게 말해버리면 우리가 진짜로 뭔가 해버린 것 같잖아.

        

       아니, 뭔가 하긴 했지만!

        

       굳이 해석하려고 하면 성적인 제스처로 보일 수도 있지만!

        

       아니, 솔직히 그렇게 보이려고 행동했으니까 그렇게 보는 게 맞긴 하지만!

        

       “그렇구나. 그래서 애들이 나를 그렇게 흘끗거린 거였어.”

        

       이수아는 혼자 무언가를 중얼거리며 납득한 모양이다.

        

       “그런데, 진짜로 사람들이 그렇게 오해하면…….”

        

       “오해하라고 그렇게 행동하는 거잖아. 나중에 누가 말을 걸어주면……뭐, 말을 걸어주기를 바라니 이런 일을 하는 거니까, 그때가 되면 낚였다고 신나게 놀려줘야지. 누가 될지는 모르지만.”

        

       “그렇구나…….”

        

       이수아는 잠시 생각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참고로 바로 조금 전까지 나한테 음식을 먹여주던 하늘은, 뭐가 그리 부끄러운지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내 옆에서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아무래도 우리가 1교시 때 했던 행동들이 벌써 학교 전체에 퍼졌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그제야 수치심이 몰려오는 모양이다.

        

       슬슬 얘의 패턴을 알 것 같기도 하다. 머리에 피가 몰리면 오히려 부딪혀서 해결해버린 다음, 뒤늦게 부끄러워하는 성격.

        

       뭐랄까, 주인공답다면 주인공답다. 자기 입으로 엄청나게 오그라드는 명대사를 한 다음에 누가 그 얘기 꺼내면 부끄러워하는, 그런 성격인 모양이다.

        

       “그럼, 나도 그 계획에 협력할게.”

        

       잠시 생각을 정리하던 이수아가 그렇게 말했다.

        

       “그래 준다면 나야 좋—”

        

       지, 하고 말하기도 전에, 내 오른팔에 뭔가 부드러운 것이 와닿았다.

        

       “…….”

        

       시선을 내려보니, 이수아의, 그…… 흉부가 닿아있었다.

        

       교복을 입으면 가슴에 달린 주머니가 팽팽해져서 뭔가 넣기 힘들 것 같아지고, 이름표가 살짝 위로 들려 보일 정도의 흉부가, 그대로 내 오른팔에 밀착되어있었다.

        

       그리고 당연하다는 듯, 이수아의 왼팔이 나의 오른팔을 휘감고 있었다.

        

       “어쨌거나, 누가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이슈가 되면 된다는 뜻이지?”

        

       “어, 아니, 흐헿, 그렇기는 한데…….”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나자 순간 정신이 멍해져서 말이 제대로 나오지 못했다.

        

       “그렇다면…… 만약에, 만약에 말이야.”

        

       이수아가 내 쪽으로 얼굴을 살짝 붙였다.

        

       “엮이는 사람이 두 명이라면, 못 참고 이쪽을 보는 사람이 더 늘어나지 않을까……?”

        

       예?

        

       *

        

       처음 기사를 봤을 때는, 조금 충격을 받았다.

        

       포털 사이트 메인에 걸린 기사에는, 저번 주 내내 붙어 다녔던 두 사람의 사진이 큼지막하게 나와 있었으니까.

        

       학교에서는 언제나 셋이 함께 다녔고, 심지어 하교 할 때도 일부러 담을 넘어가며 같이 다녔다. 물론 하교 후에 함께 다니는 사람이 하나 늘어나긴 했지만, 이수아는 오히려 좋다고 생각했다. 소희라는 그 사람은 나쁜 사람 같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어쩌면 그렇게 쭈욱, 학교 졸업할 때까지 같이 다닐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이수아는 그런 경험이 있었다. 중학생 때, 1학년 때부터 같은 반이었던 친구들과 함께 쭉, 졸업할 때까지 붙어 다닌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거의 말도 하지 않는 상태가 되고 말았지만.

        

       이수아가 보기에, 사라는 지금 용기를 내고 있었다. 자신을 무시하는 사람들을 마냥 무시하는 것으로 똑같이 대응하지 않고, 어떻게든 상대방의 그 태도를 고쳐보겠다고 움직이는 것이다. 모르는 사람에게도 당당하게 말을 걸고,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하게 말한다. 자기 주변에 오는 상대를 밀쳐내지도 않았다. 그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옳다고 말하고,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을 아니라고 말했다.

        

       아직도 주변 사람들은 사라를 무시하고 있었는데도.

        

       그런 모습이 눈부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수아도 그렇게 행동하려고 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숨기지 않았다. 사라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해보려고도 했고, 원래 있던 친구 관계도 유지해보려고 했다.

        

       하지만 자신이 사라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사라와 함께 다니는 것을 드러낼 때마다, 친구들과의 관계는 급속도로 멀어졌다.

        

       그러니까, 결론만 두고 말하자면 ‘잘 안됐다’라는 말이다.

        

       어쩌면, 그래서 사라에게 더 매달렸는지도 모른다.

        

       다른 아이들은 관계에 지장이 생기자 관심을 모두 끊어버렸지만, 사라만큼은 그러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오늘 아침에 본 기사에 사라와 유하늘이 딱 달라붙어 있는 모습이 찍혀있었다.

        

       당연히 그 사진에는 이수아가 없었다. 이수아는 사라를 따로 만난 적이 없으니까.

        

       그 사진을 보고 이수아는 아침 내내 멍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있었다.

        

       혹시 둘의 관계가, 친구 이상의 관계가 된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들었다. 물론 그게 이성적인 생각은 아니었다. 두 사람은 만난 지 이제 얼마 되지도 않았으니까. 연인관계로 발전하는 중간단계도 없이, 그렇게 바로 연인이 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수업 중인 교실에 당당하게 들어오는 사라를 보았을 때도, 사라가 자신을 향해 웃어주는 모습을 보았을 때도, 혹시 연인이 된 두 사람이 자신만 두고 훌쩍 멀어져 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였다.

        

       물론 그 직후에 이어진 사라의 행동에 그대로 웃어버릴 뻔하긴 했지만.

        

       “오해하라고 그렇게 행동하는 거잖아. 나중에 누가 말을 걸어주면……뭐, 말을 걸어주기를 바라니 이런 일을 하는 거니까, 그때가 되면 낚였다고 신나게 놀려줘야지. 누가 될지는 모르지만.”

        

       “…….”

        

       점심시간, 사라에게 그 말을 들은 이수아는 유하늘 쪽을 빤히 바라보았다. 유하늘은 이수아의 눈을 참 열심히도 피했다.

        

       ……그랬구나. 그렇게 된 거구나.

        

       아마, 주말에 먼저 찾아간 쪽은 유하늘일 것이다.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건 사라를 밖으로 데리고 나온 것도 유하늘일 거고.

        

       그리고, 아마도 사라에게 그렇고 그런 감정이…… 조금이라도 있어서, 그렇게 붙어 다녔을 것이다.

        

       그러다가 찍힌 사진이 그것이었고.

        

       그랬구나.

        

       그랬던 거구나.

        

       한 편으로는 안심했다. 어쨌거나, 적어도 당분간은 이수아 혼자 버려질 이유는 없었다. 어렸을 때처럼 배척받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질투심이 생기지 않는 것도 아니었다.

        

       사라와 제일 먼저 사진을 찍었던 것은 이수아였으니까.

        

       지금 사라 주변의 친구 중, 가장 먼저 말을 걸었던 것은 이수아였으니까.

        

       그리고, 혹시라도 이 두 사람의 이 ‘작전’이, ‘작전이 아니게’ 되는 순간이 올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그렇다면…… 만약에, 만약에 말이야.”

        

       그런 여러 생각이 겹친 끝에, 충동적으로 그런 말을 하고 말았다.

        

       “엮이는 사람이 두 명이라면, 못 참고 이쪽을 보는 사람이 더 늘어나지 않을까……?”

        

       그렇게 말하며, 사라의 오른팔에 찰싹 달라붙었다.

        

       부끄러웠다. 엄청나게 부끄러웠다. 솔직히, 친구들끼리도 이렇게까지 붙는 경우는 잘 없으니까.

        

       하지만, 지금 당장 사라 옆에 앉은 유하늘이 이만큼 붙어있었다.

        

       “어, 아, 그, 그건 좋은데…….”

        

       사라는 얼굴을 빨갛게 물들인 채로 당황해서 말했다.

        

       “이렇게 양쪽에서 잡고 있으면, 나는 식사를 못 하게 되는데.”

        

       그건 걱정할 거 없는데.

        

       이수아는 젓가락을 들었다. 그리고 작게 잘린 고기 한 점을 집어 들었다.

        

       그게 무엇을 뜻하는 행동인지 눈치챈 사라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역시, 엄청나게 부끄럽다. 솔직히 지금 자신의 얼굴을 보면 완전히 새빨갛게 물들어 있으리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라의 관심에서 밀리고 싶지는 않았다.

        

       ……지금까지 사라 앞에서는 조금 주눅 들어 행동했지만, 원래 이수아는 수많은 친구 사이를 부지런히 오가며 하하 호호 떠들던 아이였다. 지금이야 대부분이 아는 척도 하지 않지만, 원래는 부끄러운 것도 꾹 참고, 모르는 아이에게 먼저 말을 걸던 쪽이었다는 말이다.

        

       마음만 먹는다면, 조금 부끄러운 것 정도는 꾹 참을 수 있었다.

        

       적어도 유하늘만큼은 그렇게 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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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Don’t Want to Become a Villainess

I Don’t Want to Become a Villainess

Q악역 영애가 되긴 싫어
Status: Completed Author:
I fell into the single-player game 'If You Wish' and decided to struggle to avoid becoming a villainess with a terrible e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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