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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3

       [ 아니 형. 유하나 헌터 매니저에 갑자기 파견되셨다면서요? ]

       

        형석이의 메세지였다.

       

        [ 야. 이거 뭐냐? 나 이수아 헌터팀에서 일하는 거 아냐? 이거 도대체 뭐가 뭔지 모르겠다. ]

       

        분명 헌터로서 활동을 하는 걸 생각하고 블루길드에 들어왔다.

        그런데 별안간 유하나의 옆에 붙어있게 되었다.

       

        [ 하… 이게 좀. 저희 길드가 복잡해요. 단순히 헌터 활동만 하는게 아니라 대기업처럼 확장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여기저기 발을 뻗은 곳이 많아요. 연예계 뿐만 아니라 정치, 문화, 사회 쪽도…파견나가있는 직원들 꽤 되거든요. ]

       

        이런 얘기를 얼핏 들은 적은 있었다.

        아무래도 헌터라는 직업이 조금 자리를 잡으면서 단순히 던전 공략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사회 권력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이야기.

       

        ‘아니. 그래도 그렇지 갑자기 이렇게 파견을? S급 연예인에게?’

       

        너무 정신이 없었다.

       

        지금은 심부름을 시키길래 잠시 나온 상황.

       

        눈앞이 조금 깜깜한 느낌이었다.

       

        대충 설명은 들어서 뭘 해야하는 건지는 알겠지만 조금 어이가 없긴 했다.

       

        ‘휴. 일단 열심히는 해야지.’

       

        내가 입을 꾹 닫고 가만히 있었던 이유.

       

        [ 급여는 2배, 상여금은 3배입니다 ]

       

        ‘아 그럼 해야지. 당근. 이 기회를 놓치면 바보다.’

       

        뭐 그리고 사실 페이도 페이지만 유하나와 가까이 있어볼 수 있다는 것도 한 몫하기는 했다.

        당연히 궁금할 수 밖에 없으니까.

       

        우리나라 최고의 연예인인데 당연히 궁금할 수 밖에 없지 않는가.

       

        ‘휴. 빨리 돌아가야지.’

       

        타박타박.

       

        “아. 왜 이렇게 늦었어요? 장난해요?”

       

        뾰루퉁한 표정의 유하나가 나를 째려봤다.

       

        “앗. 죄송합니다. 담 번에는 좀 더 빠르게.”

        “됐고. 빨리 커피나 내놔요.”

       

        홱 채가는 것이었다.

       

        “백지훈 씨라고 했죠? 좀 빨랑빨랑 다녀요.”

       

        옆에 있는 유하나 매니저라는 사람이 한 소리 하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블루길드에서 파견된 헌터는 유하나 > 매니저 > 블루길드 파견헌터 이런식의 서열이라고 볼 수 있었다.

       

        “앗. 넵넵.”

       

        “하나야~ 우리 이제 다음 스케줄 가야지. 빨리 가자.”

        “하. 나 기분 좀 별로야. 그거 좀 늦추면 안돼?”

        “아니. 지난 번에도 2시간 늦어서 막 뭐라고 했잖아.”

        “누가? PD가? 어떤 놈이? 데리고 와봐. 어떤 자식인데?”

       

        눈살을 찌푸렸다.

       

        “아니아니. 그건 아니고.. 알겠어.. 연락 해볼게. 하 씨…”

       

        매니저는 쭈굴해져서는 전화를 하러 나갔다.

       

        나와 유하나 단 둘만 있는 상황.

       

        “저기요.”

        “넵넵.”

        “저한테 잘 보이셔야 해요. 아시죠? 블루길드. 제가 기분 나빠지면 다 끝이에요. 무슨 역할로 오신 거 아시죠?”

        “넵넵.”

        “등급이 뭐죠?”

        “E급입니다. 곧 D로…”

        “하. 참.”

       

        내 등급을 듣고는 기가 차다는 듯이 어이 없어하는 것이었다.

       

        “아니. 나한테 E급 따리를 보내? 어이가 없네? 블루길드 감이 다 떨어졌나보네. A급을 보내도 봐줄까 말까인데 E급을 보내? 아니 거기 A급은 다 죽었어요? 왜 E급을 보내요? 아 짜증나.”

       

        갑자기 툴툴대는 것이었다.

       

        ‘뭐야. 그걸 왜 나한테 뭐라해. 내가 오고 싶어서 왔냐?’

       

        조금 어이가 없었다.

       

        “블루길드 아주 실망이야 실망. 이러면 나 길드 옮긴다고 해요. 자꾸 피래미들만 보내서 짜증났는데. 이 참에 아예 확 옮겨야 하겠어.”

       

        상황은 갑자기 어두워졌다.

        내가 E급이라는 것에 대해 상당히 기분이 나빠졌다는 듯.

       

        그리고는 스마트폰을 꺼내서 어디론가 연락을 하려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상황상 항의를 하려는 것 같았다.

       

        ‘하. 씨. 갑자기 왜 이러냐.’

       

        나는 똥꼬쇼라도 해서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저. 유… 유하나 씨.”

        “왜요?”

        “저 기분이 좀 나아지게 해드릴 수 있는데요.”

        “당신 변태에요?”

       

        내 말을 좀 잘못 알아들은 것 같았다.

        오히려 더 기분이 나빠진 것처럼 보였다.

        불난 집에 부채질.

       

        “아 몰랑. 당장 담당자 바꿔달라고 할거야. E급이 뭐야. E급이? A급 데려와요.”

       

        나는 다급해게 상태창을 열었다.

        분명했다.

        이 비슷한 상황.

        이수아에게도 있었으니까.

       

        ‘역시 빨간 딱지.’

       

        유하나도 잔뜩 빨간 딱지가 덕지덕지 붙어있었다.

        나는 잽싸게 모든 딱지들을 처리했다.

       

        “아. 블루길드죠!! 제가 말씀드릴게 있는데!! 어… 음… 그러니까… 뭐지?”

       

        그녀는 차츰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음?”

       

        표정이 상당히 평화로워지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내가 방금 전에 한 행동이 잘 먹힌 것 같았다.

       

        ‘하… 아니 S급 헌터들 뭐 다 이러냐?’

       

        다들 조금씩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고는 얘기를 들었지만 꽤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아… 아니에요. 다음 번에 연락드릴게요.”

       

        그녀는 전화를 끊었다.

       

        “음? 뭐지? 엥?”

       

        벌컥.

       

        전화하러 나갔던 매니저가 돌아왔다.

       

        “하.. 하나야. 내가 겨~우겨우 2시간 사정사정해서 밀어놨거든.. 좀만 더 쉬다가자.”

        “오빠. 지금 가자. 나 할 수 있을 것 같아.”

        “응?”

       

        매니저는 상당히 벙찐 표정이 되었다.

       

        ‘역시 빨간 딱지들 때문에 문제였던 건가?’

       

        유하나는 또각또각 걸어나갔다.

       

        ***

       

        “하아아………..”

       

        이수아는 입을 쩍 벌린 채로 자신의 사무실에서 멍때리고 있었다.

        완전 슬픈 표정.

       

        “저기…이수아 헌터님…?”

        “녜에….”

        “그… 결재를 해주셔야…”

        “녜에….”

       

        거의 듣는 둥 마는 둥 하는 태도였다.

       

        “저… 이 대화 30분 째 반복중인데요… 제발 결재 좀…”

        “녜에….”

       

        그는 완전 영혼이 나간 것같은 표정이었다.

        한 쪽 손으로 턱을 괸 채로 뭔가를 기다리는 듯한.

       

        ‘아… 언제 퇴근 시간 되지…’

       

        ***

       

        “하… 이수아 헌터님 오늘 완전 이상해요. 왜 저런지 모르겠네…?”

        “아니. 내가 말했잖아. 그거 백지훈 헌터 때문에 그런거라니까?”

        “백지훈 헌터랑 무슨 상관이에요. 무슨 고민이 있는 거 같던데.”

       

        6과는 지금 이 사태에 대해 논쟁중이었다.

        당장 내일 있을 던전 공략에 대한 결재가 번번히 막힌 상황.

       

        “하.. 빨리 결재를 받아야 비품팀이랑 지원팀이랑 다 연결을 하는데 말이야.”

        “그러게 말이에요. 아주 맛이 가버린 것 같아요…”

       

        그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 같았다.

       

        ***

       

        “저기.. 이수아 헌터님…”

        “녜에…”

       

        보다못한 차과장이 나섰다.

        그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극약 처방을 해보기로 했다.

       

        “혹시 백지훈 헌터 좋아하세요!!!!??? 백지훈 헌터 생각하시는 거죠? 그쵸!!!!”

       

        엄청 큰 목소리로 버럭 지르는 것이었다.

        일부러 깜짝 놀라라는 듯이.

       

        아무래도 이수아가 정신차리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녜에에에에에에에???”

       

        갑자기 훅 들어온 공격을 받고는 이수아가 드디어 정신을 차렸다.

       

        “아.. 아니!! 그.. 그게 무슨 소리에요!!!!”

       

        마치 자신의 부끄러운 비밀을 들켰을 때처럼 아주 부끄러워하며 격렬하게 반응했다.

        거의 명치라도 맞은 듯한 반응이었다.

       

        “아니!!! 차과장님. 저를 뭐로 보시고. 저희 지금까지 5년간 열심히 했잖아요?? 어..어떻게!!! 어….. 음… 아니에요!!! 아니라고요… 절대 절대 그런거 아니에요.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예요!!!”

       

        완전 당황해서는 얼굴이 터질 것처럼 빨개졌다.

       

        “저.. 그.. 그런 여자 아니에요. 백지훈 씨는 우리 팀원이잖아요. 팀원에게 사랑을 느끼는 그.. 그런 아마추어 아니라고요! 너무 하시네요 증말. 그리고 우리 사내 연애 금지했잖아요. 제가 금지했는데 제가 그걸 어길 것 같아요?”

       

        그녀는 막 횡설수설하는 느낌으로 말을 하는 것이었다.

       

        “어휴. 차과장님. 요새 너무 심심하신가 보네. 그런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시고. 하. 시말서 쓰실래요? 심심하세요?”

       

        오히려 짜증을 내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그럼 결재 좀!!”

       

        차과장은 눈치를 살피다가 곧바로 서류를 들이밀었다.

       

        “하. 정말~ 내가~ 참~~ 말이 안되는 소리를 듣고~~~”

       

        투덜대며 정신차린 이수아가 차과장이 내민 서류에 슥슥 서명을 했다.

       

        “어휴. 차과장님. 그 소리 다른 사람들에게는 절대 하지 마세요! 혹여나 그런 생각이 든다고 해도 말하고 다니지 말라는 소리예요.”

        “녜~에 녜~에”

       

        차과장은 뭔가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서류를 들고 나왔다.

       

        ‘뭐야. 좋아하는 거 맞는 거 같은데?’

       

        그는 드디어 결재를 받았다는 기쁨과 함께 이수아의 상태에 대해 기분이 좋아진 것 같아 보였다.

       

        ***

       

        “으흐흐~~~내가 뭘 했게?”

        “에? 설마 결재 받아오셨어요? 어떻게요? 저 1시간 서있었는데?”

        “어휴. 이게 말이야~ 짬밥을 먹어야 가능한 거라서~”

        “아니. 어떻게 하신 건데요? 제발요. 저도 알려주세요.”

       

        대리들은 무릎을 굽히며 경의를 표현했다.

       

        “허허.. 별거 안했어. 그냥 백지훈 헌터 생각하냐고 물어봤는데 바로 서명해주던데?”

        “?”

       

        차과장은 아주 기분이 좋다는 듯이 우쭐하며 대답했다.

        그리고 다들 어리둥절한 표정.

       

        “그거랑 그거랑 뭔 상관인데요.”

        “진짜. 백지훈 헌터한테 관심이 있는게 맞나봐.”

       

        차과장은 음흉한 표정을 지었다.

       

        ***

       

        “하… 바쁘다.”

       

        오늘은 정말로 정신없었다.

        처음 본 유하나와 그 매니저를 쫓아다니느라.

       

        ‘와… 연예인들 진~~~짜 바쁘구나.’

       

        뉴스나 신문에서 연예인들이 돈을 잘 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는 보통 툴툴대기만 했었다.

       

        ‘쟤네 뭐 저렇게 많이 벌어? 얼굴 예쁘면 다냐? 아 뭐. 다 이긴 한데.’

       

        근데 같이 옆에서 접해보니 그럴만 했다.

        아주 바쁘다.

        물론 중간중간 쉬는 시간도 있긴 하지만 거의 빡빡하게 스케줄이 연달아 있었다.

       

        “으… 흠….”

       

        얼추 스케줄이 끝난 유하나가 다가왔다.

       

        “오늘 고생하셨어요.”

       

        분명 아까 시작과는 달라진 태도.

       

        “네넵.”

        “내일도 또 봐요~”

       

        한껏 부드러워진 태도였다.

       

        ‘휴…끝났다. 퇴근해야지!!’

       

        ***

       

        ‘아 그냥 퇴근 바로 하면 안되나~ 꼭 길드 건물로 와야되나…’

       

        투덜대며 블루길드 사무실로 돌아온 상황이었다.

        조금 귀찮기는 해도 절차상 어쩔 수 없었다.

       

        ‘하… 8시네.’

       

        어쩔 수 없었다.

        연예인 스케줄에 맞추느라 퇴근이 꽤 늦어졌다.

       

        ‘괜찮아 대신 야근수당 다 따로 쳐주니까. 흐흐.’

       

        “지훈 씨!”

       

        낯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이수아였다.

       

        ‘뭐야? 왜 이 시간까지 퇴근을 안했어?’

       

        조금 어리둥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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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Was Betrayed But It’s Okay haha

I Was Betrayed But It’s Okay haha

배신당했지만 괜찮습니다ㅎㅎ
Status: Ongoing Author:
"I was the one who boosted your rank. Yet you stabbed me in the back? Fine. Goodbye. I'm taking it back. You're finished now. Thanks to you, I now have an abundance of skill points for a prosperous hunter life. But... after spending some of those points, the S-Ranks are starting to get obsessed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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