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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3

       당소영?

         

        어떻게 여길?

         

        아니.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당가의 사람이 네필라 쥐라시카의 몸에 손을 대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녀가 내단을 요구한다는 것.

         

        살릴 수 있다.

         

        콰드드드득!

         

        재빨리 딜로포사우루스의 몸을 헤집었다.

         

        발톱으로 마구 찢으니, 자색과 녹색이 섞인 커다란 내단을 볼 수 있었다.

         

        [상급 내단(녹)]

         

        입에 내단을 문 채 재빨리 달려갔다.

         

        딜로포를 쓰러트린 탓에 레벨이 올라, 부상이 모두 회복되었다.

         

        파바바밧!

         

        “게게게겍!”

         

        당소영에게 급하게 내단을 건넸다.

         

        그녀는 나를 바라보지도 않고 내단을 받았다.

         

        정확하게 반으로 자른 이후, 네필라 쥐라시카의 입에 넣었다.

         

        타닷.

         

        그녀는 손과 침으로 네필라 쥐라시카의 혈을 짚었다.

         

        “겍….”

         

        걱정되는 눈초리로 네필라를 지켜봤다.

         

        피는 멎었지만, 상태가 심각해 보였다.

         

        몇 번의 점혈을 더 한 당소영이 나를 바라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가까이 와도 된다는 뜻일 거다.

         

        오르락내리락하는 가슴.

         

        미세하지만 분명 숨을 쉬고 있었다.

         

        “게게겍!”

         

        살아 있었다.

         

        죽지 않았다.

         

        뚝.

         

        눈가에서 뜨거운 물이 떨어졌다.

         

        네필라 쥐라시카의 눈에 뜨였다.

         

        날 보더니, 아까와 같이 작게 미소 지었다.

         

        그녀의 고운 손이 내 눈물을 닦아주었다.

         

        아까와 차이점이 있다면, 이제 힘없이 떨어지지 않을 거라는 것.

         

        거미야.

         

        네필라와 눈을 마주쳤다.

         

        여덟 개의 붉은 눈이 날 바라봤다.

         

        …응?

         

        여덟 개?

         

        분명 두 개였잖아.

         

        내 뺨에 닿은 부드러운 감촉도 어쩐지 좀 변했다.

         

        굉장히 날카롭고 단단한 칼이 닿아 있는 기분.

         

        “키에에엑!”

         

        네필라야.

         

        네가 살아서 기쁘긴 한데.

         

        갑자기 부담스러워졌어.

         

        “키에에에에엑!”

        “게엑!”

         

        그만!

         

        일단 떨어져!

         

         

        *

         

         

        “다행이네요. 무리하게 힘을 쓴 걸 어떻게든 되돌릴 수 있었어요.”

         

        당소영 덕분에 네필라 쥐라시카가 살 수 있었다.

         

        물론 그 아리따운 얼굴이 사라진 게 꽤 많이 엄청 무척 아쉬웠지만, 그래도 목숨을 구한 게 어딘가.

         

        그런데 어떻게 여기로 다시 돌아온 걸까.

         

        딜로포의 독공에 당했으면서.

         

        “정말 깜짝 놀랐어요. 저도 모른 사이에 독에 당해버리다니. 달로포의 독을 전부 파악했다고 생각했는데, 힘을 숨기고 있을 줄이야….”

         

        딜로포의 영악함에 혀를 내둘렀다.

         

        하긴, 당소영이 이 녀석의 힘을 전부 파악하고 있었으면 내게 더 큰 주의를 줬을 거다.

         

        아니, 아예 당가에서 그녀에게 딜로포사우루스의 관리를 맡기지 않았을 거다. 그녀의 능력은 대단하지만 무력은 별 볼 일 없는 수준이었으니까.

         

        “고 대협 덕분에 살았죠. 정말 감사해요. 당신을 두고 도망친다는 사실이 가슴 아팠는데, 마침 이 거미가 도와준 거 있죠.”

         

        도와줬다고?

         

        “해독 작용이 있는 약초를 저에게 줬어요. 보통의 거미라면 그런 걸 잘 모를 텐데, 아무래도 이 거미도 저희 당가타에 머무르던 거미 같아요.”

         

        내 주변을 맴돌고 있던 네필라 쥐라시카가 도망치던 당소영을 만났다.

         

        해독제를 주고 재빨리 내게 온 것이고, 당소영은 독이 해독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이제 도착한 것이었다.

         

        네필라 쥐라시카를 쓱 쳐다봤다.

         

        기다란 다리로 내 꼬리를 열심히 잡아당기는 중이었다.

         

        투스와 푸스는 내 꼬리에 매달린 채 그녀의 행동을 지켜봤다.

         

        평소였다면 키에엑거리면서 막았을 텐데, 저 결연한 표정은 대체 뭘까.

         

        거미끼리 통하는 거라도 있는 걸까, 아니면 이번 일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다들 무사해서 다행이다.

         

        누구 하나라도 없었으면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거다.

         

        전부 구했다.

         

        하나도 잃지 않았다.

         

        “…달로포를 잃은 게 뼈아프긴 하지만, 이미 잃은 거 어쩔 수 없죠.”

         

        하나 잃은 게 있긴 하구나.

         

        “고 대협. 아 하세요.”

         

        갑작스러운 요구를 하는 당소영.

         

        내가 어린애도 아니고.

         

        쩌어억.

         

        입을 크게 벌렸다.

         

        그와 동시에 당소영이 내 입에 무언가를 집어넣었다.

         

        약이라도 주는 걸까?

         

        익숙한 쓴맛이 나는데.

         

        …이거 내단 이잖아!

         

        “게게겍!”

         

        네필라한테 먹여도 모자를 마당에!

         

        억지로 내단을 뱉어내려고 할 때였다.

         

        “고 대협이 드세요. 거미 소저에게도 절반 먹였어요. 이 이상 섭취하는 건 오히려 독이에요.”

         

        그래?

         

        그러면 어쩔 수 없고.

         

        …아니지.

         

        “게겍.”

         

        꼬리를 쭉 뻗어 딜로포의 사체를 가리켰다.

         

        네가 관리하던 영물이 죽었는데, 내단이라도 회수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뜻이었다.

         

        “전 괜찮아요. 고 대협이 드셔주세요. 고 대협이 쓰러트린 거니까, 당연한 일이에요.”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어쩔 수 없지.

         

        두 번 물어보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면 유감이다.

         

        꿀꺽.

         

        이 익숙한 맛.

         

        오랜만에 먹는 내단이었다.

         

        절로 몸이 따뜻해진다.

         

        “…그리고 지금의 대협에겐 그 내단이 꼭 필요할 거예요.”

         

        내단은 많을수록 좋긴 하지.

         

        “거미 소저의 경과는 더 지켜봐야 할 거 같아요. 시간이 좀 걸릴 테니, 고 대협은 고 대협이 하실 일을 해주세요.”

         

        그 말을 하며, 그녀의 시선은 다시 네필라 쥐라시카를 향했다.

         

        이젠 인간의 형상도 아니라 완전한 거미의 모습을 한 네필라 쥐라시카.

         

        잘 치료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잠깐 들긴 했지만 그게 쓸데없는 걱정이라는 깨달았다.

         

        그녀는 원래 인간보다 동물을 더 자세히 알던 사람이니까.

         

        뚜둑.

         

        “키에엥!”

        “시원하죠?”

         

        대체 왜 무림인이 거미에게 도수치료를 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냥 넘어가자.

         

        내가 할 일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계속해서 일렁거리는 메시지들.

       

       그리고 드디어 달성한 최대 레벨.

         

        【악어왕도마뱀 LV20(+)】

         

        딜로포사우루스를 쓰러트리면서 20레벨에 도달했다.

         

        레벨 뒤에 달린 저 기호.

         

        이제 진화할 시간이었다.

         

        딜로포사우루스의 고기를 끌고 무너진 보금자리에 들어갔다.

         

        [영험한 기운이 몸에 감돕니다.]

       

       방금 먹은 내단의 힘이 느껴진다.

         

        이거, 일반적인 내단과는 다르다.

         

        [진화가 가능합니다.]

         

        색이 있어서 그런 걸까 딜로포의 힘이 오롯이 느껴진다.

         

        [진화하시겠습니까?]

         

        당연하지!

         

        __________________________

        【악어왕도마뱀】은

         

        1. 【가비알】

        2. 【레틱 파이톤】

        3. 【코모도왕도마뱀】

         

        으로 진화할 수 있습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

         

        주머니늑대라던가, 디메트론 같은 특이한 건 보이지 않았다.

         

        셋 다 나름 납득이 가는 선택지였다.

         

        코모도왕도마뱀이 특수진화가 아니라 일반진화였다는 건 조금 놀랍긴 하다.

         

        하긴 악어왕도마뱀에서 바로 진화하는 건데, 코모도 정도는 나와줘야지.

         

        __________________________

        【가비알】

         

        몸길이는 3~6m 정도이며 몸무게는 160kg 정도 되는 악어의 일종입니다.

        가늘고 긴 주둥이와 가느다란 이빨이 특징입니다.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특성이 있으며 특이한 울음소리로 서로 소통합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

         

        가비알.

         

        처음부터 꽤 좋은 선택지가 나왔다.

         

        체급이 굉장하다.

         

        일반적인 피라냐카이만의 두 배가 넘는 무게와 길이였다.

         

        이 녀석을 택한다면 상당히 편해지겠지.

         

        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가비알은 못생겼다.

         

        악어라고 칭하기 민망할 정도로.

         

        넘어가자.

        __________________________

        【레틱 파이톤】

         

        최대 9m까지 자라며 몸무게는 100kg까지 나가는 현존하는 가장 긴 뱀입니다.

        압도적인 크기와 근육을 이용해 적을 천천히 조이며 사냥합니다.

        큰 개체의 경우, 악어와 말레이곰을 포식한 기록도 있습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

         

        현존하는 가장 긴 뱀.

         

        물론 티타노보아보단 작다.

         

        레틱 파이톤도 체급은 굉장히 좋았다.

         

        기본적인 전투력이 뛰어나다는 거다.

         

        문제가 있다면 말 그대로 도마뱀에서 뱀이 되어버린다는 거?

       

       다리가 사라진다.

         

        소룡등천보도 용조수도 사용할 수 없다는 거다.

         

        아쉽지만, 너도 패스.

        __________________________

        【코모도왕도마뱀】

         

        최대 3.6m까지 자라며 무게는 160kg까지 나가는 현존하는 가장 거대한 도마뱀입니다.

        수각류를 연상케 하는 톱니 이빨로 먹이를 무참히 사냥하는 강력한 사냥꾼입니다.

        또한 독과 침에 있는 박테리아를 이용한 장기전에도 능하지만, 대부분의 상대는 독이 효과를 보기도 전에 쓰러지고 맙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

         

        이거지.

         

        이게 옳게된 도마뱀이지.

         

        도마뱀이 몸무게가 160kg까지 나가다니.

         

        물론 저건 최대 기록이니, 평균은 80kg쯤 될 거다.

         

        그 정도만 되도 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더 볼 것도 없다.

         

        특수진화가 나온다고 해도 코모도왕도마뱀보다 좋은 선택지가 나올 리가 없었다.

         

        [특수 진화의 조건을 달성했습니다.]

         

       그래도 볼 건 봐야지.

         

        [알로사우루스가 놀랄 업적 달성!]

         

        응?

         

        [믿을 수 없는 위업을 달성했습니다.]

         

        이건 한 번도 보지 못한 메시지인데?

         

        [보상으로 숨겨진 선택지가 드러납니다.]

         

        숨겨진 선택지?

         

        뭔가 이상하다.

         

        특수진화도 아니고.

         

        아예 다른 단어가 튀어나오다니.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선택지를 쳐다봤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

        【악어왕도마뱀】은

         

        1. 【가비알】

        2. 【레틱 파이톤】

        3. 【코모도왕도마뱀】

        4. 【고모도】(「용린」「역발산기개세」「구음백골조」, 상급 내단의 조각(녹) 섭취)

         

       로 진화할 수 있습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

         

        잠깐만.

         

        저 긴 꼬리표는 대체 뭐야.

         

        그리고 고모도가 왜 여기서 나와?

         

        당소영의 헛소리가 아니었다고?

         

        진짜 고모도가 있던 거야?

         

        코모도가 아니라?

       


           


I Became an Evolving Lizard in a Martial Arts Novel

I Became an Evolving Lizard in a Martial Arts Novel

무협지 속 진화하는 도마뱀이 되었다
Score 7.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4 Native Language: Korean
I reincarnated as a lizard in a martial arts world. “Roar!” “He’s using the lion’s roar!” “To deflect the Ten-Star Power Plum Blossom Sword Technique! Truly indestructible as they say!” “This is… the Heavenly Demon Overlord Technique! It’s a Heavenly Demon, the Heavenly Demon has appeared!” It seems they’re mistaking me for something el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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