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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3

   첫째 멜리오칸 하덴하르츠의 집무실.

   제니카가 도착하고, 뒤늦게 비앙카가 도착하자 멜리오칸은 미소를 지었다.

     

   “가족이 이렇게 모이는 건 오랜만이군.”

     

   제니카는 침묵했다.

   멜리오칸은 가족의 정보다는 가문을 우선시하는 사람이었다.

     

   장남으로 태어나 하덴하르츠를 이끌어야 하는 그이니 어릴 때부터 그런 교육을 받아온 탓이다.

   그러니 그가 이런 말을 꺼낼 때는 십중팔구 가문의 일임을 그녀는 잘 알았다.

     

   “오늘 너희를 부른 건 가문의 일 탓이다.”

     

   아니나 다를까, 멜리오칸의 입에서 가문이라는 말이 나왔다.

   그는 가주인 더글라칸이 자리를 비운 사이 가주 대행인 신분이다.

     

   가문의 일을 논할 권한은 있었다.

     

   “무슨 일인데.”

     

   제니카가 살짝 퉁명스럽게 입을 열었다.

   비앙카와 함께 있는 이 자리가 불편한 탓이었다.

     

   “발하임의 약혼자 건 때문이다.”

     

   제니카는 고개를 기울였다.

   발하임의 약혼자 건을 새삼 거론할 필요가 있을까.

     

   “제니카, 비앙카에서 약혼자를 너로 바꿔야 할 거 같다.”

     

   하지만 이어진 말은 제니카의 두 눈을 부릅뜨게 했다.

   순간 어이가 없어 말문이 턱 하니 막혔다.

     

   자신을 지금 정략결혼으로 팔아 버리겠다는 소리와 같았기 때문이었다.

     

   “제정…….”

   “싫어요.”

     

   그 순간 제니카보다도 먼저 의사를 밝힌 것은 다름 아닌 비앙카였다.

   이 부분은 멜리오칸도 예상 못했는지 그가 놀란 표정으로 비앙카를 돌아보았다.

     

   “비앙카?”

   “싫어요. 크라슈 님의 약혼자는 저예요.”

     

   그녀의 눈썹은 아주 살짝, 삐죽하니 찌푸려져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평소 표정을 신경 쓰지 않는 멜리오칸은 그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다.

     

   하지만 제니카는 달랐다.

     

   “비앙카, 너…….”

     

   그녀를 미워했던 만큼 하덴하르츠에서 유일하게 비앙카를 가장 눈여겨본 그녀다.

   비앙카에게서 감정의 편린이 느껴졌다는 것을 그녀가 눈치챈 것이다.

     

   “비앙카, 가문의 일이다. 네 의사가 끼어들 틈은 없다.”

   “그럼 제 의사는 대체 어디서 끼어들 수 있는 건가요.”

     

   지금까지 비앙카는 어디에서도 의사를 밝힌 적 없다.

   가문에서 외면받으며 평생 살아왔다.

   그녀가 의사를 밝힐 틈이 있을 리가 없었다.

     

   그 사실을 알고 있어서일까, 멜리오칸도 허를 찔렸다.

   비앙카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의사 표현을 해 온 것은 처음이라 그도 뭐라 말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미 회의에서 결정 난 일이다.

   한 번 결정 난 일을 번복할 수는 없었다.

     

   “안된다. 어린애처럼 굴지 마라.”

   “전 어린애예요.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랬어요.”

     

   하지만 비앙카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니 투정 부릴 거에요. 어린애는 가지고 싶은 걸 가지고 싶다고 말하는 나이니까.”

     

   비앙카는 멜리오칸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제가 유일하게 쭉 지키고 싶은 게 바로 크라슈 님의 약혼자예요.”

     

   하덴하르츠에서 그녀에게 편안한 장소는 없다.

   그녀가 편안하게 있을 수 있는 장소는 딱 하나.

     

   크라슈의 옆이다.

     

   자신과 닮은 크라슈만이 그녀를 유일하게 이해해주는 사람이었으니까.

   그러니 그녀는 가문의 일이라 할지언정 우겨서라도 반드시 크라슈의 곁에 남아 있을 생각이었다.

     

   “비앙카!”

     

   그런 비앙카를 보고 멜리오칸이 성을 토해냈다.

   그는 분노한 기색으로 비앙카를 노려보았다.

     

   “하아, 네가 끼어들 자리가 아니다! 가문의 중대사인 자리란 말이다. 크라슈 발하임은 발하임의 핏줄이 뒤늦게 발현됐다. 그렇다는 건 그는 스타론에서 발하임답게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될 거다. 그런 그의 곁에 네가 남아 있을 수 있을 거라 보는 게냐? 오히려 너만 힘들어질 뿐이다.”

     

   어린애들은 옆에 있는 사람에게 쉽게 집착한다.

   멜리오칸은 비앙카가 치기 어린 욕심을 가졌을 뿐이라고 판단했다.

     

   “저주를 가진 넌 결국 그에게도 버려질 거란 게다.”

     

   그러니 현실을 일깨워주려는 듯 멜리오칸은 그리 말했다.

     

   “오빠, 잠깐, 말이 너무 심하잖아!”

     

   제니카조차 기겁할 만큼 그의 말은 비앙카의 앞에서 할 말이 아니었다.

   하지만 멜리오칸은 찌푸린 표정으로 제니카를 돌아보았다.

     

   “심한 말이 아니다. 사실을 짚고 넘어간 것뿐. 제니카, 너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네가 비앙카에게 한 짓을 본다면 오히려 비앙카를 위해서라도 네가 발하임으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해야지. 어른이 된 녀석이 가문을 우선시하지는 못할망정.”

     

   멜리오칸은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기다랗게 한숨을 내쉬었다.

   어린 여동생 두 명이 참, 속만 썩인다.

     

   “둘 다 그리 알고, 이만 나가라. 발하임에 보내야 할 서신을 작성해야 하니 말이다.”

     

   그가 일갈하자 제니카는 눈살을 확 찌푸리며 그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그의 일갈에도 비앙카는 반응하기는커녕 자리에서 일어나지조차 않았다.

     

   그 사실을 뒤늦게 눈치챈 멜리오칸이 비앙카를 돌아보곤 화가 치솟았다.

     

   “비앙카!”

   “소리치지 마세요. 저도 귀 있어요.”

     

   그러나 그의 화에도 비앙카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뒤에서 설녀라고 불리던 이명답게 그녀의 얼굴은 무척이나 차갑게 멜리오칸을 노려보고 있었다.

     

   “전 가문 따위 아무래도 좋아요.”

   “뭣? 그게 지금 말이 되는 소리더냐! 넌 하덴하르츠다!”

   “하덴하르츠에서 제가 있을 곳은 없어요.”

     

   그녀는 단칼의 멜리오칸의 말을 부정했다.

     

   “여긴 아버지나 오빠, 언니의 가문이지. 제 가문이 아니에요.”

     

   제니카의 몸이 움찔거렸다.

   그녀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양심이 그녀를 마구 찌른 탓이었다.

     

   “그러니 전 제 뜻을 굽힐 생각이 없어요.”

     

   그리고 그런 비앙카를 보고, 그녀는 깨달았다.

   이 아이가 변했음을 말이다.

     

   “설령 하덴하르츠에서 파문되고, 약혼자가 아니게 되어도.”

     

   비앙카의 푸른 눈은 어느 때 보다 선명하게 빛났다.

   어떤 상황이라도 뜻을 굽히지 않는 이를 자신이 가장 잘 알기에.

   그녀는 그를 닮아 이 순간 누구 보다도 자기 생각을 똑똑히 말했다.

     

   “저는 크라슈 님 곁에 남아 있을 거예요.”

     

   다음 이어진 말의 멜리오칸이 소리를 지르려던 순간이었다.

     

   똑똑-

     

   노크 소리가 울려 퍼졌다.

   화가 머리끝까지 났던 멜리오칸이 문을 돌아보았다.

     

   “지금 바쁘다! 용무는 나중에 와라!”

   “그, 저기, 멜리오칸 님, 크라슈 님께서 이야기를 나누길 청합니다.”

   “뭐?”

     

   멜리오칸이 몸을 굳혔다.

   발하임의 막내라 한들 크라슈는 발하임이다.

     

   지금은 반푼이라는 오명이 씌워져 있긴 하나 얼마 안 가 그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될 터.

   아직 어리다고 한들 함부로 대할 수는 없었다.

     

   멜리오칸은 치솟았던 화를 갈무리했다.

   공과 사는 확실히 구분하는 모습은 그가 가주 대행의 자격을 갖추었음을 보여주었다.

     

   “크라슈 님?”

     

   반면에 비앙카는 동그랗게 눈을 떴다.

   그가 와서 어쩌려는 걸까.

     

   “들라 하라.”

     

   멜리오칸이 그리 말하자 방문이 끼익하니 열렸다.

   거기에는 뒷짐 쥔 자세로 걸어 들어온 크라슈가 있었다.

     

   집무실에 들어오면서도 크라슈의 표정은 무척이나 여유로웠다.

   멜리오칸은 그 여유에서 확실히 눈치챘다.

   그가 발하임의 핏줄로서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는 것을 말이다.

     

   “갑작스럽게 찾아와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실례가 되지는 않았을 련지요.”

     

   그리고 생각보다 정중한 크라슈의 말투가 이어졌다.

   비앙카는 크라슈와는 전혀 안 어울리는 말투에 어쩐지 소름이 돋았지만 크라슈는 넉살 좋게 웃었다.

     

   따지고 보면 멜리오칸은 약혼자의 오빠 되는 사람이다.

   크라슈보다 웃어른이니 형님으로서 대하는 게 맞았다.

     

   “아니, 괜찮네. 하덴하르츠에서 큰일을 겪었는데 얼굴 한 번 비추지 못한 내가 오히려 잘못했지. 미안하네.”

   “아뇨. 이렇게 치료까지 해주시지 않았습니까. 하덴하르츠 일로 바쁘실 텐데 오히려 갑자기 들이닥치게 된 제가 결례를 표한 것이죠.”

     

   멜리오칸은 크라슈가 생각보다 말이 잘 통하는 이라고 생각했다.

   듣던 것을 들어보면 꽤나 철없는 짓을 해온 모양이던데, 성인을 코앞에 두며 정신을 차린 것이겠지.

     

   “그런데 무슨 일로 왔는가?”

     

   그러니 그런 크라슈가 찾아온 이유가 의문이었다.

   크라슈가 구태여 자신을 찾아올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 간단한 청을 좀 드리고자 합니다.”

     

   크라슈는 그렇게 말하며 비앙카 쪽을 힐끗 보았다.

     

   “전 사람 괴롭히는 사람이랑 약혼 맺을 생각 없으니. 약혼자를 바꾸려는 건 꿈 깨십쇼.”

     

   그 순간 멜리오칸의 몸이 우뚝 굳었다.

   그건 제니카도 마찬가지였다.

     

   “지, 지금 그게 무슨 말인가?”

     

   멜리오칸이 당황한 듯이 물었다.

   하지만 크라슈의 표정은 변 함이 없었다.

     

   “말 그대로죠. 하덴하르츠에서 제가 도살견을 쓰러트린 일은 두 가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크라슈는 멜리오칸이 당황하건 말건 자신의 의견만을 내뱉었다.

     

   “하나는 크라슈 발하임이 약혼자를 구하기 위해 나서 비록 팔은 잃었지만, 약혼자를 지키고 도살견까지 쓰러트렸다.”

     

   이건 하덴하르츠에도 좋은 이야기였다.

   크라슈가 약혼자를 그만큼 아낀다는 소리와도 같은 말이었으니까.

     

   하덴하르츠와 발하임의 약혼은 훨씬 더 굳건해지겠지.

   크라슈가 비앙카를 버리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말이다.

     

   “둘은 하덴하르츠는 도살견의 침투를 막지 못할 만큼 허술한 경비를 서고 있으며 발하임의 직계인 크라슈 발하임이 죽음의 위험에 처하게 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최악의 이야기였다.

   하덴하르츠의 방위를 의심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발하임의 직계까지 죽일 뻔했다는 사실은 약혼 파기는 물론 하덴하르츠의 정계에 큰 위험을 줄 것이다.

     

   “가주 대행자이신 멜리오칸 형님이라면 대충 뭐가 좋은지는 알거라 봅니다.”

     

   둘 중 어느 소문이 퍼지는 게 좋냐고 크라슈는 웃으면서 물었다.

   그것을 들은 멜리오칸은 순간 노성을 토할 뻔했으나 간신히 참았다.

     

   “……원하는 게 뭔가.”

     

   크라슈와 구태여 관계가 틀어질 이유는 없다.

   그리고 그건 크라슈도 마찬가지일 터.

     

   그가 지금 이렇게 막무가내로 나선 것은 원하는 게 있어서일 것이다.

   그러니 얼굴 붉힐 일 없이 그냥 그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기로 했다.

     

   “큰 거 없습니다.”

     

   크라슈는 비앙카를 돌아보았다.

     

   “비앙카가 원하는 거 하게 해주세요.”

     

   그게 약혼이든 파혼이든, 무엇이든.

   그녀가 원하는 걸 할 수 있게 된다면 충분했다.

     

   비앙카의 눈동자가 커다랗게 떠졌다.

     

   멜리오칸은 그런 비앙카와 크라슈를 보곤 한차례 침음 했다.

     

   ‘……내가 이 부분을 전혀 고려 못했군.’

     

   기껏해야 1년간 이어진 약혼 관계다.

   그것도 비앙카의 성격을 본다면 발하임의 반푼이가 그녀를 잘 대해줄 거라고도 생각 안 했다.

     

   그러니 일을 급급하게 벌인 것이었는데.

   저 두 사람 사이가 생각보다 깊은 관계였다.

     

   ‘비앙카가 그저 하덴하르츠에 있기 싫어 투정을 부린다 생각했더니. 설마 쌍방이었나.’

     

   아이러니하게도 멜리오칸은 안심했다.

     

   적어도 하덴하르츠와 발하임 사이에 혼약이 깨질 일은 없음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비앙카는 저주에 걸려 있네.”

     

   그러니 멜리오칸은 다시금 확인할 겸 크라슈에게 물었다.

   저주에 걸린 비앙카를 끝까지 안고 갈 수 있냐고.

     

   “참, 가족에 관해 모르시는 분이군요.”

     

   아무래도 조금 전 대화에서도 멜리오칸은 비앙카의 감정을 전혀 못 느낀 모양이다.

   정작 멜리오칸은 뚱딴지같은 소리를 하는 크라슈를 의아하게 보았다.

     

   “저주 같은 거 애초에 상관도 없었습니다.”

     

   크라슈의 단언에 그는 기다랗게 한숨을 내쉬곤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알겠네.”

     

   멜리오칸은 그의 말을 순순히 들어 주기로 했다.

     

   비앙카의 의사보다 크라슈의 의사가 더 중요한 이야기였다.

   저쪽이 그렇다고 하니 그도 더 이상 반대할 마음은 없었다.

     

   단지,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카드로 꺼낸 생각의 발상이 어린애 같지 않아 소름 돋았다는 점은 그의 마음속, 은연중에 남았다.

     

   “그럼 이만.”

     

   크라슈는 자기 할 말 다 했다는 듯이 몸을 돌려 나가려다 멈추었다.

     

   “아, 그러고 보니 하나만 더 말해도 괜찮겠습니까?”

   “무엇인가.”

     

   멜리오칸은 또 어떤 말이 나올지 몰라 조마조마한 기분을 느꼈다.

     

   “제 팔은 하덴하르츠에서 초청한 신관에 의해 무사히 치료 되었다고 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그는 텅 빈 오른팔 쪽을 보이며 말했다.

   이 부분에 관해서는 멜리오칸도 의문을 보였다.

     

   고치지도 않은 팔을 고쳤다니 무슨 소리를 하는 걸까.

     

   “이틀 내로 그 결과가 나올 테니. 그때 가서 보시고, 발하임에 보고를 올려도 괜찮습니다. 신관 고용 비용이 들지 않을 테니 하덴하르츠에도 나쁘지는 않을 거라 봅니다.”

     

   이틀이라 하면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도 아니다.

   무슨 생각인지는 몰라도 크라슈가 빈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알겠네. 이틀 뒤 결과를 보고, 이야기하지.”

   “감사합니다.”

     

   크라슈는 정말로 할 말을 마쳤다는 듯이 밖으로 걸어 나갔다.

   그 모습을 본 멜리오칸은 문이 닫히자 비앙카를 돌아보았다.

     

   “……비앙카.”

   “네.”

   “네 뜻대로 하거라.”

     

   이미 앞에서 다 한 이야기였지만 다시금 허락이 떨어지자 비앙카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럴게요.”

     

   그러곤 그녀는 바로 문을 열고 냉큼 밖으로 뛰어나갔다.

   하덴하르츠의 여식이라면 보여야 할 예의범절은 조금도 없는 모습이었지만 멜리오칸은 말리지 않았다.

     

   단지, 제니카를 향해 물을 뿐이었다.

     

   “……제니카, 비앙카가 어딘가 변했나?”

     

   평소 그녀라면 저렇게 뛰어가는 모습을 보일 리가 없었다.

   방금전 행동은 누구보다 감정적인 모습이었으니까.

     

   “변했어.”

     

   제니카는 그런 비앙카를 멍하니 보고 있었다.

     

   “그것도 엄청.”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삽화 및 일러스트를 총정리해서 인스타에 업로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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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Became a Munchkin skill thief meonchikin seukil dodug-i doeeossda 먼치킨 스킬 도둑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used to think that my stealing skill only worked on what was worthless to a person.

But just before I died, I realized that I could also steal the skills.

So I stole the reg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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