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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3

    점심시간이 10분 남았음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메리와 시루드의 학생증까지 빌려 15권을 모두 대여한 루크.

    지금은 루크를 위해 각자 5권씩 들었다.

    루크는 앞서걷는 두 어린 남녀를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독백핬다.

    “파이, 요즘 아이들은 참 예의가 바르지 않느냐?”

    따로 말하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짐을 들어준다니 말이다.

    -……?

    파이는 잘 모르겠다는듯 고개를 갸웃했다.

    말을 못알아들은 것인지, 저것이 보통이라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렴 어떻겠는가.

    “그렇게 손을 꼬옥 잡아놓고, 이제와 발뺌해봤자 아무런 설득력도 없거든요~”

    “그러니까, 그런게 아니라고!”

    “그럼, 아직 본격적으로 사귀는건 아니라는 뜻?”

    “아니, 애초에 그런 사이가 아냐!”

    시루드와 메리가 티격태격거리면서 앞서나가자, 루크는 뒤에서 미소지으며 중얼거렸다.

    “아이들은 참 빨리도 친해지는 것 같구나, 파이.” 

    분명 점심시간 전만해도 할 말이 없다면서 입을 꾹 닫고있던 시루드였는데 말이다.

    벌써 저렇게 친하게 붙어다닐 정도가 되었나.

    “벌써 시루드에게 친구가 생긴듯 하여 기쁘구나.”

    아카데미에 온 목적, 그중 하나는 벌써 이루었다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루크, ……!

    하지만 파이는 그게 아니라는듯 마구 고개를 저어대며 뭐라고 괴상망칙한 소음을 지르기 시작했다. 

    루크는 이번엔 파이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

    파이가 내는 여러가지 소음이 너무 겹쳐서 평범한 인간으로서는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섞였기 때문이다.

    이렇게되면 언어고 뭐고, 그냥 소음이다.

    루크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

    “과도한 소음은 자제해주거라, 파이. 지금 꽤 피곤하단 말이다.”

    루크는 지금 과도한 마력 운용으로 많이 지친 상태다.

    과거 대마법사의 정신력이 없었다면 아마 지금처럼 금방 일어나는것도 불가능했으리라.

    -끼잉…….

    그러자, 혼난 강아지같은 소리를 내며 추욱 처지는 파이였다.

    ——-

    쉬는시간은 금방 지나가, 루크의 손에는 지팡이가 들려져 있었다.

    루크는 그 지팡이를 들어올리며 살폈다.

    “호오, 이것이 바로 현대의 지팡이란 말인가.”

    이번에도 마력시를 사용한다.

    당장에 분해할 수 없다면 보는것 밖에는 할 수 있는게 없으니까.

    가장먼저 보이는 정보들로는 사용가능한 마법을 분석한다.

    ‘아주 기초적인 지팡이로구나. 1클래스만을 이용할 수 있는 잠금이 걸려있고, 구조상 2클래스이상은 버티지 못하기도 하는군. 억지로 비틀면 2클래스를 몇번정도 사용할수는 있겠지만.’

    두번째로는 구조를 분석한다.

    ‘무생물에 서클을 담은것에대한 실마리는……. 이 지팡이로는 무리구나. 대충 형상만 파악할 수 있을정도로 기본적이야.’

    제라드나 예르나등의 어른들이 현장에서 사용하는 ‘진짜’지팡이에 비하면 출력도, 구조도, 형태도 너무 단순했다.

    이건, 비유하자면 연습용 목검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제라드, 예르나, 다이튼이 사용하던 지팡이는 각각 형상도, 구조도, 출력도 달랐다.

    이를테면, 예르나가 가진 ‘철의 지팡이’는, 무언가 발사하는 형태의 클래스마법에 적합하다.

    다이튼이 가진 ‘건틀렛’은, 직접 접촉하여 효과를 발산하는 마법에 적합하다.

    제라드가 가진 ‘지팡이’는, 보조계열 마법에 특화되어있는 형태와 구조였다.

    따지자면 제라드의 것과 가장 닮아있기는 하지만, 이것은 너무나 단순하여 루크조차 발전의 여지를 찾아내기 어려웠다.

    무기는 단순할수록 좋다고하나, 지팡이는 무기가 아닌 도구다.

    정교하지 못하여 단순한것은, 결코 이점이 아닌것이다.

    처음으로 받아본 지팡이에대해 총평을 하자면, 신기하기는 하지만 그뿐.

    어린아이에게 쥐어줄 수 있는, 클래스 마법을 연습하기위한 장난감수준이다.

    살짝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것으로 마침내 클래스마법을 직접 사용해볼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점에서는, 조금 들떴다.

    ‘1클래스의 문법만 사용해서도 웬만한 마법은 구현할 수 있을텐데. 이정도 지팡이로는 몇음절까지 가능할지…….’

    루크가 그런 생각을 하며 들떠있자, 실습교사가 말했다.

    “자아, 전학생도 있으니 안전수칙에 대해 다시한번 설명해줄게. 첫번째, 절대 마법을 사람에게 겨누면 안돼. 뭐, 너희들이 쓰는 지팡이로 누군가 크게 다치지는 않겠지만, 만에 하나가 있으니까.”

    “네에-.”

    아이들은 일제히 대답했다.

    ‘어릴때부터 안전에 대해서는 확실히 교육하는군. 아무렴, 누구나 마법을 쓸 수 있다면 당연한 일이겠지.’

    루크는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했다.

    그동안 이러한 교육이 있었기에 모두에게 마법이 주어졌음에도 평온한 삶이 유지될 수 있었으리라.

    5000년 전의, 전체적으로 교양이 부족했던 시기의 사람들에게 지금처럼 마법을 쥐어주었다면 이런 평온한 사회는 결코 만들어지지 못했을테니.

    “두번째로, 마법은 쓰라고 한 것만 사용해. 지팡이가 고장날수도 있고, 규격에 맞지 않는 주문은 위험할수도 있으니까.”

    그것은 루크 역시 마력시로 살펴본 결과 바로 알 수 있던 사실이었다.

    루크는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고, 아이들도 일제히 ‘네에-.’를 외쳤다.

    “마지막으로, 마나더스트가 들어간 통에는 가까이 오지 말것. 알겠지?”

    마나더스트라?

    루크는 그것을 책으로 보아서 개념은 알고 있었다.

    서클에 축적된 마나가 아닌, 환경에 존재하는 마나를 사용해야하는 현대 클래스마법에서는, 한 곳에서 계속해서 마법을 사용하면 필시 지팡이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

    게다가 이 넓은 운동장에 마나관을 연결해놓는것은 오히려 위험하다.

    누수의 위험도 있으며, 건설비용와 유지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사람들은 재사용가능한 마나축적수단역시 필요했는데, 그것이 바로 이 마나더스트.

    과거 ‘프란체 드에노스카’라는 마법사가 발명한 곰팡이의 일종으로, 그것은 자신의 몸에 수백배에 달하는 마나를 흡수할 수 있는 생명력을 가졌다고.

    루크는 손을 슬쩍 들어올렸다.

    “그래, 전학생. 뭐가 궁금하지?”

    “마나더스트를 실제로 보고 싶네만.”

    루크는 역시 마법사는 마법사였다.

    “야, 방금 내가 뭐라고 했었더라?”

    하지만 교사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루크를 내려다보았고, 루크는 그 시선을 받아내며 부탁했다.

    “부탁일세. 한번만, 어찌 안되겠는가?”

    교사는 루크의 간절한 눈빛을 보고는 살짝 흔들렸지만, 그래도 당연히 허락될리 없다.

    “……. 안돼! 보호장구가 없으면, 마나더스트는 사람의 마나까지 흡수한다고. 저 통에서 꺼냈다가 들이마시기라도 하면……. 너희같은 아이들은 아주 위험해.”

    “그런가…….”

    책에는 확실히 위험성도 설명이 되어 있었다.

    그래도 아카데미니까 무언가 방법이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안전상의 이유라면 어쩔 수 없겠지.

    “그래, 알겠다. 고집을 피워서 미안하군.”

    “그러니까 안된…….음? 아, 그래.”

    아이가 그토록 순순히 포기할 줄 몰랐던 교사는 귀 뒤쪽을 긁었다.

    애들 고집은 어지간하면 꺾어내기 힘든 것인데 말이다.

    뭐, 루크가 스스로 단념했다면 차라리 그에게도 이득이다.

    “좋아, 그럼 다들 줄을 서. 전학생은 맨 뒤로 가고. 앞에 학생들이 하는걸 잘 보고 따라해.”

    “알겠네.”

    아이들은 일제히 출석번호를 순으로 줄을 섰다.

    메리는 중간쯤이었고, 시루드는 거의 맨 뒷줄이었다.

    아이들이 줄서기를 마치자, 교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아, 그러면 너희들이 써야할 마법을 알려주겠다. 일단은 ‘아베트’, 탁자 위의 빨간 공을 20센티 띄우는걸 해볼거야.”

    정말 기초중에 기초인 마법.

    아베트는 대상지정, 좌표지정등의 학습에 도움이 되고, 부양마법이라는 특성상 눈에 확 들어오는 부분이 있어서 아이들에게도 꽤 단순하게 받아들여지는 마법이었다.

    실제로 아이들이 사용하기도 쉽고 말이다.

    너무 흔하고 간단하지만, 의외로 교육 외 목적으로는 전혀 사용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무게가 무거워질수록 드는 마나량이 많아지기에 아주 가벼운 물건들만 부양시킬 수 있는데, 그럴바에야 손으로 직접 옮기는게 더 단순하고 편하고 저렴한데다 깔끔하기 때문이었다.

    애초에 교육용으로 만들어진 주문이라는 이야기다.

    “시작해라.”

    교사의 지시에, 첫번째 아이가 지팡이를 내질렀다.

    “아베트.”

    접시 위에 놓여져있던 빨간 공은 탁자에서 10센티정도 떠올랐다가, 접시에 툭 떨어졌다.

    접시에 떨어진 공은 튀기기 않는것을 보니, 저 빨간 공은 일반적인 공이 아니고 스펀지와 같이 가볍고 튀기지 않는 재질이었음을 유추할 수 있었다.

    “미첼, 높이가 너무 낮았어. 다시해봐라.”

    “네…….”

    미첼은 두번의 기회를 더 얻었지만, 결국 20센티를 띄우진 못했다.

    —–

    “아베트.”

    메리의 영창이었다.

    빨간공은 가볍게 20센티를 올라갔다가 내려갔다.

    “오, 메리, 네가 한번에 성공하다니! 왠일이냐?”

    “오늘 도서관에 갔다왔거든요, 기운을 받은게 아닐까요?”

    메리가 헤헤 웃으며 뒷머리를 긁자, 메리의 뒤에 서있던 남자아이가 놀리듯이 말했다.

    “이야, 네가 도서관을 갔어?”

    “그렇대도!”

    역시 메리는 활발하고 성격도 좋으니, 친한 친구가 많은 모양이다. 

    시루드 역시 메리와 친해진다면 금방 사교성도 기를 수 있지 않을까 따위의 생각을 하고 있자니, 시간은 금방 지나가서 시루드의 차례가 되었다.

    “시루드, 나와라.”

    “네.”

    대답은 잘 했지만, 시루드는 살짝 긴장한 듯 보였다.

    조금이지만 마나가 떨리는게 느껴졌다.

    시루드의 불안한 마음탓이리라.

    루크는 그런 시루드에게 작게 응원의 말을 건넨다.

    “시루드, 긴장하지 말거라. 별거 아닌 일이잖느냐.”

    “루크…….”

    루크가 살짝 주먹을 쥐어보이자, 시루드역시 주먹을 마주쥐며 응원을 받았다.

    ‘좋아, 별거 아닌 일이지…….’

    하지만 불안하기는 했다.

    왜냐하면 그동안 시루드는 서클때문에 클래스마법을 사용하는게 힘들었기 때문이다.

    평소에도 마법사용은 능숙하지 못해 항상 긴장하고 실수하던 것인데, 서클이 새겨진 후로는 그때마다 그의 불안한 감정을 먹고 심장을 저며와 더욱이 마법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이 서클인지조차 모를때에는, 단지 가슴이 아프다며 양호실로 가고는 했으니까.

    어쩌면 도망친거라고 보여질지도 모르겠다.

    “시루드?”

    교사가 시루드를 불렀다.

    시루드가 퍼뜩 정신을 차리자, 그는 고개를 까딱하며 빨간공을 가리켰다.

    “해라.”

    짧은 말이었다.

    시루드는 고개를 끄덕이며 지팡이를 고쳐쥐었다.

    “후우…….”

    심호흡을 하면서, 명상을 하던 감각을 되새긴다.

    루크와 함께 이렇게했을때 마음이 차분해졌으니까.

    차분하게 가라앉은 감각 속에서, 실제로 그 순간 시루드는 무언가를 느꼈다.

    물같기도하고, 불같기도 한. 바람같기도하고, 돌 같기도한 무언가를.

    ‘이게, 마나구나.’

    이순간, 시루드는 마나를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마나는 이런거였어!’

    확실히, 뭐라고 딱 잘라서 설명할수가 없었다.

    느낌은 추상적이고, 설명은 구체적인 것이니까.

    갑작스런 깨달음은 시루드를 한단계 더 나아가게 했다.

    2서클, 그것이 시루드의 깨달음의 결과였다.

    루크는 그런 시루드를 마력시로 살피며 미소지었다.

    “아이야, 잘 내딛었구나.”

    이미 그의 서클엔 루크의 마나가 충분히 존재했다.

    그 덕에 한순간의 깨달음만으로 다음단계로의 승격이 이뤄진 것이겠지.

    이것으로 시루드는 더이상 마나폭주로 고통받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 사실이 참으로 만족스러웠다.

    휘우웅…….

    어디선가 바람이 불며 시루드의 2서클을 축하했다.

    2서클, 그것은 현상에 대한 권한.

    현상은 이제 그의 의지하에 놓여질 것이다.

    “아베트.”

    시루드의 중얼거림에 의지가 담겼다.

    그리고 그 순간, 탁자가 들려올라가기 시작했다.

    “뭐야?”

    갑작스러운 현상에 교사는 크게 당황했다.

    뭔가 이상하잖은가, 이건 아베트가 아니다!

    어린이용 지팡이로 이런 출력이 나올리가 없다.

    아베트로 탁자째 들어올린다니?

    “시루드, 멈춰! 지금 뭔가 잘못됐어!”

    교사는 즉시 시루드에게 멈출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어?”

    이것에는 시루드도 당황했다.

    이게 대체 뭐란 말인가?

    나는 단지 빨간공을 띄우려고…….

    알 수 없는 힘에대한 공포, 그것이 시루드를 잠식했다.

    마법에 담긴 의지가 공포로 덮어쓰여진다.

    본래라면 시루드의 의지는 흩어져야했지만, 2서클의 존재와 충분한 마나가 그것을 허하지 않았다.

    아마 의식을 잃더라도 그 의지는 흩어지지 않으리라.

    서클의 정지는 ‘심장의 정지’를 의미하니까.

    -루크!

    그것을 느꼈는지, 파이도 다급하게 루크를 부른다.

    하지만, 루크의 서클은 이미 시루드에게 마나를 나누어주었기에 충분한 마나가 없었다.

    게다가, 시루드는 이제 2서클.

    같은 2서클로는 간섭할 수 없다.

    “누누히 말하지만, 너무 감정적이구나. 시루드.”

    그의 마법사적 재능을 생각해보면, 그는 원래 이런 성격일리가 없었다.

    분명히 처음에는 시루드도 독선적이고, 오만한 마음을 지녔을터다.

    그것은 긍정적으로 말하자면, 자신에대한 믿음.

    자신감이 확고한 성격이었다는 이야기다.

    그런 자는 스스로 행한일에 의문을 갖지 않는다.

    하지만 시루드는 현재 자신이 한 일을 이해할 수 없자 공포에 빠졌다.

    그는 지금, 처음과같은 자신감을 잃은것이리라.

    루크의 마력시에는 시루드의 마구 흩뿌려진 의지가 마나더스트를 담은 통으로 향하는것이 보였다.

    콱!

    마나더스트가 들어간 통에 미세한 금이 조금 새겨진다.

    이대로 둔다면, 반드시 마나더스트를 담은 통은 파괴되겠지.

    ‘당장 이 날뛰는 의지부터 거둬들여야겠구나.’

    루크는 머릿속으로 주변의 마나를 억제할 수 있는 방법을 떠올렸다.

    서클로는 이 상황을 타개하기에 충분치않다.

    하지만, 지금 루크의 손에는 지팡이가 있다.

    1클래스, 최대 2클래스수준의 영창을 사용해, 현 사태를 진정시킬 수 있어야 하리라.

    마나를 진정시킨다? 하지만 마나 그 자체를 다루기에 클래스마법의 문법은 적합하지 않다.

    되는대로 마법을 써대서 마나를 모조리 태워버려야하나? 아니, 그 출력을 이 지팡이가 버틸 수 있을리 없다.

    그래, 마나에 작용할 수 없다면 대상에게 작용하면 된다.

    루크가 아는 클래스마법의 영창은 모두 ‘대상지정’에 특화된 마법이었고, 그것은 특정 대상을 정확히 짚는것이 마나소비면에서 훨씬 효율적인 방식이기에 발전한 마법의 체계였다.

    그렇다면, 당장 영향을 주어야하는 대상은 무엇인가?

    말할것도 없이, 시루드였다.

    루크는 계산한다.

    시루드가 안전하게 의지를 거둘 수 있는 방법을.

    ‘라베트, 아하눔.’

    생명대상지정과, 마력조작을 섞는다.

    그 영창은 과거 제라드가 직접 보여주기도 했던 영창의 일부였다.

    신체강화.

    말하자면, 마법으로 신체에 영향력을 행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그것을 응용하여 시루드를 지정하면, 시루드의 서클의 회전을 강제로 늦출수도 있겠지.

    그리하면 이 상황도 끝나리라.

    본래 ‘라베트’,’아하눔’은 2클래스, 3클래스의 영창이지만, 기본단위로 계산을 쪼개, 영창을 늘린다.

    “리우, 베라, 트디, 아누, 하우, 누멘.”

    이렇게 나누게되면 모두 1클래스단위의 영창이다.

    영창이 늘어나니 계산식은 더욱 복잡해지지만, 그런것은 별로 개의치 않는다.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존재한다면,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기에는 충분하니까.

    클래스마법을 처음 쓴다던가, 될지 안될지 모르겠다던가 하는 이야기는 접어둔다.

    긴 계산을 마친 루크가 시루드를 향해 지팡이를 내뻗자, 마법은 지팡이를 타고 쏘아져 시루드의 심장에 정확히 꽂혔다.

    그 후.

    콰당, 털썩.

    탁자와 빨간 공이 떨어지고, 시루드는 심장을 부여잡으며 가쁜 숨을 내쉬었다.

    “허억, 헉…….”

    마나의 폭주가 아닌, 의지의 폭주였다.

    분명 심장은 아프지 않았는데.

    그리 당황하고있자, 루크와 교사는 황급히 시루드를 향해 다가와 부축하며 물었다.

    “시루드, 괜찮아?”

    “괜찮느냐? 더 다친덴 없는게지?”

    “예, 저는……. 괜찮아요.”

    교사는 한숨을 내쉬면서 메리에게 손짓하며 말했다.

    “반장, 이녀석을 양호실로 좀 데려가.”

    “ㄴ, 네!”

    메리는 후다닥 다가와 시루드를 부축했다.

    키는 메리가 더 컸기에, 수월하게 부축을 할 수 있었다.

    루크는 그 모습을 보며 조금 안심했다.

    계산이 조금이라도 틀렸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클래스마법의 즉석계산은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데 말이다.

    돌이켜보면 영창을 쪼개는 짓도, 될지 안될지 모를 도박이었다.

    “지팡이는 완전히 동강났군. 이건 불량품이었나.”

    문득 들려온 교사의 말에, 루크는 자신의 지팡이를 쥐었다.

    두동강난것은 자신의 지팡이도 마찬가지였으므로.

    그것을 눈치챈것인지, 교사는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루크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그런데 전학생, 루크라고 했던가?”

    “……그렇다네.”

    아이의 몸으로 올려다보는 어른의 몸은 꽤 박력이 있었다.

    많이 화가 난 듯이 보이기도 했다.

    “내가 뭐라했었지? 사람한테 마법을 쓰지 말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건 어쩔 수 없었다네, 날뛰는 시루드의 의지를 진정시키기 위해 시루드의 서클을 진정시킬 필요가 있었고…….”

    “변명은 그만. 이유가 어찌되었든, 사람한테 마법을 쓴것은 큰 문제다. 전학 첫날부터 이러다니, 문제아냐? 이 수업 이후 교무실로 따라와라.”

    “……알겠네.”

    “알았으면 돌아가라.”

    교사가 손가락으로 실습을 마친 학생들이 앉아있는 자리를 가리켰다.

    루크는 힘없이 발걸음을 돌린채 걸어가 그 틈에 앉았다.

    -루크…….

    걱정스러운 파이의 부름에, 루크는 살짝 미소지으며 낮게 말했다.

    “걱정할건 없다. 사정을 설명하면 잘 마무리 되겠지.”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이번화는 마지막이 조금 답답하실수도 있겠네요…..
    근데 필요한 고구마라서…..ㅠ

    뭐, 사실 초등학생이 교무실 불려가는게 큰일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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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rchmage dreams of being an Archmage again

The Archmage dreams of being an Archmage again

다시 대마법사를 꿈꾼다 대마법사였던것은
Score 4.2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5000 Years in the future, the Archmage Luke Irushi opened her eyes again. The world has changes so much.

Horseless carriages, an entertainment box with audio and video, food and spices she has never seen before…

And, a changed magical system!

It wasn’t just the world that chang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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