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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30

       

        

        

        

        

        

        

        

       <용기의방패 님이 10,000원 후원!>

       -그러고보니 이번에는 미션깬다음 뒷풀이같은거 안하심??

        

       “어음…그러게요. 뭐어, 그럴 만한 이유가 있겠죠. 유진 씨가 다들 너무 빡세게 키워서 다들 대성하는 바람에, 서로 만날 시간이 없어서 그런 것도 있을 것 같고….”

        

        

        

        오퍼레이션 우로보로스 종료 이후로 이틀이 지났다.

        

        다크 존을 다루는 숱한 커뮤니티는 여전히 불바다 그 자체였다. 메카 유진 레이드 때문이었다. 물론 엄밀하게 말하자면 그러한 모든 상황이 유진 때문에 발생한 것은 아니었다. 본디 레이드라는 건 다인 참여 컨텐츠였고, 그것만으로도 족히 몇 개월 이상 게임을 견인할 수 있었으니.

        

        하루마다 수백 명 가량의 뉴비가 유입되고, 타 PVP에서 잔뼈가 굵은 난민들이 메카 유진 레이드 찍먹을 위해 커뮤니티에 몰려들고 있는 와중, 유진이 행했던 오퍼레이션 우로보로스와 관련된 떡밥이 여전히 갤러리 개념글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고무적일 정도.

        

        그러나 그런 사실과는 별개로, 방금의 도네이션을 통해 들어온 질문은 의외로 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있는 안건이기도 했다.

        

        

        

       ‘여태까지 전례가 몇 번 있기도 했고….’

        

        

        

        파이널 챔피언십 우승, 그 이후 귀국하기 전까지 이어졌던 연속 파티.

        

        시애틀 공략전이 마무리된 후 이어진 집들이 파티.

        

        비록 명목은 조금씩 다르긴 했지만, 어쨌든 하모니가 기억하고 있었던 그 모든 즐거운 시간들은 일부분이라도 뒷풀이라는 명목을 공유하고 있었다. 요컨대 상당히 긴 시간을 들여 특정한 목표를 이루어낸 뒤, 그에 대한 암묵적인 축하라는 기치가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시선에서 보았을 때, 이번에 시행되었던 오퍼레이션 우로보로스의 성공적인 클리어 역시도 어떻게 보면 여러 사람을 모이게 하는 이유가 될 수 있었…지만.

        

        

        

       “아무래도 이번엔 조금 바쁘신 것 같네요. 다이스도 당장 다음 달이면 열릴 대회 랭크에 출전하는 멘티 분들 가르친다고 난리법석이니…그래도 언젠간 할 수도 있겠죠. 근데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좀 더 나중에 할지도.”

        

        

        

       -아모르겠고지금당장비얌불러와!!!!!!!!!!

       -와 벌써 윾진련이 방송한지 1년이 다되어가네 ㄷㄷ

       -작년에 평균시청자수 5천명끌고 대회랭크하는거 보던 게 엊그제같은데 지금은 무슨 평균시청자수가 170만인 무친련이 됐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리빙포인트)하모니가 비얌과 처음으로 만난 지 1년째 되는 날이 1개월 가량 남았다

       -그게벌써 1년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

        

        

        

        생각해보니 그렇네. 그게 벌써 1년이 다 되어가는구나.

        

        좌르륵 올라가던 채팅창을 바라보던 하모니의 정신이 허공을 부유하더니, 이내 기억이라는 책이 한가득 쌓인 도서관으로 빨려들어갔다. 손을 내뻗으면 금방이라도 잡힐 것만 같은 선명한 기억이 현실 위에 덧씌워졌다.

        

        그래, 그때가 언제였더라. 맞다. 그동안 종합게임 스트리머로서 이런저런 게임을 찍어먹던 내가 처음으로 다크 존이라는 게임에 발을 들인 날이었지. 이 세상에 태어난 이후로 처음으로 총을 잡아보고, 사람을 향해 발사해봤던 바로 그 날….

        

        그 즈음의 기억은 잊을 수조차 없었다. 더군다나 그 당시 하모니는 하마터면 탄창을 떨어뜨릴 뻔했으니까. 채팅창의 키워드 목록 중 ‘!탄창’이 여전히 존재하는 이유였다. 일종의 흑역사 아닌 흑역사라고 해야 하나.

        

        

        

       “마침 이야기가 나왔으니, 오늘 썰풀이 방송은 한 번…유진 쌤을 만난 이후로 과연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한 번 논해보도록 합시다.”

        

        

        

        현재진행형으로 하모니의 방송을 시청하고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1년이 채 되기 전의 녹냥이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알지 못했다.

        

        현재 하모니의 스트리밍을 시청하는 사람의 수는 무려 15만 명에 달했으나, 과거 그녀가 탄창을 떨어뜨렸을 때의 시청자 수는…자세하게 기억은 나지 않았지만, 확실한 것은 1만 명은 절대로 넘지 않았다.

        

        그리하여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보이지 않는 급이 갈렸다. 한참 전부터 하모니의 방송을 보아왔으며, 역사적인 순간 뿐만이 아니라 그 이후로도 당사자가 강해지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지켜봐왔던 극소수의 성골 시청자들이 무수히 많은 도네이션을 쏘기 시작한 것이었다.

        

        물론 녹냥이에게 있어선 이들 또한 한 명의 시청자일 뿐이었고, 그녀는 능숙하게 도네이션들을 정리하면서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하루이틀로 끝날 수 있는 양이 아니었다.

        

        

        

       “…어으, 그래서. 지금 어디까지 말했더라아…그그, 아시아 예선전 즈음이었죠? 스톤이랑 리밋, 호떡이 유진쌤 처음으로 만났었던 때.”

        

        

        

       -5시간을 논스톱으로 떠들었는데 아직도 아시아예선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팩트)이것도 한참 생략했다

       -아직 미국에서 뭐하다왔는지는 시작도 안했죠 ㅋㅋ

       -아니 녹냥씨 갑자기 이런 썰풀이방송으로 급선회하면 저희들이 좋아하실거라고 생각했습니까? 아주 잘생각했습니다

       -징하게도 많다 진짜로 ㅋㅋㅋㅋㅋㅋㅋ

        

        

        

        그러게나 말이다.

        

        채팅창 말마따나 한참을 말했음에도 아직 절반조차 말하지 못했다. 그만큼 그 사이에 벌어졌던 일이 많았음을 보여주는 증표기도 했다.

        

        그 사이 하모니의 머릿속에서 문득 과거의 일 중 하나가 스쳐지나갔다. 그게 언제였더라, 대충 뉴욕에 다녀온 이후, 유진이 너무 썰을 찔끔찔끔 풀어서 답답해 죽겠다면서 시청자들이 대거 방에 난입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 엄밀히 말하자면 같진 않겠지만, 당시의 유진 쌤이 이해가 갔다.

        

        잠시 주변을 둘러보던 그녀가 숨을 크게 내뱉었다.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이제 슬슬 이런저런 이야기를 마무리하고는 오늘 컨텐츠였던 게임을 할 시간이 도래했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끝을 내면 좋을까. 그리 고민하던 하모니가 덧붙였다.

        

        

        

       “뭐어, 아무튼…요즘은 다들 바쁜 것 같으니 나중에 한 번 이야기해볼게요. 듣자 하니 유진 씨가 요즘 이곳저곳 뺀질나게 돌아다니는 것 같은데…아마 메카비얌이 크게 히트를 쳐서, 그걸로 뭘 또 하려나봐요. 그러니 여러분도 제 방 말고 다른 곳 가서 유진 씨 어딨냐고 묻지 마시고 참아요.”

        

        

        

       -??????????????

       -메카비얌???으로??뭘?또함?????

       -설마정식으로메카비얌오퍼레이터출시함??????????

       -얘들아 지1랄도 정도껏해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시1발 실존인물을 모티브로한 캐릭을 어케 정식으로 출시해달라는거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모두가 생각하는 1가정 1비얌은 당연히 성립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보다는 못해도 약간의 무언가가 있다는 내용은 시청자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딱히 틀린 말도 아니었고, 하모니는 진즉 유진에게 어느 정도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권한을 인계받은 지 오래였으니 불가능한 것도 아니었다.

        

        물론 그녀조차도 내심 자신의 기어 박스에 메카 비얌이 있었더라면 – 하는 생각을 해보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왜인지는 몰랐으나, 하모니는 유진이 이 이상으로 EU 모드를 계속해서 플레이하는 일이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품게 되었다.

        

        하지만 그게 그리 중요할까. 결국 하모니는 유진을 따라갈 예정이었는데.

        

        

        

       “좌우지간, 자세한 건 나중에 더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그것이 끝이었다.

        

        어느새 그녀는 한 명의 녹냥이에서 전쟁의 여신이자 그 다이스를 10번의 교전 중 3할의 비율로 폭사시킬 수 있는 군신으로 탈바꿈했고, 이제는 뗄레야 뗄 수조차 없을 것만 같은 익숙한 금속의 감촉을 느꼈다.

        

        화약과 굉음의 세계, 다크 존이 그녀를 다시금 맞이했다.

        

        

        

        

        

        

        

        

        

        

        

       “세계를 넘어다닐 수 있단 게 무슨 소리인게 했더니, 이런 뜻이었어…?”

        

       “아, 아키타입이 진짜로, 이해 불가능한 상황 발생….”

        

       “대거 팀이면 익숙해져야 하는 광경이지.”

        

        

        

        한편, 다른 세계.

        

        아주 느리게나마 조금씩 부활해가는 뉴욕의 위로 비얌이 나타났다.

        

        

        

        

        

        

        

        

        

        

        

        

        

        

        

        

        

        

        

        

        

       “공기 하나는 상쾌하네.”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는다.

        

        뉴욕 센트럴 파크의 것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청명한 이른 아침의 공기였다. 특히나 이곳에 떨어졌던 첫 해 여름, 황화수소와 암모니아에 자다가 질식해 죽지 않도록 몇 개월간 계속해서 방독면을 쓰고 다녔던 시절을 기억하는 나로서는 더더욱 그러했다.

        

        그러나 길어봤자 2년이다. 하필 2년인 이유는 간단했다. 다크 윈터 바이러스가 발생한 첫 해에 수많은 사람이 불귀의 객이 되었지만, 둘째 해라고 해서 사람이 한 명도 죽지 않은 건 아니기 때문이었다.

        

        좌우지간 내 정신을 강하게 할퀴고 지나갔던 끔찍한 시체 썩는 냄새는 3년이 지나면서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되었고, 그 위를 화약 냄새가 덮었다. 주변을 둘러보면 그 무엇보다도 백골이 먼저 보였으니까. 뼈만 남게 되면 그때부턴 냄새가 나지 않았다.

        

        

        나는 항상 화약 냄새마저 사라진 뉴욕의 공기에서는 무슨 냄새가 날지에 대해 궁금해했다.

        

        그리고 이제는 알 것만 같았다.

        

        

        

       “…그러니까 검문하려고 다가오지 마세요. 저 맞으니까.”

        

       “출입 기록도 없는데 기지 안을 마음껏 활보하고 계시는데, 어떻게 얌전히 보고만 있습니까. 아무튼 신원 확인은 끝났고…대거 팀에게 미리 전달해두면 되겠습니까?”

        

       “아뇨, 직접 가서 말할 예정이라.”

        

        

        

        그 와중 센트럴 파크 외부 순찰조에 딱 걸려버렸다.

        

        물론 간단한 인사만 하고 헤어졌다. 출입 기록도 없고 말 그대로 공중에서 뚝 떨어진 것과 다를 바 없었지만 손목에 차고 있는 이카루스 기어와 내 특이한 외형이 곧 출입증이었다. 그리하여 자연스럽게 내부 게이트로 들어갔다.

        

        아침 7시의 뉴욕은 맑았고, 주변은 실로 난리였다. 그 와중 센트럴 파크 HQ의 내벽을 따라서 아침 구보 중인 군인들이 다수 보였다. 줄이 저 끝까지 늘어선 걸 보니 문득 과거의 내가 생각이 났다. 한때 나도 저럴 때가 있었는데.

        

        그 와중 이를 인솔하던 훈련교관과 눈이 마주쳤다. 물론 아침 구보는 중요했으므로 간단하게 손짓과 발짓으로 인사를 나누었다. 나는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고, 그는 깊게 눌러쓴 모자 밑으로 선명한 미소를 보여주며 마찬가지로 작게 엄지손가락을 들었다.

        

        수십 명으로 이뤄진 중대가 여럿 지나가고 나서야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우와, 아빠! 저기 뱀꼬리 달린 언니가 이써!”

        

       “신디, 갑자기 무슨…이런, 저희 아이가 무례를.”

        

       “괜찮아요.”

        

        

        

        대거 팀이 있는 숙소로 가는 와중에는 이런 헤프닝도 있었다.

        

        얼굴에 아무런 걱정과 근심이 없는 한 아이가 아버지로 보이는 군인 한 명과 함께 산책로를 도도도 뛰어다니던 중 나와 시선이 마주쳤고, 신기하다는 듯 다가와서 내게 살갑게 인사를 건넸다. 그리하여 아이와 함께 놀아주던 와중 또 다른 군인과 마주쳤다.

        

        센트럴 파크 HQ에서는 비일비재한 일이었다.

        

        

        

       “…하마터면 몰라볼 뻔했군요. 불철주야 고생이 많으십니다. 대거 팀으로 가는 중이십니까?”

        

       “알고 계셨군요.”

        

       “앉아서 키보드 두드리는 직렬이라서 그렇습니다…만, 손목에 차고 계시는 시계만 보더라도 이젠 어느 정도 압니다. 지휘통제실에 앉아있다보면 수많은 소식이 들리기도 하고.”

        

       “하하.”

        

        

        

        악수를 나누었다.

        

        이렇게 말하면 뭐했지만, 센트럴 파크를 돌아다니다 보면…이카루스 오퍼레이터 중에서도 태스크포스에 소속된 인원들은 말 그대로 유명인사였다. 이 기지 내부에서 도대체 어떤 식의 프로파간다가 벌어지는지는 잘 신경쓰지 않아서 몰랐지만 대충 감이 올 정도였으니까.

        

        언제는 HQ 내부에 지어진 학교에 잠깐 갈 일이 있어 복도를 돌아다니던 와중, 아이들의 장래희망 중 1위가 이카루스 오퍼레이터라고 표시된 종이를 본 적도 있었고…실로 세상이 기묘하긴 했다. 대접을 잘 해주니 고맙긴 했지만.

        

        아무튼 그렇게 인사를 나누고는 이런저런 기억을 되짚어봤다.

        

        

        

       ‘…그런 것치곤 대거 소속이라고 하면 무슨 사신이라도 만난 것마냥 반응하는 분이 많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물론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긴 했다.

        

        블루필드 작전에서 적 몰살, 항모 두 척 격침. 채리엇 작전에서 킬 카운트 토탈 5만 달성. 물론 그 전에 벌인 수많은 교전들만 하더라도 그야말로…사실 사신이라는 단어로 그 모든 것들을 함축하기에는 부족할지도 몰랐지만.

        

        더 이상 이 가정의 산책을 방해하기는 좀 그랬으므로, 간단한 작별의 인삿말과 함께 헤어졌다. 이런 전란의 시대에서도 아직 저런 아이들이 남아있다는 건 어찌 보면 굉장히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어느 정도나 걸었을까, 상당히 엄중하게 방비되고 있는 중인 오퍼레이터들의 숙소 건물이 보이기 시작했다. 

        

        물론 이카루스 기어의 앞에서는 그 모든 것들이 의미가 없었다 – 여기서 말하는 의미가 없다는 말은 해킹 같은 걸 통해서 문을 열고 들어간다는 게 아니라, 출입문을 관리하고 있는 인원에게 내 손목시계를 보여주면 프리패스로 들어갈 수 있다는 소리였다.

        

        출입구에서 근무 중인 이들에게 살갑게 인사를 건넨 뒤, 보통 이 시간이면 다들 무엇을 하고 있을지에 대해 생각했다. 아마 대부분 자고 있을 것이었다. 애초에 여기서 자고 있는 사람들이면 일반 병사들의 일과를 따를 필요가 전혀 없었으니.

        

        그렇다고 해서 일찍 일어난 사람들이 굉장히 의미있게 시간을 보내고 있냐고 물어본다면 또 그런 것도 아닌 게-

        

        

        

       “…이런 이른 아침부터 농구라니. 캐나다에서 신나게 총 쏘고 돌아온 게 며칠 전인데, 체력도 좋으셔라.”

        

       “아니, 네가 왜 지금 거기서….”

        

        

        

        로건 블레미스, 코드네임 오로라, 별명은 북극곰.

        

        이 양반은 아침부터 혼자서 농구 코트를 차지하고는 한쪽 끝에서 끝까지 공을 집어던져 골대에 골인시키는 괴상한 솔로 플레잉을 즐기고 있었다.

        

        와락. 처음의 놀라움도 잠시, 슬금슬금 다가온 로건과 실컷 포옹을 나누었다. 실로 간만의 방문이었다. 다행히 아직 공을 잡은 지 얼마 안 된 것 같았다. 땀냄새가 안 났기 때문이었다. 하여간 옛날부터 농구에 미쳐서는.

        

        물론 오늘은 로건만 있지 않았다.

        

        

        

       “세계를 넘어다닐 수 있단 게 무슨 소리인게 했더니, 이런 뜻이었어…?”

        

       “아, 아키타입이 진짜로, 이해 불가능한 상황 발생….”

        

       “대거 팀이면 익숙해져야 하는 광경이지.”

        

        

        

        잠잘 필요조차 없는 진과 레인이 로건에게 붙잡혀 끌려나왔다가 나와 만난 것이었다.

        

        두 명은 잠시 주춤거리나 싶었지만, 이내 로건이 했던 것처럼 마찬가지로 나와 포옹을 나누었다. 사람처럼 말랑말랑하지는 않았지만 큰 문제는 없었다. 의외로 동체는 따뜻했다. 아무래도 몸 안에서 발생하는 에너지의 일부를 동체에 돌려 인위적으로 체온을 구현한 것 같았다.

        

        슬그머니 웃으면서 두 명의 머리를 쓰다듬은 뒤 자연스럽게 숙소 내부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텁.

        

        

        

       “어딜 그리 바쁘게 가려고?”

        

       “아하하, 안에 있는 다른 분들한테도 제가 돌아왔다는 경사스런 사실을 알리고 싶어서…?”

        

       “어차피 죄다 어제 술 퍼마시고 곯아떨어져서 제대로 일어나지도 못해.”

        

        

        

        통통.

        

        그런 소리와 함께 농구공이 몇 번이고 바닥과 허공을 오갔다.

        

        이게 무슨 소리냐 하니-

        

        

        

       “2 : 2가 가능해졌으니, 가볍게 세 시간만 하고 들어가자고.”

        

       “아니, 진짜-!”

        

        

        

        나는 농구 귀신에게 잡혀버렸다.

        

        지옥의 농구 마라톤 시작이었다.

        

        

        

        

        

        

        

        

        

        

        

        

        

       “으엑….”

        

       “아침부터 로건한테 잡혔다고요? 욕봤군요.”

        

       “뭐, 고작 세 시간인데.”

        

        

        

        오전 10시.

        

        진짜로 농구를 세 시간이나 뛰고 돌아온 뒤, 나는 온몸에서 땀을 줄줄 흘리며 대거 팀 숙소 건물에서 씻었고, 간만에 돌아온 나를 반기는 팀원들과 함께 늦은 아침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렇게 간만에 열 명…이제는 열두 명이구나. 완전체를 넘어 뭔가 좀 더 많아진 대거 팀이 소집되었다.

        

        

        

       “그래서, 우리 막내가 간만에 온 이유가 있겠죠?”

        

       “물론…이긴 한데, 당사자가 그 이유를 기억하지 못하는 게 조금 아쉽네요.”

        

       “제가요?”

        

       “네.”

        

        

        

        그 순간 로렌티나를 향해 온갖 야유가 쏟아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눈만 끔뻑거리며 자신이 과거에 무슨 발언을 했는지 열심히 기억해내려는 상어를 보자마자 웃음이 터져나올 것 같았기에, 나는 결국 작게 큭큭대며 입을 열었다.

        

        

        

       “모든 게 끝나면 플로리다에 가자고 그랬잖아요.”

        

       “아.”

        

        

        

        동그란 눈이 더더욱 동그래졌다.

        

        이들이 플로리다를 향해 날아갈 예정이 있는 수송기를 찾아내기까지 30분 전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이번 주까지 1일 1연재가 이어집니다

    담주부터는 다시 원상복귀가 되거나 월요일만 쉴 예정입니다

    그럼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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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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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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