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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33

    <433 – 미지의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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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81기 홈룸시험 통과자]

    A그룹 변방진영 – 4/17명

    B그룹 제국진영 – 8/22명

    C그룹 특수진영 – 5/5명

    총인원 – 17/44명

    경과시간 –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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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침없이 이어지던 초반 도전양상과 달리, 15분이 경과한 이후의 도전은 3분에 한 명도 나올까말까 할 정도로 잔뜩 위축되었다.

     

    “이건 사기잖아.”

    “그 사기 치지 말라고 규칙으로 정한 적이 없는걸.”

    “킥킥. 바보♡ 허접♡ 목 위에 그건 뭐 하러 달고 있어~? 2학년이 담합을 하면 우리도 담합하면 되잖아♡”

    “오오, 그런 방법이!”

    “역시 영민하신 황녀님이십니다!”

     

    매스각키는 돌파구를 찾았다.

    제국진영 학생 한 명이 조심스럽게 도전에 나섰다.

     

    “저는 백색의 성기사 루 선배에게 지식대결을 신청하겠어요. 문제는 <라클렛Raclette>가문의 대표가문요리는 무엇이며 제조법의 유래가 어떻게 되는가!”

     

    설마 이런 문제가 나올 줄 몰랐는지 루 선배가 다소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으음. 무력도 지력도 아닌 단순한 지식싸움이라면 앎의 유무로 승부가 갈리죠. 머리를 잘 썼군요.”

    “모르시죠? 그럼 제가 답할 차례예요!”

    “아니. 제가 모른다고 말한 적은 없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에게 주어지는 우선권은 대결상대를 지목할 권한, 그리고 대결종목을 고를 권한입니다. 먼저 대답을 말할 권한이 아님을 명심하십시오.”

    “!!”

    “만델라 카스테라 후작영애. 귀족가문의 음식의 유래에 대해서는 얼마나 아십니까?”

     

    만델라는 언제나 그렇듯 웃는 얼굴로 넘을 수 없는 벽을 보이듯이 대답했다.

     

    “제국3대공신가문의 음식부터 변방소국의 한미한 가문의 음식까지 전부 안답니다. 저, 이래봬도 조기교육으로 <문장학>을 배웠거든요. 각 가문의 유래와 상징, 대표요리를 담아낸 문장을 전부 헤아리는 저에게 모르는 요리란 존재하지 않는답니다!”

    “거, 거짓말! 우리 가문은 그렇게 대단한 가문도 아닐 텐데!”

    “라클렛 남작가문. 마계의 독소에 찌든 환경에서 그때그때 사냥감을 잡아 섭식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자 현지에서 보존식품을 만들 필요성을 느끼고 마계소로부터 치즈를 만들었죠.”

    “저, 정말로 알고 있잖아?!”

    “이 치즈를 매번 정화하는 것도 마나가 소모되는 일이었지만 라클렛 가주는 성검으로 치즈를 썰면 되지 않느냐는 획기적인 발상으로 정화마법에 드는 마나를 아껴 현지보급에 도움이 되었죠.”

    “안 돼, 멈춰어어어!”

    “이렇게 정화된 치즈를 다른 독소투성이 고기에 얹어 먹는 방법을 <라클렛>이라 명명하였고요. 일개 검사의 벼락출세사례로 가정교사가 친절히 알려줬답니다!”

     

    라클렛 영애의 눈물 섞인 표정에도 백색의 성기사 루는 가차 없이 그 말을 주워받았다.

     

    “라고 합니다.”

    “정답입니다. 라클렛 영애는 자리로 돌아가십시오.”

     

    마하바라타 교수의 선언에 라클렛이 고개를 축 늘어뜨리며 돌아갔다.

    자기 가문만의 특색을 내세운 시도는 이후로도 번번이 좌절되었다.

     

    “내방 침대에 놓인 인형이 몇 개인지 맞춰봐♡”

    “심판인 제가 답을 알지 못하는 그런 문제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매스각키 황녀마저도 쉽게 통과하지 못하는 난관!

     

    “흐흥~ 그럼 이렇게 하면 되겠네♡ 이 종이에 답을 적고 선생님한테 제출하면 선생님은 답을 알게 되겠지~? 그 답을 손을 대지 않고 훔쳐볼 수 있으면 루 선배의 승리♡”

    “규정상 문제는 없지만 이런 편법에는 상대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이 대결을 받아들이겠습니까?”

     

    백색의 성기사 루는 내키지 않아하면서도 끝내 승부를 받아들였다.

     

    “선신께서는 후학들의 공부를 위해 어려운 싸움에 맞서길 원하실 겁니다. 바람직한 대결은 아니지만 승부에 임하겠습니다.”

     

    대결에 임한 루는 서치아이를 펼쳐 종이의 반대편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으음.”

     

    루가 힐끗힐끗 주변의 다른 2학년들을 돌아봤다.

     

    “음.”

    “크흠.”

    “커험험.”

     

    2학년들이 서로 헛기침을 하며 누구 답을 아는 사람이 없나 주변을 돌아봤다.

    모든 시선은 아이가 곤경에 처하면 부모를 찾듯이 만델라 카스테라에게 향했고, 만델라 영애는 활짝 웃는 얼굴로 대답했다.

     

    “전혀 모르겠네요!”

     

    루는 즉시 항복 선언을 했다.

     

    “…제 패배입니다.”

    “포기가 너무 빨라♡ 그래선 여자를 만족시키지 못한다구 선배~?”

    “모든 마력투시를 차단하는 특수제작 된 종이를 사용해놓고 잘도 그런 말을 하는군요.”

     

    2학년 전원이 난색을 드러내는 종이의 등장이 마침내 2학년들의 집단지성을 뛰어넘었다.

     

    “허접 추종자들은 낑낑 머리 쓰지 말고 이 종이에 답을 써서 통과해♡ 대신 공격대상은 루 선배 한 명으로 한정이야♡”

    “우와아아아!”

    “평생 충성하겠습니다 황녀님!”

    “존경합니다 황녀님!”

     

    매스각키는 자신의 파벌만 통과시킨 뒤, 통과의 치트키나 다름없는 종이를 팔랑거렸다.

     

    “바보 같네. 2학년 전원이 막혔다면 다른 선배들을 상대로 더 많은 포인트도 모을 수 있었을 텐데.”

     

    시샘 섞인 이사벨의 비난에 지젤이 고개를 저었다.

     

    “그건 또 모를 일입니다. 백색의 성기사 루는 선신 임마누엘을 모시는 성기사. 불의한 일을 저지를 수 없다는 제약이 있죠. 다른 2학년들은 루가 할 수 없는 수단으로 답을 알아낼지 모릅니다. 이번에는 루가 승부당사자였으니 다른 이들도 이길 수 있음에도 쓰지 못한 수가 있었을 겁니다.”

    “어찌됐건 길이 뚫리거든 인맥에 기대 정해진 방식으로 통과하는 편이 가장 확실하고 안전하다는 거네. 치사하지만 저것도 하나의 방법이긴 하겠어.”

     

    이사벨의 푸념에 오크노디가 고개를 갸웃했다.

     

    “딱히 그렇게까지 치트키는 아닌데요? 마나코팅은 1학기 때 브론즈 교수님한테도 배울 수 있는데.”

    “그럼 우리도 하나 만들어줄 수 있어?”

    “굳이 그래야 해요? 더 쉬운 방법도 있는데.”

     

    오크노디가 한쪽 눈을 찡긋했다.

     

    “!”

    “꼬마숙녀는 계획이 있나봅니다. 기다려봅시다.”

     

    ━━━

    [981기 홈룸시험 통과자]

    A그룹 변방진영 – 4/17명

    B그룹 제국진영 – 14/22명

    C그룹 특수진영 – 5/5명

    총인원 – 23/44명

    경과시간 – 60분

    ━━━

     

    매스각키만큼의 엄청난 인맥을 기대할 수 없는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한 사람의 눈치를 보았다.

     

    “이슈타르. 어쩔 거야?”

    “흥. 불리할 때만 꼬리 치는 것들은 필요 없어. 너랑 스콜라 둘이면 충분해.”

    “아앗, 너무합니다 용사님! 저도 나름 용사친위대에서 활약 중인데 잊지 말아주세요!”

     

    흑기사 모브를 연상시키는 굉장한 갑옷을 입은 남학생 한 명이 눈물을 펑펑 쏟았다.

     

    “누구야 쟤?”

    “바닐라. 용사친위대 대장이자 상급반 남학생입니다. 제국진영에서도 겉돌던 소수파 학생이라 이사벨이 모를 만도 하군요.”

    “흐음… 저게 상급반이라. 쟤는 뭘 잘해?”

    “탱커라고 합니다. 듣자하니 그 싱에게 걸리고도 쓰러지지 않고 달아나서 시험을 끝까지 통과한 학생이라더군요.”

    “그 싱한테서?”

     

    이사벨은 솔직히 놀랐다.

    대인공격력 하나로만 따지면 암살자 즈앙을 웃도는 실력자가 싱이 아니던가.

    입학시험에서 싱의 손에 걸려서 작살이 나고 상급반 후보생이 하급반으로 내려간 사례가 한둘도 아니었으니 방어력 하나는 정말 독보적인 인재였다.

     

    “용사도 꼴에 보는 눈은 있나보네. 아무도 모르게 저런 인재를 친위대장으로 삼고.”

    “하하. 인성이야 어쨌건 용사이지 않습니까.”

     

    용사파티는 당돌하게 제안을 해왔다.

     

    “4대4 도전도 받아줍니까?”

    “도전을 받은 인원이 모두 수락하면 성립됩니다.”

     

    2학년 선배들도 용사의 저력이 궁금하기는 했는지 도전을 받아주었다.

     

    “학년대항전에서는 다크프린세스를 상대로 신나게 날뛰어주던데. 홀리미러에 백팔방위진이라고 했던가? 그 기술, 우리도 꽤 자극을 받았다고.”

    “마침 우리도 용사의 것과 비슷한 기술을 만들었단 말이지.”

     

    한손 가득 부적을 꺼내든 음양사가 사방으로 부적을 흩뿌렸다.

     

    <부적술 – 백팔방위진>

    <부적술 – 속성부여>

     

    지팡이를 든 부여술사가 연이어 모든 부적에 마법을 부여했다.

     

    <부여 – 보호막>

    <부여 – 반사>

     

    활을 든 궁수가 보호막을 향해 화살을 날렸다.

     

    <연사>

    <강격>

     

    마지막으로 보호막에 튕겨 백팔방위 내에서 이리저리 튀는 화살이 용사파티를 쓰러뜨리기 전까지 나머지를 지키고자 방패수가 대방패를 들고 전열을 지킨다.

    2학년 선배들의 파티밸런스는 짜임새가 있었다.

    불과 수개월 남짓한 사이에 용사의 기술을 모방해낸 것도 대단했다.

    그러나 용사 역시 일전의 악질식물군락지를 상대로 한 대패를 계기로 한층 더 성장했다.

     

    <홀리미러>

    <백팔일문>

     

    백팔개의 거울을 별개로 펼치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뭉쳐서 소환한다.

     

    <일격기 – 하트스피어>

     

    단순한 찌르기나 다름없는 간단명쾌한 일격이 순식간에 108개의 거울을 일자로 지나치며 가속한다.

    그 끝에 도달한 최고속도는 감히 반응조차 할 수 없는 압도적인 위력으로 2학년 선배의 방패를 원형으로 뚫어버렸다.

     

    “컥!”

     

    이제 막 보호막이 걸린 부적 사이를 날아다니던 화살이 이슈타르를 피해서 유피를 노리기 시작했지만 용사파티의 궁수 스콜라가 이를 좌시하지 않았다.

     

    <백발연사>

    <마나화살>

    <고속사격>

    <자동조준>

     

    기관총의 탄환처럼 맹렬한 속도로 쏘아진 탄환들이 2학년 선배들의 화살을 분쇄했다.

     

    “화살로 화살을 맞춰?!”

    “이 많은 화살을 하나도 빠짐없이 조준했다고?!”

    “앞에, 미친 앞에!!”

     

    <홀리미러>

    <백팔일문>

     

    또 다시 쏘아지는 108가속 일격기가 화살을 쏘던 선배의 복부를 강타했다.

     

    “한 놈이라도 쓰러뜨려!”

    “시발, 이판사판이다!”

     

    음양사와 부여술사가 스콜라의 집요한 사격과 이슈타르의 무시무시한 일격기를 피해 노릴 수 있는 사람은 탱커 한 명뿐!

    그러나 용사친위대 대장의 자리도 그리 녹록한 자리는 아니었다.

     

    <철벽>

    <방어태세>

    <방어영역확장>

    <타점이동>

    <공격흘리기>

    <강철다리>

    <교묘한 한걸음>

     

    짧은 순간에 연이어 빗발치는 방어기능은 선배들의 최후의 저항에도 상처 하나 입지 않는 굳건한 방어력을 자랑했다.

    어쩌면 용사의 일격조차도 막아낼 수 있지 않은가 싶을 정도의 안정적인 방어!

     

    “용사파티 4인은 모두 합격입니다.”

     

    ━━━

    [981기 홈룸시험 통과자]

    A그룹 변방진영 – 4/17명

    B그룹 제국진영 – 18/22명

    C그룹 특수진영 – 5/5명

    총인원 – 27/44명

    경과시간 – 65분

    ━━━

     

    남은 그룹은 소속이 없는 소수파를 제외하면 모두 변방진영 학생들로 이루어진 파벌이었다.

    제국진영이 매스각키 2황녀 파벌과 이슈타르 용사파벌, 3대공신가문 공신파벌로 유명하듯이 변방진영도 몇몇 인물들이 파벌을 주도하고 있었다.

    최대의 파벌을 자랑하는 오크노디 파벌, 여학생들의 정신적 지주 아카디아 파벌, 서귀연의 저주받은 안목의 소유자 안데르센 파벌, 입학시험 동기들로 똘똘 뭉친 지젤의 암흑상회 파벌.

     

    “우린 사실상 전부 디의 동료 아닌가요?”

    “그렇군. 강의도 같이 듣고 다니지.”

    “이 정도면 슬슬 꼬마숙녀의 숨은 꾀를 공유해도 되지 않나 싶습니다.”

     

    오크노디가 손가락을 세 개 들어올렸다.

     

    “세 가지 방법이 있어요!”

    “세 가지나?”

    “포인트를 많이 버는 성능중시공략! 약자도 데려가는 호감도중시공략! 마지막 하나는 존재는 알지만 저는 한 번도 해보지 못했던 미지의 공략!”

     

    꼬마숙녀에게도 미지라는 개념이 존재했다니.

    지젤은 강렬한 호기심을 느꼈다.

     

    “미지의 공략은 대체 무엇입니까?”

    “매력대결로 더 귀여운 사람이 이기는 거예요!”

    “…!”

     

    그거 정말… 귀여운 공략이군!

    여학생들의 눈에 일제히 도전적인 빛이 감돌았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230cm <근 력올인한방캐릭이조아 해병>에게는 불가능한 귀여움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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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아카데미 흑막의 딸이 되었다
Score 4.2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From the side, she looks pitiful and worn out, but in reality, she’s living her joyful survival story in the world of games.

But how can someone’s name be Okno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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