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Please report if you find any blank chapters. If you want the novel you're following to be updated, please let us know in the comments section.

EP.434

        

       영물 늑대의 움직임에 맞추어 진법을 변화시킨다.

         

       빙성.

         

       콰드드득!!

         

       “큭!”

         

       빙성의 중심이 되는 흑묘가 소수신공의 힘을 빌어 간신히 녀석의 주둥이를 잡아챈다. 흑묘가 힘을 받아내는 나를 위시한 나머지 네 사람은 순차적으로 늑대 영물의 곳곳을 공격했다.

         

       마음이 통하기에 일행 개개인이 사방에서 공격해 들어가더라도 기를 보낼 한순간의 여유만 있으면 기의 집중이 이루어진다.

         

       그렇게 보내지는 힘은 개개인으로 따지면 큰 힘은 아니지만 공격해 들어가는 이가 받는 힘은 평소에 다루던 힘의 몇 배.

         

       촤아악!

       

       진법의 힘을 담은 검강은 영물의 성긴 털과 두터운 가죽을 가르고 들어가기에는 충분했다.

         

       아까 혁기린이 목을 찔러 들어갔을 때와는 사뭇 다른 결과.

         

       일견 놀랍기도 하지만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혁기린이 공격해 들어갔을 때와 달리 지금은 오성진의 힘을 온전히 끌어낸 상태니까.

         

       흑묘가 늑대 영물이 공격을 받아낸 것도 그렇다.

         

       화경 고수인 나도 늑대 영물의 공격을 정면으로 받아냈다가 납작해지기 직전에 겨우 풀려났지만 흑묘는 그런 늑대의 공격을 온전히 받아냈다.

         

       그 역시 오성진의 공능으로 흑묘의 전력이 대폭 상승했기 때문이다.

         

       영약을 밥 먹듯이 먹은 나. 구음지체인 사라의 힘을 쭉 빨아들인 흑묘가 각기 1.5인분을 하기에는 충분하고 여일예의 내공량은 어지간한 초절정의 4~5배.

         

       오성진의 구성원은 다섯이지만 실제 진법에 흐르는 힘은 거의 초절정 고수 10인분 정도일까.

         

       이런 힘의 증폭이야말로 바람처럼 움직일 수 있는 고수들의 발을 묶어 진법을 형성하는 이유이기도 했다.

         

       크아앙!!

         

       전신 곳곳에 상처를 입은 녀석이 사방팔방으로 이빨과 발톱을 들이댔다. 일반적인 합격방진이라면 진법의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서 자리를 지켜야 하겠지만.

         

       오성진은 통심법으로 이어진 진법.

         

       진법의 틀이 완전히 박살나지 않는 선에서 일행들은 각자 손톱과 발톱을 피해냈고 그런 일행이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 마음을 통해 전달받은 이들은 그런 행동을 미리 감안하며 기의 흐름을 이어나간다.

         

       츠즈즈즈!!

         

       오행진을 통해 공유된 구음기가 조금씩 영물 늑대의 몸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영물 늑대를 얼어붙게 만들기에는 구음기의 총량이 부족하겠지만 어느 정도 둔화 효과는 기대해 볼 수 있겠지.

         

       거친 늑대의 공격을 피해 흩어진 일행들의 기운이 다시 한번 변화한다.

         

       흑성.

         

       “차아아앗!”

         

       독고이설의 검이 어지러운 궤적을 그리며 쏘아진다.

         

       흑룡파랑(黑龍波浪).

         

       거칠고 정제되지 않은 기운. 그런 기운의 혼탁함을 변수로 살려내는 흑룡검법이 늑대의 옆구리를 노리고 쏘아진다.

         

       흑룡파랑의 초식을 주둥이로 막아내는 영물 늑대.

         

       초식을 거두며 물러나는 독고이설의 얼굴에는 분한 기색 하나 없었다.

         

       흑성의 역할은 흐트러짐 속에서도 그 힘을 발휘하며 진법을 정비할 시간을 버는 것에 있었으니까.

         

       흑룡파랑의 공격을 상쇄시킨 영물 늑대를 향해 여일예가 앞으로 나서는 것과 동시에 진법의 흐름이 다시 한번 변화했다.

         

       대성.

         

       “차아아아아!!!”

         

       여일예의 기합성과 함께 진법의 기운이 폭류처럼 쏟아진다.

         

       목표는 정면.

         

       콰아아앙!!

         

       빙성이 상대방의 공격을 막아내고 끌어들여 구음기를 휘감는 진형이고, 흑성이 흐트러진 진형을 회복하기 위한 진형이었다면.

         

       대성은 상대방을 정면으로 때리기 위한 진형이다.

         

       그대로 박살내거나. 아니면 적어도 박살낼 수 있도록 빈틈을 만들거나.

         

       이번에는 후자였다.

         

       교차로 휘둘러진 여일예의 쌍검을 받아낸 늑대의 신형이 휘청였으니까.

         

       휘청이는 영물 늑대를 보며 생각했다.

         

       치명타를 넣을 수 있는 기회일까.

         

       아니면 더 힘을 빼 놓아야 할까.

         

       내가 주도적으로 진법의 기운을 사용하는 뇌성.

         

       진의 기운을 모두 폭발시키며 압도적인 속도와 위력을 내는 결정타를 쏘아낼 수 있지만 반드시 결정타로만 사용해야만 했다.

         

       진법의 기운을 폭발시킨다는 건 진법이 무너진다는 것을 뜻했으니까.

         

       대성으로 진법의 힘을 크게 소모한 상황에서 뇌성으로 늑대 영물에게 결정타를 입힐 수 있을까.

         

       결국 우리가 내린 선택은 일성이었다.

         

       첫 실전이니만큼 결정타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가 없기도 했지만 우리는 무엇보다 영물과의 교전 경험이 절실했으니까.

         

       실전 경험을 쌓자고 무리하게 교전을 질질 끌 생각은 없었지만 또 위험을 감수하며 성급하게 전투를 끝낼 필요도 없었다.

         

       뇌성을 통한 결정타는 포기했지만 그래도 공격 기회라는 점은 변함이 없었기에 각자 빈틈을 노리고 공격해 들어갔다.

         

       촤아악!

         

       캐애앵!

         

       흐트러진 틈으로 몇 개의 상처를 입은 영물 늑대가 고통스러운 신음 소리를 내며 뒤로 훌쩍 물러섰다.

         

       크르르르!

         

       이빨을 드러내며 흉성을 토해내는 것은 여전했지만 이제는 그 흉성 속에 깃든 위기감이 뚜렷하게 감지할 수 있었다.

         

       화아악!

         

       그리고 이내 영물 늑대의 기운이 사방으로 분출되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기를 사용하기 시작하는 모양이다.

         

       영물은 기를 다루는 방법을 터득한 생물.

         

       인간은 무공이라는 체계화된 방법을 통해 그 기를 쌓고 다루지만 본능적으로 기를 다루는 법을 터득한 영물은 각자의 방법으로 기를 다룬다.

         

       서공이 제 크기를 줄이는 힘을 지니고 있듯이, 저 늑대 역시 모종의 힘을 지니고 있을 터.

         

       영물 늑대가 어떤 재주를 부리는가.

         

       그 의문은 금세 해결되었다.

         

       아우우우우!

         

       길게 울려퍼지는 울음소리.

         

       그 울음소리와 함께 퍼진 기운에 주변의 늑대들이 호응하기 시작했으니까.

         

       아우우우우!

         

       “뭔지 모르겠지만 일단 수를 줄여야겠군!”

         

       투두둥!!

         

       당소열이 망설임없이 장치의 방아쇠를 당기며 암기들을 쏘아냈지만 그 결과는 전과 달랐다.

         

       파바박!

         

       발사장치의 암기를 채 피하지 못했던 아까와 달리 민첩하게 움직여 암기를 피해낸 늑대들.

         

       아무래도 늑대 영물의 힘은 무리의 늑대들을 강화시키는 능력인 모양이다.

         

       “좋지 않군요.”

         

       크아앙!

         

       당도연의 중얼거림과 함께 늑대들이 사납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무리의 일부는 비천마차를 노렸지만 대부분은 오행진을 구성하고 있는 우리 쪽으로 달려들었다.

         

       퍽! 퍽!

         

       우리들을 엄호하기 위해 당도연과 당소열이 암기를 던졌지만 암기가 박혀도 아랑곳하지 않고 달려드는 늑대들.

         

       크아아앙!

         

       그에 맞추어 늑대 영물 역시 공격해 들어왔다.

         

       “진형은 빙성! 공격은 제가 막을게요!”

         

       “예!”

         

       흑묘의 외침에 빙성으로 전환되는 진형. 그와 동시에 늑대들이 달려들었다.

         

       “큭!”

         

       내 목덜미를 노리고 뛰어오른 늑대 한 마리를 두 동강내고 있을 때 영물 늑대를 막아서는 흑묘의 신음성이 들렸다.

         

       오행진을 구성하는 일행들이 각자 늑대 격퇴에 정신이 팔려 오성진이 흔들리는 상황. 제대로 된 보조를 받지 못한 채 영물 늑대의 공격을 방어해 낸 흑묘의 팔뚝에 핏기가 보였다.

         

       이내 큰 부상이 아니라는 흑묘의 마음의 소리에 한 시름 놓았지만…

         

       “곤란하군요…”

         

       혁기린의 중얼거림 그대로 상황은 좋지 않았다.

         

       마음과 마음을 이어 서로의 기운을 계속해서 순환시켜야 하는 오성진은 집중력의 유지가 관건이다.

         

       하지만 이렇게 늑대들이 사방에서 달려드는 상황에서 집중력을 유지하려니 쉽지가 않았다.

         

       아우우우!!

         

       영물 늑대 역시 우리들의 약점을 눈치챘을까.

         

       늑대들의 움직임이 바뀌었다.

         

       목덜미를 노리며 치명적인 공격을 가하려던 녀석들의 시선이 노골적으로 다리를 바라보았고 동시에 움직임도 바뀌었다.

         

       마치 견제하듯이 바삐 움직이며 함부로 들어오지 않는 모습.

         

       당소열과 당도연도 달려드는 늑대들을 정신없이 쳐내고 있었다.

         

       암기를 맞아도 쓰러지는 대신 움직이는 늑대들. 고통을 잊은 것인지 아니면 독에 대한 내성이 생긴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덕분에 당소열과 당도연은 암기를 던져 늑대들을 시원하게 쓸어버리지 못하고 직접 단검과 채찍을 휘둘러 늑대들을 처리하는 상황.

         

       크르르.

         

       영물 늑대의 시선이 당도연과 당소열 쪽으로 돌아갔다.

         

       아무래도 늑대들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으니 거슬리는 모양.

         

       나는 혀를 찼다.

         

       이대로 영물 늑대가 당소열이나 당도연을 목표로 달려들기라도 하면 두 사람은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높았다.

         

       특히 당소열을 노리게 되면 영물 늑대를 제지할 방법이 없는 상황.

         

       “거리를 벌려요!”

         

       “칫!”

         

       영물 늑대의 살기를 눈치챈 당도연이 곧바로 비천마차를 출발시켰다. 당소열과 당도연을 막아서던 늑대들이 비천마차의 뒤를 따라 움직였다.

         

       “금방 정리하고 돌아오마!”

         

       비천마차가 출발하며 완전히 두 무리로 나뉜 늑대들.

         

       마차를 따라간 무리가 열 몇 마리. 그리고 오성진을 포위한 무리는 족히 스무 마리는 되어 보였다.

         

       빠르게 수를 줄이고 싶었지만 견제만 하며 몸을 사리는 늑대들을 베기 위해서는 진형을 깨고 바깥으로 나가야 하는 상황.

         

       이대로 늑대들을 처리하고 돌아올 비천마차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나.

         

       “꽤 장기전이 되겠군요.”

         

       “각오해야지요.”

         

       빙성의 형을 취한 채 흑묘를 중심으로 사방을 경계하는 우리들과 그런 우리들을 둘러싼 채 어슬렁거리는 영물 늑대와 늑대 무리들.

         

       그런 대치는.

         

       찍찍!!

         

       서공의 힘찬 울음소리와 함께 깨졌다.

         

       “서공?!”

         

       비천마차가 사라진 쪽에서 우리를 향해 달려오는 서공의 모습이 보였다.

         

       우리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것일까.

         

       서공에게 손을 휘저어 보이며 도망치라는 신호를 보내 보았지만 평소에 말귀는 못 알아 먹어도 몸짓은 기가 막히게 알아듣던 녀석은 그저 힘차게 꼬리를 휘저으며 우리 쪽으로 달려올 뿐이었다.

         

       크르릉!

         

       영수 늑대가 지시를 내리자 서공 쪽으로 달려가는 늑대 세 마리.

         

       혁기린의 초조한 감정이 전해져 왔지만 지금 당장은 어떻게 할 방도가 없었다.

         

       크아앙!

         

       서공의 등장에 동요한 틈새를 타서 앞발을 휘둘러 공격해 온 영물 늑대. 흑묘가 그 공격을 힘겹게 받아냈다.

         

       그 사이에 선두의 늑대가 서공을 물기 위해 입을 벌리고 달려들었다.

         

       서공은 그런 늑대를 바라보더니.

         

       쐐액!

         

       그대로 늑대의 턱 아래로 파고들어 꼬리를 늑대의 입에 찔러넣었다.

         

       푸욱!

         

       늑대의 입 안쪽에서 목구멍을 뚫고 나온 서공의 꼬리. 서공은 그 다리를 멈추지조차 않고 자연스럽게 허물어지는 늑대에게서 꼬리를 뽑아내며 두 번째 늑대를 노린다.

         

       순간적으로 갈지자를 그리며 늑대의 턱을 피한 서공이 늑대의 앞발을 깨물었다.

         

       꽈직!

         

       순식간에 절단이 나버리는 늑대의 앞발. 그런 늑대가 쓰러지며 지면에 닿기도 전에 이미 서공의 꼬리는 늑대의 목에 휘감겨 있었다.

         

       그대로 폭발적으로 뛰어오르는 서공.

         

       으드득!!

         

       서공의 꼬리에 목이 감겨 있던 늑대의 목뼈가 그 충격을 버티지 못하고 꺾였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세 번째 공격.

         

       휘릭 휘리리릭!!

         

       허공에 뜬 몸을 자연스럽게 웅크려 회전하던 서공은 그대로 세 번째 늑대의 안면을 꼬리로 내려쳤다.

         

       쩌어억!!

         

       세 번째 늑대의 머리통이 그대로 뭉개졌다.

         

       발 한번 멈추지 않은 채 늑대 세 마리를 순식간에 해치운 서공은 아무렇지도 않게 착지해 다시 우리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방금 내가 뭘 본 거지.

         

       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지만 그런 생각은 이내 반가움에 희석되어 순식간에 사라졌다.

         

       예상치 못한 서공의 전투력에 당황한 늑대들이 다시 서공을 향해 달려들었지만 결과는 같았다.

         

       재빠른 몸놀림과 빠른 속도 그리고 날카로운 꼬리를 사용해 늑대무리를 쓰러트리는 서공.

         

       서공의 전투는 짐승의 싸움이라기보다는 한 사람의 무림고수를 보는 듯했다.

         

       비천마차에 타기 위해 크기를 줄인 뒤로 특별한 기운도, 특출난 행동도 보이지 않았기에 그냥 좀 큰 쥐로 취급하고 있었지만 큰 착각이었던 모양이다.

         

       “갑시다!”

         

       우리들을 포위한 상태로 마음껏 견제하던 늑대들은 후방에서 날뛰는 서공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상태.

         

       서공의 활약으로 공세로 전환할 수 있는 틈이 생겼다.

         

       그 틈을 노려 빙성의 형을 일성의 형으로 바꾸며 영물 늑대에게 달려든다.

         

       크아앙!

         

       앞발을 휘두르는 기세는 자뭇 매서웠지만 온전하게 오행진을 펼칠 수 있는 지금 받아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일행의 움직임에도 그런 자신감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었다.

         

       여일예가 쌍검을 교차하며 영물 늑대의 공격을 상쇄시키고 그 틈을 타 혁기린의 신형이 쏘아진다.

         

       낮은 체고를 이용해서 늑대의 아래로 파고들던 서공의 활약에서 영감을 얻은 것일까.

         

       땅에 깔린 그림자처럼 몸을 낮춘 혁기린이 노리는 것은 늑대의 뒷다리.

         

       촤아악!!

         

       크어엉!!

         

       좋은 기회를 잡아 파고든 혁기린의 공격은 깊은 상처를 남겼다. 가죽을 확실하게 베어 넘기고 근육 깊은 곳까지 닿은 상처.

         

       그 상처를 확인한 혁기린의 시선이 나에게 닿았다.

         

       그리고 곧바로 변화하는 진법.

         

       쿠르르르릉!!

         

       뇌륜이 이제야 제대로 힘을 발휘하냐고 타박하는 듯이 오성진을 물들였다.

         

       응축.

         

       폭발을 준비하며 숨을 죽이는 오행진의 기운을 느끼며 주변의 상황을 하나하나 되새겼다.

         

       늑대 무리 사이를 표횰하게 오가며 차근차근 무리를 줄여나가고 있는 서공.

         

       서공을 쫓는 대신 우리의 뒤를 노리는 늑대들은 독고이설이 견제하고 있었으며.

         

       베인 뒷다리에 제대로 힘을 주지 못하는 영물 늑대의 모습까지.

         

       변수는 없었다.

         

       그러니 망설임없이 발을 내딛었다.

         

       콰아아아아아아!!!

         

       그와 동시에 진법의 기운이 폭발했다.

         

       진법 연습을 하는 동안 수도 없이 느껴본 감각이었지만 이 감각만큼은 늘 새로웠다.

         

       온전히 제어할 수 없는 거대한 흐름에 나 자신을 흘려보내는 느낌.

         

       해본 적은 없지만 파도타기를 한다면 이런 느낌이 들까.

         

       그런 감상을 느끼며 영물 늑대를 바라보았다.

         

       영물 늑대의 눈빛에는 숨길 수 없는 공포가 떠올라 있었다. 그 대상은 나라기보다는 내가 휘감고 있는 오성진의 기운 그 자체였지만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이었다.

         

       쏟아지는 오성진의 기운을 늑대 영물에게 퍼붓는 일에 온 집중력을 다 쏟아내고 있었으니까.

         

       그 흐름에 맞추어 검을 휘두른다.

         

       처음에는 이 폭류를 일뢰의 묘리로 소화하려 했지만 이제는 포기했다.

         

       더 적합한 단사패검의 초식을 구사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오성진의 힘이 없다면 흉내조차 내지 못할 단사패검의 제 칠초.

         

       뇌명천하(雷鳴天下).

         

       진의에 닿기는커녕 그 형태조차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지만.

         

       그 어설픈 형상의 뇌명천하만으로도 영물 늑대를 베어버리기에는 충분한 힘이었다.

         

       영물 늑대가 온 힘을 다해 내 검을 물어 제지하려 했으나 고작해야 이빨로 물어 멈추기에는 너무 거대한 힘이었다.

         

       날카로운 늑대의 이빨이 몇 개 부수어지고 채 제지하지 못한 내 검이 목덜미까지 깊숙이 박혀들었다.

         

       피분수가 솟아 올랐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비릿한 영물의 피를 뒤집어 쓰고 있자니 쥔 검과 기감을 통해 녀석의 거체에 힘이 풀리는 것이 느껴졌다.

         

       쿠웅!!

         

       이윽고 쓰러지는 거체.

         

       급속도로 흩어지는 늑대 영물의 기운. 탈력감에 휩싸여 그런 기운을 바라보고 있자니 뒤에서 깨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뒤를 돌아보니

         

       늑대 영물이 쓰러진 뒤 영물이 제공하던 힘이 사라졌는지 늑대들은 모두 꼬리를 말고 도망치고 있었다.

         

       찍찍!

         

       서공이 도망치는 늑대들을 응시하다가 꼬리를 휘릭 털어냈다. 꼬리에 엉겨 있던 피가 후두둑 바닥에 떨어졌다.

         

       “하하.”

         

       그 모습이 어째 검에 묻은 피를 털어내는 검사 흉내를 내는 것 같아 웃음이 나왔다.

         

       웃음이 나온 것은 그런 서공의 모습이 어깨에 힘을 잔뜩 준 것 같았기 때문이기도 했지만…그런 서공의 동작이 마치 승리 선언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래.

         

       우리들의 승리였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롤링썬더를 구사하는 서공.

    *
    전화 일부 묘사를 수정했습니다.

    천수림에 영물사냥터라는 표현을 쓴 것은 영물들이 우글거리는다는 뜻으로 사용한 게 아니었습니다.

    영물이란 놈들이 본래는 코빼기도 찾기 힘든데 천수림에 가면 덮어놓고 한 마리나 두 마리 정도는 있다 정도의 의미였는데 마치 바람의 나라 초보자 사냥터처럼 영물이 우글거리는 느낌으로 표현이 되어버렸네요…

    *
    [비공개]님께서 [10코인+10코인]을 후원해주셨네요.

    요새 연재주기가 엉망이 되었음에도 변치 않는 후원을 받으니 그저 죄송스러운 마음입니다.

    그러니 오늘부터는 우는 소리는 접어두고 다시 정상적으로 연재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후원 정말 감사합니다!

    다음화 보기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