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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36

    <436 – 실전적용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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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투기능 테크트리]

    -월요일 3교시, 4교시 14시~18시

    -교수 : 암스트롱

    -기사학부, 교양

    ━━━

     

    전투기능 테크트리는 하나의 판정에 복수의 기능을 연계발동 시켜서 보다 효율적으로 수월하게 행위를 성공시키는 방법을 배우는 강의다.

    어떤 기능이 어떤 행동에 도움이 되는지 충분히 궁리하고 습득하지 않으면 나무처럼 갈래를 뻗어나가는 테크트리도 무엇 하나 서로 맞물리지 못하는 앙상한 나무가 된다.

    반면, 선배나 스승의 도움으로 필요한 기능만 딱딱 골라서 익히면 적은 노력으로도 큰 효율을 보는 연계기능을 모두 발휘할 수 있다.

     

    “이번 중간고사는 시험상대에게 같은 주제에 대한 연계기능을 펼쳐서 우위를 점할수록 득점점수가 높아지는 테크트리 대결이다. 호명하는 1년생은 앞으로 나오도록.”

     

    플라톤 교수 뺨치는 거구의 암스트롱 교수가 심사석에 앉자 전속교관이 출석부를 펼쳐 한 명씩 학생을 부르기 시작했다.

     

    “첫 도전자는 <연격의 그란도>네. 오크노디가 보기에도 쟨 솜씨가 괜찮지?”

    “반마다 하나씩 숨어있는 학점사냥꾼이긴 하죠!”

     

    보통의 NPC들은 판정 하나에 연계기능 두세 개를 쓰면 많이 썼다고 할 수 있다.

    가령 찌르기의 경우.

    정직한 초보검사의 콤보는 아주 단순하다.

     

    <찌르기>

    <강타>

     

    합쳐서 강하게 찌르기!

    아무튼 더 세게 때리는 사람이 이기는 방식이다.

    조금 더 발전한 길거리 검사의 콤보는 다음과 같다.

     

    <찌르기>

    <달리기>

    <속이기>

     

    빠르게 달려들어서 한 번의 속임수를 주어 적의 행동을 유도함과 동시에 다른 부위를 찌른다.

    교묘한 속임수로 심리전의 우위를 점한 사람이 이기는 방식이다.

    여기서 더 나아간 네임드 용병검사의 콤보는 이렇다.

     

    <달리기>

    <모래피우기>

    <속이기>

    <행동예측>

    <찌르기>

     

    달려들며 검을 내지르기 전에 급제동을 걸어 땅의 모래를 잔뜩 피워 올리고, 적이 당황하며 움직일 경로를 예상하여 일격을 내지른다.

    같은 속임수에도 디테일이 더 뛰어난 사람이 승리를 거두는 방식이다.

    아카데미 하급반 학생이 되려면 이런 네임드들 사이에서도 특별한 한 수가 더해져야 한다.

     

    <연속찌르기>

    <호흡>

    <대담함>

     

    찌르기의 상위기능을 사용하고, 특별한 호흡으로 전투시간을 더욱 길게 가지며, 적의 공격을 정면으로 회피하면서 맞찌르기를 내지를 각오마저 다진다.

    어설픈 속임수는 실력과 고행으로 단련된 상위기능의 힘으로 꺾는 방식이다.

    심지어 강의를 배우면서 3개에 그치는 연계콤보도 더욱 수가 늘어난다.

     

    <상급검술>

    <대쉬>

    <연속찌르기>

    <간격조절>

    <관절 늘리기>

    <고통내성>

    <마나연공법>

     

    1학기의 원거리 병기숙달에 <신궁의 후예 스콜라>가 있다면 2학기의 전투기능 테크트리 강의에는 <연격의 그란도>가 있다.

    팔을 늘려 검의 간격을 늘리면서 순간적으로 부족해지는 힘을 마나연공법으로 지탱해서 버틴다.

    공격적인 돌진에 정밀한 검격계산, 적의 인지감각을 속이는 깜짝변칙기술에 위력약화에 대한 대비책으로 발휘하는 연공법까지.

     

    “으아아악!!”

     

    시험상대로 초빙된 푸른늑대검객단의 검수가 펼친 5연계 기능은 그란도의 몸에 생채기만을 남긴 채 처참하게 패배하였다.

     

    “굉장해! 푸른늑대 검객단은 일류검사들만 모인 스무 살 이상의 베테랑들로 이루어진 용병단인데 경험도 기술도 무르익은 강자를 정면으로 꺾다니!”

     

    헤스티아는 제 일처럼 기뻐했다.

    광전사라며 멸시하던 동업자들보다는 그래도 같이 고생했던 동기들이 더 좋은가보다.

     

    “자존심이 상하는군. 여기선 검객단의 위신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라도 내가 나서겠다.”

     

    검객단의 부단주가 앞으로 나섰다.

    기이할 정도로 검신이 기다란 검을 든 부단주의 기백에 학생들의 기가 꺾였다.

     

    파사삭!

     

    실제 대결에 나선 학생들은 더 처참하게 패배했다.

    어떤 기능에 당했는지 이해라도 하는 학생은 그나마 나았다.

    대부분은 무엇에 당했는지, 방금 뭘 펼친 것인지 이해조차 할 수 없었다.

     

    “헤스티아. 봤어요?”

    “봤지. 장난 아니네.”

     

    부단주의 찌르기 연계기술은 아주 간단했다.

     

    <푸른늑대 마나연공법>

    <고속돌진>

    <신속찌르기>

     

    남보다 강하게 신체강화의 스펙을 늘리고, 남보다 빠르게 돌진하고, 남보다 빠르게 검을 내지른다.

    빠름 하나만으로 압도하는 공세는 속임수나 잔재주 따위가 통용되지 않는 한 칼에 목숨을 건 검객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이 일격을 버텨내거나 피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암스트롱 교수는 점수를 주었다.

     

    “강자를 상대로는 살아남는 것도 장한 일이다. 무찌를 수 있다면 도전해도 좋다. 그러나 실패한다면 그만큼의 실점을 각오해야 할 거다.”

     

    진짜 목숨이 걸리지는 않았지만 목숨과 다름없는 학점이 걸렸다는 사실에 많은 학생들이 푸른늑대 검객단 부단주와의 정면대결을 꺼려했다.

    객기를 부리고 덤벼든 학생 몇몇이 부단주의 일검에 피를 보고 쓰러지며 점수까지 잃은 뒤에는 더욱 그런 풍조가 짙어졌다.

     

    “다음, 헤스티아.”

     

    도살장에 오르는 가축처럼 서글프게 발을 떼는 학생들 사이로 헤스티아만이 땅을 보고 터덜터덜 발을 내딛는 대신, 당당하게 고개를 정면으로 들었다.

     

    “다녀올게, 오크노디.”

    “헤스티아. 홈룸시간의 배움을 잊지 말아요!”

    “난 그거 그냥 힘으로 깼는데?”

    “…”

    “참고는 할게.”

     

    대련장 위에 서면서 헤스티아는 고민에 빠졌다.

    밖에서 볼 때와 직접 마주볼 때에 느끼는 위압감이 달랐다.

    연계기능 목록에 <위압감>이 포함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수준의 압박감!

     

    ‘매력이니 귀여움이니 그런 잔재주가 통용될 자리가 아니잖아.’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마하바라타 교수님의 매력심사기준은 귀여움이나 잔재주가 아니었다.

     

    -교수님… 제 주먹의 굳은살도 매력이 될 수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피와 땀만큼 매력적인 것도 없으니 롯토 양도 합격입니다.

     

    헤스티아만큼은 아니어도 노력을 멈추지 않아왔던 제국격투가 롯토 영애.

    수련의 이유가 입학 직후 개망신을 당하고 같은 제국 귀족들에게는 버려지고 변방 출신들하고도 데면데면한 사이인지라 수련 말고 달리 할 게 없어서라는 다소 슬픈 이유가 있지만…

    아무튼 하루도 빠짐없이 성실하게 수련만 해온 외톨이 롯토!

     

    ‘그래, 하루하루 꾸준히 수련해온 이 주먹과 팔힘, 몸에 익힌 기술이야말로 매력인 거야.’

     

    커다란 도끼를 들고 안으로 당겨 쥐며 자세를 취하는 헤스티아.

    나무를 가르듯이 가로로 휘둘러진 가르기가 푸른늑대 검객단 부단주의 찌르기를 향해 뻗어나갔다.

     

    <메이드용 마나연공법>

    <괴력>

    <강력>

    <저돌맹진>

    <매서운 가르기>

     

    충분히 빠르지 못해도 상관없다.

    찌르기를 받아내지 못해도 상관없다.

     

    “동귀어진?!”

    “저 1학년, 미친 건가!”

     

    단련된 내 몸이라면 일격에 쓰러지지 않는다.

    분명히 몸으로 받아낼 수 있다.

    그러니 자신만의 궤적을 끝까지 이어나간다.

     

    ‘이것이 당신이 말한 매력이겠죠, 마하바라타 교수!’

     

    자신의 성실한 매력(근력)을 믿고 찌르기를 몸으로 받아내며 펼쳐지는 가르기.

    그 충격이 두 사람의 몸에 걸린 암스트롱 교수의 보호막을 찢고 각자에게 피해를 입혔다.

     

    “이런 무식한 녀석. 같이 죽을 작정이었나?”

    “믿고 있었습니다. 제 몸은 버텨줄 거라고.”

    “실전은 이것보다 더 아프고 괴로웠을 거다. 교수의 보호막 덕분에 고통에 힘이 빠지지 않았을 뿐이야.”

    “부단주께서도 운이 좋았습니다. 보호막 없이 제 일격을 받았다면 허리가 절단 났을 겁니다.”

     

    헤스티아의 옆구리의 교복이 원형으로 말려 찢어지며 20cm 크기의 멍이 퍼렇게 들었다.

    한편, 제 우위를 확신하던 부단주의 허리춤의 옷이 퍽 갈라지며 피가 철철 흘러넘쳤다.

    길이는 고작 10cm.

    그러나 깊이가 있었다.

    헤스티아의 괴력이 보호막을 뚫고 맨몸에 상처를 입힐 정도로 더욱 강력했던 것이다.

     

    “가르기에 찌르기의 묘리를 더해 마치 암습처럼 투기를 침투시켰는가. 대단한 기교로군. 헤스티아, 자네는 2학기의 기말고사를 면제한다.”

    “!!”

    “우와아아!”

    “굉장해. 저 광전사 녀석, 저 정도로 강했던 거야?”

    “연격의 그란도도 저 정도는 못 하지 않냐?”

    “잘했어, 헤스티아!”

    “우리 원수를 갚아줘서 고마워!”

     

    쏟아지는 찬사를 받으며 기말고사 면제를 받고 돌아온 헤스티아.

    그녀의 기쁨에 벅찬 발걸음과 시선은 그녀를 의심하고 경계해왔던 다른 학생들이 아닌 언제나 한결같이 그녀를 믿고 지지했던 오크노디에게 향했다.

     

    “오크노디. 네 조언이 도움이 됐어.”

    “엣. 정말요?”

    “확실해. 부단히 수련해온 자신의 매력을 믿으면 오크노디도 절대로 패배하지 않을 거야.”

    “!”

     

    오크노디의 얼굴에 느낌표가 떠오르듯이 강렬한 깨달음의 기색이 스쳤다.

     

    “부단주마저 꺾는 강자가 나올 줄이야. 후학들의 재능을 살펴보고 추후의 영입제안을 위해 동참했지만 이래서는 두고 볼 수만은 없겠군.”

     

    강력한 검객들과 학생들 사이에서도 독보적인 강함을 자랑하던 부단주.

    그런 부단주조차 존재감이 짓눌릴 정도로 거대한 위압감과 함께 외팔이 검객이 앞으로 나섰다.

     

    “검성 라인하르트와 백합을 겨룬 끝에 패배한 자. 오른팔을 잃고도 다시금 검객단의 정상의 자리를 되찾은 자. 내가 바로 푸른늑대 검객단의 단주다.”

     

    단주의 눈이 아직 출전하지 않은 학생들을 한 바퀴 둘러보는 것만으로 모든 학생들이 주눅 들었다.

    암스트롱 교수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단주에게 말했다.

     

    “애들 싸움에 너무 진심이 되지 않았나.”

    “상관없다. 이중에 하나, 사선을 넘나든 검귀의 기운을 지닌 자가 있으니까.”

     

    단주의 왼손이 검집에서 뽑지 않은 검으로 한 사람을 가리켰다.

    그 끝에 기다리는 사람은 강의실에서 가장 작은 여학생.

     

    “저요?”

    “나와라. 한 수 가르쳐주마.”

     

    얼짱각도로 턱을 낮추고 귀엽게 눈을 뜨는 연습을 하고 있던 오크노디였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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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아카데미 흑막의 딸이 되었다
Score 4.2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From the side, she looks pitiful and worn out, but in reality, she’s living her joyful survival story in the world of games.

But how can someone’s name be Okno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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