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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38

       

        

        

        

        

        

        

        

       -[알림 : 현 시간부로 전투가 시작됩니다. 각 섹터를 점령하고 적의 탈환을 방어하십시오.]

        

        

        

        뿌우우우-!

        

        귓전 뿐만이 아닌 심장 자체를 두드리는 듯한 쇼파르 소음. 게임이 시작됨과 동시에 깎아지를 듯한 절벽 위에 건설된 거대한 대성당 부지 전체가 웅장한 음색으로 메워졌다.

        

        허공에서부터 휘돌아 내려온 화면 캠이 각자의 자세를 취하고 있는 여섯 명의 유저를 비추는가 싶더니 이내 내 뒤통수로 빨려들어간다.

        

        

        한참도 전에 사람의 손길이 끊겼음을 여실히 보여주듯 주변은 고요했다.

        

        깨져버린 스테인드글라스와 삭아서 무너진 나무 문, 한때는 있었으나 유실된 지 오래인 고풍스러운 형태의 낙하 방지용 석재 펜스…그리고 그 사이에서 태고의 멋을 그대로 간직한 버려진 대성당이 나를 포함한 여섯 명을 맞이하고 있었다.

        

        그 와중 옅은 물안개가 사라지며 그 사이에서 용이 튀어나왔다. 기이하게도 글로리 앤 아너에는 비록 배경이라고 하지만 용이 존재했다.

        

        

        

       “사전에 논의한대로 가봅시다. 유진 유저님은 단독으로 C로 향해주시고, 저희는 바로 B로 가겠습니다. 점령하는대로 금방 지원을 갈 거니 너무 부담 가지지는 마시고.”

        

       “네네.”

        

       “그럼 다들 잘해봅시다!”

        

        

        

        흙먼지가 비산하며 여섯 명 분량의 발자국이 지면을 힘차게 밀어냈다.

        

        한 박자 늦게 이들의 뒤를 따라서 이동을 시작했다. 주변을 확인했다. 기억하기로는 이 맵은…각 섹터의 배치가 실로 기묘하게 되어있는 곳이기도 했다 –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대성당만큼 공평하다고 할 만한 맵은 몇몇을 제외하곤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야만 할까.

        

        

        아군의 리스폰 지점을 알파, 적의 리스폰 지점을 오메가라고 가정하자.

        

        이때 A, B, 그리고 C와 알파 사이의 간격, 그리고 오메가 사이의 간격은 동일했다. 맵의 구조도 그만큼 간단해다. 아마 맵의 정중앙을 기준으로 반으로 접는다면 알파와 오메가는 겹칠 것이며, 종이를 다시 폈을 때 남는 중앙선에는 A와 B, 그리고 C가 찍혀있을 것이었다.

        

        

        정면에 있는 대성당을, 그리고 그 안의 공동을 B라고 했을 때 C는 우측에 존재했다.

        

        그닥 크지 않은 공터라고 해야 할까, 그러나 오랫동안 사람의 발자취가 닿지 않았다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매끈하게 깎인 돌바닥 – 심지어 무늬까지 들어간 – 과 일종의 의식을 치르는 제단 비스무리한 것까지 설치되어 있어 비주얼적으로 심심하지는 않았다.

        

        들고 있는 무기가 무기였던만큼 C에 도착하는 속도는 이 세션에 있는 그 누구보다도 빨랐지만, 아쉽게도 그건 내게 있어 큰 어드밴티지가 되지 못했다.

        

        

        정면을 보았다.

        

        그리고 눈 앞이 검어졌다.

        

        

        

       ───팟!

        

        

        

       “…응?

        

        

        

       -?????????????

       -아니 왜 갑자기 사슬낫이 손에 들려있죠?

       -ㅅㅂ 설마 저걸 잡은거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아니 눈 앞에 뭐가 날아다니길래 잡았는데 사슬낫이었다니까요?

        

        

        

        철그럭.

        

        갑자기 뭔가 날아드는 것 같길래 왼손에 든 단검으로 막았다.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어 보자 날카로운 사슬낫이 미간을 관통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별 신경 안 쓰고 건너편을 바라보자, 어쩐지 매우 당황한…클래스 – 닌자와 무사가 있었다.

        

        두 자루의 사슬낫을 자유롭게 쓰는 닌자, 그리고 카타나 두 자루로 이도류를 구사하는 무사. 고개를 들어 두 명의 무장과 갑옷을 살폈다. 둘 다 경무장이었으나 닌자 쪽이 좀 더 갑옷이라고 할 만한 무언가를 껴입고 있었다. 무기 자체가 가벼우니 그런 건가 싶기도 했다.

        

        좌우지간, 여기서 막았다는 것은 낫을 회수할 수 없도록 단검의 날로 사슬낫을 붙들고 있다는 뜻이었다.

        

        

        

       ───끼기긱…!

        

        

        

        회수하려는 사람과 막는 자의 힘겨루기가 이어진다.

        

        당연하게도 한 번 던진 사슬낫은 반드시 회수해야만 했으나, 본디 낫이란 안쪽으로 굽어진 ㄱ자 모양이 국룰이었다 – 다시 말해 한 번 어딘가에 걸리면 다시 회수하는 것이 어렵단 소리.

        

        그러나 저들의 당황은 그리 길지 않았다. 사슬낫의 회수가 어렵다는 것을 알았는지 닌자는 되려 내 정면으로 달려오기 시작했고, 무사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서로간 거리가 그리 멀지 않았기에 양쪽의 거리는 몇 초도 안 되어 제로로 수렴할 예정이었다.

        

        그 꼬라지를 보며, 나는 오른손의 단검을 잠시 공중으로 던진 뒤 아직 내 단검과 얽혀있는 사슬낫을 오른손으로 잡아 – 달려오는 무사를 향해 투척했다.

        

        

        

       “어윽!”

        

        

        

        챙강!

        

        철과 철이 마찰하며 불꽃이 터져나왔다. 당연하겠지만 얼굴에 크리티컬 대미지를 입고 싶지 않았던 무사는 검을 들고 있던 왼손으로 날아드는 사슬낫을 막았지만, 당연하게도 이 와중 잠시나마 앞을 볼 수가 없게 된다.

        

        다시 말해, 파고들 틈이 생긴다는 소리였다.

        

        눈 한 번 깜빡이는 사이에 3m의 거리가 순식간에 좁혀졌다. 놀랍게도 이 역시 역보정의 결과물이었다 – 물론 현실에서도 이런 행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놀랍게도, 무사의 목에 칼날을 꽂아넣으려는 내 시도는 꽤나 허망한 형태로 실패를 맛보고야 말았다.

        

        

        

       ───퍽!

        

        

        

       “으악!”

        

        

        

        내가 내지른 비명소리가 아니었다.

        

        무사였다.

        

        삽시간에 날아든 닌자의 발차기가 무사의 옆구리를 강타했고, 그는 말 그대로 C의 바닥에 나동그라진 채 신음을 흘려댔다. 옆에 있던 유저가 절체절명의 순간 그를 구해낸 것이었다.

        

        그 와중 오른손에 들린 사슬낫이 기묘한 궤도를 그리며 허공에서부터 기요틴처럼 날아들지만, 궤도를 읽고 그 사이에 단검을 끼워넣는 순간 재차 불꽃이 튀어올랐다. 그 사이 오른손으로 들고 있던 단검을 얼굴에 집어던졌고, 닌자는 왼손에 든 무기로 이를 막아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다음 순간 나의 오른발이 턱으로 날아들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모양이었다.

        

        

        

       “컥…!”

        

        

        

       -거봐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래놓고 자기따라서 단검쓰는사람 안생기길 바라네 무친룐아 ㅋㅋㅋㅋㅋ

       -내가 판타지소설만 맨날 쳐읽어서 아는데 이런애들이 보통 단검 두자루만 가지고 나중에 용병왕되고 대제국 건국함 ㅋㅋ

       -왜 패배의 상징이 세명이나 있는데 한명은 맨날 이기기만 하냐????

       -그대신 지는놈이 2명이잖아 ㅋㅋㅋㅋ

       -와 지는놈도 쌍이네 ㄷㄷ

        

        

        

        간신히 뒤로 넘어지지 않은 걸 칭찬해줘야만 할까.

        

        닌자 유저가 대략 예닐곱 발자국 정도 뒤로 후퇴하고 있는 꼬라지를 보며 사슬낫에 부딪혀 이제 막 바닥으로 떨어지려는 단검을 회수하고 – 그대로 몸을 돌려 이쪽을 향해 달려들던 무사에게 또다시 투척. 아쉽게도 이번에도 왼손에 든 검에 막혔다. 같은 쌍검은 이래서 곤란하단 말이지.

        

        하지만 그 짤막한 사이 앞으로 달려드는 척하면서 오른손 사선 내려베기를 흘려보낸 뒤, 그대로 돌격하여 무사의 몸통박치기를 몸을 빙글 돌려 왼쪽으로 회피. 그러면서 왼손의 단검을 다리 뒤편에 또 집어던졌다.

        

        이번에는 실로 정확하게 들어갔다.

        

        무릎 뒤편에 깊숙히 박힌 칼날은 상당한 기동성의 저하를 불러일으키리라.

        

        

        그보다도 앞서 던졌던 단검을 땅바닥에서 빠르게 회수한 다음, 나를 포위하듯 둘러싼 두 명을 보며 앞으로 어떻게 교전을 풀어나가야만 할지를 생각했다.

        

        

        

       “흠….”

        

        

        

        일단 저 닌자의 턱을 돌려버리도록 할까.

        

        그리 생각하며 수평으로 날아오는 왼쪽 사슬낫을 단검으로 튕겨내고, 이어 다른 하나는 – 오른손의 건틀릿으로 잡는다.

        

        

        

       “아니, 이런 미친!”

        

       “얌전히 이리로 오시길.”

        

        

        

        이젠 내가 사슬낫을 잡아당길 차례였다.

        

        보통 닌자는 사슬을 손목에 감고 다니는 경우가 많았고, 그리하여 해당 유저는 오른손으로 무기를 잡아당기자마자 속수무책으로 끌려오기 시작했다. 당연하겠지만 기껏 손에 들어온 무기를 놔줄 이유는 없었고, 닌자 유저는 자기 무기인 사슬낫에 공격당할 위기에 처했다.

        

        아쉽게도 위기만으로 끝나지 않을 예정이었지만.

        

        단검으로 튕겨내었던 반대쪽 사슬낫을 빠르게 회수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안쪽으로 파고드는 것이 훨씬 빨랐고, 그 와중 왼손에 들고 있었던 단검은 상대방 기준 오른쪽 팔목을 관통한 지 오래였다.

        

        반대쪽 손마저 무력화시킬 때가 왔다.

        

        오른손에 들고 있던 사슬낫이 닌자 유저의 왼쪽 팔뚝을 완전히 뚫어버렸다.

        

        

        

       “끄윽…!”

        

        

        

        그그극!

        

        지면이 뒤로 밀리며 양쪽 손이 강제로 봉인당한 닌자가 힘겹게 비명을 토해냈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오른손을 강하게 아래로 끌어내리자마자 사슬낫이 왼쪽 팔목의 뼈를 부수고 살을 찢으며 – 물론 실로 많은 검열이 들어가있었다 – 튀어나왔고, 그는 이내 대성당의 벽면까지 밀려버렸다.

        

        왼손을 잃고 오른손도 멀쩡하지 않은 이상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자신의 무기가 목구멍을 파고듬과 동시에 그는 리스폰창으로 사출되었다.

        

        남은 건 단 하나였다.

        

        

        

       “…지금이라도 봐주면 안 되냐고 물어보면 안되겠죠?”

        

       “하하. 명예로운 결투에 그런 게 어딨나요.”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살려주세요

       -이거 메카비얌1호년이 했던말같은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시발 1 : 2를 1분만에 컷내버릴줄은 몰랐지 무친련아….

       -선생님 상대방이 뭔 무기를 쓰는지 보여주겠다면서 왜 단검 쓰는거만 보여주세요 ㅅㅂ

        

        

        

        뭐어, 뒷일은 나도 모르겠다.

        

        절뚝거리는 무사를 바라보며 왼손에서 오른손으로 넘겨잡은 단검을 한 바퀴 돌렸고, 그 순간 그대로 돌격했다.

        

        당연하겠지만 1분도 지나지 않아 C에는 나밖에 남아있지 않았지만.

        

        

        

        

        

        

        

        

        

        

        

        

        

        

        

        

        

        

        

        

       “…아니, 선생님. 왜 랭겜이 아니라 일겜에서 이러고 계세요.”

        

       “아, 지금 글로리 앤 아너 광고 방송 중이라서 어쩔 수 없다고나 해야 할까….”

        

       “세상에나, 진짜.”

        

        

        

       -촌철살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윾진쌤 굳이 이런저런 모드 소개 안해줘도 어차피 글아너 할사람 많아요 ㅋㅋ

       -소신발언)그냥 랭겜돌리면서 1등찍는거만 해도 광고방송 끝이다

       -아 ㅋㅋ 어차피 유입들은 글아너 고인물들이 알아서 챙겨준다고 ㅋㅋ

       -선생님 그냥 가서 입소문이나 내십쇼

        

        

        

        시산혈해.

        

        그런데 이제 적군의 피와 몸뚱이로만 이뤄진.

        

        어쩐지 어디서 많이 본 것만 같은 광경이지만, 이번에도 딱히 다르지 않았다는 점이 반전 아닌 반전이라고 할 수 있었다 – 시체들은 비정상적으로 깨끗했다. 어딘가 거칠게 뜯겨나가거나 통째로 잘려나간 것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이번에도 마치 금색 물감을 가지고 액션 페인팅을 한 것마냥 난장판이었을 뿐.

        

        이미 적 팀은 A나 B, 혹은 C로 돌격하는 대신 리스폰 구역에 모여 서렌 투표를 시행하고 있었고, 나는 B에 앉아 거의 다 써버린 스태미너를 꾸역꾸역 회복하고 있었다.

        

        

        

       “…진짜 신체능력에 역보정 건 거 맞긴 해요?”

        

       “그러게요. 저는 분명 걸었는데 왜 다들 아무도 안 믿는지 궁금하긴 하네요.”

        

        

        

        당연하겠지만, 애초에 역보정이 없었더라면 내가 지금 들고 있는 무기도 달랐을 거고, 이번 판은 최소 5분 전에 종료되었을 것이었다.

        

        현 시점에서 내 몸뚱아리의 신체능력은 대략적으로…3대 450을 아슬아슬하게 치는 느낌이라고나 해야 할까. 물론 이곳에 있는 다른 유저들의 피지컬 또한 그와 동일하게 조정되어 있었다. 애초에 게임사가 제공한 역보정 데이터도 모든 유저의 값을 가져와 사람 수대로 나눈 것을 기준으로 했고.

        

        요컨대 평균치 그 자체라는 소리였다.

        

        단지 문제는 동체시력이었다.

        

        

        

       “진지하게 말하는 건데, 유진 씨가 단검술 모션이랑 교범 같은 거 만들면 신규 유저 한 10만 명은 더 들어올 것 같아요.”

        

       “아쉽게도 그건 불가능할 것 같네요.”

        

       “아…왜요?”

        

       “기밀 누설로 잡혀갈지도 모르거든요.”

        

        

        

       -???????????????

       -아니시1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친거아냐 ㅋㅋㅋㅋㅋ

       -씌1벌 선생님 혹시 여태까지 유저 패잡고 있던 방법론이 전부 특수부대 CQC 교범에서 나온 거였어요????

       -?? : 그래서 니들이 뭘 할 수 있는데 ㅋㅋ 그냥 얻어맞는 거 말고 뭘 할 수 있냐고 ㅋㅋ

        

        

        

        반은 농담이고 반은 진담이었다.

        

        당연하겠지만 내가 익힌 근접 격투술은…토대 자체는 미군 특수부대원의 나이프 파이팅 교범이긴 했으나, 대전쟁을 겪으면서 이 역시도 몇 번이고 진보하여 개정판이 나왔고, 다시 말해 지금 내가 익힌 것과 이 세계의 미국 SOF가 가지고 있는 CQC 교범이랑은 차이가 꽤 날 것이었다.

        

        그래서 잡혀가지는 않겠지만…그게 중요한가. 어쨌든 이걸 정식으로 가르치는 건 불가능하다는 소리였다.

        

        

        그러던 와중 적 팀이 극적인 의견 일치를 보았고, 웅장한 뿔피리 소리가 다시금 들려오며 눈 앞에 아군이 승리했다는 문구가 떠올랐다.

        

        상대가 완전히 항복했기 때문이었다.

        

        카메라는 어느새 대성당의 한복판을, 그리고 그 가운데를 위풍당당하게 걸어나오는 여섯 명의 인원을 조명했고, 그 가운데서 내가 한 번 더 걸어나오더니 머리 위에 대놓고 ‘전장의 지배자’라는 글씨가 떠올랐다.

        

        그와 동시에 이어지는 최고의 플레이 상영.

        

        

        

       ‘…이거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세상이 실로 기묘하기 짝이 없었다.

        

        좌우지간 방금까지도 함께 등을 맞댔던 유저들이 완전히 떠나가고, 내 캐릭터는 반쯤 뱉어지듯 로비로 다시 나왔다.

        

        음, 뭐라고 해야 할까.

        

        차분하게, 그리고 최대한 뻔뻔하게 입을 열었다.

        

        

        

       “대충 이런 게임입니다.”

        

        

        

       -그러시겠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광고방송이야 유진매드무비 2탄 촬영장이야 ㅋㅋㅋ

       -아니 보통 영업 이렇게 하는 게 맞긴 한데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니까 쌍검 쓰려면 저 정도는 해야 들고다닐 수 있단 거죠?

       -역효과가 날 수도 있고 안 날 수도 있습니다www

        

        

        

        뭐, 딱히 틀린 말은 아니니 괜찮지 않을까.

        

        좌우지간, 그 후로도 이런저런 말을 덧붙이며 글로리 앤 아너의 게임 설명을 조금 더 자세하게 이어갔다 – 물론 시청자들이 듣는지 안 듣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 . 어쨌든 오늘은 시스템도 그렇거니와 이런저런 게임플레이를 많이 보여줄 요량이기도 했으니….

        

        일반 게임 위에서 잠깐 손이 휘돌다가 이내 아래로 내려간다.

        

        랭크 게임.

        

        

        잠시 망설인 끝에, 그것을 손가락을 꾹 찍어눌렀다.

        

        

        

       “…뭐, 이것저것 말이 길긴 했지만…아무래도 여러분이 가장 좋아하는 건 바로 이거겠죠.”

        

        

        

        좌르륵 펼쳐지는 랭크 플레이 가능 모드.

        

        그 사이의 도미네이션 버튼을 망설임 없이 꾹 누르자, 머리 위에서 타이머 비스무리한 것이 회전하며 배치고사가 시작되었다.

        

        이미 채팅창은 축제 시작이었다.

        

        고개를 슬그머니 돌리며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여러분들이 원하는 걸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기나긴 등반의 시작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실버-골드-플레-다이아-마스터-그마를 차례대로 거슬러가며 머리를 깬다

    유진의 상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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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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