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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38

       *** ***

         

       무림맹에서 초대장이 날아오는 것이 시간문제다.

         

       그렇게 생각은 했지만 무림맹의 초대는 내 생각보다도 빠르게 이루어졌다.

         

       바로 다음 날 무림총회 자리에 초대되었으니까.

         

       “낭인 호천안이라고 합니다.”

         

       포권을 해 보인 뒤 고개를 들어 대전에 있는 문파 대표들을 바라보았다.

         

       그 중에서는 익숙한 얼굴들도 있었으니 당가의 대표로 나온 풍영대주나 점창파의 대표로 나온 운종 선사님과 모용세가의 대표로 나온 모용서.

         

       오래간만에 익숙한 얼굴을 보니 반가움이 밀려왔지만 인사는 나중에 해야 할 일이었다.

         

       “모두들 어째서 뇌검낭인이 지금 이 자리에 있는지 궁금할 것이오.”

         

       대전의 모두는 너나할 것 없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대외적으로 나와 혈교의 접점이라고는 모용세가 섬서분타에서 혈교의 음모를 제지한 것 말고는 없을 테니까.

         

       “여기서부터는 제가 설명드려도 되겠습니까?”

         

       “그러시게나.”

         

       “반갑습니다. 무림 동도 여러분. 제가 이 자리에 있는 이유를 단도직입적으로 설명드리자면 지금까지 제가 파악한 혈교의 전력과 정보를 공유하고자 위함입니다.”

         

       문파 대표들의 표정에는 내가 왜 혈교의 전력을 알고 있느냐는 의문이 떠올라 있었지만 이내 그 의문은 경악으로 바뀌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제가 파악한 혈교의 영물 전력은 최소 8마리이며 최대로 따지자면 스무 마리에서 서른 마리 정도입니다.”

         

       “뭐, 뭐라…?!”

         

       “그런 터무니없는…!”

         

       “지금부터 그 근거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나는 차분하게 제갈세가를 찾아간 뒤의 일을 풀어냈다. 제갈세가에 진법을 의뢰하고, 제갈영명의 소개로 서문연을 찾아가 진법을 완성했으며 그 뒤에 영물에 대한 정보를 얻어 영물들을 하나하나 추적했다는 사실을 입에 담았다.

         

       문파 대표들의 입이 떠억 벌어졌다.

         

       “그 많은 영물에 대한 정보를 어찌 접했단 말인가.”

         

       “그보다 그 많은 곳을 다 돌아보았다는 것이 더 놀랍군.”

         

       나는 차근차근 그들의 의문점을 해소해 주었다.

         

       “정보에 관해서는 유능한 동료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저와 현재 일행들이 사용하는 비천마차는 당가의 고속마차입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성능이 뛰어난 것이라 할 수 있겠지요.”

         

       내가 어떤 소문을 듣고 영물과 영물의 보금자리를 찾게 되었는가.

         

       그리고 어떤 경로로 어떻게 움직였으며 무슨 증거를 찾아냈는가.

         

       그 모든 이야기를 풀어내니 믿기 어려워하던 문파 대표들도 점차 납득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모든 대표가 나에 대한 의심을 깨끗하게 걷어낸 것은 아니었다.

         

       비천마차의 기동력이야 이제 중원 각지에서 목격담이 많이 퍼진지라 큰 의심을 받지는 않았지만.

         

       월복당의 정체를 드러낼 생각은 없었으니 정보 입수 경로에 대해서는 뭐라 설명할 길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내게는 대표들을 납득시키기 위한 충분한 물증이 있었다.

         

       “이 내단들이 바로 지금까지의 여정이 사실이라는 증거입니다.”

         

       나는 품에서 목함을 꺼내 세 개의 내단을 대전에 내놓았다. 당도연이 보존처리만을 한, 가공되지 않는 날것 그대로의 내단.

         

       내단 세 개가 한번에 기운을 드러내자 대전에는 묵직한 공기가 가득 차올랐다.

         

       “으음.”

         

       “정말이로군.”

         

       내 행적을 증명하는 물증에 의혹의 시선이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나를 향한 의심의 시선이 사라진 자리에 차오르는 것은 당혹스러움이었다.

         

       “영물이 서른 마리라니?”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내 정보가 시사하는 혈교의 강함은 무림맹이 상정했던 범위를 한참이나 넘어서는 재앙이었으니까.

         

       “모두 정숙하시오.”

         

       무림맹주 연천백이 소란을 정리했다.

         

       “상황은 최악을 가정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오. 뇌검낭인께서 전해주신 정보를 토대로 대책을 세우고자 하는데 이에 동의하시오?”

         

       문파 대표들은 마지못해 한명, 두명 고개를 끄덕였다.

         

       “우선은 지난 안건에 대한 이야기부터 나누어야 순서가 아닐까 싶소. 산동악가를 주축으로 보타문의 탈환을 진행하려던 건 말이오.”

         

       “산동악가의 진법대는 물론이고 본가 역시 큰 피해를 입었다 하지 않았습니까?”

         

       “그렇소. 금일 전해진 소식에 따르면 혈교의 무리는 점거 대신 철수를 택했다고 하오.”

         

       산동악가가 공격당했는가.

         

       그나마 즉전력이라고 할 수 있는 패가 날아갔다는 소식에 입맛을 다셨다.

         

       무림맹에 가입할 수 있을 정도로 체급이 있는 문파 중에서는 드물게 영물 사냥에 열을 올리는 세가였는데 결국 혈교의 우선 공격대상으로 지목된 모양이었다.

         

       “산동악가에서는 빠르게 철수한 그들이 어째서 보타문을 점거하고 있는지도 의문이오.”

         

       “후우, 다른 세력들을 꾀어낼 미끼가 아닐까 싶습니다.”

         

       미끼라.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였다.

         

       하필 보타문을 습격하고 점거했다는 것 역시 그런 주장에 신빙성을 더해줄 요소이기도 하고.

         

       사회적 통념으로 바라보면 여인들로 이루어진 보타문은 동정 여론을 받기도 쉬우니까.

         

       “혈교가 영물을 열 마리만 보유했다 치더라도 충분히 각지에 흩어 놓을 수 있으니 어느 문파의 진법대가 자리를 비웠다는 소식을 접하면 그 빈틈을 노릴 수 있겠군요.”

         

       “예. 아무리 혈교의 영물이 강력하다고는 하나 진법대와 원로 고수들이 동시에 지키고 있는 문파들을 뚫어내기는 어려울 테니까요.”

         

       동시에 보타문을 혈교가 점거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무림맹이라는 단체를 흔드는 공격이기도 했다.

         

       무림맹이 결정된 이래 무림맹의 대외적인 성과라고는 비무대회를 몇 번 개최한 것이 전부일 뿐. 실질적인 실적이랄 것이 하나도 없었다.

         

       무림 전체가 공동으로 대응해야 할 일이 없었으니 무림맹의 활약상 역시 없을 수밖에 없다는 표현이 정확하려나.

         

       이번 혈교의 준동에서 무림맹의 첫 활약이라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

         

       기라성 같은 문파들을 모두 모은 연합체이니 기본적으로 무림맹을 향한 기대치가 높을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런 상황에서 제대로 된 활약을 보이지 못한다면 그만큼 무림맹의 이름값은 크게 떨어지고 활동도 위축되겠지.

         

       그러니 보타문의 탈환은 무림맹 입장에서는 해결해야 할 필수 과제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 보타문의 탈환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지원이야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보타문 탈환을 위한 새 진법대를 구해야겠군요.”

         

       “허나..”

         

       진법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대전이 조용해졌다.

         

       진법대가 문파를 비우면 자파가 공격받을수도 있는 상황이다.

         

       어느 대표가 자파의 진법대를 보타문 탈환에 동원하려 들까.

         

       그리고 내 예상으로는…지금 문파 대표들이 침묵하는데는 또 다른 이유 역시 한 몫 하겠지.

         

       “후우,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청성파의 대표가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본파의 무력대가 실전에 투입되기 위해서는 조금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포달랍궁에서 흑갑토룡을 잡기 위해 동원된 수라나한진. 수라나한진을 구성한 수행자들의 진법 숙련도는 높지 않았다.

         

       만약 처음 만났을 때의 그 수준으로 흑갑토룡의 사냥에 나섰다가는 사냥이 아니라 중상자와 사상자가 난무하는 사투가 되었겠지.

         

       진법대의 진법 숙련도가 떨어지는 건 비단 포달랍궁만의 문제일까.

         

       “본파에서 직접 영물을 상대해 본지도 어언 수십 년이 지났지요. 그런 상황에서 무턱대고 실전에 투입할 수는 없다는 것이 본도의 판단입니다.”

         

       그냥 현 무림의 분위기 자체가 방진을 등한시하는 쪽으로 흘러간 것이다.

         

       무인에게, 아니 사람들에게 더이상 영물의 존재는 큰 위협이 되지 않았으니까.

         

       수십 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일을 누가 열과 성을 다해 준비할까.

         

       각 문파의 합격방진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은 조용한 대전의 상황만 봐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본진을 비워야 한다는 부담감에 더해 기껏 출격시킨 진법대가 혈교에게 패퇴하거나 크게 타격을 입기라도 하면 그야말로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될 테니 함부로 나설 수 없었다.

         

       그리고 이런 무림맹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내가 예상했던 그대로였다.

         

       “제가 발언해도 괜찮겠습니까.”

         

       “으음. 물론이오.”

         

       연천백의 허락에 나는 대전 중앙으로 나섰다.

         

       “저 많은 영물을 모으기 위해 혈교가 투자한 세월이 얼마일까요? 모르긴 몰라도 적지 않은 세월을 투자했을 겁니다. 그 긴 시간 동안 무림정복을 위해 계속해서 최적의 계획을 가다듬었을 터이니 그 계획을 깨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허면 뇌검낭인께서는 어찌해야 된다 생각하시오?”

         

       성질 급한 대표 한 사람이 나를 채근했다.

         

       “혈교가 보타문을 점거한 것은 무림맹의 입지를 무너뜨려 무림 전체의 대응력을 떨어트리겠다는 속셈이지요. 그러니 빠르게 보타문을 탈환하며 혈교의 첫 포석을 깨트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무림맹에게 필요한 것은 시간이고 혈교의 계획을 크게 어그러뜨리는 것이야말로 시간을 버는 가장 유효한 방법이니까요.”

         

       무림맹의 문파들은 하나같이 무림에서 이름난 절진을 보유하고 있다.

         

       진법의 숙련도만 끌어 올릴 수 있다면 혈교의 영물들에게도 충분히 승기를 잡을 수 있다.

         

       현세대의 진법 숙련도가 엉망이라 할지라도 과거 영물과 싸웠던 경험이 있는 원로들이 그들을 이끌어 줄 것이다.

         

       시간은 무림맹의 편인 셈이다.

         

       내 발언을 들은 몇몇 대표들이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빠르게 보타문을 탈환해야 한다는걸 누가 몰라서 이러고 있느냐고 말하고 싶은 표정.

         

       “그 말에는 동의하오. 허나, 그 핵심인 진법대가…”

         

       “여기에 있지 않습니까.”

         

       나는 나를 가리켰다.

         

       “뇌검낭인께서…?”

         

       모두가 눈을 휘둥그레 떴지만 나는 무림맹에 도착하기 전부터 내가 직접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혈교의 계획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변수가 필요했다.

         

       오랜 기간 영물을 길들이고 인내하며 무림정복을 꾸며온 혈교의 계획을 넘어설 변수.

         

       “당장 수 개월간 세 마리의 영물을 잡아 실전 경험이 풍부하며, 동시에 아무 곳도 지킬 필요가 없어 자유로이 움직일 수 있는 진법대 말입니다.”

         

       그리고 최근 오성진을 익힌 나와 일행들이야말로 혈교가 결코 예상할 수 없는 변수 그 자체였다.

         

       “저와 일행들이 진법을 완성한 건 최근의 일. 혈교라도 그 사실을 알 리가 없습니다. 그 점을 이용한다면 혈교에게도 한 방 먹일 수 있겠지요.”

         

       “…과연. 전략적으로 활용할 여지는 충분히 있겠습니다.”

         

       “목적을 숨긴 채 안전하게 보타문 인근까지 이동할 수도 있겠군요.”

         

       그리고 내 제안은 무림맹에서도 거절할 이유가 없는 제안이었다.

         

       “그래도 다섯 명이서 이룬 방진으로 과연 검치호를 상대해 낼 수 있을지…”

         

       “영물을 사냥한 실적이 있지 않습니까. 맹의 무인들을 붙여 보조한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이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고 봅니다.”

         

       급작스러운 제안이었던지라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지만 결국에는 찬성 쪽으로 기울었다.

         

       연천백이 중론을 확인한 뒤 고개를 끄덕이며 나에게 포권을 해 보였다.

         

       “무림맹의 맹주로서 정식으로 묻겠소. 무림의 안녕과 평화를 위하여 무림맹과 함께 혈교의 무리와 영물을 물리치는데 협조해 주시겠소이까?”

         

       “물론입니다.”

         

       비천마차의 다음 목적지가 보타문으로 정해졌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
    또 며칠만에 찾아뵙게 되었네요.

    이젠 죄송하다는 말도 함부로 쓰기가 힘들 지경이 되었군요.

    연재는 느려터졌지만..그래도 본래의 페이스를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있습니다….

    *
    [비공개]님께서 [10코인]을 후원해주셨네요.

    연재주기가 엉망이 되었음에도 한결같이 10코인을 보내주시니 그저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후원을 받으니 힘이 나네요.

    후원 정말 감사합니다!

    [비공개]님께서 [100코인]을 후원해주셨네요.

    닉네임이 흠칫하게 되네요. 요새 폼이 안 좋긴 하지만 절대 연중만은 택하지 않겠습니다!

    후원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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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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