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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39

       *** ***

         

       보타문 탈환작전이 세워졌다.

         

       보타문의 생존자들을 혈교의 무리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하여 구호대를 파견하는 척 물자와 무인들을 절강으로 보내고 나와 일행들을 그런 구호대와 관련 없는 척을 하며 독자적으로 절강으로 향한다.

         

       그리고 보타문 인근에서 합류해서 그대로 보타문에 있는 검치호를 급습한다는 것이 작전의 큰 틀이었다.

         

       작전상 따로 이동한다고 표현했지만 실제로는 적당한 거리만 유지한 채 함께 행동하게 될 것이다.

         

       나나 무림맹의 구호대나 이동중에 혈교의 표적이 될 가능성은 충분했으니까.

         

       그러니 일단은 무림맹의 준비가 될 때까지 대기 상태였다.

         

       나는 대전에서 결정된 사안들을 일행에게 알려 주었다.

         

       “아, 가기 싫은데…너만 좀 다녀와라.”

         

       “언니, 언제 철들 생각입니까?”

         

       “아악! 대주를 만나 봐야 잔소리밖에 더 듣겠냐고!”

         

       당도연이 설득을 포기하고 당소열의 뒷목을 잡았다. 당소열이 땡깡 부리는 아이처럼 마구 발버둥을 처보았지만 무늬만 절정인 당소열이 내실 꽉찬 초절정인 당도연의 상대가 될 리가 있겠는가.

         

       질질 끌려가는 당소열.

         

       그런 당소열을 보며 쓴웃음을 짓고 있던 혁기린과 여일예가 입을 열었다.

         

       “저희도 슬슬 출발하겠습니다.”

         

       “예. 해후를 나누고 오시지요.”

         

       오랫동안 나와 함께해온 일행들이다. 나와 함께했다는 건 그만큼 가문이나 문파와는 멀리 떨어져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또한 나와 함께 오성진을 이루어 혈교의 무리에 맞서기 위해서는 문파와 가문의 승낙도 필요한 일이었다.

         

       개인적인 해후도 풀 겸, 문파와 가문에 자신의 뜻을 전달할 겸, 당도연과 당소열, 그리고 여일예와 혁기린은 무림맹에 있는 동안 각자 문파와 가문의 숙소에서 지내기로 했다.

         

       “선배, 작전이 시작되기 전까지 합류할게요.”

         

       흑묘도 이번 기회에 월복당 지부를 방문하기로 했다. 중원 중의 중원이라 할 수 있는 하남에는 본거지 못지않은 지부가 있는 모양. 흑묘도 오랜 기간 자리를 비웠으니 월복당에서 해결해야 할 일들이 잔뜩 쌓여 있겠지.

         

       “그래. 잘 다녀오고.”

         

       “쓰읍…불안한데..”

         

       흑묘는 복잡한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다 무림맹의 대전 쪽을 바라보고는 다시 숙소 쪽으로 시선을 두었다.

         

       “뭐, 생선가게를 지킬 사람이 필요한 건 사실이고…사람이 없으면 고양이라도 지켜야지.”

         

       “음?”

         

       “됐어요. 속은 시커매도 이런 부분에서는 또 믿을 만 할테니까.”

         

       흥 하고 콧방귀를 뀐 흑묘가 무림맹을 떠났다.

         

       그리고 흑묘가 말한 의미를 되짚어 볼 새도 없이.

         

       “뇌검낭인님. 악양파의 대표, 경월수 대협께서 찾아오셨습니다.”

         

       “소림사의 목정 선사님께서 기별을 하셨습니다.”

         

       쏟아지는 손님을 맞이해야만 했다.

         

       *** ***

         

       일행들이 각자 볼일을 보기 위해 떠난 이후 그야말로 호천안의 숙소에 손님들이 물밀 듯이 몰려왔다.

         

       소림의 목정선사. 개방의 소주개와 같이 구파일방이나 오대세가의 인사들은 물론이고 그 외 무림맹에 소속된 수많은 문파들까지.

         

       “하하하! 그 아이가 어찌나 고운지 글쎄 저희 오동파의 담을 넘어 침입한 청년까지 있었지요! 하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

         

       “어떠십니까? 저희 서문세가는 안휘에 적을 두고 있으니 절강으로 향하는 길에 본가에 들려 여독을 푸시는 것이?”

         

       “그것은…독단적으로 결정할 만한 일이…”

         

       “하하하하하! 과연 영웅께서는 사려가 깊으시군요. 걱정 마시지요! 제 맹주께 건의해 구호대 전체를 저희 문파에서 대접하겠습니다!”

         

       문 앞에서 흘러나오는 대화를 들은 독고이설의 얼굴에 쓴웃음이 서렸다.

         

       ‘용지맹 그대는 참…’

         

       여전히 마음속에서는 호천안을 용지맹으로 여기고 있는 독고이설은 지금까지 경험한 호천안을 떠올렸다.

         

       대국적인 시선과 번뜩임, 그리고 철두철미한 계획성은 용지맹일 시절과 다름이 없었지만.

         

       이상하게 뇌검낭인 호천안은 묘한 부분에서 허술함이 있었다.

         

       ‘어째서 다른 소저들이 온전히 마음을 놓지 못하는지 이해가 가네.’

         

       “저는 이미 연인이 있는…”

         

       “아아, 소아는 뇌검낭인님의 활약을 흠모하는 사람중에 한 사람일 뿐입니다! 뇌검낭인께서 오시면 서문세가 전체의 홍복이지요! 하하하하하!”

         

       “하…하…하..”

         

       독고이설은 호천안의 생각이 손에 잡힐 듯 보였다.

         

       현재 무림맹에는 정파의 거두들만 모여 있으니 그런 거물들이 이런 강짜나 추태를 부릴 리 없다고 판단했겠지.

         

       ‘그토록 지략이 뛰어난 그대도 스스로의 가치는 제대로 매기지 못하는구나.’

         

       그러나 현재 호천안은 무림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였다. 그리고 무림맹의 작전이 잘만 풀린다면 그야말로 무림의 신성으로 떠오를 터였다.

         

       그때의 호천안은 뜨거운 감자 따위가 아니라 누구라도 침을 삼킬 수밖에 없는 산해진미가 되겠지.

         

       진짜 거물이라 할 수 있는 구파일방이나 오대세가는 품격을 유지하고 돌아갔지만, 지금의 서문세가와 같이 몸이 달아올라 먼저 집어삼키려 해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이제부터 무림맹의 문파들과 합을 맞춰야 하는 호천안의 입장에서 질척대지 말고 꺼지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

         

       대놓고 곤란함을 표하고 있는 지금 상황이 호천안이 취할 수 있는 최대의 조치였지만 애초에 얼굴에 철판을 깔고 들이미는 이를 쳐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니 내가 도와야겠지.’

         

       똑. 똑. 똑.

         

       “호 가가, 소녀 독고이설입니다. 다과를 가져왔습니다.”

         

       대화가 뚝 멎었다. 독고이설은 대답을 기다리지 않은 채 문을 열었다. 방금까지 호천안을 밀어붙이던 서문경의 표정이 잔뜩 굳어 있는 것을 보았지만 독고이설은 망설이지 않고 다기를 바꾸고 다과를 보충한 뒤 호천안의 옆에 앉았다.

         

       “어머, 인사가 늦었군요. 소녀는 암룡문의 소문주, 독고이설이라합니다. 부끄럽지만 무림의 동도분들은 운남제일화라는 별호로 불러 주시고는 합니다.”

         

       갑작스럽게 난입한 독고이설.

         

       그리고 그런 독고이설의 등장에 당황한 기색을 애써 다스리는 서문경.

         

       “….반갑소. 본인은 서문경이라 하오.”

         

       “끊임없이 흐르는 강을 잘라낼 수 있다 하여 단강패도라 불리시는 무림의 명숙을 만나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그저 허명일 뿐이오.”

         

       그런 대화가 오고가는 사이에 독고이설은 자연스럽게 호천안의 팔을 감았다.

         

       결코 다과만 놓고 나갈 의향이 없음을 명확히 한 독고이설의 행동에 서문경의 표정이 굳었고 독고이설은 태연한 시선으로 서문경을 바라보았다.

         

       서문경은 독고이설이 자신을 훼방 놓을 의도로 이 자리에 눌러 앉았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깨달았다.

         

       “암룡문이라면 사도련에 소속되어 있던 문파 중 한 곳이라 들었는데 말이오.”

         

       “예, 한때 가가와 대립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은 그 은원을 깨끗이 씻었습니다.”

         

       “하하하 한때 칼을 겨누었던 이를 용서하더니…과연 대협의 풍모요.”

         

       마주치는 두 사람의 시선은 한치의 양보도 없었다.

         

       ‘어딜 감히 용지맹을 넘봐?’

         

       “소아라는 분이 저희 가가를 흠모하신다고요?”

         

       “하하. 무림의 영웅을 흠모하는 이가 이 천하에 어디 한둘이겠소? 그런데…호 대협을 가가라 부르신다는 것은…”

         

       “후후, 여인으로써 대답하기 부끄러운 부분이로군요.”

         

       독고이설은 숙소를 나가기 전에 자신을 바라본 흑묘의 시선을 떠올렸다. 마치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지고 독고이설이 어떤 행동을 취할지 뻔히 알고 있다는 듯한 시선. 그 시선을 떠올린 독고이설은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누굴 집 지키는 경비견으로 사용하려는 건지…’

         

       흑묘의 의도대로 움직여야 한다는 점은 자존심이 상했지만 다른 이들이 호천안을 노리게 내버려 둘 수도 없는 노릇이었으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게다가 독고이설 입장에서도 나쁘기만 한 일은 아니었다.

         

       지금처럼 은근슬쩍 연인 행세를 벌일 수 있었으니까.

         

       독고이설이 활짝 웃으며 서문경을 바라보았다.

         

       “만약 서문세가에 들리게 된다면 가가와 함께, 꼭 그 소아라는 분을 만나보고 싶군요. 정사를 떠나 마음이 잘 통할 것 같습니다.”

         

       운남제일화라고 칭송받는 미모를 완전히 뽐내고 있는 독고이설을 보며 서문경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서문세가의 힘이 암룡문에 뒤지지 않는다 생각했지만 독고이설의 압도적인 미모는 또 다른 문제였다.

         

       “하하. 이리 무림의 영웅과 아리따운 사파의 소저와 교분을 나누었으니 참으로 기쁜 날입니다.”

         

       “후후. 살펴 가시기를.”

         

       결국 영혼 없는 말을 남긴 채 후퇴를 택할 수밖에 없었던 서문세가.

         

       호천안을 노리던 서문세가를 쳐낸 독고이설의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고맙소. 얼굴을 붉힐 각오를 하고 쓴소리를 해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였는데 비교적 원만하게 수습되었구려.”

         

       “후후, 이런 게 내조 아니겠습니까.”

         

       자신을 복잡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호천안을 보며 독고이설은 속으로 미소 지었다. 이렇게 조금씩 스며들다보면 언젠가 호천안을 사로잡을 날이 오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독고이설은 계속해서 호천안을 노리는 이들을 쳐냈다.

         

       대부분의 손님들은 호천안에 대한 호기심 혹은 가벼운 교분을 쌓고자 찾아왔지만 서문세가와 같이 호천안을 노리는 손님들 역시 적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독고이설은 호천안 옆에 붙어 진상 겸 연적들을 물리쳤다.

         

       며칠간 반복되는 일에 아예 무림맹 시비들을 통해 호천안이 어떤 손님을 맞이하는지 알 수 있도록 조치해 놓은 독고이설.

         

       “모용세가의 모용서, 모용모, 모용연화님이 방문하셨습니다.”

         

       그런 독고이설의 귀에 모용연화의 소식이 들려왔다.

         

       “하아, 질리지도 않는군요.”

         

       며칠간 찾아오는 진상 겸 연적들을 물리친 독고이설. 그런 이들 중에서는 단순히 만남을 권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여식들을 동행하는 경우도 있었다.

         

       독고이설은 동경을 꺼내 화장을 새로이 했다.

         

       춘풍소소 모용연화.

         

       ‘섬서분타때의 일로 용지맹과 인연도 있고, 무림에 소문난 미모도 그렇고 방심할 상대는 아니야.’

         

       완벽하게 단장한 독고이설이 자신의 모습을 최종 점검한 뒤에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보기에도 충분히 아름다운 모습. 지난 며칠간 패퇴시킨 수많은 적수들을 떠올린 독고이설의 마음속에 자신감이 차올랐다.

         

       ‘어디 내 남자를 넘봐.’

         

       그래도 용지맹과 안면이 있는 사이니 적당히 하면서 쫓아버려야지.

         

       그런 독고이설의 자신감은 접견실에 들어간 순간 박살이 났다.

         

       모용모와 모용서는 어디로 사라졌는지 서로를 마주보고 있는 호천안과 모용연화.

         

       모용연화를 바라보고 있던 호천안의 눈동자가 사정없이 흔들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금까지 어떤 중매 건이나 여식에게도 기계적인 곤란함을 표현할 뿐 조금의 흔들림조차 없었던 용지맹이…어째서?

         

       “반갑습니다. 운남제일화 독고이설이라 합니다.”

         

       “운남제일화의 미모를 견식할 수 있어 영광입니다. 소녀는 모용연화라 합니다.”

         

       모용연화의 온화한 눈길 속에서 결코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는 굳은 심지를 읽어낸 독고이설.

         

       그런 독고이설의 시선이 아래로 내려갔다.

         

       지금 당장이라도 탁상에 걸쳐질 것 같은 거대한 흉부! 결코 자신의 마음이 좁다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독고이설조차도 절로 부족함을 인정하게 될 법한 크기였다.

         

       남자에게 마음의 풍요로움이란 절대적인 미의 기준치마저 비틀어버리기도 하는 법.

         

       독고이설은 자신의 마음 속에 피어오르는 강렬한 위기감을 느끼며 생각했다.

         

       모용연화라는 강적이 등장했다고.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조금 늦었습니다!

    그래도 어찌어찌 글을 쓰는데 성공은 했네요. 헤헤.

    이대로 본 페이스를 찾을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
    [미공개]님께서 [10코인]을 후원해주셨네요.

    부족한 작가에게 계속해서 코인을 보내주시는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후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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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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