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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4

        

        

        

        

        

        

       

        

       [스트리머 서브 갤러리]

        

       [일반]필독)무지성 유진빠들 끝장낼 결정적인 증거 들고왔다ㄷㄷㄷㄷㄷㄷ 

        

        

       <하모니 방송 캡쳐짤>

        

       <불법프로그램 사용 관련 공지짤>

        

        

       

       응 개구라야 병신들아~

        

       싱글벙글하면서 억까하려 들어온 핵무새들 거품물고 기절하는 소리 여기까지 들리죠?

        

       본사에서 직접 핵 아니라고 인증했죠? 이따가 저녁 8시에 이카루스 홍보팀 두명이랑 해명방송까지 진행할 예정이죠?

        

       오늘 발뻗고 편히잘수있겠노 꺼억~~~~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체 댓글][등록순]

        

       -?????????????????????????????

        

       -거 쥰내 지극정성이네 ㅋㅋㅋㅋ 핵이라고 하는 새끼들이 얼마나 많았으면 이렇게까지 하냐

       ㄴ갤만 살짝 둘러봐도 핵무새들 사방팔방에 넘쳐났는데 어디서 뭐하고 왔노….

       ㄴ모두가 님처럼 갤에 하루종일 상주하는 개병신백수인줄 앎?

       ㄴ시발련아 갑자기 왜때리는데

       ㄴㅈㅅ

       ㄴ뭐하노 병신들아 ㅋㅋㅋㅋㅋㅋ

        

       -병신억까핵무새 새끼들 사방팔방에서 머리 쥐어뜯으며 울부짖는중 ㅋㅋㅋㅋㅋ

        

       -시발 해명방송 홍보를 왜 옆집에서 해주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

       ㄴ갤에 일일히 글싸면서 돌아다니는 것보다는 나음

        

       -방송? ㄹㅇ?

        

       -해명방송 별로 관심없고 유진 닼존방송 개같이 기대되는 갤붕이들 개추눌러볼까?

       ㄴ이새끼 뭘좀아노 ㅋㅋ

       ㄴ어차피 핵 아닌거 다아는데 유진씨 거 총이나 좀 쏴보쇼

       ㄴ가자마자 개같이 닼존켜달라고 울부짖을 예정이죠?

       ㄴ이게마따

        

       -핵아닌거아니까 제발 게임 어떻게 하는지 확인이나 좀 해보자 뭔시발 총을 그렇게 잘쏘노 미친련아

        

       -이년 은근히 조곤조곤하게 말 잘하든데 입담 존나궁금함

       ㄴ말하는거만 보면 그냥 인문학선생이 따로없음 ㅋㅋㅋㅋ

       ㄴ벌써부터 어지럽네 ㅋㅋㅋㅋ

        

       -ㅅㅂ 아바타 까면 그 뒤에 개씹존잘알파메일 있을거라 생각하니 개빡치노

       ㄴ아바타가 꼴리면 그걸로 괜찮은 게 아닐까?

       ㄴ방송은 켜지도 않았는데 왜 혼자 화내 이새끼는 ㅋㅋㅋㅋㅋ

       ㄴ하모니한테 안찝적대는 이유가 있다니까 ㄹㅇ

        

       -됏고시발빨리 방송켜!!!!!!!!!!

        

        

        

        

        

        

        

        

        

        

        

        

        

       “어쩌면 이렇게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본 적도 있었는데, 막상 맞닥뜨리게 되니…이게 왜 진짜일까요.”

        

       “하하.”

        

        

        

        방송 시작 몇 분 전.

        

        양쪽에 각각 이카루스 홍보팀 직원 두 분과 함께, 사전에 살짝이나마 준비했던 여러 제스쳐들을 연습한다.

        

        적재적소에 영상과 사진을 띄우는 건 이 두 분이 해주긴 하겠지만, 타이밍 좋게 끼어들어야 하는 부분을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오디오가 안 빌 테니까.

        

        

        아무튼 그러고 있던 와중, 어이가 없다는 듯 옆에서 말이 이어졌다.

        

        나로서는 크게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는 부분이었지만, 이 분들에게는 꽤나 어이가 없었나보다. 안 그래도 처음 연락했을 때 무슨 소리냐며 물어보셨었지.

        

        그래도 오늘 이후로는 크게 문제가 생기는 일은 없지 않을까.

        

        때마침 눈 앞에 팝업하는 메시지.

        

        

        

       -[하모니 : 방송 잘 하세요! ^^7]

        

        

        

        나 역시도 짤막하게 메시지를 보낸 후, 눈 앞에 떠오르는 카운트다운을 확인한다.

        

        어느덧 분 단위에서 초 단위로 변한 시간초. 60부터 시작된 숫자가 하나씩 줄어드는 사이, 시청 대기중인 인원들이 표시되기 시작했다.

        

        무려 1만 하고도 2천 명에 달하는 인원들이 내가 방송을 켜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옆의 두 분은 그리 당황한 기색도 아니었다.

        

        

        

       “E스포츠 경기가 개최되면 방송 동시 접속자수가 수백만에서 최대 천만을 넘는 경우도 부지기수인데요, 뭐. 저희 측에서 관리하는 스트리머 몇몇 분들은 평균 시청자수가 수만에 달하는 경우도 있고요.”

        

       “많이도 보네요.”

        

       “아무래도 게임이 게임이니까요.”

        

        

        

        대략 40초 가량이 남은 시점에서, 그런 느낌의 잡담이 이어진다.

        

        

        

       “E스포츠 하니, 유진 씨는 생각 있으신가요?”

        

       “글쎄요. 아직 제대로 알아본 것도 없어서 뭘 해야할지도 모르겠네요. 단독으로 출전할만한 종목 같은 게 있나요?”

        

       “음…배틀로얄 종목이나 생존 같은 경우는 가능하겠네요. 그건 1인 참가도 가능하니까요. 그래도 어느 정도 랭크를 찍어야 하니까, 참가하시려면 부지런히 랭크 게임을 돌리셔야 할 걸요.”

        

       “시간 있으면 해볼게요.”

        

        

        

        어느덧 10초.

        

        사실 아직까지도 모르겠다. 내가 이 게임을 왜 하고 있을까. 그저 추상적인 목표 하나만을 가지고, 그저 기약없이 앞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것에 가깝겠지.

        

        그러나 한 발자국씩 앞으로 나아갈수록, 발걸음이 만들어낸 파문에 반응하여 새로운 가능성이 계속해서 떠오른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겠지만, 적어도 뭔가를 하게 된다면…그 수많은 가능성 중에서, 내가 선택 가능한 길이 하나는 열리겠지. 

        

        해볼 수 있는 것을 할 뿐이다. 항상 그랬듯이.

        

        

        그리고….

        

        

        

       -[Virtual Live is now on.]

        

        

        

        시작이다.

        

        

        

        

        운명의 처음 몇 초가 지나고, 텅 비어있던 채팅창이 일일히 읽기조차 불가능한 수많은 메시지로 뒤덮힌다.

        

        내용은 정말로 다양했다. 진짜 유진인지를 물어보거나, 역사적인 첫 방송에 들어왔다며 굉장히 기뻐하는 이들도 있었고…전반적으로 좀 원색적인 표현들이 많긴 했다. 이 부분을 다루는 법은 나중에 하모니에게 물어보도록 하자.

        

        한 켠에 띄워진 시점을 통해 카메라의 포커싱이나 줌, 위치가 이상하지 않은지를 확인한 후, 가볍게 보이스를 확인했다.

        

        

        

       “아, 아. 감명도 확인…아, 이게 아닌가. 마이크 체크. 하나, 둘, 셋. 잘 들리나요?”

        

        

        

       -감명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어 선택부터 얼탱이가 없네 ㅋㅋ

       -군머에서 방송보고 있는데 하마터면 삼삼 양호할뻔했다 선생님????

       -오 영어발음 ㅅㅌㅊ네 

       -심각한 수준의 다크존 중독입니다

        

        

        

        …내가 무슨 생각으로 감명도라고 한 걸까.

        

        군필자임이 틀림없는 이진철 씨는 옆에서 마치 생선대가리 카레를 맛본 어느 예능인의 표정을 하고 있었고…의외인 건 그런 쪽과 관련이 없을 한설아 씨도 표정이 요상했다.

        

        둘 다 다크존 유저라 그런 걸수도 있겠지.

        

        

        아무튼, 첫 방송이다. 보이스를 채워야만 하긴 하는데, 사전에 준비한 멘트 같은 것도 없고. 그냥 아무 말이나 해도 괜찮으려나 모르겠다.

        

        첫 부분의 말실수 아닌 말실수 때문인지 채팅창 분위기도 그냥저냥 나쁘지 않을 것 같았고…나도 그다지 부담갖지 않고 말하는 게 더 자연스럽겠지.

        

        운을 떼었다.

        

        

        

       “방송 제목에도 적어놓긴 했지만, 오늘 이렇게 방송을 켠 이유는 제가 핵을 사용하지 않았음을 여러분들에게 알려드리기 위함입니다.”

        

        

        

        사전에 연습했던 대로 손가락을 휘저어 창을 하나 띄웠다.

        

        지난 번 하모니에게 전달했던 적도 있었던 이카루스 인터내셔널의 정식 안내문. 뭐가 써있는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었고, 그저 내가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내용만 가득했다.

        

        

        

       “인터넷을 좀 뒤져봤는데, 정형화된 해명 방식이 따로 없는 것 같아서…일단 가능한 한 많은 증거 자료랑 증인 분들을 모셔왔습니다. 모자르지는 않을까 모르겠네요.”

        

        

        

       -진짜 지극정성이다 증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목소리 왤케 자연스러움? VR 기본제공 여성음성 중에서 저런 게 있나

       -선생님 여기 핵이라고 믿는 사람 아무도 없어요ㅋㅋㅋ

       -팩트)이렇게까지 안해도 되지만 이렇게까지 안하면 핵무새들 지1랄함

       -하여튼 핵쟁이들은 어딜가나 도움이 안돼 ㅅㅂ

        

        

        

        대강 예상했던 반응들이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공감되는 반응이었다.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싶긴 하지만, 이렇게까지 하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는 부분도 분명히 있기 때문이었다.

        

        채팅창의 반응이 호의적인 관계로, 안내문에 대해 따로 추가적인 설명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짚을 부분만 짚고 빠르게 해명을 끝내는 게 분위기 상 더 나을 것 같았다.

        

        아직 대기 중이었던 두 분을 슬그머니 팝업시키며 덧붙였다.

        

        

        

       “안내문 전문은 방송 종료 후, 새로 개설한 제 채널 사이트에 업로드하겠습니다. 보실 분들이 있으시다면 추후 그쪽에서 봐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다음으로는, 실제 이카루스 한국 지사에서 근무하는 직원 두 분을 증인으로 모셨습니다. 신체검사 및 테스트를 주관했던 분들이고, 제가 검사를 받는 걸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신 분들입니다.”

        

       “반갑습니다. 홍보부의 이 대리라고 불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반가워요, 홍보부의 한 사원이에요.”

        

        

        

        그와 동시에, 그 둘의 머리 위로 검은색 글자 – 닉네임이 떠오른다. 옆에는 이카루스 사의 문양이기도 한 불사조의 표식이 부유하고 있었다.

        

        오로지 자사 직원들에게만 주어지는 표식. 다크 존을 플레이하는 유저들이, 그리고 E스포츠를 적어도 한 번 이상 본 유저들이라면 어딘가 낯이 익을 그것이었다.

        

        발언의 주도권이 그 둘에게로 넘어간다.

        

        신체검사 및 체력측정, 전술적 행동 측정 당시의 영상이 띄워졌다.

        

        

        

       “유저분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실제 신체 위에 아바타를 덧씌운 형태로 편집했습니다.”

        

        

        

        화면을 가득히 수놓는 영상.

        

        익숙한 시설물들이 보인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다녀온 곳이라 그런지 이제는 정겹기 그지없다. 그 가운데 열심히 시설들을 헤집고 다니는 내가 보였다.

        

        …아바타를 덧씌우긴 했는데, 아니. 이걸 덧씌웠다고 해야할까. 아주 약간 폴리곤화시킨 걸 제외하면 그냥 그대로 원본을 갖다쓴 것 같은데.

        

        뭐어, 거짓말은 하지 않았으니까. 실제로 아바타로 대체한 것도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고.

        

        

        그 와중, 열심히 근력 운동 중인 내가 보인다. 평소보다 좀 많이 약하게 한 운동이었지만, 어쨌든 남들이 보면 기겁할 정도의 강도가 아니라곤 할 수 없었다.

        

        어느샌가 3만 명이 넘는 시청자들이 죄다 혼란에 빠져 물음표를 쳐대는 중이다. 나름 즐거운 광경이었다.

        

        테스트를 하나씩 완료할수록 총체적으로 올라가는 퍼센테이지. 굳이 여기까지 해야만 할까 싶을 정도로 세세한 것들까지 전부 끝내고 나서야 영상은 종료된다.

        

       

        

       “이상으로, 저희 이카루스 인터내셔널 측은 어떠한 불법 프로그램의 사용도 감지하지 못하였으며, 본 유저는 핵 사용 인원이 아님을 공식적으로 인정합니다.”

        

       “더욱 자세한 결과와 현 영상에서 다루지 못한 타 내용들은 다크 존 홈페이지 내 영상 탭에서 확인하실 수 있으니,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여길 확인해주시면 되겠습니다.”

        

       “간단한 QnA를 마지막으로 해명을 마칠 테니, 궁금하신 게 있는 분들은 질문해주시면 되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채팅창 내 글씨 올라가는 속도가 드디어 내 동체시력으로도 따라잡기 어려울 만큼 빠르게 올라가기 시작했다.

        

        매니저 역할을 하는 관리봇이 속도의 제한을 걸고, 최대한 많은 추천수를 받은 질문들을 우선적으로 팝업하고 나서야 한바탕 혼란이 잦아든다.

        

        질문이 아닌 대부분의 채팅들은 내용이 거의 비슷했는데, 간단히 요약하자면 ‘내 그럴 줄 알았지’ 하는 것에 가까웠다.

        

        상황 파악을 못하거나 여전히 제대로 해명이 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극소수의 인원들조차 무수한 숫자의 퇴장 투표를 받고 퇴출됐기에, 그로서 방송은 완전히 클린해지게 되었다.

        

        

        마이크를 조작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전체 송출에서 근거리 송출로 바뀐 상태에서, 양쪽에 앉아있던 두 분이 입을 열었다.

        

        

        

       “아바타 덧씌웠다고 말하는 중에 웃음 나올 뻔했네요. 이게 덧씌운 거라면 덧씌운 거기는 한데….”

        

       “딱히 틀린 말은 아니잖아요?”

        

       “하하. 아무튼, 질문에 대한 답변은 유진 씨가 원하는대로 하시면 되겠습니다. 사전에 대답하지 않을 부분을 정하시는 것도 괜찮겠네요.”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무수히 늘어선 질문들을 눈으로 확인한다.

        

        대략적으로 보이는 것들은…당연히 개인적인 부분에 관련된 질문이 많았다. 물론 수위가 그렇게 높지는 않았고, 그저 이전에는 무슨 일을 했냐는 등의 내용들이었다.

        

        안타깝게도 대답해줄 수가 없었다.

        

        

        내 군 경력과 과거 복무 기간들은 이 세계로 넘어오며 깡그리 말소당했고, 그렇기에 여기서 그 어떠한 소속이라도 거론했다간 여러모로 난리가 날 터였다.

        

        구체적으로는 경력 사칭이라든가, 그런 문제가 터지겠지. 핵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후폭풍이 몰아닥칠 것이다.

        

        당장 이곳에서의 내 과거가 어떤지도 모르는 판에.

        

        그렇기에….

        

        

        

       “사회에서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질문은 안타깝게도 답변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이 점은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그 부분에 관련된 질문들은, 다음 순간 전부 물거품처럼 사라져 흩어진다.

        

        삽시간에 몇 개 남지 않은 질문들이었지만, 원래 사람이란 질문이 없으면 만들어내기라도 하는 법. 마치 탄약을 장전하듯, 아래쪽에서부터 새로운 질문이 밀려들어온다.

        

        가장 상단에 위치한 것부터 하나하나 처리해나간다.

        

        

        

       <Q : 방송켰는데 닼존 할 건가요?>

        

       “음, 오늘은 해명 방송만을 하려고 생각해서, 다크 존을 한다고 해도 여러분들에게 뭘 보여드려야 할지를 잘 모르겠네요. 안 할 수도 있습니다.”

        

        

        

       -?

       -그건아니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이 유씨 지룰말고 게임이나 켜!!!!! 암거나 해도 봐줄테니까!!!!!

       -속지말고 비벼라 이건 시청자를 조련하려는 간악한 유진의 속셈이다

       -선생님 마음속 한켠에 양심이 존재한다면 겜이나 키십시오

        

        

        

        너무하네.

        

        게임은 다 같은 게임인데, 내가 한다고 특별해지는 게 있을까. 다크 존을 위주로 방송하는 사람들만 수천 명이 넘을 게 확실하거늘.

        

        이 부분은 조금 더 생각해보도록 하자.

        

        다음 질문.

        

        

        

       <Q : 닉네임이 왜 유진인가요? 어디서 따옴?>

        

       “제 이름입니다. 이유진. 이렇게 보니 은근히 별 생각 없이 지은 것 같네요.”

        

        

        

       -?????????????

       -선생님 이름이 왤케 예쁘죠?선생님 이름이 왤케 예쁘죠?선생님 이름이 왤케 예쁘죠?

       -내 머릿속에 존재하던 우락부락한 알파메일 ㅇㄷ?

       -팩트)유진도 남자 이름이 될 수 있다 이 모지리새기들아

       -도네나 열어줘 링크도 안걸고 이게 뭐야!!!!!!!

        

        

        

        내가 누군지를 참으로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을 줄이야.

        

        이름 하나만 공개했다고 벌써부터 내 성별을 추측하는 사람들이 넘실거린다. 과연 내가 이 부분에 답변을 해야만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곧바로 장난을 담당하는 두뇌 부분이 성별은 저들 알아서 생각하라는 답변을 내놓는다.

        

        그리 하기로 했다.

        

        

        

       <Q : 첫방송에 시청자가 3만명이나 되는데 리액션이 왤케 창렬인가요?>

        

       “…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실감이 잘 안 나네요. 제가 앞으로 방송을 계속 할지도 안 할지도 모르는 판이라 그런 것도 있고요.”

        

        

        

        휘둘리지 않고, 천천히.

        

        내 말 한 마디에 채팅창은 살아있는 생물마냥 제멋대로 몸부림친다. 재밌다기보단 신기한 기분에 좀 더 가깝다고 해야만 하지 않을까.

        

        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밀린 숙제를 처리하듯.

        

        

        

       <Q : 방송 안할 때는 주로 뭐하시나요?>

        

       “운동합니다. 공부도 하고. 평범하게 사는 편이네요.”

        

        

        

       -아 노잼

       -ㄵ

       -진짜 인문학 선생님이네 시발거 ㅋㅋㅋㅋㅋ MSG갖고온나 말이 왤케싱거워

       -선생님 생각보다 노잼이십니다

       -시청자 아무나 골라잡고 대가리를 깨면 분위기가 살지 않을까?

       -뭔 정치장교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Q : 신체능력이 얼마나 사기급이길래 하드코어를 함? 님3대몇?>

        

       “글쎄요. 딱히 재보지는 않았는데…일단 아까 영상에 나온 걸 토대로 적당히 추측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좀 민감한 부분이랑 연관된 질문이라서.”

        

        

        

       -민?감?

       -ㅗㅜㅑㅗㅜㅑ

       -지1랄들을 해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사람 설마 발현자임? 3대 700은 칠 거 같은데 운동하는거보니

       -아 ㅋㅋ 오늘부터 전국 헬스장 다뒤지고다닌다 딱대 십련아

        

        

        

       <Q : 하모니 저격사건 터졌을 때 뭐가 어떻게 돌아간거임 대체?>

        

       “사전에 저격 유저의 가방에 원격으로 기폭 가능한 시커 마인을 넣어놓고, 격발기를 분배했죠. 근데 헌터의 EMP 때문에 제 건 고장났고, 하모니 씨가 간신히 자기 걸 작동시켰던 거예요.”

        

        

        

        그 전부터 상당히 미심쩍었기에 낌새만 보이면 처리하려고 했는데, 헌터의 EMP 때문에 일이 좀 많이 틀어졌다.

        

        그것만 없었더라면 시커 마인을 바로 터뜨리고, 그 주변에서 나타난 헌터가 그 유저를 깔끔하게 잡아줬을텐데.

        

        항상 상황은 상정했던 대로 흘러가지 않는단 점만 다시 복습했다.

       

       

        하여간, 그렇게 남은 질문들을 깔끔히 처리하고 나니, 문득 다크 존이 하고 싶어졌다.

        

        어쩌면 이들에겐 희소식이겠지.

        

        깔끔하게 퇴장한 홍보부 직원분 두 명을 뒤로 하고, 작게 입을 열었다.

        

        

        

       “그러면 이대로 끝나기도 뭐하니, 게임을 좀 하고 끄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의 게임은 다크 존, 메인 미션을 밀어보도록 할 테니….” 

       

         

        

        짤막히 생각하다가, 어쩌면 앞으로 내 방송의 스탠스가 될 말을 덧붙였다.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막지 않는다는 내 개인적인 취향을 가득 담아,

        

        

        

       “보고 싶은 분들은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내 첫 방송을,

        

        그렇게 시작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비축분이 사라져간다

    너무 무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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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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