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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4

     어린아이의 몸은 여러모로 불편하다.

     어리기 때문만은 아니고, 어른이 아니다 보니 어른의 세계에 함부로 들어가지 못하는 때가 있기 때문.

     지금이 그렇다.

     

     ‘애한테는 못 할 말이 많지.’

     에르윈 회장은 나를 그저 조금 똑똑한 어린아이로 알고 있지만, 나는 모든 진실을 알고 있다.

     ‘이 아이들의 실체에 대해서, 정치적으로나 인륜적으로나 함부로 할 수 있는 말은 아니야.’

     에르윈 회장이 지브롤터에 미리 세워질 시범운영학교에 보내고자 하는 아이들은 전부 ‘후보’들이다.

     무슨 후보냐고 묻는다면-

     ‘황족 후보자들.’

     이복 자매들이다.

     한두 명이 아니라, 십수 명-아니 어쩌면 내가 파악하고 있지 못하는 이들까지 포함하면 수십 명일지도 모른다.

     -우수한 재능을 가진 이가 그 피를 퍼뜨리는 것은 당연한 일.

     언젠가, 황제가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나는 누구보다 우수한 자이며, 그런 나의 재능을 고작 한 명만 물려받는 건 제국과 세상에 대한 모욕이다.

     우수한 재능을 가진 이들은 그 재능을 퍼뜨릴 의무가 있다고.

     -궁금하지 않느냐? 누가 낳은 자식이 가장 우수한지. 나에게 사랑을 갈구하던 공녀일까, 아니면 오직 권력만을 탐하던 여자일까. 혹은 평민 출신으로 제국의 지배계급에 오른 여자들?

     황제는 여기저기 씨를 뿌렸다.

     자기 눈에 차는 만족스러운 모체에.

     -피를 물려받았다고 해서 다 황족이 될 수는 없지. 가장 우수하고 재능있는 자만 황제가 될 것이다. 경쟁은 태어날 때부터 시작하는 것이야.

     그렇게 태어난 아이 중 가장 뛰어난 한 명이야말로, 제국의 진정한 황제가 되는 법이라고.

     -내가 그랬다. 내 형제자매를 모두 죽이고, 내가 황태자가 되었어.

     어쩌면 그것은 제국의 유서 깊은 역사이자 전통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

     -황위 계승자가 너무 많으면 황권 다툼이 일어나는 거 아니냐고? 당연하지. 경쟁 없이는 도태되는 법. 살아남는 자가 강한 법이다.

     그렇게 미래의 황제는 자식들을 경쟁시켰다.

     지금 이 시점에도, 그는 황태자의 자리에서 아이들을 경쟁시키고 있을 터.

     -남자아이는 제국 도법을 익힐 것이다. 20살 이전에 마스터가 되지 못하는 자, 황제가 될 자격 따위 없다.

     남자아이들은 어디 지하에서 제왕학을 배우고 있을 것이다. 전제조건으로, 7살에는 마나를 느낄 수 있는 존재여야 할 터.

     -여자아이는 잘 키워, 혼인동맹에 쓴다.

     여자아이들은 저마다 □□영애라는 식으로 미모를 가꾸며 성장하고 있을 것이다.

     언젠가 우량매물로서 시집 장사를 하기 위하여.

     -잘 들어라, 그레이. 사생아가 많다고 문제가 생긴다면, 그건 처음부터 그런 행동을 취해서는 안 되는 인간이었을 뿐이다.

     황제는 자식을 철저히 도구로 여겼다.

     -사랑해서 낳은 자식이 아니니, 사랑을 줄 필요도 없지.

     모든 것은 제국을 위하여.

     -나는 만백성의 아버지, 제국의 황제다.

     모든 것은 자신이 지배할 세계를 위하여.

     그런 황제가 황녀-지금의 황손녀-인 에르윈과의 관계에서 낳은 친딸이자, 지금 황태자의 공식적인 ‘유일한 자식’인 그녀를 황제가 진정한 후계자로 지정했던 이유는 하나.

     -그 아이는 어디에도 쓸모가 없었지만, 너를 물어와서 지브롤터의 협곡 문을 열게 했지. 그만으로 그 아이는 태어난 가치를 증명했다.

     제국의 수많은 사생아 중, 유일하게 그녀만이 지브롤터의 협곡 문을 열게 했기 때문이다.

     뭐, 중간 과정을 생략한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그래서 당황스럽다.

     아무리 황제가 자식들을 도구로 생각하고 있고, 딸들을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유학을 보내서라도, 사생아들이 평범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건가.’

     이렇게 에르윈이 대놓고 그 아이들을 왕국으로 빼돌리겠다고 나설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리고.

     ‘이걸 지금 당장 이야기할 수 없는 게 슬프네.’

     내가 아직 아이의 몸이 아니라 어른의 몸으로서, 지브롤터 변경백으로 나섰다면 에르윈이 내게 어떻게든 언질을 주지 않았을까.

     황실의 핏줄을 이어받았지만, 도구로서 태어난 아이들이라고.

     제국에서 사랑받지 못한 채 황녀의 ‘스페어’로서 자랄 바에는, 차라리 왕국에서 새로운 사랑을 찾았으면 한다고.

     그 계획도 전부 본인의 죽음으로 무산되어버렸지만, 그때까지 에르윈 회장은 열심히 아이들을 위해 움직이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러니, 현시점에서 내가 개입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움직여야 한다.

     “에르윈 회장님. 이 아이들을 지브롤터의 보육원에 맡기실 생각이십니까?”

     “응.”

     

     단.

     “제국에는 갈 곳 없는 아이들이야. 지브롤터에서 맡아준다면, 예산은 충분히 지원해줄게.”

     “예산입니까.”

     아이들에 대한 동정심이나 그런 게 아니라.

     “그렇군요. 돈도 중요하지만….”

     나의 근본적인 목적만을 위하여.

     “지브롤터에 위험 요소로 작용한다면, 그 누구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싸구려 동정심 때문에 큰 그림을 망칠 수 없다.

     “이 아이들의 부모는 누군지 알 수 있습니까?”

     “…아니. 고아라서 잘 몰라.”

     “이 아이들 중에 고아를 빙자한 제국의 첩자가 있을 가능성, 완전한 0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으음…. 아니. 그건 부정할 수 없겠네.”

     에르윈 회장은 내 날 선 질문에도 시원하게 답했다.

     “자세하게는 말할 수 없어. 하지만 이 아이들을 받아준다면, 나중에 지브롤터가 위험에 처할 상황은 나올 수 있겠지.”

     표정은 어딘가 미안해하면서도 섭섭하다는 느낌이 있었지만.

     “그래도, 나는 지브롤터에서 이 아이들을 받아줬으면 좋겠어.”

     “…….”

     “내가 할 수 있는 게 비록 돈으로 하는 것 말고는 따로 없기는 하지만….”

     “역시, 어렵습니다. 이건.”

     나는 에르윈 회장의 기어들어가는 목소리에도 단호히 거절했다.

     “지브롤터 보육원은 신원이 확실한 아이들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편법으로 신원도 모를 제국의 아이들을 받아들이는 건 위험합니다.”

     “…….”

     “하물며 여기 있는 아이들은….”

     자세하게는 말할 수 없다.

     하지만 눈빛으로, 표정으로, 그리고 행동으로 묻는다.

     “그거, 아닙니까?”

     이 13살의 아이.

     하얀 머리에 당신과 너무나도 똑 닮은 이 아이.

     “회장님. 저는 한 달 치 제국일보뿐만 아니라, 지난 3년 동안 저기 클레이돌 후작이 대포로 날려주신 신문까지 전부 꿰고 있습니다.”

     “크, 크흠!”

     “제가 알고 있는 얼굴이 일부 있는데, 정말로 이들을 지브롤터로 보내실 생각이십니까?”

     지금, 황궁에 있지 않냐고.

     지금의 황제에게 선택받아 황손녀로서 자라고 있는 아이가 아니냐고.

     “정식으로 협약을 맺은 뒤도 아니고, 아직 전쟁 중인 국가에 어떤 인도적 협약도 체결되지 않은 이 상황에서 제국의 아이들을 받아들이라는 말씀이십니까?”

     그런 아이를 지금 지브롤터로 보낸다고?

     아카데미가 만들어질 4년 뒤가 아니라, 지금 당장?

     “지브롤터가 좋은 곳은 맞지만, 이 아이들이 지낼만한 좋은 곳은 아닙니다. 여러모로-”

     “허가하겠다.”

     “…….”

     나는 내 옆에서 들린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고개가 돌아갔다.

     “아버지.”

     “그레이 지브롤터. 백작의 명령이다.”

     “…예.”

     나는 아버지의 명령에 고개를 끄덕였다.

     “호오. 내 아들 같았으면 대답이 아니라 바로 ‘왜요!’라면서 소리 질렀을 텐데.”

     클레이돌 후작이 재미있다는 듯 턱수염을 만지작거리지만, 나도 동감하는바.

     “하지만 눈으로는 열심히 외치고 있군. 백작. 아들을 위해서라도 이유를 말해주는 게 어떤가? 나중에 패륜 당해서 백작위를 빼앗기고 싶지 않다면 말이야.”

     “이유야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이 자리에서 말하기에는 좀 그렇군.”

     아버지는 클레이돌 후작을 노려본 뒤, 내 어깨를 움켜쥔 손을 다시 한번 가볍게 토닥였다.

     “서재에 가서 이야기하자꾸나.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미리 알려주마.”

     아버지가 엄지를 내려, 내 등에 대고 작게 글자를 적었다.

     -위험은 내가 막아주마.

     “아버지.”

     “아버지라면, 응당 그래야 하는 법.”

     설마.

     눈치챈 걸까.

     “에르윈 회장. 본인은 비록 제국의 기업 문화에 대해서는 지금 배우는 중이나, 물건을 사고파는 일에 대해서는 근본은 비슷할 거라고 생각하오.”

     아버지가 에르윈 회장에게 고개를 돌린다.

     “아이들은 물건은 아니지. 하지만 내 아들이 이렇게 우려를 표하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을 터. 지브롤터가 아이들을 받아들이는 건 어쩌면 지브롤터에 큰 위기를 가져올 수도 있는 일이기는 하지만.”

     아버지는 코웃음을 치며 입꼬리를 들었다.

     “위험 부담이 클수록, 그만큼 투자한 뒤에 따라오는 결과는 더 좋아지겠지.”

     “백작님.”

     “데려오시오. 얼마든지. 어차피 지브롤터를 향해 누가 무슨 손가락질을 하든, 이제는 상관하지 않소.”

     “…정말, 감사드립니다.”

     에르윈 회장이 고개를 돌리며 잠시 손으로 눈 쪽을 가린다.

     “필요한 게 있으면 얼마든지 말씀해주세요. 제가 준비할 수 있는 거라면 무엇이든 준비해드릴게요.”

     “그럼 지금, 두 가지 좀 부탁하지.”

     “예?”

     “별 건 아니고.”

     아버지는 담담히 말을 이었다.

     “사진기라는 물건. 그리고….”

     담담히, 가 아니라 조금은 쑥스럽다는 듯.

     “…제국의 해안에서 나는 미역이라는 게 산모에게 그렇게 좋다고 하던데, 그걸 좀 얻었으면 좋겠군. 왕국에서는 구할 수 없는 물건이라.”

     * * *

     구구구.

     지브롤터 협곡, 제 1관문이 닫혔다.

     지브롤터 백작 부자는 물건 하나를 건네받고는 바로 저택으로 돌아갔다.

     “…에르윈 회장.”

     클레이돌 후작이 정장의 윗단추를 풀어헤치며 넥타이를 당겼다.

     “정말로 괜찮은 건가? 백작은 몰라도 저 꼬마, 황손녀인 건 눈치챈 것 같던데.”

     “아뇨. 모를 거예요. 근 3년 동안 제국일보에 담긴 사진 중에는 황손녀의 사진이 없었으니까.”

     “그렇다면…?”

     “제 딸, 정도로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요?”

     클레이돌 후작이 머리를 긁적거렸다.

     “황제께서 받아들일 거라고 생각하나? 그래도 제일 아끼는 아이인데.”

     “아끼기에 더 보내려고 하실 거예요. 예정보다 이르기는 하지만, 아끼시기에.”

     에르윈 회장이 쓰게 웃으며 바닥을 구둣발로 두드렸다.

     “적어도 지브롤터, 노스트럼이 지금의 황궁보다는 더 안전한 곳일 테니까.”

     “…….”

     “클레이돌 후작. 당신이 충성하는 사람은 누구죠? 황제 폐하?”

     “본인은 제국에 충성하지, 특정 누군가에게 충성하지 않소.”

     “그렇다면 지금의 황태자가 황위에 올랐을 때는요?”

     “누가 황제가 되든, 제국에 충성하는 게 군인이자 후작의 역할.”

     클레이돌 후작이 오른 주먹을 움켜쥐며 왼쪽 가슴에 쿵 두드렸다.

     “그분께서 노스트럼을 정복하라고 하시면 그리할 것이며, 노스트럼을 위해 창을 들라고 하면 그들을 돕기 위해 휘두를 뿐.”

     “뼛속까지 군인이시네요.”

     “모르셨나? 본인은 태어날 때부터 창을 들고 태어났는데. 흐흐.”

     “그럼, 셋째 따님이 낳은 손녀는요?”

     “……글쎄.”

     클레이돌 후작이 고개를 들어 밤하늘을 올려다봤다.

     “혹시 회장의 따님과 같이 지브롤터에 있게 된다면, 어떻게 자라려나.”

     “클레이돌에서는 보호하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지금처럼 자라지는 않을 거예요.”

     “뿌리조차 모른 채 부모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상처만 안고 사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는 건가.”

     “그러게요. 어떤 삶이 나을지는 사람마다 해석의 여지가 다르기는 하지만….”

     “하지만?”

     “적어도 지브롤터는 부모와 자식 사이에 인간적인 관계 정도는 있는 것 같으니, 어느 정도는 잘 보살펴줄 거예요.”

     “…그런가?”

     클레이돌 후작은 고개를 갸웃거렸으나, 에르윈 회장은 키득거리며 손목에 채워진 보석 같은 팔찌를 손으로 두드렸다.

     “그러면 제안은 한 번 생각해주세요. 아이페리아의 지원을 받는다는 거, 클레이돌 후작님께도 썩 나쁜 일만은 아니니까.”

     “알겠…잠깐. 설마, 혼자 가려고?”

     “네. 어머, 혹시 뒤에 태워주려나 싶으셨나요?”

     부우웅.

     “죄송하지만 저, 혼자 달리는 주의라서.”

     무언가, 바퀴가 두 개 달린 것이 에르윈 회장의 앞에 멈췄다.

     “나중에 클레이돌에 있는 공장에 일정 만들어둘게요. 그때 따로 뵙는 걸로 해요.”

     “아니, 이 사람아. 이 늦은 밤에 여자 혼자서…!”

     “어머나. 걱정은 정말로 감사한데요~”

     에르윈 회장은 앞의 손잡이를 한 손으로 잡으며, 마치 말을 타듯 안장 위에 올라탔다.

     “후작님, 저를 이기실 수 있나요?”

     “…….”

     “지금까지 그 여자가 저를, 황손녀를 본인이 낳은 친딸로 갈아치우지 못하는 이유가 아이페리아의 자본 때문만은 아니잖아요? 그러면 저, 빨리 돌아가서 새 사진기 만들어야 하니까, 오늘은 이만!”

     에르윈 회장이 손잡이를 당긴 순간.

     부아아아아앙ㅡㅡㅡㅡㅡ!!

     거친 소리와 함께, 에르윈 회장은 쏜살처럼 사라졌다.

     바닥에 바퀴가 굴러간 짙은 흔적만 남긴 채.

    * * *

     다그닥, 다그닥.

     마차에 올라, 저택으로 돌아가는 길.

     “상담도 없이 일방적으로 선택해서 화가 났느냐?”

     

     말의 고삐를 당기며, 아버지가 마차를 멈췄다.

     “아뇨. 그렇지 않습니다.”

     “화난 것 같은데.”

     “백작님께서 결정하신 일에 제가 감히 어딜.”

     “아주 대놓고 삐쳤다고 티를 내는구나.”

     아버지가 낮게 웃는다.

      “여기는 지금 멘테 경도 로버트도 없으니, 솔직하게 이야기하렴.”

     “말이 있잖습니까.”

     “말도 못 하는 짐승 아니더냐.”

     “기분이 좀 많이 좋으신가 봅니다? 그런 농담도 하시고.”

     “아무렴. 다른 것도 아니고….”

     아버지가 나를 돌아보며 씩 웃는다.

     “네가 나를 믿었기에, 그 자리에서 나를 막지 않았으니까.”

     “…….”

     “위험하지만, 아버지라면 어떻게든 감당할 수 있다. 그렇지? 너는 만일 진짜 안 될 것 같았으면, 그 자리에서도 나를 막아섰을 아이가 아니더냐.”

     “그거야 그렇습니다만.”

     회장이고 클레이돌 후작이고 뭐고, 안 될 것 같았으면 바로 아버지를 뜯어말렸을 것이다.

     “이점은 많습니다. 서재로 가면 또 한 바탕 일장 연설을 해야겠죠. 하지만….”

     “무엇이 제일 위험하지?”

     “에르윈 회장도 모르겠지만, 고아라고 보내진 아이 중에는 어쩌면 황실의 핏줄을 가진 아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

     “…….”

     “이제, 제가 왜 걱정하였는지 아시겠습니까?”

     “그래. 그 정도면 안심이구나.”

     아버지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

     “제국에서 황족의 피를 가진 소녀를 보낸다는 건, 지브롤터와 결혼 동맹을 맺을 생각이 있다는 것이니.”

     “그게 그렇게 쉬운 이야기가 아닙니다, 아버지.”

     “그래. 알고 있다. 첩자가 들어올 수도 있고, 납치범이나 독을 가진 암살자가 올 수도 있고, 지브롤터를 홀릴 악녀가 들어올 수도 있겠지.”

     아버지도 이미 어느 정도 위험 부담이 있다는 걸 인지하고 있다.

     “아들아.”

     그런데도 아버지가 에르윈 회장의 제안을, 제국의 여자 고아들을 맞이하기로 한 이유가 있다면.

     “나는 세인트 지오의 목을 치기 위해서라면, 제국과 손을 잡을 생각도 있는 사람이라는 걸 잊지 말거라.”

     “예.”

     아버지 또한 지브롤터이기 때문.

     “이참에 잘 됐구나. 아이들, 얼굴을 보아하니 다들 커서 남자 마음 여럿 훔치게 생겼던데.”

     “…제가 그래서 걱정을 했던 건데.”

     “왜? 보육원에 오는 여자아이들, 전부 네 마음을 훔치려고 할까 봐?”

     “귀찮은 일은 딱 질색입니다.”

     진심으로.

     “다 저를 노릴 텐데, 그러면 어떻게 합니까?”

     “아들아.”

     아버지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

     “내 얼굴을 물려받은 이상, 너는 태어날 때부터 여자들에게 시달릴 운명이었단다.”

     “…….”

     “너도 어른이 되면, 뭇 많은 여인들의 사랑을 받게 되겠지. 미리 경험해본다고 생각하거라.”

     아버지는 알고 있을까.

     “미래 예언입니까, 아니면 저주입니까?”

     “운명이란다.”

     “하.”

     이미 내가 죽도록 시달리고 왔다는 사실을.

     “어차피 그렇게 될 건데, 그냥 네가 결혼할 아내는 어려서부터 네가 잡아다가 키우거라.”

     “무슨 미친 소리를.”

     “진심이란다.”

     “…….”

     “매국노가 되기로 마음을 먹어서 그런지, 나는 네가 사랑하기만 한다면 제국출신 며느리도 상관없단다.”

     “아버지.”

     나는 한탄과 함께, 진심을 토해냈다.

     “보육원에 공주님들이 아무리 차고 넘친다고 한들, 제가 평생 사랑하는 공주님은 단 한 명 뿐입니다.”

     “…하.”

     아버지는 피식 웃었다.

     “그래야 내 아들이지.”

     하루 뒤.

     보육원 인근 공터.

     백작의 명령 하에, 보육원과 비슷한 규모의 목조건물이 건설되기 시작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여캐가 늘어난다

    에 대한 걱정에 대한 스포일러성 답변 미리 드립니다

    히로인을 늘리려는 거냐! => ( X )
    제국의 인재를 남녀구분없이 긴빠이하려는거냐! => ( O )!

    명심하십시오

    이 소설은 피카레스크 순애물이라는 것을

    정실이라는 단어 조차 주인공에게는 없습니다.

    히로인은 단 1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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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enius Villain of a Traitorous Family

The Genius Villain of a Traitorous Family

매국명가 간신천재
Score 7
Status: Ongoing Type: Author: ,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eldest son of a lord notorious for treason returns to the past. ‘A person adept at selling a country once can do it well again.’ However, in this life, ‘I will rise as the king of traitors.’ Beyond a directionless kingdom or a betraying empire, ‘Join me in this revolution.’ All for the sake of my qu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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