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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40

       – 그르케흐즈믈르느끄님이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껍질 깨먹지 말라니까요?!]

       

       “거. 지금의 내가 무슨 무공을 쓰는 것도 아닐 지언데 이 정도로 껍질이 박살날 듯 싶더냐. 너무 걱정이 많구나.”

       

       – 지금 실시간으로 부서지는 중 아님?

       – 이번에도 글러먹었네.

       – 화령한테 이 겜 추천한 새끼 누구냐.

       – 이건 고문이야.

       

       가벼이 투덜거려보았더니 시청자들이 하나 같이 난리를 쳤다.

       

       본인이 여태까지 몇 번의 실수를 하긴 했다만 이번에는 아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본인이 힘조절을 하는 데에 실수를 할 리가 없지 않은가.

       

       보란 듯 방금 전까지 씻던 조개를 채에 걸러서 조각 하나 생기지 않은 것을 보여 주었더니 그제야 시청자들의 잔소리가 덜해졌다.

       

       “방금 전에 길고도 긴 훈수로 배움을 얻지 않았는가. 이번에는 믿고 지켜보래도?”

       

       – 우리가 여태까지 본 게 있는데 님을 어케 믿음.

       – 이 사람은 슬로우 쿡이 아니라 헬스키친에 가야 해.

       – 화령은 그냥 몸 쓰는 거만 하자. 그게 맞는 거 같아.

       

       “하여튼. 오냐. 알겠다. 내 이번에 성공을 하는 것으로 입증을 해 보이도록 하겠다.”

       

       본인이 여태까지 실패를 했던 것은 방법을 몰랐기 때문이다.

       

       내가 서양의 요리를 조리할 일이 어디 있기나 하겠느냐?

       

       그 기초를 모르니 당연히 본인이 생각하는 대로 마구잡이로 할 수밖에 없었지.

       

       허나 이제는 아니다.

       

       방금 전 누군지 모를 이가 많은 훈수를 해 준 덕분에 난 이 봉골레 파스타라는 것을 조리하는 법을 알게 되었다.

       

       그러니 실패할 일은 없다.

       

       소금을 살짝 친 면수에 파스타 면을 넣고서 익히면서 기초적인 준비를 한다.

       

       올리브기름에 마늘 약간을 볶아 향을 내주고,

       

       그 위에 조개를 넣어 그것들이 입을 열 때까지 슬쩍 볶아 준 다음에.

       

       와인을 집어넣고 의도적으로 불을 내는 것으로 알코올을 날리고.

       

       마지막으로 살짝 덜 익은 면과 함께 조화를 이루어 내면 끝.

       

       물 흐르듯 일련의 과정을 끝마치는 데 성공한 나는 접시 안에 먹음직스럽게 파스타를 담은 후 의기양양하게 시청자들에게 내밀어 보았다.

       

       “보아라. 본인이 마음을 먹고 하니 제대로 되지 않는가.”

       

       – 확실히 이번엔 그럴 듯 한데.

       – 안돼. 믿지 마. 상대는 화령이야.

       – 겉보기엔 그럴 듯 해 보여도 속이 어떨지는.

       – 슈뢰딩거의 파스타인가.

       – 저건 먹을 수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습니다.

       

       시청자들이 무어라무어라 그러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 옆에 살짝 덜어두었던 파스타를 본인의 입에 집어넣었다.

       

       으음. 확실히 이번에는 잘됐군. 파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지경이야.

       

       레시피라는 것이 이렇게 중요한 것인가.

       

       – ㅇㅇ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화령이 악질인 점. 혀가 겁나 관대해서 맛있게 먹어도 진짜 맛있는 건지 아닌지 알 수 없음.]

       

       – ㅋㅋㅋ.

       – 떡 된 파스타 맛있다고 먹는 거 보고 깜짝 놀랐음.

       – 화령은 민초도 맛있다고 먹으니까.

       – ㄹㅇ? 진짜 괴식 좋아하는구나.

       

       “…본인의 입맛이 다소 널널한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왜 민트초코가 괴식 취급을 받는 건지 이해할 수 없구나.”

       

       알겠다. 알겠어. 네 놈들은 본인의 음식이 검증받기를 바라는 것일 테지?

       

       오냐. 해주마. 저 까탈스러운 여자의 입맛을 만족시키는 것으로 본인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이겠노라.

       

       완성된 파스타를 가지고서 주방 바깥으로 나가자 식당의 주인 되는 여자가 나를 뚱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여자의 불만 가득한 표정을 보는 것도 슬슬 익숙해져 가는 구나.

       

       저 녀석은 참으로 까탈스러운 성격을 지닌 사람이었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아무리 괜찮은 것도 저 여인의 앞에 서면 그저 쓰레기가 되고 말더군.

       

       물론 난 그 까탈스러움을 마냥 나쁘게 바라보지 않았다.

       

       무의 앞에서 본인이 한없이 까다로운 인간이 되듯 저 녀석도 그만큼이나 요리에 진심이라는 이야기일 터이니 말이다.

       

       오히려 저 녀석이 본인의 요리를 가벼이 넘겼더라면 되래 화가 났을 것 같구나.

       

       “이게 당신이 자신 있어 하는 요리인가요.”

       “그래. 한 번 맛을 보도록.”

       “…흐음. 일단 겉보기엔 나쁘지 않네요.”

       “호오. 나쁘지 않단 말이지.”

       “왜 히죽 웃으시는 거죠?”

       

       그야 그대가 나쁘지 않다는 이야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니까.

       

       라고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이런 소리를 해봐야 그대를 당혹케 할 뿐일 테니 어깨를 으쓱이는 것으로 넘어가도록 하마.

       

       “별 거 아니다. 그보다는 그대의 앞에 있는 음식이 중요한 것 아닌가? 식기 전에 먹어야 할 터.”

       “알고 있으니 괜히 말씀해주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여성은 그리 이야기를 하고서 자신의 앞에 있는 식기를 들었다.

       

       언제 보더라도 먹는 모습이 깔끔하구나. 어릴 적부터 착실히 교육을 받았다는 게 느껴져.

       

       다소 강박에 가까운 부분도 존재하는 듯 하다만 아직 그러 것을 이야기할만큼 친한 사이는 아니니 넘어가자구나.

       

       “흠.”

       

       여자는 내가 만들어낸 파스타를 한 입 먹고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는 한 입을 더 먹더니 조개와 채소 쪽으로 식기를 움직였다.

       

       “흐으음.”

       

       – ???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뭐야? 왜 한 입 먹고 이딴 건 파스타가 아니라고 소리치지 않는 거지?!]

       

       – 무한 리트 하다가 버그가 생긴 건가.

       – 혹시 히든 루트?

       – 독극물도 먹다 보면 적응이 되는 듯?

       – 아무도 화령이 음식을 잘 만들었다곤 생각 안 하넼ㅋㅋㅋ

       – 우리가 본 게 있는데.

       

       방송을 보는 아해들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떠들건 말건 여자는 계속해서 식기를 움직였고 결국 그릇을 깔끔하게 비워내고 나서야 자신의 입술을 닦았다.

       

       “나쁘지 않았어요.”

       

       – ㅁㅊ.

       – 버그 리포트 보내야겠는데?

       – 화령이 먹을 만한 음식을 만들었다고?!

       – 그건 또 뭔 씹덕 망상이냐.

       – 내가 잠을 못 자서 헛것을 보고 있나.

       

       “이 정도면 저희 식당에서 일을 할 자격이 있는 것 같네요.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화령이라고 불러라.”

       “화령님이시군요. 저는 애리카 홀튼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튜토리얼 클리어!]

       [축하드립니다! 당신은 요리사로써의 첫 걸음을 내딛게 되었습니다!]

       [다음 장으로 넘어가서 요리사의 기초를 배워 보세요!]

       

       내 앞에 다음으로 넘어갈 것이냐는 물음이 떠오른 것을 확인한 나는 의기양양한 웃음과 함께 채팅창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보았느냐. 본인이 진심을 다하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니라.”

       

       그대들이 아무리 본인을 억압하고 핍박한다한들 현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보라! 본인은 이 시련을 통과하는 것으로 스스로의 실력을 입증해보이지 않았는가!

       

       내가 어깨를 핀 것을 본 시청자들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갈렸다.

       

       – 화령펀치!

       – 안 믿고 있었다구!

       – 역시 화령이야!

       

       환호성을 내지르면서 채팅창을 가득 채우는 이들과.

       

       – 진짜는 다음이지.

       – 튜토 클리어하는데도 한 시간이 걸렸는데 1장 클리어하는데는 얼마나 걸릴까.

       – 클리어 할 수는 있을까?

       – 그래봐야 훈수보고 클리어 한 거면서 ㅋㅋㅋ

       

       아직까지도 본인의 실력을 의심하는 자들.

       

       흐음. 아무래도 본인이 많은 실패를 거듭하는 동안 저들에게 불신을 심어준 모양이야.

       

       어쩌겠는가. 이 또한 본인의 미숙한 실력이 만들어낸 문제 중 하나일 지언데.

       

       결국에 방법은 단순하다. 본인의 요리 실력이 좋아졌다는 것을 계속해서 증명하면 그만이니 말이다.

       

       “자. 그럼 바로 다음 장으로 넘어가보자꾸나. 이번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1장]

       [요리사의 일과]

       

       다음 장으로 넘어가기를 선택했더니 또 다시 식당의 풍경이 펼쳐졌다.

       

       그리고 나의 앞에는 웨이트리스의 모습을 한 애리카가 팔짱을 낀 채로 서 있었지.

       

       “오늘은 영업날이에요. 화령님. 재료 준비. 주방 청소. 손님 응대. 마감까지 전부 다 해봐야 하죠.”

       

       이전과 다른점이라면 애리카가 혼자 서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 못 믿음직스럽게 보이는 남자와 함께 서 있다는 점일까.

       

       “물론 당신에게 모든 걸 맡기진 않을 거에요. 주방에 선배가 있으니 그 사람의 인수인계에 따르도록 하세요.”

       “안녕하십니까. 화령 씨.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그래. 잘 부탁하겠네.”

       “아. 참. 그리고 오늘 보여준 모습이 기대 이하라면 가차 없이 잘라버릴 테니 그건 염두하고 움직여주면  고맙겠네요.”

       “걱정하지 마라.”

       

       결국 이제부터가 실전이라는 것인가.

       

       이것 참 기대가 되는 군. 본인의 제대로 된 실력을 보여주었을 때에 시청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 지가 말이야.

       

       “그대가 실망할 일은 없을 터이니 말이다.”

       

       어디 한 번 본인의 제대로 된 실력을 보여 주도록 할까.

       

       *

       

       ‘지금 이걸 음식이라고 만든 거야?!’

       ‘그럼 이게 음식이지 무어냐.’

       ‘화령! 당신 해고에요!’

       ‘허? 이건 억울하다! 잘못된 것은 저 놈의 혀지 본인의 요리가 아니란 말이다!’

       

       1장에 진입을 하자마자 또 다시 헤맴을 겪고 있는 아라의 모습에 반그로우가 짙은 한숨을 내뱉었다.

       

       고봉밥으로 훈수를 해서 간신히 튜토리얼을 넘기게 해 두었더니.

       

       이번에 또 다시 괴악한 요리를 만들어서 고난을 자처하실 줄이야.

       

       “아라님은 도대체 왜 요리를 못하는 걸까요.”

       

       반그로우는 아라가 요리를 못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요리의 지식이 없음에도 손님의 취향을 알아낼 수 있을 정도로 압도적인 관찰력.

       

       주변의 먼지 하나까지도 파악을 하는 예민한 감각.

       

       단번에 수십 개의 일을 진행할 수 있는 멀티테스킹 능력.

       

       거기에 더해 한 분야에서 그 누구도 따라잡을 수 없는 극의에 도달했다는 실적까지.

       

       반그로우가 생각하기로 아라는 요리를 반드시 잘 해야만 하는 사람이었다.

       

       허나 그녀는 이상할 정도로 요리를 하지 못했다.

       

       매번 새로운 요리를 할 때마다 자신의 고집을 무작정으로 집어 넣다가 요리라고 부르기도 뭐한 괴악한 것을 만들어냈지.

       

       그냥 레시피만 따라간다면 충분히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이 왜 저러는 걸까.

       

       “나중에 날을 잡고 하루 종일 요리 교육을 해 드려야하나.”

       

       그러지 않으면 자신이 못 견딜 것 같다는 생각에 반그로우가 일정을 고민하던 중 그녀는 문득 사장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떠올렸다.

       

       “저기 백호님.”

       “넵! 이번엔 무슨 후원을 보낼까요!”

       “아뇨. 이번엔 그런 거 아니에요.”

       “…그럼?”

       “저번에 사장님께 듣기로 아라님께서 회사 요리 대회의 심사위원을 맡게 되었다고 들었어요.”

       “네. 맞습니다. 아라님의 권위로 평가를 내리면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테니까요.”

       “그리고 하나 더. 저희 회사에 아라님의 방송을 보는 사람들이 무척이나 많죠?”

       “제가 아는 바에 따르면 그럴 겁니다. 무인들은 대부분 하나도 빠짐없이 애청하려고 노력하고. 이외에도 많은 분들이 화령님의 방송을 보는 것으로 알고 있으니까요”

       “이 끔찍한 광경도 많은 분들이 보고 있겠네요?”

       “어. 그렇죠?”

       “그럼 말이죠. 아라님의 권위는 대체 어떻게 되는 거죠?”

       “…난리 났네요.”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보러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라는 모른다. 회사 사람들에게 이 흑역사가 박제되고 있단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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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천마님 방송하신다
Status: Completed Author:
He couldn't pass his habits to others upon his return. The Heavenly Demon remained a martial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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