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442

       ​

        ​

        ​

        ​

        ​

        442화. 펜리르 ( 7 )

        ​

        ​

        ​

        ​

        ​

        화면 속 보이는 한스가 검을 위에서 아래로, 단조롭게 내리그었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공격이었지만 그 결과마저 평범하지는 않았다.

        ​

        – 《크허어억…. 끄으으….》

        ​

        일격에 무력화된 펜리르가 바닥에 누워 신음했다.

        도대체 무슨 수를 쓴 것인지 일격에 펜리르의 체력을 빈사에 가깝게 만들어버린 한스.

        ​

        띠링ㅡ!

        ​

        《한스가 ‘거인을 죽이는 일격’을 사용했습니다. 대악마 펜리르에게 매우 치명적인 일격!》

        ​

        ‘거인을 죽이는 일격? 한스에게 줬던 롱소드에 이런 스킬이 있던가?’

        ​

        다시 확인해 봤지만 롱소드에 붙은 스킬은 이름도 초라한 ‘강타’ 하나 뿐.

        그렇다면 ‘거인을 죽이는 일격’은 어디에서 튀어나온 스킬인지 너무나 명확했다.

        ​

        “설마 한스가 자체적으로 쓴 스킬이라고?”

        ​

        나의 의문을 해소라도 하듯, 뒤이어 메시지가 나타났다.

        ​

        《‘거인을 죽이는 일격’은 사용자보다 격이 높은 상대에게 위력적입니다. 사용자의 모든 체력과 기력을 소모합니다. 상대의 격을 일시적으로 잘라냅니다. 격을 잘라내는 수준은 사용자가 소모한 체력과 기력, 상대방과의 격차에 따라 달라집니다.》

        ​

        “이건 뭐…. 완전히 강자 멸시 그 자체네.”

        ​

        그렇지 않아도 용기의 룬 덕분에 강한 적과 싸울 때 강해지는 한스에게 딱 맞는 스킬이다.

        유리 대포처럼 한번 쓰면 그대로 뻗는 것이 눈에 거슬렸지만, 그 정도는 내가 스킬로 회복해주면 된다.

        ​

        “아차. 이럴 때가 아니지.”

        ​

        펜리르가 무력화되면서 한스와 데이지를 가둔 안개가 풀려나기 시작했다.

        나는 잠시 눈치를 보다가 잽싸게 펜리르를 강제로 성지에 소환했다.

        ​

        띠링ㅡ!

        ​

        《‘그대여, 내가 부른다.’를 사용했습니다. 대상을 원하는 위치로 소환합니다. 소환에 유지되는 시간만큼 신앙심이 소모됩니다.》

        ​

        천천히 떨어지기 시작하는 신앙심.

        ​

        펜리르는 대악마지만, 지금은 한스에게 ‘거인을 죽이는 일격’을 맞은 직후였다. 격이 깎여 있기 때문에 떨어지는 속도는 생각보다 느렸다.

        ​

        “아마 녀석의 말뚝은….”

        ​

        색안경으로 확인한 펜리르의 과거에서 녀석의 말뚝에 대한 힌트를 발견할 수 있었다.

        ​

        빛바랜 사진들 사이에서 유난히도 선명했던 사진들, 그것들은 어느 소녀와 함께 있는 펜리르의 기억이었다.

        ​

        “녀석의 주인… 이겠지.”

        ​

        강가에서 장난을 치는 모습, 언덕 위에서 낮잠을 자는 모습, 함께 사냥하고, 진흙을 구르며 장난을 치고.

        추억 속 주인과 함께했던 모든 기억은 소중한 보물처럼 빛을 잃지 않고 있었다.

        ​

        “…그리고 유달리 핏빛의 사진이 있었고.”

        ​

        그건…… 과거의 내가 직접 강림하며 차원을 부숴버린 대재앙의 기억이었다.

        ​

        대재앙에 휘말린 녀석의 주인은 어떻게 손쓸 방법도 없이 죽어갔다.

        무너지는 돌에 깔려서, 팔과 다리가 으깨지는 고통 속에서 아주 천천히.

        ​

        펜리르는 죽어가는 주인의 곁을 지키다가 차원의 균열로 떨어지며 대악마가 되었다.

        ​

        눈앞에서 유일한 가족이 천천히 죽었고, 본인은 심연으로 떨어져 영혼이 뒤틀리는 고통을 겪었다.

        이러니까 펜리르가 죽자고 달려들면서 나한테 복수하겠다고 외치지.

        ​

        “좆신이… 좆신이 미안해….”

        ​

        내가 어떻게든 네 주인을 만나게 해 줄게….

        ​

        그러니 내가 할 일은 펜리르의 주인을 다시 찾아와서 녀석과 만나게 해주는 것.

        ​

        ‘…그런데 못해도 수천 년 전에 죽은 사람을 어떻게 찾지?’

        ​

        내가 연옥을 만들기 전에 죽은 사람들의 영혼은 영혼의 바다 안에 녹아있다.

        달리 말하자면 나의 일부가 되어있던 셈이다.

        ​

        “내 배를 갈라서 꺼내줄 수도 없고. 이걸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

        ​

        난감할 따름.

        ​

        – “……그으, 저. 위대하신 분이시여? 아주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

        케넬름이 쭈뼛쭈뼛 손을 들었다. 역시 나의 지혜 주머니 케넬름이다.

        아주 믿음직해.

        ​

        “오. 진짜? 그게 뭔데?”

        ​

        – “으음…. 그것이, 위대하신 분에게는 썩 마음에 드는 방법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

        “여기까지 와서 내 마음에 드는 걸 가릴 거였으면 펜리르를 살리지도 않았어.”

        ​

        – “후우. 그렇군요…. 그렇다면 말씀드리겠습니다.”

        ​

        나의 각오를 이해한 케넬름이 깊은 한숨과 함께 설명을 시작했다.

        길고 복잡한 설명이 이어졌다. 아마 어딘가에 적는다면 거의 5,800자 분량은 나올 정도로, 전문 저널의 논문에 버금가는 어려운 설명이었다.

        ​

        “그…, 그러니까…. 으음. 영혼이라는 것은 불멸성…? 이라는 게 있다는 거지? 내가 이해한 게 맞아? 형태와 모습만을 바꾸고, 영혼 자체는 사라지지 않는다……. 맞아?”

        ​

        – “간단하게 요약한다면, 예. 맞습니다.”

        ​

        “그게 지금 상황이랑 무슨 상관이 있는 건데.”

        ​

        – “아주 먼 옛날에 죽은, 그리하여 영혼의 바다에 일부가 된 펜리르 주인의 영혼 또한 불멸하기에 영혼의 바다 어딘가에 잠들어 있을 것입니다. 위대하신 분께서는 그걸 직접 찾으셔야 합니다.”

        ​

        “내가 직접?”

        ​

        – “저랑 리아에게는 허락되지 않았으니까요. 능력 밖의 일입니다.”

        ​

        “아…….”

        ​

        – “아마 예상하는데… 그 주인이라는 자의 영혼은 지금쯤 진주 정도의 크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

        척 들어도 상당히 고된 노가다가 예상됐다.

        ​

        영혼의 바다에서 진주를 찾으라고?

        모래사장에서 바늘을 찾고, 코믹스 행사장에서 잃어버린 키링 찾기 수준의 난이도다.

        ​

        “…해내야지.”

        ​

        그러나 어쩌겠는가.

        전부 나의 업보인 것을. 

        ​

        나는 괜히 목을 스트레칭하며 각오를 다졌다.

        그래, 까짓거 한번 해보자. 설마 죽기야 하겠냐.

        ​

        ​

        ​

        ​

        ​

        라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

        “부그르르릅…. 부루루루룹…….”

        ​

        아.

        영혼의 바다. 

        ​

        이 넓고도 황량하고 끝없이 깊은 바다여.

        너는 왜 이렇게 넓은 것이냐.

        ​

        제주도 앞바다를 헤엄치는 해녀의 마음으로, 나는 끝없이 깊은 영혼의 바다를 미친 듯이 뒤지고 다녔다.

        ​

        …내가 펜리르 주인의 영혼을 찾아낸 것은, 정확히 첫 입수로부터 255시간이 지난 다음이었다.

        ​

        영혼의 바다에서 시간이 천천히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현실 시간으로 거의 일주일 동안 퇴근하고 영혼의 바다에서 해녀 노릇만 했다.

        ​

        ‘시발.’

        ​

        영혼의 바다는 결국 내 힘의 원천이니까, 별빛을 쓰는 느낌으로 힘을 써보면 날먹으로 영혼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

        안 되더라.

        영혼이 너무 작고 여려진 상태여서, 작은 자극에도 쉽게 부숴질 수 있다고… 케넬름과 리아가 말렸다.

        ​

        “그래도 찾았잖아……. 한잔해…….”

        ​

        손안에 고이고이 모시고 있는 것은 아주 작고 반짝이는 하나의 영혼.

        오랜 시간 동안 영혼의 바다에 녹아들어 이제는 영혼의 핵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만 남아버린 것.

        ​

        이것이 펜리르의 주인, 이었던 것이다.

        ​

        ‘이제 이걸로 뭐 어떻게 하면 되는 거지?’

        ​

        지긋지긋한 영혼의 바다에서 빠져나와 정겨운 내 방으로 돌아왔다. 뚝뚝 떨어지는 물기를 닦으며 핸드폰으로 성지를 확인했다.

        ​

        – 《쌔액……. 쌔애애액…….》

        ​

        한스에게 ‘거인을 죽이는 일격’을 맞은 이후, 펜리르는 작고 귀여운 강아지의 모습이 되어 버렸다. 

        그 이후로 깨어나지 못한 채 얌전히 성지에서 잠만 자고 있다.

        ​

        – “고생하셨습니다. 위대하신 분이시여.”

        ​

        “아니 뭐… 고생을 조금, 음. 많이 하기는 했지. 그래서, 이제는 뭘 하면 되는 거야?”

        ​

        영혼을 찾았으니 이대로 펜리르한테 주면 되는 걸까?

        ​

        – “영혼은 불멸한다고 하지만, 인간은 불멸하지 않습니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너무나 나약하고 또 쉽게 부서지니까요.”

        ​

        케넬름이 쓸쓸히 말했다.

        몇 번이고 그런 것을 본 사람처럼.

        ​

        – “그렇지만 때로는 바위보다 단단해질 수 있는 것이 사람이지요. 어떤 역경과 고난이 몰려와도 말이죠.”

        ​

        리아가 케넬름의 뒤를 이었다.

        딸을 대신해 한 몸 바친 리아가 그리 말하는 것은 무게가 남달랐다.

        ​

        – “위대하신 분께서 하셔야 하는 일은 아주 간단합니다. 영혼의 주인에게 생전의 모습을 되돌려 주는 것이지요.”

        ​

        “……?”

        ​

        뭐라고?

        사자 소생?

        인체 연성을 하라고?

        ​

        너 이 자식, 사탄 들렸어?

        ​

        ​

        ​

         * * * * *

        ​

        ​

        ​

        결론부터 말하자면, 케넬름이 나에게 인체 연성을 권유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결과물은 한없이 인체 연성에 가까운 무언가였지.

        ​

        “……후우.”

        ​

        죽은 사람을 되살리는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 제국에서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을 되살린 적도 있었고.

        ​

        하지만 그때는 죽은 지 얼마 안 된 사람들이었고, 이번에는 수천 년 전에 죽어서 영혼의 핵만 남은 케이스.

        ​

        당연하지만 난이도부터가 달랐다.

        ​

        “어우. 뭐 이렇게 힘드냐 진짜….”

        ​

        세세하게 별빛을 다뤄 영혼의 핵에 살을 붙여간다. 색안경으로 봤던 모습을 토대로 마네킹을 만드는 것처럼 뼈와 살을 붙였다.

        ​

        “…흐음.”

        ​

        하지만 내 손재주가 영 꽝이기도 했고, 영혼의 핵이 워낙 약해져 있기 때문에 영혼의 바다에게 일을 맡겼다.

        ​

        쏴아아아ㅡ

        ​

        “어, 그래. 그쪽은 조금 더 살을 붙이고…. 갈비뼈는 조금만 더 작게, 반대쪽도 똑같이 하면……. 그렇지.”

        ​

        오색 빛으로 반짝이는 바다에서 여러 개의 파도가 일어나 기계손처럼 척척 움직였다.

        ​

        자동화 공장처럼 알아서 일하기에 나는 그냥 뒤에서 적당히 시키기만 했다. 개꿀도 이런 개꿀이 없네. 이래서 사람들이 자꾸 하청을 시키는 거구나.

        ​

        “ㅡㅡㅡ이것만 마무리하면…끝!”

        ​

        드디어 완성된 펜리르 주인의 영혼.

        색안경으로 몇 번이나 확인했던 모습 그대로였다.

        ​

        “이제 펜리르랑 같이 연옥에다가 옮기기만 하면, 진짜 끝이다.”

        ​

        미카에르에게 인간문을 곧바로 열어주라고 말해두는 것도 잊지 않았다.

        ​

        – “쌔애애애액…….”

        ​

        “얘는 무슨 온종일 자고 있네.”

        ​

        아직도 곤히 자는 강아지 펜리르와 주인의 영혼을 조심스레 들어서 연옥으로 옮겼다.

        인간의 몸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라 부득이하게 별의 거인으로 모습을 바꿨다.

        ​

        《이렇게 두니까 강아지랑 소녀의 미니어처 같네.》

        ​

        연옥이 한 눈이 보이는 거인의 입장에서 고요히 자는 소녀와 강아지의 모습은 귀여운 미니어처처럼 보였다.

        ​

        나도 모르게 잠시 그 모습을 구경하고 말았다 

        ​

        “우음…. 으음, 아, 아아……?”

        ​

        아차.

        시간을 너무 끈 탓일까.

        ​

        연옥에 곤히 놔둔 펜리르 주인의 영혼이 눈을 깜빡이며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서둘러 모습을 숨기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

        “아…… 아, 아아? 다, 당신은…?”

        ​

        《……크흠.》

        ​

        소녀의 눈에 황망할 정도의 두려움이 차오르기 시작한다.

        ​

        그럴 수밖에. 저 소녀는 차원을 부수며 강림한 나를 봤을 것이다. 죽어가는 눈으로 바라본 별의 거인은, 도대체 얼마나 큰 두려움이었을까.

        ​

        《두려워 말라.》

        ​

        소녀가 울기 전에 먼저 선수를 쳤다.

        별빛을 실은 내 목소리가 연옥 전체에 퍼져간다.

        ​

        “히끕…. 흐으으윽, 흐끅….”

        ​

        소녀가 울음을 꾹 참은 채 덜덜 떨기 시작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까 내가 엄청난 쓰레기가 된 것 같은 기분이, 아니 실제로도 나는 쓰레기가 맞지만.

        ​

        《……그대에게는 미안한 마음뿐이다. 그대가 겪었어야 했던 모든 슬픔과 괴로움, 원망, 증오…. 모두 나의 탓이다.》

        ​

        한참 작은 소녀에게 꾸벅 허리를 숙여 사과한다.

        ​

        “아아…, 에…? 으, 으으에?”

        ​

        《그대를 상처 입힌 모든 것들을, 이미 되돌릴 수는 없겠지만…. 부디 이걸로 그대의 원통함이 조금은 풀리기를 바란다.》

        ​

        손가락 끝에 별빛을 모아 소녀와 펜리르를 가리켰다. 작은 은하수가 흐르며 소녀와 펜리르를 감쌌다.

        ​

        《어디에 있더라도,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그대와 그대의 충견은 항상 사랑받으며 행복하리.》

        ​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최대한의 축복이었다.

        기분 탓인지 몸에서 조금 힘이 빠져나가며 무기력증이 몰려오는 것 같다.

        ​

        “아, 그으……. 어, 으음…? 감사…합니다?”

        ​

        소녀가 쭈볏쭈볏 감사를 표했다.

        ​

        과거의 내가 세상을 부수는 걸 직접 보았을 텐데, 이렇게 쉽게 감사 인사를 하다니. 얼마나 순수하고 착한 아이인 걸까.

        ​

        소녀는 살아생전 많은 이의 사랑을 받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스쳤다.

        ​

        《……다시 만난 그대의 충견과 해후를 풀거라. 저 문을 넘어가면, 새로운 여정이 시작될 것이니.》

        ​

        소녀를 볼 때마다 알 수 없는 감정이 몰아쳤다. 나는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

        멀어지는 와중 소녀가 펜리르를 깨우는 소리가 작게 들려왔다 

        ​

        “……….”

        ​

        너무나 많은 이가 과거의 나로 인해 다치고 슬퍼하고 죽었다.

        케넬름도… 과거의 내가 강림했을 때 그 자리에 있었지.

        ​

        ‘케넬름은 그런 모습을 보고도 왜 나를 따르는 걸까.’

        ​

        알 수 없다.

        차원을 부순 직후의 나는 곧장 자신을 다섯 조각으로 찢어버렸기에, 내가 떠올릴 수 있는 기억은 한정되어 있다.

        ​

        “에휴.”

        ​

        복잡한 심경을 안고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푹신한 침대에 몸을 던졌더니 그제야 스멀스멀 잠기운이 몰려온다.

        ​

        우웅ㅡ!

        ​

        “……에이. 진짜 잠들기 직전이었는데.”

        ​

        딱 잠에 들기 직전 핸드폰 진동이 들려오며 잠을 몰아냈다.

        나지막하게 욕설을 뱉으며 핸드폰을 확인했다.

        ​

        [WEB 발신] 카드 285,000원 일시불 승인.

       ​

       “씨발……?”

        ​

        잠이 번쩍 달아난다.

        예능에서 나오는 것처럼 냉수를 맞은 기분이었다.

        ​

        “뭐, 뭐야. 도대체 뭔데? 뭔데 28만 원이나 빠져나가?”

        ​

        다급히 내역을 확인해보니, 인게임 결제라는 이름으로 출금되었다. 인게임 결제라고 하면 범인은 하나뿐.

        ​

        나는 황급히 케넬름을 불렀다.

        ​

        “케, 케넬름! 이, 이게 도대체 뭐야? 갑자기 28만 원이 왜 결제되는데!”

        ​

        – “우우으음…. 하아아암, 잠시만요… ”

        ​

        자고 일어난 케넬름이 눈을 비비적거리며 뭔가를 뒤적거렸다. 고리타분한 양피지와 고문서를 훑다가 손가락을 튕긴다.

        ​

        – “아. 찾았습니다. 어디 보자…. 영혼의 바다에게 영혼의 제작을 맡김…. 이거 하나인데요?”

        ​

        “뭐…? 아니, 그거 하나 해줬다고 이렇게나 돈을 가져가? 이거 완전 미친놈 아니야!”

        ​

        – “글쎄요? 영혼의 핵만 남은 것을 온전히 영혼의 모습으로 되살린 것인데……. 제법 난이도가 있는 것이기에 이 정도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

        “끄으으윽, 끄르르르륵…!”

        ​

        – “비유하자면… 그렇죠. 영혼의 바다는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들고, 그 바늘을 조립해서 다시 도끼를 만든 셈이랍니다.”

        ​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런 게 어디 있냐고!”

        ​

        내 28만 원!

        이럴 줄 알았으면 안 시키고 그냥 내가 직접 했지!

       

       이건 사기야! 사기라고!

       공정 거래 위원회에 신고할 거야!!

       

       허나 아무리 아우성쳐도 한번 결제된 돈이 돌아오는 일은 없었다.

        ​

        “에휴…….”

        ​

        초라하게 텅 비어버린 내 통장이 유난히도 슬픈 밤이다.

        ​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항상 봐주셔서 정말 엄청나게 무지막지하게 감사합니다…!!!

    ☆☆☆☆☆ 441화. 펜리르 ( 6 )의 내용 중, 후반부가 수정되었습니다…!!! 자세한 사건의 개요는 바로 이전화에 적어두었습니다…!! 혼란을 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 ‘신선우’님…!! 후원 정말로 감사합니다…!! 드디어 남친의 자격을 손에 얻은 한스… 참 멀고도 험한 여정이었군요… 더불어 판타지 세계에 천마의 길을 걷기 시작한 데이지는 도대체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두렵습니다… 천마가 여자, 그것도 소녀인 세계라니…!!
    아? 생각해보면 천마는 원래부터 여자만 할 수 있는 직업이었으니 딱히 이상한 건 없으려나요…?

    다음화 보기


           


I Install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I Install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방치형 무기 만들기 게
Status: Ongoing Author:
Out of boredom, I download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