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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42

       스스로의 부족을 인정한 후 배움을 얻기로 결심한 후 첫 번째 시도.

       

       내게 주어진 시련은 크림 파스타라는 것이었다.

       

       파스타가 지녀야 하는 식감이 무엇인지는 봉골레 파스타라는 음식을 하며 이해했기에 그를 재현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문제가 된 부분은 예상했던 것처럼 역시 사람들이 선호할 만한 맛을 구현하는 것이었다.

       

       본인이 이전에 크림파스타를 먹어본 적이 없지는 않다.

       

       엔리가 본인을 데리고서 다녔던 식당 중에는 서양의 식당도 존재하니 말이다.

       

       걸림돌이 된 부분은 그 기억이 대략적이었다는 점이었다.

       

       대충 부드럽고 고소하며 살짝 느끼한 맛을 매운 맛이 잡아주는 식이었던 듯 하다만 그 수많은 맛들의 조화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모르겠단 말이지.

       

       – 훈수충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그냥 레시피 따라가면 안 됨?!]

       

       그래서 본인은 스스로의 기억. 그러니까 과거 엔리가 본인에게 맛집이라 소개해 주었던 그 가게의 맛을 재현하는 걸 목표로 두었다.

       

       그 기준이 엔리이기 때문에 객관적이기 어려울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기도 한다만 어쩌겠느냐.

       

       본인이 아는 몇 안 되는 사람 중에서 참고할 만한 것이 엔리 뿐일 지언데.

       

       목표를 잡은 본인은 거기에 다가가기 위해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았다.

       

       크림을 넣어 고소함을 추가하고 그것의 느끼함을 잡기 위해 매운 맛을 넣고.

       

       ‘이봐! 당신! 내 위장에 구멍이라도 낼 생각인가!?’

       

       첫 시도치고는 그럭저럭 괜찮은 결과물을 내놓았다고 생각했다만 아무래도 손님의 취향에 맞는 물건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렇게 나는 첫 번째 시도에서 처참한 실패를 경험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서 바로 두 번째 시도.

       

       매운 맛이 다소 과하단 지적이 있었기에 고추의 양을 줄였고, 느끼함을 줄이기 위해 크림의 양도 함께 줄였다.

       

       그러자 방금 전보다 훨씬 나은 음식이 만들어졌다만.

       

       ‘밍밍해! 이걸 무슨 맛으로 먹으란 거야!’

       

       그 끝에 돌아온 것은 또 다른 종류의 실패였을 따름이다.

       

       본인이 생각하기에는 충분히 간이 되었다고 여겼다만 아무래도 현대인들의 자극적인 입맛에는 따르지 못했던 모양이야.

       

       수정을 해야겠다 생각을 하고 세 번째로 시도를 했더니 이번에는 짜다고 난리였다.

       

       본인이 뭐 그리 소금을 많이 쳤다고 그러는가. 본인은 그저 한 꼬집을 더 넣었을 뿐이다.

       

       – 천세천세천천세님이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천마의 한꼬집은 일반인의 한꼬집이랑 많이 다르네. 역시 배포가 크셔.]

       

       그 후로도 본인은 몇 번이나 같은 시도를 거듭했다.

       

       소금의 양을 줄이고 기름의 양을 조절하고.

       

       크림과 고추의 양을 바꾸는 것으로 맛을 더 최적화시키고.

       

       여러 감칠맛의 근원이 어디에서 오는지 확인하고 그것의 적절한 양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이러한 노력이 성과를 거둔 것일까.

       

       얼마나 시행착오를 반복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무렵에.

       

       “놀랍네요. 화령님. 당신이 만든 크림파스타가 맛있다고 손님께서 칭찬하셨어요.”

       

       처음으로 손님이 맛있다는 말을 해주었다.

       

       – ???

       – 이 겜 손님 중에는 괴식가도 있나 봐.

       – 화령이 만든 음식이 맛있을 리가 없어!

       – 발전하긴 했나 보네.

       

       “하하. 백날 부정을 해봐라. 손바닥으로 어찌 태양을 가릴 수 있겠느냐.”

       

       이런 현실이 있을 리 없다며 발작하던 시청자들을 놀려주던 나였지만 이 의기양양함은 오래갈 수 없었다.

       

       본인이 크림파스타라는 것을 그럭저럭 할 수 있게 되었다 하더라도 다른 음식의 맛까지 감을 잡은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왜 두 가지 밖에 못 하는 거에요?! 두 음식을 잘하면 다른 것도 잘 할 수 있잖아요!”

       

       애리카의 비명어린 목소리에서 느낄 수 있듯 나는 다른 음식이 튀어나오자마자 처참한 실패를 맞이했다.

       

       이전의 경험을 발판 삼아서 그럭저럭 간을 맞추었다 생각했다만 그렇지 못했던 모양이야.

       

       – 휴. 세계선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 이게 정상이지ㅋㅋㅋ

       – 잠시 버그가 났었나 봄.

       

       – 화손실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잠시 편의점 갔다 왔는데. 방금 전에 무슨 일 있었음?]

       

       – 아무 일도… 없었다!…

       – 아주 사소한 기열찐빠스러운 일이 지나갔음.

       – 야! 너네 화령이 음식 성공한 거 봤잖아! 왜 다들 부정하는 거야!

       – 그런 일이 있었나?

       – 몰?루

       

       본인이 다시금 실패를 맞이하자 방송을 보던 시청자들이 신이 나서는 본인을 놀려대기 시작했다.

       

       성공에는 순수하게 기뻐해주지 않으면서 실패에는 저리 득달같이 달려드는지 원.

       

       저들이 하는 꼴이 마음에 들지 않아 오기가 생긴 나는 성공할 때까지 도전하겠다는 마음으로 또 다시 몇 번이나 같은 시도를 반복했다.

       

       그리고서 세 번째 음식까지도 어느 정도 완성도를 지니게 되었을 무렵에 난 드디어 처음으로 1장의 점심시간을 넘기는 데 성공했다.

       

       “잠시 쉬어. 저녁 때는 더 바쁠 테니까.”

       

       에리카가 자리를 뜬 후 주방에 남겨진 나는 환호성을 내질렀다.

       

       여태까지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점심시간을 넘기는 것이 불가능했었는데 처음으로 관문을 넘어선 것이다.

       

       – 화령조아님이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역시 화령이야! 빠르게 깨달음을 얻는구나!]

       

       – 크으으. 처음이랑 비교해보면 진짜 천지차이다.

       – 이렇게 잘 할 수 있는데 왜 개판을 친 거임?

       – 그래도 성장하는 거 보는 재미가 있다.

       

       – 인생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하. 씨. 1장 깨는 거만 보고 잘라 그랬는데. 이러다 밤 새게 생겼네.]

       

       – 포기해라.

       – 이미 시간 상 조진 거 아님?

       – 걍 내일 연차 써.

       

       “무어냐. 본인이 방송을 키고서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왜들 이리 호들갑을 떠는 게야.”

       

       본인이 저녁에 방송을 키고서 한 두 시간 가량밖에 안 지났을 터인데 왜 내일을 생각하고 있느냐.

       

       – 진심으로 하는 말임?

       – 이 사람 게임에 미쳤네.

       – 화령님. 현실을 사세요.

       

       – 정보봇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현재 시각 AM 00:27]

       

       “…뭐?”

       

       아니 본인이 한 게 무어가 있다고 벌써 반나절이 지났다는 말이더냐.

       

       이제야 첫 번째 장을 넘어설 가능성이 보일까말까 하는 마당에!

       

       무언가 단단히 잘못 되었다는 생각을 하던 본인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시청자들에게 물음을 던졌다.

       

       “아해들아. 이 게임이 본래 이렇게 오래 걸리는 게임인 것이지? 본인이 딱히 잘못한 건 아닌 게지?”

       

       왜 처음 그대들이 이야기를 할 때에 지옥 같은 게임이니 뭐니 난리를 쳤잖으냐.

       

       그 때의 반응을 생각해 보았을 때 본인처럼 고뇌하는 것이 크게 특이한 일은 아닐 터!

       

       그런 대답을 기대하고서 물음을 던져 보았던 본인이었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본인이 바라는 대답과는 전혀 다른 종류였다.

       

       – 보통 1장 클리어하는데 두 시간 이상 안 걸리지 않나?

       – 요리 초보여도 세 시간이면 충분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 예전에 누가 다섯시간 넘게 걸렸다고 놀림 받지 않았던가.

       

       – 정보봇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도전과제 찾아옴. 1장 평균 클리어 시간 2시간 23분이라네요.]

       

       “…빌어먹을.”

       

       욕지거리를 내뱉은 나는 주방 한 구석에서 무언가를 정리하고 있는 주방 선배에게서 슬며시 담배를 빌렸다.

       

       – ???

       – 저 사람 왜 눈치를 못 채?!

       – 개쩐다.

       – 역시 요리를 안 할 때 가장 빛나는 여자 화령.

       

       요리를 할 때와는 달리 순수한 감탄을 표하는 이들을 보며 가벼이 혀를 찬 본인은 간절한 마음을 담아 한 가지 물음을 더 던졌다.

       

       “아해들아. 하나만 더 물어보자꾸나. 엔리는 이 게임을 클리어하는데 얼마나 걸렸느냐.”

       

       다른 건 몰라도 엔리에게 패배하고 싶지는 않다!

       

       그것은 내 자존심이 걸린 문제란 말이다! 매일 본인을 이길 날만을 기다리는 녀석이 본인보다 더 뛰어난 성적을 거두었음을 알게 된다면 어떤 괴악한 소리를 지껄일지!

       

       – 엔리님이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저요? 전 1장 1시간 만에 깼는데요? 저 완전 이 게임 잘하는데요?]

       

       – 찐임?

       – 찐인뎈ㅋㅋㅋ

       – 이왜진?

       – 자러간다며! 자러간다며!

       

       – 엔리님이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화령 씨가 슬로우쿡을 한다는 데 어떻게 자요!]

       

       “…즉. 본인의 여러 실패를 뒤에서 구경하고 있었던 것이냐?”

       

       – 엔리님이 5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네!]

       

       엔리의 활기찬 대답을 듣고 있자니 머리가 아팠다.

       

       벌써부터 엔리가 깐죽거리는 풍경이 눈앞에 아른거리는 구나.

       

       더 짜증이 나는 것은 엔리만으로 끝날 리가 없단 점이겠지.

       

       바루와 사이가 좋아진 녀석은 내 여러 실패담을 바루에게 이야기해주며 함께 나를 놀리려 들 게 분명하다.

       

       무언가. 무언가 방법이.

       

       “아. 그래. 엔리. 이 게임 전체를 클리어하는 데에는 얼마나 걸렸지?”

       

       – 엔리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네? 갑자기요?]

       

       “생각해보라. 본인은 요리의 초보이니만큼 시작이 느릴 수밖에 없지 않은가. 허나 끝까지 달려가게 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지지.”

       

       작금의 본인은 실시간으로 성장을 해나가고 있다.

       

       그러니 끝을 기준으로 이야기한다면 본인의 기록은 엔리에게 밀리지 않을 터.

       

       “만일 마지막에 가서도 그대에게 밀린다면 내 패배를 인정하겠다.”

       

       그러니 엔리. 그대의 기록을 이야기하거라.

       

       자신만만하던 그대가 얼마나 대단한 업적을 거두었는지 이야기하란 말이다!

       

       내 도발적인 어투에도 불구하고 엔리는 답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보아하니 기록이 아주 형편 없는 모양이구나.

       

       그렇지 않았더라면 뻗댈 기회만을 노리고 있던 그대가 얌전히 있을 리가 없으니까.

       

       – 엔리는화형당해야해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엔리 슬로우쿡 못 깬 거 들킬까봐 입꾹닫 한 거 봐 ㅋㅋㅋ]

       

       “호오. 그것 참 흥미로운 이야기구나.”

       

       저리 자신만만하게 나서기에 얼마나 대단한 기록을 새웠나 했더니 끝에 도달하지도 못했을 줄이야.

       

       – 팩트)다.

       – 마지막 장에서 빤스런 쳤지 ㅋㅋ

       – 솔직히 그거 난이도가 개 빡시긴 함.

       – 현직 요리사도 이걸 깨라고 만든 거나면서 짜증냈으니까.

       – 애초에 깬 사람에 손에 꼽을 정도 아닌가?

       

       “그렇단 이야기는 본인이 이 게임의 끝을 보기만 하면 무조건적으로 엔리를 이길 수 있단 이야기렸다.”

       

       엔리를 뻗대지 못하게 만들 방법이 생겨났단 사실에 웃음을 짓고 있으려니 방금 전까지 입을 다물고 있던 엔리가 다급하게 후원을 보냈다.

       

       – 엔리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깰 수 있으면 깨봐요! 화령 씨라고 뭐 다를 것 같아요?!]

       

       오. 이 바보 같은 엔리.

       

       그대는 본인이라는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를 잊어버린 모양이구나.

       

       본인은 천마다.

       

       무인의 극에 도달한 고금제일인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걷는 데에 있어 도가 튼 인간이다.

       

       이런 내가 중간에 포기를 할 것이라 생각하는가.

       

       “좋다. 그리 자신만만하다면 우리 내기를 하자꾸나.”

       

       – 엔리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내기요?]

       

       “그래. 내기.”

       

       하하. 이것 참 반그로우에게 감사를 해야겠구나.

       

       엔리가 거머쥐고 있는 화령냥이를 빠져나갈 수단이 이렇게 굴러 떨어질 줄이야.

       

       “설마 이제와 자신이 없다고 하진 않겠지?”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보러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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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천마님 방송하신다
Status: Completed Author:
He couldn't pass his habits to others upon his return. The Heavenly Demon remained a martial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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