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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44

       

        

        

        

        

        

        

        

        

       “꽤 위까지 올라와서 그런지는 몰라도, 슬슬 눈치가 좀 있는 분들이 한두 명씩 보이네요.”

        

        

        

       -선생님 그런말하실거면 한번이라도 죽어주고 칭찬을 좀 해주십쇼

       -ㅅㅂ 랭겜돌리면서 리스폰창으로 사출된적이 없으신 분이 ㅋㅋㅋㅋㅋㅋ

       -꼴랑 4일만에 마스터 335점까지 올렸으면 이정도는 말해도 된다

       -아니근데 이사람은 뭐 이렇게 랭크가 빨리오름? 보통 최소 수백판은 해야 올라가지 않나? 이사람 4일간 한 120판 정도 한 거 같은데 벌써 마딱이 상위네

       -적당하게 1인분 하는 사람이랑 한판에 최소 15킬씩 꼬박꼬박 하는 사람이랑 MMR 오르는 속도가 같겠냐고 ㅋㅋ

        

        

        

        글로리 앤 아너 광고 방송을 받은 지 4일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물론 그건 어디까지나 현 상황의 설명이었고, 매우 엄밀하게 말했을 때…나는 방송이 끝나고 난 뒤 내가 지금 제대로 광고를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품어야만 했으-나, 실로 다행스럽게도 이 부분은 그다지 문제가 되지 못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결국 언젠가 말했듯 모로 가도 서울만 가도 된다고, 광고라고 하기에는 조금 기묘한 내 글로리 앤 아너 방송을 본 시청자들 중 일부가 기어코 이 게임에 유입되었기 때문이었다. 동시접속자가 17만 명 가량 늘었고, 단순히 1회성으로 플레이해본 유저들의 비율도 적다.

        

        요컨대 요약하자면, 이카루스 인터내셔널 내 글로리 앤 아너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생각했던 것보다도 고무적인 결과가 튀어나왔다는 소리였다.

        

        

        

       ‘일반 게임만 몇 판 돌리고 껐다면 그닥 효과가 없었겠지만….’

        

        

        

        광고가 효과를 보기 위해 필요한 여건.

        

        노출 시간이 길면 좋았고, 광고의 내용이 흥미롭다면 더 좋았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진다면 더더욱 좋았다. 수많은 회사들이 자사의 제품을 수많은 사람들에게 판매하기 위해 더욱 감각적이고 세련된 방식의 광고로 대중에게 다가가는 것도 그 때문이었다.

        

        이쯤에서 방금의 3요소를 내 방송에 적용해본다면, 노출 시간과 광고의 시청자 수는 그다지 신경쓸 필요가 없었다. 일단 이리 말하면 뭐하긴 했지만 내 방송은…켜는 순간 최소 100만 명 이상의 숫자가 몰려드는 핫플레이스 그 자체였으니까.

        

        듣자 하니, 내 방송 중간중간에 광고를 삽입하고 싶어하는 회사들이 무지막지한 돈을 들고 트리키를 관리하는 이카루스 본사에 하루에도 몇 번씩 들락날락할 정도라고는 하는데….

        

        

        아무튼 다시 돌아와서, 결국 중요한 것은 광고의 내용이 흥미로워야만 했단 점이었다.

        

        아까도 말했듯이 일반 게임은…재미가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계속 거기에 머물면 시간이 지날수록 나도, 상대방도, 시청자도 점차 학을 뗄 것이다. 지루하고 재미없으며, 며칠도 안 되서 양학 그만하란 말이 나오겠지.

        

        그리하여 내 실력을 찾을 수 있고, 긴박한 전투가 벌어지며, 모든 피지컬을 가감없이 보여줄 수 있는 랭크 게임으로 내 손이 향한 것은 당연한 선택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광고 방송이라는 측면에서도 매우 성공적인 선택이라고 할 수 있었다.

        

        게다가-

        

        

        

       “흐럇-!”

        

        

        

       ───쾅!

        

        

        

        간만에 몸을 쓰니 생각보다 즐거웠던 것도 있고.

        

        결국 나는 몸을 움직여야만 심신이 상쾌해진다 – 물론 여기서 몸을 움직인단 건 누군가를 골로 보낸다는 뜻이기도 했다. 죽어버린 뉴욕에서 수많은 개고생을 하며 내 도파민 및 보상회로는 타인과의 교류 말고도 이런…좀 와일드한 방법을 통해서도 나름의 상쾌함을 찾아낼 수 있도록 설정되어버렸다.

        

        나쁘게 말하면 일종의 PTSD라고 할 수 있었지만, 좋게 말하면…이걸 직업병이라고 표현할 수 있으려나. 아무래도 그건 절대 안 되겠지.

        

        그리 생각하며 날아드는 폴암을 피했다. 지면을 크게 내리침과 동시에 돌가루가 사방으로 비산했다. 파고들까 했지만 저쪽은 즉시 뒷걸음질하며 허둥지둥 거리를 벌렸다. 물론 칼이 들어갈 틈도 별로 없어보이는 떡장갑이라는 사실은 덤이었고.

        

        

        

       “지금까지 저 유저만 랭크전에서 한 세 번 정도 적으로 마주친 것 같은데, 볼 때마다 무장이랑 갑옷이 점점 더 두툼해지는 것 같네요.”

        

        

        

       -떡장에 리치 긴 무기가 아니면 살해당한닷-!

       -왠지모르게 그 이유를 알 거 같네요 비얌쌤 ㅋㅋㅋㅋ

       -이 사람은 왜 맨날 단독으로 게임의 메타를 바꾸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리빙포인트)과거 아시아 예선전에서도 저 양반 때문에 급격히 원거리메타로 바뀐 적이 있었다

       -목에 칼침을 만날 때마다 박아줬으니 그럴 만하지!!!!!!

        

        

        

        물론 말은 저렇게 해도 과거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또 내 업보였다.

        

        일이 이렇게 돌아간 건 아주 간단한 사정이 있었다. 지금 내가 올라와있는 마스터 티어의 특성을 이리저리 감안해보면 쉽게 답이 나오는 문제기도 했는데 – 요컨대 지금 나와 검과 창을 맞대는 유저들은 더 이상 게임을 게임만으로 바라보기에는 어려운 실력이란 소리.

        

        만나는 사람만 마주치고, 그 중 대부분이 은둔고수거나, 혹은 진지하게 프로게이머를 준비하는 사람들이거나, 혹은 글로리 앤 아너를 주제로 유어스페이스 채널을 운영하는 이들까지 있다. 따라서 서로가 서로를 분석할 시간은 충분하다 못해 넘친다는 사실은 말할 필요도 없고.

        

        그리하여 한 번 매칭이 잡힌 순간 상대 팀은 난리가 난다.

        

        

        

       “아니,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안 그랬는데 왜 이번 주에 유독 이렇게 거북이 등딱지충들이…아주 그냥 줄빠따를 후려버릴라.”

        

       “아, 그거 아마 저 때문일 거예요.”

        

       “아….”

        

        

        

        시선이 마주쳤고, 아군은 조금 떨떠름한 표정으로 뭔가 이해했단 듯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겠지만 이 사람도 이번 판이 끝나면 나중에 적으로 만날 가능성도 있었다. 지금이야 비교적 가벼운 경무장의 클래스를 고른 상태였지만 만약 나와 같은 팀이 아니었다면 상대팀처럼 온갖 중갑옷으로 뒤덮인 뚠뚠이로 날 마주하고 있지 않을까 싶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저들을 죽이지 못한다는 건 당연히 아니었다.

        

        

        

       “…얼굴 빼고는 칼날이 들어갈 데가 하나도 없는 것 같은데, 도대체 어떻게 잡고 다니는 거예요?”

        

       “다 방법이 있죠.”

        

        

        

        얼굴 빼고-라는 말.

        

        글로리 앤 아너는 나름 현실적인 부분을 지향하는 게임이었고, 앞면이 트여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얼굴을 통째로 가리는 투구를 사용하게 된다면 당연히 그만큼 시야도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 투구 무게로 인해 스태미너 소모량이 많아지는 것도 감안해야 했고.

        

        그리하여 중갑을 착용하는 이들은 앞을 훤히 볼 수 있는 종류의 투구를 사용하거나, 아니면 다양한 크기와 종류의 방패를 사용하여 머리라는 거대한 크기의 급소로 날아드는 공격을 방어하곤 했-으나, 결국 내 기준에선 공격을 가할 수 있는 지점의 존재 여부가 가장 중요했다.

        

        선결 조건이 충족되는 순간 중요한 것은 급소에 칼을 박아넣기까지 얼마나 많은 양의 노력이 필요한지의 여부였고, 나는 여기서 얼마나 많은 눈치싸움과 카운터, 페이크가 동반되는지에 따라 상대방의 실력을 판단하는 편이었다.

        

        가령-

        

        

        

       ───달카닥!

        

        

        

       “우왁…!”

        

       “오.”

        

        

        

       -와 굴러서 피했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낌새 안좋다 싶으면 몸을 아예 쑥 빼버리네 ㄷㄷ

       -나름 짬이 있다 이거지wwww

       -아예 다이빙을 해라 ㅋㅋㅋㅋㅋ

       -아니 회피가 아니라 온몸비틀기잖아 이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정적인 순간 파고들려고 했더니, 상대는 불길한 낌새를 느끼고는 말 그대로…뒤로 몸을 던졌다.

        

        뒤에는 상당히 가파른 계단으로 이뤄진 경사면이 있었고, 그리하여 그는 오만가지 괴상한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안착했다. 쫓아가지 못하는 건 아니었지만 아래쪽엔 적 지원군이 대기하고 있었고, 이내 지원군 두 명은 대방패를 들어올리며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겠단 제스쳐를 취했다.

        

        가면 갈수록 방패 친구들이 늘어나고 있다. 당장 오늘 플레이한 경기의 90% 이상이 방패 투성이 그 자체였다. 적팀 6명 중 5명이 방패를 든 것도 셀 수 없을 정도였고.

        

        그다지 좋은 징조라고는 할 수 없었지만, 항상 말하듯이 내가 원하는 장소에서 내가 원하는 싸움만 벌어질 리가 있나. 그저 가능한 모든 방법을 시험해보는 게 정신적으로도 몇 배나 이로울 거고.

        

        

        물론, 요즘 새로이 익힌 신기술도 시험해볼 좋은 기회였다.

        

        

        

       ───텅!

        

        

        

        발치에 굴러다니는 검이 허공을 부유했고, 그것을 힘껏 걷어차자 순식간에 십수 번씩 회전하며 공기를 찢어낸다.

        

        철과 철이 부딪히는 소음. 방패에 가로막혔지만 여기는 하이그라운드였고, 주변에는 사라지는 미니언 시체와 이들이 남긴 아밍 소드가 즐비했다.

        

        

        

       “어디 전진할 수 있나 봅시다.”

        

        

        

        석궁을 쏘는 클래스도 있었고, 사슬낫을 집어던지는 클래스도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오늘 한손검을 걷어차 적을 견제하는 사람을 앞에 두었고, 머릿속으로 정신력이 스멀스멀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세상이 실로 요지경이었다.

        

        

        

        

        

        

        

        

        

        

        

        

        

        

        

        

        

        

       -[알림 : 결투자 A – 좌측 승모근 자상. 왼팔 사용 불가능.]

        

       -[알림 : 결투자 B – 오른팔 심지굴근 절단. 오른손 사용 불가능.]

        

       -[알림 : 결투자 A – 핸들캡에 의한 명치 타격. 호흡 3초간 정지.]

        

       .

        

       .

        

       .

        

        

        

       “그만.”

        

        

        

        팟!

        

        그와 동시에 꺼지는 홀로그램.

        

        방금 전까지 뼈와 살을 일격에 갈라버릴 수 있을 정도로 섬뜩하게 갈린 단검을 들고 있던 두 부대원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진다. 손에는 칼의 손잡이처럼 생긴 무게추가 들려있었다.

        

        각각 한 자루의 단검을 들고 전투에 임했던 두 명이 수많은 상흔 목록을 확인했다. 실제 교전이었더라면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당연하겠지만 그 끝은 두 명 다 자상 혹은 실혈사로 사망이라고 쓰여있었고.

        

        잠시 의례적인 박수가 이어진 뒤, 로렌티나는 평온하게 말을 이었다.

        

        

        

       “좋은 시범이었어요. 고생했습니다…그럼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죠. 방금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들이 보았던 건 단검을 휴대한 두 인원이 서로 교전을 벌였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일입니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서는 따로 다루지 않을 예정이고-”

        

        

        

        스륵.

        

        떠오르는 수많은 무기들. 그러나 그 모양새는 생각보다도 흉했고, 동시에…주변에서도 너무나도 자주 볼 수 있는 물품들로 구성되었다 – 나무를 깎아 만든 창, 문을 잘라 만든 방패, 소방도끼, 낫을 잘라 만든 급조용 워사이드, 블랙잭, 임시로 만든 조잡한 철퇴 등등.

        

        그 라인업을 두 눈으로 확인한 UDT 소속 오퍼레이터들은 그 순간 본능적으로 직감했다 – 만약 단검이 아니라 저런 것들을 마주하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만 할까.

        

        대테러 임무 등등을 수행하는 것이 본디 이들의 임무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으리라 완전히 단정하는 것은 일렀다. 총기란 결국 총탄을 소모하는 물건이었고, 다시 말해 보급이 없는 경우 언제든지 무거운 쇳덩어리로 변할 수 있단 소리.

        

        로렌티나는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영상을 재생했다.

        

        

        

       “방금 띄워놓았던 무기 예시와는 조금 다르지만, 이곳에 있는 모든 분들께 보여드릴 만한 꽤나 괜찮은 전투 영상들을 확보할 수 있었지요. 부디 주의깊게 보시길.”

        

        

        

        그와 동시에 틀어진 것은…막내, 다른 말로는 유진의 전투 영상이었다.

        

        갑작스럽게 눈 앞을 가득 메운 당황스러운 광경에 모두가 소리 없이 동요했지만, 로렌티나는 구태여 그것을 바로잡지 않았다 – 푹. 그닥 빠르지는 않았지만 상대방의 공격을 실로 깔끔하게 간파한 막내의 단검이 적의 급소를 정확히 파고드는 광경. 그것만으로도 이들을 조용히 만들 수 있었다.

        

        더욱 자세한 데이터가 연달아 쏟아진다. 유진의 시선은 어디로 가있는지, 간격을 어떻게 재는지, 어디를 어떻게 공격해야 하는지, 긴급한 상황에서 급소를 어떻게 찔러야 즉사시킬 수 있는지…실전에 한없이 가까운 정보가 말 그대로 파도가 되어 이들을 덮쳤다.

        

        발의 움직임, 보폭, 단검의 궤적, 그립의 자연스러운 전환까지.

        

        

        실로 용감한 한 명이 입을 열어 물었다.

        

        

        

       “그래서, 요즘 소문이 자자한 저 친구가 로렌티나 씨의 후임입니까?”

        

       “후후, 노 코멘트로.”

        

        

        

        그것이 무슨 뜻인지 알아먹지 못하는 사람은 이 자리에 없었다.

        

        좌우지간, 아무런 대화 교환조차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에 있는 오퍼레이터 전원은 눈을 통해 빠르게 영상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자세한 것은 이론화 및 실전 적용을 통해 익혀야만 했지만 단순히 보는 것만으로도 얻어갈 수 있는 것이 있었다.

        

        더군다나 따라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었다. 영상 하단부에는 ‘역보정이 적용된 유저의 영상입니다’라는 단어가 큼지막하게 적힌 상태였으니까.

        

        대략 10분 가량의 영상 재생이 끝난 뒤, 너나할 것 없이 의견 교환이 시작됐다.

        

        

        

       “갑옷 때문에 공격 지점이 한정됐다고는 해도, 공수 전환이 물흐르듯 자연스러운 걸 보니 진즉 어떻게 공격할지를 머릿속으로 구상해놓은 것 같은데.”

        

       “그립 전환 속도도 빠르고, 어딜 어떻게 찔러야 하는지도 잘 아는 걸 보니 이미 현실에서 무지막지하게 연습한 거겠지.”

        

       “사람 찌르는 데 거부감이 1도 없어. 그런 와중에 저 정도 평정심이면…어디서 뭘 배웠는지는 몰라도 시스테마도 적잖이 섞여있겠는데.”

        

       “투검이 어디 박히는지도 봐봐. 팔꿈치 안쪽이나 안구, 무릎 뒤…하나같이 살벌한 곳이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경탄한다.

        

        그것 뿐만이 아니다. 적은 단순히 흉기를 든 사람이 아니라 말 그대로의 전사들이었다. 엄밀하게 말하면 게임 속의 클래스였지만, 이들의 무력 자체는 과거에 그대로 데려다놓는다고 가정할 시 어줍잖은 농노-징집병들을 정면에서 박살낼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런 이들을 꼴랑 단검 두 자루로 상대하는 것도 모자라 정면승부를 벌인 후 따버렸다.

        

        무기라는 개념이 어떻게 진보해왔는지를 한 글자로 요약한다면 ‘어떻게 더 먼 거리에서 안정적으로 적을 죽일 수 있을까’였고, 대개 단검이 저런 무식한 쇳덩어리와 싸워서 이기기 위해 존재하는 무기가 아니란 걸 감안하면….

        

        

        

       “…매우 인상적이네요, 이건.”

        

       “그럴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론의 영역이 아닌 제대로 된 실전 데이터.

        

        인간이 따라할 수 없는 피지컬에 기반한 플레이가 아닌, 역보정으로 인해 약화된 신체능력을 가지고 행하는 비교적 정적인 전투였기에 현실에 적용하는 것 또한 이전보다도 수월할 확률이 높았다.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오퍼레이터가 반드시 이 정도의 경지까지 올라와야 한다는 것은 아니었지만, 결국 특수부대원이란 남들이 하지 못하는 것을 해내기 위해 창조된 존재들이며, 아직 벌어지지 않은 수많은 IF를 대비하여 훈련을 받는 이들이 아닌가.

        

        이 자리에 모인 억센 인원들과는 그닥 어울리지 않는 고풍스럽고도 작은 여성의 웃음소리가 울려퍼졌다.

        

        

        

       “훌륭한 교범이 생겼으니, 이 자리에 있는 많은 분들이 이 시간을 통해 최대한 많은 것을 얻어가게 된다면 더할나위 없겠군요.”

        

       “막내분이 알게 되면 화내지 않겠습니까?”

        

       “뭐어, 선물이라도 하나 사들고 가야겠지요. 그러면.”

        

        

        

        하하.

        

        그렇게 웃음소리가 잠시 피어올랐고, 머잖아 모두가 일어섰다.

        

        로렌티나는 테스트 룸 위에 통째로 홀로그램을 덮어씌웠고, 그 순간 사방에서 홀로그램 격자가 나타나며 모든 곳에서 1 : 1 교전 구도가 성립되었다.

        

        짤막한 이론이 끝났으니, 이젠 실전과의 배합 비율을 살필 차례였다.

        

        

        

       “이번 코스는 택티컬 나이프 파이팅. 익숙해질 때까지 해봅시다.”

        

        

        

        그 순간, 천장에서 뿜어져나오는 빛이 적색에서 녹색으로 변했다.

        

        사방에서 파공성이 터져나왔다.

        

        유진의 방송이 전혀 다른 곳에서 예상치 못한 화학반응을 유발하는 순간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막내 플레이영상 훔쳐서 쓰는 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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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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