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Please report if you find any blank chapters. If you want the novel you're following to be updated, please let us know in the comments section.

EP.444

        

       *** ***

         

       맹주의 서신을 받은 뒤 나와 구호대는 서둘러 무림맹으로 복귀했다.

         

       무림맹으로 복귀하는 길.

         

       나는 나와 일행들이 얼마나 유명해졌는지를 곧바로 체감할 수 있었다.

         

       “비천마차다!”

         

       “뇌검낭인이 나타났다!”

         

       하남의 도시를 지나갈 때마다 비천마차를 알아본 인파들이 구름같이 몰려들었기 때문이었다.

         

       무림맹에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더욱더 몰려드는 인파 때문에 일정이 지체되어 구호대와 우리는 도시의 객잔 대신 노숙을 택해야 할 지경이었다.

         

       “후후후!”

       

       그리고 그런 유명세 때문에 당도연의 기쁨은 하늘을 찔렀다.

         

       “저게 소문의 비천마차라고?”

         

       “천하에서 가장 빠른 마차라는군!”

         

       “하하하! 들으셨습니까?”

         

       비천마차가 천하에서 가장 빠른 마차라는 평가 때문이었다.

         

       그 덕에 나와 일행들만 죽을 맛이었다.

         

       늘 비천마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만 접했던 당도연이다.

         

       천하에서 가장 빠른 마차라는 칭찬은 그야말로 당도연을 춤추게 만들 수 있을 칭찬이었고.

         

       “저들 앞에서 진정한 비천마차의 속도를 보여 주고 싶군요!”

         

       …당도연의 기쁨은 곧 비천마차의 속도와 직결되는 이야기였다.

         

       “구호대와 함께 하고 있음을 잊으시면 안 됩니다!”

         

       “사람이 많으니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서 더욱더 안전을 챙기셔야지요!”

         

       비천마차의 유명세는 무림맹으로 돌아가는 길은 당장이라도 폭주하고 싶어 그릉거리는 당도연을 필사적으로 달래는 여정으로 바꿔버렸다.

       

       “크후후후후!”

         

       당장이라도 재갈을 휘두르며 폭주할 것만 같은 당도연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마음을 졸인 채 도착한 무림맹.

         

       “어서 오시게.”

         

       그런 무림맹에 도착해 곧바로 마주한 것은 오는 내내 당도연을 신경 쓰느냐 신경쇠약에 걸린 나만큼이나 피폐해진 무림맹주 연천백이었다.

         

       무림맹주 연천백.

         

       그의 피로는 상당해 보였는데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혈교 사태가 벌어지기 전까지 무림맹은 그 거창한 이름에 비해서 실질적으로 하는 활동이라고는 친목 도모나 비무대회 개회 정도가 전부였다.

         

       그리고 연천백은 그런 온건한 행사에 딱 걸맞는 사람이었다.

         

       그런 연천백이 갑작스럽게 무림 전체를 아우르는 혈교와의 전면전을 지휘하게 되었으니 당연히 여러 가지로 부담감을 느끼겠지.

         

       그렇다고 연천백이 못 미덥다는건 아니었다.

         

       기라성같은 문파들이 포진되어있는 무림맹이다. 아무리 맹주를 추대할 때 지금과 같은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해도 아무나 맹주로 선출하지는 않았을 테니까.

         

       성향과 관련없이 맹주직을 수행할 능력은 충분한 사람이다.

         

       “보타문의 탈환, 수고가 많으셨소.”

         

       “다 무림맹의 구호대가 뒤를 받쳐 준 덕분입니다.”

         

       “허허, 겸양의 말씀을. 얼굴이 이리 반쪽이 되었으니 검치호와 교전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익히 짐작이 가는구려.”

         

       …차마 당도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없었던 나는 그저 가볍게 고개를 숙여 보였다.

         

       나를 우호적인 눈으로 바라보던 맹주는 곧 본론을 입에 담았다.

         

       “내 이리 그대를 긴급히 호출한 것은 혈교의 무리에게 공세를 취하기 위함이오.”

         

       “소문은 들어 보았습니다. 혈교의 거점들이 몇 곳 밝혀졌다지요?”

         

       “그렇소. 그래서 본 맹에서는 그런 거점들 중 한 곳을 조사하려고 하오.”

         

       맹주는 지도를 펼쳐 한 곳을 가리켰다.

         

       “본 맹에서는 이곳이 제일 조사하기 적합한 장소라고 파악했소. 그나마 현재 밝혀진 영물들 중에서 전투력이 떨어지는 오소리 영물이 있기 때문이오.”

         

       혈교의 거점을 공격하는 건 필요한 일이다.

         

       영물을 처치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 거점이니만큼 얻을 수 있는 정보도 있을 터.

         

       동시에 위험한 일이기도 했다.

         

       적의 거점이니만큼 수비 태세가 잘 갖추어져 있겠지.

         

       “이번 공격에는 많은 고수들이 동원될 것이오.”

         

       연천백 역시 그 점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지 이내 지원을 입에 담았다.

         

       “현 무림맹에는 각 문파들의 명망 높은 고수들이 집결해 있는 상태요. 소림사의 십팔나한 해율 대사, 무당파의 태극검수, 그 외에도 이름만 들으면 곧바로 알 수 있는 명숙들 말이오. 안전한 조사를 위해 화경 고수 열 분이 기존의 구호대에 합류해 주기로 하셨소.”

         

       “오.”

         

       진짜 통 큰 투자네.

         

       사실 구호대의 전력도 정말 대단한 전력이었다.

         

       초절정 고수 다수가 포함되어 있는 것은 물론이고 모용서와 풍영대주는 화경 고수였으니까.

         

       이번 거점 조사에 화경 고수만 열 두 명이 동원되는 셈이었다.

       무림맹 소속 문파들의 입장에서는 조금 힘을 보탠 것 뿐이지만 그 조금의 힘이 무림맹에 모이면 이렇게 압도적인 전력이 된다.

         

       이런 점이 바로 무림맹의 무서움이고 내가 무림맹과 손을 잡은 이유이기도 했다.

         

       “뇌검낭인께서도 힘을 보태 주시겠소?”

         

       “물론입니다.”

         

       나는 망설임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 ***

         

       조사대의 면면은 정말로 화려하기 짝이 없었다.

         

       구파일방.

         

       소림파. 무당파. 화산파. 아미파. 청성파. 점창파. 곤륜파. 종남파. 해남파. 그리고 개방.

         

       오대세가.

         

       사천당가, 남궁세가. 황보세가. 제갈세가, 모용세가.

         

       구파일방 중에서는 점창과 개방을 제외한 여덟 곳에서 각지 화경의 고수가 한 명, 오대세가중에서는 남궁세가와 황보세가의 화경 고수가 한 명씩 합류했다.

         

       기존에 함께했던 풍영대주와 모용서.

         

       그리고 본래 점창파 소속인 혁기린까지 합치면 개방과 제갈세가를 제외한 구파일방과 오대세가의 화경 고수들이 모두 조사대에 소속되어 있는 셈이었다.

         

       절로 가슴이 웅장해지는 인원 구성이 아닐 수 없었다.

         

       나만 가슴이 웅장해지는 건 아니었는지 화경 고수들의 합류 이후 조사대의 사기는 하늘을 찔렀다.

         

       일행 역시 들뜬 기색이 역력했다.

         

       고명한 구파일방과 오대세가의 화경 고수들이 펼치는 수를 견식할 수 있게 되었으니 무인으로서 흥분하는건 당연한 일일지도.

         

       “와 진짜, 화경 고수 열 세 명이 모여있으니까 그냥 주변의 기운이 기괴하게 비틀어지는데 정말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니까요?”

         

       “후후, 대사형 합류했다면 더 장관이었을 텐데 말입니다.”

         

       “저는 서공이랑 함께 비천마차에 있는 것으로도 충분합니다.”

         

       혁기린은 빙그레 웃으며 자신의 무릎 위에 축 늘어진 서공을 쓰다듬었다.

         

       무림맹에 합류한 이후 쭉 마차에만 있었던 서공은 아예 마차 생활에 적응했는지 찹쌀떡처럼 늘어진 채 꼬리만 휙휙 흔들고 있었다.

         

       영리한 녀석이니 바깥에 나가 좋을 것이 없다는 상황을 인식했을지도 모르지.

         

       “아무튼 든든합니다. 사실 검치호를 상대할 때 다른 분들도 최선을 다 해 주셨지만 조금 불안한 감이 있었으니까요.”

         

       여일예의 발언에 일행들은 물론 나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혈인들이 죽자사자 달려들 때는 제법 위험한 순간들이 많았다. 풍영대주의 기와에 아슬아슬하게 막힌 공격이 한둘이 아니었으니까.

         

       반면 이번 공격대는 혈인들의 공세를 완벽히 막아주는 것은 물론이요 영물과의 결전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수준이었으니 마음이 편할 수밖에.

         

       나는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눈을 감았다.

         

       가끔은 편한 여정도 있어야지.

         

       *** ***

       

       다각. 다각.

       

       조사대는 전원 마차로 이동 중이었다.

         

       조사대에 속한 고수들 중에서는 얼굴만 봐도 그 알아볼 수 있는 자들이 넘쳐나니 경공이나 말을 타고 이동한다는 것은 혈교에게 공격해 들어간다고 통보를 하는 셈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

         

       모용연화는 마차의 흔들림에 몸을 맡긴 채 중간 열에 속해있는 비천마차를 바라보았다.

         

       이제는 외형마저 유명해진 탓에 겉면을 새로이 꾸며 생소한 외관이 되었지만 모용연화에게 중요한 것은 비천마차의 외관이 아니라 그 안에 타고 있는 사람이었다.

         

       호천안.

         

       호천안을 떠올린 모용연화는 심경이 복잡해졌다.

         

       보타문에 있을 때.

         

       지금 가슴을 울리는 이 조마조마한 감정이 걱정이라 생각했다.

         

       오행진은 근소한 차이로 검치호를 제압해냈고 호천안이 이대로 오행진을 운영하면 언젠가 위험에 처할 것이라 생각했으니까.

         

       호천안 그리고 일행들이 크게 다치면 어떻게 하지.

         

       차라리 내가 합류하여 육성진을 펼치는 것이 호천안 대협의 안전을 위한 길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품고는 호천안 일행의 곁을 맴돌았다.

         

       그리고 조사대의 면면을 보고 모용연화는 앞으로 호천안의 안위를 걱정할 필요가 없음을 깨달았다.

         

       무림맹에 어디 진법대가 없지 고수가 없을까.

         

       무림맹은 이를 증명하듯 호천안 일행이 펼치는 오행진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또한 같이 영물을 상대할 화경 고수들을 잔뜩 붙여 주었다.

         

       그러니 더 이상 마음이 술렁이지 않을줄 알았건만.

         

       어찌도 이리 가슴 한켠이 아리는지 알 길이 없었다.

         

       모용연화는 자신의 가슴팍을 꾸욱 눌렀다.

         

       그럼에도 마음 속에 응어리는 풀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으니 그저 쓴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대체 나는 어쩌고 싶은 걸까.’

         

       섬서분타의 일을 마무리짓기 위해 호천안과의 인연조차 뒤로 미루어 둔 채 노력해오지 않았던가.

         

       그런데 마음먹었는데 호천안을 만나고, 호천안과 함께할 수 있는 육성진이라는 명분을 손에 넣게 되자 도무지 술렁이는 마음을 제어할 길이 없었다.

         

       모용연화는 같은 마차에 타고 있는 모용세가 사람들을 돌아보았다. 마차에 타고 있는 인원은 대부분 섬서분타의 인원들이었다.

         

       혈교에게 놀아난 과오와 자신들의 행동으로 떨어트린 가문의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지원자들.

         

       “그러니 광산의 보를 올릴 때는 반드시 정해진 순서로 올려야만 제대로 갱도를 지탱할 수 있는 것이다.”

         

       “과연 그렇군요.”

         

       섬서분타 재건을 향한 의지를 느낄 수 있는 모용석질과 모용모의 대화를 들은 모용연화는 스스로를 달랬다.

         

       혈교가 영물을 부리며 무림 전체에 횡액을 뿌리고 있는 와중이다. 그리고 혈교를 상대하는 중심에는 호천안이 있었고 모용연화 본인도 그런 호천안을 도와 혈교의 야망을 저지해야만 했다.

         

       섬서분타의 재건을 위해서도, 무림의 안녕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 해야 할 때였다.

         

       이런 와중 어디 연애가 가당키나 하단 말인가.

         

       ‘그래, 모든 일이 끝난다면…그때는…’.

         

       어느새 대화를 멈춘 모용모와 모용석질이 모용연화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제 마음을 다스리기에 급급한 모용연화는 그 시선을 눈치채지 못한 채 하늘만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444
    다음화 보기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