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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45

       *** ***

         

       무림맹의 일원이자 이번에 혈교에게 공격당한 고상문에 도착한 우리는 급히 공세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이틀 전 근방의 고수 몇몇이 혈교의 거점으로 향했습니다.”

         

       보통 무림맹의 말석이라도는 해도 보통은 그 지역을 꽉 잡고 있을 정도로 강력한 세력이기 마련.

         

       그런 문파들이 큰 피해를 입는 꼴을 보고도 혈교의 거점으로 처들어 갈 생각을 하다니 도무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행동이었지만 세상에는 그런 인간들도 있는 법이었다.

         

       명성을 탐한 것인지 간덩이가 부은 것인지 혈교의 거점이 있다는 소식을 접한 무인들이 무리를 지어 거점을 공격해 들어간 뒤 소식이 끊겼다는 것이다.

         

       도움이 되기는커녕 거하게 똥을 뿌린 작자들이었지만 그래도 생명은 생명.

         

       한시라도 빠르게 거점을 공격해 들어가는 일이 그들의 안위를 위한 길이었으니 선택지가 없었다.

         

       “오대세가에서 선두에 서겠습니다. 구파의 분들은 오행진의 호위를 부탁드립니다.”

         

       “아미타불.”

         

       “무량수불.”

         

       선두에는 모용세가를 비롯한 오대세가의 화경 고수들이 앞장섰고 나는 오행진을 펼친 채 구파의 화경 고수들에게 호위를 받으며 중간 대열에 합류했다.

         

       “무림맹이다!”

         

       “무림맹이 나타났다!”

         

       산채가 소란스러워짐과 동시에 모용서가 공격 신호를 보냈고 화경 고수들을 선두에 세운 무림맹의 무인들이 경공을 전개하며 산채로 쇄도해 들어갔다.

         

       “크악!”

         

       “으아악!!”

         

       혈교의 혈인들이 튀어나왔지만 응수했지만 그야말로 순식간에 제압당했다.

         

       화경 고수가 작정하고 달려들었으니 당연한 결과일까.

         

       순식간에 혈인들을 제압되었음에도 모용서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산채 전체에 들리고도 남을 소란에 튀어나온 혈인들은 고작해야 열 명도 되지 않았으니까.

         

       “산채를 수색하라!”

         

       모용서의 말에 무림맹 무인들이 순식간에 주변을 뒤졌다.

         

       “이곳에 도주의 흔적이 있습니다.”

         

       “이곳도 마찬가지입니다.”

         

       “허어.”

         

       모용서는 탄식을 흘렸다. 이미 산채에는 혈교의 무리가 도망쳤다는 증거가 산재해 있었기 때문이었다.

         

       “고상문과 주변의 정파들이 거점을 감시하고 있었는데 어찌 영물과 혈교의 무리들이 흔적도 없이 증발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런 모용서의 의문은 얼마 지나지 않아 해소되었다.

         

       “이곳에 긴 굴이 파져 있습니다.”

         

       산채의 중앙에 커다란 굴이 뚫려 있었으니까.

         

       나는 그 굴을 보자마자 영물 오소리가 파 놓은 굴이라는 점을 눈치챌 수 있었다.

         

       섬서분타의 지하를 조사했을 모용모 역시 나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지 길게 한숨을 흘렸다.

         

       “아무래도 영물로 굴을 파고 도망친 모양이오.”

         

       “안쪽은 막혀 있습니다.”

         

       “이런.”

         

       모두가 맥이 빠진 표정을 지었다. 무림맹에서 이곳까지 열심히 달려왔더니 웬 천둥벌거숭이들이 풀숲을 들쑤시는 바람에 혈교의 무리가 도망쳐 버렸으니 그런 표정을 지을 법도 했다.

         

       “벌어진 일은 어쩔 수 없지요. 그보다 생존자들을 찾아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도 혈교의 거점이니 쓸만한 정보가 남아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시작된 수색은 금세 공격대 인원 전체가 동원되었다.

         

       “여기에 지하가 있습니다.”

         

       “이쪽에도 굴이 있습니다.”

         

       오소리 영물을 부려 어지간히 지하 공간을 확장한 모양인지 적지 않은 크기의 산채 곳곳에 지하 공간이 발견되었기 때문이었다.

         

       나와 일행 역시 조사에 합류했다.

         

       “무량수불, 굳이 도우께서도 나설 필요가 있겠습니까.”

         

       “혈교의 무리가 도망친 것이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 홀로 덩그러니 호위를 받는 것도 이상하지 않겠습니까. 저희도 흩어져서 단서를 찾아 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알겠습니다.”

         

       무당파의 명공 진인을 필두로 나를 호위하던 구파일방의 고수들도 흩어졌다.

         

       “확실히 뭔가 이것저것 있긴 하구나.”

         

       지하 공간은 지하실이라기보다는 굴에 가까웠다.

         

       흙벽에 영물의 발톱이 헤집고 지나간 흔적이 역력했고. 그 뒤로는 혈교의 혈인들이 생활을 위해 이곳저곳을 깎아내고 메운 흔적이 가득했으니까.

         

       거점의 지하 공간은 누가 봐도 황급하게 치운 흔적이 역력했다. 책이나 서신은 물론이고 각종 술법에 사용되는 것 같은 물품들도 충분히 발견할 수 있었으니까.

         

       여일예가 피가 묻은 항아리를 바라보며 인상을 찡그렸다.

         

       “이곳에서 이들은 어떤 혈술을 사용했을까요?”

         

       “글쎄요. 생각해보니 핏방울을 뿌리는 것 말고는 혈교의 주술을 직접 본 적은 없네요. 폭심법이야 술법이라 할 수도 없는 기술일 뿐이고.”

         

       “영물을 부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요. 그 이상 혈술을 경험하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그렇긴 합니다.”

         

       나는 일행의 대화를 들으며 별 하등 쓸모 없어 보이는 식재료 장부를 들여다보며 생각에 잠겼다.

         

       혈술, 혈술이라.

         

       혈교의 영물들을 길들인 술법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혈술이 동원된것만큼은 확실하다.

         

       그렇지 않으면 서공이 혈인의 명령조차 거부하면서 날 공격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할 수 없으니까.

         

       “음.”

         

       혈교의 혈술이 피가 매개라면 그 피를 잇는 것만으로도 어떤 식으로 술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아까부터 자꾸 내 신경줄을 자극하는 어떤 감각 역시 그런 피에 녹은 재능? 혹은 본능의 발현일까.

         

       “혹시, 무언가 느껴지는 것이 없습니까?”

         

       내 말에 일행들은 긴장된 표정으로 각자의 무기에 손을 대며 등을 맞댔다. 내 말을 경고로 받 아들인 모양.

         

       나는 머쓱하게 뒷머리를 긁으며 첨언했다.

         

       “아니, 적이 숨어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정말 뭔가 꺼려지는 기분이라던가. 신경 쓰인다던가 하는…”

         

       “아니, 이놈이 쓸데없이 의미심장하게 말하기는!”

         

       “글쎄요, 딱히 유쾌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특별히 이상한 감각은 없는데요.”

         

       이 감각은 결국 나만 느낀다는 거군.

         

       나는 그 감각을 따라 다시 지상으로 올라왔다. 분명히 감각이 알려주는 장소는 지하였지만 이곳과는 거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피의 이끌림으로 추정되는 감각을 따라 향한 곳은 어느 건물의 지하였다. 무림맹원들이 조사를 마친 공간인 듯 사람이 드나든 흔적이 역력했지만 일단은 이끌림에 따라 들어갔다.

         

       “음.”

         

       지하에 들어가자마자 확신했다.

         

       바로 이곳이 내 감각을 잡아끌던 장소라고.

         

       뭐라 말할 수 없는 확신을 담아 한쪽 벽면으로 다가갔다. 무언가로 가리거나 숨기조차 않은 채 훤히 드러난 벽면은 다른 벽면과 전혀 다를 바 없는 거친 흙벽이었지만 나는 이곳에 무언가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이 흑벽 속에 내가 손을 넣어야 한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아마 출입과 관련된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손잡이라던가 아니면 피를 흘리는 구멍이라던가.

         

       푸욱.

         

       손에 희끗한 강기를 입히고는 흙벽을 향해 손을 찔러넣었다. 몇 번 더듬거리자 확실하게 잡히는 금속 막대기의 감촉.

         

       아무 이유 없이 흙벽 속에 금속 막대기가 있을 리 없으니 이건 손잡이겠지.

         

       후두두둑!

         

       힘을 주어 손잡이를 잡아당기자 흙더미가 쏟아져 내리며 문이 딸려 나왔다. 문이라기보다는 마개라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을까.

         

       “비밀 공간…”

         

       “자연스럽게도 위장해 놨군.”

         

       일행들의 중얼거리림을 들으며 흙이 떨어져 나간 뚜껑을 바라보았다.

         

       손잡이를 중심으로 빼곡하게 그려진 술진이 일부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지금까지 날 자극했던 것은 바로 이 술진이었던 모양.

         

       일행들은 물론이고 다수의 화경 고수가 포함된 무림맹원들의 기감에도 잡히지 않는 것을 보아하니 어디까지나 혈교의 인사만 감지할 수 있는 술진의 일종이었던 모양이다.

         

       나는 고개를 돌려 앞을 바라보았다.

         

       기껏해야 서고 한 칸 크기의 비밀 공간.

         

       그 비밀 공간에는 누가 봐도 혈교의 기밀 문서로 보이는 서책과 두루마기들이 놓여 있었다.

         

       *** ***

         

       비밀 공간에 있던 서책과 두루마기들은 곧바로 경공이 특기인 무인의 손에 맡겨져 무림맹으로 보내졌다.

         

       그 결과 조사대가 무림맹에 도착했을 때, 비문의 해석 결과를 곧바로 받아볼 수 있었다.

         

       “참으로 큰일을 해 주었소!”

         

       조사대의 화경 고수들을 모두 불러 모은 연천백.

         

       비문으로 얻은 수확이 꽤 컸는지 연천백은 기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그 비문에는 꽤 유용한 정보들이 있더구려. 영물과 혈교 주요 세력의 이동 기록이나, 비교적 신규 거점에 대한 정보, 그리고 혈교의 계획 일부나 지령 등이 기록되어 있었소.”

         

       성과가 있었다는 소식에 조사대의 고수들도 기뻐했다.

         

       “허어, 헛물을 켰다고 생각했거늘 수확이 있었다니 다행입니다.”

         

       “뇌검낭인께서 다시 한번 큰 공을 세우셨구려. 이는 무림의 홍복이오.”

         

       “어찌 제 공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함께 수색한 조사대 모두의 공로라 할 수 있겠지요.”

         

       “선재, 선재로다.”

         

       한바탕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칭찬이 오고 간 뒤 모용서가 주위를 환기시켰다.

         

       “맹주님께서는 하실 말씀이 있으신 듯 합니다만…”

         

       “그렇소.”

         

       연천백은 조사대의 면면을 살펴 분위기를 휘어 잡은 뒤에 폭탄 선언을 했다.

         

       “비문의 정보를 토대로 혈교의 본거지를 특정해냈소.”

         

       “…!”

         

       소리 없는 경악이 퍼져나갔다.

         

       모두가 그 발언의 의미와 무게감을 되새기며 말을 아끼고 있을 때 모용서가 입을 열었다.

         

       “맹에서 충분히 검토한 결과이겠지만 너무 성급한 결론이 아닐지요? 아무리 은밀하게 감추어진 비문이라고 한들 본거지에 대한 정보를 적어 두었을 리가…”

         

       “이번에 발견된 비문이 본거지를 특정짓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건 사실이지만, 혈교의 본거지를 찾는 작업은 무림맹이 활동을 시작한 이래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었소. 그 모든 것을 종합하여 내린 결론이오.”

         

       “으음.”

         

       “만약 본거지가 아니더라도 본거지에 필적할 정도로 큰 거점이거나 혈교의 수장이 머물고 있는 것은 확실하오.”

         

       …혈교의 수장.

         

       내 외조부인 혈존이 그 거점에 있다는 뜻일까.

         

       의미불명의 술렁임이 가슴 속에 퍼져나갔다. 내 동요와 별개로 모용서는 심각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나갔다.

         

       “이 정보를 잘만 살린다면 단번에 혈교의 머리를 제거할 기회를 만들 수 있겠군요.”

         

       연천백은 고개를 끄덕였다.

         

       “맹에서도 모용서 대협과 같은 생각을 했소. 하여 무림맹에서는 혈교의 본거지를 기습하기로 결정했소이다.”

         

       “허어…!”

         

       “현 조사대는 물론이고 소림사의 십팔나한, 그리고 현경의 경지를 개척하신 점창파의 운종 선사께서도 공격에 합류하게 될 것이오. 시간과의 싸움이니 조사대 여러분들은 곧바로 출정 중비를 해 주시오.”

         

       연천백의 말에 모두가 마른침을 삼켰다.

         

       현경의 고수에 십팔나한진을 펼칠 수 있는 십팔나한들까지 추가로 동원된다라.

         

       과거와 미래를 통틀어 이만한 전력이 동원될 일이 있을까.

         

       그야말로 무림사를 다시 쓰게 될 일이 목전에 닥쳤으니 산전수전 다 겪은 무림명숙들도 긴장감을 감출 수 없었던 모양이다.

         

       “부디 여러분들의 무운을 빌겠소.”

         

       다음 날.

         

       조사대는 혈교의 본거지가 있는 강소로 출발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비공개]님께서 [10코인]을 후원해주셨네요.

    언제나와 같은 코인이 든든하네요.

    후원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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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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