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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5

       ‘광전사? 다음.’ 영상으로 혜성처럼 등장한 ‘아따먹 팬튜브’는, 이예나가 정식으로 방송을 시작하기도 전부터 높은 퀄리티의 영상을 찍어내고 있었다.

        

       아무리 열심히 편집을 하려고 해도 정작 편집할 소스가 없다는 것이 유일한 문제였던 팬튜브.

        

       그런 팬튜브에서, 화려한 플레이로 가득 찬 3시간 어치 고봉밥 방송을 놓칠리가 없었다. 

        

       [강한 자가 옳다]

       [아따먹 팬튜브]

       [조회수 2.2천회]

        

       [예능캐로 걍 갖고 노네; 누구임?]

       –     트위트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님이에요

       –     광전사?다음인가 그거도 같은 사람아닌가

       –     ㄴ 맞아요

        

       [상대들 티어 어디임?]

       –     다이아1 ~ 마스터입니다

        

       [움직임이 말이 안 되는데 ㅋㅋㅋㅋ 현직 체조선수라도 되시나]

       –     키보드 마우스입니다

       –     ㄴ 지랄 자제

       –     ㄴ 님이 저 도적임?

       –     ㄴ 아니요, 저는 그냥 취미로 편집하는 거고 영상속 도적은 트위트에서 방송하는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님이에요

        

       [3:37 여기 뭐하는 거야? 왜 갑자기 성기사가 공격하려다 말고 움찔하지]

       –     1인칭이라 잘 안 보이는데 단검투척 페이크 넣은듯?

       –     생방봤는데 그 전까지 단검투척으로 하도 재미 많이 봐서 단검 역수로 잡기만 해도 애들 다 투척에 신경 쏠림

       –     ㄴ 단검 걍 던지면 그 때 보고 피하면 되잖아

       –     ㄴ 아가리론 뭘 못하냐

        

       [이분 방송하나요?]

       –     ㅇㅇ 트위트에서 함 (링크)

       –     ㄴ ㄱㅅㄱㅅ

        

       [얘 그 아크 저격러 아닌가]

       –     요즘은 방송하는듯?

       –     지튜브 학원에서 뭐 커리큘럼이라도 짜주나 ㅋ 저격러짓하다가 방송하는 거 한 둘이 아니네

       –     ㄴ 아따먹님은 저격해도 트롤이나 방플 한 적 없어요

       –     ㄴ 네네 저도 음주운전은 했는데 사고는 안 냈어요~

        

       [존나 잘하네]

        

       [ㅋㅋㅋ이게 여자라고? 진짜 요즘 사기도 다채롭게 치는구나]

       –     ㄹㅇ 백퍼 게임은 남친 시키고 목소리만 입혔을 듯

       –     ㄴ ㅇㅇ 게임에 대한 멘트 거의 못하는 거만 봐도 티난다 ㅋㅋㅋㅋ  

       –     이미 캠방으로 인증했는데 뭔 개소리들이지

       –     ㄴ ??얘 캠방함?

       –     ㄴ (링크)

        

       영상을 보는 모든 이들이 그녀에게 우호적인 것은 결코 아니었지만-

        

       이예나의 지난 생방송 시청자보다도 높은 조회수는, 명백하게 높아지고 있는 관심을 보여주고 있었다.

        

       * * * *

        

       기왕 4~5주 주기로 같은 고문을 반복할 거라면, 매번 똑같기라도 하면 얼마나 좋을까. 익숙해지면, 조금 나을지도 모르잖아.

       

       하지만 안타깝게도 내 몸은 내 요구사항에 딱히 관심이 없다. 그렇기에, 같은 이벤트여도 컨디션이 유독 안 좋은 달이 있다.

       

       이번 달이 그랬다.

       

        축축 처지고, 울적하기도 하고.

       

       평소보다 강하게 응급 알코올 처방을 했음에도 차도가 없을 정도로 위중한 상태.

       

        두통, 치통, 요통, 그 중 제일은 심통이라.

       

        그래.

       

        마음이 아프므로, 오늘은 병가다.

       

        그리고 비공식 병가이므로, 자습이다.

        

       방송을 켜고 바탕화면을 띄워 놓은지 약 5분.

        

       『ㅎㅇㅎㅇ』

       『어이 따씨 나오나나 켜』

       『오 이틀 연속 방송』

       『뒤지게 안 켜더니 웬일이래』

       『나오나 드가자~ 도적 드가자~ 나오나 드가자~ 도적 드가자~ 나오나 드가자~ 도적 드가자~』

       

       새벽에 켰던 어제와 달리, 황금시간에 가까운 밤 10시여서 그런 걸까?

        

       무려 800명이 넘는 시청자들이 나를 반겨주고 있었다.

        

       휙휙 올라오는 채팅이 마치 손을 흔드는 것같아서 조금 귀엽게 보인다.

        

       구경하느라 아무 말도 안 하고 있으니 점점 빨라지는 채팅에, 마음이 약간 치유되는 것도 같지만-

       

       오늘은 병가니까.

       

        “오늘은 자습입니다.”

        

       옛날 선생님들의 말투를 떠올리며 단호하게 선언했다.

        

       『???』

       『그게 또 무슨 미친 소리니 아따먹아……』

       『선생님 나오나나 해요』

       『뭔 소리임?』

       『방제 무슨 뜻?』

        

       “이틀 동안, 도적하는 법 강의를 잘 보셨죠? 하지만 복습을 해야 정말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어요.”

        

       『전 오늘 처음 왔는데요』

       『강?의』

       『이거 강의방송이었어?』

       『어이 따씨 헛소리 그만하고 나오나나 켜』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지난 강의내용: 공격이 안 보이면 안 보고 패링하세요】

        

       『그게 강의냐고』

        

       안타깝게도, 학생들의 호응도는 높지 않았다.

        

       왜지.

        

       나 때는 자습이라 하면 다들 좋아했는데.

        

       “그러므로, 오늘은 여러분이 방송을 키고 도적을 할 거예요.”

       

        따지고보면, 인터넷방송이 처음 나올 때부터, 정통 방송과 차별화되는 장점이라고 내세웠던 것이 바로 양방향 소통 아니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스트리머만 일방적으로 방송하란 법이 어딨어.

       

        시청자도 방송할 수 있는 거지.

       

       라고 생각했지만- 아직은, 동의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진짜 무슨 소리야 씨발……』

       『빨리 나오나나 켜라』

       『도적보고싶어요』

       『뒤 싫 캠 키』

       『도적켜요 도적도적』

       『방송을 시청자한테 떠넘기는 스트리머가 어딨어 미친년아』

        

       ……역시, 뭔가 상품이라도 걸어야 하는 걸까.

        

       하긴.

       

       방송을 키고 해야한다면, 자습보다는 수업참여에 더 가까울지도 모른다.

       

       어렸을 때 수업 참여를 유도하는 선생님들은……참 잘했어요 스티커나 사탕, 초콜릿 따위를 보상으로 걸었었지.

        

       모두한테 보상을 주기는 어렵더라도, 우수 학생에게 만이라도 뭔가 상품을 준다고 걸어두면 의욕이 생기지 않을까.

        

       ……상품. 상품……나라면, 뭘 줘야…….

       

       아.

       

       핸드폰을 꺼내, 아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안녕하세요 아크님]

       [혹시 강퇴반사권 양도도 되나요?]

        

       1은 사라졌는데.

       

       한참 동안 답장이 없던 아크는, 3분여가 지난 다음에야 톡을 보내왔다.

        

       [……저 진짜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어요…….]

        

       으음…….

        

       우회적 거절인가……?

        

       하긴. 이런 권리가 악질적인 시청자한테 넘어간다고 생각하면 부담스러울 만도 하다.

        

       생각해보면, 이건 나도 가지고 있고 싶은 권리기도 하고.

        

       그러면 역시…….

        

       “우수 학생한테는, 상으로 초콜릿과 참 잘했어요 스티커……아니, 쪽지를 줄 거예요.”

        

       가장 근본있는 수업 참여 상품이 답 아닐까.

        

       마침 이예리가 준 용돈으로 집에 각종 초콜릿을 잔뜩 쟁여두기도 했으니까.

        

       소분해서 택배로 보내주면 되겠지.

        

       참 잘했어요 쪽지는, 내가 적당히 그리고.

        

       『??』

       『초콜릿?』

       『기프티콘 인가요』

       『혹시 수제』

        

       기프티콘이라. 그것도 방법이긴 하지만, 역시 사제간의 정은 실물을 주고받아야 쌓이는 거라는 생각이 든다.

        

       손 들고 발표했더니 선생님이 그 자리에서 톡으로 기프티콘 보내주면 좀……이상하잖아.

        

       “비밀글로 주소를 남겨 주시면 제가 택배로 보내드릴 예정이에요.”

        

       『오』

       『???얜 왜 큰손 관리를 안 하고』

       『ㄹㅇ??』

       『와』

       『초콜릿과 손편지를 준다고?』

       『아 ㅋㅋ 이건 못 참지 ㅋㅋ』

       『이거 그 대륙식 큰손 관리 아님?』

       『눈나의 손길이 닿은 초콜릿……이건 된다』

        

       채팅창이 기대했던 것보다도 빠르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역시, 다들 달달한 거 좋아하는구나.

        

       다행이야.

        

       “찾기 쉽게, 방송 검색어에 ‘따뜻한아메리카노’를 넣어주세요. 캠이나 마이크 가산점 없으니까 키지 마시고. 방송 키시는 동안 저는 잠시 마실 거 좀 가지고 올게요.”

        

       * * * *

        

       트위트의 가장 큰 성장 요인 중 하나는 누구나 쉽게 방송을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복잡한 세팅 과정 없이, 공식 프로그램을 다운받고 버튼 한 번 누르는 것만으로 언제든 방송을 시작할 수 있는 시스템.

        

       그러나-

        

       그렇다고, 정말로 갑자기 버튼 한 번 눌러서 방송을 시작하는 사람이 많을 리는 없었다.

        

       당연한 얘기다.

        

       방송을 잠깐 키는 컨텐츠를 한다면, 사전 공지를 통해 며칠 정도의 유예를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시청자들이 바탕화면도 정리하고, 마음의 준비도 할 수 있게끔. 

        

       《음…….》

        

       그런 당연함을 무시한 결과, 이예나 본인의 방송을 제외하면 ‘따뜻한아메리카노’로 검색되는 방송은 고작 2개.

        

       그나마도, 도적은 커녕 나오나를 하고 있는 사람조차 없었다.

        

       한 명은 메모장에 글자크기 72 포인트로 ‘응~ 절대 안 할거야~’라고 써둔 화면을 썸네일에 띄워두고 있었고,

        

       한 명은 이제서야 부랴부랴 나오나 클라이언트를 설치하는 중이었다.

        

       조금 신이 난듯 했던 목소리가 어느새 내려간 채, 한참을 고민하며 흐으응……으음……하는 소리와 무언가를 마시는 소리를 내던 이예나.

       

       트위트 검색 화면에서 계속하여 새로고침을 하며 방송이 늘어나지 않는 모습을 확인한 그녀는, 돌연 톤을 바꿔 협상을 시도했다. 

       

       《우수 학생 3명은 듀오권도 줄게요.》

        

       나름 파격적인 제안.

       

       방송 채팅창에서는 당장 방송 키러 간다, 듀오권ㄷㄷ, 캬ㅏㅏ 따위의 채팅이 쏟아지며 호들갑을 떨기 시작했지만-

        

       결국, 새로 시작되는 방송은 고작해야 셋뿐이었다.

        

       《으응…….》

        

       참담한 결과 앞에서 다시 한 번 고민과 실망이 섞인 신음소리를 흘리던 이예나는, 이내 ‘따뜻한아메리카노 최고에오 도적도적’이라는 방제의 방송에 접속했다.

       

       《어쩔 수 없네요. 다들, 여기로 오실래요?》

         

       그리고-

        

       시청자 수가 급락하기 시작했다.

        

       800명에서, 700명.

        

       600명.

        

       500명.

        

       순식간에 시청자 수가 400명이 되고 나서야, 뒤늦게 아우성치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

       『뭐야』

       『나 방금 왜 강퇴?』

       『야 미친년아』

       『야』

       『아니 시발』

        

       300명.

        

       200명.

        

       부캐로 접속하는 사람들로 인해, 조금씩 반등하기도 했으나-

        

       무자비하게 휘둘러지는 숙청의 칼날 앞에서 버틸 수는 없었다.

        

       그렇게 답답함과 분노를 주입당한 채 갈 곳 없는 울분을 풀 곳을 찾아온 시청자들이, 이예나가 접속한 방송에 하나 둘씩 모이기 시작한 때에 맞춰-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의 채팅이 올라왔다.

        

       『방송 키신 분들은 나오나 안 해도 사면권 드려요😍』

       

        두 번이나. 

       

        『아, 나오나 하시면서 도적 안 고르면 탈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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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그런 악질 방송 안ㅣ에요
Score 3.7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am a healthy skill-based broadcaster.

I don’t hate priests.

It’s not that kind of broadcast.

What?

Clarify the controversy that’s been posted on the community?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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