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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5

       차가운 피.

         

        머리 좀 식혀줘.

       

       [「차가운 피 lv5」의 효과가 발동됩니다.]

         

        좋아.

         

        냉철한 머리를 빠르게 굴려보자.

         

        【당소영】

        【상태】

        「숭배」「기쁨」

         

        이건 아주 좋은 상태다.

         

        【아터코푸스 lv9】

        【상태】

        「숭배」「짝사랑」「견제」

         

        【안트라코마르투스 lv8】

        【상태】

        「숭배」「짝사랑」「질투」

         

        이건 약간 걸리긴 하지만, 그래도 숭배가 붙어 있긴 하다.

         

        약간 왜곡된 신앙심 비슷한 거겠지.

         

        투스 푸스의 나이도 어리니, 이런 착각 정도야 할 수 있다고 본다.

         

        【네필라 쥐라시카 lv30】

        【상태】

        「부상」「짝사랑」「애정」「사모」「연모」「일편단심」「번식욕」「소유욕」「식욕」

         

        이건 안돼!

         

        그래.

         

        대충 이 거미가 가진 감정이 무엇인지는 알 수 있다.

         

        덕분에 칭호를 받았기도 하고, 네필라 쥐라시카는 목숨을 잃는 걸 두려워하지 않고 날 구해줬으니까.

         

        이해는 간다.

         

        그런데 맨 뒤에 있는 저게 문제다.

         

        가지 위에서 도망친 걸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저걸 보니까 그런 생각이 싹 가신다.

         

        도망을 가지 않았다면 정말로 도마뱀 탕후루가 될 수도 있던 거다.

         

        26개의 눈동자가 날 동시에 쳐다보고 있었다.

         

        차가운 피야.

         

        조금 더 일해야겠다.

       

       [「차가운 피 lv5」의 효과가 발동됩니다.]

         

        실시간으로 머리가 차가워지긴 하는데, 다시 달아오른다.

         

        진정할 수가 없다.

         

        저 눈빛.

         

        그리고 침이 뚝뚝 떨어지는 모습을 보니 본능적인 공포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키에에엑….”

         

        네필라야. 침 흘리지 말아줘.

         

        “케엥.”

        “케에엥!”

         

        너희도.

         

        “고모도를 실제로 보다니, 이젠 죽어도 여한이 없어요….”

         

        당소영.

         

        너마저 그러면 안 되지.

         

        네가 왜 침을 흘리고 있는 거야.

         

        나를 향해 슬금슬금 다가오는 3마리와 1명.

         

        손을 쫙 펼치고 그녀들을 진정시켰다.

         

        마치 모 영화에서 랩터 세 마리를 진정시키는 것처럼.

         

        진정해.

         

        “게게게겍!”

         

        다행히도 그녀들의 움직임이 멈췄다.

         

        아직 정신을 놓진 않은 모양이었다.

         

        이게 얼마나 갈 수 있을까.

         

        빨리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적어도 네필라 쥐라시카의 식욕이라도 어떻게 해보자.

         

        왕도마뱀일 적에 자른 꼬리를 쓱 내밀었다.

         

        약간 윤리적으로 이게 맞나 싶긴 하지만, 어차피 잘린 꼬리다.

         

        그리고 이 거미는 내 꼬리를 몇 번이나 먹은 전적이 있었고.

         

        네팔라 쥐라시카는 양손으로 조심히 내 꼬리를 받았다.

         

        “키에엥.”

         

        그래.

         

        그거 먹고 진정해 줘.

         

        “케엥!”

         

        투스와 푸스도 내 꼬리를 향해 뛰어들었다.

         

        쟤들한테 먹여도 되는 걸까?

         

        자고 있을 때 꼬리 하나씩 잘리는 거 아냐?

         

        에이.

         

        저건 악어왕도마뱀의 꼬리고 지금의 나는 고모도니까, 서로 다르다는 걸 알고 있겠지.

         

        급한 불부터 끄자.

         

        그거나 먹고 있으렴.

         

        “고, 고모도의 꼬리….”

         

        넌 안 된다니까.

         

        “겍겍.”

         

        꼬리로 다리를 살짝 감아, 당소영을 내 쪽으로 잡아당겼다.

         

        “…핫! 저도 모르게 그만.”

         

        그래.

         

        마지막 남은 인간성을 지키자고.

         

        넌 저 거미들과 다르잖아.

       

       “나중에 몰래….”

         

       다른 거 맞지?

         

        꼬리를 희생한 덕분에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됐다.

         

        거미 세 마리는 잘린 꼬리를 먹는 데 열중하고 있다.

         

        그리고 내 앞에 있는 당소영.

         

        고모도 고모도 노래를 불렀던 인간이니만큼, 정보도 많이 있을 거다.

         

        빨리 정보를 토해내.

         

        고모도의 입안을 보고 싶은 게 아니라면 말이야.

         

        “…정말 제가 들었던 것과 똑같이 생기셨네요. 이 날카로운 비늘, 푸른 눈. 고 대협이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어요.”

         

        지금의 난 고모도다.

         

        그런데 이 여자는 왜 악어왕도마뱀일 때도 고모도라고 부른 걸까.

         

        날 고모도 후보생 정도로 본 걸까?

         

        “비, 비늘 하나만 가져가도 이번 일을 용서받을 거예요. 오히려 상을 받을 수도…. 으헤헤….”

         

        내 비늘을 만지작거리는 당소영.

         

        그래. 그동안 봐온 게 있는데 비늘 하나 정도야.

         

        한 열 장까진 뽑아줄 수 있다.

         

        머리 부분은 빼고.

         

        파키케팔로사우루스로 진화하고 싶진 않거든.

         

        “겍겍.”

         

        그런데, 너 좀 잘 움직인다?

         

        당소영의 다리를 쓱 쳐다봤다.

         

        아주 멀쩡해 보였다.

         

        사실 자고 일어난 이후부터 멀쩡히 걸어 다녔던 거 같기도 하다.

         

        당소영도 내 시선의 의미를 알아챘는지, 약간 뻘쭘한 표정을 지었다.

         

        “크, 크흠!”

         

        뭐, 그럴 수도 있지.

         

        다리가 다 나았다고 바로 내쫓진 않을 거야.

         

        그래도 나았으면 나았다고 바로바로 말해야지.

         

        “다, 다리가 다 나았어요!”

         

        응.

         

        넌 연기하면 안 되겠다.

         

        거짓말을 못 하는구나.

         

        “이것도 고모도 님의 은총이겠죠….”

         

        이게 여기로 빠진다고?

         

        아니다.

         

        오히려 좋다.

         

        이것도 짚고 넘어가야 하는 문제였다.

         

        신성.

         

        그리고 종교.

         

        맨날 미약한 신성이라고 하길래 별거 아닌 줄 알았더니, 대뜸 종교 어쩌고가 나오고 말았다.

         

        거미들의 상태 메시지 급으로 충격적인 내용들이었다.

         

        “겍겍.”

        “역시 고모도 님… 다친 다리를 바로 낫게 해주시다니!”

         

        그거 하지 말라니까.

         

        “키에엥!”

         

        거미들도 양손을 흔들면서 기분 좋은 소리를 내고 있었다.

         

        “키에엑!”

        “고모도 님은 정말 대단해요!”

        “키엥!”

         

        좀 부담스럽다.

         

        이러니까 꼭 날 찬양하는 거 같잖아.

         

        [조건이 만족되었습니다.]

       

       응?

         

        내 몸에서 빛이 뿜어져 나온다.

         

        야광 도마뱀으로 진화라도 하는 걸까.

         

        빛의 색은 어두웠다.

         

        신성한 빛이라기보단, 최종 보스들이 내는 효과 같다고 해야 할까.

         

        불길한 색이었다.

         

        “이…. 이건…!”

         

        난 뭔지 모르겠으니 설명 좀 해줘.

         

        당소영은 급하게 절을 했다.

         

        “신수님을 뵙는 걸로 모자라 기적을 보게 되다니….”

         

        기적?

         

        그런 거창한 말 쓰지 마.

         

        그냥 야광 도마뱀이 될 뿐이야.

         

        빛은 서서히 사그라들었다.

         

        거미들과 당소영은 고개를 들어 날 올려다봤다.

         

        그녀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가 뭘 해야 하나?

         

        “게겍.”

         

        당소영은 다시 한번 절을 했고 투스와 푸스도 그 행동을 따라 했다.

         

        “개객…. 개객(塏揢)…? 높은 땅을 움켜쥔다! 울음소리에도 이런 심오한 뜻이 있었군요! 그래. 개객교! 개객교의 첫 시작인 거예요!”

         

        그게 뭐야.

         

        개객이 아니라 게겍이야.

         

        그리고 그런 거창한 의미도 아니고 그냥 울음소리고.

         

        당소영의 외침에 투스와 푸스가 박수를 치며 호응했다.

         

        “캐객!”

        “캐객!”

         

        투스와 푸스가 내 울음소리를 따라했다.

         

        아니, 그냥 개객을 따라하는 건가?

         

        그래. 실컷 따라하렴.

         

        딱히 뭐가 변하는 것도 아니고.

         

        [【개객신앙】이 만들어졌습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

        【개객신앙】

         

        게코 도마뱀급 신앙.

         

        전설 속의 영물 고모도를 섬기는 이들이 믿는 신앙입니다.

        아직 종교라는 이름이 붙기엔 이르지만,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신앙입니다.

        구성원들의 신앙심이 매우 높습니다.

         

        구성원

        첫 번째 신도: 【아터코푸스 lv9】

        두 번째 신도: 【안트라코마르투스 lv8】

        세 번째 신도: 【당소영】

        __________________________

         

        이게 뭐야.

         

        슬슬 무서워지려고 한다.

         

        그 와중에 네필라 쥐라시카는 없네.

         

        하긴, 상태창에도 숭배란 단어가 없었으니까.

         

        미약한 신성이 모이고 모여 신앙이 되다니.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그래서 이게 끝이야?

         

        뭔가 잊은 거 없어?

         

        이런 거창한 게 나오면 뭘 줘야지.

         

        고모도가 놀랄 업적! 이런 걸로.

         

        상태창을 노려봤다.

         

        용린과 기타 등등을 얻은 것도 매우 좋긴 하지만, 나는 아직도 배고프단다.

         

        더 줘.

         

        [게코 도마뱀급 신앙의 효과로 신도들의 능력치가 소량 증폭됩니다.]

         

        아니지.

         

        더 줘가 아니야.

         

        다 줘.

         

        [이제 신도가 얻는 경험치의 일부분을 공유받습니다.]

         

        경험치의 일부분을 공유한다고?

         

        이거야말로 고모도가 놀랄 업적이다.

         

        놀라서 팔짝 뛸 뻔했다.

         

        이건 나쁠 수가 없는 효과다.

         

        거의 자동 사냥과 마찬가지 아니던가.

         

        물론 투스 푸스에게 사냥을 맡길 일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당소영에게도 마찬가지고.

         

        그래도 나중에 신도를 어떻게든 늘린다면 효과를 쏠쏠히 볼 수 있을 것이다.

         

        일단 네필라 쥐라시카가 신도로 들어오면 좋을 거 같은데.

         

        씁, 얜 왜 위대한 고모도를 믿지 않는 거지?

         

        “겍겍.”

         

        네필라야. 빨리 들어오는 게 좋을 거야.

         

        지금 들어오면 서열 4위거든?

         

        물론 투스 푸스에게 밀린다는 게 좀 그렇긴 하지만, 혹시 알아? 나중에 내가 백연영 같은 사람을 꼬실 지도. 그러면 네가 그 사람보다 서열이 높은 거야.

         

        “겍겍.”

         

        잘 생각해.

         

        “키엑!”

         

        네필라 쥐라시카는 내 말을 이해해 보려고 노력하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겍겍과 키엑으로는 소통의 한계가 있는 거다.

         

        그래, 기분이다.

         

        지금 들어오면 당소영보단 높게 쳐줄게. 그래도 우리 연이 있으니까.

         

        “키엥.”

         

        거미는 고개를 숙이고 잘린 꼬리 고기를 열심히 뜯어 먹고 있었다.

         

        됐다, 됐어.

         

        괜히 자극하지 말자.

         

        겨우 내 꼬리로 진정시켰으니까.

         

        네필라는 일단 두고, 우리 첫 번째 신도와 건실한 대화를 해볼까?

         

        “키에엥!”

         

        푸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 

         

        이번엔 울음소리도 내지 않았는데 어떻게 알아먹은 거지?

         

        역시 첫 번째 신도는 다르구나.

         

        “키오옹!”

         

        그러자 발끈하는 두 번째 신도, 투스.

         

        깨달았다.

         

        내 신도들은 내 생각을 읽을 수 있는 거다.

         

        한번 실험해 보자.

         

        ‘당소영!’

         

        당소영은 아무 반응도 없었다.

         

        씁, 이게 아닌가?

         

        전음 같은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우연이었던 건가?

         

        그렇다기엔 거미들은 바로바로 대답했는데.

         

        ‘만천화우는 사천당가가 아닌 개방의 무공이다.’

         

        당소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지? 갑자기 기분이 나빠졌어요!”

         

        아예 효과가 없는 건 아니었다.

         

        내 생각의 일부. 그것도 아주 조금만 전달되는 거 같다.

         

        물론 그마저도 내가 보낸 거라는 걸 모르는 거 같지만.

         

        계륵이었다.

         

        하지만 있어서 나쁠 건 없었다.

         

        ‘오대세가는 모용세가, 제갈세가, 남궁세가, 하북팽가. 그리고 황보세가로 사천당가가 감히 끼어들 곳이 아니다.’

         

        “기, 기분이 이상해요!”

         

        증거도 남기지 않는 원거리 긁기.

         

        아주 흉악한 신기술을 배우고 말았다.

       


           


I Became an Evolving Lizard in a Martial Arts Novel

I Became an Evolving Lizard in a Martial Arts Novel

무협지 속 진화하는 도마뱀이 되었다
Score 7.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4 Native Language: Korean
I reincarnated as a lizard in a martial arts world. “Roar!” “He’s using the lion’s roar!” “To deflect the Ten-Star Power Plum Blossom Sword Technique! Truly indestructible as they say!” “This is… the Heavenly Demon Overlord Technique! It’s a Heavenly Demon, the Heavenly Demon has appeared!” It seems they’re mistaking me for something el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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