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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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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쯧, 귀찮게 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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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앙카는 속으로 혀를 차며 의아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리안에게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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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상층을 보고도 그냥 돌아가는 놈이 있을 줄이야. 상상도 못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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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 최상층을 직접 보고 겪게 된 노예들은 누구 하나 빠짐없이 당장 그녀의 제자로 들어오려 했었다. 그만큼 최상층의 권력은 너무나 달콤해 보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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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리안은 한 치의 고민도 없이 본인의 자리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비앙카는 기민하게 알아차렸다. 이대로 리안을 보내면 절대 최상층에 데려올 수 없다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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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회는 지금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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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에서 오래 생활하다 보면 자신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을 듣게 될 것이다. 가령 그녀의 제자가 된 이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실종되어버렸다는 소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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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상층에 가까워지기 전까진 들킬 일이 없겠지만, 반대로 최상층에 가까워지면 들키는 건 시간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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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리스처럼 아직 완성되지 않은 강자라면 시간을 벌 수 있지만 리안은 이미 완성된 강자였다. 최상층 근처까지 올라오는 건 순식간이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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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앙카는 입술을 할짝거리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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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마지막으로 무기고만 확인해보고 갈래? 아이리스가 쓸만한 무기가 있는데 주고 싶어서.”
    “앗,그럼 감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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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가 예상한 대로 리안은 제 동생 ‘아이리스’에 관한 일이라면 너무나 쉽게 넘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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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리 내려가 봐야 한다고 했으니까 바로 가자.”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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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앙카는 앞서 걸어가며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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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멍청한 놈. 이곳에서 약점을 드러내고 다니니까 결국 당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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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앙카는 속으로 리안을 비웃으며 무기고의 문을 열었다. 무기고 바닥에는 일반인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마법진이 새겨져 있었다. 그림자의 힘을 강화하는 마법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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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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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는 기괴할 정도로 입꼬리를 휘며 몸을 돌렸다. 리안이 순진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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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 먹겠습니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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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쩌 – 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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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닥이 순식간에 새카맣게 변하더니 반으로 갈라졌다. 리안의 시선이 바닥을 향하는 순간, 이미 바닥에선 새카만 그림자 괴물이 솟아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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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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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늪에서 숨을 죽이고 있던 악어가 순식간에 먹이를 채가는 것처럼, 리안이 순식간에 그림자에게 삼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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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꺄하하하하! 멍청한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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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앙카는 눈도 감지 못하고 으적으적 씹어서 삼켜지는 리안을 보며 비웃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역사의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강자가 덧없이 사라져 제 일부가 되는 이 순간을 가장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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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아름다운 내 일부가 되는 거니까 너무 섭섭해하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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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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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까지 삼켜지는 소리를 끝으로 리안은 형태도 남지 않고 삼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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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아 -, 이번에는 어떤 능력을 얻게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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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녀는 황홀한 표정으로 기대어져 있는 검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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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번에 사용한 건 단검 정도의 길이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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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검이라기엔 짧고, 단검이라기엔 조금 긴 길이의 검을 들며 히죽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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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볍게 연무장에서 실험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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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몸을 풀겠다고 생각하며 그녀는 방을 빠져나왔다. 아니 빠져나오려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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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빠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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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문을 나오려는 순간 그녀의 새끼발가락이 운명인 것처럼 문 모서리에 부딪혔다. 평소였다면 조금 타격을 받고 말았어야 하는데, 오늘은 발가락이 뭉개지며 충격적일 정도의 통증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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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끄으윽,케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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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증과 함께 입에서 핏물이 왈칵 쏟아져 나왔다. 비앙카의 눈이 미친 듯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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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커흑..이게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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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작 새끼발가락을 찍힌 것뿐인데 피가 왈칵 쏟아져나왔다.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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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대체 이게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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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자의 몸이 된 이후 한 번도 본 적 없는 어마어마한 양의 핏물에 하얗게 질린 비앙카가 주춤주춤 뒤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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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챙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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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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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로 물러나다가 무기가 기대어져 있는 전시대를 치고 말았다. 기대어져 있던 온갖 무기들이 바닥을 굴렀다. 날 선 무기들이 바닥을 구르는 소리를 듣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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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그래 너무 강한 강자를 삼켜서 그런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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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는 애써 불안감을 삼키며 떨어진 검들을 제자리에 두려고 했다. 그녀가 한 발 앞으로 나서는 순간, 정말 우연히 검 끝을 밟게 되었고 그대로 검이 앞으로 쭉 밀리면서 뒤로 나자빠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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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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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떨어져 있던 온갖 형태의 무기들이 마치 짜기라도 한 것처럼 그녀가 쓰러지는 방향에 위험하게 놓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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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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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역 형태로 끝부분이 휘어있는 검날이 비앙카의 발바닥을 뚫고 발등으로 튀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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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꺄아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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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옆으로 쓰러졌다. 발에 박힌 검날과 연결된 손잡이가 흔들리며 다른 장식장을 쓰러뜨렸다. 그녀의 머리 위로 오크 머리만 한 거대한 철 덩어리가 떨어져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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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 -…끄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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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깡하고 머리 위로 쇳덩이가 내려쳐지고 코피가 푸확하고 쏟아졌다. 그녀는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어 혀를 내민 채 뒤집히려는 눈을 겨우 힘을 줘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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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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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의 연속, 그녀는 정말 딱 미치기 직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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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퍼억! 쾅! 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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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꺼억,끅…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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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비된 무대처럼 떨어진 무기를 하나하나 밟거나 처맞으며 비앙카는 넝마가 되기 시작했다. 무기고를 데굴데굴 구르다시피 하다가 던져지듯 무기고에서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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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억,커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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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는 챔피언이랑 싸웠을 때보다 더한 상처를 입은 채 숨을 헐떡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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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이러다 죽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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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는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흥건한 핏물이 몸에서 줄줄 흘러내리는 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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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깐..이게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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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의 시선이 제 발아래 고여있는 핏물에서 무기고 쪽으로 향했다. 무기고 안은 10명의 사람을 살해해 피를 뽑아낸 것처럼 피범벅인 상태였다. 그 소리는 곧, 그녀가 멀쩡하게 서 있는 건 말이 안 된 다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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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야 대체…?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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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안을 삼키게 되면서 개그 필터까지 삼키게 된 비앙카는 현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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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개그 필터에 익숙한 리안에겐 별일 아니지만, 비앙카에겐 자기 몸에 일어나 모든 반응이 이해되지 않았다. 몰이해는 곧 공포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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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우선 치료..치료부터 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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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는 비명을 지르는 것처럼 소리친 후 비틀거리며 거실로 향했다. 거실은 아무런 일도 없다는 듯 평화로운 공기가 맴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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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비앙카에겐 그 평온조차 공포로 다가왔다. 당장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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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한 일이 일어나기 전에 빨리, 최대한 빨리 치료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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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그 세계 특, 걱정하던 일을 입에 담으면 진짜 그 일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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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우우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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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어마어마한 소리가 들려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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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퍼어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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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꺼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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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문 밖에서 창이 날아와 그녀의 배를 뚫고 지나가 버렸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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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끄윽,끄으읏…아아..죽고,죽고 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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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앙카는 배가 뚫리면서 쏟아진 핏물과 장기를 집어 들며 비명을 토해냈다. 그러자 말했다. 장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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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미친! 무슨 장갑도 없이 함부로 내 몸을 만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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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앙카의 이목구비를 닮은 장기 조각이 비앙카를 보며 욕설을 내뱉었다. 비앙카는 멍한 얼굴로 제 장기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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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쪽에도 조각이 떨어져 있잖아! 빨리 주워!”
    “아니, 우리가 몸속에서 열심히 일을 처리하면 몸 주인은 장기를 잘 지켜줘야 하는 거 아니야? 어떻게 관리하길래 배에 구멍이 뚫려? 이거 전부 보상받을 거야!”
    “저기 붕대 감을 거면 최고급으로 해줄래? 내가 좀 예민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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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만함이 가득 담긴 목소리에 비앙카는 정신이 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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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지? 나 왜 안 죽지? 그리고 지금 얘기하고 있는 건 뭐지? 장기? 장기가 말을 해? 어떻게? 그보다 몸 밖에 나왔으면 죽어야 하는 거 아니야? 어떻게 말을 하는 거야? 입은 어떻게 있는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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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연속적으로 일어나자 비앙카의 머리는 고장 난 것처럼 삐걱거렸다. 뇌는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열심히 에너지를 소비하기보단 더 슬기롭게 상황을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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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꿈이구나? 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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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지 않고서야 장기가 말을 하고 배가 뚫렸음에도 아무렇지 않게 숨을 쉴 수 있을 리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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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분명 그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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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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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앙카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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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비앙카의 시선이 빠르게 주변을 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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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앙카씨 저는 언제 나갈 수 있나요?”
    “어,어디서 말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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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리 주변을 둘러보아도 목소리의 주인이 보이지 않자 비앙카의 목소리가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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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 그야, 비앙카 씨의 뱃속이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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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의 시선이 제 배를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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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닭고기 드셨어요? 저기서 녹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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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명치부근에서 목소리가..들려오고 있었다. 그것도 자신이 먹어 치운 리안의 목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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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익명님! 혈소연님! 흙군님! pinong님! 후원 감사합니다! 연재 열심히 하겠습니다 ‘ㅂ’9

Ilham Senjaya님!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아아 -..이것이 “개그 필터”라는 것이다.

비앙카는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다.

추천과 선작은 사랑입니다!다음화 보기

‘쯧, 귀찮게 됐네.’

비앙카는 속으로 혀를 차며 의아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리안에게 웃어 보였다.

‘최상층을 보고도 그냥 돌아가는 놈이 있을 줄이야. 상상도 못 했어.’

지금까지 최상층을 직접 보고 겪게 된 노예들은 누구 하나 빠짐없이 당장 그녀의 제자로 들어오려 했었다. 그만큼 최상층의 권력은 너무나 달콤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리안은 한 치의 고민도 없이 본인의 자리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비앙카는 기민하게 알아차렸다. 이대로 리안을 보내면 절대 최상층에 데려올 수 없다는걸.

‘기회는 지금뿐이야.’

이곳에서 오래 생활하다 보면 자신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을 듣게 될 것이다. 가령 그녀의 제자가 된 이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실종되어버렸다는 소문 말이다.

최상층에 가까워지기 전까진 들킬 일이 없겠지만, 반대로 최상층에 가까워지면 들키는 건 시간문제였다.

아이리스처럼 아직 완성되지 않은 강자라면 시간을 벌 수 있지만 리안은 이미 완성된 강자였다. 최상층 근처까지 올라오는 건 순식간이 터였다.

비앙카는 입술을 할짝거리며 말했다.

“그럼 마지막으로 무기고만 확인해보고 갈래? 아이리스가 쓸만한 무기가 있는데 주고 싶어서.”

“앗,그럼 감사하죠!”

그녀가 예상한 대로 리안은 제 동생 ‘아이리스’에 관한 일이라면 너무나 쉽게 넘어왔다.

“빨리 내려가 봐야 한다고 했으니까 바로 가자.”

“네!”

비앙카는 앞서 걸어가며 생각했다.

‘멍청한 놈. 이곳에서 약점을 드러내고 다니니까 결국 당하는 거야.’

비앙카는 속으로 리안을 비웃으며 무기고의 문을 열었다. 무기고 바닥에는 일반인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마법진이 새겨져 있었다. 그림자의 힘을 강화하는 마법진이었다.

‘자 – 그럼.’

그녀는 기괴할 정도로 입꼬리를 휘며 몸을 돌렸다. 리안이 순진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잘 – 먹겠습니다.”

“네?”

쩌 – 억.

바닥이 순식간에 새카맣게 변하더니 반으로 갈라졌다. 리안의 시선이 바닥을 향하는 순간, 이미 바닥에선 새카만 그림자 괴물이 솟아난 상태였다.

으적!

늪에서 숨을 죽이고 있던 악어가 순식간에 먹이를 채가는 것처럼, 리안이 순식간에 그림자에게 삼켜졌다.

“꺄하하하하! 멍청한 놈!”

비앙카는 눈도 감지 못하고 으적으적 씹어서 삼켜지는 리안을 보며 비웃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역사의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강자가 덧없이 사라져 제 일부가 되는 이 순간을 가장 즐겼다.

“그래도 아름다운 내 일부가 되는 거니까 너무 섭섭해하지 말라고!”

우득!

머리까지 삼켜지는 소리를 끝으로 리안은 형태도 남지 않고 삼켜졌다.

‘아아 -, 이번에는 어떤 능력을 얻게 되려나?’

그녀는 황홀한 표정으로 기대어져 있는 검을 바라보았다.

‘저번에 사용한 건 단검 정도의 길이였지?’

장검이라기엔 짧고, 단검이라기엔 조금 긴 길이의 검을 들며 히죽 웃었다.

‘가볍게 연무장에서 실험해볼까?’

오랜만에 몸을 풀겠다고 생각하며 그녀는 방을 빠져나왔다. 아니 빠져나오려고 했었다.

빠악!

방문을 나오려는 순간 그녀의 새끼발가락이 운명인 것처럼 문 모서리에 부딪혔다. 평소였다면 조금 타격을 받고 말았어야 하는데, 오늘은 발가락이 뭉개지며 충격적일 정도의 통증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끄으윽,케헥..!”

통증과 함께 입에서 핏물이 왈칵 쏟아져 나왔다. 비앙카의 눈이 미친 듯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커흑..이게 뭐야?”

고작 새끼발가락을 찍힌 것뿐인데 피가 왈칵 쏟아져나왔다.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대,대체 이게 무슨…?”

강자의 몸이 된 이후 한 번도 본 적 없는 어마어마한 양의 핏물에 하얗게 질린 비앙카가 주춤주춤 뒤로 물러났다.

챙그랑!

“아!”

뒤로 물러나다가 무기가 기대어져 있는 전시대를 치고 말았다. 기대어져 있던 온갖 무기들이 바닥을 굴렀다. 날 선 무기들이 바닥을 구르는 소리를 듣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그래 너무 강한 강자를 삼켜서 그런 거겠지.’

그녀는 애써 불안감을 삼키며 떨어진 검들을 제자리에 두려고 했다. 그녀가 한 발 앞으로 나서는 순간, 정말 우연히 검 끝을 밟게 되었고 그대로 검이 앞으로 쭉 밀리면서 뒤로 나자빠지게 되었다.

“어…?”

떨어져 있던 온갖 형태의 무기들이 마치 짜기라도 한 것처럼 그녀가 쓰러지는 방향에 위험하게 놓여있었다.

푸욱!

기역 형태로 끝부분이 휘어있는 검날이 비앙카의 발바닥을 뚫고 발등으로 튀어나왔다.

“꺄아아아악!”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옆으로 쓰러졌다. 발에 박힌 검날과 연결된 손잡이가 흔들리며 다른 장식장을 쓰러뜨렸다. 그녀의 머리 위로 오크 머리만 한 거대한 철 덩어리가 떨어져 내렸다.

“잠 -…끄읏!”

깡하고 머리 위로 쇳덩이가 내려쳐지고 코피가 푸확하고 쏟아졌다. 그녀는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어 혀를 내민 채 뒤집히려는 눈을 겨우 힘을 줘 막았다.

‘이게,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의 연속, 그녀는 정말 딱 미치기 직전이었다.

퍼억! 쾅! 쿵!

“꺼억,끅…끄아악!”

준비된 무대처럼 떨어진 무기를 하나하나 밟거나 처맞으며 비앙카는 넝마가 되기 시작했다. 무기고를 데굴데굴 구르다시피 하다가 던져지듯 무기고에서 빠져나왔다.

“허억,커흑…”

그녀는 챔피언이랑 싸웠을 때보다 더한 상처를 입은 채 숨을 헐떡거렸다.

‘이,이러다 죽겠어!’

그녀는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흥건한 핏물이 몸에서 줄줄 흘러내리는 게 느껴졌다.

‘잠깐..이게 무슨…?’

그녀의 시선이 제 발아래 고여있는 핏물에서 무기고 쪽으로 향했다. 무기고 안은 10명의 사람을 살해해 피를 뽑아낸 것처럼 피범벅인 상태였다. 그 소리는 곧, 그녀가 멀쩡하게 서 있는 건 말이 안 된 다는 말이었다.

“뭐야 대체…?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

리안을 삼키게 되면서 개그 필터까지 삼키게 된 비앙카는 현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이미 개그 필터에 익숙한 리안에겐 별일 아니지만, 비앙카에겐 자기 몸에 일어나 모든 반응이 이해되지 않았다. 몰이해는 곧 공포와 같았다.

“우,우선 치료..치료부터 해야 해!”

그녀는 비명을 지르는 것처럼 소리친 후 비틀거리며 거실로 향했다. 거실은 아무런 일도 없다는 듯 평화로운 공기가 맴돌고 있었다.

하지만 비앙카에겐 그 평온조차 공포로 다가왔다. 당장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

“이상한 일이 일어나기 전에 빨리, 최대한 빨리 치료를 -…”

개그 세계 특, 걱정하던 일을 입에 담으면 진짜 그 일이 일어난다.

슈우우욱!

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어마어마한 소리가 들려오고.

퍼어억!

“꺼억..”

창문 밖에서 창이 날아와 그녀의 배를 뚫고 지나가 버렸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끄윽,끄으읏…아아..죽고,죽고 싶지 않아.”

비앙카는 배가 뚫리면서 쏟아진 핏물과 장기를 집어 들며 비명을 토해냈다. 그러자 말했다. 장기가.

“아, 미친! 무슨 장갑도 없이 함부로 내 몸을 만져?”

비앙카의 이목구비를 닮은 장기 조각이 비앙카를 보며 욕설을 내뱉었다. 비앙카는 멍한 얼굴로 제 장기를 바라보았다.

“저쪽에도 조각이 떨어져 있잖아! 빨리 주워!”

“아니, 우리가 몸속에서 열심히 일을 처리하면 몸 주인은 장기를 잘 지켜줘야 하는 거 아니야? 어떻게 관리하길래 배에 구멍이 뚫려? 이거 전부 보상받을 거야!”

“저기 붕대 감을 거면 최고급으로 해줄래? 내가 좀 예민해서.”

오만함이 가득 담긴 목소리에 비앙카는 정신이 멀어졌다.

‘뭐지? 나 왜 안 죽지? 그리고 지금 얘기하고 있는 건 뭐지? 장기? 장기가 말을 해? 어떻게? 그보다 몸 밖에 나왔으면 죽어야 하는 거 아니야? 어떻게 말을 하는 거야? 입은 어떻게 있는 거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연속적으로 일어나자 비앙카의 머리는 고장 난 것처럼 삐걱거렸다. 뇌는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열심히 에너지를 소비하기보단 더 슬기롭게 상황을 결론 내렸다.

‘꿈,꿈이구나? 그치?’

그렇지 않고서야 장기가 말을 하고 배가 뚫렸음에도 아무렇지 않게 숨을 쉴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래, 분명 그런.. -.’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비앙카씨?”

“…?!”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비앙카의 시선이 빠르게 주변을 훑었다.

“비앙카씨 저는 언제 나갈 수 있나요?”

“어,어디서 말하는 거야?!”

아무리 주변을 둘러보아도 목소리의 주인이 보이지 않자 비앙카의 목소리가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예? 그야, 비앙카 씨의 뱃속이죠.”

“뭐…?”

그녀의 시선이 제 배를 향했다.

“어제 닭고기 드셨어요? 저기서 녹고 있는데.”

자신의….명치부근에서 목소리가..들려오고 있었다. 그것도 자신이 먹어 치운 리안의 목소리가.


           


I’m the Only One With a Different Genre

I’m the Only One With a Different Genre

나 혼자 장르가 다르다
Score 7.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n the world of comedy anime, I was living an ordinary life until I became possessed by a dark fantasy novel I was reading before falling asleep. ‘Hahaha! Don’t hold a grudge -..!’ ‘Ugh, cough cough…seriously…my clothes are ruined.’ ‘…!?’ Though I was stabbed in the stomach, I calmly stood up and pulled out the spear. Originally, residents of the comedy world are a race that can be torn into 100 pieces and still come back to life the next day. ‘Stop it! Stop now! How long do you plan to sacrifice me?’ ‘No…I mean..’ ‘I’ve become strong to protect you…what have I become?’ Residents in the comedy world are just a race that vomits blood even if they stub their toe. I never made any sacrifices..but my delusion deepens and my obsession grows. One day, while I was half-imprisoned and taking care of some pitiful kids… ‘Are you the boss?’ ‘Excuse me?’ Before I knew it, I had become the behind-the-scenes boss of a huge underworld organiz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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