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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5

        자극적일 정도로 화끈한 유진의 행보.

        대중들은 그를 보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지만…

        

        역으로 참을 수 없는 역겨움을 느낀 자들이 있었으니.

        각성자 중 드문 확률로 발생하는 이레귤러.

        살인을 마약처럼 감미롭게 느끼는 순수악.

        빌런.

        

        빌런들에게 유진은 눈엣가시였다.

        

        안 그래도 한국에서 빌런은 살아남기 힘들지 않은가.

        사방에 깔린 게 CCTV. 능력은 아카데미를 수료한 정식 각성자에 비하면 열등.

        

        이 와중에 살인 한 번 하면?

        경찰과 각성자 협회가 연계해 빌런을 추적, 붙잡는다.

        빌런 입장에선 참 먹고 살기 팍팍한 게 한국이었다.

        

        그런데, 여기에 새로운 S급이 탄생한다고?

        게다가 하는 짓 보니 역겨워 죽겠는데? 우리랑 정 반대인데?

        

        

        “윈터러 님~ 그 유진이라는 꼬맹이, 죽이고 오면 안되겠슴까? 이번에 뭐 광고 찍는다는데. 절호의 기회임다.”

        

        

        유진 살해 계획이 빌런들 입방아에 오른 건 당연한 일.

        

        하나, 빌런들의 수장 윈터러는 허락하지 않았다.

        

        

        “설하연이 먼저라 했잖아요. 걘 나중에 죽여도 돼.”

        “그러지 마시는 검다. 걔 죽이면 말임다? 진짜 존나 기분 좋을 검다? 잘생긴 놈을 죽이는 게 또 각별한데… 아예 윈터러 님도 같이 하시겠슴까?”

        “하아.”

        

        -휙.

       ​

        “내 손에 뒤지기 싫으면 나대지 말아요. 이것만 다 설치하면 설하연 그년 죽이러 갈 건데, 그샐 못 참고. 발정 났냐?”

        “그러지 마시지 말임다. 윈터러 님도 이제 성인이시니, 제가 기분 좋은 거 가르쳐….”

        “며칠 안 남았잖아. 좀 참아요, 병신 암캐년아.”

        

        

        쾌락 살인마들의 눈에 살기가 번들거리는데도 불구.

        특유의 광기 어린 카리스마로 단칼에 거절한 윈터러.

        

        그렇게 유진 살해 계획은 무위로 돌아가는 듯했다.

        

        

        -소곤소곤.

        

        “저랑 같이 그 루키 죽이러 가시겠슴까? 도망칠 길은 제가 마련해드리겠슴다.”

        “얼음땡 꼬맹이 말 안 따르고?”

        “저 벌써 1년이나 피 맛 못 봐서 욕구불만이지 말임다.”

        

        

        …유진 살해 계획. 3분 만에 부활.

        뒤돌자마자 배신하는 꼴이 그야말로 빌런이었다.

        

        

        “무엇보다 말임다. 그 잘생긴 새끼 죽일 생각 하니, 몸이 뜨거워졌슴다. 마렵슴다.”

        “변태년 같으니라고. 진짜 발정 난 거였네.”

        “안 하심까?”

        “당연히 할 건데? 나도 오랜만이라, 기왕이면 잘생긴 놈으로 죽이고 싶거든.”

        “유진 그 새끼는 제 검다.”

        “다리 하나만.”

        “콜임다.”

        

        

        추가로, 유진의 외모엔 빌런들도 관심 폭발.

        유진을 치킨처럼 토막 낼 빌런 특공대가 결성되는 데엔 얼마 걸리지 않았다.

        

        습격 준비도 완벽했다.

        

        

        “그 새끼 최면은 어쩌게? 1주일 100개 제한이라곤 하지만….”

        “민간인 고기 방패로 들고 뛰는 검다. 저희 못 보게.”

        “혹시 모르니 귀도 막자. 목소리로 거는 거일 수도 있으니까.”

        “오케이.”

        

        

        습격 및 도주로 확보는 기본.

        영상을 철저히 분석해 최면 대책까지 세울 정도.

        왜 각성자들이 제 능력을 비밀로 해야 하는지, 그 이유가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이었다.

        

        아무튼. 그렇게 시간이 지나, 목요일.

        유진 살해 계획. 결행의 날.

        

        

        ‘조금만 더 기다리는 검다. 관계자인 척 최대한 접근해서….’

        

        -챙!!

        

        “잠시만요!! 다들 도망치세요!!!”

        

        

        촬영하려다 갑자기 칼을 뽑아든 유진.

        

        본인은 A급 게이트의 전조, 그 특유의 마나 파동을 감지한 것뿐이었지만…

        수준 낮은 빌런들이 그걸 눈치챌 리가.

        괜히 찔린 다섯이 벌떡 일어났다.

        

        

        “들켰슴다!!”

        

        -번쩍.

        

        “…꺄아아악!!!!?”

        “자, 가는 검다!!!”

        

        

        무고한 민간인을 번쩍 들어 올리고선, 방패처럼 둘러메고 질주했다.

        생각보다 멀리 있는 목표물. 유진을 향해.

        

        물론, 천화 측이 보디가드로 파견한 B급 각성자가 나서려 했지만…

        

        

        ‘빌런!? 당장 제압해야….’

        “하핫! 맛없는 년은 빠져!!”

        

        -휘익! 슈우우욱.

        

        “꺄아아아아아악!!!”

        “……미친 년들!!”

        

        

        빌런의 무차별 인간 대포 발사.

        구경 중이던 민간인이 그녀 쪽으로 마구 던져지는 거 아닌가.

        그냥 놔뒀다간 결코 성하지 않을 속도로.

        

        당황해 일단 받아들었다.

        각성자로서의 능력을 총동원해서. 다치지 않도록.

        

        빌런 무리가 유진에게 접근하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

        

        

        -타다닥.

        

        ‘계획대로임다! 이제, 저 망할 놈만 찢어 죽이면….’

        

        

        주변 민간인들이 혼비백산하며 도망친 덕에, 유진과의 거리는 고작 30미터.

        유진을 찢어발기는 데까진 3초도 걸리지 않을 게 분명했다.

        

        때문에, 그녀들은…

        

        ———방패로 삼고 있던 인질들을 내려놓았다.

        

        

        ‘이제 다 썼으니 내려놔야겠슴다.’

        ‘손수 찢어 죽이려면 내려놔야지. 암.’

        ‘그냥 놔주기 좀 그런데. 죽일… 아니, 제일 맛있는 게 앞에 있는데. 이딴 년으로 배 채우지 말자.’

        

        -투욱.

        

        “꺄아아… 아?”

        

        

        목이 떠나가라 비명 지르다, 막상 자유로워지자 당황하는 민간인들.

        

        빌런들은 아랑곳 않고 유진에게 뛰어들었다.

        질서정연하게. 한 줄로.

        

        계획이 어그러졌다는 위화감은 전혀 눈치 못 챈 채.

        

        

        * * *

        

        

        게이트까지 터졌는데, 빌런이 습격했다!

        그것도 귀를 이어폰으로 막고, 민간인 인질까지 앞에 들이댄!

        

        각성자들이라면 다들 머리를 싸맬 곤란한 상황.

        이 상황에, 2회차 최면 교배 아저씨인 난…

        

        

        ‘뭐 하냐 쟤네? 내 최면 막으려고 저러는 거야?’

        

        

        어이가 없어 헛웃음만 나왔다.

        나름 수를 쓴 모양인데, 저런 걸로 피해지겠냐고. 내 최면 EX랭크라고.

        마나 닿는 거리면 ‘딸깍’ 한 번으로 걸린다고.

        

        물론, 신룡의 피와 함께한 트레이닝에도 불구.

        내 마력 능력치는 아직 4점 중반대.

        평범한 신입생이라면 1미터 정도가 사정거리겠지만…

        

        

        『최상급 마력 조작 Lv.Max』

        

        ‘내가 요령이 좀 좋아서 말이지. 안 됐네.’

        

        

        난 전직 S급 1위. 

        30미터 정도면 충분히 사정권이었다.

        

        바로 최면을 걸었다.

        

        

        ‘너희, 목적은 나지? 그럼 인질 내려놔야겠네?’

        

        [정신 방벽 판정 일부 성공. 대상이 ‘약한’ 최면에….]

        

        ‘손으로 찢어 죽이는 게 제일 기분 좋잖아. 안 그래? 그러려면 손이 자유로워야지?’

        

        [……상대방의 의도와 일치함을 확인. 대상이 ‘강한’ 최면에 걸립니다!]

        

        

        일단 인질부터 내려놓게 시키고.

        

        

        ‘그럼 이제 한 명씩 돌아가면서 맛보자. 다 같이 달려들면 금방 끝나버리니까 말야. 아, 능력 쓰면 안 되는 거 알지?’

        

        -타다닷.

        

        “흐랴아아앗!!!”

        

        

        처리하기 좋게 일렬로 정렬.

        눈에 힘 풀린 줄도 모르고 달려드는 꼴이 퍽 우스웠다.

        

        제압엔 10초도 안 걸렸다.

        

        

        “뒈지는 검다!!!”

        “꿈도 크세요.”

        

        -퍼억!!

        

        “……끄, 흑.”

        

        

        훤히 드러난 목에 카타나 검집째로 풀 스윙.

        다섯 번 반복했다.

        뇌진탕 환자가 다섯 쓰러졌다.

        속옷 다 보이는 게다리 자세로. 꼴사납게.

        

        

        -털썩.

        

        ‘급해 죽겠는데, 피라미가 설치고 난리야.’

        

        

        뜬금없는 빌런 습격은 이걸로 깔끔하게 정리.

        

        도망치다 만 자세로 구경 중이던 사람들이 뒤늦게 박수갈채를 터트렸다.

        히어로 쇼 직관한 어린이들 같은 반응이었다.

        

        나도 평소 같으면 손이라도 흔들어 줬겠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란 말이지.

        

        

        “유진 씨, 대단해요! 이것만 편집해서 광고 삼아도 될 정도로 엄청….”

        “———이게 중요한 게 아니라, 도망치세요 얼른!!”

        “…네?”

        “곧 여기 게이트 터져요!! A급으로!!”

        

        

        빌런 얘네는 모기 때려잡은 정도고, 진짜 문제는 게이트라니까요.

        님들 게이트 휘말리고 싶어요?

        지금 당장 장비 챙겨서 뛰십쇼.

        

        

        ‘뭐, 휘말려도 안 다치지만.’

        

        

        물론, 말이랑 달리 그리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다.

        

        설사 민간인이 휘말려도 사망 걱정은 제로.

        던전형 게이트인지라, 입장 안 하고 입구에서 기다리면 끝이거든.

        헛짓 안 하고 구조만 기다리면 다칠 수가 없었다.

        

        내가 촬영지를 게이트 터지는 곳으로 고른 이유도 이것 때문이었고.

        

        

        -타닷.

        

        “유진, 그게 정말이에요!?”

        “응. 전조 느꼈어. 대충 5분 정도 뒤에 터지겠더라.”

        

        

        거기에 더해 발생 전조까지 바로 눈치채지 않았나.

        덕분에 게이트가 터질 때까지 최소 5분은 여유가 있었다.

        

        A급 게이트라 해봤자 범위는 반경 500미터 정도.

        1분에 100미터도 못 뛰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 도망치기엔 넉넉하겠지.

        

        

        “그러니까 다들….”

        “자, 잠시만요. 유진 님!”

        

        

        그런 뜻을 담아 설명하자, 각성자 한 명이 헐레벌떡 뛰어왔다.

        천화에서 파견 나온 내 보디가드. B급 각성자였다.

        

        

        “게이트 발생 전조는 한국에선 설하연 님 말곤 아무도 눈치 못 채는데, 어찌….”

        “저 EX랭크잖아요. 고유 등급.”

        “아.”

        “아무튼, 이 빌런들 협회에 인도해 주세요. 5분이면 다시 일어날 테니까, 못 날뛰게 구속도 해주시고요.”

        

        

        마침 잘 됐다 싶어, 저 허접들 처리는 그녀에게 일임.

        

        제 역할을 이해한 보디가드가 군말 없이 뛰었다.

        빌런들을 차곡차곡 쌓아 들고선. 황급히.

        

        

        “제 차에 구속구가 있으니, 묶어두고 다시 오겠습니다. 그동안 유진 님도 대피하시길!”

        

        -쌩.

        

        ‘난리 통에 쟤네 정신 차리고 날뛰면 그게 더 위험하다 판단한 건가? 판단력 좋네. 역시 천화 소속.’

        

        

        순식간에 멀어지는 그녀의 신형.

        덕분에 이곳에 각성자는 나와 앨리스만이 남아버렸다.

        

        하지만 괜찮았다. 지금부터라도 대피하면 늦지 않으니까.

        

        군중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얼른 소리쳤다.

        

        

        “시민 여러분!! 서울공원에서 벗어나세요!! 이건 실제 상황….”

        “———꺄아아!!!!”

        “그거 최면이죠? 최면으로 쓰러트린 거죠!?”

        “이것도 촬영이에요?”

        “서유진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왕이다아아!!!!!”

        “…….”

        

        

        대피는커녕 은근슬쩍 촬영장까지 밀고 들어왔네.

        

        뭐.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었다.

        게이트 발생의 전조는 한국에선 나랑 이사장 말곤 구분 못 하는 특정 마력의 파동.

        각성자들조차 태반이 이러하니, 일반인들은 진짜 아무 것도 못 느꼈을 테니까.

        

        그러니 게이트 터지는 줄도 모르고 달려온 거겠지.

        대단하신 각성자 나리 얼굴도 가까이서 보고, 악수도 좀 해보려고.

        

        안전불감증.

        각성자 최강국의 안전불감증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이러는 동안 또 40초쯤 지났으니… 조금 억지로라도 힘을 쓸까?’

        

        

        천천히 마나를 끌어올렸다.

        마나를 뿜어내 시민들을 위압.

        강제로 대피시키기 위해.

        

        민간인에게 힘을 쓰는 거니, 평판은 떨어지겠지만…

        괜히 휘말리게 두는 것보단 나으니까 말야.

        

        

        “농담이 아닙니다. 지금 당장 대피….”

        

        

        ———그러나.

        

        

        -띠링!

        

        [A급 게이트가 대상자의 ‘???’과 반응합니다!]

        [‘???’을 집어삼키기 위해 게이트가 팽창합니다.]

        

        “……엥.”

        

        

        눈 앞에 떠오른 알림창에 순간 내 말문이 막혀버리고.

        

        

        -화아아악!!

        

        ‘이, 이건…?’

        

        

        그 틈을 타 눈 깜빡할 새 퍼지는 검은 어둠.

        이곳 일대를 현실과 분리하듯 내리꽂히는 반투명 핏빛 장막.

        

        마지막으로…

        이 공간의 모든 걸 집어삼키듯 퍼지는, 게이트 내부 특유의 한기 서린 마나.

        

        

        ‘게임에서도, 1회차 때도 이런 적은 단 한 번도….’

        

        -띠링!

        

        [게이트의 추정 위험도가 A급에서 A+급으로 진화합니다!]

        [내부의 마물이 강화됩니다.]

        

        “……!!!! 앨리스, 나한테 붙어!!!”

        

        -꽈악.

        

        “흐, 흐읏!?”

        

        

        본능적으로 앨리스를 끌어안았다.

        상황이 심상찮으니, 무슨 일이 생긴다면 앨리스부터 지키기 위해.

        내 모든 걸 바쳐서라도.

        

        그리고.

        

        

        [A+급 게이트가 영역 내의 모든 걸 집어삼킵니다.]

        [전이합니다.]

        

        -파앗.

        

        

        시야가 짧게 명멸한 후.

       ​

        우린 게이트 안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김이파리 님 10코인 선물 감사합니다!
    감사의 엉뒤빼화를 뿅뿅

    + 처음으로 현판스러운 에피소드지만
    아마 후다닥 끝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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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an with Hypnotic Powers Doesn’t Hold Back the Second Time Around

The Man with Hypnotic Powers Doesn’t Hold Back the Second Time Around

2회차 최면교배 아저씨가 능력을 안숨김
Score 5.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Since I regressed, I decided not to hide my abilities.

“Hypnosis, huh? That’s amazing! Hypnotize me too!”

“How about me, instead of that sly fox? If you join our clan… you, you can hypnotize me!”

…Maybe I exposed it too mu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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