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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5

       개인적인 목표 : 아카데미 학생들을 꼬드겨서 환상 마법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을 끌어올리거나 / 자색 마탑에 들어오게 하거나 / 자색 마탑 물건을 잔뜩 사게 하기.

       

       업무 : 시뮬레이션을 이용해서 학생들을 벌크업시키기.

       

       비밀 임무 : 아카데미 내부의 흑마법사 색출하기.

       

       중요한 의무 : 핑발레즈에게 정기적으로 여학생 소개시켜 주기.

       

       

       “⋯⋯마지막 문장은 내가 적은 기억이 없는데, 핑발레즈 너냐?”

       

       “그렇습니다만?”

       

       의무 어쩌구 하는 마지막 문장은 지웠다.

       

       ===============================================================

       

       모든 행정 처리는 지루하고도 고된 것이다. 하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고통에 몸부림치게 되는 구석이 있다. 아카데미의 교수 입학 수속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니까 환상 마법에 대한 상대법을 강의하는 교수로 초빙을 한 게⋯⋯.”

       

       “좀 더 폭넓은 권한을 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황자님 픽인데.”

       

       “검증도 안 된 인물에게 무턱대고 업무를 맡기는 건 좀 아니라고 봅니다. 적어도 인성과 능력을 검증한 이후에──.”

       

       “핑발레즈야, 끝말잇기 할까.”

       

       “좋습니다. 미스릴.”

       

       교수, 행정 사무원, 아카데미 교감, 학생 대표 등, 우글우글 모인 사람들이 내 처우를 두고 목소리를 높여대고 있었다. 나는 그 틈바구니에서 핑발레즈와 시간을 때웠다.

       

       이 모든 문제는, 자기 권한을 남용하여 나를 아카데미에 박아 넣은 2황자가 교통 정리를 똑바로 안 했다는 점에 있었다. 꽂아 줄 거라면 높은 자리에 넣어 줄 것이지, 냅다 보내버리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것뿐이면 모르겠는데, ‘그는 사실적인 환상 마법을 구사할 수 있으므로, 아카데미 학생의 부족한 실전 경험을 보충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미친 마법사 사용법은 또 알려주고 갔다. 

       

       정작 본인은 차원 마법이라고 믿고 있다는 점이 아이러니한 부분이었다. 환상 마법을 차원 마법이라고 착각한 황자가 그걸 환상 마법이라고 위장하고 있는 상황이니까.

       

       그래서 벌어진 게 바로 이 개판이었다.

       

       갑자기 들어온 마법사에게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의 업무를 맡길 것인가에 대한, 대규모 난상토론. 그리고 핑발레즈와의 끝말잇기 말이다.

       

       “일그러진 한탄.”

       

       “탄식의 검.”

       

       “진짜 있는 아티팩트 맞냐?”

       

       “진짜 있는 주문 맞습니까?”

       

       서로가 서로의 전문성을 의심하는 훈훈한 끝말잇기가 1승 1패로 3회전에 들어갈 무렵.

       

       1시간 30분째 투닥거리던 아카데미측 사람들은, 일단 내 능력부터 봐야 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동글뱅이 안경을 쓴 사무원이 일어나 다가오더니, 내게 물었다.

       

       “경지는?”

       

       “3성.”

       

       “우화조차 하지 못했는데, 당신이 학생들을 가르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2황자님의 안목을 무시하는 건가?”

       

       “⋯⋯!! 그, 그런 게 아니고, 저는 어디까지나 제국에 충성을 다하기 위해⋯⋯.”

       

       사무원은 힘을 급격하게 잃어버리고 쭈구리가 되었다. 첫 번째 장수를 격퇴하자, 다음 타자로 느끼하게 생긴 마법사가 나와서 나를 추궁했다.

       

       “알레한드로 메뉴바라네. 금색 마탑의 실버 등급 마법사이고, 아카데미에서는 연무장 유지보수 및 『기초 원소 개론』을 담당하고 있지. 자네를 업신여길 생각은 아니네만, 나는 우화를 달성했다네.”

       

       업신여긴다는 뜻이었다.

       

       “음.”

       

       “학생 중에서도 3성의 경지에 이른 아이들은 꽤 있네. 이곳은 아카데미, 제국 국력의 기틀이 되는 시설이니까 말이네. 자네의 실력은 바깥에서는 충분할지언정, 아카데미에서 교수를 맡기에는 부족한 실력으로 여겨지네만, 아이들의 배움을 위해서라도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좋지 않겠나?”

       

       “저, 저기, 어딜 보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알레한드로 님⋯⋯?!”

       

       “그게 무슨 말⋯⋯ 어?”

       

       실버따리는 환영을 덧씌운 감나무에 대고 온갖 걱정을 중얼거리다가, 옆에서 부르는 소리에 환상 마법에서 벗어났다. 그는 치밀어오르는 쪽팔림에 얼굴이 토마토같이 되어서는, 손수건을 질겅질겅 씹으며 물러났다.

       

       나름대로 정신 방벽은 두터웠지만, 여자 관련 정보로 위장해서 넣으니까 쑥 들어갔다. 느끼한 상판대기만 봐도 여자 밝힐 것 같더라니, 역시나.

       

       마지막으로 애꾸눈 바이킹이 커다란 양손 도끼를 한 손으로 들며 걸어 나왔다.

       

       “반갑다 멸치! 나는 『근접 전투의 모든 것』 과목을 담당하고 있는 알렉손이라고 한다! 환상 마법으로 실전 경험을 보충한다라, 좋지. 멸치 네가 사실적인 전투를 구현할 수 있다면 말이다!”

       

       “흠.”

       

       “실전 경험도 없어 보이는 멸치가, 어떻게 실전을 구현할 수 있겠나! 이리 나와서 내 도끼를 받아 봐라! 날 쓰러트리면 인정해 주마!”

       

       “논검으로 어떻습니까.”

       

       나는 그렇게 대답하며, 조용히 옆구리에 끼고 있던 커다란 가방을 열었다. 아카데미에서 시뮬레이션 룸을 구축하기 위한 여러 기자재였다. 그중에는 지금까지 열심히 돌린 전투 데이터도 포함되어 있었다.

       

       아주 먼 옛날, 청소 골렘에게 두들겨 맞았을 무렵.

       

       나는 그때부터 AI에게 전투 데이터를 입력하고, 가속된 시간 속에서 마력이 허락하는 한 무한전투 뺑뺑이를 돌렸다. 완성은 아니다. 무의 길에 끝이란 없으니.

       

       하지만 어느 정도는 비빌 수 있을 터.

       

       “입으로 싸우면 이길 수 있을 줄 아나?”

       

       “해 보시죠.”

       

       “좋다, 나는 도끼를 들고 우선 오른쪽 사선으로 스텝을 밟아서──.”

       

       애꾸눈 바이킹의 전투 데이터를 입력하고 기다렸다. AI는 다음 수를 출력했고, 나는 그대로 입으로 옮겼다. 그걸 반복했다.

       

       잠시 후.

       

       “으흑흑⋯⋯.”

       

       애꾸눈 바이킹은 도끼를 끌어안고 서럽게 울고 있었다. 세 번이나 억지를 부려가며 몸을 비틀었음에도, 완전히 논파 당했기 때문이다. 마법사에게 논검에서 패배한 애꾸눈은, 이후에 이렇게 회고했다.

       

       마법사의 검에는 감정이랄 게 없었다고.

       

       모든 감정을 배제한 채로 어떻게 사람을 잘 죽일까만 고민한, 완전히 돌아버린 살인귀나 가능할 법한 검술이었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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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대1로 진지하게 맞장을 떴다면 질 자신이 있었다. 아카데미의 교수란 사람 죽이는 걸 업으로 삼는 걸어다니는 인간 흉기들이 아니겠는가. 실버따리도 『대지의 송곳』같은 걸 날려대기 시작하면 스쳐도 중상이었다.

       

       하지만 내게 준비할 시간 약간과 선공권을 넘겨준다면, 뚝딱이다.

       

       우화도 못 한 친구라고 한껏 방심해 준 덕분에 실력증명은 날먹으로 프리패스 할 수 있었다. 나는 교수진들의 인정을 받아 당당히 한 분야의 교수가 되었다. 

       

       행정 처리도 하고, 교수 기숙사와 개인실도 따로 배정받고, 이래저래 일을 바쁘게 쳐내다 보니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이제 일주일 남은 개학 날짜를 기다리면서, 끝까지 미뤄뒀던 강의 준비를 해 나가면 될 것이다.

       

       2황자의 (강제) 설명 덕분에, 아카데미의 구조에 대해서는 빠삭하게 알게 됐다. 과목은 필수와 선택으로 나뉘며, 필수는 빠짐없이 다 들어야 하는 것. 선택은 여유가 되는 한 알아서 골라 듣는 것이었다.

       

       현대의 대학 과정과 다른 점이 있다면, 졸업에 성적이 중요하지 않았다. F로만 도배를 해도 아카데미는 수료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하면 개쪽팔리니까 안 할 뿐이지.

       

       나는 필수 과목으로 『환상 마법 대응』을 가르쳐야 하고,

       

       선택 과목으로는 너 가르치고 싶은 거 아무거나 하라는 말을 들었다.

       

       교수 중에서는『와이번 맨손으로 찢는 법』같은 걸 가르쳐서 아무도 수강 신청을 하지 않게끔 만드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농땡이를 치고 싶었던 건지, 아니면 정말로 알려주려던 건데 학생들이 외면한 건지는 모른다.

       

       “내가 뭘 가르치면 좋을까⋯⋯.”

       

       “어떤 걸 가르쳐야 애들이 신청 안 할까 고민하십니까?”

       

       “아니, 농땡이 부릴 생각은 없어. 기왕 이렇게 된 거 서로 도움이 되면 좋잖아. 이 냉혹한 중세 아카데미에 전해줘야 할 게 많아서 오히려 고민이다.”

       

       “어떤 겁니까?”

       

       “『간지나는 중세 기사인 척하는 법』, 『남자의 마음을 훔치는 열한 가지 방법』, 이런 것들.”

       

       “⋯⋯⋯⋯?”

       

       

       핑발레즈의 무표정이 미묘하게 바뀌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미친 마법사 살상 모드가 켜졌는지, 바로 액셀을 밟아서 들이박았다.

       

       “남자 좋아하십니까? 어쩐지, 그럴 줄 알았습니다.”

       

       “아냐. 말 조심해 레즈야.”

       

       “그럼 『남자의 마음을 훔치는 열한 가지 방법』은 뭡니까, 해명하시죠.”

       

       “이론상 남자는 남자의 마음을 가장 잘 아니까. 훔치는 방법도 잘 알지.”

       

       나는 자신감이 있었다. 클리셰가 만연하지 않은 이곳에서는 플러팅 하나하나가 살초. 그렇게 북부 대공을 비롯한 수많은 남자와, 겸사겸사 2황자도 함락시켜 버리지 않았던가.

       

       농담 삼아 말한 것이긴 해도, 가르치면 효과적일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귀족 영애가 토스트를 물고 달려가는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렸다.

       

       “미친 게이 마법사님. 흑마법사 색출에 대해서도 고민하는 척은 하셔야 합니다.”

       

       “핑발레즈레즈야, 그 부분은 다 생각이 있다.”

       

       삭막한 아카데미 생활에 꿈과 희망을 불어넣어 줄 빅 이벤트. 거기에 살짜쿵 변주를 가하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흑마법사는 왜 흑마법사가 됐을까?”

       

       “과거에 비극적인 일이 있었거나, 힘을 갈구하거나, 여신교측과 적대하거나, 보통은 이렇겠죠.”

       

       “그래, 결국 무언가를 이루기에는 힘이 부족해서 흑마법사를 고른 거잖아. 이거 봐봐.”

       

       나는 약간의 마법 처리를 한 롱소드 하나를 꺼내 핑발레즈에게 넘겼다. 그녀는 롱소드를 받아 들고는 이곳저곳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은화 열다섯 닢 정도면 사겠군요.”

       

       “어, 나 그거 금화 한 닢 주고 샀는데⋯⋯?”

       

       “등신.”

       

       “⋯⋯깨어나라, 마검!”

       

       내가 시동음을 외우자, 롱소드 코등이에 박힌 보석이 쫙 하고 벌어지며 눈동자가 나타났다. 눈동자가 휙휙 난잡하게 움직이더니, 핑발레즈를 바라보며 동공을 좁혔다.

       

       -네가 나의 새로운 주인인가? 날 깨우다니, 그 만용은 칭찬해 주──

       

       “흡!”

       

       피캉-!

       

       핑발레즈의 정권이 쏘아졌다. 원을 그리며 온몸의 체중을 완벽하게 실은 강펀치가 롱소드를 반으로 갈라버렸다. 마검은⋯⋯ 죽었다.

       

       핑발레즈는 다음 정권을 장전하고 나를 노려봤다.

       

       “뭡니까?”

       

       나는 저 주먹이 나한테 쏘아지기 전에 해명을 시작했다. 금화 한 닢 준 칼이 반갈죽 난 건 아까웠지만, 일단 내 목이 붙어있는 게 먼저 아닌가.

       

       “환상이야, 환상. 환상 마법으로 만든 장난감 칼.”

       

       “확실히, 사악한 기운 같은 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만.”

       

       “이런 그럴듯한 가짜 마검을 풀어서 흑마법사를 낚겠다. 나는 사람 낚는 어부가 된다.”

       

       “별 기능도 없는 칼로 속일 수 있겠습니까?”

       

       “뭘 모르는군, 중요한 건 스토리텔링이야⋯⋯.”

       

       그래, 중요한 건 스토리텔링이었다. 믿고 싶어지는 간지나는 상황을 연출하면, 사실은 장난감 칼이라도 숨겨진 엄청난 힘이 봉인된 진짜 마검이 되는 거다. 이걸 온갖 히든피스와 함께 아카데미 전역에 뿌려버릴 것이다.

       

       흑마법사가 아닌 것 같은 사람의 손에 들어가면, 적당히 ‘네 선한 마음에 감동했으니 나는 스스로 죽음을 택하겠다’며 정화된 마검이 될 예정이다. 

       

       나는 다리를 꼬고 손을 내밀었다. 핑발레즈는 멀뚱히 바라보면서 말했다.

       

       “뭡니까.”

       

       “물어줘야지. 금화 두 닢.”

       

       “은화 열다섯 닢 짜리라니까요.”

       

       “어, 내가 사기당한 거 빼고. 제작에 들어간 시약 재료만 따진 거야.”

       

       “⋯⋯⋯⋯.”

       

       핑발레즈가 시선을 피했다. 뭐지, 금화 두 닢 정도는 땅 파면 나오는 금액 아닌가. 마탑이 받는 지원금과 비교하면 새발의 피도 안 되는 푼돈인데.

       

       “그, 마탑이 많이 받는⋯⋯ 후, 방위국이 좀 박봉입니다.”

       

       “그럼 빚 생겼네? 엎드려.”

       

       “예.”

       

       핑발레즈는 즉시 엎드려뻗쳤다. 나는 그녀의 탄탄한 등짝 위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서 다리를 꽜다. 핑발레즈의 포니테일은 손잡이 겸 가볍게 쥐었다. 요새는 둘이서 이러고 놀았다. 심심했기 때문이다.

       

       마탑주 얼굴을 못 보니까 적적해서 더더욱 그랬다. 밥은 잘 챙겨 먹고 있을까, 잘 씻을까, 요새도 활기차게 마탑 친구들 마법에 로우킥을 갈기고 있으려나, 내 생각은 가끔 해 줄까? 

       

       아련한 눈길로 창문 너머의 하늘에 마탑주의 얼굴을 조심스레 그려보고 있을 때, 개인실의 문이 벌컥 열렸다.

       

       낯익은 빨간 머리가 흔들렸다.

       

       “신입생 셀비어라고 합니다. 마탑에서 나온 분이 있다고 들어서 인사차⋯⋯ 엄마야?!”

       

       “오, 반갑⋯⋯.”

       

       “다, 당신들이 여긴 왜, 아니, 급한 것 같으니까, 나, 나중에 올게요!”

       

       적탑 마법사는 문을 꽝 닫고 나가버렸다. 

       

       나는 침묵하다가, 조심스럽게 중얼거렸다.

       

       “⋯⋯불쾌한 오해가 생긴 것 같지?”

       

       “네 도련님.”

       

       “쓰으읍⋯⋯.”

       

       봄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추추ㅜㅜ춫ㅊㅊ츷ㅊㅊ추워요⋯⋯.
    이놈의⋯⋯ 날씨는⋯⋯!! 중간이⋯⋯ 없어요!!!
    집 안에 있는데 손이 시려서 타이핑이 제대로 안 되면⋯⋯ 어쩌자는 건지⋯⋯!
    마, 마, 마이, 프프렌즈, 따뜻하게 입고, 다, 다니셔요. 새, 생존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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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herworld TRPG Game Master

Otherworld TRPG Game Master

Another World TRPG Game Master, 이세계 TRPG 게임마스터
Score 8.6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a wizard of the Illusion Magic School and decided to create a virtual reality with illusion magic to play a tabletop role-playing game (TRPG). It was great to create a virtual reality, but I was in trouble because there were no suitable players. During that time, I received an offer to be the professor from the Royal Academy. The offer was to use illusion magic to fill the students’ lack of practical experience safely. And so, I became a professor at the academy. “Send me back, send me back to that world right now-!” “Outer god, someday an outer god will be our doom, we’ll all die!!” “I am not the bastard of the Redburn Ducal Family. I am the foremost disciple of the Great Namgung Clan, Namgung Qinghui!” But it seems there is a bit of a misunderstanding. This isn’t a spell for dimensional travel, kids. It’s fi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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