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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57

       

        

        

        

        

        

        

        

       “6개월이라, 생각보다는 짧네요.”

        

       “엄밀히 말하면 전술 교류니만큼 기존 기간보단 짧지요.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높으신 분들은 우수한 병력이 밖에 너무 오랫동안 있는 걸 그닥 좋아하지 않으니…이것도 초창기 예상안보다 2개월 더 늘어난 거기도 하고.”

        

       “특별한 경우라면…뭐, 더 이상 캐낼 수 없는 문제겠죠. 아무튼 그럼 이제 다시 버지니아로 돌아갈 예정이신지?”

        

       “대략 1주일 정도 있다 갈 예정이에요.”

        

        

        

        뒹굴뒹굴.

        

        넓은 통유리창 밖으로는 9월의 한강 전경이 보였고, 그 아래로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보였다 – 그리고 그 모든 걸 내려다보던 로렌티나는 다시금 거실에 놓인 소파에 몸을 뉘였다. 옆에는 오만가지 기기들이 부착된 대형 캐리어 하나가 있었다.

        

        그걸 보며 유진은 쓴웃음을 지었지만, 크게 상관은 없었다.

        

        과거 유진의 상관이었던 상어는 아무런 대책 없이 막내의 집에 찾아온 것은 아니었고, 숙박비와 각종 체류 비용을 포함한 돈을 정당하게 지불하겠다고 덧붙였기 때문이었다.

        

        물론 해당 요청은 유진의 이름 하에 일언지하에 거절되었다. 그 정도도 못해줄 것 같냐며 상냥하게 덧붙인 막내의 말을 거부하기엔 로렌티나의 심지는 그리 굳지 못했다.

        

        

        

       “일찍 귀국하기는 싫으셨군요.”

        

       “돌아가기 전에 막내 얼굴은 한 번 보고 가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을 뿐이지요. 행동에 걸려있는 제약도 일거에 해결할 수 있기도 하고.”

        

        

        

        유진은 그에 슬그머니 고개를 끄덕였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하니, 전술 교류 파병이 종료됨에 따라 현재도 DEVGRU 소속인 로렌티나는 슬슬 귀국해야만 했다는 의미였다 – 하지만 그녀는 한국에서 몇 가지 개인적인 일을 해결하고 가겠다며 1주일 가량의 말미를 더 요청했다.

        

        언뜻 보기엔 큰 문제가 있을까 싶을 수도 있었지만, 여기서 로렌티나라는 주어를 조금 더 현실적으로 바꿔보자.

        

        

        양성 및 전투력 유지를 위한 비용만 수십만 달러 가량이 들어가는 미국 최고급 군사 인력이자, 그 중에서도 가장 숙련된 전력인 DEVGRU 골드 스쿼드론 내의 작전팀장.

        

        외부로 유출될 시 엄청난 파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어마어마한 전술 및 전략 데이터를 머릿속과 근육기억에 구겨넣은 인간흉기.

        

        국내와 국외를 가리지 않고 수많은 블랙 옵스를 해결해왔으며, 이 세계에서도 킬 카운트가 최소 70은 넘어가는 최고-기밀급 오퍼레이터이자 마음만 먹으면 단독으로 국가 중요시설을 탈환하고 사보타지가 가능한 존재.

        

        전 세계에서 20명도 되지 않는 EM급 발현자이자 매년 신체검사 및 조직검사, 생체 스캔을 허락하는 대가로 미 국방부로부터 ‘특별한 인센티브’를 받고 있는 당사자.

        

        

        이런 사람이 2인 1조로 다니는 것도 아니고, 단독으로 한국에서 1주일 정도만 돌아다니겠다고 요청하면 상부가 무슨 반응을 보일지는 뻔했다.

        

        아마 에프킬라에 맞은 벌레마냥 로렌티나를 호다닥 복귀시키고 싶어 온 몸이 근질거리는 상부의 입을 다물릴 수 있는 수단이자 로렌티나의 목적에도 부합하는 건…바로 유진이란 사람의 존재였다.

        

        요컨대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하니-

        

        

        

       “그래도 막내라면 2인 1조라는 감시역도 잘 해줄 수 있을 거고, 저는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막내가 어떤 활동을 시행 중인지를 확인한다는 명목으로 위쪽에 보고해서 합법적으로 일주일을 지낼 수도 있으니 일석이조로군요.”

        

       “이래서 제가 다시 복귀 안 하는 거예요.”

        

       “그 점만은 부럽군요.”

        

        

        

        암냠냠 하는 소리와 함께 피자가 입 안으로 순식간에 사라진다.

        

        유진은 로렌티나가 온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다섯 판에 달하는 피자를 주문시켜놓은 지 오래였고, 상어는 늦은 점심식사를 해결하고 있는 것이었다. 서로 극도로 편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행보였고, 다른 세계의 행적을 감안하면 이 두 명 사이의 거리는 그리 될 수밖에 없었다.

        

        한참을 식사에 열중하던 로렌티나가 문득 입을 열었다.

        

        

        

       “10월 초에 하와이에 간다고 들었는데.”

        

       “방송은 참 꾸준히 보시는 것 같네요.”

        

       “물론이죠. 교범으로도 썼답니다.”

        

       “컥…!”

        

        

        

        유진이 헛웃음을 터뜨렸고, 로렌티나는 깔깔 웃었다.

        

        교범용으로 뭘 썼을지는 안 봐도 뻔했다. 온갖 맵을 쏘다니면서 보여주었던 단검질을 대놓고 써먹었던 거겠지 – 그리 생각한 유진은 어처구니가 반쯤 사라진 웃음을 토해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사실상 항변할 기회는 없긴 했다.

        

        단검술을 비롯한 CQC를 유진에게 가르쳐준 당사자가 눈 앞에 있었으니까.

        

        도대체 어디서 뭘 어떻게 썼는지 궁금해지긴 했지만, 어느새 로렌티나가 손가락에 택티컬 나이프를 끼우고 빙글빙글 돌리는 걸 보니 누가 봐도 택티컬-단검술 가르쳐줄 때 알차게 써먹은 듯싶었다. 도움이 됐으면 다행이긴 한데.

        

        

        아무튼 10월에 신나게 총을 쏘러 간다는 사실까지 들키게 됐고, 로렌티나는 흥미롭다는 표정을 짓다가 이내 덧붙였다.

        

        

        

       “단기파병이라 본국으로 돌아가면 일주일 정도 휴가를 얻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그때 하와이나 들러볼까요.”

        

       “…우째 일이 커지는 것 같은데.”

        

       “전역하고 거기서 총포상 크게 하는 후임 친구들이 몇몇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하와이에도 지점이 있는지는 한 번 알아봐야겠네요. 정 안 되면 몇 정 사도 되고. 막내도 특수 FFL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기관총 정도는 살 수 있겠죠.”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지, 어음….”

        

       “자기보호를 위한 화기를 구매하고 보관하는 행위는 수정헌법 2조에서 허락한 신성한 권리지요.”

        

        

        

        힐끔.

        

        그러더니 덧붙인다.

        

        

        

       “이 나라는 안 되는 것 같지만요. 상당히 아쉬워요.”

        

       “어련하시겠어요.”

        

       “아무튼 맨날 막내랑 같이 다니는 그 두 리틀 스네이크도 같이 올 거고, 재미있는 시간이 되겠군요. 간만에 화약 냄새 좀 맡아야겠어요.”

        

        

        

        …리틀 스네이크는 또 뭐야.

        

        하지만 같이 다니던 두 명이 엉덩이에 붙일 수 있는 뱀꼬리 아바타를 가지고 있는 걸 보면 딱히 틀린 말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나중에 그 두 명이 뜬금없이 발현자로 변해서 ‘이제 같은 비얌이에요!’ 하고 다가오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대강 그리 생각한 유진은 슬그머니 고개를 끄덕였다 – 애초에 그녀의 예측대로라면 로렌티나는 무언가 각이 나온다 싶으면 그 틈을 비집고 한 자리 끼워넣는 타입이었으니, 이유나 여력이 있다면 얼마든지 들어올 거라고 생각하기도 했고.

        

        그러나 그 다음으로 이어진 말은 유진의 예상을 벗어나는 것이었다.

        

        

        

       “그건 그렇고, 막내가 하는 그 게임…글로리 앤 아너였나요? 역보정을 걸고 스트리밍을 하고 있는 걸로 아는데.”

        

       “그렇죠.”

        

       “그 역보정, 남에게도 걸 수 있나요?”

        

        

        

        설마.

        

        끼기긱 하는 기묘한 소음이 들려올 것만 같은 뻑뻑한 움직임으로 고개가 돌아가고, 유진의 푸른 눈동자가 그녀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로렌티나의 적색 동공과 마주했다.

        

        당연하겠지만 예상은 빗나가는 법이 없었다.

        

        

        

       ‘…모르겠다. 어쨌든 광고는 되겠지.’

        

        

        

        그리고 유진은…그냥 포기해버렸다.

        

        버지니아산 골든-상어가 작살이라는 기이한 무기와 함께 글로리 앤 아너에 상륙하기까지 불과 20분 전이었다.

        

        

        

        

        

        

        

        

        

        

        

        

        

        

        

        

        

        

        

        

       ───부웅!

        

        

        

       “확실히 신체능력이 엄청나게 줄어들었군요. 이러면 이전처럼 연속적으로 찌르는 건 상당히 힘들 거고, 레이피어와 같은 형태로 운용해야할 것 같은데.”

        

       “…레이피어도 다룰 줄 알아요?”

        

       “대학교에서 지낼 때 교양 동아리 활동으로 꽤 만져봤죠.”

        

        

        

        이 양반은 도대체 못해본 게 뭘까.

        

        출신은 버몬트라 어릴 때부터 엽총으로 사슴이랑 악어를 잡고 다녔다는 건 아는데…뭐어, 출신만 가지고는 1도 짐작되지 않는 이 기묘하리만치 고풍스러운 말투의 정체는 대학교 교양 동아리로부터 얻어낸 거였나.

        

        거기다가 레이피어 다루는 스킬 한 스푼까지.

        

        공기에서 들려오는 바람소리가 예사롭지 않다. 작살이 공기를 찔러들어가는 속도가 상당했다. 나조차도 한순간 잔상만 보일 속도였다. 신체능력이 줄었다고는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강인한 남자 전사 기준으로 맞춰졌으니 완전히 재현이 불가능한 건 아니었나보다.

        

        더군다나 베기가 아닌 찌르기, 거기다 내가 들었던 단검과는 달리 작살은 기본적으로 사거리를 확보할 수 있으니 적은 어쩌면 아차 하는 순간에 얻어맞을 확률이 높았다.

        

        

        

       “간만에 모의전 한 번 뛰어볼까요?”

        

       “…그러면 클레이모어는 못 들겠네요.”

        

        

        

        휙.

        

        가벼운 손놀림. 그러자 시청자들이 우스갯소리로 한 자루는 명예, 다른 한 자루는 영광이라고 부르는 두 자루의 단검이 손에 들렸다. 로렌티나와 그녀가 손에 든 작살에는 소름끼치는 우아함이 감겼고, 그녀는 마치 하늘에 기도하듯 작살을 얼굴 앞으로 치켜들었다.

        

        어째서일까, 그 짤막한 기도만으로 로렌티나의 몸 위에 성스러움이 깃드는 것 같았다. 어쩌면 내가 클레이모어를 잡고 십자를 만드는 것보다도 저게 더 신실해보일지도.

        

        옛날부터 수녀 닮았다는 소리는 많이 듣더니, 쓸데없이 멋있네.

        

        

        짤막한 기도 아닌 기도가 끝나자마자 로렌티나는 작살을 오른쪽 허벅지 아래로 비스듬히 내렸다.

        

        총기를 들고 있을 때와는 전혀 다른 우아하면서도 느릿한 움직임. 일부러 저렇게 움직이는 건 아닌 것 같았다. 아마 과거에 배운 검술이 저런 식이었겠지. 그렇지 않고서야 설명이 안 되었다.

        

        좌우지간,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1 : 1 교전에 돌입할 시간이었다.

        

        기억하기로는 이 사람과 교전했을 때 멀쩡하게 끝난 적이 없었다. 단검도 도끼도 전부 다 쓰지만 이 사람의 주무기는 작살 – 물론 박은 후 어디에 걸 수 있는 형태는 아니고, 사실상 거대한 바늘처럼 생겼다 – 이었고, 사람을 일격에 절명시킬 수도 있었다.

        

        

        그것이 날아든다.

        

        총알같은 속도로.

        

        

        

       ───휙!

        

        

        

       “…!”

        

       “좀 더 기민하게.”

        

        

        

        가장 큰 특징.

        

        이 사람의 공격은 소리가 실로 작았다.

        

        찔러 뚫는다. 사선으로 가르는 것이 아니었다. 바로 그러한 이유로 인해 전조조차 느끼기 힘들었다. 그런 주제에 공격하는 위치는 눈, 심장, 목, 겨드랑이, 발등, 허벅지, 폐와 같은 끔찍한 곳들 뿐이었다.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순식간에 당할 것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 특징으로, 한 번의 공격이 효과를 거두는 순간 즉각 두 번째 공격이 날아든다.

        

        

        

       “큭…!”

        

        

        

        카각!

        

        칼로 궤도를 비스듬하게 빗겨내지만 그닥 효력은 없다. 아까도 말했듯 로렌티나의 ‘작살’은 거대한 바늘처럼 생겼고, 한 번 찔렀을 때 안의 살을 고정하는 코등이 같은 건 없다.

        

        반드시 잡아야 했고, 반드시 고정시켜야만 했다.

        

        물론 파훼법이 뻔한 만큼 로렌티나도 그 점을 알고 있었고, 그녀는 내가 행했던 것보다도 훨씬 날카로운 거리조절을 시행하고 있었다 – 그리하여 믿을 건 동체시력밖에 없었고, 패링은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해야만 했다.

        

        몇 번이고 불꽃이 튀어오른다. 보기조차 어려운 속도로 날아드는 찌르기 공격은 적어도 나 정도라면 피할 수 있었고, 그리하여 전투에는 점점 박투술이 섞이기 시작했다. 절묘한 타이밍에 작살을 회수하며 도리어 발차기를 날리거나 하는 것이다.

        

        

        단 한 번의 기회만을 노린다.

        

        숨막힐 듯한 정적과 함께 대치 상태가 이어진다.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서걱!

        

        

        

       “윽….”

        

       “이런.”

        

        

        

        로렌티나의 허벅지를 베어냈지만, 왼쪽 겨드랑이를 내주고야 말았다.

        

        왼쪽 팔은 이제부터 사용할 수 없었기에, 기회를 노리다가 찰나의 순간 상처입은 우측 허벅지에 투검. 단검이 깊숙하게 박혀들어갔지만 로렌티나는 인상을 찡그릴 뿐이었다. 작살을 목발 비스무리하게 삼아 여전히 잘 움직이고 있었고.

        

        

        왼손의 단검을 오른손으로 쥔 이후 교전은 실로 짧았지만 처절했다.

        

        쇄골과 목에 하나씩 뚫린 구멍을 대가로 오른손에 들린 단검을 로렌티나의 왼쪽 눈으로 위치-이동해주었고, 그녀는 잠시 절뚝거리다가 내가 실혈사의 목전에 이르렀을 즈음 바닥으로 털썩 쓰러졌다.

        

        그렇게 하나의 세션이 종료되었을 즈음, 나는 바닥에서 힘겹게 일어나며 덧붙였다.

        

        

        

       “…이러고 이따 일반 게임에 간다고요?”

        

       “실력이 아직 녹슬지는 않은 것 같으니, 실전으로 가봐야만 하지 않겠어요?”

        

       “….”

        

        

        

        단 한 번의 침묵은 백 마디 말보다 더욱 많은 의미를 함축했다.

        

        물론 로렌티나는 침묵이고 나발이고 단 1도 신경쓰지 않는 위인이었고, 도리어 ‘오늘은 스트리밍 안 하나요?’ 라는 괴상망측한 말까지 덧붙였다.

        

        그래, 해야지. 뭐 어쩌겠어.

        

        로렌티나의 복귀를 알릴 시간이었다.

        

        

        

       -[Streamer ‘Eugene’ // ON AIR]

        

       -[모두들일겜에서당장나가길종용하는바입니다]

        

        

        

        난 경고했어.

        

        

        

        

        

        

        

        

        

        

        

        

        

        

        

        

        

       “켁, 케흑…!”

        

       “미친, 저건 또 무슨 무기야!?”

        

       “제발…일겜 말고 랭겜으로 가주세요….”

        

        

        

        푹.

        

        부르르 떨던 몸뚱아리의 목을 뾰족한 작살이 관통하는 순간 바닥에 엎드린 시체가 한 구 늘어났고, 로렌티나는 만족스럽다는 듯 미소를 띄우며 입을 열었다.

        

        

        

       “이거 재밌네요.”

        

       “…다른 사람들은 그닥 안 재밌을 것 같은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일겜을 부수러 오셨어요 선생님들 ㅋㅋㅋㅋㅋㅋ

       -인간적으로 발현자듀오는 진짜 너무한거아니냐?????????????

       -선생님제발좀이건광고가아니라그냥학살이자나여앆!!!!!!!!!!!

       -응 난 이미 다이아 주차해놨어~~~~~~~~

        

        

        

        세상이 요지경이었다.

        

        아무튼 유입은 늘었다.

        

        아마도.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비얌은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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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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