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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6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조금 더, 침착했어야 했어.

        

       대략 3%가 방송을 켰으니까……시청자가 10,000명 정도 될 때까지 참았다가 자습을 시켰더라면.

       

       수백개의 도적 방송을 만들어낼 수도 있었을 지도 모르는데.

       

       ……1개라.

        

       체감상으로는 900명도 너무 많아 보였던 탓이다.

       

       현실적으로, 내가 하는 방송을 앞으로 이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봐줄 거란 보장이 없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하지만, 이러니 저러니 해도,

        

       성급했던 것도 성급했던 거지만- 이를 만회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진짜 문제가 발생했다는 건, 채팅창이 아주 잘 보여주고 있었다.

        

       『나』

       『락』

       『나』

       『락』

       『나가 뒤지십쇼 』

       『🔥🔥🔥🔥🔥🔥🔥🔥🔥』

       『나』

       『나』

       『락』

       『🔥🔥🔥🔥🔥🔥🔥🔥🔥』

        

       활활 타오르는 채팅창은 가히 장관이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단합할 수 있다니. 인터넷이란 정말 대단해.

        

       끝없는 나락과 불의 향연이 파도처럼 끝없이 밀려들었다.

        

       내 방송의 채팅창이 아니었기에 딱히 관리를 할 방법도 없었다. 내 방송이라고 해도 채팅을 이유로 누군가를 밴 하지는 않았겠지만.

        

       무릇, 표현의 자유란 서로 같이 행사해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그건 그렇고.

       

       이 방송, 맛있네.

        

       “도적 잘 하네요.”

        

       『골드잖아』

       『 🔥🔥🔥🔥🔥🔥🔥🔥🔥』

       『나』

       『락』

       『얘 진짜 채팅 안 봄?』

       『아니 방송 화면에 채팅이 보이잖아』

       『나』

       『좋은 말로 할 때 차단 풀어』

        

       유일하게 나오나를 켜둔 썸네일을 보고 접속한 방송은, 운 좋게도 꽤나 괜찮은 도적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었다.

        

       교전은 좀 못하지만……도적은 원래 피지컬이 아니라 뇌지컬로 하는 거다. 루트를 잘 짜는 것만 봐도 예습복습을 철저히 한 우등생 티가 났다.

        

       고개가 절로 만족스럽게 끄덕여졌다.

        

       아직 랭크는 좀 낮지만, 그거야 뭐 어떤가.

        

       누구나 시작은 언랭에서 하는 거다.

        

       이래서 제자를 키우는구나. 인재를 가르치는 즐거움이 인생의 세 가지 즐거움 중 하나라더니. 옛말 틀린 거 없다.

        

       “최고에오도적도적님, 축하드려요. 합격입니다. 나중에 비밀글로 초콜릿 받을 주소 남겨주세요.”

        

       『???』

       『진짜 줌?』

       『절대 안 믿지』

       『얘를 믿는 사람도 있음?』

        

       ……사람들이 신뢰가 없네.

        

       세상이 어찌 되려고.

        

       조금……강경한 수단을 사용했던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약속한 당근을 철회하는 그런 파렴치한은 아닌데.

        

       사람과의 약속이잖아.

        

       인터넷 너머의 사람과의 약속이지만, 그래도. 이 안에 사람이 있다고요.

        

       게임을 보며 메모하듯 적은 피드백 겸 후기가 담긴 메모지 – 책상 서랍에 가득 담겨있던 예쁜 편지지 중 하나를 썼다 – 맨 마지막에, ‘참 잘했어요’ 그림을 그려서 마무리했다.

        

       그리고 초콜릿을 조금……아니다.

        

       첫 참여자인 만큼 넉넉한 양의 초콜릿을 옆에 두고, 메모지와 함께 찍은 사진을 컴퓨터로 전송했다.

        

       인터넷에서 신뢰를 얻는 가장 빠른 방법은, 인증 아니겠는가.

        

       초콜릿 정말 준다고.

        

       선생님 말을 왜 이렇게 못 믿어.

        

       * * * *

        

       아따먹의 무분별하고도 무자비한 숙청에 대처하는 시청자의 태도는 크게 네 가지로 나뉘었다.

        

       뭐 이런 또라이가 있어- 라고 욕하고, 방송을 종료해버리는 사람.

        

       어차피 채팅 잘 안 치던거, 대체 어디까지 하나 보자는 심정으로 그냥 로그아웃 상태로 이예나의 방송을 보는 사람.

        

       이예나가 접속한 방송의 채팅창을 불태우며 난동을 피우는 사람.

        

       어디 어떻게 하나 보자라는 심정 반, 상품이 궁금한 마음 반으로 실제로 방송을 킨 사람.

        

       그 중 마지막은 기껏해야 10명 남짓이었고, 그 중 이예나의 요청대로 나오나를 하는 사람은 3명에 불과했지만-

        

       그래도, 아직 상당한 수의 시청자들이 이예나의 방송 화면을 확인하고 있었다.

        

       나오나 갤러리 등에서 [이딴게 스트리머냐 씨발?] 따위의 제목이 달린 글이 쏟아지며 어그로가 끌린 결과, 대참사가 나고 있는 방송의 현장을 구경하러 온 신규 시청자들까지 생겨난 덕분이었다.

        

       그런 이예나의 방송 화면에, 하나의 사진이 올라왔다.

        

       취향이 다소 올드한 초콜릿과 사탕들, 그리고 손편지가 담긴 사진.

        

       [최고에오도적도적님,

        

       처음 루트로 함정상자 달리다가, 사플로 상대 접근 확인하고 바로 해골 팩으로 빠진 게 인상적이었어요.

        

       특성에 대한 이해도도 준수했고요.

        

       도적에 애정을 가지고 노력 해오신 시간이 느껴졌어요!

        

       다음에는 은밀한 발걸음 빌드도 한 번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암살 위주로 게임을 풀어나가는 방법을 선호하시는 것 같은데, 플레이 스타일과 잘 맞을 거예요.

        

       앞으로도 열심히 해서, 티어도 올리시고, 심심하면 또 방송을 키고 도적을 보여주세요.

        

       티어가 조금 더 오르시면, 가끔 접속해서 구경할지도 모르겠네요 😊

       

       다시 보게 될 날을 기대할게요.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드림]

        

       한 손으로 따봉을 하고 있는 새하얗고 작은 손과 함께 찍힌 편지.

       

       그 마지막에는, 동그라미 안에 (후드를 뒤집어 쓴) 얼굴,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린 양 손, 그리고 ‘참 잘했어요!’라는 문구까지 포함된, 전형적인 참 잘했어요 도장이 그려져있었다.

       

       어설픈 그림체였지만- 숙련도를 신경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나』

       『와 손편지?』

       『락』

       『진짜 손편지 준다고?』

       『아니』

       『???』

       『문신 뭐야』

       『아니 사진으로 보니까 진짜 대놓고 팔토시네 ㅋㅋㅋㅋㅋㅋ』

       『손편지 ㄹㅇ임?』

       『손편지?』

       『여기서 육수 우리는 각을 본다고?』

        

       단 한 장의 사진으로, 한없이 불타오르던 채팅창의 분위기가 급격하게 바뀌기 시작했다.

        

       《최고에오도적도적님, 혹시 제 방송 보고 계신가요?》

        

       그러거나 말거나- 조곤조곤한 이예나의 목소리는, 채팅창이 불타고 있던 때와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

        

       《친구추가 보내뒀어요. 수락해주시고, 듀오권 쓰고 싶으실 때 귓말 주세요.》

        

       그렇게, 차분한 톤으로 읊조릴 뿐.

        

       손편지.

        

       친추.

        

       귓말.

        

       그리고, 듀오.

        

       네 가지 키워드가 모이고,

        

       트위트의 나오나 카테고리 최하단에는 ‘따뜻한아메리카노’가 방제 및 검색어에 포함된 방송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기 시작했다.

        

       * * * *

       

       최근 채팅창에서 가장 자주 발견되는 음해와 달리, 나는 방송을 시작한 이래 채팅을 악의적으로 무시한 적은 없……거의 없다.

        

       게임을 하거나, 저격을 할 때는 원칙에 따라 채팅을 안 보지만.

        

       오늘은 자습을 편안하게 감독하고 있을 뿐인 만큼, 올라오는 채팅은 모두 확인하고 있었기에-

        

       인증샷을 방송 화면에 띄운 것을 기점으로, 화려하게 불타오르던 채팅창이 실시간으로 진화되는 모습을 관람할 수 있었다.

        

       초콜릿보다 피드백 메모에 더 열광하는 건 다소 의외였지만, 납득하지 못할 일은 아니었다.

        

       잘 생각해보면, 챌린저급 도적이 손수 작성한 피드백을 받을 기회가 얼마나 자주 있겠어.

        

       “우수 학생은 두 분만 더 뽑을 거예요.”

       

       피곤하기도 하고.

       

       한 열 명 정도 있으면 좋을 텐데. 

        

       그런 생각과 함께 기특한 제자인 최고에오 도적도적의 방을 떠나, 트위트 검색창을 새로고침했다.

        

       검색결과, 107개.

        

       “음…….”

        

       어…….

        

       너무 많은데……?

        

       “……방제에, 티어도 쓸까요 우리?”

        

       원래 선생님들이, 성적 좋은 애들 조금 더 예뻐하고……그러기도 하잖아.

        

       응.

        

       그리고 어떻게 보면,

        

       골드는 한 명 할당했으니까, 플레랑 다이아도 한 명씩……그게 공평하지 않을까?

        

       다이아랑 마스터여도 좋고.

        

       도적부흥운동의 영향력 측면에서 생각해도, 조금 더 높은 티어의 친구들이 열심히 해주는 편이…….

        

       아. 그러면, 마스터랑 챌린저……아니, 이건 좀 그렇지.

        

       * * * *

        

       [작성자: ㅇㅇ]

       [제목: 나 너무 어지러워]

       [아따먹 대체 뭔 생각인지 존나 말도 안 되는 짓거리 하는 거 보고 개빡쳐서 불태우고 있었는데

        

       손편지보고 바로 우려져서 방송 켜버림.

        

       내 아이디 불러주면서 2번째 우수 학생이다, 축하한다는 센세 목소리 듣고 ㄹㅇ 육성으로 소리질렀다.

        

       픽 좆될때마다 도적으로 상자깡하고 다니던 시절, 단 한 순간도 후회가 없다.

        

       내가 누구?

        

       아따먹 손편지 OWNER(진)

        

       이거 받으면 바로 다시 인증한다

        

       (방송 손편지 인증 캡쳐)]

       –     왜너만왜너만왜너만왜너만왜너만왜너만왜너만왜너만

       –     아 씨발 존나 부럽네

       –     그 와중에 갤럼이었고 ㅋㅋㅋ

       –     이 새끼 차단좀

       –     죽어

        

       [작성자: ㅇㅇ]

       [제목: 난 아따먹 육수야~ 난 도배를 할 거야~]

       [난 아따먹 육수야~ 난 도배를 할 거야~]

       –     실례지만 대가리가 상당히 깨지셨는데요

       –     ㄴ 응 난 아따먹 육수야~ 그런 거 신경 안 써~

       –     아따먹 금지어로 지정 안 됨?

       –     ㄴ 마갤 아니라서 안 됨

       –     ㄴ 하

        

       [작성자: 아따먹따먹]

       [제목: 우리 눈나 손편지 받는 새끼들 다 죽인다]

       [비밀글?

        

       씨팔 어떻게든 주소 찾아낸다

        

       나도 도적 열심히 했는데

        

       나는 첫 방송부터 봤는데

        

       왜

        

       왜]

       –     이제 방송 3번 했는데 첫방송도르 ㅋㅋㅋㅋㅋ

        

       [작성자: ㅇㅇ]

       [제목: 근데 오늘 아따먹 컨텐츠 좀 알차지 않았음?]

       [(음성 녹음)

        

       아니 방송 보면서는 나도 개빡치긴 했는데

        

       결국 잠깐 강퇴하고 다 풀었으니까 일종의 퍼포먼스였고

        

       시청자들 게임 하는 거 새벽 4시까지 하나하나 봐주고 나가기 전에 닉 불러주면서 도적 파이팅! 해줬고

        

       마지막에 게임도 결국 한 판 했고

        

       근데 이거 파이팅 들어봐 존나 귀엽지 않냐?]

       –     🙃🙂🙃🙂

       –     ㄴ 아

       –     ㄴ 🙃🙂🙃🙂🙃🙂🙃🙂🙃🙂🙃🙂

       –     ㄴ 아니 어디서 저런 좆 같은 걸 가져오는 거야 진짜

       –     ㄴㄴ ??? 걍 제일 흔한 별스 이모진데

       –     ㄴㄴ 그게 뭔데 씹덕아

       –     ㄴㄴ 내가 잘못했다 미안하다

       –     그런 너를 위해 준비했어 (링크)

       –     ㄴ 혹시 이것도 진짜 사과한 거 아니었을까?

       –     ㄴ 뇌수가 질질…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김현호_330님, 50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44화에 오기가 있었네요. 불건전하다는 이유로 신고당해 사라진 이예나의 아이디는 ‘따아먹’이 아니라, ‘따아먹고싶다’ 였습니다.

    다음화 보기


           


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그런 악질 방송 안ㅣ에요
Score 3.7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am a healthy skill-based broadcaster.

I don’t hate priests.

It’s not that kind of broadcast.

What?

Clarify the controversy that’s been posted on the community?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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