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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64

       

        

        

        

       [일반]와 1 : 300 두번째판 맵 돌아버린 것 같은데????

        

        

       <대충 경사진 언덕 맵 사진>

        

        

       아예 작정하고 나왔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도저히 이길각 안보인다

        

        

        

       [전체 댓글][등록순]

        

       -기병?????50명??????????

        

       -상대가 든 무기 꼬라지보면 무슨 1 : 400급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팩트)지휘관도 있다

       ㄴ????????????

       ㄴ제3자가 실시간으로 지휘한댔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아니 미친거아니냐???

        

       -어떻게든 비얌이 지는거 한번 볼라고 아주 칼을 갈았농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신발언)이래도…이길거같음….

       ㄴㅇㄴㄷ??????

       ㄴㄹㅇㄹ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전판이 진짜 너무 압도적이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300명을 무슨 청소기처럼 쓸어버렸으니 ㅋㅋ

        

       -이제야 좀 밸런스 맞을 것 같다고 느끼는 내가 싫다 ㅋㅋㅋㅋㅋㅋ

       ㄴㄹㅇ

        

       -소신발언하자면 이번판에서 유진이 고전할 가능성이 큼. 진짜 너무 대놓고 상대팀에 전력을 푸시하고 있어서 어쩔 수 없음. 심지어 맵에서도 악의가 느껴짐. 누가봐도 저 자리는 무조건 대포랑 화살 맞으라고 배치해놓은 거읾….

       ㄴㅇㅈ

       ㄴ이렇게 뻔뻔하게 몰아주는거보면 얼탱이가 없긴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근데 이렇게 안하면 못이기죠?

       ㄴ기병 50명이 일제돌격하면 비얌도 답없을거같은데

        

       -쉽네 ㅋㅋ 비얌이 전속력으로 달려서 언덕위의 대포 뺏어버리고는 기병 대가리에 쏴버리면 끝나는거아니냐 ㅋㅋ

       ㄴ니는 무슨 암스트롱포가 AC-130인줄아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비얌이 들면 될거같은데???

       ㄴ반박을 할수가 없네 ㅅㅂ ㅋㅋㅋㅋ

        

       -응 비얌못잃어~ 말이고 화살이고 대포고 전부 대가리깨버릴거야~

       ㄴ진지하게 이게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이 되는 시점에서 미친거같음

       ㄴ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말을 집어던질거같음ㅋㅋㅋㅋㅋㅋㅋㅋ

        

       -리빙포인트)여기서 감이 잘 안 온다면 유진을 장갑차로 치환한 다음 생각해보면된다

       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어…? 이길거같은데…?

       ㄴ팩트)장갑차보다 더 셈

       ㄴ장갑차가 막 점프도 하고 그러는데요 선생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몰라시바 난 유진언냐 꼬리만 믿어~~~~~

        

        

        

        

        

        

        

        

        

        

        

        

        

        

        

        

        

        

        

       “기병만 50명에 대포 5문, 궁병에 방진. 적 사수는 완만한 언덕 위고, 이쪽은 아래라…이건 너무한 것 아닌지.”

        

        

        

        오른손에는 망치, 왼손에는 도끼.

        

        하늘은 푸르렀고, 지면 위는 철로 가득했다. 초급자용 스키 슬로프를 연상하게 만드는 완만한 언덕 위에 놓여진 300명에 달하는 유저들이 내가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 적어도 수십 명에 달하는 궁수와 50명의 기병, 언덕 맨 위에서 이쪽을 겨눈 화포와 수십 명 단위로 이뤄진 방진 여럿.

        

        한 명의 사람을 죽이기 위해 동원되는 인원수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과도한 숫자. 하지만 숫자에 압도당하는 것이 아니라 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지를 고려하다보면 어떻게든 활로가 보이는 것도 사실이었다.

        

        아예 아무런 정보를 받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투입 인원 수와 병종, 비율과 전투 장소까지는 얼추 전해들었으니까. 그리고 설령 듣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거기에 불평불만을 토해낼 수는 없는 노릇. 특수부대원이란 바로 그런 미지의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시민의 혈세로 제련된 거였으니.

        

        물론 그 위용이 제법 위압적인 것도 사실이긴 했다.

        

        

        

       “…파이크라.”

        

        

        

        잘 짜여진 과거의 방진 그 자체가 날 기다리고 있었다.

        

        수십 명에 달하는 인원들이 사람보다도 긴 창을 오른손에, 방패를 왼손에 들었다. 사람보다는 기병 돌격을 더 잘 막아낼듯한 그 모습. 그러나 만약 돌파 방어에 실패할 시 저들은 언제든지 가장 능숙하게 냉병기를 다루는 유저로 변모할 것이다.

        

        그러나 내가 주목하고 있는 건 그게 아니었다.

        

        저들이 들고 있는 창이야말로 오늘 내게 모자란 원거리 공격 방안을 충족시켜줄 터였으니까.

        

        

        

       ───부우우우우우-!

        

        

        

        신체 전반을 진동시키는 듯한 뿔피리 소음은 언제나 같았다.

        

        두 번째 전투는 그렇게 실로 급박하게 시작되었고, 나를 처음으로 맞이하는 것은 그 무엇도 아닌 화살로 이뤄진 살상 구역이었다 – 한순간에 70개에 달하는 화살이 저마다의 포물선을 그리며 내가 있는 지역을 정확하게 노린다.

        

        해머와 도끼를 수납하고 두 자루의 단검을 든다. 피해내거나 쳐낼 수 있을 것 같았다. 화살을 다수 포함한 면 단위의 공간이 나를 제압하기 위해 날아오지만 실질적으로 그 중에서 나를 맞출 수 있는 화살의 숫자는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다음 순간 약간의 파공성과 함께 손이 움직였다.

        

        

        

       “…후.”

        

        

        

        카각!

        

        쳐낸 건 다섯 개, 피한 건 세 개. 꼬리를 포함하여 유효타 제로. 두 발 정도가 머리카락을 스쳐지나갔지만 진짜 머리카락도 아니었기에 그다지 상관은 없었고, 이제는 두 번째 공격을 피해낼 차례였다 – 그리고 그게 무어냐 하니, 바로 대포였다.

        

        쿠웅. 그런 소리와 함께 저 멀리에서 하나로 합치된 진동이 터져나왔다. 내 눈에는 똑똑히 보였다. 다섯 발의 탄환이 일순간 초속 수백 미터 가량으로 가속하는 것을. 당연하겠지만 대포의 직격타 뿐만이 아닌 후폭풍 역시 상당한 위력을 가지고 있었고, 전부 피해내야 했다.

        

        그리하여 나는 앞으로 달렸다.

        

        발 뒤에서 진동이 일었고, 세상이 길게 늘어지기 시작했다.

        

        

        

       “온다! 충격에 대비해!”

        

       “언제든지 무기 전환할 준비하고! 여력이 남은 사람은 최대한 빠르게 둘러싼다!”

        

        

        

        저 멀리에서부터 들려오는 20명 가량의 기병 돌격이 자아내는 말발굽 진동.

        

        적이 떠드는 소리가 바람을 타고 귀를 파고들 정도로 가까워진 거리, 그에 따라 들려오는 유저들의 다급한 목소리. 그리하여 전열에 선 십수명 가량의 유저들이 일제히 파이크를 겨누었지만, 나는 달려오던 속도 그대로 지면을 강하게 박차 수 미터 높이의 허공으로 떠올랐다.

        

        창은 내 도약 높이보다 길었지만, 유저들이 내가 하늘로 비상하는 속도에 맞춰 창을 들지 못한 것이 패인이었다.

        

        불운한 한 명을 그대로 짓밟음과 동시에 방진의 중앙에 안착했고, 오른손에는 해머가 들렸으며, 반대쪽 손에는 토마호크를 들었다.

        

        

        기병이 만들어내는 먼지구름이 가까이 다가오기 전에 첫 번째 진형을 무너뜨려야만 했다.

        

        

        

       “알린다, 첫 번째 방진에 목표가 돌입했다! 진내사격 허가!”

        

       “장전까지 15초나 남았, 컥…!”

        

       “정보 고마워요.”

        

        

       

        충분한 정보를 주었으니, 이제 거스름돈까지 포함해 대가를 돌려줄 차례였다.

        

        도끼가 들린 손이 한 바퀴 회전하는 순간 이미 상대의 머리와 상체는 깔끔하게 분리되었고, 바닥에 무릎을 꿇기도 전에 발차기를 갈기자 한 박자 늦게 날아간 시체가 금빛 아지랑이로 변해 터지며 다른 유저들의 시야를 가렸다.

        

        순간 토마호크를 던질까 싶었지만, 이전에 몇 번 시도해본 결과 던지는 힘이 너무 강렬해 머리에 틀어박히기도 전 저 멀리로 튕겨나가는 경우가 대다수였기에 포기. 대신 내가 적이 무더기로 모여있는 곳으로 달려들면 될 뿐이다.

        

        

        토마호크와 해머를 집어넣고 단검을 들었다. 다리에 힘을 주고 지면을 박찼다.

        

        이제 화살이 되어 쏘아질 차례였다.

        

        

        

        

        

        

        

        

        

        지나가는 자리마다 금빛의 피보라가 일었다. 그 중 클레이모어를 든 한 유저의 팔을 통째로 잘랐고, 절단됐음에도 아직 손잡이를 강하게 움켜쥔 손까지 통째로 꼬리로 잡아 강하게 수평으로 투척했다.

        

        섬광과도 같은 속도로 날아간 장검이 한 명의 허리를 통째로 절단하고도 물리력이 남아 다른 유저의 옆구리에 틀어박혔다.

        

        

        그 즈음 암스트롱포 포탄이 지척까지 날아들었다.

        

        

        

       ───쿠우웅!

        

        

        

       “으극…!”

        

       “미친, 허공으로 떠서 폭발을 피하는 법이 어딨어.”

        

       

        

        으지직. 

        

        귓가에 쿠웅 하고 두 번째 폭발음이 들리는 순간 점프, 그리고 적의 머리를 밟으며 재차 허공을 향해 뛰어올랐다. 발 밑에서 그다지 정체를 알고 싶지 않은 소리와 감촉이 동시에 터져나왔다. 그러나 그 덕분에 나는 적잖아 6m 상공까지 떠올랐고, 그 순간 발 밑에서 폭발이 일었다.

        

        허공으로 올라가 폭발을 피했음에도 몸으로 느껴지는 상당한 압력. 나를 맞히지 못한 순간 진내사격은 오인사격으로 변했고, 애꿏은 아군 예닐곱 명 가량이 통째로 증발했다.

        

        

        1진의 숫자는 대략 65명 가량. 그 중에서 이미 절반 가량을 도살하고 2차 대포 사격을 피해냈을 즈음 기병대가 본격적으로 속력을 내어 이쪽을 향해 접근 중이었다.

        

        거리는 대략 60미터 가량. 20명의 기병은 첫 번째 방진의 생존자의 유무 따윈 신경쓰지 않고 전부 말발굽 아래 짓밟겠다고 다짐이라도 했는지 기세가 흉험하기 그지없었다.

        

        물론 생존자들 역시 기병 돌격의 여파에서 벗어나기 위해 좌우로 분산 중이었고.

        

        

        하지만 그닥 걱정은 되지 않았다.

        

        바닥에 떨어진 무기가 눈에 들어왔다.

        

        

        

       “아직 죽지 않은 친구들이 장창을 떨군 걸 저주하시길.”

        

        

        

        죽은 사람의 무기는 대략 5초 가량의 시간차와 함께 사라진다.

        

        그러나 죽지 않은 사람의 무기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하여 나는 바닥에 흩어진 장창 중 하나를 집어들었고, 이제 50m에 접어든 기병 중에서도 가장 전열에 선 유저와 시선을 마주했다. 적의 눈동자에 숨길 수 없는 공포심이 깃들었다. 오직 인위적으로 창조된 군마만이 갑주에서 빛을 반사하며 두려움 없이 달려들고 있었다.

        

        오른손에 든 창에 힘을 주고, 바닥이 깊게 파일 정도로 왼발을 내딛으며 허리를 회전시켰다.

        

        파이크가 마치 물고기처럼 진동하며 손을 떠난 후 1초도 지나지 않았을 즈음, 끔찍한 소리와 함께 한 자루의 장창이 말의 정중앙을 관통했다. 물론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물리력을 전부 상쇄하지 못해 엉덩이를 뚫고 튀어나온 창이 후행하던 또다른 말의 머리를 관통한 것이다.

        

        당연하겠지만 말의 머리 뒤에는 기병이 있었다.

        

        

        

       “아악-!”

        

       “끅…!”

        

        

        

        쿠당탕!

        

        타고 있던 말이 파이크에 꿰뚫려 일격에 절명하고, 위에 타고 있던 유저는 시속 50km의 속도로 지면에 내팽개졌으나 그것만으로 끝이 아니었다. 엉덩이에서 튀어나온 파이크에 정면으로 처맞은 말과 기병이 동시에 대기창으로 사출된 것이었다.

        

        인류사에 다시 없을 1타 3피. 그러나 나는 이미 이미 꼬리로 두 번째 창을 휘감은 상태였고, 마치 투창기처럼 꼬리로 장창의 끝을 휘감은 뒤 그것을 ㄱ자로 꺾은 상태였다.

        

        두 번째 창이 허공을 날았다.

        

        물론 그 후로도 40미터가 온전히 좁혀질 때까지 기병들은 내가 두 자루의 창을 연이어 던지는 것을 감수해야만 했고, 기병 20명은 14명이 되었으며, 뛰어오르며 말의 목을 휘감고 안장에 앉은 유저를 발로 차버렸다는 결과를 마주해야만 했다.

        

        

        100명에 가까운 유저들로 구성된 첫 번째 제파가 산산조각나 부서지기까지는 7분이라는 짧은 시간만이 필요할 뿐이었다.

        

        

        

       

        

        

        

        

        

        

        

        

        

        

        

        

        

        

        

       “…이야.”

        

       “와, 근데 유진한테 유효타 들어간 거 처음 보네.”

        

       “말 뒷발차기를 정면에서 블로킹했는데…?”

        

        

        

        전투가 시작된 지 15분이 되었을 즈음, 300명으로 시작된 유저 연합군이 130명으로 줄었을 무렵.

        

        싸움의 흥분은 여전히 가시지 않았지만, 조금씩 전투 템포가 느려짐에 따라 시청자들 전원이 그동안의 상황을 되짚어볼 여력이 생긴 것이었다 – 그리고 그 와중 가장 인상적인 장면 몇 개를 꼽아보자면, 유진의 무지막지한 투창 위력과 방어 능력이었다.

        

        그녀는 전쟁의 꽃이기도 한 기병이 말 그대로 목숨을 갈아넣으며 시도한 여러 공격 중 일부를 허용하고야 말았고, 그 중의 하나는 제대로 들어갈 시 같은 말조차 일격사시킬 수 있는 어마어마한 위력의 말 뒷발차기였다.

        

        유진마저 몇 미터 가량 뒤로 밀려날 정도의 위력. 그러나 정면으로 맞을 시 사람의 뼈를 수수깡처럼 부러뜨릴 수 있는 위력의 뒷발차기를 가드한 유진의 팔에는 커다란 피멍이 올라왔을 뿐, 그녀의 뼈는 실금조차 가지 않았다.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피지컬.

        

        그것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그만큼이나 강인한 신체의 내구력이었다.

        

        

        

       “…근래 맞은 것중 가장 아팠어요.”

        

        

        

        당연하겠지만, 해당 공격을 가한 유저의 결말은 그닥 좋지 않았다.

        

        유진은 지면을 박차는 것만으로 말의 안장까지 뛰어올랐고, 그 상태 그대로 기병 유저의 머리에 니킥을 갈겼으며, 그것만으로 해당 유저는 즉사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전과는 다르게 승패의 향방은 오리무중으로 향하고 있었다. 전 판에 비해 유저들은 자신의 목숨을 좀 더 효율적으로 갈아넣는 법을 알아내었고, 그리하여 목숨조차 도외시한 기병 예비대의 집요한 자살돌격은 유진에게 효과적으로 대미지를 누적시켰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50명의 기병은 우로보로스의 팔다리 중 어느 한 곳도 무력화시키지 못한 채 유진에게 F학점을 받아들고 대기창으로 사출되었고, 이제부터가 피로 피를 씻는 진정한 전투의 시작이었다.

        

        

        

       “달려들어! 우리에게 인명 피해라는 단어는 없다!”

        

       “붙잡아! 붙잡고 늘어져! 궁병은 뒤로 후퇴한 다음 우리까지 포함해서 벌집으로 만들어!”

        

       “암스트롱포, 제발, 제발…한 번만, 한 번만 쏘게 해줘! 한 번만 맞아줘어-!”

        

        

        

        몸은 성한 곳이 없었으며, 양쪽 어깨와 팔에는 두 발 가량의 화살이 박혔다.

        

        가죽 갑옷은 이미 넝마에 가까워졌고, 손에 들린 토마호크와 해머에서는 팔에서 흘러내린 금빛의 피가 뚝뚝 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눈동자 속 푸른 안광은 사그라들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처음보다도 몇 배로 짙게 타올랐다. 말 그대로의 사생결단. 유진은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유저들을 전부 다져버리기로 다짐했고, 몸에 입은 상처는 그녀의 어떠한 행동도 방해할 수 없었다.

        

        130명에서 90명으로, 50명으로, 그리고 어느덧 양손으로 셀 수 있을 정도의 숫자로.

        

        

        푸릇푸릇했던 완만한 언덕의 꼭대기로 올라오는 길을 전부 금빛 선혈로 물들인 유진은 마지막까지 화포를 사격하던 10명의 유저와 마주했고, 이들 전원은 각기 무기를 뽑아들었다.

        

        꽤나 지친 듯한 표정으로, 하지만 흔들림 없이, 살의를 담아.

        

        유진은 무기를 들어올렸다.

        

        

        

       ───스윽.

        

        

        

        명예, 그리고 영광.

        

        유진이라는 이름 옆에 각인된 영어 단어, 그것이 새겨진 무기가 그녀의 손길에 의해 허공을 휘저을 때마다 섬뜩하리만치 선명하게 빛났지만, 그마저도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점성이 있는 금빛의 액체가 그 위를 몇 번이나 덮어냈다.

        

        마지막으로 남은 10명의 유저가 마지막으로 먹인 유효타는 등에 박힌 한 자루의 단검이었다.

        

        

         그것마저 뽑아낸 후, 유진은 가상현실임에도 실로 무더운 언덕의 위에서 가쁘게 숨을 내쉬었다.

        

        정적은 그리 길지 않았다.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장전되어있지 않던 암스트롱포가 느닷없이 한 발의 탄환을 언덕 아래에 토해내었고, 그것이 지면에 착탄하며 기이할 정도로 거대한 폭음과 화구를 형성했다.

        

        

        

       “…하.”

        

        

        

        유진은 허탈한 듯 웃었다.

        

        그녀가 처음으로 스폰한 곳에서부터, 이미 걸레짝 이하의 상태가 되어버린 지면을 밟으며 한 명의 인원이 걸어나왔기 때문이었다.

        

        거리는 대략 수백 미터 가량. 그러나 유진은 독순술로 마지막 상대가 자신에게 무어라 말하는지를 알게 된 상태였다.

        

        

        

       ‘마지막으로 춤이라도 추지 않겠어요, 막내?’

        

        

        

        춤 좋아하시네.

        

        유진은 300명 분량의 혈흔이 깃든 도끼와 망치를 들어올렸고, 서서히 다가오기 시작한 로렌티나와 거리를 좁히기 시작했다.

        

        클라이맥스, 그리고 엔딩이 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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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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