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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67

       

        

        

        

        

        

        

        

       -다들 좋아하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군요, 하하.

        

       -…아무리 봐도 고통의 비명이 아닐까요?

        

        

        

        아비규환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유진의 행보는 멀리서 직관하는 순간 희극이었고, 가까이서 직관하는 순간 비극이었으니. 수상하리만치 뚠뚠한 SD 유진이 라이트세이버와 로켓 런처를 들어올리자 변조되어 하찮아진 비명소리가 사방팔방에서 울렸다.

        

        쉬이익, 펑. 놀랍도록 사실적인 발사 소리와 함께 흰색 연기가 길다란 길을 남기며 한 발의 로켓이 날아갔고, 건물에 부딪혀 팡 하고 터져나오는 순간 분홍빛 젤리가 별 모양 이펙트와 함께 튀었고, 젤리에 휩쓸린 유저들의 HP가 살살 녹아내리고 있었다.

        

        직격타나 후폭풍에 휩쓸려 요단강으로 사라진 유저들의 수는 극소수였지만, 몸에 젤이 묻은 이들의 이동속도는 평소의 절반 이하로 급속히 퇴화하였다.

        

        다시 말해, 유진의 사냥감이었다.

        

        

        

       “우왁, 온다! 튀어! 끼야아악-!”

        

       “한 번은 봐드리죠. 다음은 없어요.”

        

        

        

        투웅!

        

        머리 위에 저거넛이라는 딱지를 달고 있었지만 놀랍도록 빠르다. 로켓 런쳐 대신 어느샌가 뿅망치를 든 유진이 불과 며칠 전 1 : 300에서 보았던 것과 같은 무시무시한 속도로 다가왔고, 그 속도 그대로 라이더 킥을 날린 순간 사람이 하늘을 날았다.

        

        뿅, 그리고 탱. 무진장 하찮은 효과음과 함께 SD 캐릭터가 ㄷ자로 접혔고, 과자로 이뤄진 건물 벽면을 뚫고 저 멀리 날아갔다. 지정된 무기가 아니라면 대미지가 그리 많이 들어가지 않는 이벤트 매치 특성 상 얻어터져도 죽지 않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대략 세 명 가량의 유저가 느닷없이 유진-발차기라는 이름의 익스트림 놀이기구에 탑승하여 플레이풀 이곳저곳으로 날아갔고, 그 꼬라지를 보며 남은 590명 가량의 유저들은 이제서야 정신을 조금씩 차리는 중이었다.

        

        

        

       “…우리 저거 잡을 수 있나?”

        

       “일단 수류탄부터 모아! 부비트랩 만들어!”

        

        

        

        그러나 앞날이 암울할지언정 포기는 하지 않는다.

        

        유진의 손길을 거친 새싹들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아야만 한다는 생각을 주입당한 지 오래였고, 그리하여 100명에 달하는 KSM 참가자들은 유진이라는 존재의 사정거리에서 필사적으로 벗어나는 한편 근방에 있는 같은 참가자들을 찾았다.

        

        인원수를 맞추기 위해 투입되었던 500명의 일반인들은 자동적으로 배제되었다. 어쩔 수 없었다. 꼴랑 KSM 참가 자격이 있는 프로게이머 대여섯 명이 모여도 여차하면 파도 앞의 모래성처럼 박살날텐데, 상황 판단력이 떨어지는 일반 유저를 끼워넣어봐야 의미가 없었으니.

        

        그리하여 한쪽에서 뚠뚠콘다의 대학살극이 벌어질 동안, 결집한 전력이 조금씩 커지기 시작했다.

        

        

        그 가운데 가장 거대한 세력을 형성한 것은 그 누구도 아닌 하모니였다.

        

        

        

       “젤리폭탄 설치 지점은…여기랑 여기, 여기. 부서질 시 건물을 통째로 무너뜨릴 수 있는 곳을 노려야 해요. 잔해랑 함께 한꺼번에 묻어버릴 수 있도록.”

        

       “…이러면 필연적으로 누가 희생해야 하지 않나요?”

        

       “유진 씨를 앞에 두고 아무도 안 죽을 수 있으면 그게 신이고 발현자죠. 유진 씨 같은 사람을 제압하려면 공간 자체를 통째로 제압해야 해요.”

        

        

        

        불과 며칠 전에 단독으로 300명을 국밥 말듯 잡수신 사람을 두고 희생을 논하다니, 증말.

        

        그렇다고 해서 말을 꺼낸 사람이 희생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건물 하나를 두고 모여있는 30명 가량의 사람들 중 유진의 직계 제자는 하모니 한 사람 뿐이었고, 다른 유저들은 KSM에 합법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티켓을 거머쥔 프로게이머들이었다.

        

        다시 말해, 유진의 수많은 면모를 그 누구보다도 많이 관찰해왔으며, 그녀가 현실에 투영할 수 있는 전투력을 가장 가까이서 체험한 횟수가 가장 많은 사람도 바로 하모니였다 – 다시 말해, 죽어서는 안 되는 인재라는 소리였다.

        

        

        그리고 그녀가 예측하건대, 자신을 포함해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다 죽을 예정이었다.

        

        

        

       ───쿠웅!

        

        

        

       “…오우.”

        

       “여기서 고민하는 와중 저쪽에서는 아마 20명 가량의 유저들로 이뤄진 그룹 하나가 분해됐을 거라구요. 자, 다들 움직이세요! 안 그러면 여기 있는 우리들 다 죽어요!”

        

        

        

        당연하지만,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하모니였다.

        

        유진의 전투 실력과 손재주, 그 중 후자를 물려받은 녹냥이는 상자 단위로 담겨있는 수많은 젤리 폭탄을 직접 들고 수많은 트랩을 창조했으며, 권총 탄창에서 수많은 빙결탄 등을 꺼내어 얼음 폭탄을 제작한 뒤 아무도 눈치채기 힘든 곳에 자연스럽게 설치했다.

        

        그러던 와중에도 맵은 점차적으로 좁아졌고, 주변에서 들리는 폭발음은 점차 커져만 갔다. 사신의 발걸음이 점차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었다. 언제든지 퇴각할 수 있도록 옆의 건물에 후퇴 루트마저 개척했지만 그걸로 충분할 리가 없었다.

        

        나머지는 그저 운에 맡길 뿐.

        

        

        모두가 빙결탄, 화염탄, 전격탄을 비롯한 여러 탄환이 장전된 권총을 한 자루씩 든 채 대기한다.

        

        누군가 말해주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전원이 복잡한 표정을 지은 채 자리에서 일어선다. 누군가는 벽면에, 누구는 기둥에, 어느 누군가는 벽 옆에 섰다. 신호를 준 것이 아니었다. 그저 어느 순간 싸늘해진 공기에 저절로 일어난 것이었다.

        

        어느덧 폭음은 잦아든 그 순간,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이들이 느꼈다.

        

        

        왔다.

        

        

        

       ───카가각!

        

        

        

       “…기다렸나요?”

        

       “영영 오지 않기를 바랐지요.”

        

       “안타깝게도, 이벤트 세션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어달라는 부탁을 받았거든요.”

        

        

        

        섬뜩한 미소가 유진의 입에 걸렸다.

        

        오른손에 들린 뿅망치에서는 피 대신 분홍빛 젤리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결코 피는 아니었지만 이상하리만치 잔인한 광경이었다 – 어느 누가 그랬듯이, 전장에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무기야말로 가장 무서운 법이었다.

        

        총과 칼을 겨눈 사람 앞에서 듀얼 디스크를 꺼내는 것만 같은 기이한 상황.

        

        그러나 확실한 것은 작년 유진의 손에 들린 뿅망치가 한 번 회전했을 때 적은 하늘 높이 떠올랐고, 이번 년도에도 동일한 상황이 벌어지면 벌어졌지 그보다 못하진 않을 것이었다. 교전, 혹은 일방적인 뿅망치 어택이 이어질 예정이었다.

        

        

        기둥에 부착된 젤리폭탄이 격발되는 것과 함께 전투가 시작되었다.

        

        

        

       “흡…!”

        

        

        

        콰드득!

        

        유진의 손아귀 위에서 한 번 회전한 뿅망치가 허공을 수평으로 찢어갈랐을 때, 궤도 상에 있는 건물 기둥 – 과자로 이루어진 – 이 수천 조각으로 부서진다. 마침내 뿅망치가 SD 유저의 끄트머리에 닿자마자 들려오는 삑 소리는 멸망의 신호탄이나 다를 바 없었다.

        

        하찮은 음색과 함께 사람이 뿅망치에 맞아 날아갔다.

        

        그와 동시에 천장이 무너지며 젤리가 쏟아졌다.

        

        

        

       “이런.”

       

       “나중에 봐요. 저희도 궁리 꽤 했거든요.”

        

        

        

        하모니가 사라진다.

        

        이 자리에 남은 이들은 전부 유진 한 명을 붙잡기 위해 남은 결사대였으나, 유진은 질척하고 느릿하게 쏟아지며 아래층을 메우는 젤리 사이를 손쉽게 비집고 유저들의 코 앞까지 다가간 뒤 라이트세이버를 들었다.

        

        보이지조차 않는 기동 속도. 사람을 한 번 후려친 순간 SD 유저들은 말 그대로 잘 구워진 삼겹살이 되어 널브러졌고, 유진이 마지막 한 명까지 깔끔하게 잡아내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그러나 위로 올라가기 위해선 문을 열고 계단을 올라야 했고, 하모니의 플레이 스타일을 감안하면 이는 말 그대로의 자살 행위일 확률이 높았다.

        

        

        그리하여 유진은 시선을 옆으로 돌렸고, 건물 유리창이 포함된 벽면을 통째로 부수었다.

        

        건물 자체가 쿠키란 점을 감안하면 경도는 그닥 단단하지 않았고, 그리하여 그녀가 손가락을 벽에 밀어넣은 순간 달콤한 냄새와 함께 잡을 수 있는 지점이 만들어졌다 – 유진은 말 그대로 벽을 부숴가며 등반을 시작했고, 그렇게 2층 가량을 올라간 뒤 유리창을 깨부수고 다시 건물 내부로 진입했다.

        

        진동을 통해 느껴지는 하모니와 유저들의 위치는 2층 가량 위에 있는 시점. 당연하겠지만 사방팔방에 적이 깔린 시점이었다.

        

        그러나 신경쓰지 않는다.

        

         

        

       ───부우웅!

        

        

        

       “응앜!”

        

        

        

        또다시 한 명이 사라진다.

        

         유진은 아직 사라지지 않은 시체를 문에 집어던졌고, 그것이 문에 들이박힌 순간 잘 구워진 삼겹살 모양으로 변한 시체가 꽁꽁 얼어붙었다. 그 후 시간차를 통해 젤리폭탄이 터졌고, 유진은 그것을 흡족하게 바라본 뒤 아무 것도 없는 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건물의 형태와는 달리 이곳은 위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층 하나를 가로질러 반대편으로 가야만 했고, 하모니는 그걸 감안하고 주변 이곳저곳에 트랩을 심어놓은 거겠지. 그리 생각한 유진은 계단을 전부 오른 순간 벽면을 손으로 두드렸다.

        

        그리고 1초 후,

        

        

        

       “우왁…!”

        

        

        

        콰직!

        

        유진은 벽을 들이받았고, 구멍을 뚫었다.

        

        그런 상황이 몇 번이나 반복되었고, 그녀의 발걸음을 늦추기 위해 최대한 분산된 채 대기 중인 유저들은 말 그대로 정신이 나가는 듯한 기분을 맛봐야만 했다.

        

        하지만 그리 신경쓸 필요는 없었다. 유진의 뿅망치는 그 누구도 외롭지 않도록 대기창으로 사출시켜줄 수 있었고, 상대는 그 누가 되었든 ‘조용히 하세욧!’을 당한 뒤 머잖아 금빛의 아지랑이가 되어 사라져버렸다.

        

        하모니는 잘못한 것이 없었지만, 그녀는 유진이 현실에 비하면 너무나도 연약한 쿠키 벽면을 자르고 부수며 길을 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리고 유진은 그 누구보다도 엄격한 선생님이자 사신이었고, 예상하지 못한 변수로 인한 실패의 대가를 목숨으로 정산할 예정이었다.

        

        

        그녀는 하모니의 앞에 섰다.

        

        하모니는 옆 건물과 연결된 통로로 넘어간 뒤 유진이 한 번 헤집은 건물을 통째로 무너뜨리려고 했으나 실패했고, 당연히 그리 될 줄 알았다는 듯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쿠웅…!

        

        

        

        폭발음.

        

        하모니는 뒷짐을 진 상태에서 손에 들고 있는 버튼을 눌렀고, 그 순간 옆 건물로 넘어가는 다리, 유진이 밟고 있는 곳, 건물의 기반 그 전부가 육중한 소리를 내며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영화마냥 유진과 함께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끌 생각이 없었고, 유진이 뛰어서라도 옆 건물로 넘어가지 못하도록 주머니에서 남은 젤리 폭탄을 전부 꺼내어 허공과 바닥을 향해 투척했다. 실질적인 대미지를 입히기 위함이 아니라 유진을 건물 옥상에 붙들어놓기 위함이었다.

        

        높이가 20m 가량에 달하는 건물이 옆으로 비스듬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모니는 자신의 최후를 직감했다.

        

        

        

       “끼약!”

        

        

        

        삑!

        

        말 그대로 순식간에 눈 앞에 나타난 비얌. 이어 울려퍼진 청명한 소리와 함께 하모니는 자신의 HP가 제로로 수렴해가는 것을 느꼈고, 유진은 기울기 시작한 옥상의 낙하 방지용 펜스를 잡은 채 덧붙였다.

        

        

        

       “다음 판도 있는 것 아시죠?”

        

       “진짜 살려주세요, 흐어엉….”

        

       “걱정 마세요, 다음 판은 장애물 통과 경주래요.”

        

        

        

        그건 다행일지 아닐지.

        

        하지만 하모니는 더 이상 신경쓰지 않기로 했고, 금빛의 아지랑이가 되어 녹아내렸다.

        

        세션에 남은 인원은 300명도 되지 않았다.

         

        

        

        

        

        

        

        

        

        

       “…하이구.”

        

        

        

        그리고 몇십 초 후, 하모니는 기울어진 건물 옆면을 밟고 뛰어올라 옆 건물에 라이트세이버를 꽂은 채 아래로 빠르게 하강하는 유진을 보고는 기가 차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럼 그렇지.

        

        

        

        

        

        

        

        

        

        

        

        

        

        

        

        

        

        

        

       “휴, 나는 같이 게임 안 해서 다행이다. 구경만 했는데.”

        

       “…진짜, 무조건 이번 년도 안에 본선 10등 들어서 아시아 예선전부터 참가해야겠다.”

        

       “꽤 재밌지 않았어요?”

        

       “공포영화인 줄 알았거든요!”

        

        

        

        전투가 끝나고 난 뒤의 휴식 시간.

        

        물론 휴식이라고 말은 했지만 방금 전 판의 여파가 쉽게 가시지는 않았다. 내가 강습해버린 탓이었다. 그래도 나름의 항변을 해보자면 당장 작년에도 이렇게 패딩을 입은 저거넛들이 젤리 로켓을 뿅뿅 쏴댔고, 사실상 애초부터 기믹의 범주란 것이었다.

        

        그냥 얘네들은…내 이름 하나만으로 좀 많이 겁을 먹은 것이었다.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긴 했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었으니, 슬슬 이 주제는 여기까지 하도록 하자.

        

        그리고 나름 최선을 다해 아쉬워하는 이들을 위한 협박 아닌 협박도 준비된 상태였고.

        

        

        

       “이럴 줄 알았으면 로렌티나도 함께 데려올 걸 그랬어요.”

        

       “헉.”

        

       “아, 아쉽다. 데려오시지 그랬어요. 저는 이벤트 매치 안 하는-끼야아악!”

        

       “이리 와요!”

        

        

        

        하모니, 폭발하다.

        

        녹냥이는 누가 보더라도 극찬할 수밖에 없는 깔끔한 리어 네이키드 초크를 다이스에게 시전했고, 그리하여 주사위는 이벤트 매치에 나가지 않은 대가를 뒤늦게라도 톡톡히 치르고 말았다.

        

        다이스를 깔끔하게 녹초로 만든 하모니는 개운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고, 이내 덧붙였다.

        

        

        

       “하와이 가기 전에 아주 운동 거하게 하고 가시네요.”

        

       “뭐어, 이벤트 매치 출현은 아마 다음 판이 마지막일 거예요. 안 그래도 페이즈가 4개로 나뉘었는데, 그 사이사이마다 하는 이벤트 매치에 전부 나가는 건 이리저리 곤란한 부분이 있거든요.”

        

       “…거짓말은 아니죠?”

        

       “제가 뭐하러 거짓말을 하겠어요.”

        

       “그렇게 말하면 할 말이 없긴 한데….”

        

        

        

        폭.

        

        그리 중얼거린 하모니는 소파에 깊숙히 몸을 기대었고, 나는 대략 30초 후에 시작될 두 번째 이벤트 매치의 맵 구조를 보고 있었다. 과거 플랫폼 배틀로얄 멀티플레이 게임을 빼다박은 듯한 그 모습은 여전히 내 머릿속에서 기억으로 선명히 살아숨쉬었다.

        

        다른 이들에겐 다행이겠지만, 이 게임은 누군가를 때리거나 해서 아웃시키는 게 아니라 최대한 빨리 목표 지점까지 도달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내 피지컬이 관여할 여유가 그닥 없었다.

        

        아마도.

        

        

        그런 내 고민 아닌 고민을 어떻게 읽었는지 하모니가 말했다.

        

        

        

       “이번엔 전부 다 젤리에 빠뜨리면 안 돼요.”

        

       “물론이죠. 최대한 신사적으로 해볼게요.”

        

       “…지적할 사람을 전부 제거하면 신사적이지 않은 행동을 해도 신사라고 불릴 수 있다거나, 그런 메타는 안 돼요!”

        

       “앗.”

        

        

        

        어느덧 하모니는 내 심리 파악 고수가 되어버린 모양이었다.

        

        일단 최대한 얌전하게 해볼 생각이었지만, 뭐어. 상황이 그닥 좋지 않으면 어쩔 수 없는 것도 있겠지. 결국 미래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었기도 하고.

        

        

        타이머가 째깍대고, 이내 반쯤 기절한 다이스가 다시 정신을 차리는 것을 끝으로 휴게실에 있던 세 명은 새롭지만 익숙한 공간 위에 다시금 배치되었다.

        

        달콤한 냄새와 함께 즉사-젤리가 조금씩 차오르고 있었다.

        

        

        

       “살아서 보자구요.”

        

        

        

        1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과거의 기억이 두 번째 현실이 되어 나타났다.

        

        601명에 달하는 SD-사람들이 앙증맞은 움직임으로 장애물을 타고 오르기 시작했다.

        

        

        

        

        

        

        

        

        

        

        

        

        

        

        

        

       “아유, 자꾸 붙잡고 늘어지지 말라니까요!”

        

       “꾸엥!”

        

       “…그럼 그렇지.”

        

        

        

        퍽!

        

        물론 세상 일은 그리 쉽게 돌아가지 않았고, 나는 바짓가랑이를 붙잡은 친구들에게 이단옆차기를 날려 즉사-젤리와 심층면담을 시켜주었다.

        

        역시 날 나쁘게 만든 건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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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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