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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7

       

        

        

        

        

        

        

        

        

       ───퍼억!

        

        

        

        달빛조차 내리지 않는 어둠 속, 둔탁한 소리와 함께 사람의 목이 하늘을 날았다.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신체가 전달 가능한 힘이 온전히 토마호크의 날에 실리며, 그것이 호텔 주변을 순찰 중인 러시아군의 목에 닿는다.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한 명이 쓰러지는 동안, 반대쪽 풀숲에 숨어있던 간장치킨이 발소리를 죽인 채 접근하여 QTE를 통한 암살을 개시했다.

        

        

        으득.

        

        컴뱃 나이프가 목을 깊숙히 파고들며 경동맥에게 친근한 인사를 건네는 사이, 목뼈가 완전히 비틀리다 못해 분쇄되는 듯한 기괴한 음색이 울려퍼졌다.

        

        불과 5초 안에 두 명의 적이 사라지지만, 주변을 식별하기조차 어려운 미묘한 광량으로 인해 유진과 간장치킨을 제외한 모든 이들은 사건의 진상을 영영 파악할 수 없을 것이었다.

        

        

        

       -제발 야간투시경좀 켜주십쇼!!!!!!

       -뭔가…뭔가 일어나고있음….

       -어떻게시바 사람이 야투경도 안끼고 암살을 하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방금 뭔소리임?

       -일단 좋은 소리는 아님 ㅋㅋ

        

        

        

       <종유석유섹 님이 1,000원 후원하였습니다.>

       -계단에서 굴러떨어져서 다리 작살났을때도 들은적있는 소린데 도대체 뭘 하신 겁니까 선생님??????

        

       “글쎄요. 이 친구도 발을 헛디딘 게 아닐까요.”

        

        

        

        베타 2와 시선이 마주친다.

        

        도대체 자신이 뭘 본 건가 싶은 표정을 짓고 있는 간장치킨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검지손가락을 내 입술에 대었다. 대충 조용히 하라는 뜻이었다.

        

        호텔의 크기가 그렇게 큰 곳은 아니었기에, 후속 수색조에게 들키지 않게끔 세 구의 시체를 풀숲 사이에 빠르게 은닉한 후 높게 솟은 벽면을 손으로 짚었다.

        

        

        

       “드론 있으신가요?”

        

       “어…스킬 세트가 드론 운용 특화는 아닌데, 괜찮나요?”

        

       “크게 문제 없으니 괜찮아요.”

        

        

        

        철컥.

        

        순식간에 조립되어 공중을 부유하기 시작한 작은 드론 끝, 앵커를 박고 그 끝에 두꺼운 로프를 연결하며 조종권을 넘겨받았다.

        

        옥상으로 치솟는 드론을 통해 주변을 확인한 후, 섬세한 조종을 통해 옥상의 두꺼운 파이프에 로프를 얽고선 앵커를 발사하여 바닥에 단단히 고정했다.

        

        기본적으로 모든 이카루스 오퍼레이터들은 수많은 장비들이 주어지는데, 그 중 하나는 등강기였다.

        

        

        찰칵.

        

        소형 등강기의 중앙에 로프가 걸리며, 벽을 타고 올라갈 준비가 되었다.

        

        

        

       “먼저 올라갈게요. 도착하면 줄은 옥상으로 회수해주세요. 내려갈 때 다시 내리면 되니까.”

        

       “…어, 알겠습니다.”

        

        

        

        줄을 몇 번 당겨 고정이 잘 되었는지를 확인한 후 상승 버튼을 누른다.

        

        몸이 위로 딸려올라가는 듯한 느낌과 함께 수직벽을 타고 올랐다. 높게 솟아오른 나무조차 범접할 수 없는 위치에 도달하니 바깥의 상황이 한눈에 들어온다.

        

        수백 명에 달하는 적 인원들과 보병전투차량. 그 모든 것들이 적을 의미하는 선명한 황색으로 빛난다. 마치 지상 위에 펼쳐진 노란 은하수를 보는 듯했다.

        

        

        길 건너편, 아군을 의미하는 녹색의 델타 표식이 비교적 높이가 낮은 저층 건물의 옥상에서 꾸물거린다. 남들보다 훨씬 발달된 내 시야조차 식별하기 힘든 미세한 움직임이었다.

        

        통신을 타고 들리는 베타 2의 목소리.

        

        

        

       “옥상에 적 저격조. 로프 걸려있는 부분으로 접근 중이에요. 위치 공유해드릴테니 한 번 봐주세요.”

        

       “확인.”

        

        

        

        호텔 건물은 옥상에 가까워져도 비스듬해지는 부분 없이 완전한 수직벽으로만 이뤄져있었고, 마치 옛 성벽마냥 총안구 비스무리한 공간까지도 벽면에 듬성듬성 나 있었다.

        

        나에게는 다행이었다. 총을 걸칠 공간이 있다는 뜻이었기 때문이었다.

        

        이쪽으로 접근 중인 적들의 머리 위로 노란색 삼각형이 떠오른다. 그것이 조금씩 형상을 갖추더니 병과를 의미하는 그것으로 변했다.

        

        거리는 대략 50미터.

        

        사격으로 처리하기엔 상당히 애매했다.

        

        

        

       “주변에 다른 적들은요?”

        

       “어…반대편 옥상에도 저격조가 하나 있네요.”

        

       “알겠어요.”

        

        

        

        충분히 끌어들여서 처리하는 게 더 낫겠다.

        

        총을 내려놓고 옥상 위로 발을 디딘다. 아직 올라오지 말라는 말을 남긴 후 인내심 있게 기다리자, 적들은 마치 산책하듯 여유롭게 다가온다.

        

        차가운 겨울의 밤 위로 녹아드는 담배 연기. 걸으면서 담배를 피는 것이 몸에 해롭다는 것을 보여줄 시간이었다.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고, 엄폐물 사이로 몸을 살짝만 내민다. 적과의 거리는 고작해야 십오 미터 가량이었기에 빗나갈 이유는 없었다.

        

        

        

       ───!

        

        

        

        검지손가락을 세 번 움직이면, 바닥에 널브러지는 적의 수도 그에 비례한다.

        

        별 것 아닌 행동에도 감탄사를 외쳐대는 채팅창을 뒤로 하고, 간장치킨에게 추가적인 저격조의 위치를 정확하게 찍어달라 요구했다.

        

        움직이는 건 거의 동시였다. 옥상을 깔끔하게 청소해야 항공지원 유도 중 방해를 받지 않을 것 아닌가.

        

        그래도 다행히, 호텔 옥상을 말끔하게 청소하는 건 그리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상황이 종료되었다.

        

        간장치킨이 바닥까지 길게 늘어진 줄을 회수하고 있는 동안, 탁 트인 호텔 전경을 배경삼아 다용도 파우치에서 격자참조도표GRG를 꺼냈다.

        

        머리에 새기다시피 한 JTAC 화력지원절차를 되새기는 한편, 유도 기능을 켰다.

        

        

        

       -[권고 : 폭격 구획을 정확하게 지정하십시오. 정확하지 않은 유도는 아군 오사 및 건물과 민간인에 심각한 피해를 끼칠 수 있습니다.]

        

       -[좌표점 지정 – 1 : 41.378422, -73.962436 // 변환 : FI 154236.]

        

       -[표시 좌표 확인 중…보병 다수를 포함한 BTR-90 장갑차 대열.]

        

        

        

       “발키리 1-1, 여기는 베타 2-1. 타입 2 요청, 9-라인 준비됐는가.”

        

       -[ISO : 베타 2-1, 여기는 발키리 1-1. 준비 완료.]

        

       “다음 라인을 따르라. 라인 1,2,3,9 N/A. 해발고도 60. 다수의 보병 및 BTR-90 보병장갑차. FI 154236. 적외선 레이저. 남쪽으로 300미터, 데인저 클로스. 추가사항을 들을 준비가 되면 말하라.”

        

        

        

       -?????????????????????

       -와시1발뭐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나 미쳤어?누나 미쳤어?누나 미쳤어?누나 미쳤어?누나 미쳤어?누나 미쳤어?

       -아무리봐도 현직인데 이양반?

       -이게택티컬이지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

       -헤으응헤으응헤으응헤으응헤으응헤으응헤으응….

        

        

        

       -[ISO : 베타 2-1, 추가사항을 확인하겠다.]

        

       “CBU-110을 사용하라. 대공 위협 없음.”

        

       -[ISO : FI 154236, CBU-110. IP에 도달했다. 펄스.]

        

       “펄스, 확인.”

        

        

        

        펄스.

        

        총기에 부착한 적외선 표적지시기의 점멸을 통해 적의 위치를 지시하는 방법이었다.

        

        버튼을 누르자 레이저가 깜빡거린다. 집속탄을 사용한 항공지원 요청이었기에 내 말실수 한 번에 다른 팀원 두 명이 갈려나갈 수도 있었다.

        

        긴장이 어린 숨을 들이쉬고 내뱉길 반복하며, 적들이 한가득 모여있는 유도 지점을 뜬눈으로 바라보고 있던 찰나 이어지는 말.

        

        

        

       -[ISO : 발키리 1-1, 컨택트 펄스. 동쪽에서 접근하겠다.]

        

       “여기는 베타 2-1, 확인. 발키리 1-1, 공격을 허가한다.”

        

       

        

        저 멀리 밤하늘,

        

        별빛을 비집고 떨어져내린 한 발의 집속탄이 사방으로 자탄을 흩뿌린다.

        

        찰나의 순간, 검은 먹물 위로 반짝이 가루를 흩뿌린 듯한 비주얼로 변하더니,

        

        

        

       ────!!

        

        

        

        눈 앞에 있는 경기장이 수천에 달하는 폭발로 뒤덮혔다.

        

        귀청을 박살낼 듯한 소음과 무지막지한 돌풍이 몰아치는 가운데, 몇 명 분인지 모를 비명소리와 함께 주변이 어수선해졌다.

        

        폭발의 반경에서 아슬아슬하게 벗어나있던 다른 적들조차 눈 앞에 벌어진 상황을 믿기 어려웠는지, 다들 어안이 벙벙한 채 그 자리에 주저앉는다.

        

        가만히 놔둘 수는 없지.

        

        

        

       “헵틱, 오메가. 들리나요? 적들이 건물 안으로 숨기 전에 전부 사냥해주세요. 위치 들키는 거 신경쓰지 말고 전부 정리해요.”

        

       -[헵틱 : 어…알겠습니다. 교전 개시.]

        

       -[오메가 : 확인했습니다.]

        

        

        

        우리 역시도 움직일 시간이었다.

        

        항공지원이 유효한 전과를 뽑아냈는지를 마지막까지 확인한 후, 발키리의 철수를 요청함과 동시에 아래쪽에서 대기 중이던 간장치킨과 합류했다.

        

        지금부터는 호텔을 청소하러 갈 시간이었다.

        

        

        

        

        

        

        

        

        

        

        

        

        

       -[ISO : 적 밀집 구역에 제대로 한 방 먹여줬군. 이 녀석들이 얼마나 허둥지둥하고 있는지를 알려주고 싶을 정도지만 여유를 부릴 만한 시간이 없는 건 알고 있겠지.]

        

       -[ISO : 북서쪽 400m 지점에 적들이 모여있는 허브가 하나가 더 있다. 아군 병력을 먼저 구출하려면 북동쪽 500m 지점의 육군사관학교로 직접 가도 되겠지. 선택은 네 몫이다.]

        

        

        

        모름지기 사람이라면 폭발을 좋아하는 것은 당연했고, 이는 나 말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동일했다.

        

        미션의 궁극적인 목표는 적의 위험 수치를 유의미하게 줄이는 것이었다. 적이 많을수록 저항하고 있는 아군이 버티기 힘들어지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적의 위험 수치를 줄인다는 건 곧 적의 숫자를 줄인다는 사실과 일맥상통했고, 우리는 굳이 귀찮게 아군 병력을 구하러 가는 대신 적을 쓸어버리기로 했다.

        

        

        

        한 번 폭격을 떨어뜨린 곳을 청소하는 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보병장갑차 정도는 손쉽게 박살낼 수 있는 자탄 수백 개가 휩쓸고 간 그라운드 제로는 그 무엇도 살아남지 못했고, 운 좋게 다른 곳에 있던 적들도 우리가 직접 몰살했다.

        

        고작해야 10분 남짓한 사이, 웨스트포인트에 침투한 공수여단 두 개가 삭제당했음을 의미했다.

        

        물론 공수여단 말고도 다른 정규 병력들도 많은 모양이었지만.

        

        

        

        아무튼, 아군을 지원하기 위해서 적들을 박살내는 건 일종의 로망이었다.

        

        목격자를 몽땅 죽여버리면 그게 암살이라거나, 고통의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곧 힐링이나 다름없다는 단순무식하기 그지없는 말은…한편으로는 인기가 많을 수밖에 없다.

        

        우리는 그런 무식한 논리에 따라 북서쪽 허브로 이동했다.

        

        그리고….

        

        

        

       -[ISO : 베타 2-1, 스플래시. 다수 표적의 격멸을 확인했다.]

        

       “발키리 1-1, 여기는 베타 2-1. 표적 격멸을 확인하였고 추가적인 타입 2를 요청한다. 9-라인 준비됐는가.”

        

       -[ISO : 베타 2-1, 여기는 발키리 1-1. 준비 완료.]

        

       “다음 라인을 따르라. 라인 1,2,3,9 N/A. 해발고도 60. 2S25 공수자주포 5대 행렬. EF 851341. 적외선 레이저. 남쪽으로 640미터. 추가사항을 들을 준비가 되면 말하라.”

        

        

        

        언제나 그랬듯이, 근접항공지원은 정말 많은 일들을 해결해줄 수 있었다.

        

        허나 안타깝게도 이전에 너무 큰 전과를 거둬서 그런지, 북서쪽 허브의 적들은 말 그대로 혼비백산하여 – 그러나 질서정연하게 산개하고 있었다.

        

        고작해야 클러스터 밤 하나로 거의 3개 대대 분량을 지워버린 방금이 이상한 거긴 했지, 사실.

        

        

        그렇게 되어 두 번째 집속탄 타격은 생각보다는 큰 타격을 주지 못했고, 사방으로 빠져나가는 적들은 결국 분리형 헬파이어 미사일 같은 다른 무장으로 공격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 나온 것이, 임시로 총기에 단 적외선 레이저를 빼어 드론에 단 후, 공중에서 폭격 유도를 하는 것.

        

        생각보다 효과가 만점이었다.

        

        

        

       <햄드론강철주먹 님이 10,000원 후원하였습니다.>

       -적비율 37%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크존 3천시간하면서 이건 처음본다 선생님 정말 미치셨습니까?

        

       “햄드론강철주먹 님, 후원 감사합니다…원래 다들 이렇게 하는 거 아닌가요?”

        

        

        

       -아지1랄노 ㅋㅋㅋㅋㅋ

       -선생님 원래라는 단어의 뜻은 최초가 아닙니다 아시겠어요?

       -이사람 뭔 공군 CCT임? 환장하겠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원래(일단 나는 원래 이랬다는 뜻)

       -뭐지? 적을 다 제거하면 아군을 구출할 수 있다는 뜻인가?

        

        

        

       “아닌가보네요.”

        

       “이런 방법으로 하는 사람들은 없어요, 선생님….”

        

       “아, 진짜요?”

        

        

        

        그 와중 ISO에 짤막하게 추가사항을 전달하고 나니, 다들 왜 이렇게 미션을 안 깨는지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양이 많아 이를 대충 요약하자면, 한 마디로 무진장 빡세기 때문이었다.

        

        

        타이밍 맞춰서 적을 제거하고 경계를 파고든다는 건 말로는 쉬웠지만, 듣자 하니 실제로는 정말 하나라도 삐끗하면 즉각 경보가 울려서 어그로가 몽땅 끌린다나.

        

        특히 난이도가 높아질수록 AI가 총성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무음 암살을 잘 하지 못하면 침투가 불가능할 정도로 어렵다고 한다.

        

        게다가 암살 중 실수하면 적이 소리를 지르거나 발악의 개념으로 총을 쏴댄다고 하니, 이 또한 어그로가 끌리지 않을 수가 없단다.

        

        

        그래도 지금은 그게 중요하지 않아 다행이었다.

        

        

        

       ───콰아앙!

        

        

        

       -[ISO : 베타 2-1, 스플래시. 공수자주포 및 후행하는 보병 무리 소거.]

        

       “발키리 1-1, 여기는 베타 2-1. 표적 격멸을 확인하였고 추가적인 타입 2를 요청한다. 마지막 한 발까지 확실하게 부탁하겠다.”

        

       -[ISO : 하하, 알뜰하게도 부려먹는군. 확인했다. 좌표와 타깃을 제외한 모든 사항은 동일한가?]

        

       “동일하다.”

        

       -[ISO : 알겠다. 무장 투하 후, 재무장 및 재급유 소요 시간은 20분이다.]

        

        

        

        새 좌표를 불러주면, 불과 몇십 초도 지나지 않아 하늘에서 불벼락이 떨어진다.

        

        이래서 군인은 근접항공지원을 요청하는 법을 알아야만 한다. 잘 키운 JTAC 하나가 재수 좋으면 여단급 전력을 이렇게 단독으로 말아먹을 수 있으니까.

        

        물론 이번 케이스 같은 경우는 정말…심각하게 드문 경우긴 하지만.

        

        

        이후 나머지는 상당히 간단한 일들이었다.

        

        더 이상 저격 지원을 할 필요도 없었고, 따라서 네 명의 인원들은 난장판이 된 적진 한복판으로 송곳처럼 파고들었다.

        

        이 미션의 주요 위협은 무지막지한 적 숫자로부터 오는 경보였기 때문에, 반대로 그 점이 무력화되면 널려있는 것은 적이 아닌 전과였다.

        

        앞에 놓인 적들의 산발적인 반격을 모조리 무력화하며 육군사관학교 한복판으로 향하는 길을 연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이야.”

        

       “이거 아까 유진 선생님이 때린 폭격 때문이죠?”

        

       “그렇죠. 생각보다도 더 잘 들어가서 다행이네요.”

        

        

        

        미 육군사관학교 캠퍼스로 향하는 길.

        

        그쪽으로 향하는 기동로 위, 완전히 개박살난 도로 위엔 다섯 대의 공수자주포(였던 것)와 후행하던 러시아군…이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파편들이 즐비했다.

        

        애초에 공수를 염두로 한 만큼 이 차량들의 장갑은 집속탄에도 손쉽게 박살날 수준이었는데, 그 위로 1400mm 장갑도 관통이 가능한 미사일을 쏟아부었으니….

        

        명복은 귀찮으므로 빌지는 않도록 하겠다.

        

        

        여전히 타닥거리는 소리를 내며 타들어가는 수만 개의 잔해들을 뒤로 하고, 어느덧 총성이 잦아들기 시작한 캠퍼스를 목전에 둔다.

        

        직선 거리로 고작해야 200미터 안팎.

        

        목표가 뜨기 시작했다.

        

        

        

       -[ISO : 목적지에 충분히 가까이 온 모양이군. 아군이 농성 중인 지점을 표시해주겠다. 주요 지점은 기숙사동, 커피샵, 아카데미 도서관, 워싱턴 홀과 우체국 등, 전반적인 캠퍼스에 산산히 흩어져있지.]

        

       -[ISO : 적들의 후행 지원은 없겠지만, 화력적 격차가 크니 최대한 빠르게 적들을 격멸하도록. 적의 위력 수준이 일정 수준으로 낮아질 경우 생존자들을 탈출 지점으로 보낼 수 있을 거다.]

        

       -[ISO : 건투를 빌지.]

        

        

        

        반경 수백 미터에 표시된 십수 개의 지점들.

        

        본격적인 시가전의 시작이었다.

        

        시간상의 이유로 네 명의 팀원을 2인 1조로 재차 분할하며 덧붙였다.

        

        

        

       “자, 그러면…가봅시다.”

        

        

        

        고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이번 주 즈음으로 연재주기가 확정날 것 같습니다

    어째서 사람은 복학을 하고 개강을 하는가

    슬프기 그지없는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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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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